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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3주체를 다시 짜라 ③정부편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정부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정부 역할이 산업 지원과 규제 정비에 집중됐다면, AI 시대에는 데이터, 전력망, 인재, 안전망, 소비자 보호, 공공서비스, 국가 안보까지 포괄하는 종합 설계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I가 기업의 생산 방식과 소비자의 생활 방식을 동시에 바꾸면서 정부도 단순한 규제자나 투자자를 넘어 국가 운영체제의 설계자로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 진흥, 규제 설계,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소비자 보호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는 이미 산업정책의 핵심 축으로 올라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6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AI, K-반도체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하고, 해외 투자 유치를 포함해 총 55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로 기가와트급 초거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예약과 결제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1인 1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AI 제도 정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은 올해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AI 연구개발과 학습용 데이터 구축, AI 활용 확산, 창업 지원, 인재 양성, 데이터센터 구축 지원 등의 근거를 담고 있다. 동시에 고영향 AI에 대한 투명성, 안전성, 인간 감독 등 신뢰 확보 장치도 포함했다. 한 AI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속도가 생명인 만큼 과도한 규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설명 책임과 안전장치가 없으면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어 산업 진흥과 신뢰 구축을 동시에 설계하는 정부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AI 산업정책, 지원금 경쟁으로 끝나선 안 돼 정부의 AI 산업정책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반도체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이고, 피지컬 AI는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 자동화와 연결된다. AI 데이터센터는 모든 AI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컴퓨팅 인프라다. 정부가 이 세 분야를 묶어 국가 프로젝트로 제시한 것은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제조업, 에너지, 지역경제, 안보가 결합된 복합 산업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대형 프로젝트가 성과로 이어지려면 재정 투입과 세제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데이터센터 입지, 전력망 확충, 용수 확보, 지역 주민 수용성, 전문 인력 공급이 함께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1일 정부가 수도권 밖 호남에 조성하려는 반도체 산업단지를 두고 대규모 전력·용수 수요와 지역 주민 반발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산업단지 조성에는 80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며, 계획대로면 4개 반도체 공장의 전력 수요만으로도 광주·전북·전남 지역의 현재 연간 전력 소비량의 70∼80%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업 투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전력망, 용수, 도로, 대학 인력, 지역 민원 조정까지 정부가 함께 풀어야 실제 착공과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데이터·전력·인재가 새 국가 인프라로 부상 AI 시대의 국가 인프라는 도로와 항만, 공항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데이터, 클라우드, GPU, 전력망, 고급 인재가 새로운 국가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대규모 학습 데이터와 안정적인 컴퓨팅 자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AI 정책은 과학기술 정책인 동시에 에너지 정책, 교육 정책, 지역균형 정책의 성격을 함께 띠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전력 수요와 직결된다. AI 연산은 기존 인터넷 서비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정부가 권역별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더라도 전력망 보강과 재생에너지, 원전, 송전선로 문제를 동시에 조정하지 못하면 투자 계획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재 문제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AI 전문인력은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대기업, 스타트업이 동시에 확보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대학 교육만으로는 산업 현장의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2개 부처와 함께 514만명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실시하고, AI디지털배움터를 전국 69개 거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 서울 소재 대학 교수는 “AI 인재 정책은 박사급 연구자 양성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중소기업 직원, 공무원, 교사, 금융·제조 현장 인력까지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 체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와 신뢰 구축 병행 요구 AI 기본법 시행으로 한국은 AI 산업 진흥과 신뢰 기반 조성을 함께 추진할 법적 틀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은 고영향 AI에 대해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를 요구하고, 생성형 AI 결과물에 대한 표시 의무 등도 규정하고 있다. 의료, 금융, 교통, 채용, 교육처럼 국민의 생명과 기본권, 재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는 AI 활용에 더 높은 수준의 설명 책임과 인간의 감독이 요구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AI 기본법과 시행령이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인증, 문서화, 영향평가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소비자와 시민사회에서는 AI가 신용평가, 채용, 보험, 의료 판단에 활용될 경우 설명 가능성과 이의제기 절차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AI 기본법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초기 기업에 대기업 수준의 문서화와 검증 부담이 부과되면 서비스 출시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며 “위험도가 낮은 서비스와 고영향 AI를 구분해 규제를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AI가 금융 심사나 채용, 보험료 산정에 쓰일 경우 소비자는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알기 어렵다”며 “기술 발전을 이유로 설명 책임과 이의제기 절차가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과제는 이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있다. AI 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무조건 늦추면 신뢰가 약해질 수 있고, 신뢰 확보를 이유로 규제를 과도하게 설계하면 혁신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분야별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달리 적용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공부문 AI, 행정 혁신의 시험대 정부 자체도 AI 전환의 대상이다. 행정 민원, 복지 심사, 세금 신고, 재난 대응, 교통 관리, 보건의료, 교육 행정 등 공공서비스 전반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반복 민원을 줄이고 행정 처리 속도를 높이며,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더 빨리 찾아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다만 공공부문 AI에는 민간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의 AI 판단은 국민의 권리와 직접 연결될 수 있어서다. 복지 수급 대상 선정, 세무 조사, 채용·평가, 치안·감시 분야에서 AI가 활용될 경우 오류나 편향이 발생하면 피해가 클 수 있다. 