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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만명 식탁 책임진다…아워홈이 쌓은 42년 '한 끼 시스템'
[경제일보] 점심시간 구내식당 식판 앞에 놓인 제육볶음 한 접시 뒤에는 식재료 구매부터 메뉴 개발, 제조, 검수, 냉장·냉동 배송, 현장 조리까지 수많은 과정이 맞물려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운영하는 기업이 아워홈이다. 전국 1000여개 사업장에서 하루 100만명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아워홈은 1984년 식재 공급에서 출발해 1987년 LG트윈타워 사원식당을 열며 단체급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메뉴 전산화부터 위생관리, 식품 제조, 물류망을 차례로 구축하며 대규모 급식 운영을 체계화했고 2000년 LG유통 푸드서비스 사업부에서 분리돼 독립했다. 아워홈의 42년은 결국 수많은 사람에게 매일 일정한 품질의 식사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온 역사다. 회사는 필요한 식재료 양을 예측하고 규격에 맞는 원재료를 확보한 뒤 이를 제시간에 전국 사업장으로 보내 동일한 기준에 따라 조리해왔다. 이처럼 구매부터 배송, 조리까지 이어지는 '한 끼 시스템'은 급식에서 식자재·식품·HMR(가정간편식)·해외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기반이 됐다. 식재 구매부터 위생까지…아워홈의 '한 끼 시스템' 아워홈의 '한 끼 시스템'은 식재료 구매에서 시작한다. 현재 1500여개 식자재 전문 협력사와 거래하며 국내 50여개 산지와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원재료를 확보해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대량 구매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급식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쌀은 도정 시점과 식미를 확인하고 농산물은 당도 검사와 산지 직거래를 통해 품질을 관리한다. 축산물과 수산물에도 HACCP 인증과 이력관리 등 품목별 기준을 적용한다. 확보한 식재료는 전국 14개 물류센터를 거쳐 각 사업장으로 공급된다. 아워홈은 이 과정에서 입고부터 보관·분류·배송까지 냉장·냉동 상태를 유지하는 콜드체인과 전국 단일 배송망을 운영하고 배송차량 위치와 온도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이를 통해 전국 4300여곳의 거래처를 연결하고 있다. 구매와 물류를 통해 확보한 식재료는 메뉴·식품 연구를 거쳐 실제 한 끼로 완성된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식품 소재와 제품 개발은 물론 저염·저당, 발효, 냉동·건조, 유통기한 연장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식품연구원에는 130여명의 연구원이 있으며 회사는 전문 셰프 127명의 조리 노하우도 HMR(가정간편식) 상품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일정한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위생관리도 필수다. 아워홈은 급식사업장과 제조공장, 물류센터별로 품질과 법규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식품 분석을 통해 병원성 미생물과 잔류농약·중금속 등 위해요소를 검사한다. 대규모 급식은 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다수 이용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식재 구매부터 배송, 조리까지 전 과정의 관리가 중요하다. 이처럼 아워홈의 급식 경쟁력은 식당 내부 조리뿐 아니라 구매·물류·연구·위생 등 식사가 완성되기 전 단계에서 만들어진다. 이러한 운영 역량은 수십년간 급식사업을 통해 축적됐고 이후 식품과 HMR 등 구내식당 외부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급식에서 가정·외식까지…식품·HMR로 외연 확대 급식·식재 사업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는 식품사업으로 이어졌다. 아워홈은 2000년 식품연구원을 개원한 뒤 2002년 식자재 전문 브랜드 '행복한맛남'을 출시했고 2006년에는 식품제조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식자재와 식품제조, 간편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외식업체와 가정까지 고객 범위를 넓혔다. 대표적인 분야가 가정간편식(HMR)이다. 아워홈은 전문 셰프의 조리 노하우와 식품 연구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간편식을 개발하고 있다. 2019년 출시한 냉동 도시락 '온더고'는 지난 3월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넘어섰으며 2025년 국내 냉동 도시락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워홈은 가정간편식뿐 아니라 외식사업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식사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에 문을 연 뷔페 브랜드 '테이크(TAKE)'다. 1호점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방문객 9만명을 기록했으며 다음 달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2호점, 오는 11월 서울 미아사거리에 3호점을 열 예정이다. 