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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건설, 혹서기 현장 근로자 위한 푸드트럭 운영 外
[경제일보] 대방건설은 지속되는 폭염 속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푸드트럭을 운영했다고 24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수원이목, 인천영종 등 전국 14개 건설현장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해 현장 근로자들에게 시원한 컵빙수를 전달했다. 이번 행사는 무더위 속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하고 온열질환을 예방해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안전·보건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방침에 따라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현장 중심의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감성안전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감성안전 캠페인은 기존의 규제·지적·제재 중심의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근로자의 공감과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안전문화 활동이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이번 푸드트럭 행사가 무더위에 지친 현장 근로자들에게 잠시나마 활력을 전하고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며 “근로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현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영그룹, 창신대학교 AI 실무인제 양성…디노코어와 산학협력 부영그룹은 창신대학교가 AI 전문기업 디노코어와 ‘AI 전문인력 양성 및 산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AI 인재 양성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경남 창원에 구축 예정인 방산 전용 AI 데이터센터(AIDC)와 지역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AI·데이터·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분야의 실무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양 기관은 창신대학교의 교육 인프라와 디노코어의 AI 기술 및 산업 현장 경험을 연계해 실무 중심의 산학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창신대학교와 디노코어는 △AI·데이터·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분야 전문인력 양성 △창신대학교 내 관련 교육과정 개설 및 운영 △산업 수요를 반영한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 △우수 인재 발굴 및 취업 연계 △장학금 지원 △산학 공동연구 및 기타 산학협력 사업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또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하는 창신대 방산AI융합학과는 관련 분야의 교육과정을 개설한다. 재학생과 재직자를 대상으로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창신대는 교육과정 운영과 학사 지원, 우수 교육생 발굴 및 취업 연계를 위한 행정적·교육적 지원을 담당한다. 디노코어는 AI 기술과 산업 현장 경험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AI 솔루션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 관련 기술을 활용한 교육·실습 환경 구축에 협력한다. 실무 프로젝트와 산업 현장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 산학 공동연구 등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부영그룹 창신대학교 관계자는 “AI·데이터·클라우드 분야는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핵심 분야다”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실무 역량을 갖춘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학생들이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정수 디노코어 대표이사는 “AI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즉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AI 기술과 산업 현장 경험을 교육에 접목해 우수 인재 양성, 취업 연계, 산학 공동연구 등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해안건설, 송파 대표 대단지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설계사 선정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는 서울 송파구의 대표 대단지인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사업의 최종 설계사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호텔파크하비오에서 열린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제2차 주민총회에서 해안건축은 전체 투표수 중 2004표(72.2%)를 얻어 최종 설계자로 확정됐다. 이번 결선투표는 지난 6월 29일 열린 제1차 주민총회에서 과반 득표 업체가 나오지 않으면서 진행됐다. 해안건축은 1차 총회에서 최다 득표를 기록한 데 이어 결선투표에서도 소유주 다수의 선택을 받으며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설계권을 확보했다. 올림픽훼밀리타운은 올림픽선수기자촌, 아시아선수촌과 함께 송파구를 대표하는 ‘올림픽 3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상징적인 단지다. 이번 재건축 사업을 통해 기존 4494가구에서 67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해안건축은 이번 사업에 자산가치·조경·교통·공간·인프라 등 다섯 가지 특권과 푸른 숲을 조합한 ‘펜타포레’를 핵심 콘셉트로 선보이며 소유주의 실익과 주거 품격을 동시에 잡을 맞춤형 주거 솔루션을 제안했다. 설계안의 핵심은 단지 중앙을 유기적으로 관통하는 약 7만 평 규모의 초대형 선형 대공원 ‘펜타포레가든’이다. 이를 통해 전 세대 영구 공원 파노라마 조망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5개 테마 가든과 9km 산책로를 구축했다. 해안건축 관계자는 “송파를 대표하는 상징적 대단지인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의 설계사로 선정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소유주 다수의 선택을 받은 만큼 자산가치, 주거 쾌적성, 사업 안정성을 함께 높이는 설계로 송파를 대표하는 새로운 주거 랜드마크를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4 15: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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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美 통신·AI 시장 공략…협력사 6곳 수출길 연다