공공 AI는 효율성뿐 아니라 투명성, 책임성, 감사 가능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처별 정책 넘어 국가 조정 능력이 관건 AI 시대 정부의 역할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산업을 키우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고, 투자를 촉진하면서도 전력과 지역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 기업의 혁신을 막지 않으면서도 고영향 AI의 위험을 관리해야 하고, 청년에게는 새 일자리를 만들고 기존 노동자에게는 전환 교육과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전환의 성패가 개별 부처의 정책 경쟁이 아니라 정부 전체의 조정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 산업, 금융, 교육, 노동, 복지, 에너지 정책이 따로 움직이면 AI 전환이 성장보다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대로 인프라, 인재, 규제, 안전망, 신뢰 체계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을 경우 AI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AI 시대 정부는 돈을 나눠주는 투자자나 기업을 단속하는 규제자에 머물 수 없다”며 “국가 데이터 인프라와 전력망, 인재 양성, 소비자 보호, 일자리 전환을 함께 설계하는 운영체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8-11 11: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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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리벨리온 이어 딥엑스와 손잡았다
[경제일보] KT가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와 손잡고 폐쇄회로(CC)TV와 차량 카메라 영상을 현장에서 실시간 분석하는 장비 개발에 나선다. 데이터센터용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에 이어 현장 단말까지 국산 칩으로 채우는 구도다. KT는 딥엑스, 교통·상용차 단말 기업 세솔과 'NPU 기반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7월 31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성제현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수도권강북법인고객본부장(상무)과 김녹원 딥엑스 대표, 이태헌 세솔 대표가 참석했다. 세 회사는 저전력·저발열 NPU를 얹은 AI 엣지 박스를 함께 개발한다. AI 엣지 박스는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분석하는 장비다. 영상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니 통신 비용과 지연이 줄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도 낮아진다. 역할은 나눠 맡는다. 딥엑스가 자체 개발한 NPU 'DX-M1'과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대고 세솔이 장비 개발과 제조, 현장 실증을 맡는다. KT는 통신망과 관제 플랫폼, 사업개발을 붙여 상용화와 고객 확보를 추진한다. 적용 대상으로는 전기차 충전소와 이동식 CCTV, 버스와 상용차를 꼽았다. ◆ 그래픽처리장치 대신 NPU를 쓰는 이유 이번 장비의 설계 목표는 성능보다 전력이다. 전기차 충전소나 이동식 CCTV, 버스처럼 전원 공급과 설치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곳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장비를 돌리기 어렵다. 전력을 많이 먹고 열이 나기 때문이다. 딥엑스가 지난해 말 양산에 들어간 DX-M1은 평균 소비전력이 2~3와트(W) 수준이다. 딥엑스는 엔비디아의 엣지용 제품인 젯슨 오린 나노와 비교해 전력 효율은 20배, 연산 성능은 두 배라고 설명한다. 다만 이는 회사가 내놓은 수치로 제3자 검증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딥엑스는 애플과 시스코를 거친 김녹원 대표가 2018년 세운 팹리스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33억원이었고 올해 목표는 600억원이다. 현재 30여건, 670만달러(약 100억원)어치 발주를 받아 뒀고 350여개 기업과 기술 검증(PoC)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 데이터센터는 리벨리온, 현장은 딥엑스 KT가 국산 AI 반도체와 손잡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KT는 KT클라우드, KT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리벨리온에 누적 600억원 넘게 투자해 지분 13%가량을 갖고 있다. 리벨리온의 NPU '아톰'은 KT클라우드에서 상용 서비스로 돌아가고 있다. 리벨리온 아톰은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추론을 처리하는 서버용이고 딥엑스 DX-M1은 현장 단말에 박히는 엣지용이다. KT로서는 클라우드와 현장 양쪽에 국산 칩을 깔아 두는 셈이다. 통신망과 관제 플랫폼을 이미 갖고 있으니 칩과 단말만 붙이면 영상관제 사업 전체를 자사 인프라 위에 얹을 수 있다. 성제현 상무는 "이번 협약은 AI 반도체와 AI 엣지 기술, KT의 네트워크 및 AI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차세대 AI 영상분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고 말했다. KT는 앞으로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통·산업 안전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 확정된 것은 협약뿐이다. 장비 개발 일정과 투자 규모, 공급 물량, 출시 시점은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2026-07-31 16: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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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삼국지… 현대차 '몸·공장' vs 삼성 '두뇌·부품' vs LG '생활공간'
[경제일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는 로봇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올려놨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화면 안에서 답을 내놓는 기술이라면, 피지컬AI는 센서와 소프트웨어로 현실을 인식하고 로봇의 몸을 움직여 일을 수행한다. 승부는 시연 영상의 화려함보다 공장과 가정, 상업시설에서 얼마나 안전하고 싸게 반복 작업을 수행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세 그룹의 출발점은 다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본체와 자동차 양산 현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센서, AI 소프트웨어, 가전 생태계를 한데 묶을 수 있다. LG전자는 가정·상업·산업용 로봇을 스마트홈과 공조, 서비스망에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각각 ‘몸과 공장’, ‘두뇌와 부품’, ‘생활공간’을 선점한 셈이다. 공장부터 잡은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가장 먼저 실제 작업장을 로봇의 학습장으로 삼았다. 그룹은 지난 16일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 약 10%를 인수하는 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그룹 주주사들이 내부 의사결정과 승인 절차를 검토하는 단계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지분 인수가 완료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장기 투자와 사업전략, 향후 기업공개 가능성까지 더욱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며 로봇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핵심 자산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아틀라스를 부품 배열 작업에 투입하고, 2030년에는 부품 조립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고,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와 공급망 역량을 지원한다. 자동차를 수백만 대씩 생산해온 공정 설계와 품질관리 경험을 로봇 양산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강점이다. 자동차 공장은 작업 동선과 공정이 비교적 표준화돼 있어 휴머노이드의 성능과 안전성, 경제성을 검증하기에도 유리하다. 그룹 내부에서 먼저 사용해 데이터를 쌓은 뒤 외부 제조업체로 판매처를 넓히는 전략도 가능하다. 하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와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남아 있다. 로봇이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높은 도입비와 유지비를 상쇄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현장에서는 자동화가 고용을 줄일 수 있다는 노조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AI와 로봇의 생산라인 도입이 고용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가 넘어야 할 벽은 기술보다 원가와 노사 신뢰일 수 있다. 생태계로 승부 거는 삼성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대표이사 직속 ‘RX(Robotics eXperience)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서울R&D캠퍼스를 거점으로 로봇 전략과 핵심기술 개발, 사업화를 한 조직에 모으고 미국·중국·일본에도 연구 거점을 두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운영 방향을 포함한 로봇 전략을 맡았던 이동건 삼성전자 부사장이 로보틱스전략팀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제조현장용 휴머노이드에서 출발해 가정과 유통 공간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삼성의 강점은 로봇을 구성하는 생태계다. 