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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는 공장' 5년간 실증…KT·KAIST·다임, 피지컬 AI 동맹
[경제일보] KT(대표이사 박윤영)가 한국과학기술원(이하 KAIST), 피지컬 AI 전문기업 다임리서치와 손잡고 인공지능(AI)이 로봇과 설비를 제어하는 ‘다크팩토리(Dark Factory·무인공장)’ 개발에 나선다. 연구실 단계의 피지컬 AI를 실제 제조 현장에서 검증하고 상용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5년짜리 프로젝트다. KT는 KAIST, 피지컬 AI 전문기업 다임리서치와 기술 개발과 실증,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 활동에서 논의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피지컬 AI는 AI가 카메라와 센서로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로봇·자율주행차·산업 장비를 스스로 판단·제어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다크팩토리는 조명이나 상주 인력 없이도 생산·물류 공정이 운영되는 고도화된 무인공장을 뜻한다. 협력의 중심은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협업지능 피지컬 AI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 사업’이다. NIPA의 2026년도 정부지원 예산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업의 올해 예산은 766억6600만원이다. 다만 KT·KAIST·다임리서치 컨소시엄에 배정되는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 기관은 앞으로 5년간 여러 종류의 로봇과 센서, 생산설비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하고 제조 공정이 작업 상황에 맞춰 스스로 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실제 공장과 유사한 테스트베드에서 성능을 검증한 뒤 반도체와 이차전지, 자동차 등 제조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기술 개발은 완전히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KAIST와 다임리서치는 지난 3월 이기종 로봇과 센서, 설비, 디지털 트윈을 통합 관제하는 피지컬 AI 플랫폼 ‘카이로스(KAIROS)’를 공개했다. 다임리서치는 2020년 KAIST 장영재 교수와 연구진이 창업한 기업으로, 강화학습 기반 시뮬레이션 엔진과 로봇 통합 운영 플랫폼 ‘xMS’를 개발해 왔다. 수십대에서 수천대에 이르는 물류·제조 로봇의 작업 경로와 배치를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KT는 여기에 데이터 운영 플랫폼과 엣지 AI(현장 인접형 인공지능), 초고속·초저지연 네트워크를 결합한다. 로봇이 생성한 데이터를 멀리 떨어진 클라우드로 모두 전송하지 않고 공장 가까이에서 처리해 제어 지연을 줄이는 역할이다. AI 에이전트와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공정 운영과 성능 검증도 자동화할 방침이다. KT로서는 통신망 공급을 넘어 제조 AI 운영 플랫폼 사업으로 기업간거래(B2B) 영역을 넓힐 기회다. KAIST의 연구성과, 다임리서치의 로봇 관제 기술, KT의 데이터·통신 인프라를 묶어 국산 다크팩토리 모델을 만들고 해외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박상원 KT AX사업부문장 전무는 “AI 에이전트와 엣지 AI, 네트워크 역량을 결집해 제조 현장의 지능화를 지원하고 국내 피지컬 AI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026-09-08 09: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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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엑스, 피지컬 AI 시장 공략 본격화…'피지컬 AI 엑스포'서 日 기업 협력 확대
[경제일보] 초저전력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가 일본 피지컬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최대 피지컬 AI 전문 전시회에서 현지 기업들과 대규모 상용화 상담을 진행한 데 이어 일본 기술 유통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까지 체결하며 일본 제조·로봇 시장을 겨냥한 공급망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딥엑스는 최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제1회 피지컬 AI 엑스포'에 참가해 일본 주요 제조·정보기술(IT)·산업 인프라 기업들과 자사 신경망처리장치(NPU)의 제품 적용 가능성과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일본에서 처음 열린 피지컬 AI 엑스포는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AI와 로봇, 센서 기술 등을 선보이는 전문 전시회다. 행사 기간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일본 제조업과 산업 자동화 기업들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평가된다. 딥엑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초저전력 NPU와 엣지 AI 개발 환경, 산업용 레퍼런스 플랫폼을 비롯해 글로벌 고객사의 실제 양산 사례를 공개했다. 행사 기간 동안 약 1300건의 상담과 고객 문의가 이어졌으며, 일본 주요 IT·인쇄 기업과 글로벌 종합전기 기업, 통신·장비 및 첨단 소재 기업 관계자들이 제품 도입과 상용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기업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연산 구조를 저전력 NPU 기반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이며 후속 협의를 요청했다. 전시 기간 진행된 타운홀 세션에서는 천승희 딥엑스 미국법인장 겸 상무가 연사로 나서 딥엑스 NPU 기술과 글로벌 고객사의 제품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딥엑스는 전시회에서 확인한 현지 수요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일본 기술 유통기업 고시다테크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양사는 일본 시장에서 엣지 AI 활용 확대를 위해 딥엑스 NPU 제품군의 현지 공급과 사업 확대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고시다테크는 일본 내 고객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발굴과 제품 제안, 고객 대응, 공급 확대를 담당한다. 딥엑스는 NPU 제품군과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SDK), 레퍼런스 플랫폼, 기술 지원 등을 제공해 현지 고객사의 제품 개발과 양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딥엑스는 이번 협력으로 일본 시장 공급망도 한층 강화하게 됐다. 현재 에브넷, 더블유피지, 마크니카, 시리얼, 디지털 차이나, 디지키 등 20여개 글로벌 유통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고시다테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 시장 내 엣지 AI 상용화를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제조와 로봇, 자동차, 산업 자동화, 사회 인프라 분야 경쟁력이 높은 데다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무인화와 지능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시장이다. IT 업계에서는 공장과 물류 센터, 보안 카메라, 스마트시티 등 데이터를 클라우드가 아닌 현장에서 처리해야 하는 환경이 많아 엣지 AI 반도체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평가한다. 이에 일본 정부 역시 오는 2040년까지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 점유율 30% 달성을 목표로 약 1조엔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딥엑스의 주력 제품인 'DX-M1'은 5나노미터(㎚) 공정 기반 초저전력 AI 반도체다. 