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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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빠진 국내생산 세액공제…바이오업계 "보건안보 위해 포함해야"
[경제일보] 한국바이오협회가 정부의 국내생산 세액공제 대상에 백신을 포함해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백신이 단순한 의약품을 넘어 국가 보건안보와 공급망 안정에 직결되는 전략 품목으로 떠올랐지만 정부가 마련한 국내생산촉진 세액공제 대상에서는 빠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백신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할 경우 국내 생산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바이오 소부장 산업과 지역 일자리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협회는 신설 예정인 조세특례제한법 제29조의 국내생산세액공제 적격품목에 백신을 포함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국내생산촉진을 위한 조세특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해 국내 생산기반을 확대하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입법예고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국내생산세액공제 적격품목에 백신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안에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 로봇 부품 등 6개 분야가 포함됐다. 바이오협회는 백신 역시 공급망 안정성이 필요한 대표적인 전략 품목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당시 국가 간 수출 제한과 물류 차질, 생산시설 부족이 백신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평상시에는 물론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백신은 다른 의약품과 비교해 생산시설과 품질관리 체계 구축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제품의 기술 교체 주기도 짧아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산설비를 고도화해야 한다. 일회성 보조금보다 세제 혜택을 통해 생산 원가를 낮추고 기업이 절감한 비용을 다시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에 투입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논리다. 국내 백신 산업의 연구개발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국내 최소 36개 기업이 108개의 백신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은 백신도 늘고 있다. 2025년 11월 기준 전 세계 279개 백신 제품이 WHO PQ 인증을 획득했으며 국내에서는 23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 다만 국내 백신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프리미엄 백신을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수입 백신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백신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 제조원가를 낮춰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백신 생산 지원의 효과는 완제품 제조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백신 생산에는 원부자재와 생산장비를 비롯해 품질관리, 충전, 포장 등 다양한 산업이 연결돼 있다. 국내 생산량이 늘어나면 관련 바이오 소부장 기업의 국내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주요 백신 생산시설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GC녹십자는 전남 화순에 백신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다. 국내 백신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 생산기업뿐 아니라 관련 협력업체와 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백신을 국내생산 세액공제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단순히 특정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늘려달라는 요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위기 상황에서 백신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특히 백신은 생산시설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하다. 감염병이 발생한 이후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하는 방식으로는 긴급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평상시 생산시설을 유지하고 관련 기술과 인력을 확보해야 위기 발생 시 생산량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 업계가 기대하는 것은 세제 지원을 통한 선순환이다. 국내 생산비용을 낮추면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확보한 재원을 생산설비 고도화와 임상 및 연구개발에 다시 투입할 수 있다. 생산기반 확대가 다시 원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결국 정부의 선택은 국내생산 세액공제를 단순한 제조업 지원책으로 볼 것인지, 공급망과 국가안보 차원의 산업정책으로 확대할 것인지에 달렸다. 반도체와 이차전지처럼 공급망 불안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산업을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면 백신 역시 국민 건강과 방역 역량에 직결되는 전략 품목이라는 것이 바이오업계의 입장이다. 정부가 의견수렴 과정에서 백신을 적격품목에 추가할 경우 국내 백신 기업의 생산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바이오 소부장 육성, 지역 일자리 창출,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까지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반대로 백신이 최종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국내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과 글로벌 기업과의 가격 경쟁력 격차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국내 백신 산업의 ‘생산기반 유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투자와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2026-08-2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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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10년을 5년으로…기업형 첨단도시, 결국 '사람'이 답이다
