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94건
-
-
-
임오경 의원,국악부터 궁궐까지 하나로…'K-컬처 6법' 완성 속도
[경제일보]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광명갑)이 전통예술과 한류산업, 한복, 국제문화행사, 지역축제, 궁궐·왕릉을 하나의 정책 체계로 연결하는 이른바 ‘K-컬처 6법’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별 분야별 지원에 머물렀던 문화정책을 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유산 활용까지 잇는 제도적 기반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K-컬처 6법’은 하나의 패키지 법안이 아니라 임 의원이 대표발의하거나 제정을 추진하는 6개 법률을 묶어 부르는 정책 브랜드다. 6개 법은 △국악진흥법 △한류산업진흥 기본법 △한복문화산업 진흥법 △국제문화행사 지원에 관한 법률 △문화관광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궁궐·왕릉 등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으로 구성된다. ◆ 4개 법 입법 성과…시행 단계는 각각 달라 현재 4개 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국악진흥법은 2024년 7월 시행됐고, 한류산업진흥 기본법은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이다. 한복문화산업 진흥법과 국제문화행사 지원법은 공포됐지만 아직 시행 전이다. 한복문화산업 진흥법은 2027년 4월 29일 시행된다. 정부가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한복산업 실태조사와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국제교류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국제문화행사 지원에 관한 법률은 오는 10월 29일부터 시행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제 공연·전시·축제·박람회 개최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국제문화행사 지원단 운영 근거를 담았다. 이에 따라 K-컬처 6법 가운데 입법 절차가 남은 법안은 지역축제와 궁궐·왕릉 분야다. 문화관광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2025년 10월 임 의원이 대표발의했으며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문화관광축제를 법률상 별도 정책 대상으로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지역축제는 관광진흥법과 지방자치단체 조례, 연도별 예산사업을 중심으로 지원돼 장기적인 전문인력 확보와 민간투자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안에는 문화관광축제와 글로벌축제 지정, 민간 기부금 활용, 전담조직과 핵심 인력 육성 등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축제를 단발성 지역행사에서 체류형 관광과 숙박·외식·교통 소비를 끌어내는 지역산업으로 전환하려는 취지다. 다만 국가 지원이 확대될수록 방문객 수 부풀리기와 유사 축제 난립을 막을 성과평가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궁궐·왕릉 등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은 제정을 준비하는 단계다. 궁궐과 왕릉은 현행 국가유산 관련 법률에 따라 관리되고 있지만, 보존과 복원뿐 아니라 관람·공연·관광 콘텐츠 활용을 종합적으로 다룰 별도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추진 배경이다. 아직 국회 의안번호가 확인되는 정식 발의 단계는 아니어서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지원 범위는 법안 공개 이후 판단해야 한다. K-컬처 6법이 완성되면 국악과 한복 등 전통문화에서 한류산업과 국제행사, 지역축제와 국가유산까지 연결하는 법률 체계가 마련된다. 문화 콘텐츠의 해외 확산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와 관광, 전통문화 산업을 함께 육성할 근거가 생긴다는 점이 의미다. 다만 법률의 숫자가 곧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행령과 기본계획을 구체화하고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하는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 방문객과 매출 중심의 단기 성과를 넘어 문화적 가치와 지역 주민 참여, 지속 가능성을 평가할 지표도 필요하다. 임 의원은 “K-컬처는 문화예술의 영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국가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문화자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K-컬처 6법을 완성해 문화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5 17:51:24
-
-
삼성생명, '시니어대표건강보험' 출시 外
[경제일보] 삼성생명, '시니어대표건강보험' 출시 삼성생명이 초고령사회에 맞춰 시니어 고객의 건강보장을 강화한 '삼성 시니어대표건강보험'을 오는 16일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상품은 기존 '삼성 웰에이징 건강보험' 대비 치매와 장기요양(LTC) 보장에 더해 뇌질환과 관절질환 보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최초로 표적 치매 치료제 '레켐비' 치료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ARIA-H(뇌출혈) 부작용을 보장하는 '통합표적치매치료보장특약'을 도입했다. 또한 특약을 통해 뇌혈관질환과 뇌졸중, 뇌출혈 등 뇌질환을 보장하며 치매 보장도 경증 이상, 중등도 이상, 중증으로 세분화했다. 관절질환 보장도 강화했다. '특정관절질환및손상보장특약'을 신설해 검사·진단·치료·수술·인공관절 치환 및 재치환 수술 등을 보장한다.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제활동기에는 보험료를 집중 납입하고 은퇴 이후에는 납입 부담을 낮추는 무해약환급금형 체감납입 구조를 적용했다. 상품은 일반고지형과 건강고지형, 간편고지형으로 구성돼 고객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치매 진행 완화 치료와 부작용, 생활질환까지 함께 대비하는 종합보장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상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농협손보, 본사에 굿윌기부함 설치…임직원 사회공헌 확대 NH농협손해보험이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손보 본사에서 '왕구와 므앙이 굿윌기부함 오픈식'을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송춘수 농협손보 대표와 임직원, 밀알복지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기부함 설치 취지를 소개한 뒤 임직원들의 첫 물품 기부가 진행됐다. 