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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점서 1만점까지…세븐일레븐, 이제 규모보다 '점포 질' 높인다
[경제일보] 국내 편의점 1호를 연 세븐일레븐이 이제는 점포 확대보다 점포 효율화에 힘을 싣고 있다. 1989년 5월 서울 송파구에 국내 첫 편의점 '올림픽선수촌점'을 연 뒤 출점과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왔지만 2022년 1만4265개까지 늘었던 점포는 올해 1분기 1만1040개로 줄었다. 점포 수를 늘려 성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존 점포 한 곳의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성장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국내에 24시간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유통 공간을 들여온 뒤 점포망을 넓히며 성장해왔다. 자체 출점에 더해 로손, 바이더웨이, 한국미니스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전국 단위의 점포 기반을 빠르게 확보했다. 점포 수가 구매력과 소비자 접근성, 매출 규모로 직결되던 성장기에는 점포 수를 다량 확보하는 것이 곧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편의점이 골목마다 들어선 지금 성장 공식은 달라졌다. 세븐일레븐은 저수익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남은 매장의 상품, 공간, 배달 기능을 재편하며 점포당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37년 전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처음 만든 회사가 이제는 기존 점포의 고객 유입과 수익성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 방식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로손·바이더웨이·미니스톱 품었다…점포 확대로 키운 37년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1988년 설립된 뒤 이듬해 서울 송파구에 올림픽선수촌점을 열며 국내 편의점 산업의 첫 장을 썼다. 당시에는 정해진 영업시간에 맞춰 시장이나 슈퍼마켓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만큼 집이나 직장 가까운 곳에서 늦은 시간에도 필요한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새로운 소비 경험이었다. 24시간 영업을 앞세워 시장을 연 세븐일레븐은 이후 점포망을 넓히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더 많은 점포를 확보할수록 접근성이 높아지고 구매력과 매출 규모도 함께 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체 출점과 함께 기존 편의점 업체를 인수한 것도 이런 성장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첫 번째 대규모 점포 확장은 2000년 로손 248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이뤄졌다. 2010년에는 바이더웨이를 품으며 세븐일레븐 약 2000개 점포에 바이더웨이 1200여개를 더해 3000개가 넘는 점포망을 확보했다. 인수를 발판으로 몸집을 키운 세븐일레븐은 2012년 말 점포 수를 7202개까지 늘리며 당시 GS25를 앞서기도 했다. 점포망을 인수로 확충하는 전략은 2022년 한국미니스톱 인수로 다시 이어졌다. 롯데그룹은 당시 약 3133억원에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했고 코리아세븐은 약 2600개에 달하는 미니스톱 점포망을 세븐일레븐으로 통합하며 규모를 키웠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1만4265개까지 늘어나며 전국 1만점이 넘는 점포망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점포 확대를 통한 성장 공식은 편의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편의점이 촘촘하게 들어선 상권에서는 신규 점포를 추가할수록 기존 점포와 고객을 나눠 가질 가능성이 커졌고 임차료와 인건비 등 운영비 부담도 높아졌다. 점포 수 자체보다 기존 점포 한 곳에서 더 많은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점포 줄이고 매출 높이고…세븐일레븐의 '선택과 집중' 세븐일레븐은 2023년부터 점포 수 확대보다 기존점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기존점 계약 종료와 신규 출점 조절을 병행하는 한편 신규 점포는 고매출이 기대되는 우량 입지를 중심으로 선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점포 수는 빠르게 줄었다. 2022년 말 1만4265개였던 점포는 2023년 1만3130개, 2024년 1만2152개로 감소했고 올해 3월 말에는 1만1040개까지 내려왔다. 미니스톱 인수 직후와 비교하면 3000개 이상 줄어든 수치다. 반면 남은 점포의 생산성은 높아졌다. 점포당 매출은 2023년 3억9600만원에서 지난해 4억5700만원으로 2년 간 15.4% 증가했다. 점포 수를 줄이는 동시에 기존 매장의 상품 구성, 진열, 운영 방식을 손보며 점포 한 곳에서 더 많은 매출을 내는 데 집중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는 상권과 매출 데이터를 활용한 점포 개선 작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약 17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상품과 운영 방식을 조정한 결과 개선 점포의 매출 신장률은 미시행 점포보다 약 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올해는 적용 대상을 약 5000개 점포로 늘렸으며 이들 점포의 매출 신장률 역시 미시행 점포 대비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 점포를 손보는 데서 나아가 매장 자체의 구조를 바꾸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2024년 10월 처음 선보인 차세대 가맹 모델 '뉴웨이브'다. 