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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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이상 버틴 생존본능…하이트진로, 글로벌 술자리 넘본다
[경제일보] 모양과 알코올 도수는 달라졌고 광 고모델도 수없이 바뀌었지만, 진로라는 이름과 두꺼비는 한 세기를 넘어 살아 남았다. 하이트진로가 올해로 창립 102년을 맞았다. 국내 기업의 평균수명이 좀처럼 수십 년을 넘기기 어려운 현실에서 하이트진로는 일제강점기와 전쟁, 산업화, 외환위기와 기업 인수합병을 모두 통과했다. 하이트진로의 생존법은 오래됐다는 이유로 브랜드를 버리지 않는 데 있다. 이름과 기억은 남기되 맛과 도수, 디자인과 마케팅은 시대에 맞춰 고쳤다. 하이트진로의 100년은 새로운 술을 끊임없이 발명한 역사라기보다 오래된 술을 새로운 세대에게 다시 파는 방법을 찾아온 역사에 가깝다. 진천양조상회·조선맥주, 두 술 집안의 결합 하이트진로의 뿌리는 하나가 아니다. 소주의 진로와 맥주의 하이트가 서로 다른 길을 걷다 한 회사 안에서 만났다. 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설립된 진천양조상회에서 출발했다. 전쟁 이후 서울에 자리를 잡았고, 1970년 소주시장 정상에 올랐다. 이후 진로와 참이슬로 이어지는 국내 대표 소주 계보를 만들었다. 맥주의 뿌리는 1933년 설립된 조선맥주다. 크라운맥주를 생산하던 조선맥주는 1990년대 ‘하이트’를 앞세워 시장 판도를 바꿨다. 제품 브랜드의 성공에 힘입어 1998년 회사 이름도 하이트맥주로 바꿨다. 두 회사의 결합은 위기에서 시작됐다. 진로는 무리한 사업 확장과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법정관리를 거쳤다. 하이트맥주는 2005년 진로를 인수했고, 두 회사는 2011년 통합법인 하이트진로로 출범했다. 하이트진로는 인수한 회사의 이름과 상징을 지우지 않았다. 기업명에 ‘진로’를 남겼고 참이슬과 두꺼비를 핵심 자산으로 활용했다. 공장과 설비뿐 아니라 소비자의 기억까지 인수한 셈이다. 주류시장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상표가 아니라 ‘어느 식당에서 누구와 잔을 기울였는지’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쌓인 자산이다. 하이트진로는 이 기억을 폐기하지 않고 새 포장에 담아 다시 시장에 내놨다. 맛은 바꾸고 기억은 남겼다 하이트진로의 브랜드 경영은 무조건적인 보존보다 ‘미세 조정’에 가깝다. 이름과 상징은 유지하되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제품을 계속 손본다. 1998년 출시된 참이슬은 대나무 숯 정제와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워 소주 시장의 기준을 바꿨다. 하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고집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저도주와 부드러운 음용감을 선호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참이슬은 출시 이후 올해 5월까지 360㎖ 기준 약 413억병이 판매됐다. 거대한 브랜드도 시장 변화 앞에서는 0.3도의 변화를 택했다. 강한 브랜드는 변하지 않는 브랜드가 아니라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속 변하는 브랜드라는 판단이다. 2019년 부활한 ‘진로’도 같은 방식으로 생명력을 되찾았다. 과거의 두꺼비와 하늘색 병을 복고 감성으로 되살리면서 제품은 저도수·제로슈거 흐름에 맞췄다. 두꺼비는 캐릭터 상품과 팝업스토어, 협업 마케팅을 통해 젊은 소비자와 다시 만났다. 과거를 보존하되 과거의 방식으로 팔지는 않은 것이다. 다만 소주와 맥주의 처지는 다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시장에서 참이슬과 진로라는 강력한 방어선을 갖고 있지만, 맥주에서는 오비맥주와 장기간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트의 뒤를 이어 테라와 켈리를 내놓았지만 신제품의 화제성을 안정적인 점유율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과제다. 실적에도 내수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결 매출은 2조4996억원, 영업이익은 1723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5908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6%, 10.8% 줄었다. 소주보다 맥주의 매출 감소 폭이 컸다. 회식문화 축소, 외식경기 부진, 절주와 건강관리 문화가 동시에 확산되면서 과거와 같은 대량 음용 중심의 성장 공식은 흔들리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저도수와 무알코올, 프리미엄 제품을 늘리는 이유다. 하이트진로가 찾은 해법, ‘진로의 대중화’ 글로벌 비전 제시 내수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하이트진로가 꺼내든 해법은 해외다. 회사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진로의 대중화’를 글로벌 비전으로 제시했다. 소주를 한식당이나 한국 문화 체험 때 마시는 술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일상적으로 선택하는 주류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출발점은 나쁘지 않다. 영국 주류전문매체 드링크 인터내셔널 집계에서 진로는 2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증류주 브랜드에 올랐다. 2025년 판매량은 9리터 상자 기준 9450만 상자로 집계됐고, 하이트진로는 약 91개국에 소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판매 1위’와 ‘글로벌 기업’은 같은 뜻이 아니다. 판매량에는 거대한 국내시장 물량이 포함된다. 올해 1분기 국내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판매 기록을 갖고도 회사의 실적은 여전히 국내 소비와 경기, 음식점 영업에 크게 좌우된다. 이 간극을 좁힐 시험대가 베트남 공장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약 500만 상자다. 