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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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사이 두 명 숨진 조선소, '안전'은 왜 늘 사고 뒤에 오는가
[경제일보] 사람이 죽었다. 엿새 뒤 또 한 사람이 같은 유형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장소는 달랐지만 회사는 같았고, 둘 다 협력업체 노동자였으며, 사망 원인도 ‘끼임’이었다. 지난달 18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던 LNG 운반선 내부에서 작업하던 우즈베키스탄 국적 협력업체 노동자가 산업용 승강기와 상부 구조물 사이에 끼여 숨졌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군산조선소 패널공장 조립라인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작업장비와 철제 구조물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불과 엿새 간격이었다. 올해 HD현대중공업 울산·군산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자는 3명이고 모두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고용노동부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18일부터 울산·군산조선소와 본사, 초고위험 사업장으로 지정된 공장 등에 감독관과 산업안전보건공단 전문가 62명을 투입했다. 명칭은 ‘고강도 감독’이지만 사실상 특별감독에 준하는 규모다. 끼임뿐 아니라 추락·충돌·화재·폭발·질식 위험까지 들여다보고, 사고 뒤 회사가 약속한 개선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도 확인한다. 노동부 장관은 동일 유형의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것은 안전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방증이라며 ‘무관용 원칙’을 밝혔다. 감독은 필요하다. 법을 어겼다면 책임도 물어야 한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있는데 아무 일 없었던 듯 넘어가는 것은 더 나쁜 일이다. 다만 여기서 질문 하나는 남는다. “왜 우리의 산업안전은 사람이 숨진 뒤에야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가.” HD현대중공업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연이은 사고 직후인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전 사업장의 생산을 멈추는 ‘안전 셧다운’을 실시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위험성 평가와 고위험 공정을 다시 점검했으며, 위험요인이 해소될 때까지 해당 공정을 재가동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안전문화를 뿌리부터 바꾸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노동부 감독이 확인해야 할 것은 그 약속의 문구가 아니다. 셧다운 때 찾아낸 위험이 실제로 없어졌는지, 다시 생산이 시작된 뒤 안전의 우선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는지다. 공장을 며칠 멈추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공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뒤에도 생산보다 안전을 앞세우는 것이다. 납기가 급해지고 작업량이 늘어나도 위험하면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공정이 늦어져도 방호장치를 먼저 설치해야 한다. 안전을 이유로 작업을 멈춘 노동자나 협력업체가 눈치를 보지 않아야 한다. 안전문화라는 말의 진짜 시험은 셧다운 기간이 아니라 정상조업 기간에 치러진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올해 사망자 3명이 모두 협력업체 노동자였다는 사실이다. 이것만으로 개별 사고의 책임 소재를 단정할 수는 없다. 사고 원인과 법적 책임은 조사로 가려야 한다. 그럼에도 구조적 질문은 피할 수 없다. 조선소는 하나의 거대한 작업장이지만 그 안에서는 원청과 수많은 협력업체 노동자가 함께 일한다. 작업 지시와 공정, 설비, 공간은 서로 얽혀 있는데 고용주는 다르다. 위험정보가 원청에서 협력업체로, 협력업체 관리자에서 현장 노동자까지 한 치의 누락 없이 전달되지 않으면 안전의 틈이 생긴다. 법도 이미 이를 전제로 하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일할 경우 도급인이 이들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작업시기와 내용, 안전조치 확인과 안전교육 지원 역시 도급인의 책무에 포함된다. 따라서 원청의 책임은 ‘협력업체가 교육했는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같은 야드에서 같은 설비와 구조물을 이용해 같은 배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소속 회사가 달라도 하나의 안전체계 안에 있어야 한다. 이주노동자가 늘어난 현장이라면 교육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안전수칙을 한국어 문서 한 장으로 전달하고 서명을 받는 방식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작업자의 언어로 위험을 이해시키고, 실제 장비를 놓고 위험구간과 비상정지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교육을 받았다는 서류보다 위험을 알아봤다는 현장의 증거가 중요하다. ‘끼임’ 같은 사고는 더욱 그렇다. 위험한 기계와 구조물 사이에 사람이 들어가야 하는 공정이라면 작업자에게 조심하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사람이 위험구역에 접근하면 장비가 자동으로 멈추는 인터록, 접근감지 센서, 방호장치, 원격조작과 자동화 설비를 확대해야 한다. 안전보건공단 역시 위험설비의 물리적 방호와 보호장치를 사고 예방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한다. 사람의 주의력은 완벽할 수 없다. 피로할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다. 