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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점 찾는 AI 넘어 해결하는 AI로…오픈AI, 기업 보안 전략 제시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찾아내고 공격 경로를 분석하는 능력을 높이면서 기업 사이버 보안의 초점이 취약점 발견을 넘어 신속한 수정과 검증으로 옮겨가고 있다. 공격자가 AI를 활용해 취약점을 탐색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만큼, 방어자도 AI를 활용해 보안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해결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오픈AI는 기업 보안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취약점 탐지부터 수정, 검증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6일 오픈AI는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오픈AI 사이버 CXO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국내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AI 시대의 사이버 방어 전략과 기업 보안 현장 적용 방안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등 국내 기업 임원급 60여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는 AI로 변화하는 사이버 위협과 기업의 대응 역량 강화 방안이 다뤄졌다. 오픈AI가 강조한 방향은 AI를 취약점 탐색에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한 문제를 실제 해결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기존 보안 업무에서는 취약점을 찾아낸 뒤 위험도를 분석하고, 담당 개발 조직에 전달해 수정 작업을 진행한 다음, 문제가 해결됐는지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보안팀과 개발팀 사이의 업무 인계가 반복되거나 수정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이 늦어지면 취약점이 발견된 뒤에도 실제 위험이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소스 코드와 시스템 정보를 분석해 취약점 후보를 찾고, 해당 문제가 실제 환경에서 악용될 가능성을 검증하는 작업을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수정안을 마련하고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까지 연결하면 보안 담당자와 개발자가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작업을 줄이고, 위험도가 높은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이날 발표에서는 오픈AI의 사이버 방어 체계인 '데이브레이크'도 소개됐다. 데이브레이크는 오픈AI의 AI 모델과 코덱스, 코덱스 시큐리티, 보안 업무 절차를 결합해 기업의 취약점 탐지와 검증, 수정 작업을 지원하는 체계다. 기업이 이미 사용 중인 보안·개발 도구와 업무 절차에 AI를 연결해 기존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지 않고도 보안 업무에 AI를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데이브레이크는 자산 파악과 취약점 탐색, 실제 악용 가능성 검증, 담당 조직 지정, 수정 및 해결 여부 확인으로 이어지는 방어 작업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코드에서 취약점이 발견되면 AI를 활용해 해당 문제의 영향과 위험도를 분석하고, 수정안을 마련한 뒤 테스트를 통해 해결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보안 담당자와 개발자는 분석 근거와 테스트 결과를 검토해 수정안을 적용할지 결정한다. 코드 보안 점검뿐 아니라 위협 조사와 승인된 보안 테스트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오픈AI는 보안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운영 모델인 '디펜스 팩토리' 구축 경험도 공유했다. 디펜스 팩토리는 AI 에이전트와 반복 가능한 업무 절차, 격리된 실행 환경을 기존 보안·개발 도구에 연결해 취약점 점검과 해결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일회성 보안 점검에 그치지 않고 문제를 발견하면 담당 조직에 전달하고, 수정과 검증까지 반복적으로 진행하는 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이 같은 방식에서 중요한 것은 보안팀과 개발팀의 협업이다. 보안팀이 취약점을 찾아내더라도 실제 코드를 수정하고 운영 환경에 반영하는 업무는 개발 조직과 연결돼야 한다. AI를 통해 분석과 수정안 작성이 빨라지더라도 누가 문제를 해결할지 지정하고, 수정 결과가 실제 위험을 줄였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면 보안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디펜스 팩토리는 AI를 기존 업무 흐름에 연결해 취약점 발견부터 조치까지의 단계를 이어 붙이는 운영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 기반 보안 체계가 확산하려면 접근 권한과 실행 범위에 대한 통제도 필요하다. 기업 내부 코드와 시스템 정보는 민감한 자산인 만큼 AI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어떤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사전에 정해야 한다. 특히 시스템 설정 변경이나 코드 수정처럼 실제 운영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업은 권한을 제한하고, 중요한 판단과 변경 사항을 사람이 검토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오픈AI도 이날 발표에서 사람의 감독과 명확한 권한 설정, 통제된 실행 환경을 강조했다. 