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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로봇에 미래 건다…구광모 '휴머노이드 승부수'
[경제일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며 휴머노이드와 핵심부품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LG전자는 엔비디아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로봇 관절의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직접 개발해 글로벌 빅테크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의 센서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 계열사 기술력을 결집하고 데이터팩토리도 구축하며 로봇 완제품부터 부품, AI·데이터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내년 1분기 엔비디아와 개발 중인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공개를 앞두고 경남 창원에는 액추에이터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액추에이터 공급 협의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로봇 완제품과 액추에이터 등 핵심부품, 로봇 학습용 데이터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로봇 사업의 수익 기반을 확장 중이다. ◆ 로봇 기업 인수·투자 확대…사업 기반 넓히는 LG LG전자는 로봇 사업을 추진하면서 직접 개발과 외부 투자를 병행했다.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 등 분야별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도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산업용 로봇 사업에서는 LG전자의 자회사 로보스타가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현재 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다. 로보스타는 제조용 로봇과 공장 자동화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다. 로보스타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515억1576만원으로 전년 동기 338억126만원보다 5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억7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1억9600만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억원으로 157.1% 늘었다. 사업별로는 로봇 부문 매출이 196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TR 부문은 168억8900만원, 스마트팩토리 부문은 150억1500만원을 기록했다. 로보스타가 올해 상반기 LG전자에 공급해 올린 매출은 178억7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LG전자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34.7%다.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는 미국 베어로보틱스를 통해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LG전자는 2024년 6000만달러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확보했으며, 지난해 콜옵션을 행사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 지분은 56.9%다. 로봇 부품과 웨어러블 로봇 기업에도 투자했다. LG전자는 2017년 로보티즈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9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10.12%를 확보했다. 이후 로보티즈의 유상증자 등으로 발행주식 수가 늘면서 LG전자의 지분율은 올해 1분기 말 6.56%로 낮아졌다. LG전자는 현재 로보티즈의 주요 주주로, 올해 6월에는 우즈베키스탄 액추에이터 생산공장에 대한 지분 투자 검토와 휴머노이드 로봇 공동 개발·연구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엔젤로보틱스에는 2017년 설립 초기 3000만원을 투자해 지분 7.2%를 확보했다. 이후 추가 투자를 포함한 총 투자금은 약 20억3000만원으로 알려졌다. 상장 이후 LG전자의 엔젤로보틱스 지분율은 6.42%로 낮아졌다. 이 같은 투자와 사업 확대를 거쳐 LG전자는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로봇 부품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액추에이터를 차세대 로봇 사업의 핵심 축으로 삼고 생산 기반 구축과 외부 고객 확보에 나섰다. ◆ 액추에이터 생산부터 휴머노이드까지…로봇 사업 가속화 LG전자가 자체 기술을 앞세워 사업화를 추진하는 분야는 액추에이터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구동 부품으로 휴머노이드의 움직임과 작업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다.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악시움’을 공개했다. 60년 이상 축적한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액추에이터를 개발했으며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B2B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생산 기반도 마련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경남 창원공장에 액추에이터 파일럿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초도 물량 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할 액추에이터를 생산하며 양산 가능성과 품질 안정성을 검증하고 있다. LG전자는 하반기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고 품질 안정화를 위한 추가 인프라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액추에이터 수주 활동을 시작하고, 수주 가시성에 맞춰 양산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LG전자는 액추에이터 사업을 2030년경 전사 경영성과에 의미 있게 기여하는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부 고객 확보 작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지난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기자간담회에서 “복수의 글로벌 빅테크와 액추에이터 수주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에는 특정 기업과 생산 준비 상황과 기술 사항을 점검하는 미팅도 예정됐다. 휴머노이드 사업에서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한다. LG와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로봇, AI 팩토리,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레퍼런스 로봇을 개발해 내년 1분기 공개할 계획이다. 개발에는 엔비디아의 로봇용 컴퓨팅 모듈인 ‘젯슨 토르’와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GR00T’ 등이 활용된다. LG이노텍은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에서 참여해 계열사 기술을 결집한다. LG전자는 실제 생산현장에서 로봇을 검증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올해 말에는 휠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세탁기 생산라인에 투입해 실제 작업환경에서 개념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봇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도 구축했다. 서울 양재 연구개발캠퍼스에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연면적 약 1만㎡ 규모의 로봇 데이터팩토리를 마련했다. 올해 말까지 직접 수집한 데이터와 합성·증강 데이터를 합쳐 총 10만시간 규모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방침이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아이작 오픈 로보틱스 플랫폼 등을 활용해 로봇 학습 데이터도 지속적으로 축적할 계획이다.