좋은 안전시스템은 노동자가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시스템이 아니라, 실수해도 죽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작업중지권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의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 이유가 있는 작업중지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에 권리가 있다고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작업은 위험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납기가 늦어진다는 압박이나 동료에게 부담을 준다는 눈치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 작업중지권은 종이 위의 권리에 머문다. 특히 원청보다 협상력이 약한 협력업체와 그 소속 노동자가 실제로 작업을 세울 수 있는지를 감독 당국이 살펴야 한다. 생산일정 자체에도 안전의 비용을 넣어야 한다. 기업 경영에서 납기와 생산성은 중요하다. 글로벌 조선업 경쟁에서 일정이 밀리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안전조치를 생산 일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순서가 뒤집힌다. 안전에 필요한 시간까지 포함해 생산계획을 짜야 한다. 점검시간, 작업중지 가능성, 설비 보수와 교육에 필요한 시간을 처음부터 일정에 넣지 않고 최대 생산량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면 안전은 결국 생산과 경쟁하게 된다. 그 경쟁에서 현장의 노동자가 패해서는 안 된다. 정부도 사고 때마다 감독인력을 대거 보내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복 사고 사업장은 감독이 끝난 뒤가 더 중요하다. 이번에 노동부가 일회성 감독에 그치지 않고 재감독을 통해 개선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감독의 목표가 위반사항 몇 건을 찾아내는 데 머물지 않고 위험한 공정을 실제로 바꾸는 데까지 가야 한다. ‘좌전’ 양공 11년에는 ‘거안사위 사즉유비 유비무환(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이라는 말이 나온다. ‘편안할 때 위험을 생각하고, 위험을 생각하면 대비하며, 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의미다. 산업안전만큼 이 오래된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영역도 드물다. 사람이 죽은 다음 공장을 멈추는 것은 대비가 아니다. 장례가 끝난 뒤 특별교육을 하는 것도 예방이라 부르기 어렵다. 위험을 발견하기 전에 사고가 먼저 발견한다면 안전관리체계가 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없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을 만드는 기업이다. 기술과 생산능력, 수주 경쟁력에서 한국 조선업을 대표한다. 그렇다면 안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요구받는 것이 당연하다. 배 한 척을 약속한 날짜에 인도하는 능력만 경쟁력이 아니다. 그 배를 만드는 사람이 퇴근시간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능력도 기업의 경쟁력이다. 이번 감독은 엄정해야 한다. 법 위반이 확인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또 하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원청과 협력업체의 안전체계를 하나로 묶고, 작업중지권을 실제 권리로 만들며, 위험설비에는 사람의 주의보다 기술적 방호를 먼저 세워야 한다. 생산계획에도 안전을 위한 시간을 비용이 아니라 필수 공정으로 넣어야 한다. 사고 뒤의 ‘무관용’보다 더 필요한 것은 사고 전의 ‘무타협’이다. 안전 앞에서는 납기와 생산량도 한발 물러서야 한다. 그 원칙이 현장의 일상이 될 때 특별감독도, 안전 셧다운도 필요 없는 조선소에 가까워질 수 있다. 중대재해를 끝내는 출발점은 더 무거운 처벌만이 아니다. 사람이 죽기 전에 공장을 멈출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2026-08-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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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규모 7.4 강진…최소 111명 사망, 서부 도시 곳곳 붕괴
[경제일보] 남미 콜롬비아 서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페레이라, 칼리, 마니살레스 등 주요 도시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10일(현지시간) 오전 콜롬비아 태평양 연안 초코주의 산호세델팔마르 인근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7.4, 진원 깊이는 약 107㎞로 분석됐다. 강한 흔들림은 콜롬비아 전역은 물론 인접한 에콰도르와 파나마에서도 감지됐다. AP통신,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1600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61채가 완전히 무너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실종자가 계속 신고되고 있으며 구조대가 붕괴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대통령은 규모 7.4의 강진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111명, 87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붕괴된 건물은 61채로 집계됐다.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현재 인명 구조작업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피해는 콜롬비아 서부의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특히 대표적인 커피 생산지역에 위치한 리사랄다주의 주도 페레이라는 진앙에서 비교적 가까워 큰 피해를 입었다. 