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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2500억 자사주 소각 막혔다…외국인 49% 한도에 '주주환원 딜레마'
[경제일보] KT의 자사주 소각 계획이 외국인 지분 규제에 가로막혔다. 지난해 2500억원을 들여 매입한 자사주 가운데 올해 상반기 소각 예정이었던 484만517주를 단 한 주도 소각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9월 9일 종료되는 올해 자사주 매입분까지 더해지면 KT가 주주환원과 외국인 지분 규제 사이에서 풀어야 할 숙제는 더 커질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올해 상반기 자사주 소각 계획 물량은 484만517주였지만 실제 소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KT는 외국인 지분 한도 소진을 이유로 들었다. KT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외국인과 외국정부의 지분을 합쳐 발행주식 총수의 49%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문제는 자사주 소각이 발행주식 총수를 줄이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외국인이 추가로 주식을 사지 않더라도 KT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외국인 지분율이 올라가 49%를 넘어설 수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 기준 KT의 외국인 한도소진율은 100%다. KT가 공개한 지난해 말 주주구성에서도 외국인 보유 주식은 1억2349만626주, 지분율 49%로 한도를 채웠다. 이 때문에 자사주를 계속 소각하기도, 그렇다고 장기간 보유하기도 어려운 구조가 됐다. 6월 말 KT의 자기주식은 1338만9877주로 발행주식의 5.31%에 달한다. 이 물량을 전량 소각하면 외국인 지분율이 단순 계산상 52% 수준까지 올라 법정 한도를 웃돌게 된다. 더 큰 문제는 KT가 주주환원 확대를 경영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는 점이다. KT는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연결 영업이익률 9%를 달성하고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도 9월 9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즉 KT 입장에서는 자사주를 매입해도 실제 소각할 수 없는 물량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소각하지 못할 경우 주주환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 취득 후 원칙적으로 1년 이내 소각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외국인 지분 제한 등 법률상 제약이 있는 업종에는 일정한 예외가 마련됐다. 상법은 자기주식의 소각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법에서 정한 예외적인 보유·처분 절차를 두고 있다. KT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3년이다. 하지만 이는 소각을 계속 미룰 수 있다는 의미보다는, 외국인 지분 제한 때문에 소각이 불가능한 물량을 일정 기간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예외에 가깝다. 결국 KT가 자사주를 시장에 처분하면 유통주식 수가 다시 늘어나는 만큼 소각과는 정반대의 주주가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결국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간통신사업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 한도가 발행주식 총수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자사주 소각으로 발생하는 기계적인 지분율 상승을 일정 기간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의 보완책이 거론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입법이 확인되지 않는다. KT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현금배당 확대다. 하지만 배당은 일회성 주주환원과 달리 지속 가능한 이익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돼야 한다. KT가 AX 인프라와 통신 본업에 대규모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재원과 성장투자 재원 사이의 배분도 중요해진다. KT는 2분기 주당 배당금으로 600원을 확정했다. 한편 KT의 자사주 문제는 단순한 소각 일정 차질을 넘어 기간통신사업자에 적용되는 외국인 지분 규제와 새 자사주 소각 의무가 충돌하는 사례가 됐다. 9월 9일 올해 매입이 끝난 뒤 KT가 추가 자사주를 어떻게 처리할지, 또 2028년까지 약속한 1조원 주주환원을 어떤 방식으로 이행할지가 핵심 포인트다.
2026-08-20 17: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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