[경제일보] 정부가 '산단 조성 10년' 시대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3대 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업이 원하는 부지를 신속하게 공급하고 공장과 연구시설이 집적된 첨단산업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인허가 기간 단축보다 우수 인재의 정착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와 AI 산업은 공장만 세운다고 경쟁력이 확보되는 산업이 아니다. 세계적인 연구개발(R&D) 인력과 협력기업, 대학, 병원, 교육·문화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 첨단산업 경쟁의 무게중심이 생산시설 확충에서 인재와 산업 생태계를 갖춘 도시 조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며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산단 기획부터 공장 가동까지 통상 10년 이상 걸리던 절차를 5년 이하로 단축하고 기업과 인재가 함께 모이는 새로운 산업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단에서 첨단도시로…정부가 바꾸려는 산업 지도 이번 구상의 핵심은 산업단지를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생활권과 결합한 첨단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데 있다. 정부는 기업 맞춤형 입지 공급과 함께 주거·교육·문화·의료 시설을 확충하고 정주지까지 30분, 공항과 항만 등 물류 거점까지 1시간 이내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 거점 국립대와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도 함께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도시'를 강조하는 이유는 첨단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제조업 시대에는 공장을 빠르게 건설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생산시설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되고 이를 운영할 고급 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돼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판단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부지 확보를 넘어 엔지니어가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주거 환경과 교육 여건, 의료 서비스, 교통 접근성, 협력사와 연구기관이 밀집한 연구개발 기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최첨단 공장을 구축하더라도 우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성과 연구개발 역량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 경쟁력은 공장 자체보다 우수 인력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정주 여건에서 갈린다는 것이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TSMC·인텔이 보여준 교훈…공장만으로는 생태계 못 만들어 이 같은 변화는 해외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애리조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에 맞춰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반도체 설비를 설치할 숙련 기술인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 일정이 연기됐다. 현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만 엔지니어를 파견해 교육을 병행하는 등 인력 문제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대규모 투자만으로 첨단산업 생태계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인텔 역시 미국 오하이오주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하며 '실리콘 하트랜드(Silicon Heartland)' 구축에 나섰지만 시장 환경 변화와 투자 일정 조정, 기반시설 조성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보다 공장 완공 시점이 늦춰졌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첨단산업 클러스터는 생산시설 건설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재 확보와 협력기업 유치, 도시 기반시설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상당수 연구개발 인력은 용인과 분당, 수지, 동탄 등 수도권 생활권을 기반으로 근무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과 협력기업, 대학, 교통망이 이미 집적돼 있다는 점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빠른 산단'보다 '머물고 싶은 도시'가 경쟁력 반면 앞으로 조성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거점은 생산시설과 함께 새로운 생활권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우수 인력이 장기간 정착하려면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이번 메가 프로젝트에서 기업형 첨단도시를 별도 축으로 제시한 것은 기존 산업단지 정책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국가산업단지나 혁신도시 정책이 생산시설 공급이나 공공기관 이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산업과 주거, 연구개발, 교육, 교통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협력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혁신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다만 정부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정주 여건뿐 아니라 산업 기반시설 확보라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전력망과 용수 확보, 환경영향평가, 주민 수용성, 교통 인프라 구축 등이 계획대로 이뤄질지가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거점 대학이 반도체와 AI 산업이 요구하는 고급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도 기업형 첨단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이 단순히 산단 조성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빠른 인허가가 아니라 연구개발과 생산, 생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라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산단 10년에서 5년'이라는 목표의 진짜 의미는 공장을 더 빨리 짓는 데 있지 않다.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생산시설의 규모보다 우수 인재와 기업이 지속적으로 모여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형 첨단도시 역시 '빠른 산단'이 아니라 기업과 인재가 머물고 성장하는 혁신 거점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800조원 규모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결국 사람이 모여야 하는 산업인 만큼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이 전력과 용수 못지않게 중요한 투자 요소"라며 "협력사와 소부장 기업이 함께 집적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가 구축돼야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10 17: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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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뒤에 숨은 진짜 수혜주…AI 인프라 밸류체인 다시 짠다
