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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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 국방 AI '소버린' 전략 공개…공간지능·월드모델로 전장 AI 정조준
[경제일보] 네이버클라우드가 군이 인공지능(AI) 모델과 데이터를 직접 통제하면서 민간 AI 기술을 실제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방 소버린 AI' 전략을 내놨다. AI 인프라부터 모델·애플리케이션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폐쇄망 환경에서 군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현장에 인력을 투입해 AI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18일 네이버클라우드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각 군 관계자 등 5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 AI 전략 세미나'를 열고 국방 AI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군의 데이터와 AI 모델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을 중점으로 다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민간 AI 기술을 단순히 군에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군이 필요한 영역을 직접 선택하고 데이터를 AI 모델과 연결해 실제 임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 사업 총괄 전무는 국방 소버린 AI를 위해 민간 기술을 '결집·연결·실증·진화'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인프라와 모델, 애플리케이션 등 민간의 기술 역량을 결집하고 군의 폐쇄망 환경에서 데이터를 AI 모델과 연결한다. 이를 통해 군이 데이터와 모델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임무부터 단계적으로 실증한다는 방침이다. 현장 적용 과정에서는 FDE를 활용한다. FDE가 군 현장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면서 시스템을 운영하고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일회성 기술 공급이나 실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용 과정에서 AI를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위해 AI 인프라와 모델,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앞세운다. 기존 클라우드 사업에서 확보한 인프라 기술에 AI 모델과 서비스를 결합해 국방 분야의 AI 도입 초기 단계부터 실제 임무 적용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국방 AI가 실제 전장 환경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센서와 무기체계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하나의 상황으로 이해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위한 핵심 기술로 공간지능과 월드모델을 제시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은 자율 무기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센서와 플랫폼이 달라도 동일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공동 의미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간지능은 드론 영상과 각종 센서 정보를 3차원 공간으로 구조화해 AI가 주변 환경을 이해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월드모델은 지형·기상·레이더 등 전장 변수를 가상환경에 반영해 특정 행동에 따른 결과를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상황 이해부터 판단·행동·학습까지 AI의 지능화 과정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특정 AI 모델에 종속되는 방식이 아니라 군이 필요로 하는 지능을 직접 통제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술을 국방 분야로 빠르게 가져오기 위한 생태계 구축도 추진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군과 방산기업, 스타트업, 연구기관의 역량을 연결해 각 영역의 AI 기술을 국방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은 이날 세미나에서 민간의 혁신 기술을 군이 얼마나 빠르게 전력으로 전환하느냐가 국방 AX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이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군이 이를 신속하게 통합하는 '민간기술 우선' 원칙을 바탕으로 민군융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민간 AI 기술을 국방 현장에 적용하면서 실제 임무 수행에 필요한 데이터와 모델을 축적하고, FDE를 통한 지속적인 성능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단순한 AI 인프라 공급을 넘어 모델과 애플리케이션, 현장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국방 AI 시장에서 풀스택 사업자로 입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방 AI는 기술 도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군이 필요로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현장에서 검증해 전력화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기업의 역할은 전면에 나서기보다 군이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8 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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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K9에 '드론의 눈' 더한다…차륜형·AI MRO까지