[경제일보] KT가 미국 통신·네트워크 시장을 협력사들의 새로운 수출 무대로 삼는다. 단순 전시 참가를 넘어 통신·AI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현지 바이어 발굴과 사업 기회 확보를 지원하면서 협력사의 해외 매출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19일 KT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뮤직시티센터에서 현지시간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ISE EXPO 2026'에 처음 참가하고, 전시장 내 'KT글로벌상생성장관'을 마련해 통신·AI 분야 협력사 6곳의 북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ISE EXPO는 통신·네트워크·AI 등 ICT 인프라를 주요 주제로 하는 전문 전시회다. 글로벌 통신·네트워크 기업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바이어들이 참여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북미 시장에서 기술과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KT는 이번 전시회에 협력사와 함께 참가해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KT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전시회 지원을 위해 약 15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선호 지역과 전시회에 대한 수요를 조사하고 수출 가능성과 산업별 전문성 등을 고려해 참가 기업과 전시회를 선정했다. 이번 ISE EXPO에는 용진일렉콤, 고려오트론,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 클리카, 래블업, 아드리엘 등 6개사가 참가하며, 참가 기업의 사업 분야도 통신 장비부터 AI까지 다양하다. 용진일렉콤은 RF 통신 커넥터를, 고려오트론은 FTTH·PON 광통신 부품을 선보인다.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은 AI 기반 농업용 자동관리·수확 로봇을, 클리카는 온디바이스·엣지 기반 AI 최적화 솔루션을 출품한다. 래블업은 가상화 기반 GPU 통합 AI 인프라 플랫폼을, 아드리엘은 AI 기반 마케팅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플랫폼을 소개한다. 통신 인프라 부품과 AI 소프트웨어·플랫폼, 로봇 등 서로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기술과 제품을 알리는 구조다. KT는 전시장 마련에 그치지 않고 현지 바이어 발굴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KOTRA 애틀랜타 무역관과 KOTRA의 글로벌 B2B 수출지원 플랫폼 '바이코리아',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해 참가 기업과 제품을 현지 바이어에게 알리고 잠재 고객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협력사들의 해외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국내 시장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벤처기업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더라도 현지 바이어와의 접점이나 계약·수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전시회 참가를 실제 사업 기회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특히 미국은 AI와 통신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국내 협력사들의 진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AI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GPU 인프라와 네트워크 장비, 광통신 부품 등 기반 시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고, 제조·농업 등 산업 현장에서도 AI와 로봇을 결합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산업 현장의 변화에 맞춰 광통신 부품과 RF 커넥터 등 기존 통신 인프라 기술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GPU 인프라, AI 로봇, AI 마케팅 플랫폼 등 AI 산업을 겨냥한 제품과 솔루션을 함께 포함한다. KT는 이번 미국 전시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글로벌 전시회 지원을 확대한다. 내달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방송·미디어 전문 전시회 'IBC 2026'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광통신 전시회 'ECOC 2026'에도 참가해 협력사의 유럽 시장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별 산업 특성에 맞춰 참가 전시회를 달리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미국에서는 통신·AI 인프라 시장을, 유럽에서는 방송·미디어와 광통신 시장을 각각 공략해 협력사들이 자사 기술과 제품에 적합한 해외 수요처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KT는 향후에도 정부와 KOTRA 해외무역관 등 수출지원 전문기관과 협력해 협력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권혜진 KT SCM실장 전무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협력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앞으로도 정부와 KOTRA 해외무역관 등 수출지원 전문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함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8-19 10: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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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은 국가 대개혁으로 완성된다
[경제일보] 국가의 선진화는 국민소득이나 수출액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경제가 성장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는다면 선진국이라 부르기 어렵다. 교육이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정치와 언론이 신뢰를 잃는다면 그 또한 선진국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아 성장과 AI 국가전략을 제시했다면, 이제는 그 성과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국가 시스템의 대개혁에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과 배터리, 문화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사회 내부를 들여다보면 법치에 대한 불신과 교육 격차, 저출산과 지방소멸, 정치적 양극화, 언론 신뢰 하락이 국가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국가 운영의 기본질서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바로 세워야 할 것은 법치주의다. 법치는 강한 처벌을 뜻하지 않는다. 