페레이라에서는 다수의 건물이 붕괴해 주민들이 잔해에 갇힌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대뿐 아니라 시민들도 현장에서 콘크리트와 건물 잔해를 직접 옮기며 생존자 수색을 돕고 있다. 인근 마니살레스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현지의 대표적인 네오고딕 양식 성당에서는 지진 충격으로 첨탑 가운데 하나가 무너져 내렸고, 당국은 추가 여진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건물 밖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초코주의 주도 키브도에서도 건물 피해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진앙과 가까운 산악지역은 통신망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이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콜롬비아 제3의 도시 칼리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현지에서는 여러 건물이 무너지고 수백 채가 파손됐다. 주민과 구조대원들은 붕괴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강진 당시 칼리 시내 곳곳에서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먼지구름이 치솟았고, 시민들이 거리로 긴급 대피했다. 일부 붕괴 건물에서는 사람들이 갇힌 것으로 파악돼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태평양 연안의 항구도시 부에나벤투라를 비롯한 서부지역에서도 건물 피해가 잇따랐다. 항공시설 피해도 발생했다. 페레이라와 마니살레스, 키브도, 아르메니아, 카르타고, 부에나벤투라 등 서부지역 공항들이 시설 안전을 점검하면서 항공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지진 발생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와 피해 복구에 정부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정부는 군과 경찰, 소방·재난대응 인력을 피해지역에 투입하고 있고, 지방정부들도 보고타 등 다른 지역에 구조대와 장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 멕시코 등 주변국에서도 구조와 구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번 지진은 콜롬비아에서 수십 년 만에 발생한 가장 강력한 수준의 지진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콜롬비아 중·서부에서는 평소에도 지진이 발생하지만 규모 6.0을 넘는 강진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지난 1999년에는 아르메니아와 페레이라 일대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해 1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에도 콜롬비아의 대표적 커피 생산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 강진은 지난 6월 이웃 국가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대규모 지진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발생했다. 콜롬비아 당국은 여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손상된 건물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현재도 일부 피해지역에서 통신이 원활하지 않고 붕괴 건물 내부 수색이 진행 중인 만큼 사망·부상자 규모는 계속 변동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26-08-11 07: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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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에 공정도 안전도 비상…건설사, 온열질환 차단 총력
[경제일보] 건설사들이 전국 곳곳에서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자 현장 근로자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얼음물과 그늘막을 비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감온도 측정과 휴식 부여, 작업 중지, 건강 상태 확인까지 관리 범위를 넓힌 것이다. 8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44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38명보다 적지만 추정 사망자는 21명으로 전년 동기 20명을 넘어섰다. 환자 수는 줄었지만 사망자가 늘면서 중증 피해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건설현장은 폭염에 특히 취약하다. 콘크리트 타설과 철근 조립, 외벽 작업처럼 그늘을 확보하기 어려운 공정이 많고 근로자는 안전모와 안전대 등 보호구를 착용한 채 장시간 움직인다. 복사열과 장비 열기, 높은 습도까지 더해지면 체감 부담은 실제 기온보다 커진다. 폭염이 단순한 휴식 문제가 아니라 현장 운영과 사고 예방의 문제로 다뤄지는 이유다. 이에 건설사들의 대응은 단순 물품 지원 중심에서 관리 체계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롯데건설은 전국 80개 현장에서 체감온도 사물인터넷(IoT) 모니터링 플랫폼을 운영하는 중이다. 현장에 설치된 온·습도계가 5분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체감온도에 따라 양호·관심·주의·경고·위험 등 5단계로 위험 수준을 나누고 일정 단계 이상이면 본사 안전상황센터와 현장 안전관리자에게 동시에 알림이 전달된다. 측정값을 바탕으로 체감온도 일지도 자동 작성된다. 폭염 단계별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되고 근로자는 현장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현재 체감온도와 대응 요령을 확인할 수 있다. 