2026-09-14 17: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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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 '1등 그 이후'…AI·분권경영 시험대
[경제일보] 이재근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가 14일 첫 출근길 메시지로 ‘국내 1등을 넘어선 글로벌 리딩금융’을 제시했다. 안정적인 실적과 자본력을 이어받았지만 인공지능(AI) 전환과 글로벌 사업 확대, 생산적 금융, 계열사 인사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금융그룹의 1등이라는 게 이제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며 “KB금융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의 연속성과 전략의 연속성, 비즈니스의 연속성은 훼손되지 않고 잘 이어나가도록 하겠다”며 “AI 시대에 앞으로 3~5년간 그룹의 명운이 달려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의 첫 번째 과제는 KB금융의 ‘리딩금융’ 지위를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연결하는 일이다. KB금융은 은행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졌고 자본여력도 견조한 편이다. 하지만 신한·하나·우리금융 역시 비은행 확대와 자본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앞으로 경쟁의 초점은 단순한 순이익 1위보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AI 전환은 이 후보자가 직접 ‘그룹의 명운’을 언급한 만큼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금융권의 AI 활용은 단순 업무 자동화를 넘어 고객 상담, 신용평가, 자산관리, 내부통제, 상품 개발로 확대되고 있다. KB금융도 그룹 차원의 AI·데이터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비용 절감을 넘어 실제 수익모델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편향, 보안 문제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글로벌 사업 역시 이 후보자가 직접 성과를 내야 할 분야다. 그는 이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리딩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장과 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지낸 경험을 감안하면 향후 해외 전략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내 금융그룹의 해외 사업은 여전히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다. 단순 점포 확대보다 수익성이 검증된 시장에 자본을 집중하고 기업금융·자산관리·디지털금융을 결합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KB금융은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공급 규모 경쟁이 과도해질 경우 기업대출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얼마나 많이 공급했느냐’보다 ‘어떤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해 성장과 수익을 동시에 만들었느냐’가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계열사 대표 인사도 취임 초반 이 후보자의 리더십을 가늠할 첫 시험대다. 이 후보자는 “회장이 전부 다 힘을 갖고 하기보다는 금융그룹이 클수록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함께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세대교체에 대해서도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책임 있게 할 수 있는 리더가 중요하다”며 전문성과 조직원과의 호흡,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기준으로 인사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회장 중심’보다 ‘시스템 중심’의 분권형 조직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탈·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많은 KB금융에서 실제로 계열사 CEO의 자율성과 책임경영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지가 관건이다. 이 후보자에게는 전임 체제의 성과를 이어가면서 자신의 색깔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KB금융은 리딩금융 지위를 굳히고 주주환원을 확대했으며 비은행 강화와 AI 전환, 생산적 금융 등 중장기 전략도 상당 부분 진행했다. 따라서 새 체제의 성패는 기존 전략을 뒤집는 데 있기보다 실행 속도와 성과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 후보자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1월 21일 취임해 3년간 KB금융을 이끌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관심은 이제 선임 자체보다 이 후보자가 강조한 ‘국내 1등 그 이후’의 성장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14 09: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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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회장 연임 엇갈려…연말 은행장 인사도 '촉각'
[경제일보]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엇갈리면서 연말 은행장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장은 모두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회장 인사 결과와 올해 실적, 내부통제 문제 등이 은행장 연임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11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당초 양종희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 세대교체를 선택했다. 반면 하나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은 회장 연임을 통해 2기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각각 2029년 3월까지 그룹을 이끈다. 회장 인사가 엇갈린 가운데 은행장 인사도 관심사다. 이환주 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올해 말 끝난다. 이 가운데 정상혁 행장만 한 차례 연임한 상태이고 나머지 3명은 초임 행장이다. 은행장 연임의 가장 큰 우호적 요인은 실적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1조33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늘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KB금융은 상반기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13.1%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3조4427억원으로 13.3% 늘었고 하나금융은 2조4029억원으로 4.4% 증가했다. 세 금융그룹 모두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1조609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58.6% 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은행별로도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458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5%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2조2254억원, 하나은행은 2조12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실적과 경영전략의 연속성을 고려해 현직 은행장들이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은행장 인사에서 초임 2년에 1년을 추가하는 ‘2+1년’ 형태가 거론되는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는 2년 추가 연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세대교체와 내부통제 문제는 변수다. 금융사고가 이어지면서 은행장에게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행장 등 차기 후보군을 전면에 내세워 조직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KB금융이 차기 회장으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이번 세대교체가 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정상혁 행장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다. 