권력자와 일반 국민,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당과 야당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법치의 본질이다. 수사와 재판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흔들린다는 인식이 퍼지면 어떤 개혁도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 수사기관 개편도 기관의 권한을 나누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검찰과 경찰, 중대범죄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책임선을 분명히 하고 부실 수사를 바로잡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권한 남용은 통제하되 범죄 피해자가 기관 간 떠넘기기의 희생자가 돼서는 안 된다. 사법개혁의 성적표는 조직을 몇 개 만들고 없앴는지가 아니라 억울한 사람을 줄이고 범죄에 더 정확하게 대응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법치는 정부와 공공기관에도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 잘못된 정책과 행정 오류를 감추지 않고 기록과 과정을 공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독립기관의 독립성도 외부 감시를 피할 권리가 아니다. 정치권의 부당한 압력에서 벗어나 법과 절차를 지킬 책임이다. 기본적인 절차와 상식이 무너지면 국민은 결과가 옳더라도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다. 교육개혁은 국가 대개혁의 두 번째 축이다. AI 시대에는 지식을 얼마나 많이 외웠는가보다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정부는 AI 보편교육과 지방대학 육성을 2026년 교육정책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고, 전문대학과 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AI·디지털 전환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모든 대학생을 위한 AI 기본교육과정과 초·중등 AI 중점학교도 늘리고 있다. 방향은 맞지만 숫자 확대만으로 교육혁신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AI 교육을 몇 시간 이수했는지, 교육과정을 몇 개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학생이 AI를 비판적으로 활용하고 산업현장에서 실질적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고급 연구자와 현장 엔지니어, 일반 시민의 교육 목표를 구분하고 교사의 역량도 함께 높여야 한다. 교육부가 2029년까지 AI 교육 담당 교원 1만명 연수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교육개혁은 입시제도 몇 가지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대학 서열과 수도권 집중, 학령인구 감소, 산업 수요와 교육과정의 불일치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지역 대학을 지역 산업·연구기관·기업의 중심으로 키우고 학생이 지역에서 배우고 취업하고 창업하는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 지방대학이 무너지면 지역의 청년과 기업, 의료와 문화도 함께 사라진다. 저출산과 지방소멸 대응도 현금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출산지원금이 부족해서만이 아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돌봄과 교육,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지방을 떠나는 이유도 애향심 부족이 아니라 일자리와 교육·의료·문화 기회의 격차 때문이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세제 지원과 지역 성장거점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에 건물과 보조금만 내려보내서는 사람이 남지 않는다. 지역별 주력산업과 대학, 금융, 교통, 의료를 묶어 생활과 일자리가 함께 유지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저출산 정책 역시 부처별 사업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거와 고용, 보육과 교육을 하나의 생애주기 정책으로 묶고 정책 효과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효과가 낮은 사업은 정리하고 일·가정 양립과 주거 안정처럼 실제 출산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언론개혁의 핵심은 통제가 아니라 신뢰 회복이다. 허위정보와 조작 콘텐츠, AI 딥페이크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짜뉴스 대응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나 정치권이 진실과 거짓을 직접 판정하는 방식은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고 비판 언론을 위축시킬 수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가장 강한 대응은 신속한 팩트체크와 투명한 정보 공개, 정정 보도의 실효성 강화다. 플랫폼에는 조작 콘텐츠의 표시와 확산 경로 공개, 광고 수익 제한 등의 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 언론사도 오보를 작게 정정하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만 늘리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론의 자유는 오보의 자유가 아니며, 신뢰를 잃은 언론은 권력을 감시할 힘도 잃는다. 정치개혁은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여야가 상대를 국정의 경쟁자가 아니라 제거해야 할 적으로 여기는 정치에서는 장기적인 국가전략이 나올 수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과 부동산, 에너지와 산업정책이 뒤집히면 기업과 국민은 미래를 계획할 수 없다. 협치는 야당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것도, 여당의 국정과제를 무조건 통과시키는 것도 아니다. 국가적 과제에는 최소한의 장기 합의를 만들고 쟁점 법안은 충분한 숙의와 검증을 거치는 것이다. 국회의 속도가 느린 것은 문제지만 다수 의석을 앞세워 토론을 생략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효율이라 할 수 없다. 집권당은 야당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지지층에게 박수받는 선명한 구호보다 실행 가능한 정책과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에서 벗어나 재원과 실행계획을 갖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협치는 양보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국가적 손실을 줄이는 정치 기술이다. 국가 대개혁의 바탕에는 기본원칙과 상식의 회복이 있어야 한다.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약속했으면 지키며, 공적 권한을 사익에 사용하지 않는 것은 거창한 개혁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기본이 무너졌기 때문에 국민은 정치와 행정, 사법과 언론을 불신한다. <논어>에는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無信不立)’이 나온다. 국가 경쟁력의 가장 깊은 뿌리는 기술도 자본도 아닌 신뢰다. 