[경제일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보다 AI 인프라를 떠받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전력기기, 냉각, 로봇 부품, 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반도체 생산을 넘어 데이터센터 구축과 제조업 AI 전환까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관심도 대기업 투자 규모보다 실제 발주가 이뤄질 후방 밸류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에서 AI 인프라로…산업정책 무게중심 이동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단순히 반도체 공장을 늘리는 기존 산업정책과 결이 다르다.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이를 학습시킬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제조 현장에 피지컬 AI를 확산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반도체 생산시설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망,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반도체 투자 확대를 넘어 'AI 시대 국가 인프라 구축'으로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반도체 투자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AI를 실제 서비스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 설비 등 기반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I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세 가지 축도 각각 독립된 산업이 아니다. 반도체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고 AI 데이터센터는 이를 학습·추론하는 공간이며 피지컬 AI는 산업 현장에서 AI를 실제 활용하는 단계다. 세 분야가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투자 효과 역시 특정 기업이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소부장 넘어 전력·냉각까지…AI 밸류체인 전반 수혜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반도체 소부장이다. 정부는 기존 용인·평택 생산거점과 함께 서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며 생산능력 확대를 예고했다. 신규 팹이 들어서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시장이다. 노광과 식각, 증착, 검사, 패키징 등 공정 전반에서 장비 발주가 늘어나고 웨이퍼와 특수가스, 화학소재 등 핵심 소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HBM 생산에는 기존 D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적층·패키징 공정이 요구되는 만큼 후공정 장비와 검사 장비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더 큰 특징은 반도체 장비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존 반도체 생태계 밖에 있던 산업들도 새로운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력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수천~수만 장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변압기와 배전반, 차단기, 초고압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설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날수록 전력기기와 전선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GPU 등 고성능 장비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과거보다 훨씬 높은 전력 사용량과 전력 밀도를 요구한다"며 "전력 인프라는 더 이상 단순한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류(DC) 배전과 고효율 전력변환장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차세대 전력 솔루션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면서 지역별 전력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단순 건축 사업이 아니라 전력 설비와 송배전망 구축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력과 함께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냉각 기술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고성능 GPU가 대량 집적되면서 데이터센터 내부 발열은 기존 서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냉각 효율이 떨어질 경우 성능 저하와 전력 손실은 물론 장비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냉각 시스템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랭식 중심이던 기존 시장도 액침냉각과 수랭식 등 고효율 냉각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서버 냉각장치와 공조 시스템, 열관리 솔루션 등 관련 시장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지컬AI가 키울 로봇 생태계…"공급망 경쟁력이 성패"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한 피지컬 AI 역시 새로운 소부장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과 제조설비, 물류장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을 의미한다. 단순한 로봇 보급을 넘어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반도체뿐 아니라 센서와 카메라, 액추에이터, 감속기, 모터, 제어기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이 필요하다. 정부도 대경권 자동차·가전 부품기업의 로봇 부품기업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제조업 기반을 AI·로봇 산업으로 연결하는 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동차와 산업기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AI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에서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설비 예지보전, 공장 자동화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대기업의 투자 규모보다 얼마나 많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밸류체인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기술 자립은 물론 지역 산업 육성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투자 구조가 반복될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실질적인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 확대와 기술 검증 기회가 함께 마련돼야 메가프로젝트의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전력 인프라가 더 이상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데이터센터의 대형화와 피지컬 AI 확산이 맞물리면서 고효율 전력기기와 냉각, 센서, 자동화 솔루션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6-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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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호가 아니라 인프라 전쟁이다
