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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뒷전, 정쟁에 갇힌 국정감사
[경제일보]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지만 국회 곳곳에서 들리는 것은 정책을 둘러싼 토론보다 여야의 거친 공방이다. 지난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공공기관장 인사자료 제출 문제로 여야가 충돌하면서 감사가 여러 차례 중단됐다.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대법관 재제청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국정감사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장면인지 되묻게 한다. 국정감사는 헌법 제61조에 근거한 국회의 권한이다. 행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 집행을 살피고 예산 낭비와 제도적 문제를 밝혀내는 것이 본래 목적이다. 정부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정책을 추궁하고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올해 국감에서도 정치적 공방이 감사의 실질적인 진행을 가로막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불거진 공공기관장 인사자료 제출 논란은 그 자체로 검증할 가치가 있는 사안이다. 기관장의 전문성과 직무 수행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요구는 국회의 정당한 감시 활동에 속한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와 자료 제출 범위에 관한 법적 기준도 존중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쟁점을 합리적인 절차로 조정하지 못해 본질의가 지연됐다는 점이다. 자료 제출의 필요성과 범위를 명확히 판단하고 감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것 역시 국회의 책임이다.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관 재제청 논란도 사법부의 독립과 국회의 감시권이 맞닿은 중요한 사안이다. 여야가 치열하게 논쟁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고성과 막말이 앞서면 정작 확인해야 할 법적 쟁점과 제도 개선 과제는 흐려진다. 국정감사에서 충돌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모두 정쟁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정부의 부당한 행위를 밝혀내기 위한 강한 추궁은 필요하다. 문제는 논쟁의 목적이 사실 확인과 정책 개선인지, 상대 진영에 정치적 타격을 주는 데 있는지다. 여당은 정부의 잘못을 무조건 방어해서는 안 된다.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것과 정책 실패를 감싸는 것은 다르다. 야당 역시 의혹 제기만으로 견제의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비판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정책을 문제 삼았다면 실행 가능한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이 국정감사에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정부의 정책이 당초 목표를 달성했는지, 잘못된 행정으로 누가 피해를 봤으며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다. 이번 국감에서도 금융권 해킹과 고객정보 보호, 국립대병원 인력난 등 국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현안이 다뤄졌다. 이러한 문제는 국회가 감사 이후까지 추적해야 할 과제다. 금융기관의 정보보호 체계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료인력 부족으로 발생한 진료 공백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구체적인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국정감사의 가치는 의원이 얼마나 날카롭게 질문했느냐보다 그 질문이 어떤 변화를 이끌었느냐에서 드러난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국회의 책임은 무겁다. 한국 경제는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성 둔화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공지능을 둘러싼 기술 경쟁은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재촉하고 있다. 국회가 관련 법률과 제도 개선을 장기간 미룬다면 기업과 국민의 정책 예측 가능성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경제적 어려움을 정치권의 정쟁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기업 투자에는 경기와 금리, 글로벌 수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나 국회가 해결해야 할 제도적 불확실성을 방치하는 것은 경제에 불필요한 부담을 더하는 일이다. 정치적 갈등이 불가피하다면 그 갈등을 정책의 우열을 가리는 생산적인 경쟁으로 바꿔야 한다. 서로 다른 해법을 놓고 논쟁하되 효과와 비용을 비교하고, 국민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의회정치의 역할이다. 국정감사의 운영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상임위원회별로 핵심 감사 과제와 정책 성과 지표를 명확히 정하고, 정부가 제출한 자료와 답변을 체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분쟁은 법률과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하고, 필요한 경우 비공개 열람 등 합리적인 대안도 활용할 수 있다. 감사 이후의 사후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지적 사항이 정부의 시정 조치로 이어졌는지, 예산과 제도가 실제로 개선됐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미 존재하는 국정감사 결과보고와 시정요구 처리 절차가 형식적인 문서 제출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의 감시권은 강해야 한다. 동시에 그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도 절제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 정부의 자료 제출 거부와 부실 답변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국회의원 역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단정하거나 감사 시간을 정치적 공방에 소모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공자는 <논어> ‘안연’편에서 정치의 본질을 바름에 두었다. 오늘의 국회에도 필요한 기준이다. 상대를 이기는 것만으로 정치를 잘했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다. 국민의 삶을 개선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여야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정감사에서 최소한의 공통 목표마저 잃어서는 안 된다. 국정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기간 국회가 보여줘야 할 것은 더 자극적인 폭로나 더 큰 목소리가 아니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국민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성과다. 정쟁에서 이기는 국회보다 국정의 잘못을 고치는 국회가 필요하다. 국정감사의 성적표는 여야의 승패가 아니라 국민에게 남긴 변화로 평가받아야 한다.