최대 25TOPS(초당 25조회 연산)의 AI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3~5W 수준의 저전력 구동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보안카메라와 산업용 컴퓨터, 로봇, 드론, 스마트팩토리 장비, 엣지 서버 등 다양한 산업용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딥엑스는 이번 전시회와 현지 파트너십을 계기로 일본 제조·로봇·산업 인프라 시장에서 상용화 사례를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엣지 AI 반도체 시장 공략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피지컬 AI와 초저전력 NPU에 대한 일본 산업계의 실질적인 수요를 확인했다"며 "현장에서 논의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제조·로봇·보안 등 일본 산업 현장에 딥엑스 기술을 적용하고 상용화 사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06 1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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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 시대 경쟁력은 '확산' …초거대 모델보다 '활용'이 중요"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초거대 AI 모델 보유 여부가 아니라 산업과 금융, 교육, 데이터 체계 전반에 AI를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키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독자 AI 모델 개발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다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일보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AI 대전환 시대, K-산업·금융의 새로운 전략 모색’을 주제로 ‘경제일보 리더스 인사이트’ 간담회를 개최했다. 경제일보 리더스 인사이트는 산업과 금융, 정책의 핵심 변화를 진단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정례 조찬 특강 프로그램이다. 국회와 정부, 기업, 금융권, 연구기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산업 현안과 정책 과제, 시장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AI가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제조업과 금융, 에너지, 물류, 유통, 서비스 산업 전반의 경쟁 질서를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과 금융이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철강 등 주력 산업의 AI 전환 전략과 금융권의 역할 변화가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이날 특강에 나선 류근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성장경제분과장, 전 통계청장)는 AI 를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국가 성장 전략이자 경제 운영 체제 전반의 변화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근관 교수는 “진정한 인공지능 강국은 큰 모델 하나를 보유한 곳이 아니라 모델과 데이터, 컴퓨팅, 인력, 제도를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국가”라며 “인공지능을 산업 경쟁력과 공공 서비스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성장 잠재력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활용 역량이 국가 경쟁력 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도 입만으로 생산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운영, 정부의 데이터 체계, 교육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은 기술 도입 속도보다 제도와 조직의 학습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며 “대한민국의 다음 30년은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며 조직과 제도를 재설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소버린 인공지능 정책에 대해서는 독자 모델 확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인공지능 경쟁력의 전부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외부 차단 상황에서도 핵심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독자 모델 역량은 필요하다”면서도 “인공지능 강국의 조건은 모델 하나의 순위가 아니라 인공지능 생태계 전체의 작동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과 데이터 자산, 컴퓨팅 인프라, 산업 확산 역량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초거대 투자 경쟁을 규모로 추격하기보다 기술을 빠르게 산업화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한국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류 교수는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연결과 활용의 체계”라며 “연결된 문제는 연결된 데이터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가 데이터처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운영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공공과 민간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료 이동은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연계구역과 메타 데이터 표준화, 감사기록 체계 등을 통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인공지능 경쟁의 무대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산업 현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 교수는 “로봇과 센서, 스마트공장, 모빌리티, 물류 시스템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제조 기반과 공정관리 역량을 함께 보유한 한국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인공지능 시대 국가 경쟁력 재설계를 위한 정책 과제도 제시했다. 류 교수는 △기술주권 확보 △국가 데이터 운영체제 구축 △컴퓨팅 접근권 확대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 확산 △인적자본 갱신 체계 구축 △금융 평가체계 전환 등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그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역량은 회복 탄력성과 협상력을 위한 전략 자산”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청년과 지방 대학, 스타트업, 중소기업도 활용할 수 있는 공공 연산 자원과 지역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과 지역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은 분배 정책이 아니라 성장 정책”이라며 “인공지능 활용 주체가 늘어날수록 전체 생산성 기반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을 향해서는 인공지능 전환 기업의 데이터 자산과 조직 학습 능력, 보안·거버넌스 체계, 생산성 개선 가능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신용·투자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책 금융은 전환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민간 금융은 인공지능 전환 성과를 정교하게 평가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 경쟁력은 기술 하나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관찰하고, 얼마나 빠르게 배우며, 얼마나 넓게 확산시키고, 얼마나 안전하게 연결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며 “소버린 인공지능을 넘어 학습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제조업과 