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5건
-
겨울엔 프리퀀시, 수능엔 홈런볼…스타벅스·해태제과, '시즌 공식' 굳힌다
[경제일보] 식음료업계가 계절과 기념일에 맞춘 시즌 마케팅을 통해 특정 시기와 브랜드의 연관성을 강화하고 있다. 겨울철 적립 행사와 수능 시즌 한정 제품처럼 매년 반복되는 소비 수요에 맞춰 상품과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구매와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오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2026 겨울 e-프리퀀시'를 진행한다. 매년 연말 운영하는 e-프리퀀시는 일정 수의 제조 음료를 구매해 e-스티커를 모으면 한정 증정품을 받을 수 있는 행사로, 올해는 '스타벅스와 함께 머무는 순간들(Moments that stay with Starbucks)'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올해 증정품은 포터블 스피커와 가방, 플래너로 구성했다.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 제조 음료 17잔을 구매하면 e-스티커 17개를 모아 원하는 증정품을 예약할 수 있으며, 이후 추가 구매량에 따라 미니 노트 키링과 북 커버도 신청할 수 있다. 해마다 새로운 협업 상품을 선보이면서 행사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전략도 이어간다. 포터블 스피커는 프랑스 디자인 브랜드 '렉슨(LEXON)'의 제품을 활용했고, 플래너와 미니 노트 키링은 오랜 기간 협업해온 '몰스킨(Moleskine)'과 제작했다. 가방도 백팩과 토트백 등으로 세분화해 증정품을 단순 사은품보다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구성했다. 행사가 장기간 반복되면서 참여 과정의 편의성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예약이 마감된 일부 증정품에 취소 물량이 생기면 순차적으로 예약 기회를 제공하는 '예약 취소 대기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증정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모바일 앱에서 교환을 사전 접수하고 처리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스타벅스가 겨울 e-프리퀀시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연말 소비와 브랜드 경험을 연결해온 만큼 올해 역시 제품 구매에서 증정품 수령까지 이어지는 반복적인 참여 구조를 강화한 셈이다. 특히 플래너와 가방 등 매년 구성을 달리한 한정 증정품을 앞세워 행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연말까지 고객 방문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번 겨울 e-프리퀀시는 스타벅스와 함께한 순간들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로벌 브랜드인 렉슨, 몰스킨 등과 협업해 일상에서 사용하기 좋은 증정품들로 기획했다"며 "올해는 증정품 예약 취소 대기부터 불량 접수까지 고객 편의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연말이라는 계절적 시기를 자체 행사와 연결했다면 해태제과는 수능이라는 연례 행사를 대표 제품인 홈런볼과 결합하고 있다. 2024년 처음 수능 에디션을 선보인 이후 3년 연속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홈런이라는 제품명을 수험생 응원 메시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능 시즌 한정판 '만루홈런볼'을 출시한다. 기존 홈런볼보다 초코크림 함량을 10% 늘려 속을 더욱 풍성하게 채우고, 모든 수험생이 자신만의 '홈런'을 날리길 바란다는 의미를 제품명에 담았다. 수능과 홈런볼의 연결은 상품 구성에도 반영했다. 해태제과는 2024년 첫 수능 에디션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응원 메시지를 담은 대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만루홈런볼 6봉으로 구성한 선물세트를 마련해 수험생 자녀나 친구에게 응원의 의미로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세트는 오는 28일부터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2만개 한정 판매된다. 제품 출시와 함께 수험생이 속한 학교 단위로 참여 범위도 넓혔다. 해태제과는 오는 25일까지 '2026 홈런볼배 전국 고교수능응원전'을 진행한다. 학부모와 동문, 재학생 등이 인스타그램에 학교 이름과 응원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참여하며 최종 상위 3개 고등학교에는 전교생이 하나씩 받을 수 있는 만루홈런볼을 수능 전에 전달한다. 기존 제품명이 가진 '홈런'의 의미를 수능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는 응원 메시지와 연결하고, 한정 제품과 선물세트, 학교 단위 이벤트까지 연계하면서 수능철에 반복적으로 브랜드를 노출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야구장에서 승리를 응원하는 홈런볼이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에게도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 저마다 바라던 결실을 거두길 응원한다"고 밝혔다.
