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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민주당 새 대표 선출…'명청대전' 끝내고 당정 원팀 세울까
[경제일보]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서 물러나 당으로 돌아온 지 한 달 반 만에 집권여당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경선 과정에서 정청래 전 대표 측과 김 대표 측이 이른바 ‘친청(친정청래) 대 친명(친이재명)’ 구도로 격하게 충돌했던 만큼 새 지도부의 첫 시험대는 승리의 여세보다 갈라진 당을 얼마나 빠르게 다시 묶어내느냐가 될 전망이다. 또한 최근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는 국정 동력을 살려야 하는 중책도 함께 맡게 됐다. 민주당은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를 열고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 가운데 김 후보를 신임 당대표로 선택했다. 민주당은 이번 전대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하고, 당대표 선거에는 선호투표제를 적용했다. 이번 전대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중치를 사실상 없앤 1인1표제가 적용된 첫 정기 전당대회이기도 하다. 앞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선호투표를 통한 결선투표가 진행된 끝에 김 대표는 최종 득표율 54.08%를 얻어 정 후보(45.92%)를 꺾고 승리했다. 선호투표제는 선호도에 따라 1∼3순위 후보를 명기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득표자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후보를 합산해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함께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의원이 새로운 지도부로 당선됐다. 본선에는 이들을 포함해 김용·김영호·임미애 후보까지 모두 8명이 올라 5개의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본선 초반부터 최고위원 경쟁 역시 친명·친청 진영 간 세 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다. ‘DJ 키즈’에서 초대 총리 거쳐 당대표까지 김 대표는 민주당 정치사에서 부침이 특히 컸던 정치인 중 한 명이다. 1964년생인 김 대표는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을 지낸 86세대 운동권 출신이다. 1990년 정계에 입문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이른바 ‘DJ 키즈’의 대표 주자로 성장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32세의 나이로 당선돼 당시 최연소 국회의원에 이름을 올렸고, 16대 총선에서도 승리했다. 현재까지 15·16·21·22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 의원이다. 정치 인생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2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이명박 후보에게 패했고, 같은 해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 대신 정몽준 후보 측으로 이동한 이른바 ‘후단협’ 사태는 이후 오랫동안 정치적 부담으로 따라다녔다. 김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며 사과했다. 국회를 떠난 뒤 긴 정치적 공백을 겪은 그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영등포을에 당선되며 18년 만에 국회로 복귀했다. 정치적 재기의 결정적인 계기는 이 대통령과의 결합이었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초대 국무총리에 올라 2025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년간 내각을 이끌었다. 총리직을 떠나는 자리에서는 “새 정부 출범 당일 지명돼 1년의 임무를 마쳤다”며 당과 국회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권 도전에 나서면서 ‘당정 일치’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핵심 구호로 내걸었다. 이번 당대표 선출은 1990년 정계 입문 이후 36년, 첫 국회의원 당선 이후 30년 만에 집권여당의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오른다는 의미도 있다.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에 선출된 적은 있지만 당대표로 당을 이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 앞에는 2028년 총선이라는 더 큰 정치 일정도 놓여 있다. 이번에 선출된 지도부가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되는 만큼 당대표의 권한은 단순한 당무 관리를 넘어 향후 여권의 권력 지형과도 직결된다. ‘반명’ ‘자기 정치’까지 등장한 경선…승자보다 봉합이 중요 문제는 경선 과정에서 생긴 상처다. 이번 전당대회는 정책과 노선 경쟁 못지않게 ‘친명 대 친청’이라는 계파 구도가 강하게 작동했다. 김 대표 측과 정청래 후보 측 최고위원 후보들이 사실상 팀을 이뤄 움직이면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가 하나의 ‘팀전’처럼 전개됐다. 김 대표는 경선 초반부터 정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첫 합동연설회에서 “명청대전을 끝내야 한다”며 “자기 정치와 사당화로 당정 갈등을 일으키는 당대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가 이재명 정부와 엇박자를 냈다는 프레임을 전면에 세운 것이다. 