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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 국내서 최대 4000억원 '아리랑본드' 발행 추진
[경제일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Vingroup)이 다음달 말에서 오는 10월 초 사이 국내에서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원화표시 사모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원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른바 '아리랑본드' 시장에 비금융 대기업이 대규모로 뛰어드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빈그룹은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3년 만기 사모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빈그룹은 △자동차 △부동산 △관광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자회사만 113개에 달한다. 이번 발행에는 △KB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주관사 겸 인수사로 참여하며 발행 규모는 3000억원에서 4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빈그룹은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어 최대 4550억원 규모의 원화표시 담보부 채권을 발행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신주인수권이 붙지 않는 비전환사채로 원리금 상환 의무는 빈그룹이 직접 진다. 금리는 연 8%대 이상 고정금리가 검토되고 있으며 별도의 국내 신용등급은 받지 않는 방향으로 알려졌다. 발행 물량은 한국 투자자에게 사모 형태로만 판매되고 베트남 현지에서는 공모나 상장을 하지 않는다. 빈그룹은 현지에서 위상이 높은 기업이지만 국제 신용평가 시장에서의 평가는 다르다. 현재 유효한 글로벌 신용등급이 없는 가운데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피치(Fitch)가 등급을 철회하기 전 매겼던 장기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인 'B+'였다. 이번 발행은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 채권인 '김치본드'와 달리 원화로 발행해 원리금도 원화로 지급하는 아리랑본드라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투자자는 원화로 투자해 이자와 원금을 원화 기준으로 돌려받게 된다. 아리랑본드 시장은 그동안 외국계 금융회사가 명맥을 이어온 시장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 신용보증투자기구(CGIF)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 기준 남아 있는 아리랑본드 12건 가운데 11건이 △노무라 △BNP파리바 △메릴린치 등 금융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다. 금융회사는 여러 통화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원화채 발행금리에 통화스와프 비용을 더해도 다른 시장보다 유리하면 한국 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비금융 기업은 조달한 원화를 달러화나 자국 통화로 다시 바꿔야 해 그동안 발행 실익이 크지 않았다. 빈그룹이 이 같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도 한국 원화 시장에 눈을 돌린 배경에는 최근 베트남 현지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와프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원화 조달의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증권예탁결제원(VSDC)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빈그룹의 기존 현지 회사채 적용금리는 연 9.7% 수준이며 일부 사모채는 연 12.5%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조달금리가 높아진 만큼 원화로 자금을 조달한 뒤 스와프하더라도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수사들은 빈그룹의 재무구조와 상환능력 등 디폴트 위험을 중심으로 투자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8-31 13:23:37
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국제유가 다시 90달러대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자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당분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유가 안정 이후 제도 종료를 모색했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국내 기름값 급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유지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최고가격을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정유사 출고가와 주유소 판매가격으로 이어질 경우 민생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가격 통제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제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당 150원 인하했다. 국제유가 하락분을 반영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와 경유, 등유의 출고가격 상한을 일괄적으로 낮춘 것이다. 당초 정부는 최고가격을 단계적으로 인하해 국내 기름값을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깝게 낮춘 뒤 제도를 종료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휴전 합의를 깨고 다시 충돌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해 출구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달 1일 배럴당 71 달러까지 하락했던 브렌트유는 전날 90 달러까지 올랐으며 이날에도 89 달러대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배럴당 60 달러대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80 달러대로 상승했다. 산업부는 4주 간격으로 운영되는 조정 주기에 따라 이번 주 제8차 석유 최고가격을 고시할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유가 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오는 9월까지 국내 원유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7∼8월 원유 도입 물량을 전년 평균의 110% 이상 확보했으며, 9월 도입 물량도 전년의 90% 이상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와 바브엘만데브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선박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실제 운항 차질이 발생할 경우 대체 항로 확보와 비축유 스와프 재개 등 비상조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난 6월 17일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한국행 유조선 6척 가운데 3척은 이미 국내에 도착했다. 나머지 3척도 이번 주 중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2026-07-21 16:40:15