2026-10-15 10:55:25
-
젠슨 황 "AGI 도래"…수능 만점 GPT-6 아스트라, 검증대 오른다
[경제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GPT-6 아스트라’를 두고 “범용인공지능(AGI)이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시험 문제 풀이를 넘어 컴퓨터를 직접 조작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AGI를 판별하는 합의된 기준이 없고 독립 벤치마크에서도 경쟁 모델을 압도하지 못해 황 CEO의 발언을 기술적 결론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 CEO는 7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GPT-6 아스트라는 10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NVLink72 규모로 훈련됐다”며 “ChatGPT에서 o1, 아스트라까지 4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AGI가 도래했다. 오픈AI 팀에 축하를 보낸다”며 “다음으로 40만개 GPU가 가동될 것”이라고 했다. 오픈AI는 지난 3일 아스트라를 공개하며 컴퓨터 사용과 소프트웨어 개발, 과학, 사이버보안, 전문 업무에서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고 밝혔다. 회사 자체 평가에서 아스트라는 새로운 환경의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ARC-AGI-3’에서 99.9%, 고난도 수학 시험 ‘프런티어매스 티어4’에서 98%, 해킹 능력 평가 ‘익스플로잇벤치’에서 100%를 기록했다. 아스트라는 온라인 서식 작성, 고객정보 관리, 웹사이트 제작, 과학 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전문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3차원 모델 제작까지 수행한다. 오픈AI가 제시한 사례에서는 사람이 30분가량 걸리는 반려묘 돌봄 서비스 검색을 5분27초, 5시간이 필요한 구직정보 검색을 2분51초 만에 마쳤다. 다만 이는 오픈AI가 설정한 작업 환경에서 측정한 결과로, 모든 실제 업무에서 같은 속도와 정확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비공식 수능 평가에서도 처음으로 450점 만점을 받았다. 개인 개발자가 운영하는 깃허브 ‘2026 수능 LLM 풀이 기록’에 따르면 아스트라는 외부 검색 없이 국어·수학·영어·한국사와 탐구 4과목에서 모두 만점을 기록했다. GPT-5.6 솔은 448.5점,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 5.1은 447.5점이었다. 그러나 해당 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공식 시험이 아니다. API 환경에서 여러 선택과목을 풀게 한 뒤 평균 또는 환산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수험생의 응시 조건과도 차이가 있다. 수능 만점만으로 다양한 현실 업무를 스스로 학습하고 수행하는 AGI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외부 평가도 엇갈렸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모델 비교에서는 아스트라가 지능지표 55점으로 클로드 페이블 5.1의 57점에 뒤졌다. 평가 버전과 실행 환경에 따라 점수는 달라지지만, 아스트라가 모든 영역에서 경쟁 모델을 앞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코딩 에이전트 평가에서는 비용 효율성이 개선됐지만 일부 금융·과학 코딩·장문 추론 평가에서는 이전 모델보다 성능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안전 문제도 남았다. 오픈AI는 아스트라를 회사의 안전기준상 사이버보안 능력이 처음으로 ‘크리티컬(심각)’ 단계에 도달한 모델로 분류했다. 알려지지 않은 보안 취약점을 찾아 공격 방법까지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스트라는 이전 모델보다 지시 범위를 잘 지켰지만 자신의 추론 과정을 감추는 능력도 높아져 인간의 감시가 더 어려워졌다고 오픈AI는 인정했다. 한편 오픈AI는 아스트라를 공식적으로 AGI라고 선언하지 않았다. 그레그 브록먼 사장이 첫 AGI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놓고 황 CEO가 “AGI 도래”를 선언했지만, 이는 아직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에 가깝다. 아스트라가 AI 성능의 경계를 다시 밀어낸 것은 분명하지만 AGI의 도착 여부는 시험 점수보다 실제 환경에서의 자율성·신뢰성·안전성을 통해 검증해야 할 단계다.