삼성전자는 2024년 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로 늘려 최대주주가 됐고, 회사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설립한 회사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AI 반도체와 카메라·센서, 배터리, 디스플레이, 통신기술,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제조사업장을 디지털 트윈과 AI 에이전트, 작업용·물류용·조립용 로봇이 결합된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공장은 로봇을 시험하고 학습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대규모 실증장이 된다. 반도체부터 완제품과 플랫폼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도 경쟁사들이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약점은 조합의 복잡성이다. 부품과 기술이 많다고 완성도 높은 휴머노이드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삼성전자 내부 연구조직의 역할을 정리하고, 제조용 로봇 이후 어느 시장에서 돈을 벌 것인지 선명한 제품 전략을 내놔야 한다. 삼성의 승부처는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팔 수 있는 로봇’이다. 일상화 노리는 LG LG전자는 지난 1일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출범시켰다. 사업개발과 영업, 공급망, 생산 운영을 한 조직에 넣고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 전담 조직도 두기로 했다. 자회사 로보스타의 산업용 로봇, 베어로보틱스의 상업용 서비스 로봇, 자체 가정용 로봇을 세 축으로 삼는다. 로봇의 핵심 구동부품인 액추에이터도 60년 넘게 축적한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LG의 무기는 로봇이 일할 공간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는 가전과 씽큐 플랫폼, 상업시설에서는 서빙·배송 로봇, 산업현장에서는 스마트팩토리와 공조 솔루션을 연결할 수 있다. 삼성과 현대차가 범용 휴머노이드의 기술력과 제조현장 적용에 무게를 둔다면, LG는 정해진 공간에서 특정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로봇부터 매출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가정용 로봇을 가전 구독과 연결하거나 상업용 로봇을 유지보수 서비스와 묶는 방식도 LG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다. 반대로 세계적인 휴머노이드 브랜드와 대규모 양산 경험에서는 현대차보다 뒤처지고, AI 반도체와 센서의 수직계열화에서는 삼성에 미치지 못한다. 베어로보틱스와 로보스타, 가정용 로봇 조직을 하나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체계로 묶는 일도 과제다. 서비스 로봇이 일회성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유지보수와 구독, 데이터 사업으로 이어져야 수익성이 생긴다. 가정용 로봇 역시 높은 가격을 지불할 만큼 분명한 효용을 제공하지 못하면 일부 고소득층을 위한 틈새제품에 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AI의 최종 승자는 가장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든 기업이 아닐 수 있다”며 “실제 현장 데이터를 가장 많이 쌓고, 학습과 배치 시간을 줄이며, 고장과 사고의 비용을 낮춘 기업이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는 공장과 로봇의 몸, 삼성은 반도체와 AI 두뇌, LG는 가정과 상업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출발선에 섰다”며 “이제 경쟁은 로봇의 동작을 보여주는 무대에서 실제 고객의 작업장과 손익계산서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3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3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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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 신화' 현대차 DNA, 피지컬AI 기업으로…'로봇 사관학교' 도약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의 역사는 자동차 만드는 법을 익혀온 과정이었다. 1967년 현대자동차 설립 이후 포니의 독자 개발과 수출,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를 거치며 한국을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으로 끌어올렸다. 정몽구 명예회장 시기에는 품질경영과 부품 수직계열화를 통해 값싼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벗었다. 이와 같은 제조 DNA는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공장 밖으로 뻗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AI 데이터센터, 수소에너지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동차를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지능형 기계와 이를 훈련하는 산업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로 변신하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잔여 지분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연구실에서 고난도 동작을 보여주던 로봇을 실제 공장에 투입하고, 대량생산과 유지관리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DNA의 본질은 자동차라는 제품보다 복잡한 기계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세계 곳곳에서 동일한 품질로 운영하는 능력에 가깝다. 이 경험이 이제 피지컬 AI로 옮겨가고 있다. 자동차 공장이 ‘로봇 학교’로 현대차그룹이 로봇 경쟁에서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실제 제조현장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걷고 물건을 드는 시연만으로 상품이 되지 않는다.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움직이고, 반복 작업을 정해진 시간 안에 수행하며, 고장 없이 장기간 가동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를 구축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훈련하고 있다. 실제 공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부품을 집고 옮기며 작업자의 동작을 학습한 뒤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조지아 공장에서 부품을 순서에 맞게 분류하는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 더 복잡한 공정으로 역할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뿐 아니라 물류로봇 스트레치와 4족 보행로봇 스팟도 제조와 물류, 시설관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핵심은 데이터의 선순환이다. 로봇은 훈련센터에서 작업을 학습하고 공장에 투입된다. 현장에서 축적한 성공과 실패 데이터는 다시 훈련센터로 보내져 로봇의 판단과 동작을 개선한다. 세계 각지의 현대차·기아 공장이 거대한 로봇 학습장으로 바뀌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을 통해 공정 설계와 부품 조달, 품질관리, 작업자 안전, 설비 유지보수 능력을 축적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의 두뇌와 움직임을 제공한다면 현대차그룹은 로봇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양산·운영 체계를 제공한다. 현대모비스는 아틀라스의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공급에 참여하고, 현대글로비스는 물류현장을 제공할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공장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운영을, 현대제철은 로봇용 소재를 맡을 수 있다. 로봇 한 대가 그룹 계열사의 기술과 공급망을 연결하는 새로운 완성품이 되는 구조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술기업서 제조기업으로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뛰어난 로봇 기술로 유명했지만, 사업화와 수익성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난도 동작을 구현하는 기술과 수만대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잔여 지분까지 확보하는 것은 장기 투자와 사업전략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기술 개발과 공장 적용, 부품 조달, 생산시설 투자, 기업공개 가능성까지 그룹이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에 연간 수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아틀라스를 그룹 공장에서 먼저 사용한 뒤 외부 제조·물류기업으로 판매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첫 고객이 돼 초기 수요를 보장하고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는 과거 자동차 성장 방식과 닮았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과 계열사 공급망을 기반으로 생산경험을 쌓은 뒤 해외로 진출했다. 