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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박시브 허가 1년…성인 폐렴구균 예방접종 판도 바뀌나
[경제일보] 소아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97%에 이르렀지만 성인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예방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 소아 예방접종 확대로 일부 혈청형의 감염은 줄었지만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혈청형 대치’가 나타나면서다.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질환 부담이 집중되는 만큼 성인의 연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한 예방접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MSD에 따르면 국내 소아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약 97% 수준이다. 소아 접종 확대는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의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성인에서도 집단면역 효과로 기존 백신 혈청형에 의한 감염이 감소했다. 문제는 폐렴구균의 혈청형이 100종 이상이라는 점이다. 특정 혈청형의 감염이 줄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성인 폐렴구균 예방에서 단순히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 숫자만 따질 것이 아니라 현재 국내 성인에게 실제 질환을 일으키는 혈청형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실제 국내 성인 IPD의 혈청형 분포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2017~2019년 국내 16개 대학병원에서 성인 IPD 환자로부터 수집한 폐렴구균 분리주를 분석한 결과 19세 이상 성인 IPD 원인 혈청형의 74.4%가 한국MSD의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21)인 캡박시브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분석에서 성인 IPD 원인 혈청형 가운데 3형이 13.5%로 가장 많았고 34형 8.1%, 10A형과 19A형이 각각 6.7%, 23A형이 6.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3형과 10A형, 19A형, 23A형은 캡박시브에 포함된다. 특히 23A형은 기존 백신과 차별화되는 캡박시브의 고유 혈청형 가운데 하나다. 폐렴구균 질환의 부담은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에게 더 크게 나타난다. 2025년 국내 IPD 신고 건수는 440건으로 이 가운데 50세 이상이 약 77%를 차지했다. 심혈관질환과 만성 폐질환, 당뇨병, 면역저하 상태 등을 가진 성인은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성인보다 폐렴구균성 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제시됐다. 이런 변화는 올해 국내 성인 예방접종 권고안에도 반영됐다. 대한감염학회는 2026년 성인 폐렴구균 예방접종 권고안에 PCV21을 새롭게 포함했다. 65세 이상 모든 성인과 19~64세 면역저하자·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는 이전 접종력에 따라 PCV21 1회, PCV20 1회 또는 PCV15와 PPSV23 순차접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캡박시브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이다. 18세 이상 성인의 폐렴구균 혈청형에 의한 침습성 질환과 폐렴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 2026년 3월 국내 출시된 이후 성인 폐렴구균 예방접종 시장에서 기존 백신과 경쟁하고 있다. 이 백신의 특징은 성인 폐렴구균 역학을 고려해 혈청형을 구성했다는 데 있다. 자료에 따르면 캡박시브는 21개 혈청형에 더해 15B와 교차 면역원성을 보이는 항원을 통해 총 22개 혈청형에 대한 국내 성인 IPD 및 폐렴 예방 적응증을 확보했다. 15A, 15C, 16F, 23A, 23B, 24F, 31, 35B 등 8개 혈청형은 캡박시브에 고유하게 포함돼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백신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이 평가됐다. 이전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2656명을 대상으로 한 STRIDE-3 연구에서는 캡박시브와 대조군에 공통으로 포함된 10개 혈청형에서 비열등성을 확인했고 캡박시브에만 포함된 11개 혈청형 가운데 10개에서 우수한 면역원성이 나타났다. 50세 이상에서 이전 백신 접종 경험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STRIDE-6와 당뇨병 등 위험요인을 가진 18~64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STRIDE-8에서도 21개 혈청형에 대한 면역반응이 확인됐다. 해외에서도 성인 중심의 예방 전략은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PCV 접종 이력이 없는 50세 이상 성인과 특정 위험요인이 있는 19~49세 성인에게 PCV21을 접종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 프랑스와 호주,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PCV21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초점이 ‘소아에게 백신을 얼마나 많이 접종하느냐’에서 ‘성인에게 어떤 혈청형을 어떻게 예방할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소아 국가예방접종이 일정 수준 성과를 거둔 상황에서 성인 질환의 혈청형 변화까지 반영해야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앞으로의 성인 폐렴구균 예방은 연령만으로 접종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기존 접종력과 기저질환, 면역 상태, 국내에서 실제 유행하는 혈청형 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세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캡박시브의 국내 허가와 학회 권고안 반영은 이런 변화가 실제 예방접종 현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6-09-12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