급식에서 식품·외식으로 이어지는 사업 확장 기반에는 구매·연구·제조·물류 인프라가 있다. 대규모 구매망으로 원재료를 확보하고 연구조직과 생산시설을 통해 메뉴와 식품을 개발·제조한 뒤 자체 물류망을 활용해 공급하는 구조다. 사업 전반에서 축적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해 조달과 품질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사업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실적 외형도 성장했다. 아워홈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2% 증가한 2조449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9.3% 감소했지만 단체급식 신규 수주 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는 견조하게 이어졌다. 현지 급식으로 해외 거점 확보…K푸드·식자재로 넓힌다 아워홈은 현지 급식 운영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해왔다. 2004년 중국 식품법인을 설립한 뒤 2010년 국내 업계 최초로 중국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베트남·미국·폴란드 등으로 사업 지역을 넓혔다. 이러한 확장 과정에서 2021년에는 국내 급식기업 최초로 미국우정청(USPS) 구내식당 운영권을 따내며 현지 사업 기반을 넓혔다. 해외 급식은 식재료 조달과 메뉴 구성부터 조리 인력, 위생, 식당 운영까지 현지 환경에 맞는 운영 역량이 요구된다. 아워홈은 국내 급식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고객의 식문화를 반영한 메뉴를 개발하고 인사·구매 등 운영 방식도 국가별 환경에 맞춰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영역도 넓힐 계획이다. 아워홈은 해외 거점을 활용해 현지 글로벌·로컬 기업 고객을 확대하고 K푸드·K식자재 공급과 글로벌 소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발표한 '비전 2030'에서는 급식과 HMR(가정간편식), 외식사업 등을 중심으로 신규 해외시장을 공략해 K푸드 세계화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화 편입 1년…외형 확대와 수익성 동시 과제 아워홈은 지난해 한화그룹 편입이라는 큰 변곡점을 맞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25년 5월 아워홈 지분 50.6%를 약 7500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잔여 지분 8%를 포함한 전체 인수 계약 규모는 58.62%, 8695억원이다. 2000년 LG유통 푸드서비스 사업부에서 독립한 지 25년 만에 범LG가를 떠나 한화그룹의 일원이 됐다. 한화는 아워홈이 보유한 급식·식자재·제조·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통·서비스 계열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한화푸드테크·한화로보틱스의 기술을 활용한 주방 자동화도 추진하고 있다. 아워홈 역시 △AI 기반 식수 예측 △메뉴 추천 △실시간 재고·물류 관리 △공장 디지털화 등을 활용해 급식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운영 효율화와 함께 사업 외형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워홈의 100%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는 지난해 12월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를 마무리하며 프리미엄 오피스와 주거단지, 컨벤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아워홈의 제조·물류·R&D 역량을 활용하는 동시에 한화푸드테크와 한화로보틱스의 주방 자동화 기술도 접목해 운영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 편입 이후 제시한 목표는 2030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이다. 급식과 식자재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식·HMR·글로벌 사업을 키워 2025년 2조4497억원인 매출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사업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수익성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급식사업은 식재료비와 인건비 변화에 실적이 민감한 데다 사업장이 늘어날수록 인력과 물류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진다. 해외사업 역시 국가별 원가와 규제, 식문화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한화가 추진하는 AI와 주방 자동화가 비용 부담을 낮추고 맛과 품질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40여년간 식품 구매·제조·물류·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며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경쟁력과 자체 제조·물류망, R&D 역량을 함께 축적해온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앞으로는 한화그룹의 AI·자동화 기술과 호텔·리조트의 조리 역량을 결합해 스마트키친과 식품공정 자동화를 확대하고 B2B와 B2C를 아우르는 통합 F&B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4 16: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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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대, 선명성보다 절제가 필요한 이유
