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난청은 흔히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겪는 변화로 여겨지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를 단순한 불편함이 아닌 치매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난청 관리가 곧 치매 예방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1일 국제 의학 학술지 ‘The Lancet’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치매의 약 45%는 관리 가능한 위험요인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년기 난청’은 가장 영향력이 큰 요인으로 평가됐다. 이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 등과 유사한 수준의 중요도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난청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뇌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청각 자극이 줄어들면 뇌의 청각피질과 인지 관련 영역의 활동이 감소하고 이는 뇌 기능 저하와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소리를 정확히 듣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인지 자원이 소모되면서 기억력이나 판단력 등 다른 기능에 부담을 주게 된다.
여기에 더해 난청은 대화 단절과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 사회적 고립은 치매의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 난청은 단순한 감각기관의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평가된다.
다행히 난청은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개입 가능한 위험요인’이다. 나이나 유전과 같은 요인은 바꾸기 어렵지만 난청은 정기적인 청력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년기부터 청력 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난청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TV 소리가 점점 커지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대화가 어려워지고 말을 자주 되묻게 되는 경우 난청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예방과 관리의 핵심은 정기적인 청력검사다. 이상이 발견되면 소음 노출을 줄이고 중이염 등 관련 질환을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또한 필요 시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각 자극을 유지할 수 있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보청기 사용이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물론 난청 관리만으로 모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매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흡연, 운동 부족, 과도한 음주, 수면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난청은 예방 효과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40~60대 중년층은 치매 예방의 골든타임으로 평가된다. 이 시기에 난청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향후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선우웅상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은 예방 가능한 치매 위험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이라며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한 치료가 어려운 질환일수록 예방이 중요하다”며 “난청은 조기에 발견하고 교정할 수 있는 만큼 지금 자신의 청력을 점검하는 것이 미래 인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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