정 후보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 후보와 친청계 후보들은 김 대표의 과거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김 대표가 제기한 ‘신천지의 전당대회 개입 가능성’을 두고서도 친청계는 근거를 제시하라며 사과와 책임을 요구했고, 친명계는 특정 종교집단의 정치 개입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섰다. 공방은 ‘누가 진짜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가’라는 경쟁으로까지 번졌다. 김 대표는 정 후보 측을 향해 반명 세력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정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을 지켜왔다며 맞섰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당정 엇박자”와 “자기 정치”, “반명 프레임”을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때문에 김 대표가 당선 직후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도 당내 통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에서 승리한 친명 진영이 당직과 의사결정 구조까지 독점하는 방식으로 움직일 경우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계파 갈등이 오히려 장기화할 수 있다”며 “반대로 정 후보를 지지했던 세력을 지도부 운영과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경선에서 나온 공격적 표현을 더 이상 소환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대를 계기로 계파 갈등을 정리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최고위원 지도부에는 친명계와 친청계로 분류된 인사들이 골고루 들어간 만큼 지도부 자체가 두 진영의 공존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가 후보 시절 스스로 “명청대전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던 만큼 이제는 그 말을 당 운영으로 증명해야 하는 위치가 됐다. 이 과정에서 ‘당정 일치’ 역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대통령과 집권당이 주요 국정과제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은 국정 추진력을 높일 수 있지만, 여당이 대통령실의 입장을 그대로 따르는 데 머물 경우 민심을 전달하고 정책을 조정해야 할 집권당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강조해 온 ‘당정 원팀’을 정부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민심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고 필요한 정책 조정을 이끌어내는 관계로 설계할 수 있느냐가 리더십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李대통령이 강조했던 ‘경쟁 뒤 역량 확대’…이제 김민석의 숙제 이 대통령은 전당대회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당권 경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경쟁을 통한 전체 진영의 성장’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전당대회를 언급하며 “능력 있는 많은 분이 경쟁했으면 좋겠다”, “진영 전체 역량이 커졌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참석자들은 이를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강조한 원론적 발언으로 설명했다. 김 대표를 향해서는 총리 퇴임을 앞둔 지난 6월 공개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김민석 당시 총리를 두고 “단기간 내에 구체적 성과를 많이 낸 내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해줬다”고 평가하면서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이기 때문에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김 총리의 당 복귀와 당권 도전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이 적지 않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당내에서 ‘친명’과 ‘친청’, ‘명청대결’이라는 표현이 확산됐을 때도 공개적으로 경계한 바 있다. 지난 1월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는 ‘반명’, ‘명청 대결’ 등 표현을 거론하며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현장의 민심과 세상 이야기를 당 지도부를 통해 자주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결국 대통령의 기존 메시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특정 계파의 승리보다 경쟁 이후의 통합과 여당의 역량 강화에 가깝다. 전당대회는 김 대표의 승리로 끝났지만 정치적으로 더 어려운 승부는 이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선 과정에서 갈라진 친명·친청 세력을 다시 묶고,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호흡하면서도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며, 2028년 총선을 준비할 수 있는 확장성을 보여줘야 한다. ‘명청대전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던 김 대표가 실제로 민주당의 계파전을 끝내고 집권 2년차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새 지도부의 첫 시험대가 됐다.