[경제일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재명 정부의 첫 대형 산업 승부수로 떠올랐다. 정부는 반도체 수요 폭증과 지역균형발전을 동시에 겨냥해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에 호응했다. 지난 6월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은 호남에 총 425조원을 투자하고, 광주에 약 400조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팹 2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서남권에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구상을 제시했다. 양사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825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내건 명분은 분명하다. AI(인공지능) 시대가 열리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기존 용인·평택·이천 중심의 수도권 반도체 축만으로는 미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을 새로운 생산기지로 개발해야 한다며 전력과 용수, 용지 여건을 언급했고, 청와대 안에 3대 메가프로젝트 직할 담당관을 두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3S+1F 전략을 통해 속도전, 거점전, 선도전, 총력지원체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반도체 클러스터는 발표문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반도체 공장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전력, 물, 땅, 인재, 협력업체, 물류, 정주 여건이 동시에 맞물려야 돌아가는 초정밀 산업 생태계다. 호남 클러스터의 성패도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정부와 기업이 ‘825조원’이라는 숫자를 꺼내 든 순간, 국민이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과연 호남은 반도체를 감당할 인프라를 갖췄느냐다. 첫째는 전력이다. 반도체 팹은 전기를 먹고 산다. AI 데이터센터까지 결합되면 전력 수요는 더 커진다. 단순히 발전량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이고 끊김 없는 전력망, 초고압 송전망, 변전 설비, 전력 품질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반도체 라인은 순간 정전이나 전압 불안에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전력 공급계획이 지역 민원과 송전망 지연에 막히면 400조원짜리 팹은 착공 전부터 병목에 걸린다. 둘째는 용수다. 반도체 생산에는 대량의 초순수가 필요하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물은 행정명령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취수원, 정수·폐수처리 시설, 재이용 시스템, 지역 농업·생활용수와의 조정까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셋째는 사람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진짜 경쟁력은 공장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할 엔지니어와 기술자다. 수도권에 집중된 고급 인력이 호남으로 이동하려면 좋은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 의료, 주거, 문화, 교통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 가족이 옮겨 살 수 있는 도시가 돼야 인재가 온다. 지방에 공장을 짓고 인재는 수도권에서 출퇴근시키는 방식으로는 첨단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넷째는 기업의 자율성과 정책의 일관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틀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 입지와 세부 일정은 여전히 신중히 검토 중이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한 번 삽을 뜨면 수십 년을 간다. 정치 일정에 맞춰 서두를 일이 아니다. 기업이 투자 논리로 판단하고 정부는 인프라와 규제를 책임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균형발전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 첨단산업의 지도는 수도권과 일부 충청권에 지나치게 기울어 있었다. 호남이 농업과 전통 제조업의 이미지에 갇혀 있는 동안 청년은 떠났고 지역경제는 노쇠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제대로 추진된다면 호남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첨단 패키징, 미래 에너지, 소부장 기업이 결합된 남부권 산업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균형발전은 지역 배분이 아니다. 산업 경쟁력을 해치면서까지 지도를 나누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세계와 싸우는 산업이다. 미국, 대만, 일본, 중국은 국가 차원의 보조금과 인프라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호남 클러스터를 추진하려면 수도권 클러스터를 약화시키는 ‘분산’이 아니라, 수도권·충청·호남을 연결하는 ‘확장’이어야 한다. 용인과 평택이 흔들리고 호남이 뜨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거점은 더 빨라지고 새 거점은 더 넓어지는 구조여야 한다. 《논어》에 ‘공욕선기사 필선리기기(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라는 말이 있다. 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먼저 연장을 날카롭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연장은 전력망이고, 용수망이고, 도로·철도·항만이고, 대학과 연구소이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 환경이다. 연장이 무딘데 공장부터 세우면 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부는 이제 숫자의 정치에서 실행의 행정으로 넘어가야 한다. 825조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국민의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숫자가 실제 공장, 실제 고용, 실제 수출, 실제 지역소득으로 바뀌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전력·용수·부지 인허가 일정을 공개하고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지역 대학과 기업을 묶은 반도체 인력 양성 로드맵을 즉시 제시해야 한다. 셋째, 기업 투자 결정이 정치적 압박으로 비치지 않도록 세제·규제·인센티브 기준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성공하면 한국 산업 지도를 바꿀 수 있다. 실패하면 또 하나의 거대한 지역 공약으로 남을 수 있다. 차이는 말이 아니라 인프라에서 갈린다. 반도체는 균형발전의 깃발만 보고 오지 않는다. 전기와 물과 사람과 시간이 있어야 온다. 정부가 정말 호남을 대한민국 산업의 새 심장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구호가 아니라 더 촘촘한 실행표다.