본사와 현장이 같은 데이터를 보며 작업 조정과 휴식 부여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다. DL이앤씨는 이동형 휴게시설인 ‘보건버스’ 15대를 주요 현장에 투입해 상시 야외 작업이 많거나 고정식 휴게실 설치가 어려운 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보건버스에는 얼음물과 포도당, 아이스박스가 비치되고 보건관리자가 탑승해 폭염 취약 근로자의 상태를 확인하며 선풍기 조끼와 쿨스카프, 쿨토시 등 냉방용품도 제공한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경영진 현장 점검을 강화했다. 양승철 최고안전책임자(CSO)는 지난 4일 운정 아이파크 포레스트 현장을 찾아 고용노동부 관계자, 현장 책임자들과 옥외 근로자의 건강 상태와 예방수칙 이행 여부를 살폈다. 현장에서는 넥쿨러와 쿨패치, 이온음료, 식염포도당을 지급하고 온열질환 예방 부스도 운영했다. 건설업계가 폭염 대응에 민감해진 배경에는 중대재해 책임 부담도 있다. 온열질환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원청이 현장별 위험도를 제대로 판단했는지, 휴식시간과 작업 중지 기준을 실제로 이행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역시 폭염 대응을 현장 안전관리의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서울에서 삼성물산, 대우건설, DL건설 등 20여개 주요 건설사 안전 담당 임원들과 폭염안전 긴급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건설사별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본사 차원의 관리와 지원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토부가 제시한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은 깨끗한 생수 제공, 냉방·통풍장치 및 그늘막 설치, 적절한 휴식시간 부여, 개인 보냉장구 지급, 온열질환자나 의심자 발생 시 119 신고 등이다. 특히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무더위 시간대에는 옥외작업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는 31일까지 전국 약 1380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폭염안전 집중점검도 실시하기로 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폭염은 이제 여름철 불편이 아니라 중대재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시 위험 요인”이라며 “체감온도 기준에 따라 작업을 조정하고 근로자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는 체계가 현장의 기본 관리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8-08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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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국무총리, 폭염 대응 중대본 2단계로 올렸다
[경제일보] 정부가 폭염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격상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8월 2일 관계부처와 지방정부에 긴급지시를 내리고 취약계층 보호와 야외작업 관리, 전력·용수 수급 점검을 주문했다. 기온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경남 양산은 이날 닷새 연속 40도를 넘겨 국내 관측 사상 처음 있는 일이 됐다. 전날 기록한 41.6도는 122년 관측 역사상 최고치다. 서울도 이날 오전 서북권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면서 전역이 경보 구역이 됐다. 한 총리는 지난달 31일 주말 이후 폭염중대경보가 확대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긴장해야 할 한 주라고 밝힌 바 있다. 지시의 무게는 사람에 실렸다. 보건복지부는 독거노인과 쪽방 거주민이 이용하는 경로당과 쉼터의 냉방 가동 상황을 점검하고 안부 전화와 방문을 수시로 하도록 했다. 행정안전부는 부처와 지방정부의 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해 조정하고, 지방정부는 무더위쉼터와 폭염저감시설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현장을 직접 살피도록 했다.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지시가 뒤따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는 고령 농업인이 야외작업 중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다며 무리한 논밭일을 자제해 달라는 마을방송을 적극 실시하고 비닐하우스와 논밭 현장을 점검하도록 했다. 고용노동부에는 물류센터와 건설현장의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무더위 시간대에 작업 중지와 시간 변경이 이뤄지도록 지도하라고 지시했다. 5대 수칙은 물과 바람·그늘, 휴식, 보냉장구, 응급조치다. 휴식은 2시간마다 20분 이상이 기준이다. 고용노동부는 6월 15일부터 폭염 취약사업장 1000곳을 대상으로 불시 감독을 벌이며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무관용으로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산업 피해 대책도 함께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가축과 양식어류 폐사를 줄이기 위해 냉방장치와 고수온 대응장비 가동을 신속히 지원하도록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는 두 가지가 주어졌다. 냉방 수요가 급증해도 전력 수급이 흔들리지 않도록 예비율을 수시로 점검하는 일과, 댐과 저수지의 용수 저장 현황을 관리하는 일이다. 일부 지역에서 가뭄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가뭄 취약 지역의 생활·공업용수 공급 상황도 살피도록 했다. 폭염과 가뭄이 함께 오면 냉방 전력과 농업용수 수요가 동시에 치솟는다. 각 부처에는 공영방송과 재난문자, 전광판, 마을방송 등 가용한 매체를 모두 써서 폭염 상황과 소관별 행동 요령을 알리도록 했다. 한편 피해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청 집계로 5월 15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638명, 사망자는 12명이다.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79명보다 적지만 사망자는 지난해 16명의 75% 수준이다. 최근 나흘 사이에 사망자의 절반이 몰렸다. 환자는 줄었는데 중증으로 가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2026-08-02 14: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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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 사상 처음" 양산은 닷새째 40도, 서울은 전역 폭염경보