기부함에 모인 물품은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굿윌스토어로 전달된다. 이후 분류와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되며 수익금은 장애인 근로자의 고용과 급여 지원에 활용된다. 농협손보는 본사에 기부함을 상설 운영해 임직원의 자발적인 물품 기부와 자원 재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춘수 농협손보 대표는 "임직원들의 작은 정성이 소외된 이웃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원 재사용을 통해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어 뜻깊다"며 "일상에서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ESG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AIA생명, 치매 보장 강화한 '파워100치매보험' 출시 AIA생명이 시니어 고객의 치매 보장을 강화한 '(무)파워100치매보험 갱신형 해약환급금미지급형'을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상품은 치매 진단금뿐 아니라 치료비와 생활비, 간병비까지 보장하는 치매 특화 상품이다. 특약 가입을 통해 치매 진행 단계별 진단금을 보장하며 중증치매 진단 시 월 최대 500만원의 생활비와 재가·시설급여금을 지급한다. 또한 업계 최초로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 결과 양성이면서 최경도치매로 진단받은 경우 최대 200만원을 지급하는 '특정최경도치매 보장특약'도 탑재했다. 표적치매약물허가치료 특약 가입 시 최경도치매와 경도 알츠하이머치매 단계에서 사용하는 표적치매치료제 ‘레켐비’ 치료비를 최대 3300만원까지 보장한다. 일정 조건을 충족한 가입 고객에게는 △재가 간병인 매칭 △요양시설 컨설팅 △치매신탁 등 치매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AIA생명 관계자는 "이번 상품은 치매 진단부터 치료와 생활비, 간병 지원까지 보장해 고객과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시니어 고객의 안정적인 노후를 지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26-07-15 14:42:01
-
AI 거품론에 흔들릴 때 아니다… 반도체, 다시 기본으로 승부해야
[경제일보]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거품론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거세게 흔들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고, 그 충격은 대한민국 증시에도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크게 줄어들면서 가까스로 살아나던 경기 회복 기대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실물경제로 확산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시장의 단기적 조정과 산업의 장기적 가치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자본시장은 언제나 기대와 현실 사이를 오가며 출렁인다. 과열이 있으면 조정이 따르고, 조정은 다시 새로운 성장의 토대가 된다. AI 산업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일부 기업의 투자 속도 조절이 곧 AI 시대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장이 과도한 기대를 걷어내고 산업의 실질적 경쟁력을 다시 평가하는 정상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한민국은 이미 수차례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경제 충격 속에서도 우리는 산업 경쟁력과 국민의 저력으로 다시 일어섰다. 위기의 성격은 달랐지만 극복의 원칙은 한결같았다.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국가만이 새로운 기회를 선점했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과거와 분명히 다른 성격을 갖는다. 지금 세계는 경기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 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총력전에 돌입했다. AI와 반도체는 이제 하나의 산업을 넘어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되었다. 미국은 반도체 지원법을 앞세워 자국 내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고, 일본은 국가 차원의 반도체 부활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반도체법을 통해 대규모 재정 지원에 나섰으며, 대만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공급망은 효율성보다 안보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산업정책은 시장의 영역을 넘어 국가 생존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대전환기일수록 대한민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단기 실적과 주가에 매몰되는 근시안적 대응이다. 반도체 산업은 사이클 산업이다. 호황과 불황은 반복되지만 기술 우위는 한 번 잃으면 되찾기가 어렵다. 세계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일수록 연구개발 투자는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스템 반도체, AI 전용 반도체, 첨단 패키징, 온디바이스 AI 등 미래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 불황기에 투자한 기업이 호황기에 시장을 지배한다는 것은 반도체 산업이 증명해 온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정부 역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기업의 기술 경쟁력은 정부의 산업 인프라와 정책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비롯한 첨단 산업단지는 전력과 용수, 송배전망, 교통망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투자 계획도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국가 전략사업이 행정 절차와 지역 갈등에 발목 잡히는 일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규제 혁신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해 기업이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의 책임은 더욱 크다.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할수록 국회는 정쟁보다 국가 경쟁력을 우선해야 한다. 