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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부터 미식까지 취향대로…유통·호텔업계 '맞춤 큐레이션' 세분화
[경제일보] 유통·호텔업계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상품 확대보다 고객의 취향과 이용 목적을 세분화한 맞춤형 상품·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VIP 고객에게는 미식과 예술을 결합한 프리미엄 여행을 제안하고 예비 부모에게는 출산 전후 생애주기에 맞춘 휴양 상품을 제공하는 식이다. 온라인에서도 유명 셰프와 전국 맛집을 한데 모은 전문관이 등장하는 등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경험을 선별해 제안하는 방식으로 경쟁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VIP 프로그램 '에비뉴엘' 고객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해외 여행 상품 '에비뉴엘 글로벌 트립'을 선보인다. 백화점이 고객의 상품 구매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행사와 함께 일정과 콘텐츠를 직접 구성해 VIP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첫 여행 상품은 '럭셔리 크루즈'를 테마로 리츠칼튼 요트 컬렉션을 활용해 구성했다. 알래스카 대자연과 일본 미식, 지중해 예술·건축 등 고객의 관심사에 따라 여행 목적을 세분화하고 단순 관광보다 각 지역의 콘텐츠를 깊이 경험할 수 있도록 일정을 설계했다. 대표 상품인 '알래스카 대자연 경험'은 캐나다 밴쿠버를 왕복하는 8박 10일 일정으로 빙하와 야생 생태를 관찰하는 크루즈 여행에 비즈니스석 항공편과 페어몬트 호텔 숙박을 결합했다. 일본 벚꽃 시즌에는 도쿄에서 출발해 시미즈·오사카·히로시마·후쿠오카와 국내 남해안·제주까지 둘러보는 미식 여행을 운영하고 향후 스페인과 남프랑스의 예술·건축을 중심으로 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VIP 전용 서비스도 여행 과정에 포함하며 에비뉴엘 고객에게 1대1 컨시어지 방식으로 여행을 설계하고 자택과 공항을 오가는 버틀러 서비스, 여행 중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와 크레딧 등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기존 '에비뉴엘 포인트'를 '에비뉴엘 큐레이션'으로 개편한 데 이어 호텔·파인다이닝·골프·레저 등 100여개 제휴처로 경험형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에비뉴엘 글로벌 트립은 고객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경험을 선별해 제안하는 여행 큐레이션의 일종"이라며 "쇼핑을 넘어 여행과 문화, 미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고객의 소비 수준과 취향을 기준으로 여행을 세분화한 롯데백화점과 달리 신라호텔앤리조트는 고객의 생애주기를 상품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최근 출산 전 부부가 휴식과 추억을 함께 즐기는 '베이비문' 수요가 확대되자 태교 여행부터 출산 이후 영유아 동반 가족 여행까지 이어지는 상품군을 구축했다. 제주신라호텔의 '드리미 베이비문'은 바다 전망 객실과 룸서비스 조식, 포토 프로그램, 디저트·티 세트, 스파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했다. 특히 호텔이 추천하는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프로그램을 더해 임신 기간의 휴양과 출산 전 기록 수요를 함께 반영했다. 신라모노그램 강릉에서는 아가방앤컴퍼니와 협업해 출산 전 고객을 위한 '리틀 비기닝 앳 모노그램'과 영유아 동반 가족 대상 '리틀 저니 앳 모노그램'을 동시에 운영한다. 태교 패키지에는 내의와 턱받이, 바디필로우 등 출산 준비용품을 포함하고, 키즈 패키지에는 영유아용 스킨케어 제품과 아트 클래스 등을 구성해 출산 전후 고객의 필요에 따라 혜택을 달리했다. 서울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에서도 같은 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한정판 태교 선물과 스냅 촬영을 포함한 임산부 전용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으며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는 아가방과 협업한 태교·가족여행 패키지를 제공한다. 신라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출산 전 여행을 통해 휴식과 추억을 함께 누리려는 베이비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예비 부모가 편안하게 머물며 새로운 가족의 시작을 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여행처럼 비교적 고관여 영역뿐 아니라 일상적인 식품 구매에서도 취향별 선별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쿠팡 로켓프레시는 인기 셰프와 전국 맛집, 최신 식품 트렌드를 한곳에 모은 미식 전문관 'House of Taste(하우스 오브 테이스트)'를 열고 미식 수요를 별도 영역으로 분리해 공략한다. 미식관에서는 20여개 셰프 브랜드와 140여개 맛집 브랜드를 포함해 총 200여개 브랜드의 800여개 상품을 판매한다. 밀키트와 가정간편식(HMR), 베이커리·디저트·냉동식품·유제품·음료 등을 한데 구성해 이용자가 개별 맛집이나 셰프 상품을 각각 찾아보지 않아도 관련 먹거리를 한 공간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상품 구성도 유명 맛집과 셰프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차별화했다. 벽제갈비와 테이블 포포, 누와, 브로드카세 등 외식·베이커리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하고 닭요리 전문점 팔각도와 공동 개발한 레스토랑간편식(RMR) 4종은 단독으로 선보인다. 