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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명 위한 특수분유부터 셀렉스까지…매일유업이 57년간 찾은 '영양의 빈칸'
[경제일보] 매일유업은 지난 57년간 소비자에게 부족한 영양을 찾아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해왔다. 1969년 우유가 부족하던 시기 낙농사업으로 출발해 1974년 영유아용 조제분유 생산에 나섰고 이후에는 일반 분유를 먹기 어려운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까지 개발하며 영양 수요를 세분화했다. 이러한 방식은 유아식에만 머물지 않았다. 우유 속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소비자에게는 '락토프리 우유'를 내놓고 중장년층의 단백질 섭취 수요에는 '셀렉스'를 선보였으며 우유 대신 식물성 음료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두유와 오트음료로 제품군을 넓혀왔다. 질환·연령·소화 능력·식습관에 따라 달라지는 미충족 수요를 찾아 영양 설계와 유가공 기술로 제품화해온 것이다. 우유와 분유에서 시작한 기술이 50여년 뒤 중장년·고령자·환자의 영양관리까지 이어진 배경도 여기에 있다. '낙농보국'에서 시작한 57년…우유·분유로 식품사업 기반 구축 출발점은 우유였다. 매일유업의 전신 한국낙농가공은 1969년 2월 '낙농보국'을 창업정신으로 출범했다. 같은 해 5월 정부와 김복용 창업주가 각각 절반씩 출자해 자본금 3억원으로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우유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유를 공급할 낙농 기반 확보가 먼저였다. 매일유업은 1972년 미국산 처녀우 850마리와 호주산 임신우 850마리를 들여왔고 이듬해에는 국내 최초로 젖소를 비행기로 수송하며 원유 공급 기반을 넓혔다. 이렇게 확보한 낙농 기반을 바탕으로 1973년 호남공장을 준공해 테트라팩 우유 생산에 들어갔으며 1974년에는 중부공장을 가동해 조제분유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생산 기반을 갖춘 뒤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 1981년 매일분유를 중동에 수출하며 국내에서 축적한 유가공 역량을 해외시장으로 연결했다. 우유와 분유에서 쌓은 식품 제조·유통 역량은 냉장주스, 발효유, 컵커피와 같은 인접 식품군으로 이어졌다. 1992년 국내 최초 냉장주스 '썬업'을 출시한 데 이어 컵커피·발효유·두유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소비자의 다양한 식음 수요를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매일유업이 반복해온 방식은 단순히 제품 종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영양과 식생활에서 아직 충족되지 않은 수요를 찾아 새로운 제품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2017년에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 구조를 재편했다. 기존 매일유업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매일홀딩스로 바뀌고 우유와 분유 등 유가공 사업은 새로 출범한 매일유업이 맡는 방식으로 분리됐다. 회사의 법인 구조는 달라졌지만 생산시설과 브랜드, 유가공 사업의 역사는 1969년 창립 때부터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350명 위한 특수분유부터 락토프리까지…작은 영양 수요도 제품으로 매일유업의 사업 방식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매출 규모가 큰 우유나 커피보다 1999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자용 특수분유에서 찾을 수 있다.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자는 특정 아미노산 등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생성되지 않아 모유와 일반 분유는 물론 고기와 쌀밥 같은 일상적인 식품도 자유롭게 섭취하기 어렵다. 매일유업은 이런 환아가 필요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문제가 되는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성분은 보충한 특수 유아식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렇게 시작한 특수분유 생산은 올해로 27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8종 12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특수분유는 효율성이 높은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는 약 350명 수준에 불과한 데다 일반 제품과 성분이 섞이지 않도록 생산 때마다 일반 분유 공정을 멈추고 설비를 별도로 세척한 뒤 소량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매일유업은 20년 넘게 특수분유 생산을 이어오고 있다. 수익성보다 반드시 필요한 수요에 대응하는 이 같은 방식은 매일유업이 강조해온 ‘한 명의 아이도 건강한 삶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철학을 실제 제품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특정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섭취하기 어려운 문제를 제품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5년 출시한 '소화가 잘되는 우유'다. 우유 속 유당을 소화하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미세한 필터로 유당을 제거하는 UF(Ultra Filtration) 공법을 적용했다. 출시 당시 국내에서는 락토프리라는 개념이 생소했지만 유당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 수요가 확인되면서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닐슨 집계 기준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은 2019년 300억원대에서 2023년 약 87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같은 시기 시장점유율 44%로 1위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출시 19년 만에 누적 판매량 8억개를 넘어서는 등 우유 섭취에 불편을 느끼던 소비자를 새로운 유제품 수요층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2008년 선보인 상하목장은 소비자 선택 기준이 가격에서 원료와 생산 방식, 품질까지 넓어지는 흐름을 겨냥했다. 일반 백색우유와 가격 경쟁을 벌이기보다 유기농 원유와 생산 과정에 가치를 두는 소비자층을 공략하면서 차별화된 시장을 구축했다. 락토프리 우유가 소화 여부에 따른 수요를 겨냥했다면 상하목장은 원료와 생산 방식에 대한 선호를 제품에 반영해 동일한 우유 시장 안에서도 소비 기준을 한층 세분화한 사례다. 분유 기술을 중장년·환자까지…셀렉스·메디웰로 '평생 영양' 공략 인구구조 변화는 매일유업이 공략해야 할 영양 수요의 방향도 바꿨다. 영유아 인구 감소로 우유와 분유 시장의 성장 여력이 줄어드는 사이 고령화와 건강관리 수요는 커졌고 매일유업은 이에 맞춰 분유에서 축적한 영양 설계 역량을 중장년층으로 확장했다. 2018년 선보인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가 대표적이다. 같은 해 식품업계 최초로 근감소증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매일사코페니아연구소를 설립해 중장년층의 근육과 단백질 섭취를 연구했다. 이후 △분말형 단백질 △RTD 음료 △프로틴바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고 셀렉스 누적 매출은 지난해 5월 5000억원을 넘어섰다. 분유가 성장기 영유아에게 필요한 영양을 설계한 제품이었다면 셀렉스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과 영양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생애주기별 영양 설계는 고령자와 환자로도 이어져 매일유업은 전문 균형영양식 '메디웰'을 통해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을 보충하는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올해는 이 사업을 한 단계 더 세분화하며 한림대학교의료원, 푸드테크 기업 슈팹과 환자·고령자 맞춤형 영양식 개발을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의료기관의 임상 역량과 식품 기술을 결합해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의 연령과 상태에 맞춰 분유를 설계했던 방식이 중장년, 고령자, 환자의 상태별 영양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새로운 영양 수요를 공략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유가공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7월 국산 우유를 UF 공법으로 3배 농축한 단백질 RTD 음료 '퓨어틴'을 출시했다. 330㎖ 한 팩에 단백질 23g을 담으면서 유당은 제거했다. 2005년 락토프리 우유에 활용했던 여과 기술을 최근 커지는 단백질 음료 시장에 적용한 것이다. 영양의 빈칸은 식습관에서도 나타났다. 건강과 환경, 소화 문제 등을 이유로 우유 대신 식물성 음료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매일유업도 콩, 아몬드, 귀리를 기반으로 한 제품군을 구축했다. 기존 매일두유에 아몬드브리즈를 더한 데 이어 2021년 귀리를 활용한 '어메이징오트'를 선보였다. 유제품을 주력으로 해온 매일유업이 우유를 마시지 않는 소비자까지 겨냥해 제품군을 확대한 것이다. 올해 8월에는 상하목장 브랜드의 첫 두유 제품인 '콩물두유' 3종도 출시했다. 