로봇 역시 그룹 공장에서 기술과 경제성을 검증하고 세계시장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도 높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가격이 비싸고 배터리 가동시간, 작업속도, 안전성 측면에서 인간 노동자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공장마다 작업환경이 달라 범용 로봇을 투입하더라도 추가 학습과 설비 변경이 필요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적자와 연구개발비도 부담이다. 로봇이 실제 생산성을 높이고 인건비와 산업재해를 줄인다는 점을 수치로 증명하지 못하면 대규모 투자는 그룹 재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완전 자회사화 과정에서 기업가치와 인수비용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다. 공장 밖으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생태계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전략은 로봇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팩토리, AI 데이터센터, 수소에너지를 하나의 산업체계로 연결하려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5만개의 최신 GPU를 기반으로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와 로봇, 공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해 자율주행과 로봇 제어, 생산 최적화에 활용한다. 가상공간에서 공장과 로봇을 미리 시험하는 디지털트윈 기술도 적용한다. 새만금에는 약 9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수소 생산시설, 태양광 발전, AI 수소도시를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로봇의 두뇌를 학습시키고, 제조단지에서 로봇을 생산하며, 재생에너지와 수소로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다. 자동차가 이동수단이라면 로봇은 사람의 노동능력을 확장하는 기계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에서 축적한 센서와 배터리, 모터, 제어, 소프트웨어 기술이 로봇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동 문제는 가장 민감한 변수다. 로봇이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면 산업재해와 노동강도를 줄일 수 있다. 반면 생산직 일자리를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대차 노조가 로봇 도입과 고용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협업하고, 유지보수와 훈련 등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로봇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고용 변화, 전환교육 계획을 투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DNA는 시대가 요구하는 제품을 대량생산 체제로 바꾸는 데 있다”며 “포니를 수출상품으로 만들었고, 품질경영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올라섰으며, 전기차 시대에는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공장을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같은 방식을 로봇에 적용하려 하고 있고, 이는 기술기업이 만든 로봇을 자동차산업의 공급망과 공장, 품질관리 체계에 올려 실제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세계 최초의 로봇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넘어 로봇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가장 잘 사용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지가 다음 승부처”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8 08: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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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100% 품는다…피지컬 AI 속도전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일본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로보틱스 사업 주도권을 한층 강화한다. 완전 자회사 체제를 구축해 투자와 사업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제조 현장 투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2020년 계약에 따라 보유 중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9.65%에 대한 풋옵션(보통주 매도청구권)을 최근 행사했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내 주주사들은 계약에 따라 지분 인수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지분은 현대차 28%, 정의선 회장 22.6%, 기아 17.2%, 현대모비스 11.3%,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구성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분 인수가 단순한 지분 확대를 넘어 로보틱스 사업 추진 체계를 한층 단순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장기 로보틱스 전략에 맞춰 투자 협력 확대를 검토해온 만큼 향후 사업 실행과 투자 결정 속도를 높여 피지컬 AI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룹은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비전으로 제조 혁신과 글로벌 로봇 생태계 구축, AI·에너지·로보틱스가 결합된 미래 산업 생태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로봇을 사람을 대체하는 기계가 아닌 인간과 함께하는 파트너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 아래 안전성과 품질을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공정별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028년에는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먼저 적용해 운영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공정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가 향후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는 현재 30조원 이상으로 거론되며, 현대차그룹이 인수를 완료했던 2021년 당시 평가액보다 크게 높아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해 초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상장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인 로보틱스 전략의 일환으로 보스턴다이나믹스에 대한 투자 협력 확대를 검토해 왔다”며 “이번 지분 인수를 계기로 사업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를 높이고,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함께 로보틱스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2026-07-16 14: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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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의 승부처…휴머노이드보다 부품·데이터·인력
[경제일보] 세계 주요국이 휴머노이드 개발과 양산 경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 전략을 선택했다. 완성형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 산업용 AI 로봇 확산과 핵심 부품, 데이터, 전문인력을 먼저 확보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HD현대로보틱스,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제조 AI와 산업용 로봇, 핵심 부품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한 한국식 피지컬 AI 전략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中은 양산 경쟁, 韓은 제조 혁신…피지컬 AI 전략 차별화 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피지컬 AI를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3M 전략’을 발표했다. 제조업 AI 전환(M.AX), 핵심 요소기술 확보(Master), 양산 체계 구축(Mass Production)을 세 축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로봇을 매년 1000대 이상 보급하고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10대 업종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액추에이터와 로봇손, 센서 등 핵심 부품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향후 5년간 AI 로봇 전문인력 1만명을 양성하는 한편 새만금을 로봇 파운드리와 부품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가 제조업 중심 전략을 선택한 것은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피규어AI 등을 앞세워 범용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유니트리와 유비테크, 애지봇 등을 중심으로 양산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연구개발부터 실증, 생산시설 구축까지 전방위 지원에 나서면서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생산량 경쟁보다 제조 혁신에 무게를 뒀다. 