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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맛·디자인 그대로…식품·패션업계, '익숙한 브랜드' 확장법
[경제일보] 소비재 기업들이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 자산을 앞세워 새로운 상품군과 고객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는 '열라면' 매운맛을 만두로 만들고 뚜레쥬르는 흥행한 '스트로베리 퀸'을 시그니처 케이크 라인으로 확대했으며 아미는 성인 패션에서 쌓은 브랜드 감성을 첫 정규 키즈 컬렉션에 적용했다. 제품 카테고리, 라인업, 고객 연령층 등 확장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기존 시장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새로운 소비 수요로 연결하려는 전략은 식품과 패션업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대표 라면 브랜드 '열라면'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제품 '열찐만두'를 출시했다. 열찐만두는 열라면 특유의 화끈하고 매콤한 맛에 돼지고기 육즙과 야채 채즙을 더한 제품이다. 포자 형태의 전분피로 쫄깃한 식감을 살렸으며 6알을 트레이에 담아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했다. 오뚜기가 자사 식품 브랜드의 특징을 만두에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참깨찐만두'와 '순후추찐만두'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열라면을 활용하면서 대표 IP를 라면과 조미료 등 기존 제품군 밖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열찐만두는 열라면이라는 이름뿐 아니라 브랜드를 상징하는 매운맛까지 제품 차별화 요소로 활용했다. 기존 브랜드의 친숙한 맛을 새로운 제품군에 접목한 것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열찐만두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열라면의 매운맛을 만두에 담아 새롭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익숙한 맛에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더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흥행한 개별 제품을 시그니처 라인으로 확대한다. 뚜레쥬르는 대표 케이크 '스트로베리 퀸'의 후속 제품으로 '로열 퀸'을 출시했다. 스트로베리 퀸은 출시 이후 약 1분30초에 1개꼴로 판매되는 제품으로 뚜레쥬르 본점에서 판매하던 '스트로베리 메리 퀸'의 인기를 토대로 전국 가맹점까지 확대한 케이크다. 국내에서 확보한 인기를 바탕으로 미국, 인도네시아, 몽골 등 해외 매장에서도 판매하며 적용 범위를 넓혔다. 뚜레쥬르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퀸'을 하나의 시그니처 케이크 라인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제품 로열 퀸은 얼그레이 생크림과 얼그레이 초코 가나슈를 넣은 초코 시트에 딸기를 올렸다. 기존 스트로베리 퀸과 차별화된 맛을 적용하면서 시그니처 케이크가 가진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제품군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로열 퀸은 스트로베리 퀸을 사랑해 주시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고객 경험을 선사하고자 출시하는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레쥬르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제품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가 맛과 제품명을 활용해 상품 범위를 넓힌다면 패션업계에서는 기존 브랜드의 고객층 자체를 확장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국내에서 전개하는 프랑스 브랜드 아미는 브랜드 최초의 정규 아동복 컬렉션 '아미 키즈'를 공식 론칭하고 2026년 가을·겨울 신상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겨울 한정판 형태로 키즈 라인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정규 컬렉션으로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미 키즈에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아미 드 쾨르' 하트 로고를 비롯해 그레이·베이지·그린·네이비·블랙 등 기존 시그니처 컬러와 스트라이프 패턴이 적용됐다. 니트·카디건·셔츠·팬츠·비니·볼캡 등으로 상품군도 구성했다. 성인 컬렉션을 통해 형성한 아미만의 디자인 요소와 브랜드 이미지를 아동복에 옮긴 것이다. 아이 한 명에게 가족 구성원들이 지출을 집중하는 '골드 키즈', '텐 포켓' 소비가 확산되면서 키즈 패션 수요가 커진 점도 아미가 정규 키즈 컬렉션을 론칭한 배경으로 꼽힌다. 아미는 정규 키즈 컬렉션을 통해 기존 성인 고객에서 아이와 가족으로 브랜드 경험의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아미 키즈 공식 론칭을 통해 아미 특유의 감성을 부모와 아이가 공유할 수 있도록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아미는 '프렌들리 럭셔리' 철학을 바탕으로 아이와 온 가족이 함께 경험하는 캐주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8-27 15:24:49
거리에서 시작해 생활 안으로 들어왔다…이랜드, 확장과 조정의 시간을 지나 다시 방향 잡다