보안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AI가 찾아낸 취약점 수나 자동화한 작업량만으로는 기업의 보안 수준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위험도가 높은 취약점을 얼마나 빠르게 해결했는지, 수정안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했는지, 조치 이후 위험이 감소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취약점 발견이 늘어나더라도 이를 처리할 인력과 절차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보안팀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공격과 방어 양쪽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기업이 고려해야 할 변수다. AI 모델은 방대한 코드에서 취약점의 단서를 찾고 공격 경로를 분석하는 작업을 지원할 수 있지만, 같은 능력이 공격자의 취약점 탐색과 악용 준비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방어자는 최신 AI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사 시스템에 대한 접근과 테스트 권한을 통제하고, 발견한 취약점을 공격자가 악용하기 전에 수정하는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할 전망이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는 "AI 시대에 기업이 주요 보안 위험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하려면 사이버보안을 핵심 경영 과제로 다뤄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이 기존 보안 체계에 AI를 접목해 현장에서 효과를 확인하고, 이를 지속적인 방어 역량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2026-10-16 15: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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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오리, 앤트로픽·오픈AI 보안 프로그램 합류…AI 방어 기술 고도화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보안 기업 티오리가 앤트로픽과 오픈AI의 보안 프로그램에 잇달아 참여하며 AI 기반 방어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고도화된 AI 모델을 활용해 취약점을 탐지하고 실제 공격 가능성을 검증하는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AI가 공격자의 취약점 탐색과 공격 준비를 돕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방어 기업이 최신 AI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실제 보안 서비스에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16일 티오리는 앤트로픽의 '사이버 검증 프로그램(CVP)' 참여 기업으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CVP는 일정한 자격 검증을 거친 보안 기업과 전문가에게 고도화된 사이버 보안 AI 기능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악성코드 분석과 취약점 탐지, 공격 경로 검증 등 일반적인 AI 서비스에서는 안전장치로 인해 제한될 수 있는 보안 연구 작업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앤트로픽은 지난 6일 CVP를 확대 개편하면서 보안 기업의 업무와 전문성에 따라 접근 권한을 구분하는 3단계 체계를 도입했다. 각 단계에서는 보안 연구에 필요한 고도화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되, 접근 권한에 따라 검증 요건과 사용 범위를 달리한다. 취약점 탐지와 방어 활동을 지원하면서도 AI 기능이 악의적인 공격에 전용될 가능성을 통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티오리는 이번 합류를 계기로 자사의 AI 기반 자율형 모의해킹 플랫폼 '진트'의 취약점 탐지와 공격 경로 검증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소스코드와 바이너리를 분석하고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침투 테스트를 수행하는 과정에 AI 에이전트의 추론 역량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취약점 후보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취약점이 실제 환경에서 악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개선해 보안 점검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의해킹은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공격을 허가된 범위에서 시도해 보안 취약점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취약점이 발견되더라도 실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어떤 시스템과 데이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따라 위험도와 대응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AI 에이전트가 코드 분석과 취약점 후보 탐색, 공격 경로 검증을 지원하면 보안 담당자가 반복적인 분석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위험도가 높은 문제를 우선적으로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합류로 티오리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보안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하게 됐다. 앞서 오픈AI의 사이버 방어 프로그램 '데이브레이크'에도 참여 승인을 받았다. 오픈AI는 데이브레이크를 통해 검증된 기업과 보안 전문가가 허가된 방어 작업에 자사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취약점 탐색과 검증, 보안 패치, 위협 분석 등 방어 업무에 AI를 적용하되 사용자의 자격과 작업 범위에 맞춰 접근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AI 기업들이 보안 기능에 별도의 접근 통제를 두는 배경에는 기술의 이중용도 문제가 있다. AI는 방대한 소스코드를 빠르게 분석하고 알려지지 않은 취약점의 단서를 찾는 데 활용될 수 있지만, 같은 능력이 공격자의 취약점 탐색과 악용 방법 연구를 지원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꼽힌다. 일반 사용자에게 동일한 수준의 기능을 제한 없이 제공하기 어려운 이유다. 보안 연구자의 정당한 작업은 지원하면서 악의적인 사용은 억제할 수 있도록 자격 검증과 사용 통제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AI 보안 경쟁의 초점이 단순한 모델 성능을 넘어 실제 방어 업무에 얼마나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모델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의 개발 환경과 보안 도구에 연동하고, AI가 제시한 결과를 검증하며, 확인된 취약점 수정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작업 흐름이 갖춰져야 한다. 보안 기업에는 AI 활용 기술뿐 아니라 검증된 연구 역량과 고객 시스템을 다루는 운영 체계도 요구된다. 