2026-10-16 0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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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맛에 새로움 더했다…롯데웰푸드·CJ푸드빌, 가을 디저트 입맛 공략
[경제일보] 식품·베이커리업계가 익숙한 재료를 새로운 형태의 디저트로 재해석하며 가을 간식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제품에 전문 디저트 브랜드의 감성을 접목해 고급화를 꾀하는가 하면 호박·흑임자·고구마 등 친숙한 가을 식재료를 크림빵과 퀴니아망, 생도넛 등으로 변주하는 방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프리미엄 수플레 치즈케이크 브랜드 '치플레(CHEFFLÉ)'와 협업한 시즌 한정 신제품을 선보인다. '프리미엄 가나', '프리미엄 몽쉘', '프리미엄 카스타드', '빈츠 프리미어' 등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에 치플레의 디저트 전문성을 더해 익숙한 과자를 새로운 디저트로 재구성했다. 이번 협업의 중심에는 '치즈'가 있다. 크림치즈와 까망베르, 체다치즈 등 종류별로 다른 풍미를 초콜릿과 케이크에 접목해 제품마다 차별화된 맛을 구현했다. 여기에 정해진 수량만 판매하는 수플레 치즈케이크로 알려진 치플레의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기존 제품의 프리미엄 성격을 한층 강화했다. '프리미엄 가나'는 치즈와 초콜릿의 조합을 여러 형태로 풀어냈다. '치즈&유자 쉘'은 치즈에 유자 시럽과 초콜릿을 더했고, '치즈&티라미수 볼'은 쿠키볼에 커피와 크림치즈를 조합해 티라미수의 풍미를 구현했다. '크림치즈 랑드샤'는 크림치즈와 체다치즈를 함께 활용해 고소함을 강조했다. 케이크 제품군에도 치즈의 풍미를 각각 다르게 적용했다. '프리미엄 몽쉘'은 치즈 케이크에 카라멜 필링과 까망베르 치즈 크림, 체다 치즈 맛 스위트를 더했으며 '프리미엄 카스타드'는 라즈베리 잼과 치즈 크림을 조합했다. 오는 11월에는 황치즈를 활용한 '빈츠' 협업 제품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맛뿐 아니라 패키지에도 협업 브랜드의 이미지를 반영했다. 치플레의 시그니처 컬러인 하늘색과 로고, 리본 디자인을 적용해 선물용 수요까지 겨냥했으며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치플레 굿즈를 포함한 기획세트도 한정 판매한다. 전문 디저트 브랜드와의 협업을 제품 구성부터 패키지까지 연결해 시즌 상품의 희소성과 고급감을 동시에 높인 것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롯데웰푸드의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에 치플레만의 디저트 감성을 더해 새로운 맛과 즐거움을 선보이는 특별한 시도"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맛과 품질을 갖춘 프리미엄 디저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가 전문점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꾀했다면 CJ푸드빌은 제철 식재료의 친숙한 맛을 새로운 베이커리 형태로 풀어냈다. 뚜레쥬르는 호박과 흑임자, 고구마 등 가을을 대표하는 재료를 활용한 간식빵 신제품 5종을 선보이며 계절 수요 공략에 나섰다. 제품 개발의 초점은 익숙한 재료를 기존과 다른 형태와 식감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데 맞췄다. 호박과 고구마를 단순 앙금이나 토핑으로 활용하는 대신 크림빵과 생도넛으로 재구성하고, 흑임자도 퀴니아망과 바게트에 접목해 전통적인 풍미와 서구식 베이커리를 결합했다. '사르르 호박 카스테라 크림빵'은 호박 인절미에서 착안해 부드러운 빵에 카스테라 가루를 입히고 호박크림과 호박고지를 채웠다. 익숙한 호박 인절미의 맛을 크림빵 형태로 바꾸면서 전통 간식의 풍미를 베이커리로 확장한 제품이다. 흑임자는 서로 다른 식감을 지닌 제품 두 종에 활용했다. '흑임자 퀴니아망'은 바삭하게 구운 패스트리에 흑임자를 더해 깨 송편과 유사한 고소한 맛을 구현했으며, '흑임자 가나슈 바게트'는 바삭한 바게트에 흑임자 가나슈를 채워 고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살렸다. 고구마 역시 간식빵으로 변주했다. '꿀맛 고구마 생도넛'은 빵 안에 고구마 앙금을 채우고 조청 시럽을 더해 가을철 대표 간식인 고구마의 단맛을 도넛 형태로 구현했다. 익숙한 제철 재료를 소비자가 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디저트로 바꾼 셈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호박, 흑임자, 고구마 등 가을을 대표하는 친숙한 맛을 뚜레쥬르만의 스타일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2026-10-15 10: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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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의 허상…반도체 착시에 가려진 한국 경제의 민낯
[경제일보] 코스피가 장중 7000선을 돌파했다가 급락해 6000선을 겨우 지켰다. 주가지수가 한국 경제의 부활을 보증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산업 현장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일부 기업의 실적 개선이 마치 한국 경제 전체의 도약인 듯한 착시를 낳고 있다. 지수의 상승과 경제의 체력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일부 기업의 눈부신 실적을 국가 경제 전체의 경쟁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구조개혁의 절박성은 사라지고 위기의 경고음은 묻힌다.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주가 하락만이 아니라 주가 상승이 만들어낸 위험한 자기만족이다. 반도체의 저력은 부정할 수 없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 수요 확대는 우리 기업에 귀중한 기회다. 