국산 서리태를 활용한 제품으로 기존 유기농 유제품 중심이던 상하목장 브랜드를 식물성 음료까지 확장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매일유업이 식물성 음료를 주요 성장 품목으로 꼽고 있다는 점에서 일회성 신제품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가깝다. 이 흐름을 놓고 보면 매일유업의 고객은 점차 연령과 원료의 경계를 넘어섰다. 매일유업은 영유아용 분유부터 유당불내증 소비자를 위한 락토프리 우유, 중장년층 대상 단백질 제품, 환자·고령자용 균형영양식, 식물성 음료까지 고객별 생애주기와 식습관에 따라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있다. 뉴트리션 영업익 338%·수출 26% 증가…백색우유·해외 수익성은 과제 이러한 전략은 올해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매일유업의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9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54.3% 늘었다. 2분기만 보면 매출 4800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으로 각각 4.8%, 64.4% 증가했다. 특히 조제분유와 성인영양식 등이 포함된 뉴트리션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뉴트리션 매출은 1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2%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6%에서 12.7%로 높아졌다. 수익성 개선 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338.3% 늘었고 2분기만 보면 매출 632억원으로 16.4%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억원에서 27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유가공 부문 매출 증가율이 1%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뉴트리션 사업이 매일유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유 사업에는 최근 출생아 반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14만580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지난 6월 출생아 수도 2만3111명으로 15.6% 증가해 2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매일유업도 출생아 증가에 따른 조제분유 판매 호조를 상반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뉴트리션 사업의 성장세에 맞춰 조직 구조도 재정비했다. 매일유업은 2021년 헬스앤뉴트리션 사업을 분리해 설립한 100%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을 올해 5월 다시 흡수합병했다. 이를 통해 뉴트리션 사업의 글로벌 성장전략을 본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영업과 상품개발, 마케팅 역량을 한데 묶어 경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별도 법인에서 키워온 셀렉스 사업을 본체로 편입해 기존 유가공·영양 연구 역량과 판매조직 간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국내에서 축적한 영양 제품 경쟁력은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일유업의 수출액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4% 늘어 같은 기간 2.5% 증가에 그친 내수 매출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4.6%에서 5.6%로 높아지면서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매일두유와 셀렉스 등 8개 제품을 미국 올리브영 패서디나점과 온라인몰에 입점시키며 현지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저당·고단백 두유와 콜라겐 제품 등을 앞세워 국내에서 세분화해온 식물성·건강관리 수요를 미국의 'K-웰니스' 소비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특수분유 역시 해외시장으로 공급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헬스케어 계열사 알리건강을 통해 선천성 대사질환자용 특수분유를 현지에 공급해왔으며 이를 통해 국내 수백명의 환자를 위해 유지해온 제품을 해외 희귀질환 환자까지 연결하고 있다. 이처럼 제품별 해외 판매 접점은 넓어지고 있지만 이를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빠르게 증가했음에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그쳤고 지난해 해외 종속기업인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와 매일호주유한회사는 각각 7억원과 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외 판매 규모를 확대하는 것과 현지 사업 기반을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인 만큼 향후 해외사업의 이익 창출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뉴트리션과 식물성 음료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매일유업의 출발점이자 핵심 사업인 백색우유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원유 공급과잉으로 백색우유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한 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포장재와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말 매일유업의 원유 매입가격은 ℓ당 1359.97원으로 지난해 말 1357.71원, 2024년 말 1343.9원보다 높아졌다. 백색우유 소비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원유 매입 부담은 쉽게 낮추기 어려워 수익성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매일유업은 하반기 백색우유의 손익 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조제분유와 셀렉스 등 뉴트리션, 식물성 음료의 국내외 판매를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이 이제 증명해야 할 것은 '영양의 빈칸'을 발견하는 감각보다 그 빈칸을 충분한 규모의 시장으로 키워내는 힘이다. 국내 유업시장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뉴트리션과 식물성 음료의 외형과 수익성을 함께 높이고 해외에서도 국내에서 검증한 제품 경쟁력을 안착시켜야 한다. 지난 57년간 세분화된 소비자 수요를 제품으로 구현해온 역량이 향후 시장 확대와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매일유업의 다음 성장 곡선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본질적인 영양 수요를 발굴해 보다 건강한 식음료로 제품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50년 이상 축적한 영양 설계 기술과 지속적인 연구개발(R&D), 소비자 건강 증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온 진정성이 고객 신뢰와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프리미엄 유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식물성 음료와 성인·장노년층 영양식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조제분유와 식물성 음료, 셀렉스 등을 판매하고 미국에서도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등 수출 활로를 확보해 해외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8-31 17: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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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튼, '서비스로 버는 AI' 증명했다…1조 유니콘 등극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서비스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올라섰다. 거대언어모델(LLM)이나 AI 반도체가 아닌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AI 서비스와 수익화 성과를 기반으로 1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모델 성능뿐 아니라 이용자 확보와 서비스 수익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풀이된다. 뤼튼은 26일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누적 투자액은 약 2300억원으로 늘었다. 신규 투자자로 미국 벤처캐피털 코어라인벤처스와 유진자산운용이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굿워터캐피탈, 앤틀러 글로벌, 산업은행, 우리벤처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등도 후속 투자에 나섰다. 뤼튼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시리즈B 당시 3000억원대 중반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1년5개월여 만에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뛰면서 성장 속도를 입증했다. 