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신한은행의 멕시코·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이 현지 정부의 은행 평가와 금융당국의 규제 준수 측면에서 잇따라 낮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멕시코법인은 정부 평가에서 2년 연속 ‘불만족’ 판정을 받은 반면 같은 한국계인 하나은행 현지법인은 2년 연속 ‘만족’을 받았다. 또 신한은행 카자흐스탄법인은 외환규정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현지 당국은 일부 사안을 과거 행정제재 이후 1년 이내 다시 발생한 반복 위반으로 적시했다.
3일 경제일보가 멕시코 재무부(SHCP)의 2024·2025년도 은행 성과평가와 카자흐스탄 중앙은행(NBRK)의 행정제재 자료, 신한금융지주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멕시코 재무부가 지난 7월29일 발표한 ‘2025년도 복수은행 성과평가(EDB)’ 최종 결과에 따르면 Banco Shinhan de México는 ‘No satisfactorio(불만족)’ 판정을 받았다.
평가 대상 49개 은행 가운데 46곳이 만족 판정을 받았으며 불만족은 멕시코신한은행과 Banco Bancrea, Banco Credit Suisse (México) 등 3곳이었다. 반면 Banco KEB Hana México는 ‘Satisfactorio(만족)’ 판정을 받았다.
◆신한 2년 연속 ‘불만족’…하나는 연속 ‘만족’
멕시코신한은행의 불만족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멕시코 재무부가 지난해 7월30일 발표한 2024년도 평가에서는 49개 은행 가운데 45곳이 만족, 3곳이 ‘조건부 만족’을 받았다. 멕시코신한은행은 당시 49곳 가운데 유일하게 ‘불만족’ 판정을 받았다. KEB하나멕시코은행은 만족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멕시코신한은행은 2024·2025년도 2년 연속 불만족, KEB하나멕시코는 2년 연속 만족이라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멕시코 정부의 불만족 판정을 은행의 재무 부실이나 건전성 문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멕시코 재무부는 EDB가 개별 은행의 재무상태나 유동성,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제도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은행이 생산활동과 국가 경제성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살펴보는 평가로 신용중개·예금, 금융상품·서비스와 인프라, 서비스 품질, 투자·외환업무, 지속가능금융 등이 평가 대상이다.
따라서 불만족 판정만으로 멕시코신한은행의 자본적정성이나 지급능력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다만 같은 평가를 받은 KEB하나멕시코은행은 2년 연속 만족 판정을 받은 것과 대조된다.
신한금융의 SEC 제출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Banco Shinhan de Mexico 지분 99.99%를 보유하고 있다.
◆카자흐서는 외환규정 위반…당국 “1년 내 반복”
카자흐스탄에서는 구체적인 외환규정 위반에 따른 행정제재가 확인됐다.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의 공식 제재 자료에 따르면 Shinhan Bank Kazakhstan은 지난 3월12일 비현금 외화 매매 과정에서 관련 절차를 위반해 6120만1585텡게의 행정벌금을 부과받았다.
특히 중앙은행은 해당 행위를 앞선 행정제재 이후 1년 이내 다시 발생한 반복 위반으로 적시했다.
같은 날 외환 관련 보고 위반에도 별도의 벌금이 내려졌다. 신한은행 카자흐스탄법인은 고객 외환거래와 관련한 현지 외환시장 수요·공급원 모니터링 보고서를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하게 제출해 19만4626텡게의 행정벌금을 받았다. 당국은 이 사안 역시 앞선 행정제재 이후 1년 이내 반복된 위반으로 명시했다.
이틀 전인 3월10일에도 외환거래 통지 및 외환시장 수급보고, 수출입 외환계약 보고, 비현금 외화 매매 절차 등과 관련한 경고 조치가 잇따른 것으로 중앙은행 자료에서 확인됐다.
신한금융의 SEC 제출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Shinhan Bank Kazakhstan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멕시코법인 평가와 카자흐스탄법인 제재에 대한 질의에 “관련 내용을 부서에 전달해 확인 중이며 현지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시차 때문에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법인 확대만큼 중요해진 현지 규제 대응
멕시코와 카자흐스탄 사안은 성격이 다르다. 멕시코는 은행의 경제 기여와 금융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정부 평가인 반면 카자흐스탄은 외환규정 위반에 따른 행정제재다. 두 사안을 동일한 규제 위반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서로 다른 두 국가에서 신한은행이 사실상 전부를 소유한 현지법인을 둘러싸고 부정적인 평가와 규정 위반 사례가 각각 확인됐다는 점은 해외법인 관리 측면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 금융그룹들이 해외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대하면서 현지 규제에 대응하는 컴플라이언스 역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외환거래와 금융당국 보고는 은행 영업의 기본적인 규제 준수 영역이다.
신한금융의 SEC 자료를 보면 신한은행은 미국·일본·유럽·캄보디아·카자흐스탄·중국·캐나다·베트남·멕시코·인도네시아 등에 해외 은행 자회사를 두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가 넓어질수록 본사가 관리해야 할 현지 법률과 감독규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의 핵심 역시 해외법인의 재무건전성보다는 현지화와 규제 대응 역량에 있다. 멕시코에서 2년 연속 불만족 평가를 받은 원인이 무엇인지, 카자흐스탄에서 앞선 행정제재 이후 외환규정 위반이 반복된 이유가 무엇인지가 관건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의 경쟁력은 자산과 이익을 얼마나 늘리느냐뿐 아니라 현지 금융회사로서 규제를 얼마나 충실히 준수하고 감독당국의 요구에 대응하느냐에도 달려 있다”며 “신한은행이 해외 영토 확대와 함께 현지법인 관리·감독 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다듬을지가 과제로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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