그러나 반도체의 호황이 산업 전반의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석유화학은 공급과잉과 중국발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철강은 보호무역 장벽과 탄소 규제에 직면해 있다.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도 수요와 가격 경쟁, 해외 생산 확대 등 복합적인 과제에 맞서고 있다. 고금리와 인건비, 원자재 부담에 시달리는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 산업마다 회복 속도와 여건이 다른데 증시의 상승만으로 경제 전반이 살아났다고 볼 수는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도체 호황이 경제정책의 성적표마저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과 대형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정부는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하기 쉽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과 생산, 설비투자, 고용, 소비가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따로 살피지 않는다면 정책 진단부터 빗나간다. 대형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이 협력업체의 수익성 개선과 내수 회복, 양질의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성장의 온기는 경제 전반에 퍼지지 않은 것이다. 지수는 높아도 민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번영을 선언하기 어렵다. 시장의 숫자와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간극부터 살펴야 한다.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 경제의 위험을 키운다. 반도체는 기술 변화와 국제 수요, 공급 능력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경기순환 산업이다. AI 투자가 둔화하거나 경쟁 기업의 공급 확대와 기술 추격으로 가격과 수익성이 꺾이면 지금의 상승 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 특정 산업이 수출과 기업 실적, 증시를 동시에 떠받치는 구조에서는 업황 변화가 경제 전체의 충격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호황일 때 위험을 분산하지 못한 경제는 불황이 닥친 뒤 더 큰 비용을 치른다. 반도체가 잘나갈 때야말로 다음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코스피 상승을 치적으로 내세우거나 반도체 투자 확대만으로 미래가 보장된 듯 행동한다면 무책임하다. 필요한 것은 특정 산업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복원하는 구조개혁이다. 석유화학은 범용제품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철강은 저탄소 공정과 고급강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배터리와 전기차는 원가 절감과 기술 차별화, 공급망 다변화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AI·로봇·바이오·첨단소재 등 미래 산업도 연구개발과 인재 육성, 시장 창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야 한다. 보조금에 의존하는 산업정책이 아니라 기업이 혁신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을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 규제 개혁은 그 출발점이다. 불합리한 인허가와 중복 규제,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은 기업의 투자 결정을 늦추고 자본과 인재의 해외 유출을 부추긴다. 정부는 규제의 존치 필요성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노동·세제·입지·연구개발 제도를 산업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공정경쟁과 안전, 환경이라는 원칙은 지키되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는 걷어내야 한다. 기업 역시 정부 지원에 기대기보다 기술 투자와 생산성 향상, 투명한 지배구조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경제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코스피와 반도체 수출액만 볼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 제조업 가동률, 설비투자, 중소기업 수익성, 고용과 실질소득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근로자의 소득으로 확산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성장의 폭이 좁고 과실이 한쪽에 집중된다면 높은 지수는 번영의 증거가 아니라 경제의 취약성을 가리는 가림막일 수 있다. 코스피 6000은 자축할 숫자가 아니라 냉정한 자기 점검을 요구하는 시험대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것은 축복이지만, 반도체 없이는 경제의 활력을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는 위험하다. 반도체의 성공을 한국 경제 전체의 성공으로 착각하는 순간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은 사라진다. 정부는 장밋빛 지수에 기대 현실을 미화하지 말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민생 회복을 기준으로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 증시의 높이가 아니라 경제의 저변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승에 취한 환호가 아니라 반도체 이후까지 내다보는 냉철한 결단이다.
