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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명태균 말인데… 김건희 무죄, 윤석열·오세훈 유죄
[경제일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진술이 김건희 여사 사건에서는 믿기 어려운 말로 배척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사건에서는 유죄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쓰였다. 같은 인물의 진술을 놓고 재판부마다 신빙성 판단과 유무죄 결론이 엇갈리자 대법원은 김 여사 사건의 예정된 선고를 미루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가 다룰 핵심은 허위와 과장이 섞인 사건 관계자의 진술 가운데 객관적 자료와 부합하는 부분만 따로 떼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다. 일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려면 어느 정도의 보강증거와 판단 근거가 필요한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제시할 기준은 김 여사의 무죄 확정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명씨의 진술 일부를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한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사건의 공소사실과 증거관계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다룬다. 오 시장 사건은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가 대신 지급했다는 혐의다. 다만 여론조사가 누구의 요청으로 실시됐는지와 당사자들이 무상 제공이나 비용 대납 사실을 알았는지를 가리는 데 명씨의 진술이 중요하게 사용됐다는 점은 같다. 김 여사 사건 재판부는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했다. 1심은 명씨가 “공천은 피고인의 선물”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여론조사 결과가 늦어질 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선거캠프가 독촉한다고 주장한 대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능력과 영향력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성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일부 언행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도 드러났다고 봤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거나 사업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조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명씨가 조사 결과를 여러 정치권 인사에게 전달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항소심 역시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이 귀속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이를 정치자금으로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며 1심의 무죄 결론을 유지했다.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을 다르게 평가했다. 명씨가 사실을 숨기거나 허위와 과장을 섞어 말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이유에 관한 진술까지 모두 거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명씨 진술의 전반적인 신뢰도와 개별 진술의 신빙성을 나눠 살펴본 것이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봤다. 두 사람과의 관계를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는 명씨의 진술도 받아들였다. 명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명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경위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주고받은 연락 내용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여론조사를 제공받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과의 공동정범 관계도 인정했다. 동일한 여론조사 제공 과정을 놓고 김 여사 사건 재판부와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가 공모 관계를 달리 판단한 것이다. 오 시장 사건 재판부는 명씨 진술을 내용별로 나눠 신빙성을 살폈다. 명씨가 오 시장으로부터 의뢰받았다고 주장한 여론조사의 범위에 관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일관되지 않은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명씨가 자신이 관련된 다른 형사재판의 유불리를 의식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을 가능성도 판단 요소가 됐다. 진술 일부가 객관적 증거와 당시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점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근거로 명씨의 진술 전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통화 내역과 관계자들의 행적, 당시 언론 보도 등 객관적 정황과 일치하는 부분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진술자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더라도 별도의 자료로 뒷받침되는 내용은 분리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명씨의 진술을 전부 받아들이거나 배척하지 않고 개별 내용마다 증명력을 달리 평가한 셈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금품 제공자나 핵심 관계자의 진술 가운데 일부만 취사선택할 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왔다. 대표적인 판례가 2009년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이른바 현대차 로비 사건이다. 변 전 국장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채무 탕감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항소심은 금품 제공자의 진술을 받아들여 변 전 국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돈을 건넸다는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의 진술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믿지 않으면서 변 전 국장에게 돈을 제공했다는 부분만 사실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로비 자금의 출처와 다른 피고인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의 신빙성이 무너진 점을 중시했다. 금품 제공자의 진술 상당 부분을 믿을 수 없는 객관적 사정이 드러났다면 나머지 진술의 신빙성도 전체적으로 훼손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였다. 일부 진술이 직접 거짓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부분만 떼어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2016년 박지원 의원의 저축은행 금품수수 사건에서도 비슷한 법리가 제시됐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 관계자들로부터 선거자금과 수사 무마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금품 제공자들을 직접 신문한 뒤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은 일부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돌려보냈다. 1심이 증인신문을 거쳐 핵심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결론을 뒤집을 확실한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고 봤다. 진술 일부가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만으로 무죄를 유죄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특히 항소심도 1심이 배척한 진술 일부를 믿기 어렵다고 봤다면 나머지 진술을 받아들일 때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변양호·박지원 판결은 하나의 형사사건에서 한 사람이 한 여러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관한 판례다.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오 시장의 재판이 각각 진행됐다는 차이가 있다. 사건별 공소사실과 보강증거도 동일하지 않다. 전원합의체는 기존 판례의 법리가 서로 다른 사건에서 이뤄진 동일 진술자의 진술 평가에도 적용되는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건에서 신빙성이 배척된 진술자의 다른 진술을 별도 사건에서 받아들이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하는지도 쟁점이다. 