2026-07-03 12: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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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800조 반도체 벨트…'제2의 용인'인가, 산업지도 바꿀 새 축인가
[경제일보] 정부가 서남권에 최대 896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추진하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지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그동안 경기 남부에 집중됐던 생산기반을 서남권으로 확장해 AI 시대에 대응할 새로운 생산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공장 몇 곳을 짓는 사업이 아니라 메모리 생산과 첨단 패키징, AI 데이터센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인력양성까지 연결하는 전국 단위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앰코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부 발표 기준 총 투자 규모는 896조원이다. 이번 구상의 의미는 투자 규모보다 산업지도의 변화에 있다. 그동안 한국 반도체 산업은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AI 시대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도권 단일 생산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커지고 있다. 서남권 반도체 벨트는 용인 클러스터의 단순 복제가 아니라 수도권 생산기반을 지방으로 확장하고, 전력·용수·패키징·AI 데이터센터까지 결합한 새로운 반도체 축을 세우려는 시도다. 반도체 산업은 오랫동안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기흥·화성·평택 캠퍼스와 SK하이닉스 이천·청주 공장을 축으로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벨트가 형성됐다. 여기에 용인 국가산단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추진되면서 수도권은 세계적인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AI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 생산체계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수도권은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서남권을 새로운 생산축으로 제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단순한 공장 이전이 아니다. 정부는 서남권에 메모리 팹 4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생산거점을 조성하고, 충청권은 첨단 패키징, 동남권·대경권은 소부장과 미래 반도체 산업을 맡는 전국 분산형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과 지방이 역할을 분담하는 새로운 산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약 470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팹 2기와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는 약 425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을 조성하는 구상을 공개했다. 앰코는 광주에 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내세운 공통 조건은 '입지'가 아니라 '인프라'였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력과 용수, 인력, 정주 여건, 인센티브가 갖춰질 경우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용인 클러스터만으로는 미래 메모리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대규모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용수 공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제2의 용인'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성격은 다소 다르다. 용인이 기존 수도권 반도체 벨트의 연장선이라면, 서남권은 수도권 밖에 새로운 생산축을 만드는 첫 시도에 가깝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면서 국가 전체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성공 여부는 공장보다 인프라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팹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과 막대한 공업용수가 필요한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다. 정부는 서남권에 필요한 전력 6.3GW와 용수 65만톤을 공급하고, 송전망과 용수 인프라를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에도 약 15GW의 전력과 150만톤의 용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후공정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앰코의 광주 투자로 서남권은 메모리 생산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까지 연결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AI 반도체 시대에는 HBM과 AI 가속기의 성능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어 생산과 후공정이 함께 구축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충청권을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입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광주 미래차 국가산단 △빛그린국가산단 △첨단3지구 △나주 에너지국가산단 △영암·해남 솔라시도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 등 7곳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기업이 선호하는 부지를 중심으로 전력과 용수, 도로 등 기반시설을 패키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남권 반도체 벨트의 성패는 투자 규모가 아니라 실행 속도에 달려 있다"며 "삼성과 SK, 앰코의 투자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전력망 구축과 용수 공급, 인허가 단축, 기업 투자 집행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2의 용인'이라는 이름을 넘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이제 발표가 아니라 실행이 증명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2026-07-01 16: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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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는 초격차'…반도체·AI 데이터센터, 전력망이 성패 가른다
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앞세운 초격차 산업 전략이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 발표의 성패는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전력망과 용수, 입지와 인허가, 지역 인재와 정주 여건, 소부장 생태계가 맞물려야 비로소 ‘계획’은 ‘산업’이 된다. 이에 본지는 ‘800조 전쟁’ 기획 시리즈를 통해 주요 기업들의 투자 전략과 한전·수자원공사, 지자체, 소부장·로봇 부품기업까지 초격차 프로젝트의 실제 승부처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경제일보]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더 이상 반도체 기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전력 인프라를 핵심 축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은 기존 제조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수천 개의 GPU를 24시간 가동해야 하고, 반도체 공장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공조설비, 초순수 생산시설 등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 순간적인 전압 강하나 정전도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대용량'은 물론 '고품질' 전력 공급이 필수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전력과 용수를 생산설비 못지않은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력과 용수는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산업 전체에서 모두 중요한 요소"라며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반"이라고 했다. 