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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시행 초읽기…조선·철강 '납기 리스크' 수주 경쟁 변수로
[경제일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오는 10일 시행을 앞두고 하청 노조의 원청 직접 교섭 요구가 확산되면서 조선·철강 등 수주 기반 제조업 전반에서 납기 지연 가능성이 핵심 경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철강·조선 등 주요 제조업 현장에서 협력사 노조의 원청 직접 교섭 요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 노조는 기존 도급 계약 관계를 넘어 미화·보안 등 간접 협력업체까지 교섭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 관련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 취지는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강화하는 데 있지만 업계에서는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교섭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현장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조선·철강과 같은 수주 기반 설비산업은 공정이 다단계로 맞물린 구조여서 협력사 한 곳의 생산 차질이 전체 라인 정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선의 경우 선박 한 척을 건조하는 데 수백 개 협력사가 참여하며 블록 제작·도장·의장 등 공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특정 공정이 지연될 경우 후속 공정이 연쇄적으로 밀리면서 인도 일정 자체가 조정될 수 있다. 계약상 납기를 지키지 못하면 지체상금 부담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발주처의 추가 수주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철강 역시 자동차·건설·조선 등 전방 산업과 실시간으로 공급망이 연결돼 있다. 자동차 강판이나 건설용 철근 공급이 지연될 경우 완성차 생산 일정이나 건설 공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파급 범위가 넓다. 실제 조선업계에서는 하청 노조 파업이 건조 일정 지연으로 이어진 전례도 있다. 지난 202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노조의 장기 파업과 선박 블록 점거 농성으로 일부 공정이 중단되며 수천억원대 손실 추산이 나오기도 했다. 수주 산업 특성상 공정 지연이 곧 비용 부담과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사례로 평가된다. 철강업계 역시 노사 갈등이 생산 차질로 직결된 경험이 있다. 현대제철은 2022~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노조의 부분 파업과 총파업이 이어지며 당진제철소 등 주요 사업장 가동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생산 손실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설비 기반 수주 산업은 공정 특성상 한 공정만 멈춰도 전체 생산 일정이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으며 납기 신뢰가 곧 경쟁력인 구조에서 노무 리스크가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경우 손실이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원·하청 상생 교섭 절차 매뉴얼'을 발표하며 현장 혼란 최소화에 나섰지만 경영계는 사용자성 인정 범위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정부 매뉴얼이 제시됐음에도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의제 설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원청이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근로조건에 대해서만 교섭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하청 근로조건까지 교섭할 경우 하청업체의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 역시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 하청 노조까지 폭넓게 안내하도록 돼 있지만 그 범위가 모호하다"며 "협력사가 다수이고 지역별로 분산된 사업장의 경우 공고 이행 자체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노동계는 하청 노동자의 실질적 교섭권 보장이 핵심이라며 법 취지에 맞는 해석을 촉구하고 있다. 노동계는 원청이 생산 공정과 인력 운용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라면 교섭 책임 역시 져야 한다는 것이 개정 취지라고 보고 있다. 사용자성 판단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할 경우 법 개정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 시행 이후 실제 교섭 사례가 누적될 경우 수주 기반 제조업의 노무 리스크 관리 체계는 단순 인사·노무 영역을 넘어 그룹 차원의 핵심 경영 변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법 시행에 따른 영향은 하청 노조의 규모와 파업 수위에 달려 있다는 신중한 입장도 나온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실제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그 수준과 참여 인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원청 노조의 경우에는 과거에도 파업이 있었지만 생산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노란봉투법 시행은 처음 있는 제도 변화인 만큼 구체적인 리스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관건은 하청 노조의 규모와 교섭 방식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원·하청 상생 교섭 절차 매뉴얼'과 관련해서는 "하청 노조의 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설계된 만큼 교섭 구조가 과도하게 복잡해지기보다는 일정한 틀 안에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026-03-03 16:49:09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본격화…전기로 전환 전 '중간 해법'으로 답 찾아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제철이 기존 고로 제품 대비 탄소배출량을 20% 낮춘 탄소저감강판의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전기로 전환이 더딘 현실 속에서 전기로와 고로를 병행하는 '복합프로세스'로 실질 감축을 구현하며 제품 단위의 탄소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전기로 운영 노하우와 고로 기술력을 결합해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배합하는 복합프로세스를 세계 최초로 상업 가동했으며 올해 2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단기간 내 설비 전환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정 구조를 유지한 채 배출량을 줄이는 현실적 해법을 택한 셈이다. 이번 양산의 배경에는 철강 산업을 둘러싼 탄소 규제의 속도 차가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제품 단위 탄소발자국 공개와 규제가 강화되는 반면 대규모 전기로 전환이나 수소환원제철은 투자·기술 측면에서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과도기 전략으로 '저감 제품'의 조기 상용화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23년부터 당진제철소의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공정 안정성과 품질을 검증해 왔다.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는 원료 구성과 조업 조건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어 양산 이전에 고객사 평가와 강종 승인 절차를 병행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탄소저감강판 2종을 포함해 총 25종의 강종 인증을 완료했고 연내 53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양산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탄소저감 로드맵과 맞물린 '내부 수요 기반' 전략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올해부터 국내·유럽 생산 차종에 탄소저감 철강재를 일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해당 공장에 공급되는 주요 자동차강판을 저감 제품으로 전환하고 적용 강종과 물량을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외 영역으로의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에너지강재 분야에서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용 탄소저감 후판의 제작·평가를 완료해 소재 적합성을 확인했고 글로벌 인증과 테스트를 통해 외부 고객사로의 공급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이는 그룹 내부 수요를 넘어 시장 판매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접근을 '급진적 공정 전환'이 아닌 '단계적 감축' 전략으로 평가한다. 