반도체 세제 지원 확대, 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 연장, 전문인력 양성, 첨단산업 규제 혁신 등은 여야의 이해관계를 떠난 국가적 과제다.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법안들이 정치적 셈법 속에 표류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 미래 산업을 위한 입법만큼은 초당적 합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맹자는 "하늘이 장차 큰일을 맡기려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단련시킨다"고 했다. 국가도 다르지 않다. 위기는 경쟁력을 시험하는 과정이며, 시련은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근거 없는 낙관도, 과도한 비관도 아니다. 기업은 혁신을 멈추지 않고, 정부는 과감한 지원을 실천하며, 정치권은 협치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국민 또한 일시적인 시장의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대한민국 산업의 저력을 믿을 필요가 있다. AI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반도체는 그 시대를 움직이는 심장이며, 대한민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과 기술력을 갖춘 나라다. 위기는 언제나 기본을 잃을 때 찾아오고, 도약은 언제나 기본을 지킬 때 시작된다. 지금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주가의 등락이 아니라 기술의 초격차이며, 시장의 공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투자와 실행력이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끝내 살아남고 다시 한 번 세계를 선도하는 길이다.
2026-07-15 14:31:29
-
-
-
800조 '수퍼 재정', 미래를 위한 투자인가 미래를 담보 잡는 도박인가
[경제일보] 국가 예산은 한 해의 살림살이를 넘어 국가의 철학과 미래를 담는 설계도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800조 원 안팎의 '수퍼 재정'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기술 등 첨단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구상이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미래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세계가 기술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거는 시대에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향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재정은 의지만으로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흐름과 재정 원칙 속에서 집행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기를 놓치면 독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긴 고물가와 고금리의 터널을 겨우 벗어나 거시경제의 안정을 회복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물가는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고, 시중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 역시 언제든 다시 과열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가 10%를 넘는 초확장 재정을 집행할 경우 물가와 자산 가격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정부의 재정 확대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도 충돌할 수 있다. 한쪽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을 유지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대규모 재정을 풀면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재정과 통화정책은 경제라는 수레의 두 바퀴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결국 국민 경제가 그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재정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명확하다. 경기가 좋을 때는 재정을 비축하고 국가채무를 줄이며, 어려울 때 과감히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세수 여건이 개선된 것은 반도체 산업의 호조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이를 구조적인 세수 증가로 착각해 지출을 대폭 늘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판단이다. 일시적인 호황을 영구적인 성장으로 오인하는 순간 재정 건전성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늘어난 세수는 무엇보다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우선 활용해야 한다. 국가 부채는 미래 세대가 반드시 갚아야 할 부담이다. 지금 곳간이 조금 채워졌다고 해서 소비부터 늘리는 것은 가계든 국가든 바람직한 재정 운용이 아니다. 미래의 경기 침체가 닥쳤을 때 사용할 재정 여력을 미리 소진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더 큰 우려는 막대한 예산이 정치적 논리에 휘둘릴 가능성이다. 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원성 사업이나 현금성 지원이 확대된다면 재정은 성장의 마중물이 아니라 포퓰리즘의 연료가 된다. 과거에도 선심성 재정은 단기적인 인기만 남겼을 뿐 국가 경쟁력을 높이지 못했다. 특히 경직성 복지와 현금성 지원은 한 번 시작되면 줄이기 어려워 국가 재정을 장기간 압박하는 구조적 부담으로 남는다. 정부가 신설하려는 미래대응기금은 반드시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분야에 집중되어야 한다. AI와 반도체, 바이오, 양자컴퓨터, 차세대 에너지 등 미래 산업은 물론, 기술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생태계 구축에도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동시에 사업 선정부터 집행, 성과 평가까지 전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철저한 사후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예산은 규모보다 효율이, 속도보다 성과가 더욱 중요하다. 아울러 저출생과 고령화, 노동시장 구조개혁, 지역 균형발전 등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재정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단순한 경기부양보다 국가 체질을 개선하는 데 쓰이는 예산만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 오늘의 인기와 정치적 성과를 위해 미래의 부담을 키우는 재정 운용은 결코 책임 있는 국가의 모습이 아니다. 정부는 800조 원이라는 숫자의 화려함보다 그 예산이 가져올 거시경제적 파급 효과를 더욱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 미래 산업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균형 감각, 그것이 지금 정부가 보여야 할 진정한 국가 운영의 지혜다. 풍년일수록 흉년을 준비하라는 경제의 기본 원칙을 잊지 않을 때만이 대한민국의 재정은 미래 세대에게 희망이라는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2026-07-14 12:21:47