[경제일보] 전당대회는 목소리가 커지는 자리다. 후보는 차이를 보여야 하고, 당원은 더 선명한 주장을 원한다. 평소라면 한 걸음 물러설 정치인도 경선장에서는 두 걸음 앞으로 나간다. 문제는 그 두 걸음 앞에 헌법기관이 서 있을 때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막판으로 가면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주장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민석 당대표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잘못된 기소라면 공소취소가 원칙이라는 취지로 말했고, 전대 과정에서는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12일 이를 두고 “선을 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의 표현에는 정치적 과장이 섞여 있다. 공소취소 주장을 했다고 곧바로 대통령 탄핵사유가 된다고 단정하거나, 대법원장 탄핵 논의를 곧장 헌정질서 파괴와 동일시하는 것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탄핵은 헌법이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헌법 제65조는 법관이 직무집행 과정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을 때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에도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 제도 자체를 입에 올리는 것까지 금기시할 이유는 없다. 다만 할 수 있는 것과 해도 되는 방식은 다른 문제다. 대법원장도 비판받아야 한다. 사법부 독립이 사법부 무오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판결이 사회적 상식과 동떨어졌다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비판할 수 있고, 사법제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국회가 법을 고쳐야 한다. 명백한 헌법·법률 위반이 있다면 탄핵 절차도 밟을 수 있다. 하지만 탄핵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보다 훨씬 무거운 근거가 필요하다. 헌법은 법관에게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할 것을 요구한다. 역으로 정치도 그 독립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 판결 결과에 대한 불만이나 당내 정치적 필요가 탄핵의 동력처럼 비쳐지는 순간, 사법개혁은 제도개혁이 아니라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집권당의 말은 야당의 말과 무게가 다르다. 야당 정치인이 집회 연단에서 던진 구호는 대개 정치적 주장으로 끝난다. 국회 다수 의석과 행정부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집권당의 대표 후보가 한 말은 다르다. 당선되는 순간 법안이 되고, 당론이 되고, 정부 정책을 압박하는 힘이 될 수 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12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검찰·사법개혁 성과, 총선 승리, 당정 화합 등을 각각 강조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전대가 단순한 당내 행사가 아니라 향후 국정 운영과 직결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공소취소 문제는 더 조심스럽다. 법에 존재하는 제도라고 해서 특정 사건에 적용하는 것이 자동으로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그 사건의 당사자가 현직 대통령이라면 기준은 오히려 더 엄격해야 한다. 정치권이 먼저 “조작 기소”라고 결론을 내리고 공소취소를 요구하면, 수사와 재판의 옳고 그름을 법정이 아니라 정당이 판정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억울한 기소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적 수사나 표적 기소도 민주주의가 경계해야 할 폐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절차가 중요하다. 누가 대통령이든, 어느 당이 집권하든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우리 편이어서 취소하고 상대편이면 끝까지 재판한다’는 의심을 받는 순간 법치의 권위는 무너진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말할 자격이 있다. 실제로 12일 마지막 전대 TV토론에서도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제 등 지난 사법·검찰개혁 조치가 주요 성과로 거론됐다. 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국민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도를 고치는 것과 사람을 겨냥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사법제도를 바꾸겠다면 왜 바꿔야 하는지 법과 원칙으로 설명해야 한다. 