2026-09-07 11:26:45
-
수능 D-77…SKT, 가족 참여형 '수능응원백서' 캠페인 진행
[경제일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SK텔레콤이 수험생 마케팅을 통해 단순 요금 할인이나 경품 제공을 넘어 가족과 수험생이 함께 참여하는 디지털 캠페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를 연결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마련하고, 응원 메시지부터 맞춤형 콘텐츠와 선물까지 이어지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3일 SK텔레콤은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77일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온라인 캠페인 '수능응원백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수능 100일을 기점으로 시작한 캠페인을 수능 77일 전인 이날부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한다. 이번 캠페인은 통신사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 특징이다. SK텔레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직접적인 상품 판매보다 수능이라는 사회적 이벤트를 활용해 브랜드와 이용자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수능응원백서는 크게 '응원 특강', '응원의 정석', '행운 카드 득템' 등 3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학부모가 응원 방법을 알아보고 직접 메시지를 제작하면 수험생이 이를 확인한 뒤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부모와 자녀가 순차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설계됐다. 첫 번째 프로그램인 '응원 특강'에서는 학부모가 간단한 퀴즈를 통해 자신의 응원 유형을 확인하고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응원 방법을 알아볼 수 있다. 퀴즈 결과는 카카오톡이나 문자, 링크 등을 통해 다른 학부모와 공유할 수 있다. 이후 '응원의 정석'에서는 학부모가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해 수험생 자녀에게 전달할 응원 메시지를 제작한다. 문자뿐 아니라 영상 형태로도 메시지를 만들 수 있어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 가족 간 응원을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험생이 직접 참여하는 '행운 카드 득템'도 진행한다. 수험생은 간편 등록 후 생년월일 등을 입력하면 사주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행운 카드를 만들 수 있다. 원하는 디자인과 행운의 의미를 담은 카드를 선택해 저장하거나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SNS를 활용한 확산 구조도 적용했다. 수험생이 제작한 행운 카드를 인스타그램, 스레드, 엑스(X) 가운데 한 곳에 게시하고 이벤트 페이지에 게시물 URL을 입력하면 '행운 선물 패키지'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 이벤트는 오는 9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추첨을 통해 수험생이 만든 행운 카드로 제작한 실물 키링과 행운 아이템을 제공한다. '응원의 정석'과 '행운 카드 득템'은 연 나이 18~20세인 2006~2008년생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다. 캠페인 참여자에게는 수능 이후 이용 통신사와 관계없이 'T 다이렉트샵 이용권'도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수능 직전까지 캠페인 참여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방식도 적용한다. 캠페인 참여를 위해 가입한 고객에게 수능 30일 전과 7일 전, 하루 전에 맞춰 응원 문자를 발송할 계획이다. 해당 문자에는 상품이나 서비스 광고를 넣지 않고 수험생과 가족을 격려하는 내용만 담는다. 이번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응원'이라는 정서적 요소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했다. 영상 메시지 제작과 맞춤형 카드 생성, SNS 공유 등을 활용하면서 이용자가 캠페인의 콘텐츠를 직접 만들도록 구성했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광고를 전달하는 방식보다 이용자의 참여를 통해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수능 당일 이후에도 수험생 대상 혜택을 이어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혜택은 수능 당일 '수능응원백서' 캠페인 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수능을 77일 앞둔 지금은 수험생은 물론, 곁에서 긴 시간을 보내온 가족에게도 따뜻한 응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수험생과 학부모가 서로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남은 기간을 힘차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혜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6-09-03 14:11:45
-
'의대 쏠림' 흔드는 삼전닉스 계약학과…최상위권 선택 기준이 바뀐다
[경제일보] 자연계 최상위권 입시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의대가 절대 우위를 지켜온 이공계 입시 판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이른바 ‘삼전닉스’ 반도체 계약학과가 서울대 자연대 합격선을 넘어섰다. 일부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는 지방권 의대보다 높은 합격선을 기록하며 의대 턱밑까지 추격했다. 입시 현장의 변화는 단순한 ‘인기 학과’ 현상이 아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기업 채용 안정성, 억대 성과급 기대, 첨단산업 인재 확보전,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도입 논의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최상위권 수험생의 진로 선택 기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96.2점…서울대 자연대 앞질렀다 21일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정시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수능 국어·수학·탐구 평균 점수는 96.2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대 자연대 합격자 평균 점수 95.8점보다 0.4점 높은 수준이다. 