티오리는 국제 해킹 대회와 AI 보안 연구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회사에 따르면 티오리는 세계적인 해킹 대회인 데프콘 CTF에서 9차례 우승한 연구진이 설립했으며,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AI 사이버 챌린지에서 최종 3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연구 경험을 AI 모델 활용과 결합해 취약점 탐지 및 검증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박세준 티오리 대표는 "AI가 사이버 공격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빠르게 낮추고 있는 만큼, 방어자 역시 가장 앞선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승인은 세계적인 AI 기술을 보다 폭넓은 보안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티오리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악용 가능한 취약점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고 검증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고객들이 공격자보다 먼저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2026-10-16 13: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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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보 안다고 믿었다간"…빗썸, 유출 정보 악용한 2차 사기 경고
[경제일보]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과거 이용 내역까지 정확히 안다고 정상적인 연락은 아니다. 다른 서비스에서 유출된 정보가 금융회사·거래소 직원을 사칭하는 재료로 쓰이고, 피해 예방이나 보상을 명목으로 추가 정보를 빼내는 사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빗썸은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 이후의 2차 사기’를 주제로 10월 정보보호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미 노출된 정보를 악용해 이용자의 경계심을 낮춘 뒤 계정과 자산에 접근하는 수법을 알리고, 대응 요령을 안내한다. 캠페인이 주목한 것은 실제 정보와 거짓 안내를 섞는 방식이다. 사기범은 이름·이메일·과거 주문번호·이용 서비스명 등을 제시한 뒤 “유출 보상 대상”이라거나 “보안 점검이 필요하다”고 접근한다. 상대가 자신을 잘 안다는 인상을 줘 가짜 로그인 페이지 접속, 원격제어앱 설치, 자금 이체를 유도한다. 유출된 정보를 두 가지 경로로 악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개인정보는 사칭 연락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쓰이고, 아이디·비밀번호 조합은 다른 서비스의 로그인에 반복 대입된다. 여러 사이트에서 같은 비밀번호를 쓰면 한 곳의 정보 노출이 다른 계정의 탈취로 번질 수 있다. 유출된 인증정보를 다른 서비스에 대입하는 공격을 ‘크리덴셜 스터핑’이라고 한다. 금융당국도 같은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보이스피싱·스미싱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당시 비밀번호·일회용 비밀번호(OTP)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더라도, 성명과 주소 등 노출된 정보를 결합한 맞춤형 사기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밀번호를 바꾸는 조치와 사칭 연락을 가려내는 대응이 함께 필요하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에 한 달간 2차 피해 특별대응기간과 피해 고객 전담 창구를 운영하고, 유출 정보를 결합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대응도 강화하도록 지도했다. 빗썸은 보상이나 보안 점검 안내를 받으면 메시지 속 링크 대신 평소 쓰던 공식 앱·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비밀번호는 다른 사이트와 겹치지 않게 설정하고, 노출된 비밀번호와 같거나 유사한 조합을 쓰는 서비스도 함께 변경하도록 안내했다. 계정에는 ‘2채널 인증’ 등 추가 인증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비밀번호만 알아서는 로그인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치다. 다만 사칭 사이트에 인증번호까지 직접 입력하면 추가 정보가 넘어갈 수 있어, 인증 기능을 켜는 것과 별개로 비밀번호·OTP·인증코드를 타인에게 전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털린 내 정보 찾기’에서는 계정정보의 불법 유통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명의도용 금융거래가 우려되면 금융회사의 안심차단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다. 여신거래, 비대면 계좌개설, 오픈뱅킹 차단은 각각 대상이 다른 서비스이므로 필요한 항목을 확인해 신청해야 한다. 이미 의심스러운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면 감염 기기의 와이파이·모바일데이터 연결부터 끊어 추가 유출과 원격제어를 막아야 한다. 이후 감염되지 않은 별도 기기로 비밀번호 변경과 추가 인증 재설정, 발급한 API 키 삭제, 출금 주소·거래 내역 점검 등을 진행하도록 빗썸은 안내했다. 이상 거래는 빗썸 고객센터에 즉시 알리고 계정 보호 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은행 계좌로 사기 자금을 송금했다면 경찰 112나 해당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빗썸 관계자는 “개인정보는 한 번 유출되면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악용될 수 있어, 상대방이 내 정보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26-10-16 09: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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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증시와 AI 대전환, 금융의 기본과 상식부터 바로 세워라