인기 요리 프로그램 출연 셰프들과 협업한 우육탕면과 생면파스타, 감바스볶음밥 등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맛집을 직접 찾아가야 했던 미식 경험도 온라인 장보기 영역으로 들어오게 됐다. 쿠팡은 로켓프레시 새벽배송을 통해 지역 맛집과 셰프 레시피를 활용한 상품을 집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상품 수를 늘리는 방식보다 미식이라는 특정 취향을 중심으로 전문관을 구성하는 데 집중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들이 집에서도 다채로운 미식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도 차별화된 미식 상품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2026-10-14 09: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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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후보만 보여준다"…블루 아카이브 김용하가 인디 개발자에 던진 '안목'
[경제일보] "AI는 후보를 빨리 보여준다. 무엇을 남기고 어디서 멈출지는 사람이 고른다." 블루 아카이브를 만든 김용하 넥슨게임즈 IO본부장이 인디 개발자들 앞에서 던진 말이다. 그는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6(BIC 2026) 부대행사 '2026 부산 인디 웨이브 컨퍼런스' 키노트 연사로 나와 '게임은 어떻게 세계가 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근거는 자기 조직에서 나왔다. 넥슨게임즈 IO본부는 지난 5월 29~30일 이틀간 게임잼을 열었다. 1~3명씩 51개 팀이 참가해 플레이 가능한 게임 48개를 완성했다. 김 본부장은 결과물을 하나씩 직접 해봤고, 짧은 기간에 만들어진 것치고 재미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AI가 사람을 대신해 게임을 만든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개발자가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물로 옮기고 여러 결과물을 나란히 비교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빨라진 만큼 다른 문제가 커졌다. 스팀DB 집계로 지난해 스팀에 나온 게임은 1만9112개다. 이 가운데 9327개는 이용자 리뷰가 10개도 되지 않았고, 2229개는 하나도 없었다. 김 본부장은 리뷰 수가 곧 판매량은 아니라면서도, 게임이 늘어난다고 이용자의 시간이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가 내놓은 답이 취향이다. AI는 맞고 틀림을 가릴 수 있는 작업이나 이미 널리 쓰인 패턴을 재현하는 데는 강하지만, 여러 결과물 중 무엇을 좋아할지는 대신 정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취향을 판단 기준으로 다듬는 방법으로는 △여러 결과물을 만들기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 △하나를 고른 이유를 말하기 △다시 고르기를 반복하라고 제안했다. 강연 앞부분에서는 팬덤의 변화를 다뤘다. 스타크래프트와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다수가 함께 즐기던 국민게임 시대와 달리, 지금은 게임마다 다른 팬덤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지난 6월 14일 경기 하남 미사경정공원에서 열린 블루 아카이브 첫 오프라인 러닝 행사 '키보토스 런 2026'에는 이용자 4500명이 모여 5㎞를 달렸다. 포켓몬 행사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러브앤딥스페이스 행사에는 여성 팬이 두드러진다고 그는 소개했다. 팬덤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AGF 코리아 방문객은 2024년 7만2081명에서 지난해 10만518명으로 40% 가까이 늘었다. 서브컬처 콘텐츠를 다루는 AK플라자 홍대점 매출은 2021년 277억원에서 지난해 982억원으로 3배 넘게 뛰었다. 김 본부장은 이 수치가 서브컬처 부문이 아닌 점포 전체 매출이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국민게임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 옆에 각자가 깊게 좋아하는 게임이 많아진 것"이라며 "팬들은 모이고, 찾아가고, 직접 만든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게임을 하나의 지식재산권(IP)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로는 △반복한 행동 △기억나는 상징 △관계를 꼽았다. 포켓몬스터는 포획·배틀과 몬스터볼, 트레이너와 포켓몬의 관계가 여기 해당한다. PUBG: 배틀그라운드는 낙하·생존과 레벨3 헬멧, 스쿼드 경쟁이, 마비노기는 생활·모험과 캠프파이어, 우연한 만남이 각각 짝을 이룬다. 김 본부장은 이를 '세계관의 라이프스타일'로 불렀다. 설정을 늘리는 대신 이용자가 그 세계에서 어떤 역할로 생활할지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학원과 청춘, 밀리터리를 묶고 이용자에게 선생님 역할을 줬다. 전투에서는 태블릿 UI로 학생들에게 지시하고, 전투 밖에서는 메신저형 콘텐츠 '모모톡'으로 대화한다. 아직 시도되지 않은 영역으로는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RX'와 림버스 컴퍼니, 명일방주: 엔드필드를 들었다. 프로젝트 RX는 IO본부 RX스튜디오가 만드는 PC·콘솔·모바일 게임으로, 그는 '이세계 홈스테이'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취향은 처음부터 고급일 필요가 없다. 만들고 비교하고, 왜 하나를 골랐는지 말하는 선택이 쌓이면 본인만의 게임이 된다"고 강연을 맺었다.
