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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엘지, 라면 물 줘"…LG전자, AI 냉동얼음정수기 출시
[경제일보] LG전자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냉동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며 AI홈 가전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음성 명령만으로 물과 얼음을 출수하는 것은 물론 가전 제어와 생활 정보 제공까지 가능한 AI홈 허브 기능을 앞세워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AI 기능을 강화한 'LG 퓨리케어 AI 냉동얼음정수기'를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신제품은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물과 얼음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용자는 "하이 엘지"를 호출한 뒤 "차가운 물 200밀리리터 줘", "얼음 한 컵 줘" 등 자연어 명령만으로 원하는 양과 종류의 물을 받을 수 있다. 출수 중 "스톱"이라고 말하면 즉시 작동을 멈춰 물이 넘치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다. 제품은 사용자의 생활 습관을 학습하는 AI 기능도 적용했다. 'AI 맞춤 출수' 기능은 약 4주간의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자주 사용하는 물 온도와 출수량을 학습한 뒤 개인별 맞춤 출수 옵션을 최대 3가지까지 추천한다. '레시피' 기능도 새롭게 탑재됐다. 커피믹스와 원두커피, 녹차, 홍차, 캐모마일, 루이보스, 페퍼민트, 보리차, 라면, 분유 등 10가지 메뉴에 맞춰 적정 온도와 용량의 물을 자동으로 제공한다. 사용자가 "라면 2개 끓일 물 받아줘" 또는 "녹차 한 잔 준비해줘"와 같이 말하면 별도 설정 없이 최적의 출수 조건을 적용한다. 이번 신제품은 AI홈 허브 역할도 수행한다. 음성 명령을 통해 LG 씽큐(ThinQ)에 연결된 세탁기와 건조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가전을 제어할 수 있으며 "세탁기 몇 분 남았어", "에어컨 켜줘" 등 생활 밀착형 기능을 지원한다.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주요 뉴스와 날씨 등 생활 정보도 제공한다. LG전자는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연동 가능한 가전제품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위생 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올 퓨리(All Puri)' 필터 시스템은 중금속 9종과 노로바이러스를 제거하며, 직수관은 주 1회 자동 고온 살균 기능을 지원한다. 출수구와 얼음 토출구에는 UV nano 자동 살균 기능을 적용해 위생성을 높였다. 사용 편의성도 개선했다. 컵 인지 센서를 적용해 컵이 없는 상태에서는 음성 명령을 내려도 물이나 얼음이 나오지 않도록 했으며, 전면 디스플레이는 기존 4.3인치에서 6.8인치로 확대해 주요 기능과 날씨, 에너지 사용 정보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구독 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 6년 계약 기준으로 케어 매니저가 6개월마다 방문하는 구독 상품의 월 이용료는 5만3900원이다. 구독 고객에게는 필터 교체와 직수관·출수구 살균, 얼음 보관실 관리, 무상 A/S 등 정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AI 기술이 냉장고와 세탁기 중심에서 정수기 등 생활가전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음성 인식과 개인 맞춤형 기능을 앞세운 AI 가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한 제품 기능을 넘어 AI 플랫폼과 연계한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AI홈 플랫폼 씽큐를 중심으로 생활가전 간 연결성을 확대하고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를 지속 강화해 AI 가전 생태계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재일 LG전자 HS사업본부 키친솔루션사업부장은 "주거 공간과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정수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AI를 기반으로 더욱 편리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AI 맞춤 출수 기능은 제품 전체의 사용 패턴을 학습해 자주 사용하는 물의 온도와 출수량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며 "다만 가족 구성원별로 '아빠 물', '엄마 물'처럼 자주 사용하는 출수 설정을 별도로 등록할 수 있어 음성으로 호출하면 각자 설정한 조건에 맞춰 물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시피 기능은 특정 문구를 외워 말해야 하는 방식이 아니라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자연어 인식을 적용해 '라면 2개 끓일 물 받아줘'처럼 다양한 표현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며 "또 컵 인지 센서는 컵이나 그릇이 출수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감지하는 방식이어서 재질이나 크기와 관계없이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해 음성 출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작동과 물 넘침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2026-07-16 13: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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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는 한 달이면 정한다는데…반도체 공장은 언제 돌아가나