[경제일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드론으로 표적을 찾고 K9 자주포가 타격하는 새로운 포병 운용개념을 공개했다. 드론 연계부터 차륜형 K9, 인공지능(AI) 기반 군수지원까지 기술 범위를 넓히면서 K9을 하나의 자주포를 넘어 포병체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K9 자주포 운용국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K9 유저클럽(K9 User Club)’이 2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타르투에서 개막했다. 올해 5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대한민국과 에스토니아, 폴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루마니아, 호주 등 7개 K9 운용국과 스페인·스웨덴 참관국 대표단 등 군·산업계 관계자 약 200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한화에어로는 이 자리에서 수직이착륙(VTOL) 방식의 ‘화력유도 드론(Fire-Guidance Drone)’을 K9 자주포와 연계해 운용하는 개념을 제시하여 큰 관심을 모았다. 드론이 공중에서 적을 탐지·추적해 좌표를 생성하면 중간의 전투지휘체계를 거쳐 K9에게 전달된다. 탄착지점 관측부터 피해평가까지 아우르는 이번 기술은 실제 타격하기까지 걸리는 ‘센서 투 슈터(Sensor-to-Shooter)’ 시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이동표적과 긴급표적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현재는 개발이 완료된 기술이 아니라 K9과 드론을 연계하는 운용개념을 제시한 단계”라며 “구체적인 적용 모델이나 개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K9에서 축적한 기술의 적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최근 미 육군 기동전술화포(MTC) 사업에 진출한 차륜형 자주포 ‘K9MH(Mobile Howitzer)’가 소개됐다. K9MH는 완전 자동화 포탑을 차륜형 플랫폼에 결합한 모델로 성능검증 평가에서 1분 이내 9발을 자동 발사하는 능력을 선보였다.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미 육군과 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12문에 대한 옵션도 확보했다. 기존 궤도형 K9에 집중됐던 사업 영역을 차륜형으로 넓혀 각국의 작전환경과 기동성 요구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는 K9에서 검증한 화력과 자동화 기술을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해 자주포 시장에서 선택지를 넓힐 계획이다. K9의 판매 이후를 책임지는 유지·보수·정비(MRO) 체계에도 디지털 전환을 적용한다. 한화에어로가 개발한 ‘TOMMS Sustainment Portal(TSP)’은 기존 이메일과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부품 견적 요청부터 발주·배송 정보까지 하나의 시스템에서 관리한다. 약 700~800종의 주요 부품을 디지털 카탈로그화했으며 향후 AI와 운용 데이터를 활용해 필요한 부품의 수요를 사전에 예측하는 체계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폴란드에 구축하는 부품창고와 TSP도 연결한다. 유럽에 배치된 K9이 늘어난 만큼 현지에서 부품을 빠르게 공급해 가동률을 끌어올리려는 취지다. K9 사업이 완성품 공급을 넘어 부품·정비와 성능개량 등 무기체계의 전 수명주기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K9을 통해 구축한 운용국 협력체계는 다연장로켓 천무로도 확대된다. 한화에어로는 이번 K9 유저클럽의 부대 행사로 한국과 폴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관계자 약 40명이 참여하는 ‘천무 유저 워크숍’을 열었다. 각국의 전력화와 운용·정비, 교육훈련 경험 등을 공유하고 내년 대한민국에서 첫 공식 ‘천무 유저클럽’을 개최할 계획이다. 배진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MRO사업부장은 “운용국들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고 디지털·AI 기반 군수지원 혁신을 통해 전 수명주기에 걸쳐 K9의 운용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9-03 10: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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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K9, 스페인 뚫었다…서유럽 첫 진출
[경제일보] 동유럽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혀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서유럽에 처음 진입했다. 이번 스페인 사업은 국내에서 생산한 완성품을 공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현지 업체가 K9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국형 자주포를 개발·생산하는 구조다. 유럽 방산시장에서 현지 생산과 기술주권 요구가 강해지면서 K9의 수출 전략도 ‘제품 판매’에서 ‘플랫폼·기술 협력’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스페인 방산기업 인드라 시스테마스와 K9 자주포 등의 수출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과 물량, 기간 등은 상대방의 비밀유지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앞선 기본계약 공시를 기준으로 계약 규모는 66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계약은 지난 3월 양사가 체결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월 최근 매출액의 2.5% 이상에 해당하는 상품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지만 계약 상대방과 사업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실행계약을 통해 당시 계약이 스페인 K9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스페인 육군은 노후 포병 전력을 교체하기 위한 대규모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인드라가 협력하는 분야는 궤도형 자주포 체계다. 