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21건
-
-
-
-
SKT, SK브로드밴드 100% 완전자회사 전환…"합병 계획 없어"
[경제일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기업 인프라 사업을 한층 유기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지배구조 정비다. 다만 SK텔레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SK텔레콤 공고 등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를 마무리하고 SK브로드밴드 지분 100%를 확보했다. 기존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지분율은 99%대였으며 이번 주식교환으로 잔여 지분을 모두 취득했다. 이번 주식교환은 신주 발행 없이 현금 교부 방식으로 진행됐다. SK텔레콤은 주식교환 대상 SK브로드밴드 주주에게 1주당 현금 1만5032원을 지급한다. 교부금 지급 예정일은 오는 8일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매수된 보통주 2만7408주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전량 소각됐다. ◆ 유무선·미디어 넘어 AI 인프라 결합 이번 완전자회사 전환의 핵심은 경영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데 있다.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투자, 사업 재편, 조직 운영 과정에서 이해관계 조율 부담이 줄어든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유무선 통신, IPTV·초고속인터넷, 기업 솔루션, 데이터센터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그동안 유료방송 시장 정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은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으로 평가되지만 성장률은 제한적이다. 반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기업회선, 클라우드 연결망 수요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배경이다. 실제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반도체, 통신, 에너지, 건설 등 계열사 역량을 묶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울산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인프라 사업에서 구축과 운영을 담당하는 축으로 거론된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AI 인프라와 통신망, 기업 고객 기반을 하나의 전략 아래 묶는 것이 중요해졌다. ◆ 합병보다 ‘원바디’ 경영 강화 다만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가 경영 효율성과 전략적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완전자회사 전환이며 별도 합병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법인을 합치는 방식보다 자회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사업 조율과 투자 실행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완전자회사 전환 이후 SK브로드밴드의 사업 재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기업 전용망,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은 대규모 투자와 장기 고객 확보가 필요한 영역이다.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해지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B2B 인프라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남은 과제는 기존 미디어 사업의 안정성과 신사업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일이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은 여전히 SK브로드밴드의 기반 사업이지만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둔화는 뚜렷하다. AI 데이터센터는 성장성이 크지만 전력 확보, 냉각, 부지, 투자비 회수 기간 등 변수가 많다.
2026-06-01 16:26:58
-
-
컴투스홀딩스, 코인원 지분 일부 매각…한투·OKX와 글로벌 동맹
[경제일보] 컴투스홀딩스(대표 정철호)가 코인원(대표 차명훈)의 글로벌 도약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한국투자증권, OKX벤처스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전통 금융사와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이 동시에 코인원 주주로 합류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사업 확장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컴투스홀딩스는 보유 중인 코인원 주식 6만8894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총 346억원 규모다. 이번 처분은 코인원, 컴투스홀딩스, 한국투자증권, OKX벤처스가 체결한 전략적 지분투자 계약에 따른 것이다. 투자는 코인원 최대주주인 차명훈 대표와 2대 주주 컴투스홀딩스가 보유한 구주 일부, 코인원의 신규 발행 주식을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자 이후 차명훈 대표는 지분율 30.36%로 경영권을 유지하고, 컴투스홀딩스는 자회사 보유분을 포함해 지분율 24.54%로 2대 주주 지위를 이어간다. 한국투자증권과 OKX벤처스는 각각 20%의 지분을 확보해 공동 3대 주주로 합류한다. 이번 거래는 컴투스홀딩스 입장에서는 코인원 지분 일부를 현금화하면서도 전략적 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선택이다. 코인원에는 전통 금융의 컴플라이언스 역량과 글로벌 거래소의 운영 경험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금융 신사업과의 연계를 기대하고 있다. OKX벤처스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운영 경험과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로 평가된다. 다만 코인원의 기업가치 제고가 곧바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코인원은 앞서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문제로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영업 일부정지 3개월과 과태료 52억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행정소송과 규제 절차, 대주주 변경 신고 수리 여부 등은 향후 사업 확장의 변수로 남아 있다. 이번 파트너십의 성패는 단순 지분투자를 넘어 실제 사업 시너지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제도권 금융 역량, OKX의 글로벌 인프라, 컴투스홀딩스의 블록체인 사업 경험이 코인원의 신뢰도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철호 컴투스홀딩스 대표는 “코인원과 긴밀히 협력하며 글로벌 도약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이번 계약 체결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앞으로도 신규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코인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2026-05-29 17:32:35
-
-
-
-
한투·OKX, 코인원 지분 투자 협상…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전쟁' 확산