[경제일보] 경남 양산의 기온이 8월 2일 닷새 연속 40도를 넘었다. 국내 기상관측 사상 처음이다. 같은 날 서울은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양산은 이날 오전 11시 47분 40.3도를 기록해 40도 선을 넘었고 정오에는 40.9도까지 올랐다. 지난달 29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40도를 넘겼다. 40도에 이르는 시각은 날마다 앞당겨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26분이던 것이 30일 오후 1시 10분, 31일 낮 12시 36분, 이달 1일 낮 12시 14분으로 당겨졌고 이날은 오전에 넘어섰다.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때는 보통 일사량이 많은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다. 기록으로 보면 전례가 없다. 기상청이 순위를 관리하는 97개 기후 통계 관측 지점 기준으로 한 지역의 일최고기온이 이틀 넘게 연속 40도를 넘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973년 이후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값까지 넣어도 2018년 8월 1일부터 4일까지 경북 영천 신녕의 나흘 연속이 최장이었다. 전날 양산이 기록한 41.6도는 122년 국내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다. AWS 기록까지 포함하면 2018년 8월 1일 경기 광주 초월읍 지월리 41.9도와 같은 날 서울 강북구 41.8도가 위에 있다. 이날 양산이 42도를 넘기면 AWS를 포함해도 가장 높은 기온이 된다. ◆ 서울은 전역 폭염경보, 열대야도 열흘 넘어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서북권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은평구와 종로구, 마포구, 서대문구, 중구, 용산구가 대상이다. 서북권에는 폭염주의보가 걸려 있었다. 이로써 서울 전역이 폭염경보 구역이 됐다. 동남권과 동북권, 서남권은 지난달 29일 오전부터 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밤에도 열기가 빠지지 않는다. 서울 전역에는 열대야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동남권과 서남권은 지난달 23일, 동북권과 서북권은 24일부터로 열흘을 넘겼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서울 최저기온은 27.5도였다. 폭염특보는 올해 6월부터 세 단계로 바뀌었다. 18년 만의 개편이다.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이틀 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주의보, 35도 이상이면 경보, 38도 이상이면 중대경보가 내려진다. 열대야주의보도 올해 새로 만들어졌다. 체감온도 33도 이상에 더해 밤 최저기온이 서울 기준 26도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기후변화로 밤 더위가 길어지면서 야간 위험을 따로 알리기 위한 조치다. 건강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집계로 5월 15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638명, 사망자는 12명이다.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79명보다 적지만 사망자는 지난해 16명의 75% 수준이다. 최근 나흘 사이에 사망자의 절반이 몰렸다. 환자는 줄었는데 중증으로 가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2일까지 온열질환 발생 위험을 가장 높은 4단계로 유지했다. 낮 시간대 야외 활동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실내에서도 냉방과 수분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권고다.
2026-08-02 13: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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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 수준 폭염, 개인의 인내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다
[경제일보] 사람이 더위에 쓰러지고 있다. 밭에서 일하던 노인이 숨지고 건설현장과 길 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응급실로 실려 간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잠을 이루기 어렵다. 올여름 폭염을 예년보다 조금 더 더운 여름쯤으로 여길 수 없는 이유다. 지난 12일 경북 포항과 경산에는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2008년 폭염특보 제도가 도입된 뒤 18년 만에 신설된 최고 단계 경보다.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진 지역에서 체감온도 38도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정부가 국민에게 즉시 야외활동을 중단하고 냉방시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하는 수준의 더위다. 인명 피해는 이미 현실이 됐다. 질병관리청 집계로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25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301명, 사망자는 6명이다. 