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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핵심공장, 유해폐기물 관리 '구멍'…美환경당국 18개 항목 지적
[경제일보] 현대자동차의 미국 핵심 생산거점인 앨라배마공장이 유해폐기물 관리 문제로 현지 환경당국의 제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앨라배마 환경관리국(ADEM)은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yundai Motor Manufacturing Alabama·HMMA)에 대해 유해폐기물의 처리·보관·표시·출입통제 등 18개 항목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1만6760달러의 민사제재를 포함한 합의명령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현대차 측은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 폐기물은 사후 분석 결과 실제로는 유해폐기물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지적사항을 현장점검 당일 또는 곧바로 시정했고, 올해 2월까지 모든 사안을 개선했다고 ADEM에 밝혔다. 4일 본지가 ADEM이 공개한 15쪽 분량의 Proposed Consent Order(합의명령 초안)를 확인한 결과, 당국은 지난해 9월 23일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공장에 대한 규정준수평가검사(CEI)를 실시했다. 공장의 미국 환경보호청(EPA) 식별번호는 ALR000025486이다. 조사 결과 ADEM은 모두 18개 항목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9일 현대차에 위반통지서(NOV)를 발송했고, 현대차는 2월 18일 시정조치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했다. ADEM은 지난 8월 5일 합의명령안을 공개하고 30일간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페인트공장부터 엔진공장까지…폐기물 보관·표시·비상대응 지적 ADEM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폐기물 처리 경로다. 당국은 F005 오염 개인보호장비(PPE)와 걸레·필터 등이 유해폐기물을 받을 수 있도록 지정되지 않은 폐기물 집하센터로 보내졌다고 판단했다. 공장 집하센터와 엔진공장 2동에 있던 전자폐기물에 대해서도 유해폐기물 여부를 정확하게 판정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생산 현장 관리에서도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수성 페인트 혼합실에서는 유해폐기물을 담은 5갤런 용기 4개가 닫히지 않은 상태였고, 일부 용기에는 ‘Hazardous Waste’ 등의 필수 표시가 없었다. 솔벤트 페인트 혼합실에서는 55갤런 드럼 1개가 열린 상태로 발견됐다. 인화성 유해폐기물이 보관된 집하센터에는 ‘금연’ 표지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ADEM은 밝혔다. 폐기물 저장구역의 물리적 관리 문제도 포함됐다. 솔벤트 페인트 혼합실과 폐기물 집하센터의 일부 콘크리트 바닥에는 균열이나 틈이 있어 유출물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불침투성 바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당국은 판단했다. 수성 페인트 혼합실과 일반조립공장의 중정비 구역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사람의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고, 일부 중앙집적구역 입구에는 ‘위험-관계자 외 출입금지’ 경고표지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폐램프·폐배터리·폐에어로졸 캔 관리도 지적 대상이었다. ADEM은 폐램프 상자가 열려 있었고 배터리와 에어로졸 캔 일부에는 규정에 따른 폐기물 표시가 없었다고 밝혔다. 각각의 폐기물이 얼마나 오랫동안 보관됐는지를 입증하는 관리기록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엔진공장 2동에서는 폐유가 담긴 5갤런 용기가 열린 상태였고, 폐수처리장 외부에 설치된 1만갤런 폐유 저장탱크와 엔진공장의 55갤런 드럼 등에 ‘Used Oil’ 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는 내용도 합의명령 초안에 포함됐다. 문서관리도 빠지지 않았다. 페인트공장 폐기물 업무를 맡는 일부 직책의 직무기술서에 유해폐기물 관련 책임이 충분히 기재돼 있지 않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과 요약 안내서를 경찰·소방서·병원 등 지역 긴급대응기관에 전달했다는 자료도 당국 조사 당시 제시하지 못했다. ADEM은 제재 수준을 산정하면서 이번 사안들을 “non-technical and easily avoidable”, 즉 “전문적인 기술상의 문제가 아니라 비교적 쉽게 예방할 수 있었던” 사안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관리 수준이 적용되는 환경규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전부 시정…폐기물 업체 교체·전담직원 신설” 현대차의 반론도 합의명령 초안에 상세하게 담겼다. HMMA는 ADEM의 주장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명시했다. 동시에 합의명령 조건을 따르고 최종 확정될 경우 민사제재금을 납부하는 데 동의했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18개 지적사항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9월 23~24일 ADEM 현장검사 과정에서 즉각 수정됐다. 나머지 폐기물 판정과 직무기술서, 비상대응 문서 관련 문제 역시 올해 2월 16일까지 개선을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외부 폐기물 관리업체도 교체했다. 기존 제3자 폐기물관리업체가 담당하던 업무 가운데 일부가 지적된 만큼 새로운 전문업체로 변경하고, 공장 내부에도 고형폐기물 규정준수를 전담하는 폐기물 전문직을 새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히 ADEM이 지적한 일부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놨다. 당국이 승인되지 않은 시설로 보냈다고 판단한 폐기물 가운데 일부는 당초 유해폐기물로 분류돼 있었지만, 현장점검 이후 독립 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실제로는 비유해폐기물이었다는 것이 현대차 측 주장이다. 회사는 폐기물을 보수적으로 과잉 분류했을 뿐 실제 유해폐기물을 무허가 시설로 보낸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ADEM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알려진 환경 피해는 없고, 당국 기록상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에 유사한 위반 전력도 없다고 명시했다. 위반으로 현대차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ADEM은 규정준수 책임 자체를 별도로 판단해 1만6760달러의 민사제재를 제안했다. 합의명령이 최종 발효되면 HMMA는 발효일부터 45일 이내 제재금을 납부하고 앨라배마주 유해폐기물 관련 규정을 계속 준수해야 한다. 최종 승인은 현재 진행 중인 공고·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앨라배마공장은 현대차가 미국에 세운 첫 완성차 생산공장이다. 현재 투싼·싼타페·싼타페 하이브리드·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하고 약 4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공식 자료상 최대 생산능력은 연간 39만9500대 수준이다. 현대차는 최근 북미 현지생산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추가로 50만대 늘리고 현지 부품조달 비율도 기존 목표 60%에서 80%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차종의 앨라배마공장 생산계획도 공개했다. 생산 현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미국 사업장을 둘러싼 환경·안전 규정 준수 역시 그룹의 현지 경쟁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앨라배마공장이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합의명령 초안에서도 HMMA는 이 인증과 오랜 환경규정 준수 이력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제재액 자체보다 완성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폐기물을 현장 단계에서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했느냐에 있다”며 “ADEM이 지적한 사안에는 거대한 환경사고가 아니라 용기 뚜껑, 라벨, 경고표지, 저장구역 출입통제와 같은 기본적인 현장 관리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생산 확대를 핵심 성장전략으로 내건 현대차에는 첨단 생산설비만큼 현지 환경규제의 ‘기본’을 얼마나 빈틈없이 지키느냐가 또 하나의 숙제로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2026-09-04 10: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