인드라가 지난 3월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K9 계열 플랫폼을 기반으로 궤도형 자주포 128문과 탄약보급차량 120대, 지휘통제차량 11대, 구난차량 21대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에서 생산한 K9 완성품을 그대로 공급하는 기존 수출 방식과 차이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플랫폼과 관련 기술을 제공하면 인드라가 스페인 육군 요구에 맞춰 현지형 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한다. 인드라는 스페인에서 차량 차체를 생산하고 미션시스템과 360도 상황인식 체계, 전장관리체계(BMS), 통신시스템 등을 탑재할 예정이다. K9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페인형 차체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설계 권한도 확보한다. 이를 위해 히혼 공장 등에 1억3000만 유로를 투자하고 직접고용 500명과 간접·유발고용 1000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사업 방식은 유럽 방산시장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국방비 확대와 함께 역내 방산 공급망 구축을 강조하면서 가격과 납기뿐 아니라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현지 업체 참여가 수주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EU의 방위산업 지원책 SAFE도 공동조달 제품의 부품 비용 가운데 EU와 우크라이나, 유럽경제지역(EEA)·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밖에서 발생하는 비중을 35%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으로 K9의 유럽 시장도 한 단계 넓혔다. 2001년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등 동·북유럽을 중심으로 구축했던 시장이 스페인까지 확대됐다. 단순히 수출국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현지 업체의 설계·생산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럽 시장 공략 모델도 다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스페인 진출을 계기로 K9의 추가 수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폴란드 등에서 후속 사업이 거론되는 가운데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공략할 수 있는 전체 시장(TAM) 확대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K-방산 베스트셀러에 기반한 기존 대형 수주 파이프라인도 꾸준한 상황”이라고 했다.
2026-09-01 10: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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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환수, 정치 일정 아닌 군사적 준비가 기준돼야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의 임기 내 환수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을지 국무회의에서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독자적인 국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전작권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 사업에 속도를 내고 미래 전장에 맞는 통합 지휘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전작권 환수는 언젠가 완성해야 할 과제다. 자국 군대의 전시 작전을 자국이 주도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자연스러운 방향이다. 한미동맹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군이 한반도 방위를 주도할 능력을 갖추는 것 역시 바람직하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대통령 임기가 아니다. 실제 전쟁이 발생했을 때 한국군이 연합전력을 지휘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어야 한다. 현재 한미가 추진하는 전작권 전환도 원칙적으로는 '시기'가 아니라 '조건'에 기반한다. 이재명 정부 역시 임기인 2030년까지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한미가 합의한 군사적 능력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미국 측도 전작권 전환은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렇다면 정부가 먼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날짜가 아니라 준비 수준이다. 첫째는 정보·감시·정찰 능력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와 핵 위협을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가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한다. 위성과 정찰기, 무인기, 각종 감시체계에서 미국의 정보자산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면 한국군이 전시 지휘를 주도하더라도 실질적인 작전 자율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둘째는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이다. 북한은 핵전력을 계속 확대하고 탄도미사일 능력도 고도화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하려면 탐지와 요격, 지휘통제, 정밀타격까지 연결되는 대응체계가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 전환 일정에 맞추느라 검증 기준을 낮추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셋째는 연합지휘 능력이다. 전작권 환수는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한미동맹이 끝난다는 뜻이 아니다. 전환 이후에도 한미연합방위체제는 유지된다. 오히려 한국군 장성이 연합전력을 실질적으로 지휘해야 하는 만큼 육·해·공군은 물론 우주와 사이버 영역까지 통합적으로 운용할 역량이 중요하다. 이 대통령이 통합작전 역량을 갖춘 지휘관 육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넷째는 독자적인 군사기술과 방위산업 역량이다. 핵추진 잠수함이나 정찰위성, 미사일방어체계 같은 전략자산은 단기간에 확보할 수 없다.