공장이 가동되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동남아 현지 생산·공급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물류비를 낮추고 국가별로 용량과 맛, 용기를 달리한 제품을 생산할 여지도 커진다. 물론 공장을 짓는 것과 현지 소비자가 소주를 일상적으로 마시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한류는 제품을 한 번 맛보게 할 수 있지만 반복 구매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현지 음식과의 궁합, 가격, 유통망, 음주문화에 맞는 접근이 뒤따라야 한다. 공장 가동률과 해외사업의 실제 수익성도 입증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인의 술자리가 바뀔 때마다 살아남았다. 독한 소주는 순해졌고, 회식은 가벼운 모임과 혼술로 흩어졌다. 낡은 상징으로 보였던 두꺼비는 다시 젊은 캐릭터가 됐다”며 “하이트진로의 경쟁력은 오래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오래된 것 가운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아는 감각에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술자리에서 증명한 브랜드 생존 본능이 해외 소비자의 일상에서도 통할 때 하이트진로는 비로소 100년 기업을 넘어 글로벌 영속기업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3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30 0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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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별로 시작해 세계로…롯데칠성의 76년 확장사
[경제일보] 1950년 5월 9일 서울 용산의 작은 공장에서 '칠성사이다'가 세상에 나왔다. 롯데칠성음료의 전신인 동방청량음료가 내놓은 첫 제품이었다. 탄산음료 한 병으로 출발한 회사는 76년이 지난 현재 사이다와 콜라, 커피, 생수, 주스는 물론 소주·맥주·청주·와인·RTD(즉석음용주류)까지 아우르는 국내 대표 종합음료기업으로 성장했다. 음료 넘어 주류까지…76년간 넓힌 사업영역 롯데칠성의 역사는 단순히 제품 수를 늘린 과정이 아니다. 소비자의 음용 습관 변화에 맞춰 사업영역을 넓히고, 시장이 성숙하면 새로운 카테고리와 해외 시장으로 무대를 옮겨온 역사다. 하나의 브랜드를 오래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 롯데칠성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칠성'이라는 이름에도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창립 당시 주주 7명의 성씨가 모두 달랐지만 단순히 '칠성(七姓)'이 아닌 북두칠성처럼 오래 빛나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를 담아 '칠성(七星)'을 선택했다. 이후 회사는 하나의 제품이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가 무언가를 마시는 거의 모든 순간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국내 음료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인구 감소와 내수 둔화로 성장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주요 식음료기업들은 제품 다변화와 해외시장 확대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러한 흐름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행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칠성사이다는 지금도 롯데칠성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칠성사이다는 2024년 10월 기준 250㎖ 캔 환산 누적 판매량 375억캔을 돌파했다. 레몬·라임 향과 청량감이라는 제품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용기와 용량을 다양화하고 제로슈거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층을 꾸준히 넓혔다. 하지만 롯데칠성의 경쟁력은 장수 브랜드 하나에 머물지 않았다. 회사는 소비자가 무엇을 마시는지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넓혀왔다. 1976년 미국 펩시콜라와 생산·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1982년에는 미국 델몬트와 기술 제휴를 맺어 주스 사업에 진출했다. 자체 브랜드만 고집하기보다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탄산과 과즙음료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후 레쓰비와 칸타타로 커피 시장을, 아이시스로 생수를, 핫식스와 게토레이로 기능성 음료 시장을 공략했다. 특정 품목의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다른 제품군이 이를 보완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사업 안정성을 높였다. 이와 같은 전략은 경쟁사와도 차별화된다. 코카콜라음료가 탄산 중심, 동아오츠카가 기능성 음료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면 롯데칠성은 탄산·커피·생수·주스·기능성 음료를 모두 아우르는 국내 최대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사이다 회사'에서 소비자의 갈증과 휴식,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음료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 제품보다 강한 유통망…음료 넘어 주류로 사업 확장의 또 다른 축은 유통망이었다. 