[경제일보] 정부가 반도체 첨단산업단지 지정 요청이 들어오면 한 달 안에 후보지를 정하기로 했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기업 투자 일정에 맞춰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전체 조성 일정도 당초 2047년에서 2040년으로 최대 7년 앞당길 방침이다. 그러나 후보지 지정은 공장이 가동되기까지 거쳐야 할 긴 절차의 출발점일 뿐이다. 반도체 산업은 시간 싸움이다. 미국과 일본, 대만은 생산시설을 자국에 끌어들이기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앞세우고 있다. 기술이 있어도 공장 건설과 양산이 늦어지면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다. 기업의 투자를 느린 행정절차가 붙잡아서는 안 된다는 정부의 문제의식은 타당하다. 문제는 정부가 내세운 ‘한 달’이 전체 산단 조성기간 가운데 극히 일부라는 점이다. 후보지 선정 이후 산업단지계획 수립과 관계기관 협의, 주민 의견 수렴,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 이주대책, 부지 조성공사가 이어진다. 전력과 용수, 도로와 철도까지 제때 갖춰져야 생산라인을 돌릴 수 있다. 후보지를 빨리 정해도 나머지 절차가 뒤따르지 못하면 기업이 체감하는 투자 시계는 달라지지 않는다. 산업단지 인허가를 줄이기 위한 제도도 이미 있다.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 특례법은 관계기관 협의를 동시에 진행하고 일정한 기간 안에 의견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다시 패스트트랙을 꺼내 들었다면 기존 제도가 현장에서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은 원인부터 밝혀야 한다. 법을 하나 더 만들고 전담 조직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처 간 이견과 주민 갈등을 해소하기 어렵다. 용인 국가산단은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정부는 2023년 3월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를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했고 2024년 12월 산업단지계획을 승인했다. 후보지 선정에서 산단 승인까지 1년9개월이 걸렸다. 통상적인 국가산단 사업과 비교하면 빠른 편이지만 정작 사업 현장에서는 토지보상이 다음 관문으로 남아 있다. 용인 국가산단 예정지 727만4000㎡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토지 보상 협의가 끝난 면적은 274만1000㎡로 37.7% 수준이다. 상당수 토지 소유자가 보상액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수용재결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연내 보상을 마무리한 뒤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보상과 이주가 계획대로 끝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사업기간을 줄인다는 이유로 보상과 주민 의견 수렴을 형식적으로 처리해서도 안 된다. 보상 기준과 이주대책을 둘러싼 갈등이 길어지면 공사 지연과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민을 설득하는 데 드는 시간을 행정 낭비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사업기간을 줄이기 위한 과정으로 봐야 한다. 초기 단계부터 보상 기준과 생활대책을 공개하고 이견을 조정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빠르다. 토지보상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는 전력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장기적으로 10GW가 넘는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발전소와 변전소를 산단 안에 짓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외부 전력을 끌어오기 위한 장거리 송전망도 새로 설치해야 한다. 송전선로의 노선 선정과 부지 확보, 환경 검토, 주민 협의를 감안하면 산단 승인과는 다른 차원의 난제다. 산단 부지 조성만 7년 앞당기고 송전망이 뒤따르지 못하면 공장 가동 시점은 앞당겨지지 않는다. 어느 지역에서 전기를 가져오고 송전선로가 어느 지방자치단체를 지나며 변전소를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가 먼저 확정돼야 한다. 첫 번째 생산라인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언제부터 공급할 수 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용수 문제도 다르지 않다. 정부가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통합용수공급 사업은 하루 107만2000t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대형 사업이다. 팔당댐에서 용인까지 46.9㎞에 이르는 전용 관로와 가압시설을 새로 설치해야 하고 사업비도 2조원을 웃돈다. 1단계 용수 공급 목표 시점은 2031년이다. 용인 국가산단과 인근 일반산단의 전체 용수 수요는 하루 약 133만t으로 예상된다. 기존 댐의 여유 물량만으로는 부족해 하수 재이용수와 발전용 댐의 물까지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물을 확보하는 것과 수십㎞의 관로를 제때 설치하는 일은 별개 문제다. 관로가 지나는 지역과의 협의가 늦어지면 공장 완공 이후에도 용수 공급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용인 국가산단의 최종 완공 시점을 204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에 중요한 시점은 마지막 공장이 들어서는 2040년이 아니라 첫 번째 생산라인을 언제 착공하고 가동할 수 있느냐다. 첫 팹에 필요한 토지를 언제 넘기고 공사용 도로를 언제 개통하며 전력과 용수를 어느 시점부터 얼마나 공급할 것인지가 투자 판단을 좌우한다. 배후 교통망도 산단 공사와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동 공공주택지구 인허가를 내년 초까지 마치고 국도 45호선 확장사업도 오는 8월 발주할 계획이다. 주택과 도로 건설이 산단보다 늦으면 출퇴근 혼잡과 주거난이 불가피하다. 공장만 먼저 지어 놓고 근로자에게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하라고 할 수는 없다. 호남권에 새로 조성하겠다는 반도체 국가산단은 용인보다 불확실성이 더 크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팹 4기가 들어서는 국가산단과 연구·창업·주거 기능을 갖춘 첨단도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기업 투자 규모로 800조원을 제시했지만 투자 주체와 투자 시기, 공장별 착공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산단 부지로 거론된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는 군공항 이전과 종전부지 개발, 재원 조달 문제가 먼저 풀려야 한다. 군공항 이전이 늦어지면 산단 부지 확보도 늦어진다. 후보지 지정만 한 달 안에 마치겠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군공항 이전부터 토지 인도와 산단 조성, 기반시설 공급까지 하나의 일정으로 관리해야 한다. 정부가 내세운 ‘출퇴근 30분, 수출입 물류 1시간’이라는 목표도 구체성이 부족하다. 