핵심 동력은 해외 사업이다. 지난 5월 북미에서 출시한 AI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플랫폼 ‘OOC’는 출시 3개월 만에 월매출 100억원을 넘어섰고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했다. 뤼튼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 471억원의 4배를 웃도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뤼튼은 범용 AI 서비스 ‘뤼튼’과 AI 캐릭터 챗 플랫폼 ‘크랙’을 운영하며 일본과 북미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특히 AI와 대화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AI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집중 공략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 글로벌 확장과 ‘안전한 AI’가 다음 과제 1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는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컨슈머 AI 시장에서 이용자 규모뿐 아니라 유료 전환과 재방문, 해외 매출의 지속성이 중요해졌다. 이용자 보호도 강화한다. 뤼튼은 지난 7월 AI 윤리·철학, 인지·심리, 법학 전문가로 구성된 사용자위원회를 출범시켰고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AI 캐릭터 챗봇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참여하고 있다. 청소년 이용자가 약 10%인 크랙에는 이용시간 제한과 부모 동의 절차 강화, 결제한도 하향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세영 뤼튼 대표는 “창업 후 지난 5년간 대한민국 대표 AI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경쟁력까지 증명한 결과 이번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확장과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해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AI 서비스 기업으로서 더 빠르게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뤼튼의 유니콘 등극은 국내에서도 소비자가 실제 비용을 지불하는 AI 서비스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관건은 OOC와 크랙 등 해외 서비스의 성장을 일회성 매출이 아닌 지속 가능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2026-08-26 10: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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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머크, 맞춤형 mRNA 암 치료제, 첫 3상 성공…국내 바이오도 '백신→항암' 전환
[경제일보] 미국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한 개인맞춤형 mRNA 암 치료제가 처음으로 임상 3상에서 주요 평가 지표를 달성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상용화된 mRNA 기술이 감염병 예방을 넘어 실제 암 치료 영역에서 후기 임상 단계의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모더나와 머크는 19일(현지시간) 개인맞춤형 mRNA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intismeran autogene·개발코드 mRNA-4157/V940)’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평가한 INTerpath-001 3상 중간분석에서 1차 평가지표인 무재발생존(RFS)과 주요 2차 지표인 무원격전이생존(DMFS)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임상에는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고위험 흑색종 2B~4기 환자 1137명이 참여했다. 이번 치료제의 핵심은 ‘환자별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겨냥한다는 데 있다. 환자의 종양을 유전체 분석한 뒤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신생항원(네오안티젠)을 선별하고, 이를 표적으로 하는 mRNA를 개인별로 설계한다. 투여된 mRNA가 체내에서 특정 항원을 만들도록 유도하면 면역체계가 해당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 면역항암제가 면역세포의 브레이크를 풀어 암 공격력을 높이는 방식이라면, 개인맞춤형 암백신은 환자 암세포의 특징을 면역계에 미리 알려주는 방식에 가깝다. 키트루다와 병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암을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백신과 면역세포의 억제 신호를 차단하는 면역항암제를 결합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전략이다. 서울아산병원도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의 핵심 기술로 종양 유전체 분석과 신생항원 선별, mRNA 제작을 꼽고 있다. 다만 이번 결과를 ‘완전한 3상 성공’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회사들은 중간분석에서 두 평가지표가 개선됐다고만 발표했을 뿐 위험비(HR), 신뢰구간, p값 등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전체생존(OS) 데이터 역시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 상세 결과는 향후 국제 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따라서 실제 치료 효과의 크기는 후속 데이터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장이 이번 결과를 크게 평가하는 이유는 mRNA 기술의 적용 영역이 한 단계 올라섰기 때문이다. 기존 mRNA 산업의 상업적 성공은 코로나19 백신이 중심이었지만, 이번 임상은 개인별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암이라는 고난도 질환을 겨냥하는 플랫폼으로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모더나 주가는 발표 당일 177% 가까이 폭등하며 사상 최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머크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에서 모더나와 같은 후기 임상 단계의 mRNA 암백신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관련 기술을 준비해온 기업들은 이미 존재한다. 테라젠바이오는 유전체 분석과 AI를 결합한 개인맞춤형 암백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환자의 암 조직에서 신생항원을 찾아내는 ‘DEEPOMICS-NEO’와 암 조직 변이를 분석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AI 신약개발 기업 아론티어와 신생항원의 면역원성을 예측하는 암백신 디자인 플랫폼 공동개발에 나섰다. mRNA 플랫폼 기업 SML바이오팜도 개인맞춤형 암백신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두고 있다. 자궁경부암을 대상으로 한 SBP-101과 두경부암을 대상으로 한 SBP-102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mRNA 서열 설계와 LNP 전달체 기술을 자체 플랫폼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차백신연구소와 mRNA 백신·치료제 공동개발 협력에도 나섰다. 최근에는 브리즈바이오와 리가켐바이오가 암백신 공동연구에 들어가는 등 국내에서도 mRNA·나노입자·면역항암제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양사는 mRNA를 탑재한 나노입자와 면역항암제를 결합해 종양항원 특이적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략을 검증할 계획이다. 정부도 관련 기반 구축에 나선 상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mRNA 기술을 감염병 백신뿐 아니라 암을 포함한 치료제로 확대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mRNA 기반 신생항원 암백신의 안전성 평가법과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동물모델 등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개인맞춤형 암백신은 환자마다 다른 백신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량생산 의약품과 달리 유전체 분석→신생항원 선별→mRNA 설계→제조→투여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사업성의 핵심이다. 국내 기업들이 mRNA와 LNP 기술만 확보해서는 부족하고, 유전체 분석과 AI 기반 신생항원 예측, 임상시험, 맞춤형 제조시설까지 하나의 가치사슬로 묶어야 하는 이유다. 모더나·머크의 이번 결과는 암백신 시장이 당장 국내에서 상용화된다는 의미보다 “mRNA가 암 치료 플랫폼이 될 수 있느냐”는 가장 큰 물음에 처음으로 3상에서 답을 내놓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내 바이오업계에도 이제 mRNA를 코로나19 백신 기술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유전체·AI와 결합한 차세대 항암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가 던져졌다.