-
-
비염인 줄 알았는데 '종양'…비부비동질환 구별법은?
[경제일보] 코막힘이나 콧물, 코피는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이다. 대부분은 비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 등 염증성 질환에서 비롯되지만 일부는 종양이 원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한쪽 코에서만 코막힘이나 코피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비부비동종양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11일 중앙암등록본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비부비동암 신규 환자는 501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약 1명 수준이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질환 특성상 조기 발견이 늦어질 경우 시력 저하, 복시, 안구 돌출, 안면 감각 이상, 뇌신경 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종양의 위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얼굴 변형이나 발음·섭식 기능 저하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부비동종양은 비강과 부비동에 발생하는 종양을 통칭하는 질환으로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된다. 양성종양에는 반전성 유두종, 혈관섬유종, 골종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반전성 유두종은 재발률이 높고 일부에서 악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악성종양은 비부비동암으로 불리며 편평세포암, 선암, 후각신경모세포종, 점막흑색종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비염이나 축농증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코막힘, 지속적인 콧물, 반복적인 코피, 후각 저하 등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염증성 질환이 양측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비부비동종양은 한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측성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부 악성종양은 목재·가죽 분진, 니켈, 크롬,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반전성 유두종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의 연관성도 보고된다. 진단은 비내시경 검사가 기본이다. 비강 내부를 직접 관찰해 종양의 유무와 위치, 크기를 확인하며 의심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혈관성 종양이 의심될 경우 출혈 위험을 고려해 CT나 MRI 등 영상검사를 먼저 시행한 뒤 조직검사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영상검사를 통해 종양의 확산 범위와 주변 조직 침범 여부를 평가해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치료는 종양의 종류와 병기,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양성종양은 수술적 제거가 기본이며 악성종양은 수술과 함께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내시경 및 영상기술 발전으로 일부 종양은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다. 김동혁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종양의 종류와 병기, 발생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며 “양성종양은 수술적 제거가 우선이며 악성종양은 병기와 조직 특성에 따라 수술·방사선·항암치료를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내시경 및 영상기술 발달로 일부 종양은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해 환자 부담이 줄었다”며 “조기 발견할수록 치료 선택지가 넓고 기능 보존에도 유리한 만큼 의심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7-12 07:00:00
-
MASGA 재본격화… 미국 조선 재건 누가 이끄나
[사진=ChatGPT] [경제일보] 미국 조선업 재건을 둘러싼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경쟁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통상 불확실성으로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미국 정부의 정보요청(RFI)을 계기로 실무 검토 단계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RFI로 본격화된 한미 조선 협력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방부와 해군은 국내 조선사들에 전투함과 급유함 건조·설계 역량을 묻는 RFI를 보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전투함 관련 역량을 미 국방부에 전달했고, 미 해군의 중형급 급유함 RFI에는 삼성중공업까지 포함해 국내 조선 3사가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RFI는 곧바로 발주를 뜻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정부가 한국 조선사의 건조 실적, 설계 인력, 연간 생산능력, 현지 협력 구도 등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발언과 맞물리면서 마스가가 구호를 넘어 실제 사업 검토 단계로 진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한 한미 제조업·안보 협력 프로젝트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4월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을 통해 조선업과 해양 산업, 관련 인력 기반을 되살리는 것이 국가안보와 경제 번영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 조선업에 손을 내미는 배경에는 중국과의 조선 역량 격차가 있다. 