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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첫 미 해군 함정 MRO 완료…추가 정비로 공사 확대
[경제일보] HJ중공업이 처음 수주한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마쳤다. 정비 과정에서 당초 계약에 없던 결함 보수와 추가 작업을 진행하면서 공사 기간은 6개월 늘었고 계약금액도 증가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은 미 해군 군수지원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이 정비를 마치고 부산항을 출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정비 계약을 체결한 뒤 올해 1월 부산 영도조선소에 입항한 함정이다. HJ중공업은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NAVSUP) 및 해상수송사령부(MSC)와 계약을 맺고 정비를 진행했다. 작업 범위는 선체와 주요 시스템 점검·정비, 장비·설비 유지보수, 부품 교체 등이다. MRO는 함정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점검과 수리, 부품·설비 정비 등을 수행하는 사업이다. 당초 양측이 합의한 계약기간은 3개월 남짓으로, 지난 4월 작업을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비 도중 기존 계약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정비 사항과 결함이 확인되면서 공사 범위가 확대됐다. HJ중공업이 추가로 필요한 정비와 개선 방안을 제시했고 미 해군이 이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공사 완료 시점은 당초 4월에서 10월로 변경됐다. 회사는 추가 정비를 반영해 조정한 일정에 맞춰 작업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추가 작업은 계약 규모에도 영향을 미쳤다. HJ중공업에 따르면 정비 범위가 넓어지면서 계약금액이 늘었고 관련 매출과 수익도 증가했다. 다만 보도자료에는 최초 계약금액과 증액 규모, 구체적인 손익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사업은 HJ중공업이 미 해군을 상대로 처음 수행한 함정 MRO 계약이다. 기존 계약에 따른 정비에 더해 작업 도중 확인한 결함을 보수하는 추가 공사까지 진행했다. 회사는 이번 사업 수행을 바탕으로 미 해군 함정의 후속 정비 물량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HJ중공업 유상철 대표는 “잦은 일정 변경과 공사 범위 확대에도 미 해군과 긴밀히 협의하며 정비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첫 MRO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미 해군과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후속 수주에 힘쓰겠다”고 했다.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은 길이 210m, 폭 32m의 4만톤급 군수지원함이다. 미 해군 항공모함과 전투함 등에 탄약과 식량, 화물, 연료를 공급한다. 보급 가능한 물량은 탄약·식량·화물 최대 6000톤, 연료 2400톤이다.
2026-10-15 10: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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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대립 부추기는 외교를 경계한다
[경제일보] 외교는 말의 전쟁이 아니다. 더구나 국가의 안보와 경제적 이해가 걸린 사안이라면 공개적인 설전보다 치밀한 계산과 물밑 협상이 우선이다. 그런데 최근 한·우크라이나 관계를 둘러싼 일련의 공방을 보면 대한민국 외교가 과연 이런 기본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상대국의 공개적인 불만에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양국 간 이견이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모습은 국익을 극대화해야 할 외교가 오히려 갈등을 키우는 양상으로 비칠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전략 부재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북·러 군사협력 강화는 대한민국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변수다.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과 경험을 제공하고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지원하는 구도가 굳어진다면 한반도의 군사적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국제사회와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감수할 것인지에 대한 냉정한 전략 계산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원칙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전략이 없는 것이다. 정부가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를 중시한다면 우리의 지원 범위와 조건, 한계선을 사전에 치밀하게 조율했어야 한다. 상대국의 요구에 끌려가는 모양새도, 공개적인 감정싸움으로 맞서는 모습도 피했어야 한다. 그런데 외교적 이견이 공개적인 신경전으로 번진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대한민국이다. 상대국과의 협상력은 떨어지고, 러시아와의 관계 관리 공간도 좁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경계해야 할 것은 '가치외교'라는 명분이 '무조건적인 동조'로 변질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국제법·주권 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는 대한민국이 결코 양보해서는 안 될 원칙이다. 그러나 원칙을 지킨다는 것과 다른 나라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가의 외교는 도덕적 선언문이 아니라 냉정한 손익계산서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글로벌 공급망, 방산시장, 식량안보, 미·러 갈등은 물론 북·러 군사협력까지 한국의 경제와 안보에 직결돼 있다. 여기에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라는 거대한 경제적 기회도 걸려 있다. 한국이 외교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인도적 지원과 재건 협력을 확대하면서 우리의 산업과 기업이 참여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감정적인 외교로 관계를 불필요하게 틀어버리면 시장과 기업이 얻을 기회까지 잃을 수 있다. 러시아 문제도 마찬가지다. 북·러의 군사협력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몰아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러시아는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변수다. 에너지·자원·물류와 관련해서도 무시할 수 없는 국가다. 지금 당장 관계가 어렵다고 해서 외교적 출구까지 스스로 봉쇄한다면 훗날 한반도 안보와 경제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를 우리 손으로 버리는 꼴이 된다. 정부는 이제라도 외교의 무게중심을 바로 잡아야 한다. 첫째, 정상적인 외교 채널을 복원하고 공개적인 설전을 최소화해야 한다. 외교적 이견은 언론이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서 풀어야 한다. 둘째, 우크라이나 지원 원칙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국민에게 그 기준과 비용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셋째, 미국·유럽과의 공조를 유지하면서도 한·러 관계를 관리할 별도의 소통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 넷째, 우크라이나 재건과 방산·에너지·인프라 협력을 국익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외교를 국내 정치의 연장선에서 다루는 듯한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외교적 강경 발언 한마디는 국내에서는 박수를 받을지 몰라도 국제사회에서는 협상 카드를 하나 없애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조용한 물밑 협상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국가의 실리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목소리 큰 외교가 아니라 계산된 외교다. 동맹은 굳건히 하되 국익은 스스로 챙겨야 하고, 국제적 원칙은 지키되 우리의 선택권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결국 비용은 국민과 기업이 떠안는다. 외교 실패는 외교부의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에너지 가격과 수출시장, 기업의 해외사업, 안보 비용과 국가 재정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정부는 한·우크라이나 관계의 최근 난맥상을 단순한 외교적 해프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것은 대한민국 외교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균형을 잡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굴종도 강경 일변도도 답이 아니다. 원칙에는 단호하되 협상에서는 유연하고, 말은 절제하되 국익에는 집요해야 한다. 그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이 가져야 할 외교의 기본이다.