2026-08-20 07: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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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넥슨 손잡은 '오버워치'…부산서 월드컵·팬 행사 동시 개최
[경제일보] 블리즈컨 2026으로 향하는 오버워치 국가대표들의 경쟁이 부산에서 시작된다. 국제 e스포츠 대회와 대규모 이용자 행사가 같은 기간 부산에서 열리면서 오버워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국내 이용자 접점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부산 이스포츠 경기장(BRENA)에서 '2026 오버워치 월드컵(OWWC)' 그룹 스테이지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부산광역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개최하며 전 세계 16개 국가·지역 대표팀이 9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블리즈컨 2026 파이널 스테이지 진출권 8장을 놓고 경쟁한다. 올해 오버워치 월드컵에는 총 52개 국가·지역 대표팀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16개 팀이 부산 그룹 스테이지에 올랐다. A조에는 중국·미국·스웨덴·일본, B조에는 사우디아라비아·호주·멕시코·영국, C조에는 캐나다·독일·태국·스페인, D조에는 한국·프랑스·덴마크·콜롬비아가 편성됐다. 각 조 네 팀은 싱글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맞붙는다. 나흘 동안 하루 6경기씩 총 24경기가 열리며 모든 경기는 3선승제로 진행된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블리즈컨 파이널 스테이지에 진출한다. 국제대회와 함께 대규모 이용자 행사도 열린다. 오는 22~23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1홀에서는 넥슨이 '오버워치 데이'를 개최한다. '오버워치 데이'는 오는 12일부터 시작되는 넥슨의 PC 오버워치 한국 서비스 개시를 기념한 첫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다. 만 15세 이상이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개발자 토크, 크리에이터 스페셜 매치, 라이브 드로잉 쇼, 코스프레 콘테스트, 성우진 및 한국 국가대표팀 팬미팅 등이 진행된다. 블리자드에서는 월터 콩 라이브 게임·모바일 개발 총괄 겸 선임 부사장, 벤 벨 오버워치 총괄 프로듀서 겸 선임 부사장, 애런 켈러 오버워치 게임 디렉터가 행사에 참여해 이용자들과 소통한다. 현장 체험 프로그램 7종도 마련되며 코스프레 콘테스트 우승자에게는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넥슨은 양일 각각 5000명씩 총 1만명의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현장 방문 이벤트도 진행한다. 방문객에게 넥슨캐시 1만원과 기념 포스터를 선착순 제공한다. 오버워치는 최근 시즌 4 '부산의 영웅들' 업데이트와 신규 한국인 영웅 D.Mon을 선보인 데 이어 넥슨의 국내 PC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월드컵과 이용자 행사를 연계해 한국 이용자와의 접점을 동시에 확대하는 모습이다. 부산 역시 국제대회와 이용자 행사를 동시에 개최하며 e스포츠 도시로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특히 BRENA에서는 국가대표팀 경기가, 벡스코에서는 이용자 행사가 열려 경기 관람과 게임 체험을 함께 제공한다. 모든 월드컵 경기는 오버워치 e스포츠 공식 채널과 SOOP, 치지직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현장 관람객뿐 아니라 온라인 시청자까지 확보하면서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각 조 상위 2개 팀을 포함한 총 8개 팀만이 내달 개최되는 블리즈컨 2026 파이널 스테이지 진출권을 획득하는 만큼 부산에서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라며 "오버워치 데이 행사에서는 오버워치 월드컵 그룹 스테이지 생중계 관람을 비롯해 오버워치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팬미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2026-08-19 16: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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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개발자들, 첫날 밤 해운대로…애드팝콘·뒤끝·SKT '게임깐부' 파티
[경제일보]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6(BIC 2026) 첫날인 14일 저녁, 부산 해운대에서 '게임깐부 네트워킹 파티'가 열렸다. 애드팝콘과 뒤끝, SK텔레콤 3사가 함께 마련한 자리로, 벡스코 전시장을 지킨 개발자들이 부스 문을 닫고 이동해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자리를 만든 3사는 게임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대신 인디 개발사가 게임을 서비스할 때 반드시 거치는 단계를 각각 맡고 있다. 애드팝콘은 모바일 광고 플랫폼으로, 이번 BIC 2026 브론즈 스폰서이기도 하다. 뒤끝은 서버를 직접 구축하기 어려운 소규모 개발사를 위한 게임 서버 서비스형 백엔드(BaaS)로, 국내 3500여개 개발사가 쓰고 있으며 누적 이용자는 7000만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은 통신 인프라와 플랫폼 사업을 맡는다. 인디 개발자에게 이런 자리는 부스 못지않게 값이 나간다. 전시장에서는 게임 앞을 지키느라 정작 다른 개발자를 만나기 어렵다. 퍼블리셔나 투자자와의 대화도 관람객이 오가는 부스에서는 길게 이어지기 힘들다. 이날 파티에는 국내외 인디게임 개발자와 기획자, 퍼블리셔, 유관 기관 관계자가 뒤섞였다. 명함이 오갔고, 낮에 서로의 게임을 해본 개발자들끼리 피드백이 오갔다. 이의복 애드팝콘 부사장은 "인디 개발자들이 이런 자리에서 인맥을 넓히고 더 많은 기회를 만나길 바란다"며 "여기서 맺은 인연이 해외 진출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BIC 기간의 부스 밖 자리는 이번이 유일하지 않다. 개막 하루 전인 13일 해운대에서는 프롬더레드가 '게임아이콘 믹서: 부산 에디션'을 열어 일본 토에이 게임즈, 중국 위스퍼 게임즈 등 국내외 퍼블리셔가 참여했다. HTML5 게임 관계자들을 모은 '게임 토크 나이트'도 별도로 마련됐다. 부산에 인디 관계자가 한꺼번에 모이는 사흘 동안 네트워킹 행사가 잇따라 열리는 구조다. 한편 BIC 2026은 14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2홀에서 열린다. 2015년 시작해 올해 12회째다. 슬로건은 '버프 유어 인디 스피릿(Buff Your Indie Spirit)'이다. 올해 출품 신청은 57개국 856개로 지난해 592개보다 44% 늘었고, 심사를 거쳐 42개국 332개가 최종 전시작으로 선정됐다. 전시 공간은 △데모 △베타 △커밍순 △릴리즈드로 개발 단계에 따라 나뉜다. 관람객은 '버프 트래커'로 게임 체험과 개발자 교류, 스팀 찜 인증 미션을 수행하고 럭키드로우에 참여할 수 있다.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우수작을 가리는 'BIC 어워즈'가 열린다. 온라인 페스티벌은 지난 7일부터 28일까지 BIC 공식 누리집에서 운영된다.