2026-10-14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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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中 로봇 현장 투입에 투자 독려…피지컬 AI '실증·사업화' 속도전
[경제일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현장 투입과 데이터 축적을 언급하며 국내 피지컬 인공지능(AI) 투자·연구개발 목표의 재점검을 주문했다.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사례를 확보해 투자와 사업화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배 부총리는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피지컬 AI 테크 위크’의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간담회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피지컬 AI 세계 1강을 달성할 수 있을 정도의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 현장에 도입해 데이터를 쌓고 있다며 국내 계획의 충분성을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뒤, 5년 뒤, 내년에 ‘이 정도 더 투자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목표를 설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이 각자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피지컬 AI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 결과를 로봇·장비의 움직임으로 옮기는 기술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공정 상태를 예측해 장비를 정밀 제어하거나, 서로 다른 로봇과 물류 설비를 연결해 공장 전체를 운영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고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과정이 기술개발과 맞물려야 한다. 정부는 이를 반도체·AI데이터센터와 함께 3대 메가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배 부총리는 국내 AI·정보통신기술 역량과 제조 기반을 결집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초기 성공사례를 조기에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실증사업도 가동 단계에 들어섰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경남·전북 피지컬 AI 연구개발사업은 2026~2030년 5년간 총 1조4131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경남에 6763억원, 전북에 7368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이다. 경남은 제조 공정의 정밀 제어와 인간·AI 협업에, 전북은 공장과 물류 시스템을 연결하는 자율 지능 공장 플랫폼에 초점을 맞춘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착수보고회에서 데이터·AI 모델·디지털트윈·로봇·공장 운영을 연계하는 5개년 로드맵을 제시했다. 개별 장비의 제어 기술과 공장 전체의 운영 기술을 함께 확보하는 구조다. 민간 협력의 중심은 피지컬 AI 얼라이언스다. 운영사무국에 따르면 참여기업은 지난해 출범 당시 120곳에서 올해 10월 437곳으로 늘었다. 지난 6월 출범한 2기는 기술 풀스택, 산업 브릿지, 거버넌스 등 3개 분과를 통해 기술 확보와 수요기업 연결, 표준화·국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기술 풀스택 분과는 국내 AI 모델·반도체·소프트웨어·로봇을 연결하는 기술 확보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 브릿지 분과는 산업별 수요·공급기업을 묶은 실증·사업화 과제를, 거버넌스 분과는 표준화와 글로벌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실증 기회 확대와 데이터 확보·공동 활용, 전문인력 확보, 투자 연계가 주요 요구로 나왔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에도 로봇 행동데이터를 모으고 유효성 검증과 상호운용성 표준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별로 확보한 데이터를 기술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수집·관리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얼라이언스는 기업이 직접 실행과제를 발굴·기획하고 이를 관계부처 연구개발·실증사업과 투자 프로그램에 연결하는 협력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배 부총리는 정책금융도 적극 연계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AI 기반 모델부터 로봇, 온디바이스, 보안까지 공급망이 다양한 만큼 기업 간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간담회에 앞서 AI반도체·데이터·디지털트윈·로봇 전시를 살펴봤다. 행사는 14일 ‘피지컬 AI 테크 데이’로 이어져 국내외 전문가의 기조강연과 기술발표, 토크 콘서트 등이 진행된다.