대학별로는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98.0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97.0점, 성균관대 반도체 관련 학과 96.0점, 서강대·연세대 반도체 관련 학과가 각각 95.0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합격선은 2026학년도 지방권 의대 평균 합격선 97.2점보다 높았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역시 지방권 의대 평균과 거의 같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서울권 의대 평균 합격선은 98.8점, 경인권 의대는 99.0점으로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계 최상위권 진로 선택은 ‘의대냐, 서울대 공대냐’ 구도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해 정시 결과는 여기에 ‘대기업 반도체 계약학과’라는 세 번째 축이 본격적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도 입시 변수로 계약 기업별 차이도 나타났다. SK하이닉스와 채용 협약을 맺은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점수는 96.7점으로, 삼성전자와 계약한 연세대·성균관대 평균 95.5점보다 1.2점 높았다. 이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두각을 나타낸 흐름이 수험생 선호에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입시업계에서는 “과거에는 기업 브랜드 자체가 절대적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적 전망, 성과급 기대, 직무 성장성, 산업 내 위상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본다. 실제 2026학년도 대기업 계약학과 정시 지원자는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7개 대기업 16개 계약학과 정시 지원자는 2478명으로 전년 1787명보다 38.7% 증가했다. 전체 경쟁률도 9.77대 1에서 12.77대 1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계약학과 지원자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취업 보장·장학금·성과급…‘진로 불확실성’ 줄인 학과의 힘 반도체 계약학과의 가장 큰 강점은 ‘입학과 동시에 진로의 상당 부분이 정해진다’는 점이다.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협약을 맺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장학금, 현장실습, 인턴십, 졸업 후 채용 연계 등의 혜택을 받는다. 특히 반도체 계약학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국내 대표 제조기업과 직접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크다. 과거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를 선호한 핵심 이유는 직업 안정성과 고소득 기대였다. 그런데 반도체 계약학과가 이 두 요소에 상당 부분 근접하면서 선택지가 달라지고 있다. 의대는 긴 수련 과정과 지역의사제, 필수의료 배치 논의 등 정책 변수가 커졌다. 반면 반도체 계약학과는 4년 학부 교육 이후 대기업 취업이라는 경로가 비교적 명확하다. 여기에 HBM, 인공지능 반도체,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차량용 반도체 등 산업 확장성이 더해지면서 ‘공대 진학의 기대수익’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평가다. ◆산업계에는 반가운 신호…하지만 수도권·대기업 쏠림도 과제 이번 결과는 산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 신호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강국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첨단 패키징, AI 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공정·소자·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고급 인재 확보가 필수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학과 협력해 육성한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생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대학 1기생 졸업이 시작되면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 인원이 연간 400~48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계약학과 인기가 높아질수록 수도권 주요 대학과 대기업 중심의 인재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 대기업 계약학과는 전국 13개 대학, 18개 학과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수도권과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집중돼 있다. 지방 일반대학의 참여 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추진해왔지만, 실제 우수 인재가 일부 대기업 협약 학과에 몰릴 경우 중견·중소 반도체 기업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인력난은 계속될 수 있다.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키우려면 계약학과 확대뿐 아니라 지역 대학, 전문대학, 대학원, 현장 재교육을 잇는 다층적 인재 공급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7학년도 입시 최대 변수는 의대 증원과 지역의사제 입시업계는 2027학년도 정시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의 합격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대 모집 인원이 늘어날 경우 지방권 의대 합격선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에 동시 합격할 경우 수험생이 어느 곳을 선택할지 주목된다”며 “선택에 따라 계약학과와 의대 합격선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7학년도 반도체 학과 모집도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학사 분석에 따르면 서울권 반도체 학과 수시 모집 대학은 2026학년도 14개교에서 2027학년도 15개교로 늘고, 수시 모집 인원은 502명에서 564명으로 62명 증가한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협약 계약학과 수시 모집 인원은 205명으로 변동이 없고, 증가는 일반 반도체 학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입시 경쟁이 두 갈래로 나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계약학과의 초고득점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 반도체 학과를 통한 첨단산업 진입 경쟁이다. 계약학과는 취업 안정성이 강점이고, 일반 반도체 학과는 특정 기업에 묶이지 않고 진로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대 독주 시대의 균열…핵심은 ‘지속 가능한 선택지’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약진은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겪어온 의대 쏠림 현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상위권 인재가 산업 현장으로 향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특히 반도체는 한국 수출과 제조업의 핵심 축이다. 인재가 모이지 않으면 기술 초격차도, 공급망 주도권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입시 합격선 상승만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계약학과를 선택한 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과정, 연구 환경, 직무 배치, 장기 경력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대기업 취업 보장이 단기 유인이라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 역량은 장기 유인이다. 