중국과 같은 규모의 양산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자동차와 조선, 반도체, 전자 등 주력 제조업에 AI 로봇을 먼저 적용해 기술을 검증하고 산업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략이다. 제조 공장은 반복 작업과 위험 공정, 품질 검사, 물류 자동화 등 피지컬 AI를 실제로 적용하고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와 달리 AI 모델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액추에이터와 감속기, 센서, 로봇핸드 등 핵심 부품의 성능이 작업 정확도와 생산성을 좌우하고, 제조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는 AI의 판단과 제어 능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여기에 로봇 설계와 인공지능, 제조 공정을 함께 이해하는 융합형 인력이 뒷받침돼야 기술을 실제 산업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개별 휴머노이드보다 핵심 부품과 제조 데이터, 산업 현장을 얼마나 먼저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들도 제조 AI와 산업용 로봇, 핵심 부품, 데이터 플랫폼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구체화하며 피지컬 AI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 공장 순찰부터 구동계 국산화까지…기업들 현장 검증 속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조 현장을 피지컬 AI 기술의 실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으로 도입돼 설비 순찰과 안전 점검을 수행하고 있으며, 열화상 카메라와 3차원(3D) 라이다(LiDAR) 등을 활용해 설비 이상과 화재 위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 ‘모베드’도 공장 물류와 자재 운반 등 제조 현장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현장에서 검증한 로봇 운영 기술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대 적용하며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을 실제 제조 공정에 맞게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산업은행과 사모펀드로부터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피지컬 AI 기반 기술 개발과 해외 시장 확대, 전문 인력 확보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조선소 용접 자동화를 시작으로 가공과 조립, 검사, 물류 등 제조 공정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며 산업용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생산라인에서 축적한 설비·공정·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 최적화와 설비 이상 감지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를 외부 제조기업에 공급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제조 AI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며 공장 운영 노하우를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으로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부품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로보티즈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와 로봇핸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가 결합된 부품으로 로봇의 힘과 속도, 정밀도를 결정하는 핵심 장치다. 자체 구동계 기술을 앞세워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글로벌 로봇 기업과 협력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경쟁은 범용 로봇 개발보다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 시장에서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기술을 검증한 기업들이 산업별 확산 과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26-07-06 17: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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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정부, 피지컬AI 3년 승부수 던졌다
[경제일보] 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피지컬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세운다. AI 연산 인프라를 대규모로 확충하고 제조·로봇·안전·돌봄 현장에 적용되는 피지컬AI를 전략 산업으로 키워 글로벌 경쟁 구도에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2035년까지 총 18.4기가와트(GW) 규모의 AIDC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2029년까지 8.4GW에 해당하는 550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예정됐다”며 “이후 2035년까지 10GW를 추가해 총 18.4GW, 1000조원이 넘는 투자를 대한민국에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계획은 AI 경쟁이 모델 개발을 넘어 전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네트워크를 묶는 인프라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서버 시설이 아니라 국가 전력망과 산업 입지를 함께 바꾸는 전략 자산이 됐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별 AIDC 구축을 통해 지역 산업 기반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전력과 용수, 송전망, 냉각 설비다. 18.4GW는 단순 건물 투자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전력 공급 계획과 재생에너지 조달, 계통 보강,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지역 주민 수용성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피지컬AI도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승부처다. 배 부총리는 “피지컬AI 1강이 되기 위해 앞으로의 3년이 골든타임”이라며 “정부는 피지컬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피지컬AI는 로봇이 정해진 명령만 수행하는 기존 자동화와 다르다. 센서와 데이터로 상황을 인식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하며 실제 물리 환경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AI 기술이다. 정부가 한국의 가능성을 보는 이유는 제조 기반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로봇 부품 생태계가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 AI 모델과 제조 현장 데이터를 결합하면 생산성 향상과 산업 안전, 고령화 대응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배 부총리는 피지컬AI로 주력 산업 생산성을 20% 높이고 가정 내 로봇과 안전돌봄, 지역경제 활성화, 산재사망 제로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병목은 데이터다. 생성형 AI는 인터넷과 문서, 코드 등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학습했지만 피지컬AI는 로봇이 현실에서 움직이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배 부총리는 생성형 AI가 10만년 규모의 데이터를 확보한 데 비해 피지컬AI 데이터는 1만시간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 데이터와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합성 데이터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테크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피지컬AI가 실제 세계에서 작동하려면 로봇 자체의 디지털트윈과 세계를 이해하는 월드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코스모스(Cosmos)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을 공개했다. 메타와 구글, 로봇 AI 스타트업들도 월드모델과 범용 로봇 지능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이 3년을 골든타임으로 보는 이유도 이 경쟁이 아직 완전히 고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월드모델 기반 범용 피지컬AI 파운데이션 모델을 3년 안에 구축하고 이후 농업, 제조, 안전돌봄 등 분야별 특화 모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범용 모델, 월드모델, 네트워크 보안 등 풀스택 국산화도 추진한다. 성공하면 피지컬AI 플랫폼 자체가 수출 산업이 될 수 있다. 한편 남은 과제는 선언보다 무겁다. AIDC는 전력망 없이 서지 못하고 피지컬AI는 현장 데이터 없이 움직일 수 없다. 정부가 숫자로 제시한 1000조원 투자와 3년 로드맵은 산업계의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부처별 계획을 넘어 전력, 반도체, 로봇, 제조 데이터를 한 체계로 묶는 실행력이다. AI의 다음 전장은 화면 안이 아니라 공장과 병원, 농장과 가정이다. 그 물리적 세계에서 성과를 증명할 때 한국의 AI 전략도 비로소 산업 전략이 된다.