2026-10-13 18: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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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공급 확대 속 첨단 제조·물류 투자 유치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면서 베트남 북부가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산업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퐁(Hải Phòng)과 박닌(Bắc Ninh)을 중심으로 산업용지와 임대형 공장 공급이 늘고 있으며, 도로·항만·공항 등 물류 인프라 개선도 투자 입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산업단지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모든 지역에서 입주 수요가 같은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규 산업단지가 실제 투자 유치와 가동으로 이어지려면 입지 경쟁력뿐 아니라 기반시설의 완성도, 물류 접근성, 운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북부 산업용지 2만5200ha 돌파…하이퐁·박닌이 공급 주도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26년 2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의 산업용지 누적 공급량은 2만5200ha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한 규모다. 지역별로는 하이퐁이 전체 공급량의 2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박닌이 21%로 뒤를 이었다. 흥옌(Hưng Yên)과 닌빈(Ninh Bình)도 각각 약 13%를 차지했다. 2026년 상반기에는 하이퐁·박닌·닌빈의 산업단지 6곳에서 1200ha가 넘는 신규 산업용지가 공급됐다. 제조업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단지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장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북부의 임대형 기성 공장(RBF) 공급 규모는 2026년 2분기 기준 약 580만㎡로, 전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 평균 입주율은 86%로 집계됐다. 기성 창고(RBW)의 공급 규모는 약 360만㎡였으며, 평균 입주율은 85.7%를 기록했다. 특히 기성 창고 입주율은 물류 수요와 제조업 확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2.1%포인트 상승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분야의 수요가 산업용 부동산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산시설을 신속하게 가동하려는 기업에는 공장을 직접 건설하는 대신 기성 공장을 임차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산업용지 자체의 평균 입주율은 64%로 전년보다 2.7%포인트 낮아졌다. 신규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전체 입주율에 조정 압력이 발생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기초 수요의 악화보다는 신규 산업단지의 공급 확대와 초기 입주에 필요한 시간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은 서로 다른 시장이므로 공장 입주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산업단지 전체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 공항·도로·항만 연결성, 투자 입지 경쟁의 핵심 변수 산업단지를 선택하는 기업들은 토지 가격과 임대료뿐 아니라 원자재 조달과 제품 수출에 필요한 물류 여건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특히 전자·부품 산업처럼 공급망 내 여러 기업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업종에서는 생산시설과 항만·공항, 주요 소비시장 사이의 이동 시간과 운송 비용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베트남 북부에서는 기존 항만과 도로망에 더해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박닌 지역의 자빈 국제공항(Gia Bình International Airport)이다. 베트남 정부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자빈 국제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4F급으로 추진되며, 2030년까지 연간 여객 3000만명과 화물 160만t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2027년에는 202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필요한 시설을 우선 건설하고, 2030년까지 1단계 사업을 완성하는 일정이다. 공항과 주요 산업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이 계획대로 확충되면 하노이(Hà Nội)와 박닌 등 내륙 산업 거점의 국제 물류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실제 시설 완공 시점과 연결 교통망의 구축 속도, 운영 효율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이퐁은 항만을 기반으로 한 물류 여건과 기존 산업 생태계를 갖춘 지역으로, 박닌과 함께 북부 산업단지 시장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흥옌·닌빈·푸토(Phú Thọ) 등 주변 지역에서도 산업용지와 공장 공급이 늘면서 기업들은 생산시설의 입지와 비용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 안팟5 산업단지, 신규 투자 수요 확보에 나서 이러한 산업단지 개발 흐름 속에서 하이퐁의 안팟5(An Phát 5) 산업단지도 신규 공급 사례로 주목된다. 안팟홀딩스(An Phát Holdings) 계열사가 개발하는 안팟5는 하이퐁시 껌장(Cẩm Giàng) 지역의 르엉디엔(Lương Điền)·응옥리엔(Ngọc Liên) 일대에 조성되는 150ha 규모의 산업단지다. 사업자 측에 따르면 2025년 12월 19일 착공했으며, 2026년 말까지 기반시설을 완성하고 2027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팟5는 전기·전자, 정보기술(IT), 기계·장비 제조, 자동화, 산업용 부품과 소재 등 제조업 분야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산업단지 개발도 사업 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업자 측은 2026년 9월 기준 주요 기반시설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입주 예정 기업들이 공장 건설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기반시설 완공 일정과 투자 유치 계획은 사업자 측이 밝힌 목표다. 실제 경쟁력을 판단하려면 기반시설의 완성도와 입주 기업 확보 현황, 물류 비용, 인력 수급 및 운영 여건 등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팟5와 같은 신규 산업단지는 북부 지역의 생산시설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의 입지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 개발 자체가 곧바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 유치 성과는 기업의 입주 결정과 생산시설 가동, 공급망 내 연계 효과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 공급 확대에서 실질적인 투자 성과로 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시장은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 공급이 늘어나는 동시에 지역별 입주율과 수요가 차이를 보이는 단계에 들어섰다. 하이퐁과 박닌은 기존 제조업 기반과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요 거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변 지역도 상대적으로 넓은 개발 공간과 비용 경쟁력을 내세워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산업단지 규모만큼이나 교통 인프라와의 연결성, 공장 가동 준비 수준, 운영 비용, ESG 기준 대응 능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투자 기회를 실제 생산과 고용으로 연결하려면 신규 산업단지들이 공급 확대를 넘어 입주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2026-10-13 17: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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