2026-08-14 22: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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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바다 위 데이터센터에 베팅…파력 발전 스타트업 판탈라사 투자
[경제일보] 네이버가 해상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판탈라사에 투자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달 엔비디아·브룩필드와 100억달러 규모 AI 팩토리 계약을 맺은 지 3주 만이다. 판탈라사는 2016년 미국 오리건주에서 공익법인 형태로 설립됐다. 파력 발전으로 돌아가는 부유식 AI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있으며 직원은 120명이다. 바다에 뜬 노드 플랫폼 하나에 전력 생산과 AI 연산, 냉각을 모두 담았다. 파도가 오르내릴 때 내부 관으로 밀려 올라간 물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이 방식은 전기를 육지로 보내지 않는다. 해상 풍력이나 조력 발전은 만든 전기를 해저 케이블로 끌어와야 해 송전 비용과 인허가가 걸림돌이 된다. 판탈라사는 전기를 만든 자리에서 GPU를 돌리고 연산 결과만 스타링크 등 저궤도 위성망으로 지상에 보낸다. 해저 케이블도, 바닥에 고정하는 계류 장치도 없는 자체 추진형 플랫폼이다. 서버 냉각에는 바닷물을 쓴다. 지상 데이터센터에서 전력을 많이 먹는 냉각 설비와 부지 비용을 함께 덜어낸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피터 틸이 주도한 1억4000만달러 규모 시리즈B로 기업가치 10억달러에 근접했다. 마크 베니오프의 타임벤처스와 존 도어, 맥스 레브친의 사이파이벤처스, 슈퍼마이크로컴퓨터, 한화자산운용이 참여했다. 이달 초에는 8090인더스트리스와 한화자산운용을 공동 주간사로 2억2500만달러를 추가 조달해 기업가치를 20억달러 수준으로 올리는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실증은 아직 진행 중이다. 판탈라사는 오션-1과 오션-2, 웨이브호퍼 시제품을 2021년과 2024년 해상에서 시험했고, 연내 오션-3 파일럿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 상용 시스템은 2027년을 목표로 잡았다. 오션-3는 높이 85m 규모로 포틀랜드 인근 조립 시설에서 만들어져 북태평양에 배치될 예정이다. 허리케인과 염분, 끊임없는 요동을 견디며 장기간 운용할 수 있느냐가 이 방식의 최대 변수로 지적돼왔다. 네이버는 세종 각 데이터센터를 2028년까지 200MW로 키우고 장기적으로 1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여기에는 전력 인입과 부지 확보라는 실행 변수가 걸려 있다. 판탈라사의 방식은 그 두 가지를 애초에 필요로 하지 않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AI 데이터센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통해 차별화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며 "파력 기반 재생에너지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차세대 기술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다방면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8-13 20: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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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리벨리온 이어 딥엑스와 손잡았다
[경제일보] KT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와 손잡고 폐쇄회로(CC)TV와 차량 카메라 영상을 현장에서 실시간 분석하는 장비 개발에 나선다. 데이터센터용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에 이어 현장 단말까지 국산 칩으로 채우는 구도다. KT는 딥엑스, 교통·상용차 단말 기업 세솔과 'NPU 기반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7월 31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성제현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수도권강북법인고객본부장(상무)과 김녹원 딥엑스 대표, 이태헌 세솔 대표가 참석했다. 세 회사는 저전력·저발열 NPU를 얹은 AI 엣지 박스를 함께 개발한다. AI 엣지 박스는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분석하는 장비다. 영상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니 통신 비용과 지연이 줄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도 낮아진다. 역할은 나눠 맡는다. 딥엑스가 자체 개발한 NPU 'DX-M1'과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대고 세솔이 장비 개발과 제조, 현장 실증을 맡는다. KT는 통신망과 관제 플랫폼, 사업개발을 붙여 상용화와 고객 확보를 추진한다. 적용 대상으로는 전기차 충전소와 이동식 CCTV, 버스와 상용차를 꼽았다. ◆ 그래픽처리장치 대신 NPU를 쓰는 이유 이번 장비의 설계 목표는 성능보다 전력이다. 전기차 충전소나 이동식 CCTV, 버스처럼 전원 공급과 설치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곳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장비를 돌리기 어렵다. 전력을 많이 먹고 열이 나기 때문이다. 딥엑스가 지난해 말 양산에 들어간 DX-M1은 평균 소비전력이 2~3와트(W) 수준이다. 딥엑스는 엔비디아의 엣지용 제품인 젯슨 오린 나노와 비교해 전력 효율은 20배, 연산 성능은 두 배라고 설명한다. 다만 이는 회사가 내놓은 수치로 제3자 검증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딥엑스는 애플과 시스코를 거친 김녹원 대표가 2018년 세운 팹리스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33억원이었고 올해 목표는 600억원이다. 현재 30여건, 670만달러(약 100억원)어치 발주를 받아 뒀고 350여개 기업과 기술 검증(PoC)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 데이터센터는 리벨리온, 현장은 딥엑스 KT가 국산 AI 반도체와 손잡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KT는 KT클라우드, KT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리벨리온에 누적 600억원 넘게 투자해 지분 13%가량을 갖고 있다. 리벨리온의 NPU '아톰'은 KT클라우드에서 상용 서비스로 돌아가고 있다. 리벨리온 아톰은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추론을 처리하는 서버용이고 딥엑스 DX-M1은 현장 단말에 박히는 엣지용이다. KT로서는 클라우드와 현장 양쪽에 국산 칩을 깔아 두는 셈이다. 통신망과 관제 플랫폼을 이미 갖고 있으니 칩과 단말만 붙이면 영상관제 사업 전체를 자사 인프라 위에 얹을 수 있다. 성제현 상무는 "이번 협약은 AI 반도체와 AI 엣지 기술, KT의 네트워크 및 AI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AI 영상분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고 말했다. KT는 앞으로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통·산업 안전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 확정된 것은 협약뿐이다. 장비 개발 일정과 투자 규모, 공급 물량, 출시 시점은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2026-07-31 16: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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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테크 승부수 띄운 코웨이, 안마‧스트레칭 더한 침대로 수면가전 확장
