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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지역 개발자 교육도 '에이전틱 AI'로…인재 넘어 창업 생태계 키운다
[경제일보] 카카오가 비수도권 개발자 교육의 무게중심을 웹·앱 개발에서 에이전틱 AI로 옮긴다. 단순 코딩 교육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AI가 스스로 판단·실행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도록 커리큘럼을 바꾼 것이다. 지역 인재를 현장형 AI 개발자로 키운 뒤 창업과 기업 성장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테크 캠퍼스 아이디어톤’을 열고 강원대·경북대·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5개 지역 거점 국립대 학생 145명과 에이전틱 AI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카카오테크 캠퍼스는 2023년부터 비수도권 기술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운영해온 ESG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기존 프론트엔드·백엔드 중심의 웹·앱 개발 교육을 통합하고, AI 서비스 기획부터 개발·배포까지 경험하는 에이전틱 AI 과정으로 전면 개편했다. 카카오가 교육 방향을 바꾼 배경에는 산업 현장의 변화가 있다. 생성형 AI가 단순 답변을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여러 도구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개발자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카카오 역시 카나나와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서비스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실제 사업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지역 대학 교육에 빠르게 반영하려는 것이다. 교육 과정도 실무형으로 구성했다. 5월부터 11월까지 AI 개발 기초를 익히는 프리코스와 에이전틱 AI 실습, 문제 정의부터 서비스 기획·개발·배포까지 이어지는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진행한다. 이번 아이디어톤은 실제 개발에 앞서 해결할 문제와 핵심 기능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송재하 카카오 CTO를 비롯한 현업 임직원 11명도 직접 멘토로 참여했다. 아이디어의 참신함보다 실제 구현 가능성과 서비스 차별성, 이용자 관점에서의 완성도를 점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우수상은 전남대 팀의 ‘맞춤형 개발자 모의면접 AI’가 받았다. 지원자가 작성한 코드를 분석해 면접 꼬리질문을 생성하는 서비스다. 소상공인 폐업 절차 안내, AI 커리어 정리, 육아 판단,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지출 판독 등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AI 서비스도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카카오가 이 프로그램을 단순 교육사업으로만 보지 않는 이유는 ‘카카오 AI 돛’과의 연결에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5년간 500억원 규모의 지역 AI 육성 기금을 조성하고, 올해 KAIST·GIST·DGIST·UNIST와 지역 AI 인재·기업 육성 기구인 AI 돛을 출범시켰다. 2030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혁신기업 100개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테크 캠퍼스가 지역 대학생의 실무 역량을 키우는 입구라면 AI 돛은 우수 인재와 아이디어를 창업과 기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다음 단계인 셈이다. 수도권으로 이동해야만 AI 교육과 창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줄이고, 지역 안에서도 인재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 서은희 카카오 기술인재양성 리더는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고 구현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한 산업 현장의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지역 학생들이 실무 역량을 갖춘 기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가 이번 사업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교육을 했다’는 성과보다 지역에서 AI 인재를 키우고, 그 인재가 실제 서비스와 기업을 만들도록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다. 향후 카카오테크 캠퍼스 수료생이 AI 돛의 창업·투자 프로그램까지 이어지고 실제 지역 AI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나오느냐가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026-09-04 16: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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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산 사람과 배운 세대가 같은 광장에 섰다"