2026-10-08 1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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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이 넘칠 때가 재정의 진짜 시험대다
[경제일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기업의 장부를 넘어 나라 곳간까지 바꾸고 있다. 정부가 예상한 내년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 올해 본예산보다 크게 늘어난다. 법인세와 소득세가 동시에 증가하는 배경에는 AI 반도체 호황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최근 10년의 내국세 추세를 웃도는 추가 세수 162조3000억원을 떼어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겠다고 했다. 숫자가 워낙 크다 보니 먼저 하나는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162조3000억원 전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직접 낸 세금이라는 뜻은 아니다. 정부가 추세선을 웃도는 전체 내국세 증가분을 계산한 금액이고, 반도체 호황은 그 세수 급증을 만들어낸 가장 중요한 배경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반도체가 번 세금’이라는 표현이 던지는 질문은 유효하다. 호황기에 갑자기 늘어난 세수는 누구의 돈인가. 지금 살아 있는 국민이 당장 써도 되는 돈인가. 아니면 경기가 꺾인 뒤를 위해 남겨둬야 할 돈인가. 더 멀리 보면 아직 세금을 낼 나이조차 되지 않은 미래세대에게도 일정한 몫이 있는 돈인가.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짚은 것도 같은 문제다. 그는 대외 불확실성과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려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시에 국가채무와 의무지출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재정 여력을 떨어뜨리고 잠재성장률과 미래세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말은 모순되지 않는다. 경기가 무너질 때 재정은 과감하게 써야 한다. 민간이 움츠러들고 기업이 투자를 미룰 때 정부까지 지갑을 닫으면 불황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세수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호황기에는 일부를 남겨야 한다. 불황에 쓸 수 있는 정부가 되려면 호황기에 다 쓰지 않는 정부여야 한다. 이것이 재정의 기본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대응기금이라는 발상 자체는 평가할 대목이 있다. 정부는 162조3000억원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쓰고, 12조5000억원으로 신규 국채 발행을 줄일 계획이다. 가장 큰 몫인 104조4000억원은 당장 쓰지 않고 여유자금으로 적립한다. 전체 기금의 64%가량이다. 세수가 더 들어왔다고 한 해에 모두 지출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더구나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다. AI 붐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메모리 가격이 떨어지고 투자 사이클이 꺾이면 기업이익과 법인세는 빠르게 줄어든다. 세수는 내려가는데 한 번 시작한 복지와 보조금, 기관과 사업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재정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일시적인 돈으로 영구적인 지출을 만드는 일이다. 올해만 들어오는 10조원을 근거로 매년 10조원이 필요한 사업을 시작하면 호황이 끝나는 순간 그 차이는 빚이 된다. 세금을 올리거나 다른 지출을 줄이지 않는 한 결국 국채가 빈자리를 메운다. 때문에 미래대응기금의 성패도 ‘얼마를 담았느냐’보다 어떤 돈을 어디까지 쓸 수 있게 하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45조4000억원의 사업지출 가운데 AI와 전략기술, 인재 양성처럼 미래의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오늘의 반도체 호황에서 나온 세금으로 다음 산업을 만드는 것은 세대 간 이전이라기보다 세대 간 투자에 가깝다. 반면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려운 경상적 복지와 반복성 지원사업을 초과세수에 기대어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반도체 가격은 내려가도 법으로 정해진 의무지출은 내려가지 않는다. 반도체 사이클은 꺾여도 정부 사업에는 사이클이 없다. 