법이 공정하다는 신뢰, 노력하면 기회를 얻는다는 신뢰, 정부와 언론이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는 신뢰, 정치가 최소한의 약속은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국민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협력한다. 이재명 정부의 남은 임기가 경제성장률 몇 프로 성장만으로 평가돼선 안된다. 법치와 교육, 인구와 지역, 언론과 정치의 낡은 구조를 얼마나 바꿨는지가 더 오래 남는 성적표가 될 것이다.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인고의 과정이다. 이재명 정부의 남은 임기는 경제성장률 몇 퍼센트만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 법치와 교육, 인구와 지역, 언론과 정치의 낡은 구조를 얼마나 바꿨는지가 더 오래 남는 성적표가 될 것이다. 개혁은 구호를 외치는 일이 아니라 저항을 설득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일이다. 선진국은 잘사는 나라를 넘어 시스템을 믿을 수 있는 나라다. 교육이 미래의 기회를 만들고 법이 누구에게나 공정하며, 언론이 사실을 지키고 정치가 차이를 조정할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완성된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국가 대개혁의 청사진과 우선순위, 실행 일정을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성장과 AI 전략의 성공도 결국 기본과 원칙, 상식이 살아 있는 국가에서만 가능하다.
2026-08-06 15: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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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300만 시대, 지금 필요한 것은 문을 여는 용기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지혜다
대한민국은 이제 '외국인 3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출산과 초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산업 현장과 농어촌, 돌봄과 서비스업 곳곳에서 외국인 노동력은 더 이상 보조 인력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이민청 신설과 이민정책 체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민 정책은 단순히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는 경제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국가의 미래 전략이다. 숫자를 늘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사회 안에서 신뢰를 쌓고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민을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했다. 일손이 부족하면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산업 현장의 빈자리를 메우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은 노동력만 제공하는 존재가 아니다. 각자의 언어와 문화, 종교, 생활방식, 가치관을 함께 가지고 온다. 결국 이민정책은 노동시장 정책인 동시에 문화정책이며 교육정책이고 지역공동체 정책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민 자체가 사회 갈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사회 통합이 갈등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언어 장벽이 방치되고 지역사회와의 교류가 단절되며 서로를 이해할 기회가 부족할 때 오해와 편견은 쉽게 증폭된다. 반대로 체계적인 적응 교육과 공정한 법 집행, 주민 간 지속적인 소통이 이루어진 곳에서는 다양한 문화가 지역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우리 사회 역시 이제는 '다문화 수용'과 '사회 통합'을 같은 무게로 바라봐야 한다. 외국인 주민에게 한국 사회의 언어와 법질서, 생활문화를 이해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다. 동시에 기존 국민들도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서로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을 키워야 한다. 통합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적응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공존의 또 다른 전제는 공정한 법치다. 법은 국적과 출신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불법 체류나 범죄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성실하게 일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외국인에게는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원칙 있는 법 집행은 배제가 아니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늘리는 일이다. 외국인 밀집지역을 방치하기보다 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문화센터와 도서관, 체육시설,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학교와 마을 단위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서로 얼굴을 알고 대화를 나누는 공동체에서는 막연한 두려움보다 이해와 신뢰가 자란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재 여러 부처에 분산된 이민정책을 통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입국 이전부터 정착, 취업, 자녀교육, 귀화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역별 산업 수요와 정주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이민정책을 추진해 특정 지역에 인구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도 예방해야 한다. 아울러 이민정책은 정부만의 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외국인 수용 규모와 속도, 필요한 인력의 분야, 사회통합 정책 등에 대해 국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감 없는 정책은 쉽게 갈등으로 이어지지만, 충분한 설명과 참여를 바탕으로 한 정책은 공동체의 신뢰를 키운다. 대한민국은 이제 더 이상 단일문화 사회라는 과거의 인식에 머물 수 없다. 그렇다고 다양성만을 강조하며 사회 통합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다양성과 공동체는 서로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두 축이다. 외국인 300만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새로운 기회다. 중요한 것은 문을 얼마나 크게 여느냐가 아니라, 그 문을 통해 들어온 사람들이 기존 국민과 함께 같은 규칙을 존중하며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사회를 설계하는 일이다. 성숙한 이민정책은 인구 감소를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신뢰 속에서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서 비로소 그 가치를 완성한다.