2026-06-29 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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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자문기구 "AI 전환, 성장만으론 부족…혁신·포용 국가전략 필요"
[경제일보]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인공지능(AI) 전환 시대의 국가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AI가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고용과 교육, 지역 격차를 동시에 흔드는 만큼 혁신과 포용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국민경제자문회의는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AX 도전과 대응: 혁신·성장·포용을 위한 국가전략’을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양 자문회의는 AI 전환 경쟁력 확보와 포용적 전환을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개회사에서 “AI가 기업과 산업, 교육과 고용을 비롯한 사회 전반과 일상에 깊이 결합하고 있다”며 “기회와 격차 문제를 함께 살피고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확산을 새로운 기회로 봤다. 그는 제조 경쟁력과 데이터, 디바이스 역량을 바탕으로 AI 풀스택 전략을 구축하고 국가 차원의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모델만이 아니라 반도체와 클라우드, 네트워크, 제조 현장 적용까지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정부와 산업계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축사를 통해 AI 전환기 미래 전략 확보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첫 세션에서는 제조 피지컬 AI 도입 전략과 AX 산업 생태계 강화가 논의됐다. 장영재 KAIST 교수는 AI가 정보기술 시스템 중심을 넘어 센서와 통신장비, 데이터 인프라가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형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 분야를 기반으로 한 AX 혁신과 ‘다크 팩토리’ 턴키 수출 전략도 제안했다. 피지컬 AI는 AI가 현실 세계의 설비와 로봇, 제조 공정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기술 흐름이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업과 결합할 경우 생산성 향상과 공정 자동화, 스마트팩토리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핵심 소프트웨어와 운영체계를 해외 기술에 의존하면 제조 경쟁력의 부가가치가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용현 LG유플러스 부사장은 소버린 AI 생태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내 자체 스택이 갖춰지지 않으면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망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디바이스, AI 모델을 국내 산업 생태계 안에서 연결해야 실질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과 노동시장 재설계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류근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AI 확산이 노동수요를 숙련 수준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재편하는 ‘스킬 축 J커브’ 구조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형 교육체계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AI 교육 확대와 격차 해소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애주기형 맞춤형 AI 교육체계를 구축해 학생과 재직자, 고령층이 각자의 수준에 맞게 AI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AI 전환이 특정 계층의 기회로만 작동하지 않도록 교육 접근성을 넓혀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심포지엄은 AI 정책의 초점이 기술 개발에서 산업 구조와 노동, 교육, 포용 전략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가 확산되면 기업의 업무 방식과 제조 현장, 고용 구조는 빠르게 바뀔 수밖에 없다. 국가 전략도 모델 개발이나 규제 완화에 머물 수 없다. 양 자문회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정책 제안과 현장 의견을 향후 대통령 자문과 정책 제언 과정에 반영하고 후속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AI 전환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산업 의제가 아니다. 한국이 제조와 데이터, 인재 기반을 실제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기술 투자와 교육 개편, 산업 생태계 전략을 같은 속도로 추진해야 한다.