도로와 철도의 노선, 사업비, 착공과 개통 시점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무안국제공항의 기반시설과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어떤 물류를 얼마나 처리할 것인지가 나와야 한다. 반도체 물류에 필요한 보안과 온습도 관리, 신속한 통관 체계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도 설명해야 한다. 산업단지 조성기간을 줄이는 방법이 환경영향평가를 건너뛰거나 주민 권리를 축소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개발계획 수립과 환경조사, 기반시설 설계를 사업 초기부터 동시에 진행하고 부처 간 이견을 신속히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계부처 회의를 여는 방식으로는 기업 시간표를 맞출 수 없다. 단계별 책임 기관과 최종 결정권자를 정해 둬야 한다. 정부가 내놓아야 할 것은 ‘한 달 안에 후보지 지정’이라는 숫자보다 공장 가동일까지 이어지는 전체 공정표다. 후보지 선정과 산단 승인, 토지보상, 부지 조성, 송전망과 용수관로, 도로와 철도 건설을 하나의 일정표에 담아야 한다. 각 단계의 완료 시점과 책임 부처를 공개하고 일정이 늦어질 경우의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 공장은 산업단지 지정 고시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땅과 전기, 물, 도로가 필요한 시점에 함께 준비돼야 생산라인이 움직인다. 후보지를 한 달 안에 정하는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다. 정부의 속도전이 성과를 내려면 그다음 10년을 어디에서 어떻게 줄일 것인지부터 보여줘야 한다.
2026-07-13 1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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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세탁으로 호텔·병원 잡는다…LG전자, 'LG 프로페셔널'로 상업용 세탁시장 확대
[경제일보] LG전자가 대용량 상업용 세탁가전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호텔과 병원, 요양시설 등 대용량 세탁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고효율 기술을 접목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상업용 세탁 시장에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대용량 상업용 세탁가전 브랜드 'LG 프로페셔널(LG Professional)'을 출시했다고 9일 밝혔다. 신제품은 30·25·20㎏ 세탁기와 30·25㎏ 건조기, 세탁과 건조를 하나로 구현한 일체형 세탁건조기 콤보(세탁 25㎏·건조 16㎏) 등 총 6종으로 구성됐다. LG전자는 그동안 20㎏ 미만 상업용 세탁가전을 학교 기숙사와 공동주택 세탁시설 등을 중심으로 공급해 왔다. 이번 대용량 라인업 출시를 계기로 호텔과 병원, 요양시설, 대형 코인세탁소 등 B2B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제품은 이달 유럽 시장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북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특히 유럽은 관광 산업 성장과 고령화로 상업용 대용량 세탁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지역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카이퀘스트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세탁 시장은 오는 2032년 약 10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LG 프로페셔널은 AI 코어테크를 기반으로 세탁물 무게를 분석해 물 사용량과 건조 조건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탁 시간은 물론 물과 전기 사용량을 줄여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세탁기는 최대 1100rpm의 고속 탈수 기능을 지원해 세탁 후 잔류 수분을 줄이고 건조 시간을 단축한다. 또 '다이내믹 볼 코어 시스템(Dynamic Ball-Core System)'을 적용해 드럼 내부 불균형을 자동 보정하고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장비 마모를 줄여 유지보수 부담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조기와 세탁건조기 콤보에는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됐다. 히터 방식보다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도 저온으로 건조해 옷감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덕트 설치가 필요 없는 구조를 적용해 건물 구조 변경이 어려운 유럽의 노후 건축물이나 임대형 상업시설에서도 설치 편의성을 높였다. 운영 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제품에는 7인치 터치 LCD를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상업용 세탁 운영 플랫폼 '런드리크루(LaundryCrew)'를 통해 원격 관리와 오류 알림, 스마트 진단 기능도 제공한다. 여러 대의 장비를 동시에 운영하는 사업장의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AI와 에너지 효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업용 세탁 솔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원격 관리와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결합한 통합 B2B 솔루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추세다. LG전자는 가정용과 상업용을 아우르는 세탁가전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HVAC(냉난방공조), 주방가전에 이어 상업용 세탁 시장에서도 B2B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손창우 LG전자 리빙솔루션사업부장은 "AI와 고효율 기술, 통합 관리 솔루션을 기반으로 고객들이 세탁 사업장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글로벌 상업용 세탁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B2B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상업용 세탁가전은 병원과 호텔, 세탁 전문사업장 등에서 사용하는 만큼 제품 성능뿐 아니라 설치 편의성과 운영·유지보수까지 포함한 통합 솔루션이 모두 중요하다"며 "대용량 장비 특성상 전력과 설치 환경을 고려한 설계는 물론 여러 장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까지 함께 제공해야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B2B 시장은 고객마다 사용 환경과 요구사항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정 모델 하나보다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며 "호텔과 병원, 세탁시설 등 고객 환경에 맞춰 최적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총 6종의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2026-07-09 10: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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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K-방산, 외교와 동맹까지 수출해야 산다