뉴웨이브는 상권별 고객 특성에 맞춰 상품 구성과 공간을 달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3월 문을 연 한양대프라자점은 대학 상권의 소비 특성을 반영해 라면 진열 공간을 일반 점포보다 약 3배 확대하고 셀프 라면 조리기와 셀프 계산대를 설치했다. 매장 전면에는 치킨·즉석피자·군고구마·커피 등 즉석식품을 한데 모은 '푸드스테이션'을 배치해 판매와 점포 운영 효율을 함께 높였다. 김밥부터 24시간 배달까지…기존점 판매력 키운다 기존 점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장 판매 품목도 중요하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김밥류·샌드위치·베이커리·치킨·퀵커머스를 5대 중점 카테고리로 정하고 먹거리와 배달을 중심으로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편의점 핵심 상품인 간편식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약 1년에 걸쳐 개발한 '라이스 프로젝트'를 통해 냉장밥의 노화를 방지하고 수분 보존 기술을 적용했으며 삼각김밥과 김밥에 이어 초밥과 마끼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빼킷'과 건강 간편식 브랜드 '밸런스푼'도 선보이며 간편식 선택지를 확대했다. 글로벌 소싱도 상품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세븐일레븐을 벤치마킹한 즉석 스무디를 도입하고 일본에서 저지우유푸딩과 토라쿠 로얄커스타드푸딩, 오하요 브륄레 밀크 등 인기 디저트를 들여왔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협업 상품도 확대하며 세븐일레븐만의 상품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 점포의 판매 범위도 매장 안에서 주변 상권으로 넓히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7월부터 쿠팡이츠 배달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전국 약 1500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연내 24시간 운영 점포와 연계한 24시간 배달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상품 경쟁력으로 점포 방문 수요를 높이는 동시에 기존 점포를 배달 거점으로 활용해 매장 밖 주문까지 흡수하는 방식이다. 37년 전 24시간 영업으로 소비자의 시간 제약을 낮췄다면 지금은 전국 점포망을 활용해 판매 범위를 주변 상권까지 넓히며 점포 한 곳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점포 효율화 통했다…11개 분기 만에 흑자, 다음은 연간 수익성 점포 효율화 효과는 실적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 4조8227억원, 영업손실 686억원을 기록했다. 점포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9%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2024년 844억원에서 158억원 축소됐다. 올해 들어서는 수익성 개선 폭이 더 커졌다. 상반기 매출은 2조29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427억원에서 156억원으로 271억원 줄었다. 특히 2분기에는 점포 축소 영향으로 매출이 2.6% 감소한 1조2178억원에 그쳤음에도 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87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2023년 3분기 이후 11개 분기 만에 거둔 분기 흑자로 외형 축소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외형 감소에도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세븐일레븐이 추진해온 점포 효율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동시에 기존점의 상품 구성과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신규 출점도 우량 입지 중심으로 선별하면서 점포당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다. 코리아세븐 역시 기존점 개선과 고매출·우량 입지 중심의 출점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2분기 흑자 전환이 곧바로 수익성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반기 전체로는 여전히 1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연간 적자를 냈다. 점포 효율화로 손실 폭을 줄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미니스톱 인수 이후 축소된 매출 외형을 기존점 성장과 점포당 수익성 개선으로 보완하는 것이 관건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가맹점의 경쟁력이 곧 브랜드 경쟁력이라는 판단 아래 기존점 개선과 우량 입지 중심의 출점을 통해 점포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간편식과 글로벌 소싱 등 차별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퀵커머스 등 O4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확대해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1 15: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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