롯데칠성은 1974년 롯데그룹 편입 이후 생산시설과 물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다만 성장의 배경을 그룹 유통망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뿐 아니라 음식점, 슈퍼마켓, 자판기, 온라인몰 등 판매 채널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채널별 소비 특성에 맞춘 제품과 용량을 공급한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는 아침에는 커피를, 점심에는 탄산음료를, 운동 후에는 스포츠음료를, 저녁에는 주류를 찾는다. 롯데칠성은 이러한 서로 다른 소비 순간을 하나의 사업영역으로 연결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결국 롯데칠성의 경쟁력은 히트상품 하나보다 다양한 제품군과 이를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유통망에 있다. '마시는 모든 순간'을 사업영역으로 만든 전략이 76년 동안 이어진 성장의 기반이었다. 롯데칠성의 두 번째 변곡점은 주류사업 진출이었다. 회사는 2009년 두산주류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처음처럼과 청하, 백화수복 등을 확보했고, 2011년 롯데주류를 합병하면서 음료와 주류를 하나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통합했다. 칠성사이다에서 출발한 기업이 소주와 맥주, 청주, 와인, 위스키, RTD까지 아우르는 종합 주류·음료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순간이었다. 주류사업에서도 전략은 같았다. 특정 브랜드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시장을 세분화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했다. 처음처럼과 새로로 소주 시장을, 클라우드로 맥주를, 청하와 백화수복으로 청주를, 마주앙으로 와인을 공략하며 카테고리별 브랜드를 구축했다. 국내 음료기업 가운데 음료와 주류를 모두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는 곳은 사실상 롯데칠성이 유일하다. 경기 변동이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특정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사업군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소비 트렌드를 가장 먼저 상품으로 최근 롯데칠성의 성장 전략은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보다 '소비자가 어떻게 마시는가'에 맞춰져 있다. 대표 사례가 '새로'다. 2022년 출시한 새로는 설탕을 넣지 않은 제로슈거 소주와 투명병, 구미호 캐릭터를 앞세워 기존 소주 브랜드와 차별화했다. 회사와 경향신문에 따르면 새로는 출시 약 3년 만인 2025년 말 누적 판매량 8억병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알코올 도수를 15.7도로 낮추고 국산 쌀 증류주를 적용하는 리뉴얼도 단행했다. 음료에서는 제로슈거가 새로운 성장축이 됐다. 칠성사이다 제로를 시작으로 펩시 제로슈거, 밀키스 제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건강과 저당 소비 트렌드에 대응했다. 최근에는 RTD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과실탄산주 '순하리 진'은 올해 상반기 매출 1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매출(16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레몬과 자몽, 유자, 상그리아 등 맛을 다양화하고 알코올 도수도 4.5도부터 9도까지 세분화하면서 소비자의 취향을 공략했다. 과거 회식 중심이던 음주문화가 홈술과 혼술, 가벼운 모임 중심으로 바뀌면서 술을 고르는 기준도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칠성은 소비량 증가보다 소비 방식 변화에 맞춰 제품을 세분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다만 사업영역 확대가 항상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품군이 늘어날수록 생산과 재고, 물류 운영은 복잡해지고 브랜드 간 판매 잠식 가능성도 커진다.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는 것보다 어떤 브랜드를 오래 키울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실제로 제로슈거 제품군 확대 이후 브랜드 간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새로와 처음처럼의 시장 포지셔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맥주사업 역시 브랜드 경쟁력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음료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신제품 출시 자체보다 브랜드 운영 효율과 수익성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칠성 역시 '많이 만드는 기업'보다 '잘 운영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76년간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했다면 앞으로는 그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46% 시대…필리핀에서 증명할 다음 성장 롯데칠성의 세 번째 성장축은 해외사업이다. 과거 해외사업이 국내에서 생산한 밀키스와 레쓰비, 소주 등을 수출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현지 기업을 인수해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구조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단순 수출기업에서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갖춘 글로벌 음료기업으로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대표 사례가 필리핀펩시다. 