[경제일보]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대내외 불확실성의 파고에 휘청이고 있다. 코스피는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최근의 급락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겹친 결과다. 그러나 외부 충격이 시장을 흔들 수는 있어도 시장의 체력과 감독 체계의 허점을 대신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필요한 것은 임기응변식 처방이나 장밋빛 전망이 아니다. 위험을 직시하고 기본과 상식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자본시장을 지탱하는 기둥은 신뢰와 공정성이다. 기업의 실적과 가치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투자자가 같은 정보와 규칙 아래 경쟁하며 위험이 합리적으로 관리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자본이 모인다. 이 토대가 무너지면 주가 부양책을 쏟아내도 불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은 지수를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도록 규칙을 세우고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책임은 무겁다. 외국인 자금 흐름과 시장 유동성,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위험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실이 금융회사와 투자자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살펴야 한다. 위기 징후를 놓친 뒤 대책을 내놓는 것은 감독이 아니라 뒷북이다. 불공정 거래와 시세 조종, 미공개 정보 이용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시장 안정 조치는 신속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원칙과 투명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정책 방향이 흔들리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대응마저 미온적이라면 당국 스스로 시장의 신뢰를 허무는 셈이다. 더 근본적인 과제는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대전환이다. 이번 증시 급락을 일시적인 수급 충격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AI가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 구조, 글로벌 자본의 투자 지형을 동시에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대형주가 증시를 이끄는 상황에서 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 국내 시장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안주한 채 AI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놓친다면 시장의 불안은 산업 경쟁력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경고음이 될 수 있다. AI 시대의 승부는 메모리 반도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첨단 제조와 서비스 혁신이 맞물려야 한다. 정부는 특정 기업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 인재 양성, 안정적인 전력 공급, 규제 개선을 아우르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에 집중된 성과가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혁신과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산업 생태계도 정비해야 한다. 지원금만 늘리고 낡은 규제와 경직된 제도를 방치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재정 낭비다. 기업의 책임도 막중하다. 정부 지원이나 시장의 기대에 기대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연구개발과 사업 구조 전환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주주와 투자자에게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유행하는 기술에 편승하거나 단기 실적을 부풀리는 경영으로는 지속 가능한 기업 가치를 만들 수 없다. 자본시장 역시 투기적 기대보다 기업의 실력과 미래 현금흐름을 평가하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는 방임과 동의어가 아니다. 공정한 규칙과 책임 있는 감독이 뒷받침돼야 자유로운 경쟁이 혁신을 낳고 자본도 생산적인 곳으로 흐른다. 정부는 시장을 통제하려는 유혹을 버리고, 기업은 기술과 실적으로 답하며, 금융당국은 감독의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 정치권도 주가 상승을 성과로 내세우기보다 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제도 개혁에 힘을 쏟아야 한다. 위기 때마다 대책만 늘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 흔들리는 증시를 바로잡는 출발점은 지수 방어가 아니라 신뢰 회복이다. 시장의 공정성을 바로 세우고 AI 대전환에 필요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단기 충격을 넘어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다. 금융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채 기술 혁신만 외쳐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2026-10-16 09: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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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취한 정부, 민생은 무너진다
[경제일보] 반도체가 잘나간다고 한국 경제까지 잘나가는 것은 아니다. 수출은 늘고 기업 실적은 뛰는데 일자리가 부족하고 소비가 얼어붙었다면 무슨 소용인가. 반도체 실적에 환호하는 동안 청년은 취업 문턱에서 좌절하고, 자영업자는 생존을 걱정한다. 수출의 온기와 민생의 한파가 따로 논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기둥이다. 그러나 자본과 기술 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호황이 대규모 고용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확산할수록 생산성과 일자리가 함께 늘 것이라는 기대도 경계해야 한다. 반도체에 더 많은 지원을 쏟는 것만으로 성장과 고용을 해결할 수는 없다. 반도체가 벌어들인 부가가치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성장축이 필요하다. 답은 서비스산업에 있다. 콘텐츠와 관광, 뷰티, 금융, 물류는 기술과 창의성을 결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분야다. K-콘텐츠와 K-뷰티가 이미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국내 기업은 낡은 규제와 부처 간 칸막이에 발목이 잡혀 있다. 