IT 강국의 기반 위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은 생존과 혁신 전략을 고민해야 하고 금융은 성장 산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우리 주력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하면 어려운 곳이 너무 많다” 며 “오늘 리더스 인사이트 포럼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정치권에도 좋은 함의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25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25 08: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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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전환 시대 해법은 '확산'…류근관 교수"AI 강국, 생태계 역량이 결정"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초거대 AI 모델 보유 여부가 아니라 산업과 금융, 교육, 데이터 체계 전반에 AI를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키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독자 AI 모델 개발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다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일보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AI 대전환 시대, K-산업·금융의 새로운 전략 모색'을 주제로 '경제일보 리더스 인사이트' 간담회를 개최했다. 경제일보 리더스 인사이트는 산업과 금융, 정책의 핵심 변화를 진단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정례 조찬 특강 프로그램이다. 국회와 정부, 기업, 금융권, 연구기관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산업 현안과 정책 과제, 시장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AI가 한국 경제의 핵심 축인 제조업과 금융, 에너지, 물류, 유통, 서비스 산업 전반의 경쟁 질서를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과 금융이 어떤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철강 등 주력 산업의 AI 전환 전략과 금융권의 역할 변화가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이날 특강에 나선 류근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국민경제자문회의 성장경제분과장, 전 통계청장)는 AI를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국가 성장 전략이자 경제 운영 체제 전반의 변화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진정한 인공지능 강국은 큰 모델 하나를 보유한 곳이 아니라 모델과 데이터, 컴퓨팅, 인력, 제도를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국가"라며 "인공지능을 산업 경쟁력과 공공 서비스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성장 잠재력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활용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도입만으로 생산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운영, 정부의 데이터 체계, 교육 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은 기술 도입 속도보다 제도와 조직의 학습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며 "대한민국의 다음 30년은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며 조직과 제도를 재설계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소버린 인공지능 정책에 대해서는 독자 모델 확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인공지능 경쟁력의 전부로 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외부 차단 상황에서도 핵심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독자 모델 역량은 필요하다"면서도 "인공지능 강국의 조건은 모델 하나의 순위가 아니라 인공지능 생태계 전체의 작동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과 데이터 자산, 컴퓨팅 인프라, 산업 확산 역량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초거대 투자 경쟁을 규모로 추격하기보다 기술을 빠르게 산업화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한국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류 교수는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연결과 활용의 체계"라며 "연결된 문제는 연결된 데이터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가 데이터처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운영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공공과 민간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료 이동은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연계구역과 메타데이터 표준화, 감사기록 체계 등을 통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인공지능 경쟁의 무대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산업 현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류 교수는 "로봇과 센서, 스마트공장, 모빌리티, 물류 시스템이 인공지능과 결합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제조 기반과 공정관리 역량을 함께 보유한 한국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인공지능 시대 국가 경쟁력 재설계를 위한 정책 과제도 제시했다. 류 교수는 △기술주권 확보 △국가 데이터 운영체제 구축 △컴퓨팅 접근권 확대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 확산 △인적자본 갱신 체계 구축 △금융 평가체계 전환 등을 핵심 과제로 제안했다. 그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역량은 회복 탄력성과 협상력을 위한 전략 자산"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청년과 지방 대학, 스타트업, 중소기업도 활용할 수 있는 공공 연산 자원과 지역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과 지역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은 분배 정책이 아니라 성장 정책"이라며 "인공지능 활용 주체가 늘어날수록 전체 생산성 기반도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을 향해서는 인공지능 전환 기업의 데이터 자산과 조직 학습 능력, 보안·거버넌스 체계, 생산성 개선 가능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신용·투자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책 금융은 전환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민간 금융은 인공지능 전환 성과를 정교하게 평가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류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 경쟁력은 기술 하나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관찰하고, 얼마나 빠르게 배우며, 얼마나 넓게 확산시키고, 얼마나 안전하게 연결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며 "소버린 인공지능을 넘어 학습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은 제조업과 IT 강국의 기반 위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은 생존과 혁신 전략을 고민해야 하고 금융은 성장 산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국회는 미래를 준비하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오늘 특강이 우리 산업과 금융의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소중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우리 주력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하면 어려운 곳이 너무 많다"며 "오늘 리더스 인사이트 포럼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정치권에도 좋은 함의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026-06-24 11: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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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만 보던 나라는 AI 전쟁에서 진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너무 오래 화면 속에서만 봤다. 