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SK텔레콤이 통신 이후의 성장축으로 AI 데이터센터(AIDC)를 키우고 있다. 가입자와 요금제 중심의 성장에서 기업의 AI 연산 수요로 매출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SK그룹의 AI 인프라 사업에서 SKT가 실행을 맡은 배경에도 통신망과 데이터센터를 장기간 운영해온 경험이 있다.
성장세는 실적에서 드러난다. SKT의 지난해 AI DC 관련 매출은 5199억원으로 전년보다 34.9% 늘었다. 가산·양주 데이터센터의 가동률 상승과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효과가 반영됐다. 올해 2분기 매출도 가동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한 1362억원을 기록했다. 통신보다 작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통신사는 대규모 설비를 밤낮없이 가동하고 장애에 대응하는 일을 수십년간 해왔다. SK브로드밴드도 25년 넘게 데이터센터 사업을 운영했다. AI 연산에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들여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력과 냉각·통신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4월 보고서에서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2024년 약 415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약 950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학습과 서비스에 필요한 연산이 늘면서 설비 수요도 커진다는 뜻이다. SKT로서는 통신망 운영 경험을 새로운 시장에 적용할 기회다.
사업 추진 방식은 고객 수요를 먼저 확보하고 외부 자본을 유치해 시설을 구축하는 데 무게를 뒀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15년 전략협력을 바탕으로 울산에서 2027년 첫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SK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주도하고 AWS가 AI 존(AI 연산용 클라우드 인프라)을 구축·독립 운영한다. SK의 설비·운영 역량에 AWS의 서비스와 고객 기반을 결합하는 구조다.
SK그룹은 엔비디아와 의향서(LOI)를 체결하고, SKT를 통해 국내에 최대 2GW(기가와트) 규모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한다. 차세대 GPU 도입과 투자 협력이 주요 내용이다. SKT는 앤트로픽과 국내 대규모 AIDC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다만 LOI와 MOU를 사용량과 매출이 보장된 장기계약으로 볼 수는 없다.
SKT는 지난 7월 사업개발 전문회사 SK하이퍼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부지 확보와 변전소 구축·운영, 고객 유치와 사업화가 이 회사의 역할이다. 고객 요구에 맞춰 입지와 전력을 확보하고 사업을 설계하는 기능을 모았다.
수익모델은 이미 시설 임대에서 연산 서비스로 넓어지고 있다. SKT는 GPU를 필요한 수량과 기간만큼 빌려 쓰는 GPUaaS를 출시했다. 기업은 고가의 장비를 직접 사지 않고 AI 개발과 서비스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 전용 서버와 방화벽·전용회선을 함께 구성할 수도 있다. 공간과 전력을 제공하는 코로케이션(서버 입주 공간·설비 임대)에 GPU와 통신 서비스를 더해 고객당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시설 임대와 GPU 서비스의 수익성은 따로 살펴야 한다. 건물·전력 설비를 제공하는 사업과 직접 GPU를 확보해 빌려주는 사업은 투자 회수기간과 장비 교체 부담이 다르다. 사업별로 누가 장비를 소유하고 비용을 부담하는지에 따라 SKT가 거둘 이익과 투자 부담이 달라진다.
SKT가 AIDC에서 얻으려는 것은 통신 다음의 반복 매출이다. 국내 가입자의 회선 이용료에 기업의 컴퓨팅 사용료를 더할 수 있다면 성장의 기반도 넓어진다. 이를 보여줄 숫자는 장기계약으로 확보한 용량과 실제 가동률, 투자 이후 남는 이익이다. 통신망 운영 경험을 기업의 장기 이용으로 연결할수록 SKT의 사업구조도 AI 인프라 쪽으로 무게를 더하게 된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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