지난해에는 446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환자의 79.2%는 실외에서 발생했다. 실외 작업장이 1431명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 542명, 길가 522명이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1160명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가 몰리는 장소를 보면 폭염의 성격이 드러난다. 냉방이 되는 사무실이나 집으로 몸을 피할 수 있는 사람보다 뙤약볕 아래 계속 일해야 하는 사람이 먼저 쓰러진다. 건설현장 노동자와 배달노동자는 일을 멈추면 소득이 줄어든다. 농민은 한낮 작업을 피하라는 안내를 받아도 수확과 생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부터 걱정해야 하는 가구도 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근거는 이미 법에 적혀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폭염을 태풍, 홍수, 호우, 한파와 함께 자연재난으로 규정한다. 같은 법 제2조는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해 일상으로 회복하도록 지원하는 일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 의무로 두고 있다. 폭염은 법률상으로도 국민 각자가 알아서 버텨야 할 날씨가 아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국민에게 가장 자주 돌아오는 말은 여전히 비슷하다. 물을 자주 마시고 야외활동을 줄이고 충분히 쉬라는 것이다. 틀린 말은 없다. 그런 수칙만으로 재난 수준의 폭염을 넘길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누가 한낮의 폭염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르겠는가. 그래도 현장에 나가는 사람이 있다. 일을 멈추면 그날 임금이 사라지고 배달을 쉬면 수입이 끊긴다. 농사를 미루면 작물이 상한다. 폭염 대책은 이 사람들이 왜 위험을 알면서도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지를 다뤄야 한다. 산업현장에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폭염작업을 하는 노동자에게 매 2시간 이내에 20분 이상의 휴식을 주도록 사업주에게 의무를 부과한다. 냉방·통풍 장치 설치와 작업시간 조정 등 폭염 노출을 줄이는 조치도 규정하고 있다. 규정을 만들어 놓는 것과 노동자가 실제로 일을 멈추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공사 기한에 쫓기는 하청업체의 일용직 노동자가 폭염을 이유로 먼저 작업중지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건당 수입에 기대는 배달노동자에게 휴식은 곧 소득 감소다. 극단적인 고온에서 작업을 중단시킬 것이라면 그 시간의 임금과 소득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 노동자에게 생계와 안전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하는 제도는 안전대책이 될 수 없다. 고령 농민은 산업안전보건 규정의 보호조차 받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가 한낮 농작업을 자제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마을방송을 한다고 밭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농번기에는 작업을 미루기도 어렵고 혼자 농사를 짓는 고령층도 적지 않다. 극한 폭염 때 농작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인력을 지원하고 고령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는 체계가 따라붙어야 한다. 경보를 보내는 데서 행정의 일이 끝나서는 안 된다. 집 안이라고 모두 안전한 것도 아니다. 쪽방과 옥탑방은 밤이 돼도 열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 냉방비가 부담되는 가구에는 에어컨을 켜라는 말부터 현실과 거리가 있다. 열대야가 이어지면 무더위쉼터도 밤까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재난대피시설이 가장 필요한 시간에 문을 닫는다면 이름만 쉼터일 뿐이다. 태풍이 다가오는데 국민에게 우산을 잘 쓰라고만 하지는 않는다. 위험한 도로를 통제하고 주민을 대피시키며 필요한 경우 사람의 이동까지 제한한다. 폭염도 자연재난으로 규정했다면 대응 방식 역시 그에 맞아야 한다. 생명에 위험을 주는 온도까지 올라갔는데도 물을 마시고 알아서 쉬라는 안내에 의존할 수는 없다. 국가가 정해야 할 선도 있다. 어느 온도부터 옥외작업을 멈출지, 작업을 중단한 노동자의 소득을 어떻게 보전할지, 혼자 사는 고령자와 농민을 누가 찾아갈지, 냉방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구를 어떻게 보호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폭염특보의 단계만 세분화한다고 국민의 생명이 저절로 보호되지는 않는다. 폭염은 냉방된 사무실과 건설현장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피해까지 똑같지는 않다. 38도가 넘는 철근 위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 한여름 밭에 나가야 하는 고령 농민,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을 마음껏 켜지 못하는 사람이 먼저 위험해진다. 지난해 온열질환자가 어디에서 쓰러졌는지가 이미 보여줬다. 폭염을 당장 멈출 수 없다고 해서 피해까지 개인의 몫으로 돌릴 수는 없다. 사람을 위험한 시간대에 일하지 않게 하고, 일을 멈춰도 생계가 무너지지 않게 하며, 스스로 피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피할 곳을 마련하는 일은 정책으로 할 수 있다. “더우면 쉬라”는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실제로 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재해 수준의 폭염에서 그 조건을 만드는 일은 개인의 인내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다.
