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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에이전트에 퓨리오사 NPU 단다…공공 AX 시장 정조준
[경제일보] 한컴이 퓨리오사AI의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인공지능 전환(AX) 전용장비 개발에 나선다. 공공기관과 기업 내부에 서버를 직접 설치하는 온프레미스 시장을 겨냥해 소프트웨어와 AI 반도체, 교육·영업을 하나로 묶는 전략이다. 한컴은 계열사 한컴이노스트림, 퓨리오사AI와 NPU 기반 AX 사업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세 회사는 한컴의 ‘에이전틱 OS’와 퓨리오사AI의 2세대 AI 가속기 ‘RNGD(레니게이드)’를 결합한 AX 어플라이언스를 공동 개발한다. 어플라이언스는 서버와 AI 가속기, 운영 소프트웨어를 미리 최적화해 제공하는 일체형 장비다. 고객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따로 구축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컴의 에이전틱 OS는 조직 내부 문서와 데이터,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등 업무 시스템, 외부 AI 모델을 연결해 여러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나눠 수행하도록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보안과 권한 통제 기능을 앞세워 데이터의 외부 반출이 어려운 공공·금융·국방 시장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다만 에이전틱 OS는 아직 전면 상용화 이전 단계다. 한컴은 지난 4월 상반기 출시와 연내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지난 1일부터 업종별 데모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협약에서도 완제품이 아닌 개념검증(PoC) 장비를 먼저 개발하기로 했다. RNGD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AI 추론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용 가속기다. 퓨리오사AI가 독자 설계한 TCP(Tensor Contraction Processor·텐서축약처리장치) 구조와 48GB HBM3 메모리를 탑재했다. 공식 제품 자료 기준 FP8 연산성능은 512TFLOPS, 메모리 대역폭은 초당 1.5TB, 설계전력은 180W다. 범용 GPU가 장악한 AI 추론 시장에서 전력 효율과 국산 공급망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올해 RNGD의 상용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SDS와 RNGD 기반 생성형 AI·AI 에이전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고, 다음의 AI 검색 요약 서비스에도 업스테이지의 언어모델과 함께 RNGD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클라우드가 아닌 고객사 내부 설치형 장비로 공급 경로를 넓히는 셈이다. 역할도 나눴다. 한컴은 에이전틱 OS의 NPU 최적화와 장비 제품화를 주도한다. 퓨리오사AI는 RNGD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스택, 성능 최적화 기술을 제공한다. 한컴이노스트림은 퓨리오사AI의 공인 교육기관으로서 교육센터와 수준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교육을 영업망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한컴이노스트림이 정부·대학·기업 교육에서 발굴한 NPU 도입 수요를 퓨리오사AI와 공유하고, 한컴이 이를 에이전틱 OS 구축사업으로 연결한다. 인력 양성부터 기술 검증, 장비 판매와 유지보수까지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GPU 기반 환경을 얼마나 원활히 대체하거나 병행할 수 있느냐다. 지원 AI 모델과 처리속도, 전력소비, 구축비용을 동일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출시 시점과 가격, 초도 고객도 정해지지 않았다. 업무협약이 실제 조달과 매출로 이어지려면 공공기관의 보안 인증과 장기간 운영 안정성까지 입증해야 한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AI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 검증, 제품화로 이어지는 협력을 바탕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의 AX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9-08 09: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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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심장 변압기서 배전반까지"…AI 혁명, 숨은 주인공은 K-전력 3사
[경제일보] AI 산업의 주인공은 GPU와 HBM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주인공을 무대 위에 세우는 것은 전기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빨라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가 ‘뜻밖의 주전’으로 떠올랐다. 승부는 더 이상 초고압 변압기 하나에 머물지 않고, 변압기에서 차단기, 배전반, 마이크로그리드, ESS 연계 솔루션까지 전장이 넓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는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가장 중요한 증가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전력기기는 이제 낡은 인프라 교체산업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공급망이 됐다. 초고압의 HD현대, 배전으로 2막을 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에서 먼저 판을 키웠다. 지난 3월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북미 생산법인 부지에서 제2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투자 규모는 약 2억 달러다.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며, 공장이 가동되면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50퍼센트 늘어난다. 765kV급 변압기 제조와 시험 역량까지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공장 완공 이후 연간 약 2000억원의 추가 매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승부처는 배전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날 청주 배전캠퍼스를 공개하며 AI 데이터센터발 수요가 초고압 변압기를 넘어 중저압 차단기와 배전설비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배전캠퍼스는 약 1161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배전기기 생산 거점이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500만대에서 850만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저압기기 생산라인 자동화율도 95퍼센트까지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초고압 변압기가 먼 거리의 전기를 받아들이는 송전망의 심장이라면, 배전설비는 데이터센터 안에서 전기를 실제로 쓰이게 만드는 혈관에 가깝다. 