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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4구역 재개발 제동에 주민 반발…"국가유산청, 유산영향평가 근거 없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주민 반발로 번지고 있다.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영향평가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자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가 공식 입장을 내고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27일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가유산청의 유산영향평가 요구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대표회의는 과거 문화재청이 관련 고시를 통해 세운지구에 대한 별도 심의 조항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23년 질의회신에서도 세운4구역이 문화재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 측은 이러한 행정 판단을 전제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유산청이 돌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당 요구가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종묘 보존을 명분으로 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다른 개발 사례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태릉과 강릉 인근 태릉CC 개발 계획, 강남 선정릉 주변 초고층 건물 사례 등을 언급하며 세계유산과 일정 거리를 둔 개발에 대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아울러 재개발 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누적되는 중이고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를 향해서는 남아 있는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새운4구역 주민들은 종묘 경관 훼손 논란에 따른 사업 지연으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며 국가와 국가유산청 관계자들에게 1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6-01-27 10:58:50
3조원 넘는 베팅 서울시 강북 중심 도시 재편 승부수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가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를 지하화하는 대규모 사업에 착수하면서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충을 넘어 도시 전략의 방향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년에 걸쳐 최대 6조원에 이를 수 있는 재정을 투입해 강북 지역의 도시 골격을 다시 짜겠다는 선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내에서 성산나들목까지 20.5㎞ 구간에 지하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고가도로를 철거해 지상 공간을 재편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지하도로는 203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고가 철거와 지상도로 확충까지 포함한 전체 사업은 2037년까지 이어진다. 단기간 성과를 내기보다는 장기적 도시 구조 개편을 염두에 둔 일정이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투자 방식이 아닌 재정사업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연평균 3000억원 수준의 예산을 장기간 나눠 투입하는 방식으로 시민 통행료 부담을 배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용자 부담이 없고 운행 시간 단축에 따른 사회적 편익을 고려하면 재정 투자가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노후화된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의 유지 관리 비용까지 감안하면 재정사업이 더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통해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강북의 교통 인프라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도시고속도로 노선 수와 연장에서 강북은 강남의 절반 수준에 그쳐 왔다. 이번 지하화로 해당 구간의 차로 수가 늘어나면 동서 간 이동 여건이 개선되고 강북 생활권 전반의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이 사업의 본질은 교통 흐름 개선에만 있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지하화로 확보되는 지상 공간은 재개발·재건축·복합개발 등 다양한 도시 재편의 출발점이 된다. 실제로 서울시는 인근 정비사업의 공공기여를 활용해 사업 비용 일부를 충당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로 하나를 파는 사업이 아니라 강북 전반의 도시 기능과 공간 활용 방식을 바꾸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의미다. 재정 부담과 비용 불확실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신내~성산 구간 이후 하월곡~성동분기점 구간 공사에는 추가로 1조2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릉천 정비 비용은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서울연구원은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화와 주변 하천 정비를 포함한 총비용을 약 6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강북 중심 도시 재편이라는 큰 방향을 분명히 했다. 과거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과정에서 교통체증과 시민 불편이 불거졌던 점을 의식해 준비 기간을 길게 잡고 민·관·학 협의체를 구성해 사전 조율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사 과정의 불편을 최소화하지 못할 경우 도시 전략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결국 이번 선택은 도로를 얼마나 빨리 뚫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이 앞으로 강남 중심의 성장 경로를 보정하고 강북을 새로운 도시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재정과 정치적 책임을 걸고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장기간에 걸친 투자와 불확실성을 감수하겠다는 이 선택이 서울의 도시 지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2025-12-19 08:53:27
'빠른 사업' 기대 꺾여…서울 소규모 재건축 곳곳서 좌초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곳곳에서 추진돼 온 소규모 재건축이 현실의 벽에 가로막히고 있다. 안전진단이나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는 ‘속도’의 이점만으로는 공사비와 분양성이라는 이중 난제를 뛰어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규모 재건축 현장에서는 사업 추진이 좌초되거나 시공사 선정이 무산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동작구 극동강변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2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번째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서 진행된 1차 입찰에서는 효성중공업과 HJ중공업, 진흥기업 등이 설명회에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무응찰로 유찰됐다. 정릉스카이연립도 올해 두 차례 설명회를 열었으나 시공사 불참 상황이 이어졌다. 조합은 2차 입찰 무산 후 시공사 선정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용산 원효로 풍전아파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여의도 생활권을 동시에 누리는 입지적 강점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됐다. 이후 조합은 인근 지역과의 신속통합기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규모 재건축은 1만㎡ 이내, 200가구 미만 단지를 대상으로 하는 ‘간편형 정비사업’이다. 도시·주거환경정비법을 적용받지 않아 안전진단·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조합 설립 후 착공까지 2~3년이면 가능할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 문제는 분양성이다. 소규모 단지의 경우 대단지보다 선호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청약 수요 자체도 제한적인 만큼 ‘미분양 리스크’를 시공사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 소규모 재건축을 기피하는 가장 직접적인 사유다. 공사비도 걸림돌이다. 서울의 대단지 공사비가 3.3㎡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단지는 대량 발주를 통한 원가 절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주된 평가다. 서울시는 소규모 재건축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고자 용적률 규제를 5월부터 완화했다. 2종·3종 일반주거지역 내 소규모 건축물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선(250%, 300%)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층수를 2~3개 더 높여 공급 물량을 확보하면 사업성이 일정 부분 개선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금융 비용 증가가 겹친 상황에서 작은 단지는 수익 구조가 취약하다”며 “분양이 지연되면 리스크를 시공사가 그대로 떠안게 되기에 참여를 기피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가 용적률 규제를 완화했지만 사업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층수가 몇 개 늘어난다고 해서 공사비 구조가 바뀌진 않는 만큼 관련 부담을 낮춰줄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2025-12-12 09: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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