이어 "전력 인프라는 개별 기업이 고민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가 인프라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발표한 345kV 계통 여유 정보 공개와 지역별 전기요금제 등에 대해서도 "기업의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는 AI 시대 기업 경쟁력이 기술 개발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 확보 능력에도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력 병목…정부 '전력 고속도로' 추진 정부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첨단산업이 필요한 곳에 전기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 규모로 확대하고,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함께 활용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업들이 전력 공급 여건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345kV 계통 여유 변전소 정보를 공개하고, 지역별 전기요금제와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도 단계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호남권을 AI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전력 계통을 활용해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정책이 발표됐다고 해서 곧바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이 실제 가동되려면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 전력망이 함께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전 "계획은 나왔지만 현실은 아직"…승부는 송전망 속도 실제 전력망 구축을 담당하는 한국전력도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정부가 전력망특별법 등을 활용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 송전망 확충 속도로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지는 현 단계에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이 동시에 확대되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용량 전력과 고품질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발전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막대한 전력을 끊김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계통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신규 발전설비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와 ESS를 함께 활용하는 전원 믹스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발전설비와 송변전망 확충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다만 송전망 구축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된 전력망특별법 역시 아직은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전력망특별법 제정 당시 평균 4년 정도 사업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법 시행 이후 처음부터 끝까지 완료된 사업이 아직 없어 실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발전소를 얼마나 많이 짓느냐보다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지역으로 전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정부는 이번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전력 인프라 확충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기업들도 전력의 중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력망을 구축하는 한전은 아직 공급 속도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결국 이번 메가프로젝트의 성패는 발전설비 확대 자체보다 송전망을 얼마나 신속하게 구축하고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대용량·고품질 전력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2026-06-30 1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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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의 열쇠는 인프라와 생태계에 달렸다
[경제일보] 정부와 대기업이 경기 용인에 이어 광주·전남 등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 구조를 분산하고, 침체에 빠진 지방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은 시대적 요구이자 국가적 과제다.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로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에 대규모 미래 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 자체는 적극 평가받아야 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국가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산업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생산 기반을 다변화하고 국가 차원의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수도권의 전력 수급 부담과 용수 부족 문제를 고려할 때, 첨단산업의 공간적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그러나 국가적 당위만으로 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청사진과 정치적 구호가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냉정한 현실 진단과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반도체 공장은 일반 제조업 시설과 차원이 다르다. 특히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전공정 시설은 24시간 멈춤 없이 가동되는 초정밀 산업으로, 막대한 전력과 안정적인 공업용수 공급이 절대적 조건이다. 문제는 현재 호남권의 인프라가 이런 요구를 충분히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점이다. 호남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지만, 반도체 공장이 필요로 하는 초고압·고품질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송배전망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발전 설비만으로는 부족하다. 생산된 전력을 손실 없이 공급할 전력망 구축이 병행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은 확보될 수 없다. 용수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반도체 생산에는 엄청난 양의 초순수가 필요하다. 가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 계획 없이 클러스터 조성만 추진한다면 기업들의 투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전력과 용수는 반도체 산업의 혈관과도 같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클러스터는 이름뿐인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과 생태계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인재와 공급망에서 나온다. 수많은 석·박사급 연구인력과 숙련된 엔지니어, 그리고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긴밀하게 연결돼야만 첨단산업 생태계가 작동한다. 수도권에 형성된 이러한 집적 효과를 단기간에 지방으로 옮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단순한 공장 유치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시설을 국가 차원에서 우선 구축하고, 지역 대학과 기업이 연계된 인재 양성 시스템을 조기에 가동해야 한다. 