특정 판결과 특정 재판을 먼저 놓고 제도를 그에 맞춰 움직이면 개혁의 정당성마저 훼손된다. 경선의 속성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원 투표가 중요한 선거일수록 후보들은 핵심 지지층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게 된다. 이번 민주당 전대에서도 후보 간 네거티브와 과거사 공방이 이어지면서 민생과 정책 비전이 뒤로 밀렸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집권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라면 당원의 박수 못지않게 그 말을 듣고 있는 국민을 의식해야 한다. 정치는 선명해야 할 때가 있다. 잘못된 권력과 싸울 때 어정쩡한 태도는 비겁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진짜 용기는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내는 데 있지 않다. 자기편이 원하는 것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긋는 데 있다. ‘서경’ 홍범편에는 ‘무편무당 왕도탕탕(無偏無黨 王道蕩蕩)’이라는 구절이 있다. 치우침도 없고 사사로운 편당도 없어야 바른 정치의 길이 넓어진다는 뜻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법과 제도를 자기편의 필요에 맞춰 다루기 시작하면 정치는 좁아지고 국가는 흔들린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사법개혁을 멈추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개혁의 원칙을 더 분명히 세우는 일이다. 법관의 책임을 묻되 판결에 대한 보복처럼 보여서는 안 되고, 잘못된 기소를 바로잡되 대통령 개인을 위한 제도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 사법부 독립을 존중하면서도 민주적 통제와 책임성을 높일 길을 찾아야 한다. 대법원장 탄핵은 당원들의 박수를 받기 위한 구호로 소비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헌법적 수단이다. 대통령 관련 공소취소 역시 경선장에서 충성심을 겨루듯 다룰 사안이 아니다. 집권당의 말은 실제 권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절제돼야 한다. 전당대회는 17일 끝난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던진 말의 파장은 그 뒤에도 남는다. 민주당 후보들이 기억해야 할 것도 그것이다. 경선에서는 표를 얻기 위해 말할 수 있다. 집권당은 그 말이 국가의 제도가 될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
2026-08-13 0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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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마음을 잡아라"…민주당 당대표 후보들, 광주서 절절한 구애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및 서울·경기의 권리당원 투표가 11일부터 차례대로 시작되면서 김민석·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사활을 건 득표전에 급피치를 내고 있다. 일반 여론조사(30%)에서 격차가 대체로 크지 않지, 상황에서 전체 권리당원의 70%가 몰린 호남과 서울 및 경기의 순회경선에서 사실상 전당대회 승부가 결정 날 수 있다는 것이 인식에서다. 이들 후보는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광주에서 저마다의 인연과 경험, 지역 발전 구상을 꺼내 들며 절절한 구애에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출근 인사를 했고, 정 후보는 광주교대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와 간담회를 한 뒤 전남 광양으로 향했다.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김민석이 광주, 전남, 전북의 미래, 국정 성공, 총선 승리, 그리고 호남 발전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면서 "든든한 당 대표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서 당도 정부도 안정적으로 승리해 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2002년 노무현의 바람이 이인제의 조직을 이겼듯이 정청래의 바람이 김민석의 조직을 이기게 해달라, 의리를 지킨 정청래를 지켜달라", "호남의 어머니, 아버지들께서 강력한 개혁 당 대표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잇따라 호소했다. 사실상 호남에서 상주하는 전략을 택한 송영길 후보는 이날 오후에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전남·광주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한다. 세 후보 중 유일하게 호남 출신인 송 후보는 연고를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지난 10일 KBC 광주방송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토론회의 상당 부분은 호남의 정치적 의미와 광주·전남의 미래 발전을 놓고 누가 더 호남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지를 겨루는 장면으로 채워졌다. 