바로 이 점에서 104조4000억원의 여유자금이 중요하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이 돈은 향후 세수 결손이나 예상하지 못한 재정 수요가 발생할 때 재정을 보강하는 일종의 ‘저수지’ 역할을 하게 된다. 방향은 합리적이지만 정부는 일정한 범위에서 추가경정예산을 거치지 않고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고 있다. 신속성은 커지지만, 100조원이 넘는 자금에 행정부의 재량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돈을 쌓아두는 것만으로 미래세대의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언제 꺼낼 수 있는지, 무엇에 쓸 수 있는지, 누가 결정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세수 결손이 어느 정도일 때 사용할 것인지, 경기침체의 기준은 무엇인지, 미래투자라는 이름으로 어떤 사업까지 허용할 것인지 법과 제도로 선을 그어야 한다. 특히 기금의 여유자금이 그때그때 정부가 원하는 사업을 담는 별도 예산처럼 운용돼서는 안 된다. 노르웨이의 경험은 참고할 만하다. 노르웨이는 석유와 가스에서 들어오는 정부 순수입을 정부연기금 글로벌(GPFG)에 넣고 해외에 투자한다. 재정에는 기금의 원금을 마음대로 가져다 쓰는 대신 장기적으로 예상 실질수익률에 해당하는 수준을 기준으로 활용한다. 현재 그 기준은 약 3%다. 핵심은 석유로 갑자기 부자가 된 한 세대가 자원을 모두 소비하지 않고 금융자산으로 바꿔 후대와 나누겠다는 데 있다. 물론 한국의 반도체 세수와 노르웨이의 석유 수입을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석유는 땅에서 한 번 꺼내 쓰면 사라지는 국민 자산이고, 반도체 기업의 이익과 세금은 혁신과 생산 활동에서 생긴다. 정부가 기업이 낸 세금을 영구적으로 묶어둘 이유도 없다. 하지만 배울 원칙은 있다. 일시적으로 크게 들어온 돈을 평상시의 소득처럼 생각하지 않는 것. 노르웨이는 석유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에서 출발했다. 한국 재정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예기’ 왕제편에는 ‘국무구년지축왈부족(國無九年之蓄曰不足)’이라는 구절이 있다. ‘나라에 아홉 해를 버틸 비축이 없으면 부족한 것’이라는 의미다. 이어 3년을 농사지으면 1년치 식량을 남기고, 9년이면 3년치를 비축해야 한다고 했다. 풍년에 남겨 흉년을 견딘다는 오래된 국가운영의 원칙이다. 2500년 전 곡식창고가 오늘의 재정기금으로 바뀌었을 뿐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2027년 예산안은 총지출이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8% 늘어난다. 동시에 정부는 미래대응기금과 국채 발행 축소를 통해 내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48.3%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적극적인 지출과 재정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 경기순환으로 생긴 초과세수와 경제의 기초체력에서 생긴 구조적 세수를 구분해야 한다. 일시적 초과세수는 상시 지출의 재원으로 잡아서는 안 된다. 또한 초과세수의 사용 순서를 정해야 한다. 미래 성장투자, 재정안정 적립, 국가채무 축소 사이의 기준을 사전에 만들어 정권과 경기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기금에서 돈을 꺼내는 조건도 엄격해야 한다. 불황이나 세수 급감 때는 과감하게 쓰되 단순히 예산을 더 쓰기 위한 우회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오늘의 호황을 내일의 고정비로 바꾸지 않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이 잘 벌어 세금이 많이 들어온 것은 축하할 일이다. 그 돈으로 AI와 첨단산업을 키우고 청년에게 기회를 만들며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나라 살림은 기업의 분기 실적과 달라야 한다. 기업은 좋은 해에 성과급을 더 줄 수 있다. 국가는 좋은 해의 세수를 보고 수십 년 동안 지급해야 할 약속을 쉽게 늘려서는 안 된다. 앞으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연금과 의료, 돌봄 지출은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 늘어난 돈을 모두 현재의 소비에 써버리면 다음 세대는 호황의 혜택은 누리지 못한 채 그때 만들어진 지출 의무만 넘겨받을 수 있다. 반도체가 벌어준 추가 세수는 현 정부의 돈도, 현 세대만의 돈도 아니다. 호황을 만든 기업과 노동자의 성과에서 나왔지만 국가의 세금이 된 순간 현재와 미래의 국민 모두를 위해 써야 할 자원이 된다. 재정이 돈이 들어올 때보다 그 돈이 사라진 뒤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언젠가 끝난다. 그때도 남아 있어야 할 것은 새로 만든 지출의 청구서가 아니라, 다음 위기를 견딜 재정 여력과 다음 산업을 만들어낼 자산이다. 돈이 많이 들어왔을 때 많이 쓰는 정부보다, 돈이 사라질 때를 준비하는 정부가 더 유능하다. 162조3000억원 미래대응기금의 진짜 이름값도 거기서 판가름 날 것이다.