2026-08-04 17: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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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엔진·디노티시아, 창원 방산 AI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
[경제일보] STX엔진과 인공지능(AI) 기업 디노티시아가 창원 지역의 방산 제조 생태계와 AI 인프라를 연결하는 방산 특화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다. 29일 STX엔진은 디노티시아와 ‘창원 방산 AI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방위산업 분야의 AI 활용을 확대하고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AI 학습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사는 데이터센터 사업 투자와 전력 인프라 구축, 방산 AI 기술 개발 등을 중심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디노티시아는 AI 데이터센터의 사업 기획과 개발, 운영체계 구축을 맡는다. STX엔진은 사업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발전기 등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설비 공급을 지원한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방산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발전설비 공급, 방산 분야 AI 기술·솔루션 개발, 지역 산업 생태계 활성화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STX엔진은 그동안 축적한 엔진과 발전설비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센터는 정전이나 전력 공급 불안이 발생하면 운영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비상발전기를 비롯한 안정적인 전력 설비가 필수적이다. 디노티시아는 AI 데이터와 스토리지 기술, 데이터센터 개발·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국방기관과 방산기업이 AI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산 특화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양사는 향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투자 규모와 사업 방식,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 등 단계별 추진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창원을 중심으로 한 방산 제조 기반과 AI 데이터센터를 연계하고 국내 방위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STX엔진 이상수 대표는 “이번 협약은 방산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핵심 인프라 확보의 출발점”이며 “민·방산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 구축과 AI 활용 기반 확대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국방 디지털 전환, 첨단 방산 생태계 구축에 적극 참여해 국가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디노티시아 정무경 대표는 “STX엔진의 엔진 기술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로, 디노티시아의 AI 데이터·스토리지 기술은 제조 AI 인프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엔진과 AI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접점으로 각자의 기술과 사업 영역을 넓히는 협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26-07-29 13: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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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경 의원,국악부터 궁궐까지 하나로…'K-컬처 6법' 완성 속도
[경제일보]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광명갑)이 전통예술과 한류산업, 한복, 국제문화행사, 지역축제, 궁궐·왕릉을 하나의 정책 체계로 연결하는 이른바 ‘K-컬처 6법’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별 분야별 지원에 머물렀던 문화정책을 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유산 활용까지 잇는 제도적 기반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K-컬처 6법’은 하나의 패키지 법안이 아니라 임 의원이 대표발의하거나 제정을 추진하는 6개 법률을 묶어 부르는 정책 브랜드다. 6개 법은 △국악진흥법 △한류산업진흥 기본법 △한복문화산업 진흥법 △국제문화행사 지원에 관한 법률 △문화관광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궁궐·왕릉 등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으로 구성된다. ◆ 4개 법 입법 성과…시행 단계는 각각 달라 현재 4개 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국악진흥법은 2024년 7월 시행됐고, 한류산업진흥 기본법은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이다. 한복문화산업 진흥법과 국제문화행사 지원법은 공포됐지만 아직 시행 전이다. 한복문화산업 진흥법은 2027년 4월 29일 시행된다. 정부가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한복산업 실태조사와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국제교류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국제문화행사 지원에 관한 법률은 오는 10월 29일부터 시행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제 공연·전시·축제·박람회 개최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국제문화행사 지원단 운영 근거를 담았다. 이에 따라 K-컬처 6법 가운데 입법 절차가 남은 법안은 지역축제와 궁궐·왕릉 분야다. 문화관광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2025년 10월 임 의원이 대표발의했으며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문화관광축제를 법률상 별도 정책 대상으로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지역축제는 관광진흥법과 지방자치단체 조례, 연도별 예산사업을 중심으로 지원돼 장기적인 전문인력 확보와 민간투자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안에는 문화관광축제와 글로벌축제 지정, 민간 기부금 활용, 전담조직과 핵심 인력 육성 등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축제를 단발성 지역행사에서 체류형 관광과 숙박·외식·교통 소비를 끌어내는 지역산업으로 전환하려는 취지다. 다만 국가 지원이 확대될수록 방문객 수 부풀리기와 유사 축제 난립을 막을 성과평가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궁궐·왕릉 등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은 제정을 준비하는 단계다. 궁궐과 왕릉은 현행 국가유산 관련 법률에 따라 관리되고 있지만, 보존과 복원뿐 아니라 관람·공연·관광 콘텐츠 활용을 종합적으로 다룰 별도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추진 배경이다. 아직 국회 의안번호가 확인되는 정식 발의 단계는 아니어서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지원 범위는 법안 공개 이후 판단해야 한다. K-컬처 6법이 완성되면 국악과 한복 등 전통문화에서 한류산업과 국제행사, 지역축제와 국가유산까지 연결하는 법률 체계가 마련된다. 문화 콘텐츠의 해외 확산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와 관광, 전통문화 산업을 함께 육성할 근거가 생긴다는 점이 의미다. 다만 법률의 숫자가 곧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행령과 기본계획을 구체화하고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하는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 방문객과 매출 중심의 단기 성과를 넘어 문화적 가치와 지역 주민 참여, 지속 가능성을 평가할 지표도 필요하다. 임 의원은 “K-컬처는 문화예술의 영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국가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문화자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K-컬처 6법을 완성해 문화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5 17: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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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완성 열쇠는 데이터센터…정부, 1000조 인프라 승부수