김 후보는 첫 발언부터 자신의 정치적 뿌리를 호남과 연결했다. 전남 진도와의 가족 인연도 언급했다. 자신이 전남 진도의 외손이며 현재 전북 익산의 주민이라는 점까지 강조하면서 호남과의 관계가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라는 정치적 경력까지 내세우며 호남 발전을 책임질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정 후보의 접근법은 조금 달랐다. 그는 자신을 한마디로 ‘호남의 사위’라고 규정했다. 호남과의 혈연적·가족적 인연을 앞세우면서 호남이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만들어온 주역이라는 점을 강하게 강조했다.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이 1987년 6월항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오늘날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는 논리를 폈다. 송 후보는 두 후보와 달리 자신의 출신지를 가장 강력한 무기로 꺼내 들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그는 “제 고향”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호남 발전을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이 광주에서 쏟아낸 메시지에는 민주당 경선에서 호남이 갖는 무게감이 고스란히 담겼다.
2026-08-11 13: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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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집 안으로…동서식품이 설계한 한국의 커피생활
[경제일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방식은 시대마다 달라졌다. 다방에서 주문하던 커피는 가정과 사무실에서 직접 타 마시는 인스턴트커피가 됐고, 커피와 설탕·크리머를 각각 덜어 넣던 과정은 한 봉의 커피믹스로 단순해졌다. 카페에서 마시던 아메리카노는 스틱형 인스턴트 원두커피로 옮겨왔고, 이제는 캡슐과 머신을 이용해 집에서도 추출 커피를 즐기는 시대가 열렸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동서식품이 있었다. 동서식품은 1968년 설립 이후 맥심과 맥심 모카골드, 카누를 차례로 내놓으며 소비자가 커피를 마시는 장소와 방식을 바꿔왔다. 새로운 음료 종류를 계속 추가하기보다 시대마다 달라진 커피 취향과 음용 방식을 더 간편한 제품으로 구현하는 전략이었다. 동서식품의 성장 DNA는 '일상화'와 '재설계'로 요약된다. 다방 중심이던 커피를 가정과 사무실로 가져왔고, 카페의 아메리카노를 스틱 한 봉에 담았다. 최근에는 카누 바리스타를 앞세워 캡슐과 머신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소비자가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까지 직접 설계하려 하고 있다. 다만 커피믹스로 구축한 시장 지배력이 다음 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국제 원두 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도 커졌다. 머신을 보급한 뒤 캡슐의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홈카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동서식품의 새로운 시험대가 됐다. 카페를 나온 커피, 한 봉에 담기다 동서식품이 한국 커피시장에 미친 가장 큰 변화는 커피를 특별한 기호품에서 일상적인 음료로 바꾼 것이다. 인스턴트커피가 보급되기 전 커피는 주로 다방이나 음식점에서 누군가 타주는 음료였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직접 마시더라도 커피와 설탕, 크리머의 양을 각각 조절해야 했다. 동서식품은 이를 한 봉에 담아 물만 부으면 마실 수 있는 커피믹스 형태로 단순화했다. 커피믹스의 경쟁력은 세 가지 재료를 합친 데만 있지 않았다. 누가 어디서 타더라도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커피 한 잔의 제조법을 표준화했다. 소비자는 별도의 계량이나 기구 없이 컵과 뜨거운 물만으로 일정한 맛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1980년 출시된 맥심은 동서식품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후 맥심 모카골드는 달고 부드러운 맛을 앞세워 가정과 사무실, 식당과 사업장 등 생활 곳곳에 자리 잡았다. 커피믹스는 접객용 음료이자 식사 후의 습관, 잠깐의 휴식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정착했다. 동서식품은 성공한 제품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소비자 입맛과 음용 습관 변화에 맞춰 원두 배합과 향, 당도, 패키지를 조정하고 제품 용량과 구성을 세분화했다. 신제품을 빠르게 교체하기보다 장수 브랜드의 기본적인 맛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개선하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전략은 동서식품에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절대적인 입지를 안겼다. 맥심 모카골드를 앞세운 동서식품은 현재도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평가된다. 