2026-08-14 11: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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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파트너스, 브랜드 호스텔 '스테이 아리재' 론칭…컨설팅 사업 확대
[경제일보] 야놀자그룹의 호텔 개발 컨설팅 전문기업 야놀자파트너스가 브랜드 호스텔 ‘스테이 아리재’를 선보이고 호스텔 사업자 대상 컨설팅을 확대한다.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방식 대신 설계와 공간 기획, 운영 방향을 지원하는 모델로 사업자 확보에 나선다.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여행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호스텔과 같은 중저가 숙박시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방한 외래객은 약 476만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인 개별 여행객과 장기 체류 수요가 늘면서 객실뿐 아니라 공용 공간과 교류 프로그램을 갖춘 숙박시설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야놀자파트너스는 신규 창업이나 기존 숙박시설의 호스텔 전환을 검토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입지 분석부터 브랜드 기획, 공간 설계, 객실 구성, 고객 경험 설계까지 지원한다. 지금까지 약 680개 브랜드호텔의 신규 개발과 리모델링 컨설팅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호스텔 사업에 맞는 개발 체계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스테이 아리재는 한국적인 공간의 분위기와 여행자 간 교류를 핵심 콘셉트로 내세웠다. 브랜드 로고에는 돌과 기와, 나이테에서 착안한 이미지를 담았고, 목재와 따뜻한 질감의 소재를 활용해 편안한 공간을 구성했다. 상징색으로는 파란색을 적용해 전통적 이미지를 무겁지 않게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야놀자파트너스는 스테이 아리재를 일반적인 가맹사업과 구분하고 있다. 사업자에게 가맹비와 로열티를 받지 않고 브랜드 설계와 공간 컨설팅을 제공한다. 시공사 선정과 운영 방식, 비품 공급망 등은 각 사업자가 입지와 사업 여건에 맞게 결정할 수 있다. 호텔 운영 솔루션이 필요한 사업자는 야놀자그룹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계열사 산하정보기술과 연계할 수 있다. 숙박시설 개발 단계부터 예약·객실 관리 등 운영 시스템 도입까지 지원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스테이 아리재는 서울잠실, 서울성수, 서울황학, 익산역 등 4개 지점이 브랜드 계약을 체결했다. 야놀자파트너스는 각 지점의 상권과 건물 특성을 반영해 공간 기획과 디자인, 운영 방향을 개별적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야놀자파트너스가 호텔 개발 자문을 넘어 자체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결합한 사업 모델로 확장하는 시도다. 호스텔 시장에서는 객실 수보다 공용 공간의 구성, 외국인 고객 응대, 온라인 예약 채널 운영, 지역 콘텐츠 연계가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컨설팅의 실효성이 사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야놀자파트너스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여행 형태의 다양화로 호스텔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숙박시설 개발 컨설팅 경험과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자의 호스텔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7 09: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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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남긴 질문, 부산은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
[경제일보] 세계적인 K팝 그룹 BTS의 부산 공연을 앞두고 뜻밖의 논란이 불거졌다. 공연 자체가 아니라 숙박요금 때문이다. 일부 숙박업소가 평소보다 수배에서 수십 배에 이르는 가격을 책정하고, 기존 예약을 취소한 뒤 더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국내외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BTS의 리더 RM이 공개 방송에서 "좀 적당히들 하입시다"라고 말하고, 부산 출신인 지민마저 "팬들이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사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숙박요금 문제가 아니다. 관광도시의 품격과 신뢰, 그리고 도시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문제다. 세계 각국의 관광객과 팬들이 부산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공연을 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그들은 부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문화와 사람, 그리고 환대의 가치를 경험하기 위해 방문한다. 그런데 일부 업소의 과도한 상술은 그 기대를 실망으로 바꾸고 있다. 관광산업은 제조업과 다르다. 제품을 한 번 판매하고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관광은 경험을 파는 산업이며, 신뢰를 파는 산업이다. 방문객이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야 다시 찾고 주변에 추천한다. 반대로 한 번의 불쾌한 경험은 수많은 잠재 고객을 잃게 만든다. 당장의 몇십만 원, 몇백만 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번 사태에서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일부 숙박업소의 오버부킹 의혹이다. 이미 예약된 객실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더 높은 가격에 다시 판매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신뢰의 문제다. 계약과 약속이 존중되지 않는 시장은 결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행스러운 점도 있다. 