롯데칠성은 2010년 필리핀펩시 지분을 처음 취득한 뒤 추가 매수와 공개매수를 거쳐 2023년 지분율을 73.6%까지 높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필리핀 전역의 생산시설과 영업망을 갖춘 현지 보틀링 기업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해외사업의 외형도 크게 확대됐다. 미얀마와 파키스탄에서도 현지 생산·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공장과 원료, 인력, 유통망을 기반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국내 음료업계가 수출 확대에 집중해온 것과 달리 롯데칠성은 현지 기업 인수와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해외사업의 무게중심이 '수출'에서 '현지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91% 늘었다. 해외 자회사와 수출을 포함한 글로벌 매출은 3783억원으로 11.1%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약 46%를 차지했다. 필리핀 법인은 매출 2589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미얀마 법인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음료와 주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해외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전체 수익성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해외사업의 성패는 외형보다 수익성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해외 법인은 환율과 원재료 가격, 현지 경쟁, 정치·경제 환경 변화에 직접 노출된다. 특히 필리핀은 수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지리적 특성상 물류와 재고 관리가 쉽지 않은 시장이다. 롯데칠성은 디지털 영업관리와 자동화 설비, 물류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 분기 실적만으로 구조적인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사업 역시 과제를 안고 있다. 제로슈거 음료와 RTD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 소비 둔화와 고환율, 원부자재 가격 부담은 여전히 변수다. 새로의 성장세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처음처럼과의 브랜드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맥주사업 역시 브랜드 경쟁력과 수익성 회복이 요구된다. 해외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본사와 현지 법인의 품질관리와 재무관리, 공급망 운영 역시 한층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관리해야 할 영역도 함께 넓어지는 셈이다. 확장의 시대를 넘어 '운영의 시대' 롯데칠성의 76년은 하나의 제품에 머물지 않고 소비 변화에 맞춰 사업영역을 넓혀온 역사였다. 칠성사이다에서 시작해 탄산과 커피, 생수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고, 이후 주류를 더했다.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다시 해외시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지금까지의 성장을 이끈 키워드가 '확장'이었다면 앞으로의 경쟁력은 '운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품을 추가하고 회사를 인수하면 외형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은 넓어진 사업영역을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롯데칠성은 이미 국내 소비자의 '마시는 대부분의 순간'에 자리 잡았다. 앞으로의 과제는 더 많은 제품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구축한 포트폴리오와 해외사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다. 일곱 개 별에서 시작한 76년의 역사는 이제 '얼마나 더 넓힐 것인가'보다 '넓어진 영토를 얼마나 수익성 있게 관리할 것인가'를 증명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필리핀과 미얀마 법인의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밀키스', '레쓰비', '새로', '순하리' 등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제로 음료와 에너지·스포츠음료, 리뉴얼한 '새로'와 RTD 브랜드 '순하리진'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하는 제품 혁신을 지속하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07-29 15: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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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개국의 두꺼비… 창립 100년 하이트진로, K소주로 세계를 공략한다