2026-08-17 19: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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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 고민하는 정부…공급 해법 되려면 '시간차' 줄여야
[경제일보]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 서울에서 대규모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보존 가치가 낮은 지역을 활용해 공급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주민 이주, 인허가를 거쳐야 해 해제된 땅이 적기에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3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7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필요하다면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해서라도 주택을 공급하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벨트는 도심 정비사업과 달리 정부가 공급 규모와 기반시설을 계획해 택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개발·재건축처럼 조합 설립이나 조합원 간 이해관계 조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 정부가 공급 의지를 보여줄 때마다 우선 검토되는 수단이다.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그린벨트는 149.09㎢로 전체 행정구역의 24.6%를 차지한다. 서초구가 23.89㎢로 가장 넓고 강서구 18.91㎢, 노원구 15.90㎢, 은평구 15.21㎢, 강북구 11.67㎢, 도봉구 10.20㎢ 순이다. 시장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강서구 김포공항 주변, 강남구 세곡·자곡동 등이 주요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이거나 기존 시가지와 맞닿아 있어 교통·생활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곳들이다. 다만 구체적인 대상지와 공급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역대 정부도 집값 불안과 공급 부족이 겹칠 때 그린벨트를 활용했다. 노무현 정부는 은평구 진관동 일대를 풀어 은평뉴타운을 조성했고 이명박 정부는 강남 세곡·내곡지구 등에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서초구 원지·신원·염곡·내곡·우면동 일대가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로 선정됐다. 과거 사례는 그린벨트 해제와 주택 공급 사이에 긴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도 보여준다. 개발제한이 풀리더라도 환경영향평가와 공공주택지구 지정, 지구계획 승인, 토지 보상, 이주를 차례로 밟아야 한다. 주민이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방향에 반대하면 행정소송과 보상 협의까지 겹치면서 사업 일정이 밀릴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정부가 2만가구 공급을 추진하는 서리풀지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원지·신원·염곡·내곡동 일대 201만8000㎡ 규모의 서리풀1지구에는 1만8000가구, 우면동 일대 19만3000㎡ 규모의 서리풀2지구에는 2000가구가 계획됐다. 서리풀1지구는 지난 2월, 2지구는 지난 6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 정부는 통상 56개월가량 걸리는 지구 지정 이후의 행정절차를 줄여 서리풀2지구를 2028년 12월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구 지정이 끝났지만 주민과의 갈등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리풀1지구에서는 보상과 원주민 이주 대책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2지구 주민들은 우면동 성당과 송동·식유촌 마을을 사업구역에서 제외하거나 기존 형태로 보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2지구에서는 지정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도 제기됐다. 공급 속도를 높이려는 정부와 생활 터전 및 재산권을 지키려는 주민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것이다. 정부가 지구 지정을 서둘러도 주민 협의가 늦어지면 보상과 지구계획 단계에서 다시 시간이 걸린다. 추가 후보지를 발표하기 전에 개발 범위와 원주민 재정착, 기존 시설 존치 원칙을 구체화가 필요한 이유다. 토지시장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후보지가 공개되면 개발 기대가 주변 땅값을 끌어올리고 보상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2024년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검토 당시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서울 내 개발제한구역 대부분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공급 계획과 거래 규제를 동시에 내놓지 않으면 사업비 부담만 키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서울에서 대규모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공감할 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공급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보상과 이주, 기존 마을 존치 문제를 풀어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갈등을 조정할 기준 없이 후보지만 추가한다면 그린벨트 해제는 공급을 앞당기는 해법이 아니라 장기 계획을 하나 더 늘리는 선택에 그칠 수밖에 없어 보인다.
2026-07-31 09: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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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전현직 대통령들의 광폭 행보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막판으로 향하면서 선거판의 주어가 바뀌고 있다. 시장·도지사, 구청장·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인데 정작 뉴스의 앞자리는 지역 후보가 아니라 전현직 대통령들이 차지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충청권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원 행보를 이어갔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의힘 후보 지원 대열에 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며 간접 지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도 부산 방문과 지역 현안 발언을 두고 야권으로부터 선거 개입성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직 대통령도 시민이다.