미국은 해군력과 상선 건조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지만, 자체 조선소만으로는 단기간에 생산능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설계·건조·공정관리 역량이 미국 조선 재건의 현실적인 보완재로 떠오른 이유다. 조선 3사 전략 경쟁 본격화 가장 앞서 있는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거점을 확보했다. 한화는 2024년 필리조선소 인수에 1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시설과 인력, 생산능력 개선을 위한 추가 투자도 진행해왔다. 한화오션의 강점은 ‘미국 안에 있는 조선소’와 ‘한국의 함정 건조 역량’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미 해군 함정 발주와 관련한 법·제도 개정 흐름을 주시하면서, VARD, 한화필리조선소, 한화디펜스USA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하는 등 주요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국의 건조 역량과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비용·납기·정책 리스크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 해양방산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까지 한화오션의 미 함정 MRO는 군수지원함을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 규제 내에서 수행이 가능한 MRO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및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만큼 향후 법·제도 변화에 따라 MRO와 신조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함께 열어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방산 조선사와의 협력망을 넓히는 방식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2024년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 해군과 해상수송사령부 소속 함정 MRO 사업 입찰 자격을 확보했고, 이후 미 7함대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앨런 셰퍼드’함과 ‘세사르 차베즈’함 정비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함정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 조선소 디지털화, 공정 자동화, 로봇·AI 도입,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GE에어로스페이스, L3해리스, 안두릴, ABS 등과의 협력까지 감안하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직접 보유한 한화오션과 달리 미국 방산·기술·선급·기자재 기업을 촘촘히 묶는 네트워크형 전략에 가깝다. 삼성중공업은 급유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미국 시장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제너럴다이내믹스 산하 미국 조선사 나스코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기본설계 사업에 참여했고,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는 미 해군 MRO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NG선과 해양플랜트, 자동화 조선소 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전투함보다 지원함과 상선 성격의 군수 분야에서 역할을 찾는 구도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전투함 사업을 해온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전투함보다는 급유함이나 군수지원함 쪽에서 역할을 찾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군수지원함이 전투함과 달리 상선 성격에 가까운 영역으로 분류돼 삼성중공업도 접근 가능한 분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자동화·로봇 기술도 미국 조선업의 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들 세 기업의 전략은 다르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와 MRO 경험을 앞세운 ‘현지 거점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MRO 실적과 헌팅턴 잉걸스 협력을 기반으로 한 ‘방산 네트워크형’이다. 삼성중공업은 전투함보다 급유함·군수지원함에 초점을 맞춘 ‘비전투 지원함형’ 전략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누가 미국의 제도 장벽을 먼저 넘고, 한국식 생산 시스템을 미국 조선 재건 과정에 실제로 이식하느냐다. 마스가가 여는 조선 생태계 확장 수혜는 조선소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스가가 본격화되면 엔진, 전장, 통신체계, 친환경 기자재, 선박관리, MRO 서비스 등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 한화엔진, 한화시스템,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엔진 등 한화·HD현대 계열 밸류체인뿐 아니라 국내 기자재업체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미국 함정 건조는 법·제도와 보안, 원산지, 노조, 인력 양성, 현지 조달망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RFI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려면 미국 내 건조 규정 완화, 현지 조선소 투자, 한국 인력·기술 투입 방식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한국이 빨리 지을 수 있다”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결국 마스가의 본질은 조선소 투자 경쟁이 아니다. 미국 안보 공급망 재편 속에 한국 조선 생태계가 얼마나 깊이 편입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한화오션은 미국 안에서 생산 거점을 확보했고,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와 협력망을 구축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지원함·MRO 시장에서 접점을 넓히고 있다. 미국 조선 재건의 첫 실전 무대에서 조선 3사의 승부가 시작됐다.