2026-06-25 1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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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독자 AI, 철강·자동차 부품 공장 들어간다…제조 현장 '베테랑 노하우' 학습
[경제일보]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조 현장에 적용한다. 고객 상담이나 업무 보조를 넘어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장의 오류 대응과 공정 관리에 AI를 접목하는 시도다. SKT는 철강 제조 기업 KG스틸과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 코넥과 각각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현장 실증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SKT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조업에 적용하는 첫 사례다. SKT는 지난 4월부터 KG스틸과 코넥이 보유한 공정 오류 분석 보고서와 사고 보고서, 장비 매뉴얼, 설비 로그 등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독자 모델 ‘A.X K1’을 활용한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데모 버전을 개발했다. A.X K1은 5190억개 매개변수를 갖춘 초거대 언어모델이다. 공개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A.X K1은 필요한 전문가 모델 일부만 활성화하는 MoE 구조를 적용했다. 전체 모델 규모는 크지만 추론 과정에서는 약 330억개 매개변수만 활성화된다. SKT는 이 구조가 산업 현장에서 효율적인 추론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실증은 하반기부터 진행된다. KG스틸 당진공장의 냉간 압연 라인과 코넥의 주조·가공 공정에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데모 버전이 적용된다. 두 회사는 제조 공정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고 SKT는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성능과 추론 속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제조업은 AI 도입이 쉽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공장에는 데이터가 많지만 설비 로그와 품질 기록, 작업자 메모가 공정별로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숙련공의 판단과 경험에 의존하는 업무도 적지 않다. 베테랑의 은퇴나 이직이 현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T가 주목하는 지점은 현장 노하우의 디지털 자산화다. 작업자가 과거 오류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어떤 매뉴얼을 확인했는지, 조치 순서는 어땠는지를 AI가 학습하면 같은 지식을 다른 작업자와 공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특정 숙련자에게 머물던 경험을 조직 전체의 운영 자산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피지컬 AI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실제 물리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로봇과 설비를 통해 행동하는 기술 흐름을 뜻한다. 엔비디아는 2025년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오픈 파운데이션 모델 GR00T N1을 공개했다. 글로벌 제조 기업들도 디지털 트윈과 로봇 자동화, 공정 최적화를 결합하며 AI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도 철강과 자동차, 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AI 기반 비전 검사와 예지보전, 스마트팩토리 고도화가 진행돼 왔다. 다만 기존 사례가 특정 공정의 자동화와 효율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 실증은 언어모델 기반 에이전트가 보고서와 매뉴얼, 설비 데이터를 함께 읽고 현장 판단을 돕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안은 상용화의 핵심 조건이다. 제조 데이터에는 설비 조건과 생산 노하우, 품질 이슈가 담겨 있어 외부 반출 부담이 크다. SKT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클라우드뿐 아니라 폐쇄형 온프레미스 환경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내부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면 제조 현장의 보안 우려를 낮출 수 있다. SKT는 실증 과정에서 확보한 제조 데이터를 현재 개발 중인 A.X K2 모델 학습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실증 완료 후에는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의 상용화와 도입을 검토한다. 필요할 경우 후속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석근 SKT AI CIC장은 “보안이 중요한 제조 현장에는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효과적인 해법”이라며 “KG스틸, 코넥과의 협력을 시작으로 제조업의 AI 전환을 앞당기고 적용 사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조 AI의 평가는 실증 현장에서 갈릴 전망이다. 답변을 잘하는 모델보다 중요한 것은 오류 조치 시간을 줄이고 품질 문제를 빠르게 잡아내는 성과다. SKT의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가 공장 안에서 실질적 효율을 입증한다면 독자 AI 모델의 활용처는 국방과 제조를 넘어 금융, 공공, 의료 등 보안이 중요한 산업으로 넓어질 수 있다.
2026-06-25 09: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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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피지컬 AI '1강' 승부수…논의형 얼라이언스 실행형으로 바꾼다
[경제일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 민관 협력 체계를 ‘논의형’에서 ‘실행형’으로 전환한다. 생성형 AI 경쟁이 화면 안의 언어모델을 넘어 로봇, 제조, 국방, 의료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AI로 확장되자 정부가 데이터 확보부터 현장 적용까지 이어지는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서울에서 열린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 출범식에서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1기가 탐색전이었다면 이제는 승부를 볼 때”라며 “AI 3강을 넘어 피지컬 AI 1강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배 부총리와 정동영·최형두·황정아 국회의원,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 산학연 및 관련 협·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1기를 출범시킨 뒤 산업 현장의 수요와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정책 과제를 논의해 왔다. 2기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정책 제언과 협의 중심이던 1기 체계를 실제 기술개발, 산업 적용, 표준화, 보안·안전, 운영으로 이어지는 실행형 협력 구조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과기정통부는 2기 얼라이언스를 ‘K-피지컬 AI 풀스택 확보 및 산업 현장 구축·확산을 위한 피지컬 AI 토탈 솔루션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 데이터 없으면 현장 AI도 없다…풀스택 확보가 관건 배 부총리는 피지컬 AI 경쟁의 출발점으로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그는 “데이터 확보 체계를 갖춰야 선제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며 “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합성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해둬야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AI 모델을 잘 만드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현실의 물체를 인식하고, 움직임을 예측하고, 로봇이나 장비가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 과정에는 산업 현장 데이터, 센서, 로봇, AI 반도체, 컴퓨팅 인프라, 소프트웨어 플랫폼, 보안·인증 체계가 함께 필요하다. 정부가 풀스택을 강조하는 이유다. 