[경제일보] 한때 국내 도심 번화가에는 비슷한 풍경이 있었다. 대학가와 역세권 거리마다 중저가 캐주얼 매장이 줄지어 들어섰고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이 자연스럽게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국내 패션 시장 흐름을 설명할 때 이랜드를 빼놓기 어려운 이유다. 이랜드는 단순히 옷을 판매한 회사라기보다 한국형 중저가 패션 시장을 본격적으로 키운 기업 가운데 하나에 가까웠다. 출발은 의류 사업이었다. 당시 국내 패션 시장은 고가 브랜드와 재래시장 중심 소비가 함께 존재하던 시기였다. 이랜드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상품 공급을 앞세워 시장 틈새를 파고들었다. 학생층과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혀 갔다. 브랜드 확대 속도도 빨랐다. 캐주얼과 여성복, 아동복까지 분야를 넓혔고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 특정 브랜드 하나를 키우기보다 소비층별로 브랜드를 세분화하는 전략이었다. 이랜드 성장 흐름에서 중요한 장면 가운데 하나는 유통 사업 진출이다. 패션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면서 판매 공간까지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은 이 흐름 속에서 성장했다. 제조와 유통을 동시에 가져가는 형태였다. 당시만 해도 패션 기업이 유통 공간까지 직접 운영하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 이랜드는 판매 채널을 확보하면 상품 기획과 운영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매장 반응을 빠르게 확인하고 상품 흐름을 조정하는 방식은 이후 SPA 브랜드 확대 흐름과도 맞닿게 된다. 이랜드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또 다른 축은 외식 사업이다. 애슐리와 자연별곡, 피자몰 같은 브랜드는 한동안 가족 외식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애슐리는 뷔페 외식 시장 대중화를 이끈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패션 기업이 외식 사업까지 확장하는 모습은 당시에도 업계 안팎에서 관심을 모았다. 호텔과 레저 사업 확대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었다. 단순히 의류를 판매하는 데 머물지 않고 소비자가 시간을 보내는 공간 전반으로 사업 반경을 넓히려는 움직임이었다. 소비자의 생활 동선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에 가까웠다. 한동안 이랜드는 ‘빠르게 움직이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브랜드와 사업 분야를 공격적으로 넓혔고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특히 중국 시장 확대는 중요한 성장 축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 주요 도시 곳곳에 이랜드 브랜드 매장이 들어섰고 현지 사업 비중도 빠르게 커졌다. 하지만 확장 속도가 빨랐던 만큼 부담도 함께 커졌다. 사업 영역이 넓어질수록 관리해야 할 부분도 많아졌다. 유통 환경 변화와 소비 흐름 전환, 재무 부담이 동시에 겹치면서 회사는 사업 전반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온라인 소비 확대는 오프라인 중심 유통 사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처럼 매장을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유지되지 않았다. 패션 시장은 글로벌 SPA 브랜드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고 소비자 취향 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이랜드 역시 이후 선택과 집중 흐름을 강화했다. 브랜드를 정리하고 비효율 사업은 축소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운영 효율 쪽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스파오가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토종 SPA 브랜드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릭터 협업과 시즌 상품 기획, 실용적인 가격 전략을 앞세워 젊은 소비층을 유지하고 있다. 유통 사업 역시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단순 오프라인 점포 확대보다 핵심 상권 중심 운영과 콘텐츠 강화에 무게가 실린다. 외식 사업도 브랜드 재정비와 수익성 중심 운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의 특징은 특정 영역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패션과 유통, 외식, 호텔 운영 경험이 동시에 쌓여 있다. 소비자가 무엇을 사고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는지를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본 회사에 가깝다. 다만 시장 환경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고 브랜드 경쟁은 글로벌 단위로 확대됐다. 소비자는 가격뿐 아니라 경험과 취향까지 함께 비교한다. 이랜드는 한동안 빠르게 사업 반경을 넓혀 온 회사였다. 패션에서 유통으로, 외식과 호텔까지 영역을 키워 갔다. 그 과정에서 시장 흐름을 읽고 먼저 움직였던 장면도 있었고 속도 조절이 필요했던 시기도 있었다. 최근 흐름은 과거와 조금 다르다. 무조건 외형을 키우기보다 수익성과 운영 효율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브랜드를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움직임도 이어진다. 한 시대 거리 상권을 채웠던 패션 기업은 지금 다시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변화한 소비 흐름 안에서 어떤 브랜드와 공간이 살아남는지 가장 오래 지켜본 회사 가운데 하나답게 말이다.
2026-05-07 07: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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