[경제일보] 한국의 소주가 처음 해외로 나간 것은 1960년대였다. 수출 대상은 재일교포가 밀집한 일본이었고, 물량도 미미했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는 86개국 유통망을 갖추고 호주 멜버른의 대형 마트 술 코너와 필리핀 편의점 냉장고 안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 주류 시장은 녹록지 않다. 국세청 주세 통계 기준 전체 주류 출고량은 2019년 337만6714㎘에서 2024년 315만1371㎘로 5년 사이 6.7%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위축된 데다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음주 빈도를 낮추면서 내수 소비는 뚜렷한 감소세다.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9% 줄어든 2조4986억원에 그친 것도 이런 시장 환경을 반영한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마주한 역풍은 주류 업계 전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운데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1%포인트 오른 69%를 기록했다. 중소 브랜드들이 밀려나는 사이 1위 사업자로의 쏠림이 심화된 결과다. 증류주 시장 세계 1위라는 '진로' 브랜드의 저력이 내수 방어벽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0년 브랜드, 세계로 하이트진로는 2024년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24년 평안남도에서 진천양조상회로 시작한 소주 회사가 한 세기를 거쳐 연매출 2조5000억원대의 주류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국내 상장사 기준으로는 9번째, 식음료 업계에서는 최초의 100주년 기업이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 '참이슬'은 1998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390억 병을 돌파했다. 출시 2년 만에 단일 브랜드로 국내 소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영국 주류전문지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진로' 소주가 2001년부터 16년 연속으로 전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고 집계했으며, 2위 브랜드와의 격차는 두 배 이상이었다. 100주년을 기해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화두는 다음 100년이었다. 지난해 6월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고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17년 571억원이던 해외 소주 매출을 13년 만에 아홉 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공장, 동남아 공략의 교두보 올 2월,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첫 해외 소주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축구장 11배 크기인 약 8만2000㎡ 부지에 스마트팩토리 형태로 지어지는 이 공장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후 연간 최대 500만 상자, 1억5000만 병의 소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창사 이래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현지 생산으로 물류비를 절감하고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14년 만의 교체, 글로벌 전략에 속도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14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김인규 사장이 물러나고 장인섭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 장 대표는 1995년 입사해 경영전략, 법무, 커뮤니케이션 등을 두루 거친 30년 경력의 내부 전문가다. 이사회는 "폭넓은 실무 경험과 경영 전문성이 회사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선임했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장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20여 명이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장 교체가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 전환과 함께 글로벌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 완공을 앞두고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길 적임자를 내부에서 발탁했다는 것이다. ◆필리핀 67%, 호주 20%… 이미 달라진 지도 글로벌 전략의 성과는 이미 일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 법인은 2019년 설립 이후 현지 시장점유율 67%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인 교민 수가 같은 기간 61% 줄었음에도 소주 수출량은 3.5배 늘었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접한 현지인 소비자들이 그 빈자리를 채운 결과다. 호주에서도 성과가 쌓이고 있다. 2025년 호주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대형 주류 유통채널 BWS와 댄머피의 1400여 개 전 점포에 '참이슬 후레쉬'와 과일 리큐르 '에이슬 시리즈'가 입점돼 있다. 멜버른에서 운영 중인 브랜드 거점 '진로포차'는 현지인들이 한국식 포장마차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황정호 전무는 "현지 문화와 연계한 밀착형 마케팅이 진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소주 외에 과일 리큐르도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과일 리큐르 제품군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통 소주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먼저 접근하는 역할이다. 소주 1924년, 맥주 1933년. 두 이름이 하나의 회사가 된 지 15년이 됐다. 재일교포를 향해 처음 국경을 넘던 소주 한 상자가 이제 86개국을 향하고 있다.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이 처음으로 소주를 생산하면, 그 목적지는 더 늘어난다.