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다. 현직 대통령도 국정을 수행해야 한다. 지역 행사에 참석하고 민생 현장을 찾는 일 자체를 선거 개입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말과 정치적으로 바람직하다는 말은 다르다. 특히 지방선거는 지역의 삶을 결정하는 선거다. 버스 노선, 재건축, 산업단지, 돌봄, 하수관, 학교 급식, 지역 병원, 청년 일자리 같은 문제가 중심에 서야 한다. 그런데 선거 막판의 장면은 다시 ‘누가 어느 전직 대통령의 손을 잡았는가’, ‘현직 대통령에게 힘을 실을 것인가, 견제할 것인가’로 흘러가고 있다. 지방선거가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처럼 변질되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후보 검증이다. 어느 후보가 지역 재정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공약에 필요한 전력·용수·부지·예산 계획이 있는지, 지난 임기 동안 무엇을 했고 무엇을 못했는지 따지는 질문은 뒤로 밀린다. 대신 전직 대통령의 등장, 지지층 결집, 진영 간 감정전이 선거판을 덮는다. 유권자는 지역의 미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치의 대리전을 치르는 관객으로 밀려난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행보는 특히 신중했어야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국가 최고권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각각 사법적 판단과 정치적 심판의 무게를 안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겨레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5월 31일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고, 당 안팎에서 중도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보수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방선거의 품격을 높이는 일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행보도 가볍게 볼 수 없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유세차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조국 후보 관련 게시물에 반복적으로 반응한 행위는 정치적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통령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도마위에 올랐다. 전직 대통령의 손짓 하나, 클릭 하나는 일반 시민의 그것과 무게가 다르다. 지지자들에게는 메시지가 되고 반대편에는 도발로 받아들여진다. 전직 대통령이 침묵할 자유도 있지만, 말하지 않음으로써 남기는 정치적 공간도 있다. 그 무게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현직 대통령의 행보는 더 엄격한 기준 위에 놓인다. 대통령은 특정 정파의 지도자가 되기 전에 국가 전체의 대표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에서 바다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부산을 대한민국 해양 수도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행보를 두고 야권과 일부 언론은 선거를 앞둔 지역 방문의 정치성을 문제 삼았다. 물론 대통령은 지역 정책을 말할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는 대통령의 책무다. 그러나 선거 직전, 격전지에서, 후보들의 공약과 맞물리는 메시지가 나올 때는 국정과 선거운동의 경계가 흐려진다. 대통령의 발언은 곧 행정력과 예산의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원래 생활정치의 무대다. 중앙 권력의 찬반투표가 아니라 주민 삶의 관리자를 뽑는 선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일정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은 5월 21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 유권자는 후보자 토론, 공약, 지역 현안 대응 능력을 살펴야 한다. 그런데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지역 공약보다 전직 대통령의 이동 경로가 더 큰 뉴스가 되고 있다. 이것은 지방자치의 후퇴다. 동양 고전 <논어>에는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말이 있다. 정치가 공동체의 의로움보다 진영의 이익에 밝아질 때 선거는 시민의 판단을 돕는 절차가 아니라 감정을 동원하는 기술로 전락한다. 전현직 대통령들의 광폭 행보는 각 진영에는 유리한 계산일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관점에서는 위험한 유혹이다. 대통령의 이름은 지역 후보의 부족한 정책을 가리는 장막이 되어선 안 된다. 지금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전직 대통령의 향수가 아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찬반 감정만도 아니다. 우리 동네의 낡은 도로를 누가 고칠 것인지, 산업 전환기에 지역 일자리를 누가 지킬 것인지, 청년이 떠나는 도시를 어떻게 붙잡을 것인지, 복지 지출을 감당할 재정 구조를 누가 만들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지방선거의 주인공은 대통령이 아니라 주민이어야 한다. 선거판의 중심은 청와대나 전직 대통령 사저가 아니라 골목, 시장, 학교, 공장, 병원, 버스정류장이어야 한다. 정당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전직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는 정치는 손쉽다. 그러나 손쉬운 정치는 대개 시민에게 비싼 대가를 남긴다. 후보 경쟁력이 부족하면 전직 대통령을 부르고, 공약 검증이 부담스러우면 정권 심판론이나 정권 지원론을 앞세우는 방식은 지방정치를 황폐하게 만든다. 지역 후보가 대통령의 대리인이 되는 순간,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하청으로 전락한다. 이번 선거에서 전현직 대통령들이 남긴 장면은 한국 정치의 오래된 병을 다시 보여준다. 우리는 여전히 사람보다 제도를, 지역보다 중앙을, 정책보다 진영을 앞세운다. 대통령의 그림자가 너무 길면 지방정치는 그늘에 갇힌다. 유권자가 보아야 할 것은 전직 대통령의 손짓이 아니라 후보의 손에 들린 예산표와 실행계획이다. 선거는 과거의 지도자를 소환하는 의식이 아니다. 앞으로 4년의 생활을 맡길 사람을 고르는 절차다. 전현직 대통령들은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 정당은 후보를 앞세워야 한다. 후보는 대통령의 이름 뒤에 숨지 말고 자기 지역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유권자는 진영의 북소리보다 생활의 질문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지방선거를 지방선거답게 만드는 길이다.