[경제일보] 최근 가전‧가구 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슬립테크(Sleep Tech)’다. 단순히 편안한 매트리스를 제공하던 전통적인 침대 시장은 인공지능(AI), 센서, 헬스케어 기술과 융합되며 개인 맞춤형 수면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 속에서 코웨이는 세상에 없던 혁신 신제품 2종을 연이어 선보이며 수면가전 시장 선점에 나섰다. 첨단 기술 기반의 수면 솔루션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코웨이는 침대가 잠을 자는 공간을 넘어 휴식과 회복이라는 궁극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슬립 및 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BEREX)’를 필두로, 안마와 스트레칭 기능을 더한 ‘비렉스 M시리즈 안마 매트리스 침대’와 ‘비렉스 R시리즈 스트레칭 모션베드’를 출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취침 전 피로 회복부터 깊은 숙면, 그리고 상쾌한 기상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원스톱 수면 솔루션을 구축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비렉스 M시리즈 안마 매트리스는 침대와 안마의자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안마의자에서 마사지를 받다가 잠을 자려면 침대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왔다. 비렉스 M시리즈는 이러한 일상의 불편함을 완전히 해소하며 누운 자리에서 마사지를 받고 그대로 깊은 잠에 드는 끊김 없는 수면 경험을 제공한다. 별도의 안마기기가 필요하지 않아 공간 효율성도 확보했다. 침대 내부에 탑재된 안마 모듈은 히든 구조로 설계되어, 마사지를 받을 때만 표면 위로 올라와 신체에 밀착된다. 평소에는 이질감이나 등 배김 없이 매트리스 본연의 안락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안마 모듈은 취향에 따라 강력한 주무름과 두드림 기능을 갖춘 ‘MM형’과 척추 라인을 따라 부드럽게 지압해주는 ‘MS형’ 중 선택 가능하다. 척추 길이와 굴곡을 자동 감지해 체형에 최적화된 맞춤 마사지를 제공하며, 부위별로 원하는 강도를 12단계 설정할 수 있다. 코웨이가 M시리즈와 함께 슬립테크 시장의 한 축으로 내세운 제품은 비렉스 R시리즈 스트레칭 모션베드다. 모션베드 본연의 세밀한 각도 조절 기능에 강력한 스트레칭 기술을 결합하여, 수면 전후 경직된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준다. 비렉스 R시리즈는 듀얼 스트레칭 셀을 통해 허리 부위를 14단계에 걸쳐 최대 약 700mm 높이까지 들어 올리며 척추와 허리 중심 근육을 시원하게 늘려준다. 15가지 자동 스트레칭 모드는 물론 부위, 횟수, 높이를 직접 조절하는 수동 모드도 지원한다. 또한 무중력, 상체올림, 하체올림 등 맞춤형 포지션 모드도 지원돼 TV 시청, 독서 등 편안한 자세로 휴식까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코웨이가 기존 가구 브랜드들이 주도하던 침대 시장의 판도를 기술 중심의 슬립테크 및 힐링케어 가전 영역으로 완전히 리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렌탈 가전 시장에서 쌓아온 케어 서비스 노하우와 안마의자의 원천 기술력이 침대라는 플랫폼 위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비렉스 M시리즈와 R시리즈는 단순한 침대를 넘어 숙면과 휴식, 회복까지 관리하는 새로운 수면 솔루션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중심 혁신을 바탕으로 슬립 및 힐링케어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프리미엄 수면가전 시장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7-31 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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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쟁 무대 바뀐다…데이터이쿠, 모델 넘어 데이터·거버넌스 플랫폼 강화
[경제일보]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도입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 운영 단계로 확대되면서 AI를 관리하고 성과를 검증하는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히 뛰어난 AI 모델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연결하고, AI 에이전트를 통제하며,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도록 운영하는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데이터이쿠가 5년 연속 글로벌 AI 플랫폼 리더로 선정되며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30일 데이터이쿠는 가트너가 발표한 '2026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데이터 사이언스 및 머신러닝 AI 플랫폼'에서 리더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데이터이쿠는 5년 연속 리더 자리를 유지했다. 데이터이쿠는 '비전의 완성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기업들이 AI 실험을 넘어 대규모 운영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들의 AI 전략은 단순한 생성형 AI 도입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챗봇이나 문서 작성 등 개별 업무 지원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사례가 늘면서 AI 활용 과정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다양한 AI 모델과 데이터 환경을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플랫폼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AI 모델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품질 관리, 모델 운영, 보안, 규제 대응, 성과 측정 등 AI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이쿠는 해당 시장 변화에 맞춰 데이터 준비부터 AI 모델 개발, 배포, 운영, 관리까지 하나의 환경에서 지원하는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존 업무 시스템 전반에서 AI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며, 데이터 분석가와 개발자, 현업 부서가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이쿠는 최근 AI 에이전트 확산에 대응해 관련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멀티플랫폼 환경에서 AI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성과를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이전트 매니지먼트', AI 기반 개발 과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검토할 수 있는 '코빌드', 거버넌스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리즈닝 시스템즈' 등을 제공하고 있다. AI 도입 이후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실제 성과 창출'이다.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지만, 조직 전체 업무 환경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는 데이터 접근성, 보안, 운영 관리, 성과 측정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모델 개발 경쟁에서 AI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AI 모델을 선택하는지뿐 아니라, 해당 AI가 실제 업무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체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데이터이쿠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가트너 피어 인사이트 기준 평균 5점 만점에 4.7점을 기록했으며, 리뷰 작성자의 98%가 플랫폼을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앞서 데이터이쿠는 지난달 열린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026'에서 스노우플레이크의 '2026 AI 플랫폼 올해의 제품 파트너'로 선정된 바 있다. 