2026-06-08 16: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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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V의 오해…"남녀 함께 맞아야 암 막는다"
[경제일보]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이름에 갇혀 그동안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지나치게 오랫동안 방치해 왔습니다.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남녀 모두에게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며 첫 성경험을 하기 전인 청소년기에 남녀 모두가 접종해야만 비로소 우리 사회에서 이 치명적인 암들을 박멸할 수 있습니다." 김동현 인하대학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0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HPV 국가필수예방접종의 새 기준, 남녀 모두 접종’을 주제로 열린 미디어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HPV 국가필수예방접종의 새 기준, 남녀 모두 접종’을 주제로 마련됐다. 김 교수는 남자 청소년에 대한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국가예방접종(NIP) 확대의 필요성을 의학적 근거와 함께 조목조목 짚었다. HPV는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여성에서는 자궁경부암·질암·외음부암 등을, 남녀 모두에서는 항문암·생식기 사마귀, 남성에서는 구인두암 등을 유발한다. 문제는 감염 초기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조기발견보다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크다. 그동안 HPV 백신은 ‘여성만을 위한 백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실제 감염 양상은 다르다. 김 교수는 ”전 세계 남성 3명 중 1명이 HPV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된다“며 ”국내 성매개 감염병(STI) 의심으로 병원을 찾은 남성 6명 중 6명이 HPV 감염 상태였으며 증상이 없는 한국 성인 남성의 약 60%가 HPV DNA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남성 접종이 왜 필수적인지 통계적 수치를 제시했다. 또한 "여성은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지만 남성은 검사 체계가 없다“며 ”때문에 본인이 감염된 줄도 모르는 무증상 상태에서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바이러스를 계속 전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남성은 재감염률이 높고 바이러스 자연 소실 속도도 여성보다 느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HPV 백신이 단순히 자궁경부암 예방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HPV는 점막과 피부에 작용해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뿐만 아니라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구인두암(구강과 인두에 생기는 암)'의 절대적인 원인이 된다. 이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남성의 구인두암 발병 건수가 여성의 자궁경부암 숫자를 넘어선 지 오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남성 구인두암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흡연이나 음주 같은 생활 습관 때문이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는 암인 만큼 백신으로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올해 5월부터 만 12세 남아를 대상으로 HPV 4가 백신 접종이 국가 지원으로 시행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이를 “의학적으로도 정교하게 설계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스웨덴 연구결과 성경험 이전인 17세 이전에 접종했을 때 이후 접종보다 암 예방 효과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한 만 9세~14세 사이에 접종할 시 단 2회 접종만으로도 성인이 된 후 3회 접종하는 것보다 훨씬 우수한 면역원성(면역 반응)을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 12세라는 접종 시점 역시 실용적이다. 해당 연령은 파상풍·백일해, 일본뇌염 등 국가 필수 예방접종을 마무리하는 시기로 다른 백신과의 동시 접종이 가능해 의료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다. 이미 호주, 영국, 미국 등 선진국들은 10여 년 전부터 남녀 청소년 동시 접종을 시행해 왔다. 특히 미국은 2018년에 이미 "대륙에서 자궁경부암을 완전히 박멸하겠다"고 선언했고 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궁경부암 없는 나라'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국가는 현재 HPV 4가 백신을 넘어 암 커버리지를 70%에서 90%까지 넓힌 9가 백신을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김 교수는 "OECD 주요국 중 37개국이 이미 남녀 동시 접종을 국가 사업으로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번 남아 대상 4가 백신 지원을 시작으로 향후 9가 백신 도입까지 정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용 한국 MSD 백신사업부전무는 "HPV는 남녀 모두 감염되고 관련 질환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임에도 그동안 남성 접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경향이 있었다"며 "올해 뜻깊은 남아 HPV 국가 예방접종 도입을 기점으로 남녀 모두 접종의 중요성을 알림으로써 남성 청소년 접종이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20 16: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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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 젊은 신장암 부른다"…20~30대 위험 최대 2배 증가