[경제일보] 노자는 『도덕경』에서 "큰 나라는 낮은 곳에 처해 모든 물을 받아들인다(大國者下流)"고 했다. 진정한 강국은 힘만으로 서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연대를 통해 영향력을 넓혀 간다는 뜻이다. 이번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결과는 이 오래된 진리를 대한민국 방위산업에 다시 일깨워 주었다. 세계 방산시장에서 거침없이 영토를 넓혀 오던 K-방산이 중요한 고비를 맞았다. 캐나다 정부가 추진한 약 60조 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사업(CPSP)에서 한화오션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에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내주었다. 독자 설계와 건조 능력, 세계 최고 수준의 가성비, 철저한 납기 준수와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도 넘지 못한 벽이 있었다. 그것은 가격도, 성능도 아닌 '나토(NATO) 동맹'이라는 국제정치의 현실이었다. 이번 결과를 단순한 수주 실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K-방산이 글로벌 초일류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값진 예방주사라 할 만하다. 방산은 자동차나 반도체처럼 품질과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산업이 아니다. 무기 거래는 군사적 상호운용성, 국가 간 신뢰, 외교 관계,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장 정치적인 국가 전략사업이다. 결국 무기를 선택한다는 것은 안보 동반자를 선택하는 일이며, 방산 계약은 기업이 아닌 국가가 치르는 총력전이다. 캐나다의 선택도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국 대선 이후 국제질서는 급속히 재편되고 있고, 유럽은 러시아의 위협 속에서 나토 결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방위비 증액 압박을 받고 있는 캐나다로서는 같은 나토 회원국인 독일과 협력하는 것이 안보적·외교적으로 더 큰 이익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한국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았음에도 지정학적 연대가 최종 승부를 갈랐다. 냉혹한 국제정치 앞에서는 기업의 노력과 경제적 제안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이번 수주전이 여실히 증명한 것이다. 이제 K-방산은 기술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 외교·금융 총력전' 체제로 진화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 국가정보기관, 그리고 기업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상외교와 국방외교를 연계하고, 정보 자산 공유와 연합훈련 확대, 군수지원 협력, 기술협력, 포괄적 안보 파트너십을 결합한 '안보 패키지'를 무기 제안서와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무기를 파는 나라가 아니라 함께 안보를 책임지는 동반자라는 신뢰를 심어줄 때 비로소 승률은 높아질 것이다. 정책금융 경쟁력 강화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최근 방산 프로젝트는 수십조 원 규모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구매국은 가격보다 장기 저리 금융과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한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지원 한도를 현실에 맞게 확대하고, 방산 특화 금융 프로그램을 과감히 정비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를 보유하고도 금융 지원에서 밀려 기회를 놓친다면 그것은 기업의 책임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한계다. 동시에 전략적 외교의 지평도 넓혀야 한다. 한국은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AP4)이지만, 나토 회원국들이 누리는 상호 방위체제와 정치적 신뢰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유럽과 북미 시장의 높은 방산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나토 표준과의 완벽한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공동 연구개발과 연합훈련, 군수지원 협력 등을 통해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와 기여도를 꾸준히 높여야 한다. 안보 동맹의 깊이가 곧 방산 수출의 깊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다(不戰而屈人之兵)"라고 했다. 현대 방산시장에서도 승패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이 아니라 그 이전에 형성된 외교와 신뢰, 동맹의 축적에서 이미 결정된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독자 잠수함 설계 능력과 첨단 무기체계를 보유한 방산 강국이다. 이번 좌절을 패배주의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실패 이후의 변화다. 기술력이라는 한 축 위에 외교력과 금융, 전략적 동맹이라는 또 다른 축을 세울 때 비로소 K-방산은 지속 가능한 세계 방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방산 수출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진화시킬 때 대한민국은 무기만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신뢰와 안보를 함께 수출하는 진정한 글로벌 방산 리더로 우뚝 설 것이다.