[경제일보] 소버린 AI 경쟁의 핵심이 데이터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AI 반도체와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학습·운영할 컴퓨팅 인프라를 해외에 의존하면 산업의 부가가치와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국내 AI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 오는 2035년까지 1000조원 이상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2029년까지 8.4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약 550조원을 투자하고, 2035년까지 10GW를 추가 조성해 총 1000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AI 산업 경쟁력이 더 이상 반도체나 AI 모델 개발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자원,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과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를 중심으로 AI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실제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해외 사업자 의존도가 높아 국내 기술이 창출한 경제적 효과가 해외 인프라 기업으로 이전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AI 반도체와 AI 모델,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해 국내에서 연구개발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과 초대형 테스트베드 구축, 전문 인력 양성,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고 AI 데이터센터 얼라이언스를 통해 장비·솔루션 기업과 수요 기업 간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에서 개발한 AI 기술이 국내 인프라를 기반으로 서비스되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소버린 AI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AI 산업의 부가가치가 국내에서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AI 인프라를 비수도권으로 확대해 전력과 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역 산업 활성화까지 함께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사업이 속도를 내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인 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용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반면 AI 서비스 수요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분산 전략과 시장 수요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AI 추론 서비스의 경우 지연 시간이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비수도권 중심의 인프라 확대가 성공하려면 네트워크와 전력 인프라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도적 보완도 요구된다. 내년 시행 예정인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에는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완화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특례 등이 담겼지만, 대규모 전력 공급과 관련한 추가적인 지원 방안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간 역시 투자 확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업 여건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국민보고회에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소개하면서도 수요와 전력, 부지, 용수 등 기반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투자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2025년 약 723조원에서 연평균 48% 성장해 2030년에는 약 52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2025~2030회계연도 자본지출이 기존 전망보다 약 1200조원 늘어난 80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I 업계 관계자는 "한국도 소버린 AI를 완성하려면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민간의 투자 의지와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글로벌 AI 경쟁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05 1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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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뒤에 숨은 진짜 수혜주…AI 인프라 밸류체인 다시 짠다
[경제일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보다 AI 인프라를 떠받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전력기기, 냉각, 로봇 부품, 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반도체 생산을 넘어 데이터센터 구축과 제조업 AI 전환까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관심도 대기업 투자 규모보다 실제 발주가 이뤄질 후방 밸류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에서 AI 인프라로…산업정책 무게중심 이동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단순히 반도체 공장을 늘리는 기존 산업정책과 결이 다르다.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이를 학습시킬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제조 현장에 피지컬 AI를 확산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반도체 생산시설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망,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반도체 투자 확대를 넘어 'AI 시대 국가 인프라 구축'으로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반도체 투자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AI를 실제 서비스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 설비 등 기반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I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세 가지 축도 각각 독립된 산업이 아니다. 반도체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고 AI 데이터센터는 이를 학습·추론하는 공간이며 피지컬 AI는 산업 현장에서 AI를 실제 활용하는 단계다. 세 분야가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투자 효과 역시 특정 기업이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소부장 넘어 전력·냉각까지…AI 밸류체인 전반 수혜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반도체 소부장이다. 