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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韓 에너지 수급 '비상'…대미 투자 카드 '부상'
[경제일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공급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대미 에너지 투자 카드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최근 10여년간 중동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15~20%p 낮췄으나 여전히 석유는 70%, 천연가스는 20% 수준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에너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무역협회 통계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원유 수입액 총 753억달러 가운데 중동 국가 수입 비중은 68.8%였다. 지난해 최대 원유 수입국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전체의 34.2%를 차지했으며 △아랍에미리트 11.7% △이라크 10.9% △쿠웨이트 8.4% △카타르 4.4% 등 중동 국가들이 상위 7개국 중 5개를 차지했다. 석유의 중동 수입 의존도는 2016년 85.2%에서 2018년 73.1%, 2020년 66.7%로 낮아져 2021년에는 59.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다시 반등해 2022년 67.0%, 2023년 71.6% 등으로 올랐다가 지난해에는 70% 선 밑으로 내려갔다. 약 10년 전 중동산 의존도가 50%에 육박하던 천연가스도 작년에는 총수입액 260억달러 가운데 19.7%에 해당하는 51억달러어치만 중동에서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은 호주로 전체 수입액의 32.8%로 △카타르 15.3% △말레이시아 15.0% △미국 9.2% △러시아 5.1% △인도네시아 3.5% △오만 4.5% 등의 순이었다. 천연가스의 중동산 수입 의존도는 2016~2019년 49.2~44.9% 등 40%대를 유지했으나 그 이후로 20~30%대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19.7%로 떨어져 20% 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카타르와 오만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을 줄이면서 호주산 도입을 늘리는 등 천연가스 수입을 다변화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석유와 가스 수입국 변화를 보면 미국산 비중이 커진 것이 특히 눈에 띈다. 지난해 미국은 한국의 석유 2대 수입국, 천연가스 4대 수입국 자리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미국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 비중은 각각 0.3%, 0.1%로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으나 트럼프 1기를 거치며 이 비중은 각각 12.5%, 18.9%로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에너지가 중동산에 비해 물류비용이 더 비싸고 운송 기간이 길다는 단점은 있지만 단가 측면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미국 셰일가스가 중동산보다 싸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중동과 달리 미국은 정치적으로 안정돼 공급 역시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정부와 에너지 기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중동산 에너지 비중을 낮추기 위해 2010년대 후반부터 미국과 호주산 도입을 늘려왔다. 특히 트럼프 1기 들어 미국이 셰일가스 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때에 맞춰 한국가스공사가 2017년부터 미국에서 장기계약 물량을 들여오기 시작했고 민간에서는 SK E&S와 GS EPS 등이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7월 타결한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상호관세율 인하를 조건으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함께 향후 4년간 1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한 바 있다. 이를 두고는 당시 일각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물량을 떠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으나 정부는 LNG와 원유 등을 중심으로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것은 전체 한국의 에너지 수입 규모로 볼 때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고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마비로 중동산 원유와 가스 도입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수입선 다변화 차원에서 미국산 수입 확대를 위한 투자가 한미 관세 협상에서 숙제로 받은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도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속도에 불만을 표현하면서 한국 정부가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을 위한 예비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 역시 에너지 분야 투자를 우선순위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정부가 제안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LNG 수출 터미널 건설 프로젝트를 대미 1호 프로젝트 후보군에 놓고 사업 참여와 관련한 기업들의 의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에서는 터미널 건설에 필요한 철강 및 기자재 등을 한국 기업들이 공급하고 LNG를 실어 나를 선박 건조도 한국이 맡아 하는 등 전체 사업에서 한국 기업 참여를 확대하는 투자 구조를 다시 제안하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당국 관계자는 "현재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며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인지 살펴본 뒤 미국에 제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08 14:05:01
워싱턴서 또럼 만난 최태원…3.3조 베트남 LNG '안전판' 깔았다