2026-09-1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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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성장'을 말할 때다
[경제일보]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 중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3일 귀국했다. 집권 1년은 성과를 자축하거나 잘잘못을 따지는 데 머물 시점이 아니다. 국정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고 남은 임기 동안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힐 때다. 지금 정부가 제시해야 할 가장 절박한 국가 의제는 성장이다. 분배와 복지, 공정과 통합도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 없이는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지난 1년간 정부는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대외 관계를 복원하는 데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표방하며 미국·중국·일본은 물론 유럽과 신흥국으로 외교의 지평을 넓힌 점은 평가할 만하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도 경제의 급격한 추락을 막는 버팀목이 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0%로 전망하면서 반도체 경기와 수출 증가를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해졌다는 판단 아래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지표만으로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건설투자의 회복은 더디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중국의 산업 추격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져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지방경제와 청년 고용으로 온기가 충분히 퍼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남아 있다. 성장률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의 지속 가능성과 확산성이다. 이번 순방은 이런 한계를 돌파할 외교적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과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인공지능(AI) 협력과 투자 확대를 논의했다.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에서는 핵심광물과 에너지, 식량, 방산 등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특히 한국과 브라질은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실무그룹 구성과 핵심광물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중남미는 더 이상 지리적으로 먼 시장에 머물지 않는다. 리튬과 구리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주요 공급처이자 방산·조선·원전·바이오·식품 산업의 잠재시장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공급망의 블록화를 재촉하는 상황에서 자원과 시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이 특정 국가와 특정 시장에 편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면 중남미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하지만 정상외교에서 체결한 양해각서와 공동성명은 출발점일 뿐이다. 외교적 약속이 기업의 수주와 투자,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순방은 사진과 구호만 남긴다. 정부는 국가별 후속 사업을 정리한 경제외교 이행표를 만들어 국민과 기업에 공개해야 한다. 핵심광물 확보 물량과 장기 구매계약, 현지 광산 공동개발, 방산 수출 금융, 바이오 인허가 협력,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금융기관이 따로 움직이는 낡은 방식도 바꿔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미래산업을 선택하고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AI·반도체·조선·방산·바이오는 한국이 이미 일정한 기술과 생산 기반을 갖췄고 세계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분야다. 이들 산업을 단순히 개별 기업의 사업으로 보지 말고 인재와 전력, 용수, 데이터, 금융, 세제, 통상외교가 결합된 국가 프로젝트로 다뤄야 한다. AI 경쟁력은 선언이나 연구개발 예산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전력망과 첨단 그래픽처리장치 확보, 산업 데이터 활용, 전문인력 양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반도체 산업도 공장 건설 지원에 그칠 일이 아니다. 소재·부품·장비와 시스템반도체, 첨단 패키징까지 생태계를 넓혀야 한다. 조선과 방산은 수출금융과 유지·보수 체계를 강화하고, 바이오는 임상과 인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경쟁국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규제혁신도 더 이상 부처별로 몇 건의 규제를 없앴다는 실적 경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규제의 존재만이 아니라 규제의 불확실성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부처마다 해석이 다르고 정권이나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기준이 흔들린다면 기업은 공장을 짓거나 신사업에 뛰어들기 어렵다. 신산업 규제에는 일정 기간 안에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처리시한제를 도입하고, 정부가 기한 내 답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제도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도 정부 지원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세제와 금융, 인프라를 제공한다면 기업은 국내 투자와 고용, 협력업체와의 성과 공유로 응답해야 한다. 해외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더라도 연구개발과 핵심 제조기반, 양질의 일자리는 국내에 남기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의 기술 축적과 청년의 기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은 성장정책을 소수 기업을 위한 특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책임도 무겁다. 여야가 모든 경제정책을 정쟁의 소재로 삼는 동안 세계 각국은 AI와 반도체, 에너지와 방산을 놓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성장전략은 어느 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회는 첨단산업 전력망과 인재 양성, 기업 투자와 규제혁신에 필요한 법안을 정파적 이해에서 떼어내 처리해야 한다. 정부 역시 야당과 기업, 노동계의 의견을 듣고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주역>에는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는 말이 나온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다. 한국 경제는 과거의 성공 방식만으로 더 나아가기 어려운 변곡점에 서 있다. 수출 대기업과 수도권, 추격형 제조업에 기댄 성장 모델을 혁신기업과 지역,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선도형 성장 모델로 바꾸지 못하면 저성장은 일상이 될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1년이 위기를 수습하고 국정 기반을 세운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중남미 순방에서 확보한 외교적 공간을 공급망과 시장, 투자와 일자리로 바꾸는 일이 그 첫 시험대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시간을 끝내고 경제가 국민의 삶을 일으키는 시간을 열어야 한다. 성장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많지 않다. 정부는 이제 성장의 필요성을 주저하지 말고 말해야 한다. 다만 그 성장은 소수의 숫자를 키우는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과 노동의 정당한 보상, 지역의 기회와 국민통합을 함께 이끄는 성장이어야 한다. 취임 1년 이후의 국정은 바로 그 목표에 집중돼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대전환의 골든타임은 이미 시작됐다.