고용을 떠받치는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양질의 일자리와 내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제조업만으로 성장과 고용을 모두 해결하겠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장기 표류가 이를 상징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개인정보 보호는 지켜야 하지만 이를 이유로 혁신의 문을 닫아걸 수는 없다. 공공성이 중요한 분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관광·콘텐츠·물류 등은 불합리한 규제와 중복 인허가부터 정비해야 한다. 규제를 무조건 풀자는 것이 아니라 지킬 원칙과 고칠 규제를 구분하자는 것이다. 여야가 이해집단의 눈치만 보며 입법을 미루는 동안 기업은 투자를 늦추고 청년은 기회를 잃는다. 정부 지원도 달라져야 한다. 중소 서비스기업의 AI 도입과 인력 재교육을 돕되, 장비 구매나 일회성 보조금에 그쳐서는 안 된다. 업무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매출 증가 등 생산성 개선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콘텐츠·뷰티·관광 기업에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해외 유통망, 금융·마케팅 지원을 연결하고, 직업훈련은 수료 인원이 아니라 실제 취업과 임금 상승으로 평가해야 한다. 예산 집행 실적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정책의 성적표여야 한다. 서비스산업 혁신은 제조업을 희생시키자는 주장이 아니다. 반도체 기술을 서비스와 연결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출의 성과가 투자와 소비, 고용으로 이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제조업의 기술이 서비스 혁신을 이끌고 서비스기업의 창의성이 다시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특정 산업의 호황에 경제 전체가 매달리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제의 성적표는 주가나 수출액만으로 매길 수 없다. 청년이 일자리를 얻었는지, 중소기업이 성장했는지,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나아졌는지를 봐야 한다.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이 좋아졌다고 경제정책까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수출 통계 뒤에 숨어 민생의 부진을 외면하는 것은 경제운용이 아니라 책임 회피다. 반도체 호황은 정부의 공이 아니라 산업이 만든 기회다. 정부가 이 기회에 취해 서비스산업 개혁을 미룬다면 오늘의 수출을 자랑하는 대가로 내일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 반도체 성과를 자랑하기 전에 민생부터 살려라. 정부의 성적표는 수출액이 아니라 국민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매겨야 한다.
2026-10-15 17: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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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스스로 일하는 AI' 통제 기준 마련…권한·비상 제어 점검
[경제일보] 카카오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실행하는 AI 에이전트에 맞춰 윤리 관리 체계를 개편했다. AI가 사용할 권한과 데이터, 사람의 개입 범위를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점검하고, 위험 상황에서는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 이행 체크리스트는 연내 적용한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개발자 콘퍼런스 ‘if(kakao)26’에서 AI 윤리 원칙 ‘SPIRIT’과 이행 방식 ‘NORMA’를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7월 발족한 AI&기술윤리소위원회 외부 자문단 7인과 이달 초 마련했으며, AI 안전·개인정보·정보보안·서비스 부서가 실무 검토에 참여했다. 자율 에이전트는 외부 도구와 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는 답변의 정확성뿐 아니라 이용자가 허용한 범위 안에서 행동하는지, 잘못된 작업을 사람이 중단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진다. 카카오가 인간의 판단과 책임, 권한 통제를 새 윤리 체계의 중심에 둔 배경이다. SPIRIT은 안전, 프라이버시, 포용, 책임, 이용자 주체성, 투명성과 신뢰성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용자가 AI의 판단과 행동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도록 하고, 원칙을 실제 서비스 설계와 운영에 반영한다는 방향을 담았다. 이행 방식인 NORMA는 조직이 공동으로 책임지고 복잡한 윤리 과제를 관리·실행 가능한 단계로 구체화하는 체계다. 카카오는 에이전트의 위험을 통제 주도권, 목표, 권한, 참조 자원, 상호작용 등 5개 영역으로 나누고 인간 감독·비상 제어·권한 통제·데이터 보호 등의 조치를 연결했다. 이를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는 서비스 속성 파악, 사전 위험 선별, 통제 항목 점검·판정의 3단계로 운영한다. 서비스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위험을 검토하도록 설계했다. 이번 개편에는 국가 차원의 AI 윤리 기준도 반영했다. 정부는 지난 8월 24일 인간의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인류의 지속가능성 등 3대 가치와 7대 원칙을 담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을 확정했다. 카카오는 이를 주요 이행 기준으로 삼고 서비스 특성에 맞게 보완했다. AI 기본법 제28조는 기업 등이 민간자율인공지능윤리위원회를 두고 윤리원칙 준수 여부 확인, 안전·인권침해 조사, 지침 마련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카카오는 기존 소위원회와 외부 자문단을 통해 이러한 역할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아동·청소년 보호 항목도 확대한다. 지난해부터 운영한 별도 체크리스트에 더해, OECD와 유니세프의 아동 온라인 위험 분류 체계를 참고한 AI 특유의 위험 점검 요소를 새 체크리스트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세웅 카카오 AI&기술윤리소위원회 위원장은 “AI의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사람의 판단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 이용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2026-10-15 17: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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