[경제일보]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이 확산하고 있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가 두나무 지분 4% 취득을 결의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도 코인원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자산 제도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시장 확대를 앞두고 금융권이 원화마켓 거래소를 미래 금융 인프라로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 OKX와 각각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양측 모두 코인원 지분 20% 안팎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투자증권과 OKX가 공동 투자자로 묶이는 구조라기보다 코인원이 각 사와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코인원 측은 투자 유치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며 완료되는 대로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협상 이후에도 차명훈 창업자 겸 대표 중심의 경영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논의가 경영권 인수보다 전략적·재무적 투자 성격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코인원의 주요 주주는 더원그룹, 컴투스홀딩스, 차명훈 대표, 컴투스플러스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관심은 증권업과 가상자산 사업의 접점 확대에 있다. 토큰증권, 디지털자산 수탁, 기관투자자 대상 서비스, 가상자산 연계 투자상품 등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OKX는 글로벌 거래소로서 국내 원화마켓 진입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크다. 국내에서는 신규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확보가 사실상 쉽지 않아 기존 원화마켓 거래소 지분 참여가 가장 현실적인 진입 방식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의 움직임은 이미 두나무를 중심으로 본격화했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이날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0%, 주식 139만주를 6128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지분율은 삼성증권 2.0%, 삼성SDS 1.0%, 삼성카드 1.0%다. 삼성 3사는 디지털자산 관련 신규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가상자산 서비스에서 삼성SDS는 블록체인·AI·클라우드·보안 인프라에서, 삼성카드는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에서 두나무와 협력할 수 있다.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니라 삼성 금융·IT 계열사가 디지털자산 인프라 전반에 들어가기 위한 포석으로 읽히는 이유다.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도 두나무 지분 확보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고 한화투자증권은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 지분 3.90%를 약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분율은 거래 완료 시 기존 5.93%대에서 9.84%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른 원화마켓 거래소도 금융권 재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지분 92.06%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 코인원, 두나무를 둘러싼 지분 거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의 주주 구도가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다. 배경에는 제도 변화 기대가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가상자산 현물 ETF 논의, 법인·기관투자자 시장 개방 가능성 등은 거래소의 역할을 단순 매매 중개에서 디지털금융 인프라로 확장시킨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거래소 지분을 확보해두면 향후 결제, 수탁, 발행, 유통, 데이터, 보안 인프라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인프라의 결합은 이미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코인베이스가 기관 수탁과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로 사업을 넓히고 있고 글로벌 거래소들은 각국 규제 체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현지 라이선스와 파트너십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사가 직접 신규 거래소를 세우기보다 기존 원화마켓 거래소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했다. 변수는 규제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거래소 대주주 적격성 심사, 해외 거래소의 국내 진입 요건 등을 정교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특히 OKX처럼 글로벌 거래소가 국내 거래소 주요 주주로 들어올 경우 자금세탁방지, 이용자 보호, 국내 규제 준수 체계가 핵심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코인원 협상과 삼성의 두나무 투자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거래소별 점유율 경쟁을 넘어 ‘금융권 연합 구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나무는 삼성·하나·한화와 연결되고 코인원은 한국투자증권·OKX와 협상을 진행하며 코빗은 미래에셋 편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남은 것은 각 거래소가 확보한 자본과 파트너십을 실제 사업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느냐다.
2026-05-28 15:03:16
-
-
삼성, 두나무 지분 4% 취득…디지털자산 동맹 본격화
[경제일보] 삼성증권과 삼성SDS, 삼성카드가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4%를 취득한다. 증권·IT서비스·카드 계열사가 함께 투자에 나선 만큼 단순 재무투자보다 토큰증권, 블록체인 인프라, 디지털 결제 생태계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28일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0%에 해당하는 주식 139만주를 총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회사별 취득 지분은 삼성증권 2.0%, 삼성SDS 1.0%, 삼성카드 1.0%다. 이번 거래는 카카오의 두나무 지분 정리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을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 등에 매각하며 투자 회수에 나섰다. 카카오가 두나무 지분 처분을 통해 약 1조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이를 AI 생태계 확장과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통 금융사의 두나무 지분 확보 경쟁도 이미 가시화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두나무 지분 3.90%를 약 5978억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공시했고 인수 후 지분율은 9.84%로 확대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두나무 지분을 인수하며 전략적 파트너로 올라섰다. 삼성의 이번 투자는 계열사별 역할이 비교적 분명하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가상자산 서비스 등 디지털자산 전반에서 두나무와 협업할 수 있다. 이미 국내 증권업계는 토큰증권 제도화 이후 발행·유통 플랫폼 선점을 준비해 왔고 두나무는 비상장 주식 플랫폼과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삼성SDS는 AI, 클라우드, 보안, 데이터 관리 역량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운영 노하우를 결합하는 방향이 거론된다. 