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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디지털자산법 대주주 지분 '20% 룰' 논란
[경제일보]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제정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와 법조계의 반발이 임계점을 넘고 있다. '독과점 방지'와 '시장 건전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위헌 소지가 다분한 '진정소급입법'이자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관치(官治)의 폭주'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 "대체거래소(ATS)와 동일 잣대?…산업 특성 무시한 탁상행정"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와 동일한 금융 인프라로 간주, 소유분산 기준(15~30%)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고려대 특임교수)은 지속적으로 "가상자산 산업을 전통 금융의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해왔다. 김 교수는 과거 업계 세미나 등에서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율을 강제로 제한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혁신 기술 기반의 신산업을 기존 금융 규제의 틀에 가두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자충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ATS는 설립 단계부터 공공 인프라 성격이 강하지만 두나무(업비트)나 빗썸 등 국내 거래소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 민간의 모험 자본과 기술력으로 성장했다. 이제 와서 이들이 정당하게 획득한 지분을 강제로 매각하라는 것은 자본주의의 보상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는 이번 규제가 헌법 제13조(소급입법 금지)와 제23조(재산권 보장)를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적법하게 취득한 주식을 사후 입법으로 강제 처분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엄격히 금지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정엽 블록체인법학회 회장(변호사)은 최근 법률적 쟁점과 관련해 "기존에 적법하게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사후에 제정된 법률로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것은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소지가 매우 크다"며 "입법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의 적합성과 침해의 최소성 원칙(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보고서를 통해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 우려를 표명하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 상태다. 유예 기간을 둔다고 해도 '강제 매각'이라는 본질적 위헌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 글로벌 트렌드 역행…국부 유출 현실화 우려 해외 사례를 봐도 지분율 상한을 법으로 강제하는 경우는 전무하다. EU의 미카(MiCA) 법안이나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금융 선진국들은 대주주의 '적격성(범죄 이력 등)'을 심사할 뿐 지분율 자체를 제한하지 않는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인 미카(MiCA) 어디에도 지분율을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며 "한국만 유독 '갈라파고스 규제'를 도입한다면 국내 거래소들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해외 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노출 등 국부 유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지분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며 기업 가치가 폭락하고 이를 노린 외국계 투기 자본이 국내 플랫폼의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소유 규제'라는 구시대적 발상 대신 '행위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정례화하고 횡령이나 시세 조종 등 불법 행위 적발 시 시장에서 영구 퇴출하거나 천문학적인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2026년 3월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금융당국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위헌 경고를 수용해 '스마트 규제'로 방향을 틀지 아니면 '관치 금융'의 전철을 밟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26-03-06 0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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