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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참사가 경제를 망친다, 검증 시스템부터 뜯어고쳐라
[경제일보] 또 인사 참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인사가 만사”라고 외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인사가 망사”라는 국민의 냉소다.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싸고 부동산 투기, 편법 절세, 세금 문제, 도덕성 논란이 꼬리를 물고 있다. 대통령이 지명하기 전에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사안들이다. 그런데도 걸러내지 못했다면 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논란이 재연된다. 후보자의 결격 사유를 사전에 걸러내기보다 언론 보도와 야당의 문제 제기로 드러난 뒤 해명하고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이것은 검증이 아니라 사후 수습이다. 그런데도 여권은 “인사청문회를 지켜보자”는 말만 되풀이한다. 청문회가 대통령실의 부실 검증을 대신하는 장치인가. 국민이 묻는 것은 청문회에서 무엇이 밝혀질지가 아니라 왜 이런 사람이 애초에 후보자 명단에 올랐느냐는 것이다. 특히 법무부 장관처럼 법치와 사법 질서를 책임지는 자리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국민에게 법과 원칙을 요구하는 사람이 자신을 둘러싼 준법·도덕성 논란조차 명확하게 해소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어떻게 공정과 법치를 말할 수 있겠는가. 고위공직자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흠잡기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인사 실패는 정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경제와 시장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 정책은 결국 사람이 집행한다. 장관의 전문성과 리더십에 따라 정책의 방향과 속도가 달라지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사가 흔들리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기업은 투자를 늦출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통상 압력,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저성장 등 복합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정부가 인사 논란으로 국정 역량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 시장에 치명적인 것은 잘못된 정책만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장관이 바뀌고 정책이 흔들리며 대통령실이 해명에 매달리는 일이 반복되면 기업은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정책의 지속성과 행정 능력을 따질 수밖에 없다. 관료사회도 위축된다.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기보다 정치권과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게 된다. 경제가 속도전을 벌여야 할 때 정부 조직이 인사 논란에 발목 잡히면 그 비용은 결국 기업과 국민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후보자 몇 명을 교체하는 땜질식 처방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인사 검증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뜯어고쳐야 한다. 부동산·세금·병역·논문뿐 아니라 이해충돌, 직무 전문성, 정책 역량, 공직 수행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검증 과정에서 결격 사유를 발견하고도 묵인하거나 축소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 코드 인사를 버려야 한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 정치적으로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능력과 전문성,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참모가 아니라 “이 사람은 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참모가 필요하다. 그것이 대통령과 국정을 지키는 길이다. 대통령도 결단해야 한다. 한번 지명한 사람을 끝까지 감싸는 것이 대통령의 권위는 아니다. 잘못된 인사를 인정하고 철회하는 것이 오히려 강한 리더십이다. 반복되는 검증 실패라면 최종 인사권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기업은 정부에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일관된 정책과 예측 가능한 행정을 요구한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인사의 실패가 정책의 실패로 이어지고 정책의 실패가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이번 인사 논란을 또 하나의 정치적 소란으로 넘긴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사람만 바꿔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 시스템과 책임 구조, 인사의 기준을 함께 바꿔야 한다. 대통령실은 더 이상 변명과 방어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부실 검증의 책임을 인정하고 인사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흠결 있는 후보자는 과감히 철회하고 검증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한편, 인재 풀도 백지에서 다시 짜야 한다. 경제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장의 신뢰도 무한정 용서하지 않는다. 인사에서 무너지면 정책이 흔들리고 정책이 흔들리면 시장의 신뢰도 무너진다. 지금이 인사 시스템을 환골탈태시킬 마지막 기회다.
2026-09-09 1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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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 기업환경 개선 본격화…890개 사업조건 폐지·행정절차 대폭 간소화
베트남 정부가 기업환경 개선과 행정개혁을 위한 고강도 조치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는 최근 8건의 결의안을 통해 행정절차와 사업 조건을 대폭 축소하고 권한 이양과 규제 간소화를 추진하며 ‘국민·기업 중심 행정’으로의 전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조치는 산업통상부, 농업환경부, 과학기술부, 교육훈련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부, 공안부 등 주요 부처 전반에 걸쳐 시행된다. 법무부가 주도하는 통합 결의안에는 국방부, 내무부, 재정부, 건설부, 외교부, 중앙은행 등도 포함됐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개혁으로 총 184개의 행정절차가 폐지됐고 134개 절차는 지방정부로 권한이 이양됐다. 또 349개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행정절차 비중은 27%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30% 이하’ 기준을 충족한 수치다. 사업 조건도 대폭 축소됐다. 총 890개의 사업 조건이 폐지됐으며 일부 조건은 간소화됐다. 이에 따라 기업 활동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조치로 행정 처리 시간과 비용이 2024년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야별 규제 완화도 동시에 진행됐다. 공안부는 생체정보(유전자·음성 등) 수집 및 전자 신원 인증 관련 일부 절차를 폐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미인대회·모델대회 등 행사 관련 사업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농업환경 분야에서는 토지 조사·평가와 계획 컨설팅 관련 조건이 폐지됐다. 교육 분야에서는 유치원부터 대학, 외국인 투자 교육기관까지 전반적인 절차가 간소화됐다. 보건 분야 역시 식품안전 및 의료 관련 허가 절차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하고 규제를 축소했다. 과학기술·통신·전자·우정 산업에서도 규제 완화가 병행 추진되고 있다. 이번 개혁은 단순한 절차 축소를 넘어 베트남 경제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행정 리스크를 줄이고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 총리, 재정정책 전면 개혁 지시…기업활동 지원 강화 이와 함께 레 민 흥 총리는 지난 29일 재정부와의 회의를 통해 재정·금융 정책 전반에 대한 전면 개혁을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2026년 초 경제 운영 상황과 향후 정책 방향이 집중 논의됐다. 총리는 재정부에 거시경제 운영의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며 조직 구조 효율화와 책임성 강화를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국회의 정책 방향을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신속히 연결할 것도 지시했다. 특히 국가예산법, 공공투자법, 입찰법, 중소기업지원법, 관세법 등 주요 법률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는 제도적 불일치와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세수 기반 확대와 탈루 방지 대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업과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한 세금 감면 정책도 병행할 방침이다. 개인사업자의 비과세 기준을 연매출 10억 동(약 5천만원) 수준까지 상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공투자 분야에서는 자금 집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투자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정부는 2026~2030년 중앙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 수를 축소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투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증권시장을 중장기 자금 조달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회사채 시장 제도 개선, 국영기업 구조조정,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디지털 전환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데이터 기반 행정과 정책 예측 역량을 강화해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베트남 정부가 기존 ‘규제 중심’ 정책에서 ‘지원 중심’ 체계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특히 행정절차 간소화와 재정정책 개혁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업 활동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번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다. 절차 간소화와 규제 완화, 정책 투명성 강화는 투자 리스크를 낮추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이번 개혁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방향성만큼은 분명하다.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는 점을 베트남 정부가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다.
2026-05-02 15: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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