발전과 송전의 병목이 풀려도 마지막 구간의 배전설비가 부족하면 데이터센터는 제때 가동되기 어렵다. HD현대일렉트릭이 청주 배전캠퍼스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전력기기 호황의 2막이 ‘초고압’에서 ‘배전’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HD현대일렉트릭의 강점은 납기와 현지 대응력이다. 미국 앨라배마 초고압 변압기 공장, 울산 생산기지, 청주 배전캠퍼스를 연결하면 초고압과 중저압 제품을 함께 제안할 수 있다. 조선업에서 쌓아온 대형 프로젝트 관리 경험도 자산이다. 전력시장 관계자는 “여러 측면에서 볼 때 경쟁력은 충분하다”면서도, “배전기기 시장에는 LS일렉트릭이라는 기존 강자가 버티고 있는 만큼 배전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려면 초고압 변압기에서 입증한 수익성과 품질 신뢰를 중저압 제품에서도 다시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효성, 765kV와 북미 수주잔액의 힘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의 전통 강자다. 154kV, 345kV, 765kV 초고압 변압기 개발과 공급 경험을 쌓아왔고,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초고압 변압기 생산거점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HVDC, ESS, 전력설비 자산관리 솔루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주 흐름도 효성 쪽에 힘을 싣는다.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 1분기 신규 수주는 4조1745억원, 수주잔고는 15조1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북미 물량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미국 대형 송전망 운영사와 체결한 7871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장기 공급계약은 국내 전력기기업계 단일 계약 기준 최대 규모다. 효성중공업의 강점은 ‘큰 전기’를 다루는 기술이다. 미국의 최상위 전력망인 765kV급 시장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대형 전력망 장비는 한 번 사고가 나면 고객사의 피해가 막대하다. 가격보다 품질, 납기보다 신뢰, 단품보다 장기 실적이 중요하다. 효성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오랜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북미 수주잔고가 두터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효성중공업의 과제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확장성이다. 효성중공업이 HVDC, ESS, 디지털 전력관리 솔루션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AI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솔루션까지 한꺼번에 공급하는 역량은 확인이 필요한 단계인 만큼 향후 ‘단품 강자’에서 ‘시스템 공급자’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LS, 데이터센터 안쪽을 파고드는 배전 강자 LS일렉트릭은 앞선 두 기업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HD현대와 효성이 초고압 변압기에서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LS일렉트릭은 배전·차단기·스위치기어·자동화 솔루션에서 강하다. AI 데이터센터 전쟁이 송전망에서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망으로 들어갈수록 LS의 존재감이 커지는 이유다. LS일렉트릭은 지난 4월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공급 프로젝트로 1억1497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또 5월에는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약 7000만 달러 규모 배전기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고, 전날에는 미국 유타주 시더시티의 ‘LS일렉트릭 유타’ 생산기지 확장에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1만3223㎡ 규모 시설을 7만9338㎡로 키우고, 2027년 초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의 1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연결 매출은 1조3770억원, 영업이익은 127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4%, 45% 증가했다. 주요 데이터센터, 반도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고, 전체 수주잔고도 5조643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LS의 승부처는 데이터센터 내부다. 순간적인 전력 이상은 서버 장애와 데이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진공차단기, 배전반, 저압·중압 변압기, ESS 연계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진다. LS는 이 영역에서 제품군과 자동화 솔루션을 함께 갖고 있다. 전력망의 ‘마지막 구간’을 장악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AI 전력망 승부처는 ‘종합 대응력’ 이들 세 기업은 전력기기 호황을 타고 공격적인 전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경쟁의 핵심은 수주액 자체보다 납기, 품질, 원가 관리, 현지 대응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아울러 AI 전력망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변압기 한 대가 아닌 데이터센터 안쪽까지 안정적으로 책임지는 종합 역량이라는 점에서 복잡해진 전력망을 감당하는 기업이 AI 인프라 시대의 또 다른 주전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시대의 승자는 수주액이 가장 큰 기업이 아니라 약속한 날짜에 납품하고 데이터센터 안쪽까지 안정적으로 책임지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HD현대·효성·LS의 격돌은 단순한 장비 경쟁이 아니라 AI 인프라 시대 한국 제조업의 새 시험대”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3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30 09: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