향후 금융권 대상 디지털자산 인프라, 블록체인 기반 인증·정산·수탁 시스템, 보안 솔루션 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나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가 제도화될 경우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와 결제 생태계를 연결하는 접점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아직 제도 불확실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과 관련해 주요 내용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회 논의도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제도화 시점과 발행 주체, 준비자산 요건, 유통 규제 등이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전통 금융·IT 대기업과의 자본 동맹은 의미가 있다. 두나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46억원, 영업이익 8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영업이익은 78% 감소했다. 가상자산 거래량 둔화가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친 만큼 거래 수수료 중심 구조를 넘어 결제, 수탁, 토큰증권, 기관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필요성이 커졌다. 해외 사례도 방향성을 보여준다. 미국 코인베이스는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고 스테이블코인, 스테이킹, 결제 인프라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거래소가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디지털 금융 인프라 사업자로 진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이번 투자로 삼성은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두나무는 삼성 계열사의 금융·IT·결제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얻었다. 실제 성과는 제도화 속도와 협업 모델의 구체성에 달려 있다. 토큰증권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인프라가 열리면 이번 지분 투자는 삼성 금융 생태계와 두나무를 잇는 디지털자산 동맹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26-05-28 08:29:05
-
반도체 초과수익, '나눠 쓰기'보다 '나라의 성장판'에 먼저 써야
[경제일보] AI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의 새 숙제를 던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뛰고, 수출과 기업 이익이 늘면서 법인세 등 초과세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가 27일 경제일보 주최 국회정책간담회에서 던진 질문도 이 지점이다. “100조 반도체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자료는 국가채무 증가, 소득분배 악화, 잠재성장률 하락, 중국 등 경쟁국 추격,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를 함께 제시하며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를 묻고 있다. 논쟁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으로 더 커졌다. 김 실장은 안공지능(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이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라며, 반도체 호황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질 경우 국민배당금 방식의 환원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김 실장은 특히 과거 반도체 호황기의 초과세수가 사전에 설계된 원칙 없이 소진됐다며, 이번에는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제 제기는 의미가 있다. AI 반도체 호황은 개별 기업의 기술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국가가 깔아온 전력망, 교육, 연구개발 인프라, 세제 지원, 산업단지, 외교·통상 전략이 모두 얽혀 있다. 산업의 과실이 사회 전체의 기반 위에서 생겼다면, 그 일부가 사회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완전히 배척할 수 없다. 더구나 반도체 호황이 자산시장과 고소득층에 먼저 전달되고,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에게는 늦게 닿는다면 국민경제의 체감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론이 곧바로 ‘현금 배당’이어서는 안 된다. 초과세수는 영구 재원이 아니다. 반도체는 구조적 성장 산업이지만 동시에 가격 사이클이 큰 산업이다. 호황기에 들어온 세수를 반복 지출의 재원으로 삼으면, 불황기에는 국채 발행과 증세 논의가 뒤따른다. 재정은 인기의 장부가 아니라 국가의 안전판이다. ‘생긴 김에 나눠주자’는 방식은 정치적으로 쉽지만 경제적으로는 위험하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찬성률 73.7%로 가결된 것도 중요한 신호다. 전체 의결권자 6만5593명 가운데 6만2616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95.5%에 달했다. 반도체 초과수익의 1차 분배는 기업 내부에서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임금, 성과급, 협력사 단가, 연구개발 투자, 주주환원은 모두 초과수익을 배분하는 통로다. 정부가 할 일은 이를 정치 구호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지 않으면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우선순위는 분명해야 한다. 첫째, 초과세수의 일정 부분은 국가채무와 미래 의무지출 관리에 써야 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 기초연금 지출은 빠르게 늘 수밖에 없다. 지금의 호황은 미래 세대에게 넘길 빚을 줄일 드문 기회다. 둘째, 더 큰 몫은 반도체 생태계의 재투자에 배정해야 한다. 전력망, 용수, 송전선, 첨단 패키징, 소재·부품·장비, AI 데이터센터, 전문 인력 양성에 돈을 넣어야 한다. 한국 반도체가 벌어들인 세수를 단기 소비로 흩뿌리면 한 번의 온기에서 끝난다. 그러나 생산 기반과 인재에 투자하면 다음 세대의 세수로 돌아온다. 셋째, 국민 환원은 보편 현금 지급보다 ‘목적 있는 배당’이어야 한다. 취약계층 에너지 비용, 직업 전환 교육, 청년 과학기술 장학금, 지역 산업 전환기금처럼 생산성과 안전망을 동시에 높이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명분이 필요하다면, 소비 진작용 현금보다 미래 역량을 키우는 사회적 배당이 맞다. 넷째, 기업에 대한 추가 부담 논의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 초과이윤을 겨냥한 별도 과세는 투자 결정을 지연시키고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한 신호를 줄 수 있다. 미국, 대만, 일본,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국가 전략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한국만 기업 이익을 정치적 배분 대상으로 먼저 규정하면 자본과 인재는 더 예측 가능한 곳으로 움직인다. 초과세수 활용과 기업 초과이윤 과세는 다른 문제다. 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동양 고전 <논어> 헌문편에는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견리사의(見利思義)다. 지금 한국 경제 앞에 놓인 반도체 호황이 바로 그런 시험대다. 이익을 보되, 의로움을 생각해야 한다. 다만 그 의로움은 당장의 박수갈채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번영이어야 한다. 반도체 초과수익은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지켜야 한다. 더 크게 키워야 한다. 그리고 오래 가게 만들어야 한다. 초과세수의 원칙은 세 가지면 충분하다. 빚을 줄이고, 성장에 투자하고, 약자를 두텁게 돕는 것이다. 그것이 AI 반도체 시대의 과실을 국민 모두의 미래로 바꾸는 길이다.
2026-05-27 14:50:4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