중동 리스크 다시 커졌다…정부 "원유 수급 이상 없지만 장기화 대비"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재확산하면서 중동발 원유 공급망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단기적인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신학 차관 주재로 정유·해운업계와 한국석유공사가 참석한 가운데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현재 국내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정유업계가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늘어난 상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등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우회 공급망도 확보돼 있어 단기적인 공급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추진해온 비축유 스와프(SWAP·교환) 제도를 기반으로 미국산 등 비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도 확대되면서 공급망 다변화 역시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국내 원유 수급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회 공급망이 마련돼 있지만 송유관과 항만 처리 능력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을 모두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물량 부족보다 원유 가격 급등이 국내 산업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뿐 아니라 전기요금, 물류비, 제조원가까지 연쇄적으로 끌어올려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정유업계와 실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중동 정세와 국내 원유 수급 상황을 지속 점검하기로 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중동 정세 불안이 상시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도입선을 지속적으로 다변화하고, 우리 석유산업의 공급망 체질을 개선해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안보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긴장과 완화가 반복되는 '핑퐁'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상시적인 가격 변동성과 원유 도입단가 상승을 전제로 비축 전략과 도입선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6-07-13 15:06:47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 임명안 통과 21일 공식 취임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신임 총재 임명안을 최종 재가하며 한국은행의 새로운 리더십 출범을 공식화했다. 신임 총재는 오는 21일 취임식을 열고 4년 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임명은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엄중한 시기에 이루어져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현송 총재는 국제금융기구와 학계를 두루 거치며 이론과 실무를 완벽하게 겸비한 세계적인 경제 석학으로 꼽힌다. 1959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경제학 철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와 국제통화기금 상주학자를 역임하며 거시경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학문적 성과를 남겼다. 특히 국제결제은행 통화경제국장으로 10년 넘게 재직하며 글로벌 금융안정과 통화정책 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에서 이끌어왔다. 전 세계 금융 사이클이 미국의 통화정책에 강하게 연동된다는 그의 이론은 국제 경제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을 지낸 이력까지 더해져 국내외 실물 경제 흐름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거시경제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험난하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 등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급등하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고물가와 고환율이 겹친 상황에서 경기 둔화 우려까지 커지며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을 덮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신 총재의 통화정책 성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지지해 온 과거 발언을 바탕으로 금융권은 그를 실용적 매파로 분류해 왔다. 하지만 신 총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러한 이분법적 꼬리표를 단호하게 거부하며 유연한 대처를 최우선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는 매파냐 비둘기파냐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 전체의 흐름을 잘 읽고 시스템 차원에서 금융 제도와 실물 경제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경제 지표와 글로벌 자본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장 적합한 통화정책을 구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물가 안정이라는 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신 총재는 중동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아 물가 압력이 계속되고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통화정책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할 경우 단기적인 경기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등 적극적인 긴축 정책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동시에 외환시장 불안정에 대해서는 다소 안도하는 평가를 내놓았다.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이 과거처럼 급격한 자본 유출이나 대외 리스크 확대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 증가와 외환 스와프 구조 정착 등으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진 만큼 환율 상승 자체에 과도하게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는 논리를 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신중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섣불리 금리를 내리면 물가와 환율 불안을 부추길 수 있고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내수 침체와 가계부채 부실을 자극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딜레마에 빠진 통화정책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신 총재에게 내려진 가장 시급한 첫 번째 특명이다. 구조적인 금융 불균형 문제도 그가 풀어야 할 무거운 숙제다. 장기간 누적된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쏠림 현상은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신 총재는 금융 안정이 저해되고 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겼다가 붕괴할 경우 부작용이 크다며 사후 대응보다 사전에 복원력을 키우는 거시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 왔다. 정부와의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해 시스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행보가 예상된다. 디지털 화폐 생태계 조성과 관련한 입장도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다. 과거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그는 최근 은행권 중심의 발행이 적합하다며 유연한 태도로 선회했다. 국제결제은행 시절의 강경한 규제론에서 한발 물러나 중앙은행 주도의 예금 토큰과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금융 무대에서 쌓아온 그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가 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 책임자들과 오랜 기간 학문적 실무적 교류를 이어온 만큼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절대적인 유리함을 지닌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국제 금융시장 흐름을 한발 앞서 파악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신현송호의 출범은 단순한 수장 교체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한국은행의 정책 역량이 글로벌 수준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론적 통찰력과 국제적 감각을 무기로 복합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6-04-20 22: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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