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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성적 이미지 범람에 경고등…개보위, GPA 공동선언 채택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그록(Grok)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악용한 딥페이크와 미성년자 성적 이미지의 생성·확산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하면서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 23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국제 개인정보 감독기구 협의체(GPA) 차원의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공동선언문' 채택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생성형 AI 플랫폼에서는 텍스트 명령만으로 특정 인물을 지목해 노출·성적 행위를 묘사한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사진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유사 이미지를 제작하는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기술 접근 장벽이 낮아지면서 청소년 이용자까지 손쉽게 딥페이크 제작에 가담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국내외 통계 역시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업계와 아동보호 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딥페이크 음란물 유통 건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피해자의 상당수가 10~2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성적 이미지 범죄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생성형 AI의 고도화로 이미지·영상의 정교함이 높아지면서 피해 확산 속도와 2차 피해 위험도 함께 커지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언은 실제 인물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묘사·확산되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국제사회가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 의지를 공식 목표로 정했다. 선언문에는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활용 기관이 준수해야 할 4가지 핵심 원칙이 담겼다. 개인정보 오남용 및 동의 없는 성적 콘텐츠 생성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 이행, 인공지능 시스템의 이용 가능 범위와 한계에 대한 투명성 확보, 신속한 신고·삭제를 위한 효과적인 구제 절차 마련, 연령 적합 정보 제공 등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화된 보호조치 이행 등이다. 각국 감독기구는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혁신'이라는 공동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집행·교육 분야의 대응 경험을 적극 공유하고 초국경적 사안에 대한 공조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의 사전적 위험 평가와 기술적 안전장치 도입, 피해자 중심의 구제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선정됐다. 이번 선언문은 GPA 산하 국제집행협력 작업반 주도로 마련됐으며 사안의 시급성에 공감한 52개국 61개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서명에 참여했다.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 EU 회원국 감독기구 등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의 규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인공지능 규제 체계 내에서 고위험 AI와 불법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등도 딥페이크 음란물과 아동 성적 이미지에 대한 처벌 규정을 확대하거나 별도 입법을 추진 중이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 역시 플랫폼 사업자의 삭제 의무와 투명성 보고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춘 규범 정립과 함께 사업자의 자율 규제와 이용자 교육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생성형 AI의 혁신성과 사회적 편익을 살리면서도 딥페이크와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로부터 개인정보와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공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딥페이크 등 인공지능 콘텐츠 생성 기술의 오남용으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위험에 국제 사회와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며 "앞으로도 국내외의 신뢰 기반 인공지능 활용 환경 조성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2-23 17: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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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석 류영모, 다섯 개의 창으로 보다
[이코노믹데일리] 한 사상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권의 전기로는 부족하다. 한 사람의 삶은 하나의 얼굴로만 남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다석 류영모처럼 말보다 삶으로 사유했고 제도보다 인간을 먼저 생각했던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석은 철학자이면서도 농부였고 종교인이면서도 교단 밖에 있었으며 스승이면서도 끝내 자신을 앞세우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다석을 다룬 전기들은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되기보다 자연스럽게 여러 갈래의 시선으로 갈라진다. 이 다섯 개의 전기적 주제는 다석을 입체적으로 비추는 다섯 개의 창이다. 첫째, 삶으로 사유한 사람으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의 전기들은 그의 사상을 먼저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잣나무 널판 위에서 무릎을 꿇고 지낸 생활, 검소함을 넘어선 절제, 말보다 침묵을 택한 태도는 철학 이전에 하나의 삶의 형식이었다. 다석에게 사유는 책상 위에서 완성되지 않았다. 그것은 매일의 생활 속에서 닦이고 다듬어졌다. 이 삶의 창은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떤 자세로 하루를 살고 있는가. 둘째, 동서회통의 사상가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기독교·불교·유교·도교를 두루 공부했지만 어느 하나의 이름으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종교를 신념의 울타리가 아니라 인간을 깨우는 언어로 이해했다. 이 전기적 시선에서 다석은 교리의 전달자가 아니라 질문의 제시자다. 서구의 신 개념과 동양의 하늘 사상을 넘나들며 끝내 ‘사람이 깨어 있는 상태’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 사상의 전기는 오늘처럼 세계관이 분절된 시대에 통합적 사유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셋째, 우리말과 글을 살린 사상가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언어를 단순한 표현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말은 곧 삶이었고 글은 곧 사유의 형식이었다. 