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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대규모 순매도 판 깔아줬나…논란 휩싸인 국민연금
[경제일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자산배분 조정(리밸런싱) 유예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미루는 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자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크게 심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연기금이 외국인에게 유리한 매도 환경을 조성해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월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4%에서 14.9%로 올리고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리밸런싱을 지난달 말까지 유예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국내 주식 허용 비중을 20.8%까지 확대했다. 또한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 범위도 늘려 전술적 자산배분과 합산하면 최대 28.8%까지 국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이는 자산 가치가 오르면 비중을 줄여 위험을 분산하는 연기금의 기본적인 자산배분 원칙을 무색하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제는 리밸런싱 유예 조치가 이어지는 동안 부작용이 노출됐다는 점이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22일 9114.55까지 치솟는 등 연일 강세장이 이어졌던 상황에서 연기금의 정책 방향 공개로 매도 압력이 잦아든 틈을 타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물량을 대거 출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지난 8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약 154조308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 등의 순매도 규모는 약 9조1599억원에 머물렀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대외 변수 등으로 인해 연이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의 기계적 매도 압력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관측됐다. 주가 하락으로 보유 주식 평가액이 줄어들면서 국내 주식 비중이 일시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기금은 이달 6일부터 10일까지 약 88억원을 순매수하며 수급 반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분석 전문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보유한 상장사 267곳의 지분 가치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 462조1403억원으로 여전히 전체 운용자산의 27.7%에 달한다. 향후 리밸런싱이 재개될 경우 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그에 따른 파급력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국민연금공단은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지난 1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에 들어가더라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며 "단기간 대규모 매도가 아니라 채권·대체자산 수익률과 주가 변동성, 금리,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개입이 본격화되며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불과 닷새 뒤인 지난 6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시장 급변 시 기금운용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산 매매를 한시적으로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수 급락 시 시장 붕괴를 막을 제도적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일부 존재하는 반면 자본시장의 철저한 운용 원칙보다 정치적 판단이 먼저 개입되어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독립성과 수익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강한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6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6 08: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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