2026-08-03 09: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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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곡물 생산 늘리고 재사용 로켓 회수…AI 데이터 시장도 키운다
[경제일보] 중국이 식량 생산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재사용 로켓과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산업을 키우고 있다. 먹거리 공급부터 우주항공, 디지털 기술까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여름 곡물 생산량이 1억5074만6000t으로 지난해보다 100만t 늘었다고 10일 밝혔다. 증가율은 0.7%다. 중국 통계로는 3014억9000만근이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1근은 500g으로, 한국의 1근 600g과 차이가 있다. 여름 곡물은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물을 뜻하지 않는다. 주로 전년도 가을이나 겨울에 심어 이듬해 여름에 거두는 밀과 보리 등을 가리킨다. 중국인의 주요 식재료인 밀가루와 면류의 공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중요하게 관리하는 농업 지표 가운데 하나다. 올해 여름 곡물을 재배한 면적은 지난해보다 0.2% 줄었다. 그러나 같은 면적에서 거둔 수확량이 0.8% 증가하면서 전체 생산량은 오히려 늘었다. 여름 곡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밀 생산량은 1억3895만2000t으로 지난해보다 0.6% 증가했다. 밀의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0.9% 늘었다. 농사를 지은 땅은 줄었지만 품종과 재배기술 개선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준의 곡물 소비국이다. 기후변화와 국제분쟁, 수출 통제 등으로 해외 식량 공급이 흔들릴 가능성에 대비하려면 일정 수준의 생산량을 자국 안에서 유지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농업을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안보의 문제로 다루는 이유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재사용 로켓 기술이 한 단계 진전됐다. 창정 10호B 로켓은 10일 낮 12시15분 하이난 상업우주 발사장에서 발사돼 위성을 예정된 궤도에 올려놓았다. 발사 약 6분 뒤 분리된 1단 로켓은 다시 지상 방향으로 내려와 해상 회수 플랫폼에 설치된 그물에 포획됐다. 1단 로켓은 발사 초기에 가장 큰 추진력을 내는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위성을 우주로 보낸 뒤 바다로 떨어뜨리거나 폐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1단 로켓을 온전하게 회수해 정비한 뒤 다시 사용하면 새 로켓을 제작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중국이 발사체 1단을 통제된 상태로 회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켓을 해상 플랫폼의 그물로 받아낸 것도 세계 첫 사례라고 중국항천과기집단은 밝혔다. 착륙 장치를 이용해 로켓을 지면에 세우는 방식과 달리, 플랫폼의 그물이 내려오는 로켓을 붙잡는 방식이다. 창정 10호B는 재사용하는 조건에서도 지구 저궤도에 최대 16t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지구 저궤도는 지상과 비교적 가까운 우주 공간으로, 통신위성과 지구관측위성 등이 주로 운용되는 곳이다. 중국은 창정 10호B를 위성 인터넷망 구축과 대형 상업위성 발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수많은 소형 통신위성을 잇달아 발사해 전 세계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발사 횟수를 늘리고 비용을 낮춰야 한다. 재사용 로켓은 이런 위성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베이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9일 발표된 ‘데이터베이스 발전 연구보고서 2026’은 중국 데이터베이스 시장 규모가 2028년 979억7400만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13.06%씩 성장한다는 예상이다. 데이터베이스는 은행 거래 내역이나 인터넷 쇼핑몰의 주문 정보처럼 방대한 자료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빠르게 찾아주는 전산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앱에서 회원 정보를 확인하거나 카드 결제를 처리하는 과정에도 데이터베이스가 사용된다. AI가 확산되면서 데이터베이스의 역할은 더 커지고 있다. AI가 답변을 만들고 업무를 수행하려면 수많은 자료를 신속하게 불러와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자료를 보관하는 창고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AI 서비스를 움직이는 기반 시설로 바뀌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세계 데이터베이스 시장 규모는 1316억달러였다. 중국 시장은 94억9000만달러로 세계 시장의 7.2%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상용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자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70%를 넘어섰다. 식량과 로켓, 데이터베이스는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중국의 산업정책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식량은 해외 공급망의 충격에 대비하고, 재사용 로켓은 우주 진출 비용을 낮추며, 데이터베이스는 AI 시대의 핵심 기술을 자국 안에서 확보하려는 것이다. 중국이 전통적인 농업 생산과 첨단산업을 동시에 육성하는 배경에는 외부 환경이 달라져도 흔들리지 않는 산업 기반을 만들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2026-07-10 17: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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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는 웃는데 장바구니는 운다… 체감물가부터 잡아야 민생이 산다