객관적 자료와 부합한다는 사정만으로 충분한지, 진술과 독립된 증거가 어느 정도까지 필요할지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존 판례의 취지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김 여사의 무죄 판단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명씨 진술의 여러 부분에서 허위나 과장이 확인된 만큼 나머지 진술만으로 김 여사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도 항소심에서 명씨 진술을 부분적으로 받아들인 1심의 증거 판단을 집중적으로 다툴 수 있다. 명씨 진술 전반의 신빙성이 흔들린 상황에서 객관적 정황과 일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통화 내역과 메시지, 여론조사 전달 과정 등 독립된 증거가 뒷받침하는 진술은 다른 부분과 분리해 평가할 수 있다는 결론도 가능하다. 이 경우 김 여사 사건의 원심 판단이 다시 검토될 여지가 있다. 대법원이 원심의 증거 판단 과정에 논리와 경험칙 위반이나 심리 미진이 있다고 보면 사건을 파기할 수 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공동정범에 해당하는지 다시 심리하게 된다. 공동정범 성립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관한 판단이 중심이 된다. 그러나 원심이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한 과정이 형사소송법상 증거 원칙에 맞는지는 상고심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신뢰하기 어려운 진술 일부를 유죄의 근거로 사용하면서 충분한 보강증거를 제시했는지도 법률심에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다. 대법원이 사실관계를 새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원심의 증거 평가가 논리와 경험칙에 어긋났는지는 살필 수 있다. 전원합의체의 판단은 명씨의 진술 전체를 믿을지 배척할지를 정하는 데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빙성에 문제가 있는 진술자의 말 가운데 일부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 사건마다 공소사실과 증거가 다르면 같은 진술자를 두고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한 재판에서 허위와 과장이 많아 믿기 어렵다고 평가된 진술이 다른 재판에서는 유죄의 주요 근거로 사용됐다면 그 차이를 설명할 증거와 법리가 제시돼야 한다. 대법원이 예정된 선고를 연기하고 전원합의체에 사건을 회부한 만큼 김 여사 개인의 유무죄를 넘어 관련자 진술의 평가 기준을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전원합의체가 어떤 법리를 내놓느냐에 따라 명씨 진술을 주요 증거로 삼은 다른 재판의 판단도 다시 검토될 수 있다.
2026-08-04 09:30:06
권대영 "채무탕감, 고의 연체자 지원 아냐"…도덕적 해이 우려 반박
[경제일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장기 연체 채무 탕감 정책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논란에 대해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상환 능력이 없는 장기 연체자만 선별 지원하고 숨긴 재산이 확인되면 채무조정을 무효화하겠다는 설명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0일 청와대 팩트체크 콘텐츠 '팩트 방앗간'에 출연해 장기 연체 채무 정리 정책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갚을 능력이 없는 장기 연체 채무자는 빨리 정리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채무 탕감을 주문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와 도덕적 해이 우려가 제기됐다. 권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진짜 어려운 사람들, 갚을 방법이 없는 분들만 도와드리는 것"이라며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사람들은 철저하게 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심사 기준도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어려운 분만 정확하게 골라내서 촘촘하게 심사를 해서 채무를 조정하거나 깎아드리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국세청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금융결제원 등을 통해 채무자의 재산과 토지, 소득, 예금 정보를 확인할 방침이다. 권 부위원장은 "올해 8월부터 채무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재산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신용정보법 특례가 시행된다"며 "재산 소득을 꼼꼼히 심사해서 도덕적 해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채무조정이 신용질서를 훼손하고 대출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권 부위원장은 "무조건 많이 빌려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며 "갚을 수 있을 만큼 빌려드려야 하고 빌려드리면 성실하게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채무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위원장은 "대출은 채무자의 상환 약속이지만 돈을 빌려줄 때 채권자가 심사를 했고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문제가 생겼을 때 그 관리 책임도 나누어 갖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빌려주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안 된다"며 "한국은 그 부분이 약했던 것이고 그걸 바로잡고 제도를 선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회사의 장기 연체채권 관리 관행도 비판했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사들이 연체 채권을 방치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며 "기계적으로 소멸시효를 완성해서 10년, 20년 추심하는 잘못된 관행을 손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법원 절차로 넘어가기 전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가 채무자의 사정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채무를 조정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권 부위원장은 "정말 못 갚으면 합리적으로 재산 상황을 꼼꼼히 심사해서 조정해 주는 것이 균형된 방향"이라며 "빚 때문에 힘드신 분들은 혼자 앓지 말고 금융회사, 법원, 정부, 신용회복위원회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말했다.
2026-07-20 15:06:34
오세훈 "정부, 청년 자산사다리 무너뜨려"…레버리지 ETF 대책 비판
[경제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과열과 장기 연체 채무 탕감 정책을 두고 정부를 비판했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가 흔들리고 있다며 위험 파생상품 승인 과정에 대한 전면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정부가 청년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있다"며 "성실히 일할수록 손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를 언급하며 정부의 자본시장 대응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알고도 승인하고 개미들의 자산이 공중분해될 때까지 수수방관한 결과"라며 "명백한 인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높이는 등 보완책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뒷북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진작에 걸어 잠갔어야 할 빗장을 청년들이 파산의 벼랑 끝으로 다 내몰린 뒤에야 고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장기 연체 채무 탕감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오 시장은 "한쪽에서는 청년을 투전판으로 내몰고 다른 쪽에서는 빚 탕감으로 생색을 낸다"며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빚을 갚은 청년만 바보가 되는 사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시장 불안이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증시 과열과 변동성 확대로 이탈한 유동성이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청년들의 건전한 자산 형성 기회를 앗아가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며 "위험 파생상품 승인 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6-07-17 14: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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