[경제일보] 최근 신장암이 전 연령대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젊은 층에서 신장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신장암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생활습관과 밀접한 대사질환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방 전략의 재정립 필요성이 제기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며 음주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된 원인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으로 대표되는 대사증후군이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확산되면서 젊은 연령층에서도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를 살펴보면 2023년 전체 암 발생자는 28만8613명으로 2013년 대비 2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장암은 4392명에서 7367명으로 약 67.7% 늘어나 전체 암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유병자 수도 2013년 2만9069명에서 2023년 6만9451명으로 약 2.4배 증가해 주요 암 가운데 8위 규모를 차지했다. 특히 20~30대 환자는 10년 사이 76.4%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증가 배경과 관련해 박주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한국인 약 560만명을 최대 12년간 추적한 대규모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총 2956명의 신장암 환자가 발생했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신장암 발생 위험이 약 1.4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위험도 차이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중등도 지방간은 약 37%, 중증 지방간은 최대 70%까지 신장암 위험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비만과 지방간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위험은 약 2.12배까지 증가해 두 요인의 상호작용이 발병 가능성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연령, 성별, 흡연 및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단순한 동반 질환이 아니라 젊은 층 신장암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다. 발병 기전과 관련해서는 만성 염증, 산화 스트레스, 인슐린 저항성 등 전신적인 대사 이상이 신장 세포 환경에 영향을 미쳐 종양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실제로 지방간은 간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전신 대사 질환으로 인식되며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이러한 전신적 변화가 신장 조직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외 연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최근 네이버 뉴스에 보도된 다수의 의료·건강 기사에서는 지방간과 각종 암 발생 간 연관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의 대사질환 증가가 암 발생 패턴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 중심으로 나타났던 암이 점차 저연령층으로 확산되는 배경에는 비만과 운동 부족, 고열량 식습관 등 생활 방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주현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며 “젊은 연령층에서 증가하는 신장암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지방간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2026-04-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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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성범죄자·도박·마약범 5.6% 軍 입대
최근 3년간 입대자 신원특이자가 50% 가까이 증가했으며 지난해 신원조사 대상자 33만여 명 중 2만4000여 명이 신원특이자로 식별됐다. 이 중 약 75%가 폭행·성범죄 등 범죄·수사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이 병역 자원 급감으로 인력 확보에 급급해 병역 문턱을 지나치게 낮춘 결과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방첩사는 지난해 33만명을 신원조사했으며 이 중 약 7%인 2만4000여 명이 '신원특이자'로 분류됐다. 방첩사는 범죄 경력이 있거나 조사 시점에 범죄 혐의가 있어 수사받는 사람 등을 신원특이자로 본다. 방첩사의 신원조사 대상 및 신원특이자 규모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식별된 신원특이자 2만4000여 명 중 75%에 해당하는 1만8000여 명은 범죄 경력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 중인 인원이다. 나머지 6000여 명은 군이나 회사에서 징계받는 등 다른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였다. '범죄 경력자와 수사 중 인원' 1만8000여 명을 범죄(혐의) 유형별로 보면 도로교통법 위반이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폭행·협박이 15%였고, 방첩사가 방첩 취약범죄로 분류하는 금전 관련 비위가 10%, 성범죄가 4%, 도박 및 마약이 1.6%, 공안이 0.1%, 기타가 16.3%였다. 