[이코노믹데일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조3000억원 규모 베트남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수주 직후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또럼 공산당 총서기와 회동하며 사업 안정성 확보에 나섰다. 27일 글로벌 정책자문기구 더아시아그룹(TAG)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또럼 총서기와 만나 에너지·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와 커트 캠벨 TAG 회장도 동석했다. 이번 회동은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 응에안성 뀐랍 지역 1500㎿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전용 항만을 건설하는 23억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직후 이뤄졌다. 해당 사업은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그룹 PVN 산하 발전사 PV파워 및 현지 기업 NASU와의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된다. 재계는 수주 발표 다음 날 최고 지도부와의 만남이 성사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산당 중심 체제인 베트남에서 총서기의 의지는 대형 인프라 사업의 정책 연속성과 직결되는 만큼 이번 회동이 사실상 정치적 신뢰를 재확인하는 절차로 해석된다는 평가다. 국가 단위 에너지 인프라 사업은 인허가·요금 체계·가스 조달 구조 등 정책 변수에 민감해 정권·정책 리스크 관리가 수익성과 직결된다. 특히 회동 장소가 하노이가 아닌 워싱턴 DC였다는 점은 단순한 일정상의 우연을 넘어 외교적 맥락을 내포한다. 베트남이 최근 미국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격상하며 안보·공급망·에너지 협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산 LNG 도입 확대는 양국 협력의 핵심 의제로 꼽힌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석탄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수급 안정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미국 입장에서는 LNG 수출 시장 다변화와 인도·태평양 전략 구도가 맞물린 지점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워싱턴에서 성사된 최고위급 회동은 해당 프로젝트가 단순 민간 투자 사업을 넘어 미·베 전략 협력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미국산 가스 조달, 금융 조달 구조, 정책 지원 환경 등에서 우호적 여건이 조성될 경우 사업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 재계에서는 미·베 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전제될 경우 한국 기업이 참여한 베트남 LNG 인프라 사업 역시 외교적 안전판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은 탈석탄 정책에 따라 LNG 발전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부 지역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SK그룹의 베트남 내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2-27 15:38:02
한화에어로, 美 LNG 150만톤 장기 확보…방산 넘어 에너지로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방산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연간 150만톤 규모의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를 20년간 확보하며 글로벌 유통 시장에 '에너지-방산 연계 전략'을 본격화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LNG 생산기업 벤처 글로벌과 장기 LNG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30년부터 20년간 연간 150만톤을 도입하는 조건이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LNG 소비량(2024년 3412만톤)의 약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계약은 단순 트레이딩 진출을 넘어 그룹 차원의 LNG 밸류체인 구축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과 FLNG(부유식 액화설비) 건조 역량을, 한화에너지는 발전·운영 경험을, 한화쉬핑은 해상 운송을 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통을 맡으면서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 구조를 완성하는 그림이다. 그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항공엔진 중심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안보 이슈가 부각되면서 에너지 인프라와 방산 산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LNG 공급망을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 축으로 편입시키고 있으며 안정적 에너지 조달 능력은 외교·방산 협력과도 맞물린다. 업계에서는 한화의 이번 행보를 '에너지 외교형 사업 확장'으로 해석한다. LNG 공급을 기반으로 발전·조선·방산 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할 경우 특정 국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오션의 LNG 운반선 수주 확대와 연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 환경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국은 셰일가스 기반 LNG 수출을 확대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유럽의 탈러시아 에너지 정책, 아시아의 발전용 가스 수요 증가 등으로 장기 계약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미국 LNG 기업 넥스트디케이드에 투자하고 2025년 한화에너지·한국남부발전과 공급망 확대 MOU를 체결하는 등 사전 포석을 다져왔다. 다만 LNG 시장은 가격 변동성과 수요 사이클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장기 계약이 안정적 수익원으로 작용할지 혹은 가격 변동 리스크에 노출될지는 향후 글로벌 가스 시장 흐름에 달려 있다. 또한 방산 중심 기업의 사업 확장이 조직·재무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관전 포인트다.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LNG 유통을 매개로 방산·조선·에너지 산업을 묶는 복합 사업 모델을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에너지와 안보가 결합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이번 계약이 단순 신규 사업 진출을 넘어 그룹 전략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026-02-27 10: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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