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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비거주 1주택 사각지대 없애야"…당정, 세제개편 보완 논의
[경제일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비거주 1주택자의 현실적인 사정을 폭넓게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방향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세 부담 변화가 주택시장과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23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정부와 대통령님의 부동산 공급 확대 기조와 세제 개편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몇 가지 보완 의견을 드린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비거주 1주택자 문제다. 김 대표는 “현실의 다양한,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사각지대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거주 여부만을 기준으로 세 부담을 일률적으로 판단할 경우 직장이나 가족 문제 등으로 일시적으로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안에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종부세의 경우 현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자연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며 해당 개편안에 대해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한 세율이나 공제액 조정에 앞서 주택 가격과 보유 형태에 따른 실제 세 부담 변화를 살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장특공제를 장기 거주 중심의 소득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정책이라는 방향성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제도 개편의 연쇄 작용이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인 파급을 미치지 않을지 세심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제와 함께 주택 공급 확대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주거 안정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공급 확대”라며 “전방위적인 택지 마련과 부동산 공급 확대를 위해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전부 다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허가 절차 단축과 각종 규제 혁파를 거론하며 “집권당으로서의 입법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제 부담 조정보다 공급 확대를 통해 주택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인식이다. 당정청 관계에 대해서는 한층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대표는 “당정청 관계를 더 심화·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 정비도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여당이 모든 현안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최종 결론을 낼 때까지는 건강한 긴장감을 잃지 않고 정부와 치열하게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처음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정책 조율과 여당의 견제 역할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셈이다.
2026-08-23 12:53:40
정부, ISA 이월·기간제한 손질 검토…부동산 세제, 국회 논의로
[경제일보] 정부가 세제개편안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납입 한도 이월과 계약기간 제한을 일부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는 공제 방식과 세율 등 정부안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 채 국회 논의에 넘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세제개편안 입법예고 과정에서 접수된 의견을 토대로 주요 쟁점의 수정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우선 ISA 제도에서는 연간 납입 한도 이월을 다시 허용하고 계약기간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연간 납입 한도 이월을 없애고 납입기간을 최대 10년으로 제한했다. 기존 ISA에도 납입 한도 이월을 허용하지 않고 계약기간을 5년으로 정했다. 이를 두고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에게 불리하고 장기투자와 복리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해당 의견을 반영해 기존처럼 납입 한도를 이월할 수 있도록 하고 계약기간도 사실상 계속 연장할 수 있게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입 한도 규제가 변경될 경우 기존 ISA와 생산적 금융 ISA에 모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상품의 납입 한도와 세제 혜택 차이는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일반 ISA의 총 납입 한도는 1억원, 생산적 금융 ISA는 2억원이다. 생산적 금융 ISA에는 투자수익에 더 큰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생산적 금융 ISA의 투자 대상에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내 주식과 국내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등으로 투자 대상을 한정한 기존 방침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부동산 세제는 정부안의 큰 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세 부담 증가와 부부 공동명의, 비거주 예외 요건 등을 둘러싼 의견이 제기됐지만 공제 방식과 세율 등 핵심 구조는 유지하고 세부 사안은 국회 제출 이후 입법 과정에서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일부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안은 종부세율 인상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높였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 대해서는 납세자가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정부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 1세대 1주택자 특례를 신청하면 단독 명의와 마찬가지로 종부세 기본공제 12억원을 적용받을 수 있고, 개편안이 시행되면 공제액은 14억원으로 늘어난다. 비거주 예외 요건은 시행령에서 일부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안은 △취학 △직장 변경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부득이한 이유로 다른 지역에 거주할 경우 최장 3년까지 해당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재개발·재건축 공사 기간도 거주기간에 포함된다. 입법예고 과정에서는 손주 돌봄이나 학군지 전세 거주 등을 비거주 예외로 인정할지를 두고 추가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은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례를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상속·증여세와 관련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책도 일부 보완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과세 대상 범위를 조정하거나 상속세 부담이 상속재산을 넘어서는 것을 막기 위한 상한을 두는 방안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안은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누적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등을 주가 누르기 추정 요건으로 설정했다. 최근 1년간 중복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이 있었고 주가가 최근 3년 평균보다 30% 이상 떨어진 경우도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요건에 해당되면 상속·증여재산 평가 기간을 기존보다 넓혀 최소 30% 할증하는 방식이다. 시장과 정치권에서는 특정 기간의 PBR만 관리하면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과세 대상 범위와 제재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이에 과세 대상 범위를 일부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가 누르기를 상속·증여세 평가 기준으로 해소하는 것 외에도 상법·자본시장법 활용을 통한 제도개선의 필요성도 주목된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2년 연속 PBR 1 미만 상장사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서 작성·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이 지난 4월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는 공개 매수 시 발행인 찬반 의견과 이사 이해관계 등을 의무 공시하고 주주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주요 사항 보고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정부는 입법예고가 끝나는 오는 20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수정안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초 세제개편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2026-08-17 16:04:15