2026-07-07 08: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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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정치, 파탄의 의회주의… '도(道)'를 잃은 국회에 고함
[경제일보] 대한민국 국회가 길을 잃었다. 갈등은 민주주의의 숙명이지만,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는 모습은 건강한 경쟁이 아니라 정치의 자기 파괴에 가깝다. 대화는 실종되고 타협은 조롱받으며, 상대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된다. 의회는 민의를 수렴하는 광장이 아니라 다수의 힘과 소수의 저항이 충돌하는 전쟁터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 전체가 맞닥뜨린 심각한 위기다. 최근 국회 원 구성 과정에서 나타난 다수당의 일방적 강행 처리와 입법 독주, 이에 맞선 소수당의 무기력한 저항은 우리 정치가 의회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대화와 절제, 타협을 잃어버렸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수는 숫자의 우위를 절대 권력으로 착각하고, 소수는 국정 운영의 동반자가 아니라 발언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협치는 사라지고 힘만 남았다. 숫자가 정의를 대신하고, 권력이 상식을 밀어내는 순간 민주주의는 이미 병들기 시작한다. 특히 필리버스터마저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깊은 우려를 자아낸다. 필리버스터는 단순한 시간 끌기가 아니다. 다수결이 놓칠 수 있는 소수의 목소리를 국민에게 끝까지 전달하기 위한 민주주의의 마지막 안전장치다. 토론이 귀찮다고 토론을 없애고, 반대 의견이 불편하다고 침묵을 강요하는 국회라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다수의 지배일 뿐이다. 효율은 행정의 가치일 수 있지만, 민주주의의 가치는 숙의와 합의에 있다. 역사는 오만한 권력이 오래가지 못했음을 반복해서 증명해 왔다. 성경 잠언은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고 경고한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민심은 숫자로 계산되지 않는다. 오늘 절대다수의 의석을 가진 정당도 내일은 국민의 심판 앞에 설 수 있다. 민심은 배를 띄우는 물이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는 거센 파도가 되기도 한다. 노자는 『도덕경』 제9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득 채우고 또 채우는 것은 적당한 때에 멈추는 것만 못하며, 지나치게 날카롭게 갈면 오래 보존할 수 없다." 오늘의 국회는 바로 이 경고를 되새겨야 한다. 다수당은 의석을 끝까지 채우려 하고, 야당은 상대를 겨누는 창끝만 더욱 날카롭게 벼른다. 그러나 지나친 것은 반드시 모자람만 못하다. 힘은 절제될 때 권위가 되고, 권력은 양보할 때 존경을 얻는다. 끝없이 채우려는 욕망은 결국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민주주의는 100 대 0의 승부가 아니다. 서로 다른 이해와 가치를 조정하여 국민 전체의 이익을 찾는 과정이다. 51 대 49로 결정되더라도 나머지 49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며, 다수는 소수를 품을 때 비로소 정당성을 얻는다.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원칙이지만, 다수의 횡포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국회의 존재 이유도 법안을 빨리 처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토론하고 설득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토론 없는 국회는 거수기에 불과하고, 협치 없는 의회는 민주주의의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은 국회가 싸우라고 권력을 준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라고 권한을 위임했다. 오늘날 정치권이 가장 크게 잃어버린 것은 상대를 인정하는 마음이다. 정당은 경쟁하지만 국가는 공동체다. 여야는 선거에서는 경쟁자일지라도 국정에서는 동반자여야 한다.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는 순간 정치의 본질은 사라지고 적대만 남는다. 소수당 역시 국민이 선택한 헌법기관이다. 그들의 권한을 무력화하는 것은 그들을 지지한 국민의 목소리를 지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제 국회는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첫째, 여야가 참여하는 상설 협치협의체를 제도화해 원 구성과 주요 법안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처리하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 둘째, 필리버스터와 상임위원회 토론권 등 소수 의견을 보장하는 제도를 정치적 편의에 따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셋째, 다수당은 숫자의 힘보다 책임의 무게를 먼저 생각하고, 소수당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넷째, 국회의원 개개인은 당리당략보다 헌법과 국민을 우선하는 의회주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다. 맹자는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고 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이 말은 더욱 절실하다. 국민 위에 정당이 있을 수 없고, 국민 위에 국회도 있을 수 없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것일 뿐이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대결보다 대화를, 독주보다 협치를, 승리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의회주의는 힘이 아니라 절제에서 완성되고,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꽃핀다. 지금 국회가 되찾아야 할 것은 더 많은 권력이 아니라 더 깊은 겸손이며,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넓은 포용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오만과 독선의 길을 계속 걸을 것인가, 아니면 상식과 협치의 길로 돌아갈 것인가. 역사는 언제나 힘보다 품격을 기억했고, 국민은 언제나 권력보다 책임을 선택했다. 국회는 이제라도 '도(道)'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무너져가는 의회주의를 살리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2026-07-03 16: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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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 '마이핏 모발 콜라겐' 출시…피부·모발 동시 관리 外