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끝날 문제도 아니다. 핵심 기술과 운영 인력, 유지·정비 체계를 오랜 기간 축적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전작권 환수를 '자주 대 동맹'의 구도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한국의 독자적인 방위 능력이 강해질수록 동맹에서 한국의 역할과 협상력도 커진다. 이 대통령 역시 강한 동맹과 독자적 국방 역량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최근 한미동맹을 둘러싼 환경 변화는 전작권 문제를 더욱 신중하게 다룰 것을 요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줄이라고 지시했다. 훈련 비용과 함께 한국이 이란 비핵화 동참 요청에 응하지 않은 점도 이유로 들었다. UFS 훈련도 이미 야외기동훈련 건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규모가 조정됐다.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는 시기에 연합훈련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군의 연합지휘 능력을 검증할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 실제 한미 연합훈련은 전작권 전환 준비와 군사능력 검증을 지원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활용돼왔다. 올해 봄 실시된 프리덤실드 훈련에서도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 준비를 주요 훈련 목적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이 때문에 한미훈련 축소와 전작권 조기 전환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에는 더욱 정교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야외기동훈련 규모가 줄어든다면 지휘소훈련과 시뮬레이션, 다영역 작전 훈련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실전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 검증 역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완화해서는 안 된다. 대북 대화와 긴장 완화도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낮추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계속 강화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군사적 대비태세를 먼저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평화를 만들 수는 없다. 평화정책과 국방태세는 함께 가야 한다. 대화를 추진할수록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한 군사적 능력은 더 탄탄해야 한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정치적 성과로 만들려는 유혹부터 경계해야 한다. 어느 정부가 전작권을 가져왔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뒤 대한민국의 안보가 더 강해졌느냐다. 임기 내 환수를 위해 조건을 서두르거나 평가 기준을 낮춘다면 자주국방의 취지 자체가 훼손된다. 반대로 능력이 충분히 갖춰졌는데도 정치적 부담 때문에 전환을 계속 미루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객관적인 검증이다.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이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 부족한 분야는 무엇인지, 언제까지 보완할 수 있는지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선언이 아니라 실력의 문제다. 지휘권을 넘겨받는 순간부터 한국군은 전시에 한미 연합전력을 주도할 책임을 진다. 그 책임을 감당할 정보력과 무기체계, 지휘능력과 인재부터 갖춰야 한다.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갖춘 상태에서 동맹과 협력하는 것이 자주국방의 본뜻이다. 정부는 임기 내 환수라는 시간표보다 '준비가 끝나면 전환한다'는 원칙을 앞세워야 한다. 전작권은 정치 일정에 맞춰 가져오는 상징물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립을 책임질 군사 지휘권이다. 준비된 자주국방이 먼저고, 전환의 날짜는 그다음이다.
2026-08-19 11: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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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방산·조선 3형제, 영업익 '1조 시대'…고선가 선박·K방산 쌍끌이
[경제일보] 한화그룹의 방산·조선 사업이 고선가 선박과 무기 수출을 앞세워 동반 성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고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도 큰 폭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이익이 상선과 지상방산에 집중된 만큼 특수선과 항공우주, 미국 현지 사업을 다음 수익원으로 키워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7일과 28일, 31일 차례로 올해 2분기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매출 5조4432억원과 영업이익 7361억원, 한화시스템은 매출 1조1176억원과 영업이익 1037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매출은 9조2929억원, 영업이익은 1조3655억원이었다. 상선·방산 쌍끌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47%, 59% 증가했다. 사업별 영업이익은 한화오션 7361억원, 지상방산 5330억원, 한화시스템 1037억원, 항공우주 370억원이었다. 기타·연결조정에서는 4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화오션과 지상방산이 연결 영업이익의 약 93%를 책임진 구조다. 지상방산 부문은 매출 2조1075억원, 영업이익 533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천호·천검과 폴란드·이집트·중동 수출이 실적을 받쳤다. 영업이익률은 25.3%였다. 회사는 올해 K9 30문 이상과 천무 40대 이상을 인도한다는 계획을 유지했다. 2분기 폴란드 K9은 보수 품목 위주였지만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인도가 시작되고 이집트와 호주 물량도 더해질 전망이다. 