백성을 ‘씨알’이라 부른 그의 언어 선택에는 인간을 존중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세종의 스물여덟자를 끝까지 아끼며 쓴 그의 글은 민족주의적 감상이 아니라 인간 사유의 뿌리를 언어에서 찾으려는 태도였다. 이 언어의 전기는 디지털 언어가 범람하는 시대에 말의 무게와 책임을 다시 묻게 한다. 넷째, 제자와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 스승으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제도를 통해 제자를 길러내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박영호는 다석에게서 ‘마침보람’을 받은 유일한 제자다. 박영호가 쓴 전기는 스승을 신격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보낸 시간, 곁에서 본 생활, 들은 말과 침묵을 통해 다석을 인간으로 복원한다. 이 관계의 전기는 배움이란 무엇인가 스승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근본에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다섯째, 시대를 통과한 양심으로서의 다석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을 거치며 다석은 늘 시대의 한복판에 있었지만 어느 권력에도 기대지 않았다. 그는 이념의 언어보다 인간의 언어를 택했다. 이 전기는 다석을 행동하는 지식인이 아니라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양심으로 그린다. 혼란의 시대일수록 중심을 잃지 않는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리고 그 어려움을 감내한 한 사람의 무게를 묵직하게 보여준다. 이 다섯 개의 전기적 창은 이제 전자책(e북)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묶여 오늘의 독자에게 다가간다. 이는 단순한 매체 변화가 아니다. 종이책을 차분히 읽기 어려운 시대, 다석의 사유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속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느리게 읽어야 할 한 사상가의 삶이 가장 빠른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는 역설 속에서 독자는 오히려 더 자주 다석을 만날 수 있다. 전자책으로 나온 다석 전기는 서가에 꽂힌 기념물이 아니라 이동 중에도 펼칠 수 있는 살아 있는 인문 자산이 된다. AI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과 청년들은 필요할 때 한 장면을 꺼내 읽고 한 문장을 붙잡고 머무를 수 있다. 이북은 다석의 정신을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접근성을 넓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스스로의 속도로 다석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아주 인문학적인 동방서평」이라는 제목이 그래서 어울린다. 다석은 서구 중심의 철학사가 놓친 동방의 깊이를 보여주었고 이 전기들은 그 깊이를 오늘의 언어로 번역한다. 전자책으로 다시 태어난 다석의 삶은, 빠른 시대 속에서 느림의 가치를 묻는 하나의 조용한 저항이다. 그리고 그 저항은 지금도 유효하다. 다석은 여전히 묻고 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026-01-18 15: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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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셋·일본도 기억하나요"... 엔씨, 초심 찾기 승부수 '리니지 클래식' 시동
[이코노믹데일리] 엔씨소프트(공동대표 김택진·박병무)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로 꺼내 든 ‘리니지 클래식(Lineage Classic)’이 14일 오후 8시부터 사전 캐릭터 생성에 돌입한다. 과도한 과금 유도로 비판받던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BM)을 내려놓고 1990년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월 2만9700원 정액제’ 모델로 회귀를 선언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포에버 ID 선점하라"... 2000년대 초반으로 타임슬립 엔씨소프트는 14일 저녁 8시부터 27일까지 자사 게임 플랫폼 ‘퍼플(PURPLE)’을 통해 리니지 클래식의 사전 캐릭터 생성을 진행한다. 이용자들은 이 기간 서버와 클래스(직업), 성별, 스탯 등을 미리 설정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명을 선점할 수 있다. 특히 브랜드 웹사이트 내 ‘명예의 전당’에 오른 과거 전설적인 캐릭터들의 닉네임이 생성될 경우 이름이 빛나는 효과를 부여해 올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리니지 클래식은 1998년 출시된 원작 리니지의 2000년대 초반 버전을 4:3 해상도와 도트 그래픽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버전이다. 군주, 기사, 요정, 마법사 등 4개 클래스와 ‘말하는 섬’, ‘용의 계곡’ 등 추억의 사냥터가 복원된다. 엔씨는 사전 예약자들에게 당시 국민 장비였던 ‘뼈 세트(해골투구·골각방패·뼈갑옷)’와 ‘은장검’ 등을 지급하며 레트로 감성을 극대화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클래식을 꺼내 든 배경에는 최근 심화된 실적 부진과 '리니지 라이크(리니지 아류작)' 범람에 따른 IP(지식재산권) 가치 하락이 있다. 엔씨는 그동안 '리니지M', '리니지W' 등 모바일 시리즈에서 고강도 과금 모델을 유지해 왔으나 이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다. 주가 역시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며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엔씨는 '초심'을 선택했다. 블리자드의 '와우 클래식'이나 넥슨의 '메이플랜드'가 보여준 레트로 열풍을 리니지 IP에 접목해 떠나간 3040, 4050 핵심 유저층을 다시 불러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동 사냥 중심의 모바일 환경이 아닌 PC 플랫폼을 기반으로 직접 조작의 재미를 강조하고 이용자 간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MMORPG 본연의 재미를 되살리는 데 주력했다. ◆ 2만9700원의 승부수... 성공 관건은 '진정성'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월 2만 9700원' 정액제 부활이다. 이는 리니지 서비스 초기 요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확률형 아이템 수익을 포기하고 구독형 모델로 안정적인 매출원(Cash Cow)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최근 트럭 시위 등으로 표출된 게이머들의 반감을 잠재우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도 풀이된다. 성공의 관건은 '운영의 묘'가 될 전망이다.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는 것만으로는 장기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클래식 버전이 단순한 추억팔이에 그치지 않으려면 과거의 불합리한 시스템은 개선하되 특유의 손맛과 낭만은 유지하는 밸런스 조절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한국과 대만 동시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리니지 클래식은 오는 2월 7일 프리 오픈(무료 서비스)을 시작하며 2월 11일부터 정식 정액제 서비스에 돌입한다. 엔씨소프트가 이번 '클래식' 카드를 통해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고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6-01-14 17:3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