[경제일보] 동국제약이 피부 건강과 모발 상태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마이핏 모발 콜라겐’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모발 상태의 윤기와 탄력 개선 기능성을 인정받은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를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모발 윤기와 탄력 개선은 물론 피부 보습과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으로부터 피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3중 기능성을 갖췄다. 핵심 원료인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는 모발 관련 인체적용시험에서 모발 탄력과 윤기 지표 개선이 확인됐다. 모발 윤기, 탄력, 굵기, 매끄러움, 풍성도 등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료는 512Da 수준의 작은 분자 크기로 피부 속 콜라겐과 동일한 구조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피부 관련 인체적용시험에서는 탄력, 홍반, 주름, 수분 등 14개 지표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여기에 엘라스틴 펩타이드 100mg을 추가 배합해 피부와 모발을 동시에 고려했다. 제품은 사과맛 액상 스틱 형태로 물 없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강한 자외선과 고온다습한 날씨로 피부와 모발을 함께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이너뷰티 관리를 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휴온스, 안구건조증 신약 ‘HUC1-394’ 임상 2상 본격 착수 휴온스가 펩타이드 기반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HUC1-394’의 임상 2상 시험에 본격 돌입했다고 3일 밝혔다. 휴온스는 HUC1-394 임상 2상의 첫 환자 등록(First Patient In, FPI)을 완료했다. 회사는 지난 3월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이후 환자 선별 과정을 거쳐 첫 환자 투여를 마쳤다. 이번 임상 2상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국내 주요 의료기관에서 안구건조증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방식으로 설계돼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휴온스는 내년 하반기 마지막 환자의 마지막 방문(LPLV)을 목표로 임상을 진행하고, 이후 임상 결과보고서(CSR)를 발표할 계획이다. 임상 2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될 경우 후속 임상 3상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박경미 휴온스 연구개발총괄 부사장은 “첫 환자 등록을 시작으로 연구진과 협력을 강화해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며 “안구건조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파마리서치메디케어, 창상피복재 ‘리쥬비-MD크림’ 출시 파마리서치의 자회사 파마리서치메디케어는 연어 유래 하이드롤라이즈드 디엔에이(c-PDRN)를 함유한 점착성 투명 창상피복재 ‘리쥬비-MD크림’을 출시했다고 3일 밝혔다. ‘리쥬비-MD크림’은 피부 장벽 보호와 손상 피부 케어를 목적으로 한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효능·효과를 인정받은 2등급 의료기기다. 화상이나 건조 등으로 민감해진 피부에 도포하면 손상 부위에 물리적 보호막을 형성해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경피수분손실(TEWL)을 억제해 피부 수분 유지와 회복 환경 조성에 도움을 준다. 핵심 성분인 c-PDRN은 DNA 최적화 기술로 정제한 고순도 핵산 물질로 피부 장벽 기능과 관련된 필라그린 단백질 회복에 기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필라그린은 각질층의 수분 유지와 외부 자극 차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민감성 피부나 시술 후 손상 피부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리쥬비(REJUVE)’ 라인업은 일반의약품 ‘리쥬비넥스크림’, 화장품 ‘리쥬비-에스 앰플’, 의료기기 ‘리쥬비-MD크림’으로 확대됐다. 회사는 약국 채널을 중심으로 피부 상태와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단계별 케어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파마리서치메디케어 관계자는 “전문적인 피부 케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의약품과 화장품, 의료기기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통해 약국 중심의 피부 케어 솔루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3 16: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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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호가 아니라 인프라 전쟁이다