수주잔고는 38조3000억원으로 3년 이상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다. 수출 비중은 75%다. 폴란드가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핀란드 K9과 에스토니아 천무 등 계약이 추가되며 지역은 북유럽과 중동, 호주로 넓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5%, 영업이익은 98% 증가했다. 상선 부문은 매출 3조2397억원과 영업이익 7356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22.7%로 사실상 전사 이익의 대부분을 LNG운반선 등 고수익 상선이 만들었다. 한화오션은 이번 실적을 단순한 업황 반등보다 2024년 이후 수주한 고수익 프로젝트의 건조 확대와 생산 경쟁력 개선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고선가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지속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너지플랜트는 인도 기준 프로젝트의 누적 매출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매출이 2조679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2억원에 그쳤다. 회사는 하반기 신규 프로젝트 착수와 조기 인도, 발주처 협의를 통한 추가 수익 확보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수선은 매출 3272억원을 기록했지만 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KDDX에서는 전투 성능뿐 아니라 승조원 생활 환경 개선도 설계 과제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현재 건조 중인 함정에 편의성 개선 항목을 적용하고 KDDX에도 새로운 거주 개념을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현지 생산거점을 넘어 한미 조선 협력의 기반으로 활용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단순 기술 협력이나 프로젝트 단위 참여를 넘어 미국 내 생산거점을 통해 기술과 생산 역량을 현지에 이식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방산전자의 약진…현지화, 다음 승부처 한화시스템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5%, 영업이익은 219% 증가했다. 방산 부문은 매출 7006억원과 영업이익 1037억원을 기록했다. 폴란드 K2 전차 조준경·사격통제장치, 중동 천궁-Ⅱ 다기능레이다, 울산급 배치-Ⅲ 함정전투체계와 KF-21 AESA 레이다 양산이 실적을 이끌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레이더와 전투체계는 무기체계의 눈과 뇌에 해당하는 핵심 시스템”이라며 “방산과 ICT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지상·해양·공중은 물론 우주와 사이버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ICT 부문은 매출 1873억원과 영업이익 208억원을 냈다. 반면 필리조선소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에서는 20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손실은 1분기 481억원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화시스템은 필리조선소의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구축을 맡아 현지 업무와 자원 관리 체계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항공우주 부문도 매출 7600억원과 영업이익 3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군수 물량 증가와 GTF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 손실 축소가 영향을 줬다. 한화그룹은 K9·천무 등 육상 무기와 한화시스템의 레이더·전투체계,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역량을 묶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호주에서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미국 차세대 자주포와 장약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방공무기 수요가 커졌지만 지정학적 긴장으로 행정 절차와 계약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대전사업장 조업 중단에 따른 일부 매출 이연 가능성도 하반기 변수다.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도 관리 대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말 연결 차입금은 15조4448억원, 순차입금은 6조212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25%, 38% 늘었다. 결국 2분기 성적표는 고선가 상선과 K방산의 쌍끌이로 요약된다. 다음 관건은 현재의 수출 호황을 현지 생산과 후속 계약으로 이어가고 필리조선소와 항공엔진, 특수선에 투입한 비용을 안정적인 이익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2026-07-31 17: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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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코드 섬유 기술로 세계 1위…HS효성,미래소재로 확장