질문을 던지면 답을 쓰고 문서를 요약하고 그림을 만들고 코드를 고치는 기술로 받아들였다. 챗GPT가 얼마나 똑똑한지, 국산 AI가 얼마나 따라왔는지 어느 모델이 더 빠르고 저렴한지를 따졌다. 한국 사회는 그것을 AI 경쟁이라 불렀고 정부는 그것을 미래 산업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질서는 바뀌고 있다. AI는 더 이상 화면 안에 머물지 않는다. 공장과 병원, 조선소와 물류창고, 자율주행차와 로봇, 국방 시스템과 전력망으로 들어가고 있다. 문장을 생성하는 AI의 시대에서 물리 세계를 움직이는 AI의 시대로 넘어가는 중이다. 정부가 19일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를 출범시킨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름은 낯설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논의 중심 협의체를 실행형으로 전환해 산업 현장에 실제 적용되는 AI를 만들고, 국산 AI 반도체와 모델, 소프트웨어, 로봇과 센서, 컴퓨팅 인프라를 하나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형 피지컬 AI 풀스택 구축의 출발점인 셈이다. 선언이 늦은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간이 많지도 않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를 산업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도로 로봇과 제조 AI를 밀어붙이고 있고 일본은 로봇과 고령화 대응 산업을 결합하고 있다. 유럽은 규제와 표준을 무기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아직도 챗봇 성능 비교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냉정하게 말하면 한국이 챗봇 경쟁에서 미국 빅테크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모델 규모와 자본, 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의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피지컬 AI는 다르다. 공장과 조선소, 반도체 생산라인, 병원과 물류망, 통신 인프라와 제조 데이터를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 한국은 바로 그 현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장이 있다고 자동으로 플랫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로봇,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기업이 제각각 움직인다면 그것은 생태계가 아니다. 피지컬 AI의 경쟁력은 개별 기술보다 연결 능력에서 나온다. 센서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네트워크가 이를 전달하며 AI 모델이 판단하고 로봇과 설비가 움직인다. 그 결과가 다시 데이터로 축적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는 중요한 기반이다. AI 산업은 결국 전력 위에 세워진다. 정부가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속도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전력 공급과 송전망 확충, 지역 수용성, 주민 편익과 일자리 창출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미래 산업 인프라가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산업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제조업 강국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와 조선, 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하나의 산업 전략으로 묶는 데는 늘 서툴렀다. 부처는 따로 움직이고 기업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우선하며 대학과 현장의 연결도 느슨하다. 이런 방식으로는 피지컬 AI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 AI 주권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국산 모델 하나를 만들었다고 주권이 완성되지 않는다. GPU를 확보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반도체와 모델,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전력과 보안, 산업 현장과 표준을 스스로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주권이라 부를 수 있다.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기업 생산라인만 고도화되고 협력사는 인력난과 비용 부담에 머문다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없다. 피지컬 AI는 일부 기업의 효율화 수단이 아니라 제조 생태계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인재 문제도 마찬가지다. 피지컬 AI에는 코딩 인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계를 이해하는 사람, 데이터를 읽는 사람, 현장을 아는 사람, 전력과 통신, 보안을 함께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제조를 모르는 AI 인재도 부족하고 AI를 모르는 제조 인력도 부족하다. 이들을 연결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면 피지컬 AI는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역할은 선언이 아니라 조율이다. 어떤 산업부터 실증할 것인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보안과 안전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표준을 만들고 공공 조달을 열고 실패를 허용하는 실증 공간도 제공해야 한다. AI는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성장한다. 한국은 위기 때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다. 반도체와 조선, 자동차 산업이 그랬다. 그러나 이번 경쟁은 다르다. 물건 하나를 잘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산업 전체를 지능화하는 경쟁이다. 공장을 움직이고 물류를 최적화하며 전력을 배분하고 로봇을 제어하는 경쟁이다. 챗봇은 AI의 한 모습일 뿐 전부가 아니다. AI의 무대는 이미 화면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공장과 도시, 병원과 물류망, 전력 시스템까지 현실 세계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AI 시대에 가장 위험한 나라는 AI를 모르는 나라가 아니라 AI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나라다. 한국이 잡아야 할 기회는 화면 속에만 있지 않다. 우리가 가진 제조 현장과 통신망, 병원과 조선소, 전력망과 산업 데이터 속에 있다. 선언의 AI를 넘어 실행의 AI로 나아갈 때 한국 제조업은 다시 한 번 세계 산업 지도의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2026-06-19 18:5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