오랜 기간 축적한 브랜드 인지도와 전국 유통망, ‘커피믹스=맥심’이라는 소비자 인식은 경쟁사가 쉽게 넘보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됐다. 하지만 시장을 장악한 성공은 새로운 과제도 남겼다. 2010년대 이후 커피전문점이 일상화되고 소비자 취향이 믹스커피에서 아메리카노와 스페셜티 커피, 디카페인, 캡슐커피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국내 커피시장의 성장축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RTD 커피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까지 빠르게 성장하며 소비자의 선택지도 넓어졌다. 동서식품에는 견고한 커피믹스 시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장성이 높은 블랙커피와 홈카페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압도적인 1위라는 지위가 강점인 동시에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카페 한 잔을 스틱에 담다 2000년대 들어 커피전문점이 빠르게 늘면서 국내 커피 소비의 기준도 바뀌었다. 소비자들은 달고 부드러운 커피믹스뿐 아니라 원두의 향과 산미, 로스팅을 따지기 시작했다. 설탕과 크리머가 없는 블랙커피와 아메리카노가 대중화되면서 인스턴트커피는 저렴하지만 품질이 낮은 제품이라는 인식과도 맞서야 했다. 동서식품은 커피전문점 문화와 아메리카노 소비가 확산하던 2011년 인스턴트 원두커피 브랜드 ‘카누’를 출시했다. 기존 커피믹스가 커피와 설탕, 크리머를 한 봉에 담아 달고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면 카누는 설탕과 크리머를 빼고 원두커피의 맛과 향을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 파우더에 미세하게 분쇄한 원두를 배합해 뜨거운 물만 부어도 아메리카노에 가까운 맛을 내도록 설계했다. 카누는 커피전문점까지 이동해 주문하고 기다려야 했던 아메리카노를 사무실과 가정에서 스틱 한 봉으로 마실 수 있게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짧은 제조 시간, 휴대성을 앞세우면서도 기존 인스턴트커피와는 다른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브랜드 메시지는 카페에서 경험하던 커피와 휴식의 순간을 개인의 책상과 집 안으로 옮기겠다는 전략을 압축해 보여줬다. 카누의 의미는 새로운 브랜드 하나를 추가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커피믹스 중심이던 스틱커피 시장을 설탕과 크리머가 없는 블랙커피 영역으로 넓히고, 커피전문점으로 이동하던 일부 수요를 다시 가정용 인스턴트커피 시장으로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맥심 모카골드가 달고 부드러운 믹스커피 수요를 지키는 동안 카누는 아메리카노와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맡았다. 동서식품은 두 브랜드를 통해 서로 다른 취향과 음용 장면을 포괄하며 고객 기반을 넓혔다. 이후 카누는 디카페인과 라떼, 아이스, 프리미엄 제품에 이어 캡슐과 머신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다만 카누가 블랙커피와 라떼, 원두, 캡슐, 머신까지 아우르면서 브랜드의 역할도 복잡해졌다. 맥심과 카누의 소비층과 음용 장면을 구분하고, 카누 안에서도 스틱과 캡슐 제품의 차별성을 분명히 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제품군 확대가 브랜드 외연 확장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신규 수요와 재구매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해졌다. 커피가 아닌 경험을 팔다…홈카페의 시작 동서식품의 최근 변화는 캡슐커피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회사는 2023년 2월 카누 바리스타 전용 머신과 캡슐을 출시하며 캡슐커피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같은 해 원두커피와 에티오피아·콜롬비아·인도네시아 싱글오리진 캡슐을 추가했고, 2024년에는 소형 머신 ‘카누 바리스타 페블’을 출시했다. 타사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호환 캡슐도 내놓으며 전용 머신 구매자뿐 아니라 기존 캡슐커피 이용자까지 고객층을 넓혔다. 2025년에는 카누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열어 머신과 캡슐 판매 채널을 강화했다. 2026년 6월에는 아이스 커피 수요를 겨냥한 전용 캡슐 ‘카누 라이블리 브리즈’와 ‘카누 인피니트 피크’를 출시했다. 로스팅 강도와 디카페인, 싱글오리진, 라떼·아이스 전용 등 취향과 음용 상황에 맞춘 캡슐 제품군을 늘리며 홈카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카누 바리스타는 기존 스틱커피와 사업 구조가 다르다. 커피믹스와 카누 스틱은 컵과 뜨거운 물만 있으면 바로 마실 수 있어 개별 제품 판매가 곧 소비로 이어진다. 반면 캡슐커피는 소비자가 먼저 전용 머신이나 호환 기기를 갖춰야 한다. 초기 기기 구매라는 진입 장벽을 넘어야 캡슐의 반복 구매가 가능하다. 