[경제일보] 정부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전체 물가상승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숫자만 보면 물가 관리가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국민이 시장과 마트에서 느끼는 현실은 전혀 다르다. 통계는 안정이라 말하지만, 장바구니는 연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민이 매일 사 먹는 우유와 빵, 육류를 비롯한 식음료 가격은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는 조사 결과는 이러한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부가 말하는 지표물가와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 사이에 깊은 골이 존재하는 것이다. 경제에서 물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국민의 삶을 직접 규정하는 생활의 척도다. 아무리 전체 물가가 안정됐다고 발표해도 식탁에 오르는 기본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국민은 물가가 안정됐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루 세끼를 해결해야 하는 서민에게는 국제유가보다 계란값이 중요하고,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우유와 빵값이 더 절실하다. 물가정책의 성패는 통계청의 그래프가 아니라 국민의 장바구니에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정부는 잊어서는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공급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식품산업과 유통 구조 전반에 누적된 구조적 모순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지만 소비자는 지나치게 비싼 값을 지불한다. 그 사이에는 복잡한 유통 단계와 높은 물류비, 비효율적인 거래 구조, 과도한 마진이 자리하고 있다. 생산자도 웃지 못하고 소비자도 울상인 기형적인 시장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우유 가격만 보더라도 낙농 원유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격에 즉각 반영되지만 원가가 하락할 때는 가격 인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빵 역시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소비자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다. 육류도 사료 가격이 안정되고 국제 곡물가격이 떨어졌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격은 오를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느린 이른바 '로켓 인상·깃털 인하'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의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비합리적인 구조다. 정부의 대응도 미흡하다.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지급하거나 일시적으로 수입을 확대하는 대책은 단기 처방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명절이나 특정 시기에 할인행사를 확대하는 방식은 잠시 체감물가를 낮출 수는 있지만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결국 할인행사가 끝나면 소비자는 다시 높은 가격을 감당해야 한다. 물가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가리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어지는 유통 구조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중간 유통 단계의 비효율을 줄이고, 물류 시스템을 현대화하며, 가격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독과점적 시장 구조가 존재하는 분야는 공정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원가가 하락하면 소비자가격에도 신속히 반영되는 합리적인 가격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무다. 동시에 국내 농축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 생산비 절감과 스마트 농업 확대, 물류 혁신, 계약재배 활성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 공급망 변화에 지나치게 흔들리는 구조를 개선하고 식량안보 차원의 장기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식품산업을 단순한 소비재 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민생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물가정책 역시 소비자물가지수 중심에서 생활밀착형 체감물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이 자주 구매하는 식료품과 생필품의 가격 흐름을 정책의 핵심 지표로 삼고, 생활물가 안정 성과를 정부 정책의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물가 안정은 절반의 성공도 아니다.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위해 존재한다. 통계가 아무리 안정적이라도 국민이 장을 보며 한숨을 쉬고, 식탁 앞에서 부담을 느낀다면 그것은 결코 성공한 물가정책이라 할 수 없다. 정부가 진정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통계가 아니라 장바구니를 가볍게 만드는 실질적인 대책이다. 국민은 더 이상 지표 속의 안정이 아니라 식탁 위의 안정을 원하고 있다. 민생경제의 출발점은 바로 체감물가를 잡는 데 있으며, 그 책임은 결국 정부와 시장 모두에게 있다.
2026-07-10 14: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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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AI 시대의 마지막 현장인가
[경제일보] 농촌은 오래전부터 늙고 있었다. 도시가 그것을 외면했을 뿐이다. 농번기마다 일손이 없다고 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부족하다고 했다. 인건비가 올랐다고 했다. 비가 오면 사람이 없고 해가 뜨면 사람이 더 없다고 했다. 우리는 그것을 해마다 반복되는 농촌의 어려움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말로 넘길 수 없는 지점에 와 있다. 농촌 고령화는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의 문제이고 지역의 문제이며 국가 산업의 문제다. 농민이 사라지면 농업도 사라진다. 농업이 흔들리면 식탁과 물가, 지역경제와 식량 안보가 함께 흔들린다. 쌀과 과일, 채소와 축산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누군가는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고 수확해야 한다. 그 일을 할 사람이 빠르게 줄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농업용 로봇·드론 협의체를 출범시킨 것은 그런 점에서 늦었지만 필요한 일이다. 자율주행 농기계, 농업용 로봇, 농작업 드론, 지능형 의사결정 기술을 함께 개발하겠다는 방향은 농업의 현실을 정면으로 보는 출발점이다. 이제 농업은 사람의 허리와 손끝에만 기대서는 버틸 수 없다. 사람을 기다릴 시간이 농촌에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단순히 로봇 몇 대, 드론 몇 대를 보급하는 일로 봐서는 안 된다. 농촌의 진짜 질문은 더 크다. 농업에 인공지능과 피지컬 AI를 결합해 차세대 농업 시대를 열 수 있는가. 농업을 고령화에 밀려나는 사양 산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로봇, 센서와 자동화가 결합된 미래 산업으로 다시 세울 수 있는가. 핵심은 여기에 있다. AI는 지금까지 주로 화면 속에서 이야기됐다. 질문에 답하고 문서를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코드를 짜는 기술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농업이 요구하는 AI는 다르다. 