[경제일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재명 정부의 첫 대형 산업 승부수로 떠올랐다. 정부는 반도체 수요 폭증과 지역균형발전을 동시에 겨냥해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에 호응했다. 지난 6월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은 호남에 총 425조원을 투자하고, 광주에 약 400조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팹 2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서남권에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구상을 제시했다. 양사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825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내건 명분은 분명하다. AI(인공지능) 시대가 열리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기존 용인·평택·이천 중심의 수도권 반도체 축만으로는 미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을 새로운 생산기지로 개발해야 한다며 전력과 용수, 용지 여건을 언급했고, 청와대 안에 3대 메가프로젝트 직할 담당관을 두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3S+1F 전략을 통해 속도전, 거점전, 선도전, 총력지원체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반도체 클러스터는 발표문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반도체 공장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전력, 물, 땅, 인재, 협력업체, 물류, 정주 여건이 동시에 맞물려야 돌아가는 초정밀 산업 생태계다. 호남 클러스터의 성패도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정부와 기업이 ‘825조원’이라는 숫자를 꺼내 든 순간, 국민이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과연 호남은 반도체를 감당할 인프라를 갖췄느냐다. 첫째는 전력이다. 반도체 팹은 전기를 먹고 산다. AI 데이터센터까지 결합되면 전력 수요는 더 커진다. 단순히 발전량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이고 끊김 없는 전력망, 초고압 송전망, 변전 설비, 전력 품질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반도체 라인은 순간 정전이나 전압 불안에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전력 공급계획이 지역 민원과 송전망 지연에 막히면 400조원짜리 팹은 착공 전부터 병목에 걸린다. 둘째는 용수다. 반도체 생산에는 대량의 초순수가 필요하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물은 행정명령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취수원, 정수·폐수처리 시설, 재이용 시스템, 지역 농업·생활용수와의 조정까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셋째는 사람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진짜 경쟁력은 공장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할 엔지니어와 기술자다. 수도권에 집중된 고급 인력이 호남으로 이동하려면 좋은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 의료, 주거, 문화, 교통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 가족이 옮겨 살 수 있는 도시가 돼야 인재가 온다. 지방에 공장을 짓고 인재는 수도권에서 출퇴근시키는 방식으로는 첨단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넷째는 기업의 자율성과 정책의 일관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틀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 입지와 세부 일정은 여전히 신중히 검토 중이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한 번 삽을 뜨면 수십 년을 간다. 정치 일정에 맞춰 서두를 일이 아니다. 기업이 투자 논리로 판단하고 정부는 인프라와 규제를 책임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균형발전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 첨단산업의 지도는 수도권과 일부 충청권에 지나치게 기울어 있었다. 호남이 농업과 전통 제조업의 이미지에 갇혀 있는 동안 청년은 떠났고 지역경제는 노쇠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제대로 추진된다면 호남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첨단 패키징, 미래 에너지, 소부장 기업이 결합된 남부권 산업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균형발전은 지역 배분이 아니다. 산업 경쟁력을 해치면서까지 지도를 나누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세계와 싸우는 산업이다. 미국, 대만, 일본, 중국은 국가 차원의 보조금과 인프라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호남 클러스터를 추진하려면 수도권 클러스터를 약화시키는 ‘분산’이 아니라, 수도권·충청·호남을 연결하는 ‘확장’이어야 한다. 용인과 평택이 흔들리고 호남이 뜨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거점은 더 빨라지고 새 거점은 더 넓어지는 구조여야 한다. 《논어》에 ‘공욕선기사 필선리기기(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라는 말이 있다. 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먼저 연장을 날카롭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연장은 전력망이고, 용수망이고, 도로·철도·항만이고, 대학과 연구소이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 환경이다. 연장이 무딘데 공장부터 세우면 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부는 이제 숫자의 정치에서 실행의 행정으로 넘어가야 한다. 825조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국민의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숫자가 실제 공장, 실제 고용, 실제 수출, 실제 지역소득으로 바뀌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전력·용수·부지 인허가 일정을 공개하고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지역 대학과 기업을 묶은 반도체 인력 양성 로드맵을 즉시 제시해야 한다. 셋째, 기업 투자 결정이 정치적 압박으로 비치지 않도록 세제·규제·인센티브 기준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성공하면 한국 산업 지도를 바꿀 수 있다. 실패하면 또 하나의 거대한 지역 공약으로 남을 수 있다. 차이는 말이 아니라 인프라에서 갈린다. 반도체는 균형발전의 깃발만 보고 오지 않는다. 전기와 물과 사람과 시간이 있어야 온다. 정부가 정말 호남을 대한민국 산업의 새 심장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구호가 아니라 더 촘촘한 실행표다.