[경제일보] 자동차에는 수많은 기업의 기술이 집약돼 있다. 차체와 엔진, 배터리처럼 눈에 보이는 부품이 주목받지만, 자동차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떠받치는 핵심 소재는 대부분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하는 타이어코드와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 원단 등이 대표적이다. HS효성은 이처럼 완제품 뒤에 가려진 소재를 세계 1위 사업으로 키워왔다. PET 타이어코드와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 원단을 기반으로 자동차 내장재와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혔다. 완제품 제조사가 쉽게 교체하기 어려운 핵심 소재 공급자로 자리 잡는 것이 HS효성이 계승한 효성의 성장 방식이다. HS효성은 2024년 7월 효성그룹의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창립 2주년을 맞아 그룹의 핵심 경영 키워드로 ‘헤리티지 DNA’를 제시했다. 효성이 60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 고객 신뢰를 계승해 미래 시장에서도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보이지 않는 소재, 세계 1위 장벽 HS효성의 산업적 뿌리는 타이어코드다. 타이어코드는 고무 내부에서 골격 역할을 하며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하고, 주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과 하중을 견디게 하는 핵심 보강재다. 자동차 안전과 직결되는 소재인 만큼 신규 업체가 개발한 제품이 곧바로 공급되기는 어렵다. 타이어 제조사의 품질 검사를 거쳐 실제 납품에 이르기까지 통상 2~3년의 테스트가 필요하다. HS효성첨단소재가 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20년 넘게 세계 1위를 유지해온 배경에도 이 같은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 회사는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타이어코드의 원재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전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강도와 수축률, 내열성 등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성을 구현하려면 원사 생산부터 연사와 제직, 열처리에 이르는 전체 공정을 정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축적된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사별 요구에 맞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효성은 1968년 울산공장에서 타이어코드지 생산을 시작했고, 1978년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지 공업화에 성공했다. 이후 글로벌 타이어 업체와 장기 공급 관계를 확대하는 한편 베트남과 중국, 미국 등에 생산기지와 현지 창고를 구축했다. 고객사 인근에서 제품을 공급해 납기 대응력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사와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차세대 타이어의 규격과 성능에 맞춘 소재를 함께 개발하는 점도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장기간의 품질 인증과 전 공정 기술, 글로벌 생산망, 공동개발 체계가 결합하면서 고객사가 단기간에 공급처를 교체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 HS효성첨단소재는 올해 4월 추진하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매각도 철회했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공급망 안정성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스틸코드는 타이어 내부에서 하중을 지지하는 강선 소재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차량 중량이 무거워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HS효성은 국제 정세 불안과 유가 상승, 전기차 수요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스틸코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에어백과 자동차 인테리어, 탄소섬유·아라미드 사업에서 나타난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 흐름도 매각 철회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번 결정은 단기적인 투자재원 확보보다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비드와이어를 함께 공급하는 종합 타이어보강재 체제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둔 선택으로 풀이된다. 기존 고객 관계와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헤리티지 DNA, 미래소재로 확장 HS효성은 타이어코드에서 축적한 산업용 섬유 기술을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로 확장하고 있다.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과 아라미드 브랜드 ‘알켁스’를 앞세워 수소에너지와 전력, 우주항공, 방산 시장을 공략한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높아 수소 고압용기와 항공·우주 분야 등에 활용된다. 아라미드는 내열성과 인장강도가 뛰어나 방탄 장비와 광케이블, 산업용 호스, 고성능 타이어 보강재 등에 사용된다. HS효성 관계자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는 항공기 동체와 우주발사체, 방산 소재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탄소섬유는 항공기와 무기체계의 경량화에, 아라미드는 방탄 장비와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등에 적용되고 있다. 다만 미래소재 사업은 생산능력 확대만으로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와 가격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설비 가동률과 판매가격을 동시에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HS효성은 수소 고압용기와 전력망, 드론, 항공우주, 방산 등 성능과 인증이 중시되는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판매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고객사의 제품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장기 공급자로 자리 잡은 타이어코드 사업의 성공 방식을 미래소재 분야에도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항공우주와 방산 분야의 긴 인증 기간은 변수다. 소재의 기술적 적용 가능성을 실제 양산 공급과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미래소재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재무 부담을 관리하고 신사업의 수익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HS효성은 AI·데이터 인프라 기업인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토리지와 서버,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플랫폼 등을 공급한다. 