2026-07-11 09:00:00
-
산단 10년을 5년으로…기업형 첨단도시, 결국 '사람'이 답이다
[경제일보] 정부가 '산단 조성 10년' 시대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3대 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업이 원하는 부지를 신속하게 공급하고 공장과 연구시설이 집적된 첨단산업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인허가 기간 단축보다 우수 인재의 정착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와 AI 산업은 공장만 세운다고 경쟁력이 확보되는 산업이 아니다. 세계적인 연구개발(R&D) 인력과 협력기업, 대학, 병원, 교육·문화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 첨단산업 경쟁의 무게중심이 생산시설 확충에서 인재와 산업 생태계를 갖춘 도시 조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며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산단 기획부터 공장 가동까지 통상 10년 이상 걸리던 절차를 5년 이하로 단축하고 기업과 인재가 함께 모이는 새로운 산업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산단에서 첨단도시로…정부가 바꾸려는 산업 지도 이번 구상의 핵심은 산업단지를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생활권과 결합한 첨단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데 있다. 정부는 기업 맞춤형 입지 공급과 함께 주거·교육·문화·의료 시설을 확충하고 정주지까지 30분, 공항과 항만 등 물류 거점까지 1시간 이내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 거점 국립대와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도 함께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도시'를 강조하는 이유는 첨단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제조업 시대에는 공장을 빠르게 건설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생산시설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되고 이를 운영할 고급 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돼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판단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부지 확보를 넘어 엔지니어가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주거 환경과 교육 여건, 의료 서비스, 교통 접근성, 협력사와 연구기관이 밀집한 연구개발 기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최첨단 공장을 구축하더라도 우수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성과 연구개발 역량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 경쟁력은 공장 자체보다 우수 인력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정주 여건에서 갈린다는 것이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TSMC·인텔이 보여준 교훈…공장만으로는 생태계 못 만들어 이 같은 변화는 해외 주요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도 확인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애리조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에 맞춰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반도체 설비를 설치할 숙련 기술인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 일정이 연기됐다. 현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만 엔지니어를 파견해 교육을 병행하는 등 인력 문제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대규모 투자만으로 첨단산업 생태계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인텔 역시 미국 오하이오주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하며 '실리콘 하트랜드(Silicon Heartland)' 구축에 나섰지만 시장 환경 변화와 투자 일정 조정, 기반시설 조성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보다 공장 완공 시점이 늦춰졌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첨단산업 클러스터는 생산시설 건설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재 확보와 협력기업 유치, 도시 기반시설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거점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상당수 연구개발 인력은 용인과 분당, 수지, 동탄 등 수도권 생활권을 기반으로 근무하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과 협력기업, 대학, 교통망이 이미 집적돼 있다는 점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힌다. '빠른 산단'보다 '머물고 싶은 도시'가 경쟁력 반면 앞으로 조성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거점은 생산시설과 함께 새로운 생활권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우수 인력이 장기간 정착하려면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이번 메가 프로젝트에서 기업형 첨단도시를 별도 축으로 제시한 것은 기존 산업단지 정책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국가산업단지나 혁신도시 정책이 생산시설 공급이나 공공기관 이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산업과 주거, 연구개발, 교육, 교통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협력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혁신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다. 다만 정부 구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정주 여건뿐 아니라 산업 기반시설 확보라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전력망과 용수 확보, 환경영향평가, 주민 수용성, 교통 인프라 구축 등이 계획대로 이뤄질지가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거점 대학이 반도체와 AI 산업이 요구하는 고급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도 기업형 첨단도시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이 단순히 산단 조성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빠른 인허가가 아니라 연구개발과 생산, 생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라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산단 10년에서 5년'이라는 목표의 진짜 의미는 공장을 더 빨리 짓는 데 있지 않다.