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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인 근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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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히자 매도인이 돈 빌려준다…고가주택 시장 번지는 '셀러 파이낸싱'
[경제일보] 은행 대출이 막히자 집을 파는 사람이 매수자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 고가 주택시장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 매도인 근저당 설정이 확인된 뒤 강남권과 한강변, 경기 남부 고가 단지에서도 비슷한 조건을 내건 매물이 주목받고 있다. 대출 규제로 부족해진 자금 조달분을 금융회사가 아니라 매도인이 메워주는 구조가 고가 주택 거래의 우회 통로로 활용되는 분위기다. 25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경기 남부 주요 주거지 일부 매물에는 매도인이 자금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조건이 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 81㎡ 매물은 호가 20억원에 ‘집주인 대출 6억원’을 내걸었다. 광진구 광장동 포제스한강 전용 168㎡ 매물은 54억원 호가와 함께 매도인 근저당 협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 달렸다. 수도권 선호 지역에서도 비슷한 문구가 등장했다. 수원 영통구 광교신도시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129㎡는 27억2500만원에 매도인 대출 가능 조건으로 등록됐다. 강남권 초고가 단지뿐 아니라 경기 남부 신흥 고가 주거지에서도 사적 금융 조건이 거래 유인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매도인 근저당 방식은 매매대금 일부를 매도인이 나중에 받거나 매수자에게 직접 빌려주는 구조다. 거래는 마무리하되 잔금 일부는 채권으로 남기고, 매도인은 해당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돈을 돌려받을 권리를 확보한다. 매수자는 부족한 현금을 채울 수 있고 매도자는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거래 방식이 주목 받은 배경에는 고가 주택 대출 규제와 최근 논란이 된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각이 있다. 현재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가격 구간에 따라 금융권 대출 한도가 크게 제한된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20억~50억원대 주택을 사려는 매수자에게는 은행 대출보다 현금 동원력이 더 중요한 시장이 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 대통령 부부는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성남 분당 양지마을 아파트를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틀 뒤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졌고 같은 날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도 설정됐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아파트 매도 계약에 대해 등기상 내용은 매수자 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세보다 낮은 29억원에 매매를 마쳤고 1주택자로서 매각 의무는 없지만 부동산 정상화 정책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남는다. 금융 규제는 가계부채 관리와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마련됐지만 매도인이 직접 자금을 대주면 제도권 대출 규제의 효과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 여력이 있는 매도자와 고가 주택 매수자 사이에서는 거래 우회로가 열리는 반면 일반 실수요자는 은행 대출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는 구조가 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이용자들은 대통령 사례를 계기로 매도인 근저당 거래가 가능한 방식으로 확인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반면 대출 규제의 취지를 약화시키는 우회 거래가 늘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매도인 금융은 대출 규제 강화 이후 고가 주택 거래가 어떤 방식으로 적응하는지를 보여준다. 은행 대출을 조여도 자금력 있는 거래 당사자는 다른 통로를 찾는다. 고가 주택시장에서 사적 금융이 확산될 경우 정부도 대출 규제의 실효성과 거래 형평성 문제를 함께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6-07-2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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