2026-07-03 12: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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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낙뢰가 경기 흔든다…월드컵 덮친 '기후 비용'
[경제일보] ‘2026 북중미 월드컵’이 토너먼트에 들어서면서 그라운드 밖의 변수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변수는 전술도, 스타 선수의 컨디션도 아닌 폭염, 폭우, 낙뢰다. 캐나다·미국·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48개국·104경기 체제로 커졌다. 규모가 커진 만큼 경기는 더 많은 도시와 기후대에 흩어졌다. 그 결과 기상 리스크는 경기 운영, 관중 안전, 중계 편성, 보험, 의료, 치안 비용을 동시에 압박하는 새로운 비용 항목이 됐다. 3일 예정된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의 32강전을 앞두고 토론토 관중에게 심각한 폭염 주의가 내려졌다. 2일 캐나다 기상청(Environment Canada)은 기온이 35도를 넘고 습도까지 더해 체감온도가 40도까지 오를 수 있고, 뇌우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토론토시 보건 당국은 관중들에게 물을 자주 마시고 알코올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 알코올이 탈수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토시는 미스트 시설과 팬존을 운영하고 있지만, 뇌우가 발생할 경우 일부 퍼블릭뷰잉 행사가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와 같은 기후 관련 문제는 토론토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중부와 동부, 캐나다 일부 지역을 덮은 ‘히트돔’ 현상이 월드컵 팬과 선수들에게 무더운 조건을 만들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일부 지역의 열지수가 약 40도 중후반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상 조건이 선수의 경기력과 관중 안전을 동시에 위협하는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스포츠 이벤트에서 폭염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다. 물과 그늘막을 더 배치해야 하고, 의료 인력과 응급 이송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야외 팬페스트나 거리응원은 일정 취소와 변경 가능성을 안고 간다. 경기장 안에서는 선수 보호 조치가 필요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폭염 취약계층과 장시간 대기 관중을 관리해야 한다. 기상 악화가 경기 지연으로 이어지면 중계 편성, 광고 슬롯, 교통 통제, 인력 근무시간까지 줄줄이 바뀐다. 월드컵 운영 비용이 날씨에 따라 출렁이는 구조가 된 셈이다. 실제 FIFA는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 전·후반 중간에 각각 3분짜리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적용했고, 이에 잉글랜드의 토마스 투헬 감독, 우루과이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 등 일부 현장 인사들은 경기 흐름 변화와 광고 기회 확대 논란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기후 리스크는 대회 수익성을 갉아먹는 변수이자 새로운 산업 수요를 만드는 변수다. 경기장 운영사는 냉방, 차광, 물 공급, 응급의료, 보안, 동선 분산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국가는 팬존 안전, 대중교통 증편, 경찰·소방 인력 배치, 폭염 쉼터 운영까지 책임져야 한다. 보험사와 스폰서도 기상 악화에 따른 행사 취소·지연 리스크를 계산해야 한다. 대회가 커질수록 기후 대응 비용도 커지는 구조다. 기후 학계 관계자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스포츠 이벤트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며 “대회 규모가 커지고 개최 도시가 늘어날수록 날씨는 더 이상 배경 변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폭염은 선수의 체력을 갉아먹고, 폭우와 낙뢰는 경기 일정을 흔들며, 팬존 안전 문제는 도시 행정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이번 월드컵의 ‘기후 비용’은 앞으로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 같은 초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하려는 도시들이 반드시 계산해야 할 새로운 청구서”라고 덧붙였다.
2026-07-02 11:1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