추가 공급대책 고심하는 정부…도심 물량·착공 속도 함께 손보나
[경제일보]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에 이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후속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도심 내 신규 부지를 추가로 발굴하는 동시에 지난해부터 제시한 공급계획의 실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공공택지는 인허가와 보상을 병행하고 정비사업과 비아파트에는 금융 지원을 붙여 사업 지연을 줄이는 방식이 거론된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순 발표를 목표로 수도권 추가 공급대책을 조율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과 7일 열린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에서 기존 공급계획을 다시 살피고 활용 가능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동시에 신속한 실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가 지난해 9·7 대책에서 제시한 공급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이다. 올해 1월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과천 경마공원·국군방첩사령부 부지 등 46곳을 활용해 도심에 6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공급지의 사업 추진은 순탄치 않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 공급 구상에 차이가 있고 태릉CC는 교통과 조선왕릉 경관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과천 경마공원·방첩사 부지도 기반시설 부담 등을 놓고 지역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존 공급사업도 인허가와 관계기관 협의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계획 물량을 실제 착공으로 옮기는 데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후속 대책이 신규 택지를 추가로 지정하기보다 인허가·보상 절차를 줄여 기존 사업의 착공 시기를 앞당기는 ‘속도전’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정부는 기존 공공택지의 환경·교통영향평가와 문화재 조사, 토지 보상, 인허가 가운데 병행 가능한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통합심의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사업 절차를 병렬화하고 보상 인력을 대폭 확충해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줄일 계획이다. 도심에서 물량을 더하는 카드로는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신규 후보지를 추가해 도심복합사업으로 2만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지 않고 수요가 많은 도심에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강남구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와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부지, 학교 이전·폐교 부지 등은 도심 유휴부지 활용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일각에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활용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 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비사업에서는 이주비 대출 지원이 주요 카드다. 정부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 상품을 신설해 조합의 자금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종전자산 평가액이 낮은 사업장은 준공 후 자산을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산정해 대출 한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비아파트에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 신축을 유도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아파트보다 인허가와 공사 기간이 짧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대출 규제로 초기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 현재 규제지역에서 주택매매·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원칙적으로 0%이며 신규 건설에 따른 최초 대출에는 30%가 적용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신축 목적 사업의 대출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금융당국과 조율하고 있다. 정부가 여러 수단을 동시에 검토하는 것은 사업별 공급 시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아파트와 정비사업은 금융 지원을 통해 비교적 빠른 효과를 노릴 수 있고 공공택지는 절차를 줄여 착공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신규 공공부지와 도심복합사업은 중장기 물량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미 상당한 공급 물량이 발표된 만큼 이번 대책에서는 사업 지연을 줄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중요해졌다. 정부 발표 이후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할 수 있을지가 후속 대책의 실효성을 가를 핵심이다.
2026-08-11 09:26:55
조세 정의와 시장 안정, 이념 아닌 현실의 해법이 필요하다
[경제일보] 정부가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와 보유세·상속세 개편 방향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정부는 자산 불평등 완화와 조세 형평성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개편이라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부동산 거래 위축과 조세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부동산 정책은 국민의 재산권과 주거 안정, 국가 경제를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정책인 만큼 찬반의 이념적 대립을 넘어 정책의 실효성을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정부가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고 과도한 자산 집중을 완화하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자산 격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조세를 통해 일정 부분 시장을 조정하고 사회적 형평성을 확보하려는 노력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실효세율이 지나치게 낮거나 조세 회피가 가능한 구조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국민적 신뢰를 높이는 데 필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책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수단까지 모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은 공급과 수요, 금리, 경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이다. 세금만으로 시장을 통제하려는 접근은 여러 차례 한계를 드러냈다.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거래세 부담까지 유지하거나 양도세 중과를 지속할 경우 시장의 거래가 위축되고 매물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거래가 멈춘 시장에서는 가격이 안정되기보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지고 실수요자의 선택 폭도 좁아질 수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세 부담이 최종적으로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다. 