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생산시설의 규모보다 우수 인재와 기업이 지속적으로 모여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기업형 첨단도시 역시 '빠른 산단'이 아니라 기업과 인재가 머물고 성장하는 혁신 거점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800조원 규모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결국 사람이 모여야 하는 산업인 만큼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이 전력과 용수 못지않게 중요한 투자 요소"라며 "협력사와 소부장 기업이 함께 집적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재 양성 체계가 구축돼야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10 17:17:57
-
-
석탄화력 닫힌 자리, 해상풍력 거점으로…태안 500MW 사업 시동
[경제일보] 석탄화력발전소가 멈춘 자리에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들어선다. 폐쇄된 발전소의 송전선로와 부두를 재활용해 개발비용을 낮추고, 기존 석탄화력 인력을 해상풍력 운영 인력으로 전환하는 모델이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방식이 모든 석탄화력 폐지 지역에 일괄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뷔나에너지,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쳐파트너스(CIP)와 태안해상풍력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태안해상풍력은 충남 태안군 서측 해상에 2030년 준공을 목표로 500MW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가동 이후에는 연간 약 3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기존 석탄화력 인프라 재활용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말 폐쇄한 태안화력 1호기의 여유 송전계통을 태안해상풍력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한전 변전소까지 가는 345kV 송전선로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부두도 접안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 이를 활용하는 구조”라고 했다. 해상풍력은 발전단지를 짓는 것만큼 생산한 전력을 육상 계통에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신규 송전선로 건설에는 비용과 시간이 들고, 주민 수용성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폐지 석탄화력의 기존 송전망을 활용하면 계통연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사업이 송전선로 건설비용 절감과 주민수용성 제고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태안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려면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태안이 가진 특성과 다른 해상풍력 단지가 가진 특성이 맞아야 한다”며 “주변에 풍력 자원이 있어야 하고, 폐지되는 석탄화력 인프라와 남는 송전선로가 있어야 하며, 지리적으로 해상풍력 단지와 전력 수요처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석탄발전소가 폐지되면 모두 해상풍력으로 전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두 활용도 사업성을 높이는 요소다. 서부발전은 태안화력발전소 내 소형 부두를 해상풍력 운영·정비(O&M)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상풍력은 준공 이후에도 터빈 점검, 부품 교체, 해상 작업선 운영 등 유지관리 수요가 장기간 발생한다. 사업은 현재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는 거의 완료 단계”라고 했다. 2030년 준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변수로는 기자재 공급을 꼽았다. 이어 “인허가나 계통연계도 중요하지만 기자재 공급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변압기 같은 기자재가 병목이라 밀린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역 일자리 전환도 관건이다. 서부발전과 서부발전 노동조합, CIP는 석탄화력 인력의 해상풍력 분야 전환교육을 지원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조성 이후 20년 넘게 운영·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어느 정도는 석탄발전소 폐쇄로 발생하는 인력을 커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CIP는 덴마크와 대만 등에서 해상풍력 인력양성 과정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향후 2년간 서부발전 석탄화력 인력을 대상으로 전환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어업권과 주민수용성은 남은 과제다. 기후부 관계자는 “어업인 지원이나 주민복지, 보상 관련 부분은 지자체가 주로 담당한다”며 “어업인 보상과 관련해서는 기준을 세우기 위해 내부적으로 지침을 통일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해상풍력은 입지 특성상 어민 협의와 주민 수용성 확보가 사업 속도를 좌우한다. 정부가 제도를 정비하더라도 현장 협의가 지연되면 착공 일정은 늦어질 수 있다. 서부발전은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태안권역에서 총 1.4GW 규모 해상풍력 개발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서부발전이 지난해 말 폐쇄한 태안 1호기를 포함해 11개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8개를 2037년까지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탄화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발전공기업이 기존 설비와 인력을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옮기는 것이 새 과제가 된 셈이다. 태안해상풍력은 석탄화력 폐지 지역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다. 풍황, 송전 여유, 항만 인프라, 수요처와의 거리, 주민수용성이 맞아떨어질 때 폐지 발전소는 비용 부담이 큰 유휴부지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거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 조건이 맞지 않으면 같은 모델을 반복하기 어렵다. 태안의 성패가 향후 석탄화력 폐지 지역의 전환 방식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6-07-09 10:5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