정상혁 행장은 2023년 취임한 뒤 2024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12월 임기가 끝나는 만큼 이번에 다시 연임할 경우 통합 신한은행 출범 이후 첫 3연임 사례가 된다. 다만 이미 한 차례 연임한 만큼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부행장급 인사가 부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최고경영자의 장기 재임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행장 임기를 2년으로 시작한 뒤 추가 연임하는 사례가 많았다. 김정태·강정원·민병덕·윤종규·허인·이재근 등 주요 행장 상당수가 2년 이상 임기를 수행했다. 이에 따라 이환주 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실적과 조직 안정성이 주요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단임 기조가 강했다. 함영주 행장 이후 지성규, 박성호, 이승열 행장 등이 잇따라 교체되면서 최근에는 행장 교체 주기가 짧았다. 이호성 행장의 연임 여부는 하나금융의 인사 기조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상대적으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나는 10개 자회사 대표의 임기를 1년 연장하며 조직 안정성과 그룹 전략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초 취임한 정진완 우리은행장 역시 ‘2+1년’ 형태로 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 인사는 단순히 실적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회장과의 경영전략 연속성, 내부통제, 후계자 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KB금융의 회장 세대교체가 다른 금융그룹의 연말 CEO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2026-09-13 16: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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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하이테크 키우고 건설은 선별 수주…포트폴리오 재편 속도
[경제일보]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자산을 정리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역량을 내부로 모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 반도체·AI 인프라에 자본과 조직을 집중하는 가운데 주택사업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을 중심으로 서울·수도권 핵심지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디오션 컨소시엄과 SK오션플랜트 보유 지분 35.62%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약 4100억원이며 2021년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을 키운 지 5년 만에 지분을 정리하게 됐다. 같은 시기 반도체·AI 인프라 분야에서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7일 100%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일로 첨단 산업시설 설계 역량을 갖춘 자회사와 기존 시공·사업관리 기능을 결합해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의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재편은 단순한 계열사 정리보다 사업 선택의 방향을 보여준다. 해상풍력은 자산을 매각해 재무 부담을 낮추고 반도체·AI 인프라는 조직과 기술을 내부에 모아 실행력을 높인다. 성장성이 있더라도 자본 부담이 큰 사업은 덜어내고 그룹 내 수요와 시장 확대가 맞물린 영역에는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다. 회사 정체성도 바뀌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산업용 가스 기업 SK에어플러스를 편입했고, 지난해에는 SK트리켐과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을 추가했다. 건설사가 단순히 공장을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재와 설비, 생산 인프라, 사용 후 자원 관리까지 묶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 것이다. 상반기 실적은 이 같은 변화가 숫자로 반영된 결과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5164억원보다 8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41억원에서 1조4650억원으로 584.1%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969억원에서 9341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과 이익이 모두 커졌지만 실적을 이끈 주력은 전통 건설이 아니었다. 반도체 제조시설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담당하는 하이테크 부문은 상반기 매출 3조30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53.7%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도 122억원에서 1722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와 산업용 가스를 맡는 가스·소재 부문 매출은 4091억원으로 139.5% 늘었다. 반도체 모듈과 전자폐기물 재활용 등을 포함한 에셋 라이프사이클 부문은 매출 4조5056억원, 영업이익 1조4357억원을 냈다. 다만 사업 전환의 속도와 기존 건설사업의 체력은 별개의 문제다. 주택·건축과 인프라, 에너지 등을 포함한 솔루션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2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다. 영업손익은 750억원 흑자에서 223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지식산업센터 등 일부 사업장의 예상 손실을 충당금으로 선제 반영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사업은 접기보다 범위를 좁히는 쪽에 가깝다. 회사는 올해 서울에서 ‘드파인 연희’,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 ‘드파인 아르티아’ 등 3개 단지, 총 2862가구를 공급했다. 2022년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을 앞세워 서울과 수도권 핵심 사업지에서 선별적으로 존재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전체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함께 볼 수 있는 사업지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신규 수주 활동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20차 재건축을 2048억원에 수주해 드파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6월에는 경기 용인 수지삼성2차 재건축도 2048억원에 확보했다. 반도체·AI 인프라로 중심축이 이동하더라도 주택사업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활용해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지를 고르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행보는 건설업에서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줄일지 선명하게 가르는 과정에 가깝다. 해상풍력 지분 매각은 재무 부담을 낮추는 선택이고 SK에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은 반도체·AI 인프라 실행력을 높이는 조치다. 반도체·AI 인프라가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만큼 주택과 일반 건설사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도 사업 재편의 완성도를 가를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소재 등 AI·반도체 밸류체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AI 인프라 사업 수주 및 실적 확대를 이어가고자 한다”며 “주택사업을 포함한 AI솔루션 사업은 EPC 역량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해 선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0 10: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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