사업의 성패도 머신 판매량 자체보다 설치된 머신이 실제 캡슐 소비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소비자가 머신을 구매한 뒤 다양한 캡슐을 지속적으로 선택하도록 제품군과 유통 채널, 가격 경쟁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 전용 캡슐뿐 아니라 호환 캡슐까지 확대한 것도 머신 보급 속도의 한계를 보완하고 잠재 고객층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 봉의 커피를 반복 판매하던 사업에서 기기와 소모품, 브랜드 경험을 연결하는 사업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동서식품이 커피믹스에서 쌓은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캡슐 재구매로 옮길 수 있느냐가 카누 바리스타의 성장성을 가를 핵심 변수다. 매출 1조8000억원에도 커진 원가 압박 동서식품은 커피믹스와 카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감소했다. 그러나 외형 성장의 이면에서는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2025년 매출원가는 전년보다 9.3% 증가했고 매출원가율도 66%에서 71.4%로 높아졌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전년보다 21.4% 감소했다. 특히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가 큰 폭으로 줄면서 원가 상승에도 영업이익을 방어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가 부담의 중심에는 커피 원두와 환율이 있다. 커피 원두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만큼 국제 원두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면 매입 부담이 커진다. 제품 가격 인상으로 비용 일부를 반영할 수 있지만 잦은 가격 인상은 소비 위축이나 저가 제품으로의 이동을 불러올 수 있다. 국제 원두 가격은 2025년 높은 수준을 기록한 뒤 2026년 상반기에는 다소 진정됐다. 국제커피기구 종합 커피가격 지표는 2026년 1월 파운드당 296.89센트에서 6월 248.90센트로 낮아졌다. 다만 원두 매입과 재고 투입 사이에는 시차가 있어 국제 시세 하락이 곧바로 제조원가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용 절감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광고와 판촉을 지나치게 줄이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노출과 신제품 확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머신 보급과 캡슐 재구매를 동시에 늘려야 하는 카누 바리스타 사업은 초기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과 판매 채널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다. '한 봉의 성공' 다음 시대에도 이어질까 동서식품의 역사는 복잡한 커피 경험을 더 간편한 방식으로 바꿔온 과정이었다. 커피와 설탕, 크리머를 한 봉에 담았고 카페의 아메리카노를 스틱커피로 옮겼다. 이제는 머신과 캡슐을 통해 소비자가 집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까지 사업 영역에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 봉을 잘 만드는 능력과 기기·소모품 생태계를 운영하는 능력은 다르다. 커피믹스에서는 제품 자체의 맛과 유통망, 브랜드 인지도가 시장 지위를 결정했다면 캡슐커피에서는 머신 보급, 캡슐 호환성, 제품 다양성, 반복 구매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글로벌 브랜드와 기존 캡슐커피 사업자들이 자리 잡은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경쟁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존 사업의 기반도 지켜야 한다. 커피믹스는 여전히 동서식품의 핵심 시장이지만 젊은 소비자의 선택지는 원두커피와 캡슐, 저가 카페, RTD 음료 등으로 넓어졌다. 국제 원두 가격과 환율 변동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가격 인상과 비용 절감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관건은 맥심의 고객을 지키면서 카누가 새로운 소비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카누 바리스타 머신 구매자를 캡슐의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고, 전용 머신이 없는 소비자에게도 호환 캡슐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스틱커피와 캡슐커피 사이의 가격과 브랜드 역할을 분명히 해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지 않는 구조도 필요하다. 동서식품은 지난 반세기 동안 커피를 마시는 번거로움을 줄이며 성장했다. 하지만 다음 성장은 단순히 더 간편한 제품을 내놓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어떤 기기를 선택하고 어떤 캡슐을 반복 구매할지까지 설계해야 한다. 커피 한 봉으로 한국인의 일상을 바꿨던 동서식품이 머신과 캡슐의 시대에도 다시 소비 습관을 바꿀 수 있을지, 카누 바리스타는 그 가능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믹스와 카누, 카누 바리스타는 모두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거쳐 선보인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맛있는 커피를 누구나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7-30 16:5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