흙을 읽어야 하고 날씨를 견뎌야 하며 작물의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 물과 비료, 방제 시점까지 결정해야 한다. 드론은 하늘에서 농지를 살피고 로봇은 땅 위에서 움직이며 AI는 그 데이터를 분석해 다음 작업을 지시해야 한다. 이것이 피지컬 AI다. 화면 안의 지능이 현실의 땅과 기계, 작물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농업은 피지컬 AI가 가장 절실한 현장이다. 공장 자동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됐다. 물류센터에도 로봇이 들어갔다. 항만과 창고도 자동화되고 있다. 그러나 논밭은 여전히 사람의 노동에 크게 기대고 있다. 잡초를 뽑고 농약을 치고 과일을 따고 박스를 나르는 일은 여전히 고된 노동이다. 고령 농민에게 하루하루는 체력과의 싸움이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두고 농업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드론은 방제와 파종, 생육 관찰을 바꿀 수 있다. 자율주행 농기계는 반복 작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수확 로봇과 운반 로봇은 고령 농민의 가장 무거운 노동을 덜어줄 수 있다. AI는 토양과 기상, 병해충 데이터를 분석해 언제 물을 주고 언제 약을 치고 언제 수확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 농업이 경험과 감에만 의존하던 시대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함께 판단하는 시대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변화가 성공하면 농업의 성격도 달라진다. 농업은 더 이상 노동집약 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데이터 산업이 되고 로봇 산업이 되며 정밀기계 산업이 된다. 지역 기반 AI 서비스 산업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농민은 단순 노동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장비를 다루는 현장 운영자가 된다. 청년 세대에게도 농업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물론 현실의 벽도 높다. 농업 현장은 실험실과 다르다. 논은 평평하지 않고 밭은 제각각이며 날씨는 통제되지 않는다. 도시의 시연장에서 잘 움직인 로봇이 농촌의 진흙과 경사, 습도와 먼지 속에서도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농업용 AI는 발표장에서 똑똑한 것보다 현장에서 고장 나지 않는 것이 먼저다. 가격 역시 넘어야 할 과제다. 농가의 상당수는 규모가 작다. 고가의 로봇과 자율주행 농기계를 농민 개인이 모두 구입하기는 어렵다. 기술이 좋아도 감당할 수 없으면 혁신이 아니라 전시품에 불과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장비 보조금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공동 이용센터와 임대형 로봇 서비스, 지역 정비 인력 양성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AI 농업은 장비 판매 사업이 아니라 현장 운영 인프라 사업에 가깝다. 데이터의 주인도 분명해야 한다. 농업 AI가 작동하려면 토양과 기상, 병해충, 생육, 수확량, 농기계 운행 데이터가 축적돼야 한다. 그 데이터는 누가 모으고 누가 활용하며 누가 이익을 얻는가. 농민의 작업 기록과 생산 정보가 기업 서버에만 쌓이고 농민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또 다른 종속이 생길 수 있다. AI 농업은 농민을 단순한 데이터 제공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더 나은 판단과 더 높은 소득으로 이어져야 한다. 농업의 AI 전환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적 기회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농업용 로봇과 드론은 단순한 농기계 시장이 아니다. 센서와 배터리, 통신과 자율주행, 정밀제어와 클라우드, AI 모델과 정비 서비스가 결합된 종합 산업이다. 한국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을 농업 현장과 제대로 연결한다면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 고령화와 농업 인력난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과 유럽, 중국과 동남아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한국 농촌에서 검증된 AI 농업 모델은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농촌을 기술의 실험장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농민은 신기술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실패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심한다. 한 해 농사를 망치면 다시 기회를 얻기 어렵다. 로봇이 멈추고 드론이 사고를 내고 AI 판단이 빗나가면 피해는 농민이 떠안게 된다. 그래서 AI 농업에는 성능 검증과 보험, 사고 책임, 사후관리, 교육 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기술이 농민을 설득하려면 먼저 농민의 위험을 줄여줘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협의체를 만들고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들고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을 열어야 한다. 작은 농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보급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논문보다 현장 성과로 평가받아야 하고, 기업은 시연 영상보다 농민의 노동을 얼마나 줄였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AI 농업의 성패는 행사장의 박수가 아니라 논밭의 변화로 판단해야 한다. 농촌 고령화는 더 이상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 안보와 지역경제,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그런 점에서 농업용 로봇·드론 협의체 출범은 단순한 기술 개발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요한 것은 협의체의 이름이 아니다. 실제 농민의 노동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는지, 소규모 농가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지, 고장이 나면 즉시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기술은 결국 현장에서 증명돼야 한다. AI와 로봇은 농민을 대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더 오래, 더 안전하게, 더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농업의 미래 역시 사람을 지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있다. 농촌은 피지컬 AI가 가장 먼저 가치를 입증해야 할 현장이다. 흙 위에서 검증되지 못한 기술은 산업이 될 수 없다. 농업의 미래는 흙을 떠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흙 위에 지능을 더하는 데 있다.