정부는 기존 용인·평택 생산거점과 함께 서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며 생산능력 확대를 예고했다. 신규 팹이 들어서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시장이다. 노광과 식각, 증착, 검사, 패키징 등 공정 전반에서 장비 발주가 늘어나고 웨이퍼와 특수가스, 화학소재 등 핵심 소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HBM 생산에는 기존 D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적층·패키징 공정이 요구되는 만큼 후공정 장비와 검사 장비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더 큰 특징은 반도체 장비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존 반도체 생태계 밖에 있던 산업들도 새로운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력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수천~수만 장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변압기와 배전반, 차단기, 초고압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설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날수록 전력기기와 전선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GPU 등 고성능 장비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과거보다 훨씬 높은 전력 사용량과 전력 밀도를 요구한다"며 "전력 인프라는 더 이상 단순한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류(DC) 배전과 고효율 전력변환장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차세대 전력 솔루션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면서 지역별 전력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단순 건축 사업이 아니라 전력 설비와 송배전망 구축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력과 함께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냉각 기술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고성능 GPU가 대량 집적되면서 데이터센터 내부 발열은 기존 서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냉각 효율이 떨어질 경우 성능 저하와 전력 손실은 물론 장비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냉각 시스템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랭식 중심이던 기존 시장도 액침냉각과 수랭식 등 고효율 냉각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서버 냉각장치와 공조 시스템, 열관리 솔루션 등 관련 시장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지컬AI가 키울 로봇 생태계…"공급망 경쟁력이 성패"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한 피지컬 AI 역시 새로운 소부장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과 제조설비, 물류장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을 의미한다. 단순한 로봇 보급을 넘어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반도체뿐 아니라 센서와 카메라, 액추에이터, 감속기, 모터, 제어기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이 필요하다. 정부도 대경권 자동차·가전 부품기업의 로봇 부품기업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제조업 기반을 AI·로봇 산업으로 연결하는 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동차와 산업기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AI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에서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설비 예지보전, 공장 자동화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대기업의 투자 규모보다 얼마나 많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밸류체인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기술 자립은 물론 지역 산업 육성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투자 구조가 반복될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실질적인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 확대와 기술 검증 기회가 함께 마련돼야 메가프로젝트의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전력 인프라가 더 이상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데이터센터의 대형화와 피지컬 AI 확산이 맞물리면서 고효율 전력기기와 냉각, 센서, 자동화 솔루션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6-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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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충청에 140조 베팅…HBM·OLED '첨단산업 벨트' 키운다
[경제일보] 삼성이 충청권을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약 140조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차세대 OLED,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 미래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소재·부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충청권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앞으로 충청권에 약 140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HBM 생산라인, 차세대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충청권을 글로벌 소재·부품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약 25만개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투자는 계열사별 핵심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스마트폰과 IT 기기용 OLED를 비롯해 XR(확장현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용 차세대 OLED 생산라인을 확대 구축한다. AI 시대 확산과 함께 XR 기기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차세대 OLED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충남 온양과 천안을 HBM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온양 사업장에는 HBM 전용 생산라인(Fab) 5개를 구축하고, 천안에는 HBM 대응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현대화를 추진한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천안 사업장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검증을 위한 '마더라인(Mother Line)'을 구축한다. 