데이터이쿠는 스노우플레이크 AI 데이터 클라우드 환경에서 데이터 이동 없이 AI 모델과 에이전트, 워크플로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업들이 AI 프로젝트를 실제 운영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함께 AI 운영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 제조, 유통 등 산업 전반에서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도입이 확대되면서 기업 내부 데이터와 AI 시스템을 안전하게 연결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AI 활용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산업별 규제 대응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단순 AI 모델 도입보다 운영과 관리 역량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시장이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만드는 운영 경쟁으로 이동하면서 AI 플랫폼 기업들의 역할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데이터이쿠의 이번 가트너 리더 선정 역시 기업 AI 전환 과정에서 플랫폼과 거버넌스 역량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플로리안 두에토 데이터이쿠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기업 간 AI 경쟁력의 격차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격차는 어떤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AI가 실제 비즈니스 전반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접근성과 오케스트레이션, 거버넌스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갖추고 있는지가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30 17: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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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집 안으로…동서식품이 설계한 한국의 커피생활
[경제일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방식은 시대마다 달라졌다. 다방에서 주문하던 커피는 가정과 사무실에서 직접 타 마시는 인스턴트커피가 됐고, 커피와 설탕·크리머를 각각 덜어 넣던 과정은 한 봉의 커피믹스로 단순해졌다. 카페에서 마시던 아메리카노는 스틱형 인스턴트 원두커피로 옮겨왔고, 이제는 캡슐과 머신을 이용해 집에서도 추출 커피를 즐기는 시대가 열렸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동서식품이 있었다. 동서식품은 1968년 설립 이후 맥심과 맥심 모카골드, 카누를 차례로 내놓으며 소비자가 커피를 마시는 장소와 방식을 바꿔왔다. 새로운 음료 종류를 계속 추가하기보다 시대마다 달라진 커피 취향과 음용 방식을 더 간편한 제품으로 구현하는 전략이었다. 동서식품의 성장 DNA는 '일상화'와 '재설계'로 요약된다. 다방 중심이던 커피를 가정과 사무실로 가져왔고, 카페의 아메리카노를 스틱 한 봉에 담았다. 최근에는 카누 바리스타를 앞세워 캡슐과 머신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소비자가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까지 직접 설계하려 하고 있다. 다만 커피믹스로 구축한 시장 지배력이 다음 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국제 원두 가격과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도 커졌다. 머신을 보급한 뒤 캡슐의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홈카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동서식품의 새로운 시험대가 됐다. 카페를 나온 커피, 한 봉에 담기다 동서식품이 한국 커피시장에 미친 가장 큰 변화는 커피를 특별한 기호품에서 일상적인 음료로 바꾼 것이다. 인스턴트커피가 보급되기 전 커피는 주로 다방이나 음식점에서 누군가 타주는 음료였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직접 마시더라도 커피와 설탕, 크리머의 양을 각각 조절해야 했다. 동서식품은 이를 한 봉에 담아 물만 부으면 마실 수 있는 커피믹스 형태로 단순화했다. 커피믹스의 경쟁력은 세 가지 재료를 합친 데만 있지 않았다. 누가 어디서 타더라도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커피 한 잔의 제조법을 표준화했다. 소비자는 별도의 계량이나 기구 없이 컵과 뜨거운 물만으로 일정한 맛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1980년 출시된 맥심은 동서식품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후 맥심 모카골드는 달고 부드러운 맛을 앞세워 가정과 사무실, 식당과 사업장 등 생활 곳곳에 자리 잡았다. 커피믹스는 접객용 음료이자 식사 후의 습관, 잠깐의 휴식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정착했다. 동서식품은 성공한 제품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소비자 입맛과 음용 습관 변화에 맞춰 원두 배합과 향, 당도, 패키지를 조정하고 제품 용량과 구성을 세분화했다. 신제품을 빠르게 교체하기보다 장수 브랜드의 기본적인 맛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개선하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전략은 동서식품에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절대적인 입지를 안겼다. 맥심 모카골드를 앞세운 동서식품은 현재도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평가된다. 오랜 기간 축적한 브랜드 인지도와 전국 유통망, ‘커피믹스=맥심’이라는 소비자 인식은 경쟁사가 쉽게 넘보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됐다. 하지만 시장을 장악한 성공은 새로운 과제도 남겼다. 2010년대 이후 커피전문점이 일상화되고 소비자 취향이 믹스커피에서 아메리카노와 스페셜티 커피, 디카페인, 캡슐커피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국내 커피시장의 성장축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RTD 커피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까지 빠르게 성장하며 소비자의 선택지도 넓어졌다. 동서식품에는 견고한 커피믹스 시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장성이 높은 블랙커피와 홈카페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압도적인 1위라는 지위가 강점인 동시에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카페 한 잔을 스틱에 담다 2000년대 들어 커피전문점이 빠르게 늘면서 국내 커피 소비의 기준도 바뀌었다. 소비자들은 달고 부드러운 커피믹스뿐 아니라 원두의 향과 산미, 로스팅을 따지기 시작했다. 설탕과 크리머가 없는 블랙커피와 아메리카노가 대중화되면서 인스턴트커피는 저렴하지만 품질이 낮은 제품이라는 인식과도 맞서야 했다. 동서식품은 커피전문점 문화와 아메리카노 소비가 확산하던 2011년 인스턴트 원두커피 브랜드 ‘카누’를 출시했다. 기존 커피믹스가 커피와 설탕, 크리머를 한 봉에 담아 달고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면 카누는 설탕과 크리머를 빼고 원두커피의 맛과 향을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 파우더에 미세하게 분쇄한 원두를 배합해 뜨거운 물만 부어도 아메리카노에 가까운 맛을 내도록 설계했다. 카누는 커피전문점까지 이동해 주문하고 기다려야 했던 아메리카노를 사무실과 가정에서 스틱 한 봉으로 마실 수 있게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짧은 제조 시간, 휴대성을 앞세우면서도 기존 인스턴트커피와는 다른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브랜드 메시지는 카페에서 경험하던 커피와 휴식의 순간을 개인의 책상과 집 안으로 옮기겠다는 전략을 압축해 보여줬다. 