소재 제조와 AI 기술을 결합할 경우 생산공정 최적화와 품질 관리, 예측정비, 공급망 관리 등에서 협업 여지가 크다. 다만 현재까지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HS효성첨단소재가 협업을 통해 직접적인 사업 성과를 창출한 사례는 뚜렷하지 않다. AI 사업은 아직 소재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수단이라기보다 앞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할 영역에 가깝다. 계열사 간 협업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신규 고객 확보로 이어져야 그룹 포트폴리오의 시너지 역시 구체적으로 확인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HS효성은 출범 3년 차의 신생 그룹이지만 산업적 뿌리는 효성이 60년간 축적한 소재 기술과 고객 신뢰에 닿아 있다”며 “‘헤리티지 DNA’는 과거의 유산을 미래 사업의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이어 “타이어 속 실 한 가닥을 세계 1위 사업으로 키운 경험은 HS효성의 분명한 자산”이라며 “타이어코드에서 구축한 초격차를 미래 시장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가 출범 3년 차 HS효성의 다음 성장을 가를 분기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3 09: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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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탄약사업 매각설 일단락…류진 "한화에 지금은 안 판다"
[경제일보] 풍산 탄약사업 매각 검토는 실제로 진행됐지만 최종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방산사업의 시장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매각 가능성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풍산은 현재 탄약사업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 검토 과정은 풍산이 높은 수익성을 가진 방산부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향후 사업구조를 어떤 방향으로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제주 기자간담회에서 “방산이 잘 되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가치가 있을까 궁금해서 매각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지만, 지금은 안 팔기로 했다”고 했다. 지난 4월 풍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매각·인수 검토 중단을 공시한 데 이어 류 회장이 직접 거래 종료를 재확인한 것이다. 매각 대상은 풍산 전체가 아니라 탄약 제조사업을 중심으로 한 방산부문이었다. 4월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풍산 탄약사업 인수를 위한 비공개 입찰에 참여해 최종제안서를 냈다는 보도가 나왔고, 풍산은 사업구조 개편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같은 달 9일 한화는 인수 검토 중단을, 풍산은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성사됐다면 국내 방산업계 판도를 바꿀 사안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등 화력체계를 수출하고 있고, 풍산은 소구경탄부터 155㎜ 대구경탄까지 생산한다. 시장에서는 한화가 탄약사업을 확보하면 무기체계와 탄약을 묶은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거론된 매각가격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다만 가격과 거래 구조는 업계 추산으로, 양사가 공식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풍산이 매각을 접은 배경으로는 방산부문의 높은 수익성이 꼽힌다. 풍산의 2025년 연결 매출은 5조485억원이며, 방산부문 매출은 1조3115억원으로 약 26%를 차지했다. 반면 법인세비용차감전이익은 방산이 2108억원으로 신동부문 217억원의 약 10배였다. 방산은 매출 규모보다 수익 기여도가 높은 핵심 사업이다. 글로벌 탄약 수요 증가도 사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은 155㎜ 포탄 부족을 겪었고, 각국은 탄약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탄약 생산기반은 단순 제조시설을 넘어 전략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 회장 설명도 자금 확보 목적의 매각과는 거리가 있다. 방산사업의 시장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취지다. 그는 방산 수익을 부산 부지 개발과 골프장·호텔 등 신사업에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방산사업을 활용한 자산 재배치가 주주가치를 높이는지는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투자 규모와 예상 수익률, 자금 회수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풍산의 사업구조 개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방산부문 물적분할을 추진했다가 소액주주 반발로 철회했다. 이번 매각 검토까지 핵심 방산사업을 분리하려는 구상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논란은 남아 있다. 승계 문제와 방산 규제를 매각 배경으로 연결하는 해석도 있었지만, 풍산이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였다. 매각 검토 과정과 중단 배경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류 회장의 “안 판다”는 발언으로 한화와의 거래 가능성은 일단락 됐지만, 풍산 방산사업의 향후 운영 방향과 재투자 계획,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설명 과제는 남아 있다.
2026-07-20 16: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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