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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네이버 주주로 올라선다…14조원 AI 팩토리 승부수
[경제일보] 네이버가 엔비디아를 전략적 주주로 맞아들이고 글로벌 투자사 브룩필드와 손잡으며 초대형 인공지능(AI) 팩토리 사업을 실행 단계로 옮긴다. 검색·광고·커머스 중심의 사업 구조를 GPU와 데이터센터, AI 플랫폼을 공급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하는 승부수다. 네이버는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0억달러, 약 1조4809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엔비디아는 신주 724만1564주를 받아 네이버 지분 약 4.5%를 확보한다. 납입 예정일은 10월30일이며 신주는 1년간 보호예수된다. 네이버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22년 만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보다 엔비디아를 AI 팩토리 사업의 공동 이해관계자로 끌어들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엔비디아는 GPU 공급사를 넘어 네이버의 전략적 주주가 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술과 수요, 자본을 결합한 ‘AI 컴퓨트 파트너십’ 체결도 엔비디아와 논의하고 있다. 브룩필드와는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GPU·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 다만 90억달러가 네이버에 직접 투입되는 현금은 아니다. 브룩필드를 독점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방식으로 인프라를 조달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앞서 공개된 합의도 최대 90억달러를 대상으로 한 비구속적 조건합의다. 엔비디아의 투자금 납입 역시 네이버가 AI 팩토리 확장에 필요한 90억달러 이상의 자금조달 약정을 증명한 뒤 진행되는 조건부 구조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의 전체 규모는 100억달러에 달하지만, 엔비디아의 10억달러 지분 투자와 브룩필드가 주선할 최대 90억달러의 인프라 금융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 55MW 규모의 글로벌 AI 팩토리 가동을 시작하고 2028년까지 200MW로 확대할 계획이다. 200MW 시설에는 엔비디아 블랙웰과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을 포함해 약 10만개의 GPU가 투입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를 1GW급 소버린 AI 인프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경쟁력의 바탕은 데이터센터 ‘각 세종’과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X, 기업용 AI 서비스를 연결한 풀스택 운영 경험이다. GPU 임대에 그치지 않고 모델 개발과 학습, 추론, AI 에이전트 구축까지 통합 제공해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중동의 소버린 AI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주주가치 제고책도 병행한다. 네이버는 약 1조원 규모의 자사주 490만1094주를 8월3일 소각한다. 전체 발행주식 수를 줄여 엔비디아 대상 신주 발행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자사주는 기존에도 의결권과 배당권이 없었던 만큼 신규 주식 발행에 따른 경제적 희석을 완전히 상쇄하는 것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냉각, 변전소, GPU 교체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네이버가 제시한 2027년 매출 창출 목표도 장기 고객계약과 전력망 확보, 인허가, 브룩필드와의 최종 계약이 예정대로 진행돼야 현실화할 수 있다. 엔비디아 의존도와 빠른 GPU 세대교체에 따른 투자 부담도 관리해야 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엔비디아와 브룩필드의 투자는 네이버 미래 성장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AI 팩토리 고객사 유치도 속도감 있게 마무리해 네이버가 글로벌 AI 인프라 분야의 주요 기업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그간 축적해 온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과 노하우를 글로벌 무대로 확장할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며 “국가와 집단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AI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자본과 엔비디아의 컴퓨팅 생태계에 자체 데이터센터·클라우드·AI 모델을 결합해 2027년부터 AI 팩토리 매출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고객 확보와 인프라 구축이 계획대로 이어진다면 이번 협력은 네이버가 국내 포털을 넘어 글로벌 소버린 AI 인프라 사업자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2026-07-27 10: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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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뒷전?" 보령, 우주에 쏟아부은 1000억…주주들은 '한숨'
[경제일보] 보령(대표 김정균)이 우주 사업에 1000억원 넘는 돈을 쏟아붓는 사이, 정작 제약사 본연의 경쟁력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되고 배당은 쪼그라들었다. 투자한 기업에서는 대규모 감원 소식까지 전해졌다. 오너 3세 김정균 보령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우주 베팅'이 회사의 미래를 밝힐 성장 로켓이 될지, 아니면 주주들의 돈을 우주로 날려보내는 재무 블랙홀이 될지를 두고 시장의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보령은 2022년 이후 미국 민간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7%를 확보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30년 퇴역한 이후를 겨냥해 민간 우주정거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 회사다. 