또한 우수 인력이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의료·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소부장 기업 이전을 위한 세제 혜택과 규제 혁신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은 속도와 실행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준비되지 않은 낙관은 실패를 부르고, 정치 논리에 따른 졸속 추진은 막대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지역 발전의 상징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력과 용수, 인재와 산업 생태계라는 기본 조건부터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성공의 열쇠는 장밋빛 비전이 아니라 철저한 인프라 구축과 치밀한 실행 전략에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2026-06-25 11: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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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대들보 역할 기업은행 65년… 자산 500조 종합금융회사로
IBK기업은행의 역사는 한국 중소기업 금융의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출발점은 1961년 8월 설립된 중소기업은행이었다. 정부는 경제개발 초기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고, 중소기업자의 자주적 경제활동과 경제적 지위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은행법을 제정했다. 기업은행은 이 법에 따라 태어난 국책은행이다. 기업은행의 DNA는 처음부터 분명했다. 대기업 중심 산업화가 속도를 내던 시절, 중소기업은 담보와 신용이 약해 일반 금융회사 문턱을 넘기 어려웠다. 기업은행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본금 2억원, 31개 점포망으로 출발한 작은 국책은행은 중소기업의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수출금융과 보증 연계 금융을 공급하며 한국 산업화의 밑단을 떠받쳤다. 기업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다른 길을 걸었다. 시중은행이 예대마진과 대기업 거래, 가계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생애주기를 따라 움직였다. 창업 초기 자금, 공장 증설 자금, 수출입 금융, 기술개발 자금, 위기 때의 유동성 지원까지 기업은행의 역할은 중소기업의 성장 단계와 함께 확장됐다. ◆중소기업 금융 DNA…산업화의 그늘을 메운 국책은행 1960~70년대 기업은행의 역할은 중소기업 금융공급이었다. 경제개발계획이 본격화되면서 대기업과 기간산업에 정책자금이 집중됐지만, 산업의 저변을 이루는 중소기업에도 자금이 필요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담 금융기관으로서 정책금융과 상업금융의 경계에서 움직였다. 수출입국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은행의 기능도 넓어졌다. 외자 업무와 외국환 업무, 수출 중소기업 지원이 강화됐다. 중소기업이 내수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금융이 필요했다. 기업은행은 수출 관련 금융과 상담 기능을 확대하며 중소기업의 국제화에도 힘을 보탰다. 1994년 증권거래소 상장은 기업은행의 체질 변화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국책은행의 공공성을 유지하되 자본시장에서 평가받는 금융회사로 한 단계 올라선 것이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업은행의 존재 이유를 다시 확인시켰다. 위기 때 가장 먼저 자금줄이 막히는 곳은 중소기업이었다. 기업은행은 시장이 위축될 때 뒤로 물러서지 않고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 창구로 기능했다. ◆국책은행에서 종합 금융회사로…민간 역할까지 넓힌 IBK 기업은행의 두 번째 도약은 민간 금융 기능의 확장이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담 국책은행이지만, 오늘의 IBK는 은행 단일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IBK저축은행, IBK자산운용, IBK벤처투자 등 계열사를 통해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 자산관리, 연금, 벤처 생태계까지 포괄하는 금융그룹형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이 변화는 중소기업 금융의 성격이 바뀐 데서 비롯됐다. 과거 중소기업 금융은 대출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중소기업은 △기술개발 자금 △지분투자 △인수합병 자문 △수출입 금융 △환위험 관리 △퇴직연금 △디지털 결제와 데이터 기반 경영지원까지 필요로 한다. 기업은행이 민간 금융 기능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BK투자증권과 IBK벤처투자는 혁신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돕는 축이다. IBK캐피탈은 설비투자와 리스, 기업금융을 보완하고 IBK연금보험과 자산운용은 중소기업 임직원과 기업주의 장기 자산관리 수요를 흡수한다. 국책은행의 울타리 안에서 민간 금융의 도구를 넓히는 구조다. ◆순익 2조·자산 500조 돌파…숫자로 드러난 성장세 현재의 기업은행은 더 이상 소규모 정책은행이 아니다. 2025년 말 기업은행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7189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순이익도 2조3858억원에 달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년보다 14조7000억원 늘어난 26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기준 총자산은 500조원을 넘어섰다. 자본금 2억원과 31개 점포로 출발한 중소기업 전담 은행이 60여 년 만에 500조원대 금융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이 숫자는 기업은행이 단지 정책금융기관으로 남아 있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중소기업 금융이라는 본업을 지키면서도 수익성과 건전성, 자본시장 기능을 함께 키워온 결과다. 2026년 출발도 본업의 방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업은행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7534억원, 별도 기준 순이익은 6663억원을 기록했다. 환율 변수와 전년 역대급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순이익은 줄었지만,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64조2000억원으로 더 늘었다.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다음 성장판은 혁신 중기 기업은행의 미래 성장전략은 △생산적금융 △혁신기업 투자 △디지털 중기금융 △건전성 관리로 요약된다. 핵심은 ‘IBK형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다. 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5년간 첨단·혁신산업, 창업·벤처기업, 지방 소재 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에 300조원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생산적금융은 기업은행의 설립 목적과 가장 잘 맞닿아 있다. 단순히 대출을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 산업과 기술, 일자리와 지역경제로 흐르게 하는 금융이다. AI, 반도체, 에너지, 소부장,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스마트제조 등 성장 산업의 중소기업은 대기업 공급망과 국가 전략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이다. 기업은행은 이 분야에서 차별적 강점을 갖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한 중소기업 신용정보, 업종별 경기 흐름, 현장 영업망, 정책금융 집행 경험은 일반 시중은행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다. 여기에 보증기관, 정책기관, 지방자치단체, 벤처투자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하면 기업은행은 단순한 대출기관을 넘어 중소기업 성장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18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8 07:3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