부산의 종교계와 대학, 공공기관, 시민사회가 나서 공정숙박 챌린지를 시작한 것이다. 사찰의 템플스테이, 교회와 성당의 숙소 제공, 대학 기숙사 개방, 공공기관 시설 활용, 시민 홈스테이까지 이어지는 움직임은 부산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숙박 지원을 넘어 도시 공동체가 함께 손님을 맞이하는 환대의 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부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홈스테이에 참여하는 모습은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화려한 건물이나 유명 관광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도시의 품격은 시민들의 태도와 공동체 의식에서 나온다. 관광객에게 정직한 가격을 제시하고, 따뜻하게 맞이하며, 좋은 추억을 남기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관광 경쟁력이다. BTS는 단순한 대중음악 그룹이 아니다. 오늘날 BTS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자산이며, 수많은 해외 팬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문화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 BTS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는 팬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손님들이다. 그들에게 바가지요금과 예약 취소라는 기억을 남긴다면 그것은 부산만의 손실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이미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논란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형 행사나 축제 때마다 반복되는 바가지요금 논란은 우리 사회가 오래도록 해결하지 못한 고질적 문제다.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와 업계, 시민사회가 함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 관광산업도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다. BTS는 부산에 거대한 경제적 기회를 가져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도시의 품격을 시험할 기회도 함께 가져왔다는 점이다. 공연은 며칠이면 끝나지만 도시의 평판은 오래 남는다. 부산이 세계인들에게 어떤 도시로 기억될지는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손님을 맞이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바가지요금으로 얻는 일시적 이익보다 정직한 환대가 가져오는 신뢰의 가치가 훨씬 크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2026-06-07 15: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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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000만 명의 시대, 실버타운 40곳 뿐
숫자는 냉정하다. 2024년 7월 대한민국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19%다. 2030년에는 25%인 130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 1000만 명을 위한 노인 주거 시설, 이른바 실버타운은 전국에 40곳·9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고령 인구 대비 0.13%다. 미국은 4.8%, 일본은 2%다. 한국은 선진국의 30분의 1 수준이다. 이것은 준비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 실패의 문제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라는 사실을 모른 것도 아니고, 예측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알면서 10년 넘게 규제의 울타리를 치고, 민간의 진입을 막고, 공공 공급은 연간 1000가구 수준에 묶어뒀다. 그 결과가 지금 이 숫자다. 2015년, 정부가 문을 걸어 잠갔다 현재 실버타운의 공급 공백을 이해하려면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정부는 그해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을 전면 폐지했다. 명분은 정당했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에 악용되고, 불법 분양과 부실 운영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 있는 일부 사업자를 규제하는 대신, 정부는 제도 자체를 없앴다. 분양형이 사라지자 임대형 실버타운만 남았다. 운영 경험이 있는 사업자만 진입 가능하도록 장벽을 높였다. 수익성이 낮은 구조에서 신규 공급은 멈췄다. 규제는 투기꾼을 막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평범한 노인들이 갈 곳을 잃었다. 그 문이 닫힌 채 10년이 흘렀다. '분양형 재도입' — 해법인가, 면피인가 2025년 정부는 9년 만에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을 선언했다.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발표의 조건을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분양형 실버타운이 허용되는 지역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에 한정된다. 강원, 전남, 경북의 인구 소멸 위기 지역들이다. 문제는 노인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그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버타운 수요는 의료·교통·상업시설이 갖춰진 도심에 집중된다. 업계는 한목소리로 "수요가 있는 곳에 짓게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부의 답은 "인구 소멸지역부터 시범 운영"이다. 노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지방 소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두 마리 토끼 잡기의 산물이다. '더 클래식 500' 보증금 9억 — 중산층 노인은 갈 곳이 없다 현재 운영 중인 실버타운은 양극화돼 있다. 한쪽 끝에는 보증금 9억 원, 월 생활비 472만 원 이상인 최고급 시설이 있다. 