[경제일보] 46년 전 계엄군의 총구 앞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주 금남로에 올해는 오월을 직접 겪은 세대와 2000년대생 청년들이 함께 섰다. 한쪽은 “잊히지 않는 기억”을 말했고 다른 한쪽은 ‘배워야 할 역사’를 넘어 ‘지켜야 할 현재’를 이야기했다.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렸다. 국가보훈부가 주관한 정부 기념식에는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기념식은 초청장 없이도 금남로 방면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열린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월의 현장은 하루 전부터 달라진 분위기를 보였다. 지난 16일 금남로에서는 5·18 46주년 민주평화대행진이 열렸다. 1980년 5월 광주역과 전남대 등지에서 시민들이 도청으로 향했던 행진을 재현한 행사에는 학생과 시민 등 약 2000명이 참여했다. 행렬이 금남로에 들어서자 시민들은 박수로 맞았고 학생들은 손수 만든 주먹밥을 참가자들에게 건넸다. 주먹밥은 오월을 설명하는 가장 짧은 언어였다. 1980년 광주 시민들이 서로에게 나눴던 밥은 올해 청년들의 손에서 다시 건네졌다. 총성과 공포의 기억은 더 이상 교과서 속 문장으로만 남지 않았다. “가자, 도청으로”라는 구호와 “오월 정신 헌법에”라는 외침이 금남로를 메웠고 광장은 추모를 넘어 민주주의를 배우는 공간이 됐다. 오월을 겪은 세대에게 광장은 여전히 상처의 장소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지난 17일 46주년 추모제가 엄수됐다. 유족과 오월어머니, 5·18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고 참석자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유족들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무산된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월 정신을 민주주의와 공동체 가치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세대에게 광장은 새롭게 해석되는 공간이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올해 슬로건 ‘오월의 꽃, 오늘의 빛’에 대해 “1980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스러져 간 영령들을 기리고 그날의 용기가 오늘의 광장 기억으로 다시 소환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위경종 상임행사위원장은 “어느새 50주년이 가까워지는 5·18이 미래 세대에게 이관되기 위한 중요한 전초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올해 행사는 청년과 청소년 참여에 무게를 실었다. 전남 지역 기념행사에서는 청춘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5·18 사적지 답사와 민주역사 교육이 추진됐고 K팝 댄스와 학교밴드 공연 등 청소년 참여 무대도 마련됐다. 원주 등 광주 밖 지역에서도 오월사진전과 주먹밥 나눔, 헌법 전문 수록 시민서명 캠페인이 열렸다. 오월은 광주 안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전국의 시민교육과 문화행사로 확장됐다. 세대 간 대화의 핵심은 “기억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에 있었다. 오월세대는 당시의 공포와 연대, 침묵을 강요당했던 시간을 증언한다. MZ세대는 그 증언을 듣고 묻는다. 왜 아직 발포 명령자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는지 왜 헌법 전문 수록은 매번 정치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지, 왜 왜곡과 폄훼는 반복되는지다. 올해 기념식이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린 것도 상징적이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최후 항쟁지다. 기념식에서는 복원된 도청을 배경으로 국기 게양식이 진행됐고 기념 공연과 특별공연을 통해 오월의 기억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불러냈다. 청년 세대에게 5·18은 더 이상 ‘먼 과거’만은 아니다. 지난 비상계엄 정국 이후 광장의 민주주의가 다시 호출되면서 오월은 한국 민주주의의 현재형 언어로 돌아왔다. 행사위원회가 올해 슬로건에 ‘오늘의 빛’이라는 표현을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1980년 광주의 용기가 오늘의 시민들에게 다시 확인됐다는 의미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진다. 그러나 증언은 들을 사람이 있을 때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 올해 광장에 선 오월세대와 MZ세대의 만남은 그 계승의 장면이었다. 한 세대는 “잊지 말라”고 말했고 다른 세대는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물었다. 46년의 시간은 두 세대를 갈라놓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광장에 세웠다. 5·18은 이제 추모의 날을 넘어 시민의 질문이 됐다. 오월을 겪은 세대의 기억이 청년 세대의 언어로 바뀌고 광장의 함성이 학교와 지역, 온라인과 문화행사로 옮겨갈 때 오월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가 된다. 올해 광주가 보여준 달라진 추모 분위기는 그래서 더 조용하지만 선명했다. 오월은 기억의 역사를 넘어 다시 현재와 대화하는 역사로 이어지고 있었다.
2026-05-18 14: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