수소환원제철 등 장기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제품 단위에서 실질적인 감축 성과를 내고 고객사의 규제 대응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동차·에너지 분야처럼 대량·장기 계약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공급 안정성과 품질 일관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관건은 감축 효과의 지속성과 원가 경쟁력이다. 복합프로세스는 전기로 비중 확대에 따라 전력 비용과 원료 조달 구조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현대제철은 인증 강종 확대와 생산성 개선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독보적인 전기로 운영 노하우와 고로 기술력을 결합한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를 통해 탄소저감 제품 공급을 선도하게 됐다"며 "글로벌 고객사의 탄소저감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자동차와 에너지강재 분야 등 수요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탄소저감강판을 시작으로 수요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공정 전환의 '다음 단계'로 가기 전 제품으로 먼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26-02-03 10:33:11
현대제철, 기술 고도화 뒷받침하는 안전 인프라 강화…연구실 안전도 '경쟁력'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제철이 연구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며 기술 개발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자동차접합실험실과 수소실험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신규 인증을 획득했다. 단순한 연구 공간 관리 차원을 넘어 고위험 공정을 다루는 제철 산업 특성상 연구 단계부터 안전 체계를 고도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제는 대학과 기업부설연구소를 대상으로 연구실 안전활동 수준, 관리 체계, 연구원 안전 의식 등을 종합 평가해 부여하는 제도다. 특히 중량 설비와 고온·고압 공정이 많은 철강 분야에서는 인증 자체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인증을 받은 자동차접합실험실은 자동차용 강재의 용접 성능 평가와 접합 기술을 연구하는 공간으로 완성차 업계의 경량화·고강도 요구에 대응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수소실험실 역시 고로에 수소를 주입해 공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실증하는 곳으로 현대제철의 저탄소 제철 전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증이 연구 성과 자체보다 '연구 환경 관리 방식'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원들이 직접 위험 요소를 식별하고 개선하는 자발적 안전 활동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관리 매뉴얼이 인증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는 연구 인력의 숙련도와 지속적인 기술 축적이 중요한 철강 연구 분야에서 안정적인 연구 수행 여건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 신규 인증으로 현대제철의 안전관리 우수연구실은 기존 △내식성평가실험실 △1200톤 열간압연모사실험장 △CFRP연구동 △래피드실험실을 포함해 총 6곳으로 늘어났다. 연구 전반에 걸쳐 안전 기준을 표준화하고 관리 수준을 끌어올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연구실 안전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연구원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1-28 16:57:11
고로 시대 종착역 보인다… 철강업계, '설비 유지'에서 '선별 전환' 경쟁 돌입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철강업계가 2026년을 전후해 모든 설비를 유지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공정별 '선별 전환' 경쟁에 돌입했다. 수요 둔화와 탄소 비용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생산량 확대보다 설비 구성과 공정 전환 전략 선택이 철강사의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글로벌 철강 수요 성장 둔화가 겹치며 고로 중심의 기존 철강 체제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기점으로 '고로 유지'가 기본값이던 시대가 저물고 선택과 집중을 전제로 한 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철강업은 대규모 고로를 기반으로 한 생산량 확대와 설비 가동률 유지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둔화와 탄소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이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특히 고로 공정은 막대한 탄소 배출과 고정비 부담을 동반한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을 비롯한 규제 환경 변화로 고로를 계속 가동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철강업계 역시 전략 재정비에 들어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는 고로와 전기로를 병행하는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어떤 공정을 장기적으로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불가피해졌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HyREX를 중장기 탈탄소 전환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정부와 협력해 실증 설비 구축과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HyREX는 파이넥스(FINEX) 공정의 유동환원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광석을 직접 환원하는 공법이다. 해외 샤프트환원로 방식과 달리 가공되지 않은 철광석 분광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원가와 경제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항제철소에는 연산 30만톤 규모의 데모플랜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전기용융로(ESF) 시험 설비도 준공돼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EAF) 기반의 탈탄소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전기로와 고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정(EAF–BF 혼합 프로세스)을 도입해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이 공정은 전기로에서 생성한 용융 철과 고로에서 생산된 용융 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기존 고로 제품 대비 탄소 배출을 낮춘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로 기반 저탄소 제품 브랜드 'HyECOsteel'은 기존 고로 제강 대비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20% 이상 저감한 제품으로 2026년부터 양산을 계획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철강사들의 투자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신규 설비 투자보다는 기존 설비의 효율 개선, 전환 가능성, 단계적 축소 여부가 주요 의사결정 기준으로 떠올랐다. 과거처럼 모든 설비를 유지하며 시장 회복을 기다리는 전략은 리스크가 커졌다는 평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2026년 상반기 중 탄소 저감 강판의 상업 생산을 목표로 당진제철소에 전기로 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동시에 수익성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구조 전환 과정에서의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 비용과 수요 환경 변화를 고려해 모든 설비를 유지하기보다는 공정별 경쟁력을 중심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01-05 0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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