카누의 의미는 새로운 브랜드 하나를 추가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커피믹스 중심이던 스틱커피 시장을 설탕과 크리머가 없는 블랙커피 영역으로 넓히고, 커피전문점으로 이동하던 일부 수요를 다시 가정용 인스턴트커피 시장으로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맥심 모카골드가 달고 부드러운 믹스커피 수요를 지키는 동안 카누는 아메리카노와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맡았다. 동서식품은 두 브랜드를 통해 서로 다른 취향과 음용 장면을 포괄하며 고객 기반을 넓혔다. 이후 카누는 디카페인과 라떼, 아이스, 프리미엄 제품에 이어 캡슐과 머신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다만 카누가 블랙커피와 라떼, 원두, 캡슐, 머신까지 아우르면서 브랜드의 역할도 복잡해졌다. 맥심과 카누의 소비층과 음용 장면을 구분하고, 카누 안에서도 스틱과 캡슐 제품의 차별성을 분명히 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제품군 확대가 브랜드 외연 확장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신규 수요와 재구매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해졌다. 커피가 아닌 경험을 팔다…홈카페의 시작 동서식품의 최근 변화는 캡슐커피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회사는 2023년 2월 카누 바리스타 전용 머신과 캡슐을 출시하며 캡슐커피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같은 해 원두커피와 에티오피아·콜롬비아·인도네시아 싱글오리진 캡슐을 추가했고, 2024년에는 소형 머신 ‘카누 바리스타 페블’을 출시했다. 타사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호환 캡슐도 내놓으며 전용 머신 구매자뿐 아니라 기존 캡슐커피 이용자까지 고객층을 넓혔다. 2025년에는 카누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열어 머신과 캡슐 판매 채널을 강화했다. 2026년 6월에는 아이스 커피 수요를 겨냥한 전용 캡슐 ‘카누 라이블리 브리즈’와 ‘카누 인피니트 피크’를 출시했다. 로스팅 강도와 디카페인, 싱글오리진, 라떼·아이스 전용 등 취향과 음용 상황에 맞춘 캡슐 제품군을 늘리며 홈카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카누 바리스타는 기존 스틱커피와 사업 구조가 다르다. 커피믹스와 카누 스틱은 컵과 뜨거운 물만 있으면 바로 마실 수 있어 개별 제품 판매가 곧 소비로 이어진다. 반면 캡슐커피는 소비자가 먼저 전용 머신이나 호환 기기를 갖춰야 한다. 초기 기기 구매라는 진입 장벽을 넘어야 캡슐의 반복 구매가 가능하다. 사업의 성패도 머신 판매량 자체보다 설치된 머신이 실제 캡슐 소비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소비자가 머신을 구매한 뒤 다양한 캡슐을 지속적으로 선택하도록 제품군과 유통 채널, 가격 경쟁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 전용 캡슐뿐 아니라 호환 캡슐까지 확대한 것도 머신 보급 속도의 한계를 보완하고 잠재 고객층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 봉의 커피를 반복 판매하던 사업에서 기기와 소모품, 브랜드 경험을 연결하는 사업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동서식품이 커피믹스에서 쌓은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캡슐 재구매로 옮길 수 있느냐가 카누 바리스타의 성장성을 가를 핵심 변수다. 매출 1조8000억원에도 커진 원가 압박 동서식품은 커피믹스와 카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감소했다. 그러나 외형 성장의 이면에서는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2025년 매출원가는 전년보다 9.3% 증가했고 매출원가율도 66%에서 71.4%로 높아졌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전년보다 21.4% 감소했다. 특히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가 큰 폭으로 줄면서 원가 상승에도 영업이익을 방어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가 부담의 중심에는 커피 원두와 환율이 있다. 커피 원두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만큼 국제 원두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면 매입 부담이 커진다. 제품 가격 인상으로 비용 일부를 반영할 수 있지만 잦은 가격 인상은 소비 위축이나 저가 제품으로의 이동을 불러올 수 있다. 국제 원두 가격은 2025년 높은 수준을 기록한 뒤 2026년 상반기에는 다소 진정됐다. 국제커피기구 종합 커피가격 지표는 2026년 1월 파운드당 296.89센트에서 6월 248.90센트로 낮아졌다. 다만 원두 매입과 재고 투입 사이에는 시차가 있어 국제 시세 하락이 곧바로 제조원가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용 절감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광고와 판촉을 지나치게 줄이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노출과 신제품 확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머신 보급과 캡슐 재구매를 동시에 늘려야 하는 카누 바리스타 사업은 초기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과 판매 채널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다. '한 봉의 성공' 다음 시대에도 이어질까 동서식품의 역사는 복잡한 커피 경험을 더 간편한 방식으로 바꿔온 과정이었다. 커피와 설탕, 크리머를 한 봉에 담았고 카페의 아메리카노를 스틱커피로 옮겼다. 이제는 머신과 캡슐을 통해 소비자가 집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까지 사업 영역에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 봉을 잘 만드는 능력과 기기·소모품 생태계를 운영하는 능력은 다르다. 커피믹스에서는 제품 자체의 맛과 유통망, 브랜드 인지도가 시장 지위를 결정했다면 캡슐커피에서는 머신 보급, 캡슐 호환성, 제품 다양성, 반복 구매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글로벌 브랜드와 기존 캡슐커피 사업자들이 자리 잡은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경쟁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존 사업의 기반도 지켜야 한다. 커피믹스는 여전히 동서식품의 핵심 시장이지만 젊은 소비자의 선택지는 원두커피와 캡슐, 저가 카페, RTD 음료 등으로 넓어졌다. 국제 원두 가격과 환율 변동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가격 인상과 비용 절감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관건은 맥심의 고객을 지키면서 카누가 새로운 소비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카누 바리스타 머신 구매자를 캡슐의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고, 전용 머신이 없는 소비자에게도 호환 캡슐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스틱커피와 캡슐커피 사이의 가격과 브랜드 역할을 분명히 해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지 않는 구조도 필요하다. 동서식품은 지난 반세기 동안 커피를 마시는 번거로움을 줄이며 성장했다. 하지만 다음 성장은 단순히 더 간편한 제품을 내놓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어떤 기기를 선택하고 어떤 캡슐을 반복 구매할지까지 설계해야 한다. 커피 한 봉으로 한국인의 일상을 바꿨던 동서식품이 머신과 캡슐의 시대에도 다시 소비 습관을 바꿀 수 있을지, 카누 바리스타는 그 가능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믹스와 카누, 카누 바리스타는 모두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거쳐 선보인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맛있는 커피를 누구나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7-30 16:5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