마더라인에서 확보한 공정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산해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세종 사업장을 중심으로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AI 반도체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 설비를 확충하는 동시에 핵심 요소기술 연구개발(R&D)과 전문 인재 육성에도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삼성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충청권을 세계적인 첨단 소재·부품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AI 시대 핵심 산업 경쟁력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양 HBM Fab 투자와 천안 HBM 대응 설비 현대화는 모두 차세대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공정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기존 생산라인을 단순히 늘리는 개념이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기반과 공정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5만개 일자리 창출은 직접 고용뿐 아니라 협력사와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함께 고려한 목표치"라며 "아직 일부 사업은 구상 단계인 만큼 세부적인 고용 규모를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기대 효과를 제시한 수치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2026-07-02 16: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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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을 묶은 날, 정부의 뒷북 부동산 대책이 드러났다
[경제일보] 정부가 경기도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7월 5일부터는 아파트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적용된다. 대출과 세제, 청약 규제에 토지거래허가제까지 한꺼번에 얹혔다. 집값이 뛰자 그만큼 강한 제동을 건 것이다. 세 지역의 가격 흐름만 놓고 보면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올해 들어 6월 넷째 주까지 동탄구 아파트값은 11.3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구리시는 7.87%, 기흥구는 6.21% 올랐다. 동탄과 기흥은 반도체 호황과 GTX-A 개통 기대가 겹쳤고, 구리는 서울과 가까운 입지와 역세권 가치가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동탄역 일대 일부 신축 아파트는 몇 달 사이 호가가 수억원씩 뛰었다. 집주인이 계약을 뒤집고 더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규제지역 지정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번지자 “묶이기 전에 사자”는 매수세도 붙었다. 이미 과열의 징후를 넘어선 시장이었다. 그렇다고 이번 조치가 시의적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탄·구리·기흥은 5월에 이어 6월에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정량 요건을 충족했다. 경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한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조정대상지역 기준과 투기과열지구 기준을 모두 웃돌았다. 규제 가능성은 시장에 이미 알려져 있었고, 정부도 관계 부처 협의를 시작한 상태였다. 규제는 발표 전부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규제설이 돌면 일부 매수자는 관망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출과 전세를 동원해 계약을 서두른다. 실제로 동탄구의 6월 둘째 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1.98%로 전주보다 세 배 이상 뛰었다. 정부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동안 시장은 이를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10월 15일 대책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당시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서울 집값을 잡고 수도권 과열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규제지역 밖에 남은 곳은 곧바로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대출과 거래 규제가 덜한 지역, 산업 호재와 교통망 확충 기대가 있는 지역으로 자금이 향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동탄·기흥·구리는 바로 그 경계에 있었다. 동탄과 기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 접근성이 좋고,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거세던 곳이다. 구리는 서울 생활권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대체지로 거론됐다. 지난해 10월 규제 지도를 그릴 때부터 이런 흐름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정부는 과열 조짐이 없는 지역까지 미리 규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규제지역 지정은 재산권과 거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 집값이 조금 오른다고 선제적으로 묶기 시작하면 수도권 전체가 규제망에 들어갈 수 있다. 행정은 추측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신중함과 지연은 다르다. 이미 가격 상승률, 거래량, 대출을 끼고 들어오는 매수세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면 정부가 할 일은 시장이 달아오른 뒤 가장 센 규제를 한꺼번에 꺼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시장의 흐름을 더 일찍 포착하고, 과열이 집중된 곳과 실수요가 두터운 곳을 구분해 대응했어야 했다.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은 70%에서 40%로 낮아진다. 유주택자는 신규 주택 구입용 대출을 받기 어렵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부담도 커지고, 청약과 정비사업 규제도 따라붙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거래 문턱을 한 단계 더 높인다. 원칙적으로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입주해야 하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은 막힌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무주택자가 사는 경우 기존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원칙과 세입자의 계약기간을 보호해야 하는 현실이 맞물리면서 규제도 예외를 두게 됐다. 정책이 복잡해질수록 시장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동탄역 인근의 단기 급등을 겨냥한 조치가 동탄구 전체의 갈아타기 수요와 이주 수요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기흥구 역시 반도체 산업권 배후 주거지라는 성격이 있다. 구리는 서울과 맞닿은 생활권이다. 세 지역을 같은 강도로 묶는 방식이 실제 과열 지점과 수요의 성격을 충분히 가려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규제의 부작용은 이미 다음 지역을 향하고 있다. 수원 권선구, 안양 만안구, 남양주, 평택, 오산처럼 아직 규제 밖에 있는 지역들이 거론된다. 정부가 동탄·기흥·구리를 묶자 시장은 곧바로 “다음은 어디냐”는 계산을 시작했다. 규제 경계가 넓어질수록 남은 비규제 지역의 가치는 오히려 부각된다. 집값을 잡으려면 대출과 거래를 조이는 수단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만 규제만으로 시장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 동탄과 기흥에는 반도체 산업이라는 실수요 배경이 있고, 구리에는 서울 주거 수요가 맞닿아 있다. 주택 공급, 교통망, 임대차 물량이 함께 따라가지 않으면 매수세는 잠시 멈출 수 있어도 주거 불안은 다른 곳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집값이 뛴 뒤 규제 지도를 다시 칠하는 방식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규제지역 밖으로 이동하는 매수세를 더 빨리 읽고, 자금 유입과 거래량, 전셋값 움직임을 촘촘히 살펴야 한다. 시장이 과열된 뒤 전면 규제로 문을 닫는 정책은 다음 풍선이 부풀 자리를 찾게 만들 뿐이다. 동탄을 묶은 날 드러난 것은 정부의 강한 의지가 아니라 정책 대응의 시간차였다. 시장은 이미 움직였고, 정부는 한 박자 늦게 도착했다.
2026-07-02 07:4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