보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4년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했고,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에도 250억원을 추가로 밀어넣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우주 관련 투자 건수는 총 11건, 누적 금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 모든 투자를 진두지휘한 인물이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다.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인 김 대표는 2019년 우주센터를 방문한 경험을 계기로 '우주 헬스케어'라는 비전에 꽂혔다고 알려져 있다. 2022년 취임 직후 사명에서 '제약'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액시엄 스페이스 이사회에 직접 이름을 올렸다. 1000억원이 넘는 회사 자금을 우주에 베팅하는 이 결단이 사실상 김 대표 한 사람의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따갑다. 그런데 성적표가 초라하다.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보령이 보유한 액시엄 스페이스 주식의 취득원가는 약 800억원이지만 공정가치는 713억원에 불과하다. 누적 평가손실만 87억원에 달한다. 비상장 기업인 만큼 향후 기업가치가 더 흔들릴 경우 추가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작법인의 실적은 더 참담하다. 1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브랙스스페이스는 2024년 한 해 동안 1307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0억을 넣어 1년에 1000만원 남짓을 번 셈으로,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사업 성과라기보다 연구·기획 단계에서 발생한 일회성 수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대상 기업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액시엄 스페이스는 자금난으로 직원 100여 명을 해고하고 임금도 20% 삭감했으며, 우주정거장 개발 관련 핵심 연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령이 800억원을 믿고 맡긴 파트너 기업이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 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영진 교체도 이어지면서 투자 회수 시점과 수익성에 대한 가시성은 더욱 흐릿해졌다. 수익 모델에 대한 물음도 여전히 답이 없다. 우주 사업의 수익 경로를 묻는 시장의 질문에 김 대표는 "투자나 인수합병(M&A) 기회를 검토 중"이라며 "성과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진출 초기에는 "언제 이익이 날지, 이익 규모가 얼마나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믿고 기다려주면 만들어내겠다"고도 했다. 수년이 흐른 지금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구체적인 답은 없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연간 수십조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면서 우주 연구를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는 것과 달리, 보령의 우주 투자는 기업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화이자나 머크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우주 연구는 수십 개의 파이프라인 중 하나일 뿐이지만, 보령에게 우주는 사실상 미래 전략의 핵심 축이 됐다. 매출 규모나 연구개발 역량에서 비교 자체가 어려운 국내 중견 제약사가 우주 헬스케어 시장의 '선도자'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주주들의 부담은 이미 현실이 됐다. 보령은 지난해 11월 김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란 기존 주주가 아닌 특정 대상에게만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보령파트너스는 보령 지분 20.85%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김 대표 측의 경영 지배력은 한층 공고해졌지만, 기존 주주들은 자신의 지분 가치가 저절로 줄어드는 희석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우주 사업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김 대표 일가의 지분을 늘려주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주주환원 정책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했고,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같은 조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우주에 쏟아붓는 동안 정작 주주들에게 돌아오는 몫은 사실상 없었다는 얘기다. 한 소액주주는 "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주는 좋은데, 주주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제약 본업의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과 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 중인 우주 사업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우려를 낳고 있다. 카나브 등 기존 제품군이 실적을 받쳐주고 있는 동안, 시장이 기대하는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걸린다. 사명에서 '제약'을 떼어낸 회사가 제약사로서의 핵심 경쟁력은 어떻게 유지하겠다는 건지, 그에 대한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판단에 대한 비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주 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제약사로서 연구개발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 파트너 기업이 직원 감원과 임금 삭감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추가 자금 투입까지 검토한다는 건 주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2019년 휴스턴 우주센터에서 품었다는 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꿈의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은 주주들이다. 보령이 우주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지구에 남겨진 주주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26-03-25 16:1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