2026-06-01 16: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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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까지 나선 6·3 지선…"통합 상징이 정파 선거에 소비" 비판 확산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막판 전직 대통령들이 잇따라 선거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후보 지원 행보에 나섰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잇따라 ‘좋아요’를 누르며 간접 지원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서는 전직 대통령들의 선거 개입성 행보를 두고 “핵심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국민 통합의 상징이어야 할 전직 대통령이 다시 정파 정치의 전면에 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방선거가 지역 일꾼과 정책을 검증하는 장이 아니라 과거 권력의 영향력 경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근혜·이명박, 보수 결집 지원 행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유세 현장을 찾았다. 이어 25일에는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뒤 대전으로 이동해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았고, 충남 공주 산성시장에서는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와 시민들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경남 진주, 울산, 부산, 강원 원주·횡성 등에서도 국민의힘 후보 지원 일정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이후 제한적 활동만 해오던 박 전 대통령이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 단위 선거 지원에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보수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행보가 중도층 확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전직 대통령이 선거 막판 전면에 나서는 장면은 보수 지지층 일부에는 결집 효과를 줄 수 있지만, 탄핵의 기억을 가진 중도층과 무당층에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선거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 중구 청계천을 함께 걸으며 공개 지원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청계천을 내가 만들었지만, 청계천을 아름답게 만든 사람이 여기 있다”며 오 후보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후보 측은 이를 서울시정 경험과 도시행정 성과를 부각하는 행보로 해석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가 주거, 교통, 복지, 도시경쟁력 등 현재의 정책 경쟁으로 치러져야 하는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의 성과와 후광이 선거 쟁점을 대체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조국 후보 SNS ‘좋아요’…민주당 내서도 미묘한 파장 문재인 전 대통령의 행보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SNS 게시물에 최근 30여 건의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선거사무소 개소식 공지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평택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의 게시물에는 같은 방식의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조국혁신당 후보를 사실상 지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특정한 지지를 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지만, 정치적 해석은 이어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SNS 반응은 일반 정치인의 온라인 활동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공개 유세는 아니더라도 지지층에는 분명한 정치적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택을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경쟁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의 행보는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있는 지역에서 전직 민주당 대통령이 다른 야권 후보에게 우호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되면 야권 내부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직 대통령 예우는 ‘개인’ 아닌 ‘직위 상징성’에 대한 예우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퇴임 이후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고, 특정 후보나 정당에 호감을 표시할 자유도 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기준은 일반 정치인과 다르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통령은 재임 중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민 전체를 대표한다. 퇴임 뒤에도 경호와 예우를 받는 것은 개인적 특권이라기보다 대통령직의 상징성과 국가적 연속성을 존중하기 위한 장치다. 따라서 전직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선거운동에 적극 가담한다면 그 상징성이 정파적 자산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은 어느 정당 출신이든 퇴임 후에는 국민 전체를 향한 메시지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선거 막판 특정 후보 옆에 서는 순간 전직 대통령의 발언은 통합의 언어가 아니라 동원의 언어로 바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여야 모두가 후보의 자질과 정책보다 전직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선거 막판에는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중요하지만, 과거 대통령의 이름값과 팬덤에 기대는 방식은 지방선거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지방선거 본질은 후보 검증과 정책 경쟁 지방선거는 지역의 4년을 책임질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유권자가 따져야 할 핵심은 전직 대통령의 선택이 아니라 후보자의 자질, 정책의 실현 가능성,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도다. 