공사·납품·조리 등 직군이 많은 부대 출입 민간인에게서는 음주·무면허 운전 유형과 살인미수·성범죄 같은 강력범죄가 확인됐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또 방산업체 채용 예정자들의 경우 사무직 중심의 업무 특성상 사기·횡령·배임 등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한편 국가보안법 위반 등 공안 사범도 식별됐다고 덧붙였다. 신원조사 과정에서 지명수배자도 74명이 식별돼 방첩사가 국가수사본부로 해당 내용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신원조사 대상자 중 신원특이자 비율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2023년에는 조사 대상자 30만여 명 중 1만6000여 명(약 5.3%), 2024년에는 30만여 명 중 1만9000여 명(약 6.3%), 지난해에는 33만여 명 중 2만4000여 명(약 7.2%)이었다. 유 의원은 "특히 비밀취급 인가, 첨단무기 운용, 부대 출입, 방산업체 종사 예정자 등 군사기밀과 직결되는 인원에 대해서는 직군별 위험요인을 반영해 더욱 정밀한 조사와 사후 관리가 엄격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6-03-26 16: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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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병 방치하면 식도·대장암 키운다"…동국제약, '잇몸 관리'와 암 연관성 조명
[경제일보] 동국제약과 대한치주과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18회 잇몸의 날' 행사를 열고 '철저한 잇몸 관리, 소화기암 위험을 줄이기'를 올해의 슬로건으로 발표했다. 잇몸 관리가 단순히 치아 보존을 넘어 소화기암 발생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재용 중앙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잇몸 건강과 식도암과의 관계’를 주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따르면 식도암은 전 세계 발생률 11위, 사망률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발생 순위보다 사망 순위가 더 높은데 이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암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도암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또한 대부분의 식도암은 '편평세포암' 형태로 나타나며 주로 60대 이상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주요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지목돼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구강 건강 상태 역시 중요한 위험 요인임이 알려졌다. 박 교수는 "연구 결과 여러 구강 건강 지표가 식도암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며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16%,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10%, 취침 전 칫솔질 부족할 경우 8%, 세정도구 사용부족은 10%로 더 식도암 발생 위험과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결과를 통해 치주질환과 같이 구강 내 미생물 불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구강 건강 상태가 식도암과 관련된 하나의 건강 지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구강 위생관리의 중요성을 한 번 더 강조했다. 이어 국중기 조선대 치과대학 구각생화학교실 교수는 ‘잇몸병 세균이 대장암에 미치는 생물학적 기전을 설명했다. 국 교수는 2024년 네이처지에 발표된 본인 연구인 'A distinctFusobacterium nucleatumclade dominates the colorectal cancer niche'를 통해 구강 내 치주질환의 원인균인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이 위산을 견디고 대장까지 도달해 암세포 성장을 돕는 과정을 전했다. 국 교수는 "실제 동물실험에서도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 중에서도 '아종 애니멀리스 C2'세균이 대장암의 발병 초기 과정과 진행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잇솔질뿐만 아니라 치간 칫솔, 가글 등을 통해 입속 세균총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의 기초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자 이성조 단국대 치과대 치주과학교실 교수는 실제 암 투병 환자들을 위한 구강 관리의 경제적·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이 교수는 "암 환자는 항암 치료로 침 분비가 감소해 구강 내 염증이 급증하고 이는 통증과 영양 불량으로 이어져 전신 상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암 환자는 구취, 미각 이상, 치은염, 치주염, 치아 우식 등 다양한 구강 내 합병증을 겪는 만큼 잇몸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며 고불소·무향 치약 사용, 알코올 없는 구강 세정제 활용, 항암 치료 2~4주 전 사전 구강 검진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는 "동국제약은 국민의 구강 건강 증진을 핵심 가치로 삼고 대한치주과학회와 함께 잇몸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예방 중심의 건강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캠페인을 통해 국민 건강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3-19 16:0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