2026-06-23 13: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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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 65년 역사…농업은행 뿌리서 600조 종합금융그룹으로
NH농협금융그룹의 역사는 한국 농업금융과 지역금융의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법인으로서의 NH농협금융지주는 2012년 3월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분리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뿌리는 1961년 8월 농업은행과 구 농업협동조합이 통합되며 만들어진 종합농협 체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 한국 경제에서 농업은 국민 생계와 식량안보를 떠받치는 기반이었다. 그러나 제도권 금융은 도시와 기업에 가까웠고, 농민의 금융 접근성은 제한적이었다. 농협 신용사업은 이 빈틈에서 시작됐다. 영농자금과 생활자금을 공급하고, 농민의 저축을 모으고, 농산물 유통과 구매사업을 금융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초기 농협 금융의 역할이었다. 농협금융의 DNA는 그래서 일반 금융그룹과 다르다. 수익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공공성, 대도시보다 농촌과 지역에 먼저 뿌리내린 현장성, 고객을 단순한 예금자나 차주가 아니라 조합원과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는 협동조합 정신이 출발점이었다. ◆농업금융에서 생활금융으로…전국망이 만든 기초체력 1961년 농업은행과 구 농협이 통합되면서 농협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농업 생산, 유통, 구매, 지도, 공제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 시기 농협 금융의 핵심은 접근성이었다. 도시의 대형 은행 점포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농협은 예금, 대출, 송금, 공제 업무를 맡았다. 봄에는 영농자금, 가을에는 수확과 출하대금, 겨울에는 생활자금과 다음 해 준비자금이 농협 창구를 거쳐 갔다. 2000년 통합농협 출범은 또 하나의 변곡점이었다. 농협중앙회, 축협중앙회, 인삼협중앙회가 통합되면서 농업·축산·인삼 부문을 아우르는 통합 조직이 만들어졌다. 이는 농협 금융의 고객 기반과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농업금융이라는 뿌리는 유지하되 축산, 식품, 유통, 지역경제와 연결된 종합 금융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2012년 금융지주 출범…순익 4514억에서 시작한 그룹화 결정적 전환점은 2012년이었다.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분리되면서 NH농협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했다. 협동조합 금융이 본격적인 금융그룹 체제로 들어선 사건이었다. 과거 종합농협 체제에서 금융은 농업·경제사업을 뒷받침하는 축이었다면, 2012년 이후 농협금융은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을 아우르는 독립 금융그룹으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했다. 출범 당시 체급은 지금과 달랐다. 2012년 농협금융의 총자산은 약 240조원, 연결 당기순이익은 4514억원 수준이었다. 농협은행과 보험 계열이 중심이었고, 자본시장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지금처럼 두텁지 않았다. 이후 NH농협금융은 NH농협은행을 중심으로 NH투자증권,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Amundi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 NH벤처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특히 2014년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체질을 바꾼 사건이었다. 은행·보험 중심이던 포트폴리오에 대형 증권사가 더해지면서 농협금융은 자본시장 역량을 확보했다. ◆순익 5.6배·자산 2.5배 성장…숫자로 드러난 변화 농협금융의 성장은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하다. 2012년 출범 직후 4514억원이던 연결 당기순이익은 2025년 2조5112억원으로 늘었다. 단순 비교하면 13년 만에 약 5.6배 성장한 셈이다. 총자산도 출범 당시 약 240조원에서 2025년 말 602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규모는 약 2.5배 커졌다. 이는 단순한 외형 성장만은 아니다. 출범 초기 농협금융은 은행과 보험 의존도가 컸다. 현재는 은행이 중심을 잡되 증권, 보험, 캐피탈, 자산운용이 그룹 실적을 함께 떠받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2025년 실적은 이 변화를 잘 보여준다. NH농협금융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5112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NH농협은행이 1조814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여전히 그룹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NH투자증권은 1조31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연간 순이익 1조원대에 올라섰다. 은행이 기초체력을 맡고, 증권이 성장성을 보태는 구조가 강화된 것이다. 수익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2025년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26.4%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과 순이자마진 압박 속에서 유가증권 운용손익, 인수자문, 위탁중개수수료 등 비은행·비이자 부문이 실적을 방어했다. 농협금융을 다른 금융지주와 구별하는 대목은 농업·농촌에 대한 환원 구조다. NH농협금융은 2025년 농업지원사업비 6503억원을 부담했고, 사회공헌금액도 2762억원을 집행했다. 일반 금융지주의 사회공헌이 선택적 활동에 가깝다면, 농협금융의 농업지원은 정체성의 문제다. 농협금융의 이익은 주주와 고객만이 아니라 농업·농촌과도 연결돼 있다. ◆생산적 금융·AI·지역금융이 다음 성장판 농협금융의 다음 성장전략은 세 갈래로 압축된다. 먼저 생산적 금융이다. 농협금융은 농업·농식품 산업, 지역 중소기업, 신성장 산업, 청년 창업, 지역 인프라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둘째는 디지털·AI 전환이다. 금융 경쟁은 점포망의 싸움에서 데이터와 플랫폼의 싸움으로 이동했다. 농협금융도 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증권의 디지털 자산관리, 보험의 비대면 보장분석, 캐피탈의 자동심사, 자산운용의 투자 솔루션을 하나의 고객 경험으로 묶어야 한다. 셋째는 지역금융의 재정의다. 지방소멸과 농촌 고령화는 농협금융에 위기이자 기회다. 전통적 고객 기반은 약해질 수 있지만 지역 재생, 스마트농업, 농식품 수출, 귀농·귀촌, 로컬 창업, 에너지 전환과 결합한 금융 수요는 새롭게 생긴다. 농협금융이 지역을 단순한 영업권역이 아니라 성장 생태계로 바라본다면 지방금융의 새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농업과 지역, 협동조합의 DNA를 갖고 있다”며 “과거 농촌의 금융 울타리였던 농협금융이 앞으로 대한민국 지역경제와 미래 산업의 성장판을 여는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느냐가 NH농협금융 앞에 놓인 과제다”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16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6 08:5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