이번 정시 결과는 수험생들이 더 이상 대학 간판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제 ‘어느 대학이냐’와 함께 ‘어떤 산업으로 가느냐’, ‘졸업 후 어떤 경로가 열리느냐’를 따진다. 의대 일변도였던 자연계 입시가 산업과 노동시장 변화에 반응하기 시작한 셈이다. 한 입시컨설팅 관계자는 “입시 판도 변화의 본질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지방의대보다 높았다는 한 줄의 숫자에만 있지 않다”며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와 청년 세대의 안정 욕구가 한 지점에서 만났다는 데 있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부상은 최상위권 인재 시장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지만 그 파장은 대학, 기업, 지역, 의료정책, 산업전략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6-21 12:58:15
-
약국에서 편의점으로 넘어갔다…광동제약, 생활 속으로 스며든 제약사의 변화
[경제일보] 한때 제약회사 제품은 약국 안에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감기약과 영양제, 소화제처럼 필요할 때 찾는 물건에 가까웠다. 광동제약은 이 흐름 사이에서 조금 다른 길을 걸어온 회사다. 약국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순간 편의점과 마트, 사무실 냉장고 안까지 영역을 넓혀 갔다. 제약회사 이름보다 음료 브랜드가 더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드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출발은 한방 의약품과 드링크 시장이었다. 광동제약을 오랫동안 설명해 온 제품은 ‘광동쌍화탕’이다. 피로 회복과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찾는 한방 드링크 이미지가 강했다. 오랜 시간 약국 진열대를 지키며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광동제약을 설명할 때 우황청심원을 빼놓기 어렵다. 시험과 면접, 중요한 계약이나 발표를 앞두고 찾는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오랫동안 자리 잡았다. 긴장과 불안을 다스리는 한방 의약품이라는 인식 속에서 생활 깊숙이 들어갔다. 특히 명절과 수능 시즌이면 판매 흐름이 크게 움직이는 모습도 반복됐다. 단순 약효를 넘어 한국 사회 특유의 긴장 문화와 함께 소비된 제품에 가까웠다. 광동 우황청심원은 한방 의약품이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 광동쌍화탕과 우황청심원은 광동제약 초창기 정체성을 보여주는 제품들이다. 당시 제약업계에서 한방 드링크와 한방 의약품 시장은 중요한 소비 영역 가운데 하나였다. 광동제약은 이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만들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회사의 흐름을 크게 바꾼 장면은 비타500 출시다. 당시 국내 음료 시장은 탄산음료와 커피 중심 흐름이 강했다. 비타민 음료 개념 자체는 있었지만 대중 소비 시장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비타500은 분위기를 바꿨다. ‘마시는 비타민’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건강 음료 시장을 빠르게 넓혔다.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과 마트, 자판기까지 유통망이 확대됐다. 제약회사 제품이 생활 소비재처럼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였다. 광동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옥수수수염차는 또 다른 흐름을 만들었다. 당시 차 음료 시장은 녹차와 혼합차 중심이었다. 옥수수수염차는 다이어트와 가벼운 이미지, 깔끔한 맛을 앞세워 새로운 소비층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특히 여성 소비층과 젊은 층 반응을 끌어냈다. 단순 갈증 해소보다 건강과 생활 습관 이미지를 함께 소비하는 흐름과 맞물렸다. 이후 국내 음료 시장에서 기능성과 건강 이미지를 강조한 차 음료가 빠르게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광동제약을 설명할 때 빼놓기 어려운 또 하나의 장면은 제주삼다수다.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 유통을 맡으며 전국 유통망 경쟁력을 다시 보여줬다. 생수 시장은 단순 물류 경쟁처럼 보이지만 브랜드와 유통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고 광동제약은 이를 전국 소비 채널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제약회사이면서 동시에 생활 소비 유통 경험까지 축적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흐름은 건강기능식품과 헬스케어 영역 확대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화와 건강 관리 관심 증가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 역시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전문의약품을 함께 가져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문의약품 영역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대중 소비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전문의약품 존재감은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과 전문의약품 비중 확대 움직임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광동제약의 특징은 제약과 소비재 경계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일반 제약사처럼 병원과 약국 중심 흐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동시에 단순 음료회사와도 결이 다르다. 건강 이미지를 기반으로 생활 소비 영역까지 넓혀 온 흐름에 가깝다. 이 회사의 강점은 브랜드 친숙함에 있다. 비타500과 광동쌍화탕, 우황청심원, 옥수수수염차는 세대를 넘어 익숙한 이름이 됐다. 약이 아니라 생활 속 습관처럼 소비되는 제품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반면 시장 환경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 건강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경쟁이 치열해졌고 소비자 취향 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온라인 유통과 플랫폼 경쟁도 더 강해지고 있다. 최근 광동제약 흐름을 보면 방향은 비교적 일정하다. 단순 드링크 판매보다 생활밀착형 헬스케어 기업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건강과 음료, 유통과 헬스케어 흐름이 함께 연결되는 모습이다. 광동제약은 오랫동안 한국 소비자 생활 가까이에서 움직여 온 회사다. 약국 냉장고에서 시작된 제품들은 어느새 편의점과 사무실, 가정 냉장고 안까지 들어갔다. 제약회사 이름보다 음료 브랜드가 먼저 떠오르는 기업은 흔치 않다. 광동제약은 그 드문 사례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그 흐름 안에는 한국 소비 시장 변화의 시간이 함께 쌓여 있다.
2026-05-08 07:3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