2026-07-27 09: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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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다시 보복전 격화…휴전 붕괴에 전면전 우려 고조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2명이 숨지자 미국이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섰고, 이란도 걸프 지역 미군 시설과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확대했다. 한 달 전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는 사실상 무효화됐다. 양국이 상대방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보복과 재보복을 이어가면서 전선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요르단과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전역으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19일 로이터와 AP통신, 미 중부사령부(CENTCOM) 등에 따르면 미국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미군의 야간 공습은 8일 연속 이어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요르단에서 중부사령부와 연합군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미군 2명이 전사하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 장병을 공격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신속하게 응징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운항을 위협하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새로운 공습을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숨진 미군은 16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최소 4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이란 핵무기 절대 허용 안 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군사작전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 매체 뉴스네이션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병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쟁의 목표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도 엑스에 “장병들의 희생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 뿐”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미군 사망을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추가 보복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군의 공습은 이란 남부 시리크와 하자바드, 반다르아바스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은 호르무즈 해협과 연결된 항만·군사 거점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안 방어망과 미사일 전력이 배치된 곳으로 꼽힌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과 타스님통신은 시리크와 하자바드가 각각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측은 현재까지 민간인 사상자나 대규모 시설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이번 작전의 목표는 민간시설이 아니라 혁명수비대의 미사일·드론 능력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 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격 지역이 항만과 전력망에 인접해 있어 교전이 장기화할 경우 민간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미국 대통령 서명은 무가치” 이란도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서면 메시지에서 미국이 종전 MOU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미국 대통령의 서명이 얼마나 무가치하고 효력이 없는지가 다시 드러났다”며 “미국이 전쟁을 확대한다면 이란 국민과 저항 전선이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미국이 MOU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란만 일방적으로 합의를 준수할 이유가 없다”며 합의 이행 중단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MOU 중단 선언과 관련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양국 정상이 사실상 합의 파기를 공식화하면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 초 임시 휴전에 합의한 데 이어 6월 중순 종전 MOU를 발효했다. MOU에는 상호 군사행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상선 운항 보장, 이란 핵 문제에 관한 후속 협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위협하고 미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이 공습 중단과 제재 완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맞섰다. 결국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교전이 재개되면서 MOU는 한 달 만에 사실상 무너졌다. ◆이란 공격, 걸프 미군기지·민간시설로 확산 이란의 공격 대상은 이스라엘이나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지 않고 있다. 요르단과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 미군이 주둔한 걸프 국가로 전선이 확대됐다. 이란은 이들 국가 내 미군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웨이트에서는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 일부 석유 관련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국제공항 운영도 한때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과 카타르 당국은 자국 영공으로 진입한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바레인에서도 공습경보가 두 차례 발령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방공태세를 강화했다. 걸프협력회의(GCC)는 성명을 통해 “바레인과 쿠웨이트, 요르단의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자심 모하메드 알부다이위 GCC 사무총장은 “민간인의 생명과 필수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국제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걸프 국가들은 그동안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면서도 이란과의 직접 충돌은 피하려 했다. 그러나 이란의 공격이 반복되면 방공 지원과 기지 제공을 넘어 군사작전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걸프 국가들이 본격적으로 교전에 가담할 경우 현재의 미·이란 충돌이 양국 간 제한전을 넘어 중동 지역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핵시설 공격이 전면전 분수령 전면전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는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시설이 꼽힌다. 미국은 이란의 해협 통제 능력을 약화한다는 명분으로 남부 항만과 미사일 기지를 공격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이 계속되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선박 공격이나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가 동시에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보다 선박 피격 위험에 따른 보험료 상승과 운항 기피가 먼저 원유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개발 저지를 전쟁 목표로 재차 제시한 만큼 미국이 혁명수비대 시설을 넘어 농축시설과 관련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이 이에 맞서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나 우라늄 농축 확대에 나설 경우 외교적 타협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양측의 군사행동 확대에 우려를 나타내며 즉각적인 긴장 완화와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민간 기반시설과 국제 해상운송에 대한 공격은 중동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추가적인 군사행동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상대국 점령이나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 총력전보다는 군사시설을 선별적으로 공격하는 제한전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 사망과 걸프 국가 피해가 이어지면서 공격의 강도와 범위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이란 핵시설·미군 주요 기지가 직접 타격을 받을 경우 보복 수위가 통제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휴전 협정이 무너진 상황에서 양측의 오판을 막을 새로운 중재 통로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전면전 확산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26-07-19 15:5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