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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수입 파트너사엔 이번이 처음"…하이트진로, '기린' 전주 생산라인에 올렸다
[경제일보] "기린사가 지금까지 아시아의 수입 파트너사에 라이선스를 준 적은 없습니다." 지난 8일 오후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통합연구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 권역장은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기린의 관계법인이나 지분관계가 없는 아시아 지역 파트너사가 기린 이치방 시보리를 라이선스 생산하는 것은 하이트진로가 처음이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시음 프로그램에서는 두 번째 맥즙과 첫 번째 맥즙에 이어 국내 생산 직후의 기린 이치방 시보리가 차례로 제공됐다.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핵심인 '첫 맥즙' 공법을 직접 비교하고 일본에서 만들던 맥주를 국내에서도 같은 맛과 품질로 구현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자리였다. 일반 맥주가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짜낸 맥즙을 함께 사용하는 것과 달리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맥아에서 처음 추출한 맥즙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음 프로그램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는 이번 국내 생산을 양사 협력 관계의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년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력의 결실"이라며 "유통 중심의 파트너십을 기술·품질 협력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국내 생산을 결정한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난 일본 맥주 수요와 이에 따른 공급 부담이 자리한다. 권광조 프리미엄 권역장은 "수입 주류가 몇 년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지난해뿐 아니라 올해도 일본 맥주의 성장세가 상당히 컸다"며 "일본 내수시장 공급뿐 아니라 해외 공급까지 맞물리다 보니 국내에서 필요한 물량을 공급하는 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생산의 목적은 운송 기간을 줄여 소비자에게 더 신선하게 공급하는 것과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두 가지 문제를 해소하면서도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과 같은 맛을 국내에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생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수입맥주 시장 전체와 일본 맥주의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입맥주 시장은 연평균 약 3% 감소했으며 일본 맥주를 제외하면 감소폭은 연평균 12%로 확대된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수입맥주 시장은 연평균 72% 성장하며 2023년 이후 전체 수입맥주 시장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 맥주 성장세 가운데 기린 이치방 시보리 판매 증가 폭은 더 가파르다. 하이트진로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연평균 판매량 증가율이 82.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품별로는 캔 제품이 97%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생맥주와 병 제품은 각각 64%, 41%로 나타났다. 판매 증가에 맞춰 하이트진로와 기린은 1년 넘는 협의와 기술 교류를 거쳐 지난 7월 라이선스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트진로는 전주공장에서 초도 물량 150만L를 생산한다. 500mL 캔으로 환산하면 약 300만개 규모다. 내년에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 연간 판매량의 75%까지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판매 증가세에 대응해 하이트진로와 기린은 1년 넘는 협의와 기술 교류를 거쳐 지난 7월 라이선스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전주공장에서 500mL 캔 약 300만개에 해당하는 초도 물량 150만L를 생산한다. 내년에는 기린 이치방 시보리 연간 판매량 75%까지 국내 생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린이 아시아 지역 수입 파트너사에 처음으로 생산 라이선스를 내줬다는 점도 이번 협력의 의미를 더한다. 권 권역장은 "기린사가 지금까지 아시아 수입 파트너사에 라이선스를 준 적이 없다"며 "공급 측면 필요성과 함께 하이트진로의 기술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라이선스 기술협약을 맺는 데 부담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체결이 이뤄진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생산 거점은 한국으로 옮겼지만 맛과 품질 기준은 일본과 동일하게 맞췄다. 하이트진로는 기린으로부터 이치방 시보리 제법의 기준과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았으며 기린 기술진도 초기 생산 과정에 참여해 원료, 공정, 품질관리 기준을 전주공장 생산라인에 적용했다. 핵심 원료인 효모 역시 기린에서 직접 공급받아 양조 온도와 시간, 원료 비율부터 최종 제품 규격까지 기린이 정한 수치화된 생산 기준을 적용한다. 권 권역장은 "효모는 따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린 이치방 시보리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직접 공급받아 국내에서 배양해 사용한다"며 "원재료뿐 아니라 양조 온도와 시간, 비율, 최종 제품 스펙까지 기린사가 정한 기준과 동일하게 생산한다"고 밝혔다. 생산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도 검증이 반복됐다. 권 권역장은 "7월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전 1년 동안 세 차례 이상의 테스트 생산이 있었다"며 "전주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일본으로 보내면 현지에서 관능검사뿐 아니라 수치 분석 검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해진 스펙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통과할 수 없고 기준을 충족해야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며 "이 과정을 세 번 이상 반복한 끝에 생산 승인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 이후에도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일본으로 보내 데이터 평가와 정기적인 관능검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 생산으로 공급에 걸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일본에서 생산한 제품은 통관을 거쳐 국내 시장에 유통되기까지 평균 한 달 반가량이 소요되지만 국내에서 생산하면 이를 1~2주로 줄일 수 있다. 운송 기간이 짧아지는 만큼 물량 변동이나 국제 물류 상황, 관세 등 외부 변수에 따른 공급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별도 설비 투자 없이 기존 전주공장 생산설비를 활용해 기린 이치방 시보리를 생산한다. 권 권역장은 "초도 생산량은 150만L이고 향후 전체 기린 이치방 시보리 판매량의 약 75%를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지만 하이트진로 전체 생산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추가 설비 투자나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기존 설비를 활용하는 데 더해 국내 생산에 따른 물류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절감분을 제품 가격 인하에 직접 반영하기보다는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활용할 계획이다. 권 권역장은 "국내 생산을 통해 물류비가 일부 절감되는 부분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를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 투자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국내 생산을 계기로 양사의 협력 관계는 수입·유통에서 생산까지 확대됐다. 2004년 기린 이치방 시보리 수입을 시작한 하이트진로는 2011년 독점 수입·판매 계약을 거쳐 20여년 만에 직접 생산까지 맡게 됐다. 다만 공동 신제품 개발이나 국내 생산 제품의 해외 수출 등 추가 협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권 권역장은 "현재 첫 생산인 만큼 생산과 판매를 안정시키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며 "안정화 이후 추가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이달 첫째 주부터 출고가 시작됐다. 기존 일본산 재고가 소진되는 속도에 따라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에서 순차적으로 국내 생산 제품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2026-10-1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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