과기정통부는 국산 AI 반도체, AI 모델, 소프트웨어, 로봇·센서, 컴퓨팅 인프라를 연결해 외산 솔루션 의존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빅테크 모델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국내 로봇·부품 산업까지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조준희 KOSA 회장은 “피지컬 AI 영역에서 각 분야가 개별 대응에 그치면 글로벌 기술 질서 속에서 산업 경쟁력과 생태계 주도권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 플랫폼 전환기에 겪었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10대 분과를 3대 체계로 재편…액션 그룹으로 과제 발굴 운영 체계도 대폭 바뀐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10대 분과를 3대 핵심 대분과로 간소화했다. 5대 생태계 분과와 5대 도메인 분과로 나뉘었던 구조를 △K-피지컬 AI 풀스택 분과 △버티컬 산업 브릿지 분과 △기반 거버넌스 분과로 재편했다. K-피지컬 AI 풀스택 분과는 기술 자립을 맡는다. AI 반도체, 모델, 로봇·센서, 컴퓨팅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역할이다. 버티컬 산업 브릿지 분과는 제조, 물류, 농업, 의료, 국방, 행정, 재난안전 등 산업 수요와 기술 공급을 잇는다. 기반 거버넌스 분과는 표준, 보안, 인증, 안전 체계를 담당한다. 각 분과 아래에는 액션 그룹을 둔다. 단순 회의체가 아니라 실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구체화하는 실행 단위다. 정부 지원과 민간 기술, 산업 현장 수요를 하나의 과제로 묶어 실증과 확산까지 끌고 가겠다는 취지다. 참여 협·단체도 확대됐다. 한국AI·SW산업협회, 한국피지컬AI협회, 한국AI·로봇산업협회, 제조혁신피지컬AI협회,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6G포럼, AI 네트워크 얼라이언스 등 12개 협·단체가 참여한다. ◇ 제조 넘어 의료·국방·재난으로…M.AX와도 연계 과기정통부는 피지컬 AI 적용 대상을 제조에만 묶어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물류, 농업, 의료, 국방, 행정, 재난안전 등 여러 분야의 수요를 발굴하고 공급 기업과 연결한다. 산업 현장에 AI를 설치하고 운영한 뒤 그 과정에서 나온 데이터를 다시 기술 개발로 환류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조 분야에서는 산업통상부의 M.AX 얼라이언스와 협력한다. M.AX는 제조 AI 전환을 목표로 데이터 공동활용, 로봇·자동차·팩토리 분야 AI 모델 개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다크팩토리 기술 확보 등을 추진해 온 민관 플랫폼이다. 피지컬 AI 얼라이언스가 기술과 생태계 축을 맡고 M.AX가 제조 현장 실증과 확산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피지컬 AI 기업들의 기술 시연도 진행됐다. 리얼월드는 두 대의 로봇이 협동해 마우스를 포장하고 지정된 위치에 배치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마음AI는 월드모델 기반 AI 학습부터 온디바이스 실행, 완제품 로봇 적용으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구현 흐름을 소개했다. 한편 피지컬 AI는 한국 AI 전략의 다음 시험대다. 언어모델 경쟁에서는 데이터와 컴퓨팅, 플랫폼 주도권이 빅테크에 집중됐다.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AI 경쟁은 조금 다르다. 반도체, 제조, 로봇, 통신망, 데이터센터, 보안, 현장 운영 능력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한국이 가진 산업 기반을 AI와 결합할 수 있다면 추격자가 아니라 특정 분야의 선도자가 될 여지도 있다. 성패는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 달려 있다. 얼라이언스가 또 하나의 회의체로 끝나면 피지컬 AI 1강 구호는 산업계에 남지 않는다. 공장의 불량을 줄이고 물류의 병목을 풀고 국방과 재난 현장에서 사람의 위험을 낮추는 실제 사례가 쌓여야 한다. 피지컬 AI의 승부는 모델 성능표가 아니라 현실의 작업장에서 판가름 난다.
2026-06-19 18: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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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부터 로봇까지…LG CNS·두산 '산업 AX 동맹'
[경제일보] LG CNS가 두산과 손잡고 인공지능(AI), 로봇,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을 아우르는 산업 인공지능 전환(AX) 사업 확대에 나선다. 양사가 보유한 정보기술(IT)과 제조 역량을 결합해 제조 현장 중심의 AI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LG CNS는 전날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본사에서 두산과 'AX·RX·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등 신사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에는 현신균 LG CNS 사장과 유승우 두산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양사는 협약 체결 후 1개월 이내에 사업협력추진체를 구성하고 세부 협력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AI와 로봇,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사업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은 단순 기술 교류를 넘어 제조 현장 중심의 AX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협력으로 분석된다. 최근 기업들의 AI 도입이 챗봇이나 업무 자동화 수준을 넘어 생산 공정과 설비 운영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제조 AX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 CNS는 최근 기업용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기업용 에이전틱 AI 플랫폼인 '에이전틱웍스'를 앞세워 기업들의 업무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으며,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사업도 주요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두산은 발전과 에너지, 첨단소재, 로봇 등 다양한 산업 분야 사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 기술을 검증하고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LG CNS의 AI 기술력과 두산의 제조·산업 역량이 결합될 경우 다양한 실증 사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우 두산 사장은 "첨단소재, 에너지 분야에서 쌓아온 두산의 고도화된 기술력과 LG CNS의 AX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며 "데이터센터부터 로봇, AI까지 아우르는 이번 협력으로 양사의 미래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우선 AX 분야에서 LG CNS의 에이전틱웍스를 기반으로 두산의 AI 경쟁력 강화와 사업 로드맵 수립을 추진한다.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를 제조 현장과 기업 운영 전반에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로봇을 활용한 산업 혁신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다. 최근 제조업계에서는 반복 작업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산업용 로봇과 AI 기술을 결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양사의 협력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도 주요 협력 분야로 꼽힌다. LG CNS는 자사가 보유한 클라우드 전환 및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을 바탕으로 두산의 IT 인프라 고도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두산이 보유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LG CNS 데이터센터 사업에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제조 AX 분야에서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제조 설비 운영 효율화도 추진한다. 실제 설비와 동일한 가상 환경을 구축해 운영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예측 정비를 수행함으로써 생산성과 안정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친환경 모빌리티를 활용한 물류 사업 협력도 추진된다. 양사는 물류 운영 효율화와 친환경 전환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LG CNS가 보유한 독보적인 AX·RX 역량을 두산이라는 강력한 파트너의 기술력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제조 현장의 AI 설비 예측부터 로봇을 활용한 산업 혁신까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는 협력 성과를 빠르게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2026-06-19 09: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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