교통망 확충, 주택 공급, 지역산업 전환, 지방재정 건전성, 교육과 돌봄, 인구 감소 대응 같은 문제는 전직 대통령의 이름값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후보가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갈등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선거의 중심에 서야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선거 지원을 두고 “불법은 아니지만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법상 명백한 위반이 아니더라도, 전직 대통령의 공적 지위와 상징성을 고려할 때 정치적 절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 소멸 △수도권 과밀 △산업 구조 전환 △주거 불안 △복지 재정 부담 등 복합 과제를 안고 치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의 선거전 등판은 일시적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지역의 미래를 설명하는 답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을 선거판으로 불러내는 것은 후보 경쟁력과 정책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전직 대통령들도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남을 것인지, 특정 정파의 선거 자산으로 소비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권자 역시 전직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니라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을 기준으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6-05-29 12: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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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당한 국민통합위원장의 고언에 귀 기울여야
[경제일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이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경고성 이메일을 받았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국정과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보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엄중히 고지한다”는 표현이 쓰였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부총리급 위원장에게 실무 행정관이 이런 문구를 보낸 것은 공직사회 상식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실은 경위를 신속히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물론 대통령 보고와 국정과제 자료 제출은 중요하다. 그러나 행정에도 절차와 품격이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국민통합위와 본인의 행보에 불필요하게 관여하고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행정관 개인의 과잉인지, 윗선의 기류가 반영된 것인지는 확인돼야 한다. 다만 사실이라면 출범 1년을 앞둔 이재명 정부의 공직 기강과 참모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보수 성향 인사다. 그럼에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진영에 합류했고,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았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내 편만의 정부’가 아니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목소리까지 듣겠다는 상징적 인사였다. 국민통합은 비슷한 사람끼리 악수하는 행사가 아니다. 불편한 사람의 말을 제도 안으로 들이는 일이다. 그런 이 위원장이 여권의 정책 추진 방식에 쓴소리를 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는 법 왜곡죄와 사법개혁 3법 추진 방식에 대해 위헌 소지와 숙의 부족을 지적했다. 최근 대통령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에서도 “집단사고의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토론과 반대 의견 개진 없이 내려진 결정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귀에 거슬릴 수 있지만 정권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말이다. 어느 정부든 지지율이 높고 선거 승리가 예상될 때 가장 위험하다. 국정 동력은 강해지지만 내부 견제는 약해진다. 참모들은 대통령의 생각을 앞질러 읽고, 관료들은 반론보다 순응을 택한다. 여당은 속도를 미덕으로 삼고, 반대 의견은 개혁의 발목 잡기로 몰기 쉽다. 그러나 숙의 없는 속도는 개혁이 아니라 독주가 될 수 있다. 국민통합위원회의 존재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대통령이 놓칠 수 있는 민심, 여당이 외면하는 반론, 관료사회가 말하지 못하는 위험을 전달해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반복하는 기관이라면 국민통합위원회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통합의 본질은 동원과 일사불란이 아니라 조정과 경청이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보수 인사를 장식품처럼 써서는 안 된다. 통합의 상징으로 영입했다가 막상 불편한 말을 하면 거리를 두는 방식은 곤란하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사람은 박수치는 참모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판단이 빗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번 이메일 논란은 단순한 말투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실이 자문기구를 협력 파트너가 아니라 하급 집행기관처럼 여기는 문화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공직사회에서 절차와 예우는 행정 질서를 지탱하는 기본이다. 그것이 무너지면 권한은 쉽게 오만으로 흐른다. <논어>에는 “군자는 화이부동하고, 소인은 동이불화한다”는 말이 있다. 군자는 서로 다르더라도 조화를 이루지만, 소인은 겉으로 같아 보여도 속으로 화합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통합은 모두가 같은 말을 하는 상태가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의 규칙 안에서 조화를 찾는 과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메일 작성 경위와 지시 라인, 국민통합위와의 소통 과정에 부당한 압박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한 문구 실수라면 사과와 재발 방지로 바로잡아야 하고, 윗선의 의중이 반영됐다면 더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자문기구의 독립성과 직언 기능도 보장해야 한다. 국민통합은 선거 때 필요한 수사가 아니다. 나라를 운영할 때는 지지층의 열광보다 반대편의 우려를 듣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석연 위원장의 고언은 여권에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야말로 통합의 출발점이다.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 모두의 정부가 되려 한다면 지금 귀 기울여야 할 말은 칭찬이 아니라 경고다.
2026-05-22 09: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