임대인의 세금 부담 증가는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 가운데 소득 증가 없이 공시가격 상승만으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사례 역시 정책의 수용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조세 정책은 국민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예측 가능성과 형평성을 갖출 때 비로소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속세 역시 마찬가지다. 부의 대물림을 억제하고 조세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높은 상속세율이 기업 승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과도한 세 부담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거나 해외 이전을 촉진한다면 국가 경제에도 손실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무조건적인 세율 인하는 자산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세율을 높이느냐 낮추느냐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무엇보다 보유세와 거래세의 구조를 함께 개편해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보유세 현실화를 추진한다면 거래세 부담은 단계적으로 완화해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동시에 실거주 1주택자와 고령층에 대해서는 납부 유예나 소득 연계형 부담 완화 장치를 확대해 조세 저항을 줄일 필요가 있다. 부동산 정책의 중심 역시 세제에서 공급으로 옮겨가야 한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 억제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도심 내 재건축·재개발 절차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 충분한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단기적인 세금 정책보다 훨씬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상속세 개편도 사회적 형평성과 경제 활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기업 승계에 대해서는 고용 유지와 투자 확대를 조건으로 세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자산가에 대한 과세 형평성은 유지하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단순한 세율 인하나 현행 유지라는 이분법을 넘어 경제적 파급효과를 반영한 현실적 개혁이 필요하다. 부동산 세제는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장기 정책이다. 따라서 정치적 구호나 이념적 접근이 아니라 객관적 데이터와 시장의 현실을 토대로 설계되어야 한다. 조세 정의와 시장 안정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다. 정부는 정책의 취지를 국민에게 설득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예상되는 부작용까지 면밀히 보완해야 한다. 세금만으로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는 과신도,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면 해결된다는 낙관도 경계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부동산 정책이다.
2026-08-04 16:59:01
부동산 대토론회 앞두고 쏟아진 정책 제안…금융·공급·세제 해법 찾을까
[경제일보]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대출·공급·세제를 둘러싼 요구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실수요자들은 금융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공급 분야에서는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규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세제 분야에서도 주택 수가 아닌 보유가액과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2일 부동산토론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국민 제안은 총 4133건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주택금융이 182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주택공급·규제 1295건, 부동산세제 1009건 순이었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온라인 정책 제안 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에서 공급·금융·세제 전반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의견이 몰린 주택금융 분야에서는 실거주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주를 이뤘다. 청년층과 신혼부부, 생애최초 구입자, 무주택자에게 같은 대출 기준을 적용하면 내 집 마련 기회가 더 좁아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수요자들의 체감 부담은 최근 은행권 대출 축소와 맞물리며 커졌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주택 구입을 준비하던 무주택자의 자금 조달 계획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고 우리은행도 영업점별 주택 관련 대출 월 취급액을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인 바 있다. 주택공급 분야에서는 비아파트와 민간 정비사업 관련 정책 제안이 두드러졌다. 다세대·연립주택,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은 청년과 신혼부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 유형이다. 하지만 전세사기 이후 수요가 위축된 데다 금융·세제 규제까지 겹치면서 공급 기반이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대가족 위주의 청약 가점제 개편,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의견이 올라왔다. 정비사업과 관련해서는 이주비 대출과 사업비 조달 규제가 사업 속도를 늦춘다는 불만이 컸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착공과 이주에 필요한 자금 통로를 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려면 도심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사업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기존 정책을 믿고 청약하거나 입주한 실수요자들의 요구도 제기됐다. 뉴스테이 임차인들은 임대기간 종료 후 주택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장기간 거주한 집에서 나가야 한다며 현재 임차인에게 우선분양권을 부여해 달라고 주장했다. 고양창릉 S3 나눔형 공공분양 사전청약자들은 사전청약 당시 안내받은 전용 모기지 조건을 원안대로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 1.9~3.0% 고정금리와 최장 40년 만기 조건을 믿고 청약한 만큼 사후 변경은 정책 신뢰를 훼손한다는 취지다. 세제 분야에서는 1가구 1주택 실거주자의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반대, 보유세 강화 철회, 장기보유자 보호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단순 주택 수가 아니라 보유 주택의 가액과 실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세제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앞서 정부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각각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연 부처별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부처별 토론회에 이번 국민 제안 내용까지 더해 부동산 정책 방향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르면 이달 말 세제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인 만큼 보유세와 거래세 조정 방향은 대토론회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는 정책 간 충돌을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실수요자 대출 완화는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집값 상승 기대를 자극할 우려를 안고 있다. 공급 규제 완화는 착공과 입주 물량 확대에 필요하지만 정비사업 특혜 논란이 뒤따른다. 세제 개편 역시 실거주자 보호와 투기 억제 사이에서 기준을 정교하게 나눠야 한다. 국민 제안에서 금융·공급·세제 전반의 쟁점이 확인된 만큼 오는 23일 대토론회는 하반기 부동산 정책의 균형점을 가늠하는 첫 공개 무대가 될 전망이다.
2026-07-22 08: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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