삼성 노블카운티의 임대료는 인근 아파트의 2.19배 수준이다. 다른 한쪽 끝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지원 시설이 있다. 그 사이, 중산층 노인을 위한 시설은 사실상 전무하다. 은퇴 후 중소도시 아파트를 보유하고, 국민연금을 받으며, 자녀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고 싶은 노인 — 이 나라 노인의 대다수가 속하는 이 계층을 위한 실버타운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가 말하는 '중산층 위한 실버스테이'는 아직 계획 단계다. 1000만 노인 시대에 정책은 여전히 미래형이다. 규제를 풀어도 안 짓는 이유 — 수익성의 벽 정부가 위탁 운영 경험 요건을 없애고 호텔·보험사·리츠까지 사업자 범위를 넓혔지만, 민간이 선뜻 뛰어들지 않는 이유가 있다. 실버타운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임대료 인상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수익 구조가 취약하다. 의료·돌봄 서비스를 병행해야 하는 운영 부담도 크다. 이 구조에서 민간이 찾는 출구는 두 곳이다. 고급화해서 마진을 높이거나, 서비스 질을 낮춰 비용을 줄이거나. 중산층을 위한 합리적 가격의 실버타운은 규제를 풀어도 시장이 자동으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그것은 공공 투자와 제도 설계가 함께 가야 가능한 영역이다. 정부는 규제 완화로 책임을 시장에 넘겼지만, 시장은 그 빈자리를 채우지 않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 세 가지 방향이 즉각 논의돼야 한다. 첫째, 분양형 실버타운 허용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에서 수요 집중 지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수도권 도심 내 역세권, 의료기관 인접 지역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둘째, 중산층 노인을 위한 공공 주도 공급 모델이 필요하다. LH 고령자복지주택 공급 목표를 연 3000가구에서 대폭 상향하고, 민관 협력 모델을 통해 속도를 내야 한다. 셋째, 서비스 품질 기준을 법제화해야 한다. 분양형 재도입 이후 과거처럼 부실 운영과 투기 악용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얼마에 공급하느냐'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대한 구체적 기준 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노인 1000만 명의 나라에 실버타운이 40곳뿐이라는 사실은, 이 사회가 노인의 주거를 얼마나 오랫동안 정책의 변방에 방치해왔는지를 보여준다. 분양형 재도입은 늦었지만 반가운 출발이다. 그러나 노인들이 살고 싶은 곳에 짓지 못하고, 중산층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면, 숫자만 바뀔 뿐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2026-05-2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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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 현대자동차와 '전기차 구독 상품' 도입…요금·접근성 결합
[경제일보] 전기차 충전 기업 채비가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전용 충전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다. 전기차 보급이 100만대를 넘어선 가운데 충전 비용과 접근성을 동시에 낮추는 요금제를 도입해 이용 구조 선점에 나선다. 29일 채비에 따르면 회사는 다음 달 현대자동차 신차 고객을 대상으로 전용 충전 구독 상품을 선보인다. 대상은 2026년 출고 고객으로, 출고 시점과 관계없이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요금제는 월 1만9900원과 9900원 두 가지로 구성된다. 가입 고객은 2026년 잔여 기간 동안 채비의 초급속·급속 충전 네트워크를 할인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채비는 전국 단위 충전망과 로밍 제휴를 기반으로 이용 범위를 넓히고, 실사용 구간에서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부적으로 채비 및 로밍 충전소 이용 시 kWh당 299원의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충전 크레딧 구매 시 10% 할인(1만원 이상 구매 기준)도 제공된다. 여기에 프리미엄 손세차 서비스 할인 쿠폰이 포함되며 충전 외 차량 관리 영역까지 혜택이 확장됐다. 오프라인 거점과의 연계도 포함됐다. 채비가 운영하는 복합 충전 공간 ‘채비스테이’는 강남서초, 성수, 홍대, 둔촌, 신월, 마포성산, 안양평촌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있다. 구독 가입자는 해당 공간에서 충전과 세차, 크레딧 할인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행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신규 등록 차량 16만4813대 가운데 전기차는 4만1232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1만8431대 대비 약 2.2배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기차 비중은 25%까지 상승했다. 누적 등록 대수도 102만대를 넘어서며 100만 대를 돌파했다. 판매 흐름도 기존과 달라졌다.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 판매량이 8만7665대로 집계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계절적 수요 변동보다 구조적 성장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연간 판매는 약 40만 대 수준이 예상되며,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목표 달성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충전 인프라 경쟁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충전기 설치 규모와 입지가 핵심 변수였다면, 최근에는 요금 구조와 서비스 결합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최영훈 채비 대표는 “현대자동차라는 최고의 파트너와 함께 전기차 고객이 충전에서 일상까지 더 풍요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4-29 08:4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