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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 서울 골목상권 금융지원…하나은행·서울신보와 687억 특별보증
[경제일보] 네이버페이가 서울 골목상권의 자금 조달과 디지털 전환을 함께 지원한다. 하나은행·서울신용보증재단과 총 687억5000만원 규모의 특별보증을 마련하고, 야간상권 소상공인과 청년 창업자, ‘Npay 커넥트’ 단말기 설치 사업자에게 보증한도를 우대한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야간상권 조성에 금융지원과 매장 운영 서비스를 연결하는 협력이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1일 서울 중랑구 상봉먹자골목에서 하나은행·서울신용보증재단과 ‘서울시 달빛야장 및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원은 하나은행이 50억원, 네이버페이와 네이버가 합쳐 5억원을 특별출연해 마련한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총 55억원의 출연금을 바탕으로 687억5000만원 규모의 신용보증을 공급한다. 하나은행은 재단이 발급한 보증서를 기반으로 대출을 실행해 소상공인의 자금 조달을 돕는다. 지원 대상은 서울 소재 소상공인이다. 서울 달빛야장 선정 상권의 사업자, 창업 7년 이내 기업 가운데 만 39세 이하 청년 창업자, Npay 커넥트 설치 사업자에게는 기존 보증한도의 130%까지 우대한다. 우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서울 소상공인도 일반 한도로 보증을 이용할 수 있다. 사업자당 특별보증 한도는 최대 1억원이며 보증기간은 최대 5년이다. 서울시가 대출 이자 일부를 지원하는 이차보전 사업과도 연계해 금융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개별 사업자의 지원 여부와 보증·대출 한도는 재단과 은행의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서울시의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이 있다. 달빛야장은 골목의 음식점과 주변 문화·관광자원을 연결해 저녁 시간대 방문과 소비를 늘리는 사업이다. 야간 경관과 보행·안전시설을 정비하고, 상권별 콘텐츠와 공동 마케팅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상봉먹자골목과 건대맛의거리, 창동역 상점가 등 6곳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선정 상권에는 최대 20억원을 지원하며, 2028년까지 달빛야장을 2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보증은 상권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에 개별 점포의 사업 운영 자금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상봉먹자골목에서 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청년 사업가가 특별보증 첫 지원자로 선정됐다. 네이버페이와 하나은행은 상봉먹자골목 상인회에 총 1000만원의 발전기금도 전달했다. 기금은 상권 환경 개선과 공동 마케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가 금융기관과 협력해 매장의 결제 기반과 자금 조달을 연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에도 서울신용보증재단·하나은행과 Npay 커넥트를 설치한 서울 소상공인 대상 보증부 대출 지원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달빛야장 상권과 청년 창업자까지 보증 우대 대상으로 포함해 협력 범위를 넓혔다. Npay 커넥트는 카드와 QR 등 여러 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다. 결제 직후 네이버 리뷰 작성으로 연결하고, 매장에서 발행한 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가맹점의 고객 관리와 홍보를 돕는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6월 말 전국 설치 가맹점이 10만곳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지원은 이러한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커넥트를 도입한 사업자에게 보증한도 우대와 수수료 지원을 제공해 이용 혜택을 늘리고, 네이버페이는 매장의 결제·리뷰·쿠폰 서비스 접점을 확보하는 구조다. 소상공인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금융협력과 매장 운영 서비스 보급을 함께 추진하는 셈이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8월 3일부터 커넥트를 이용하는 영세·중소 가맹점에 Npay 머니·포인트 현장결제 수수료를 전액 환급하고 있다. 지원기간은 12월 31일까지다. 별도 신청 없이 전월에 발생한 대상 수수료를 계산해 매월 환급한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이번 협약은 기업과 공공·금융기관이 긴밀한 협력으로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제공해 골목상권 활성화로 연결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지역상권에 활력을 더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는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금융기관을 연계한 협력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커넥트 보급과 금융지원을 함께 추진하며 지역 소상공인과의 접점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2026-10-05 12: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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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나들이철 맞은 유통가…축제·문화 콘텐츠로 발길 붙잡아
[경제일보] 가을 나들이철을 맞아 유통·식품업계가 축제, 문화예술,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오프라인 집객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축제를 도심으로 옮기고 먹거리·여행·판로 지원을 결합하는가 하면 전통공연, 게임 IP, 반려동물 콘텐츠까지 행사 범위를 넓혀 소비자의 현장 체류와 참여를 유도하는 모습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라운해태제과는 다음 달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21회 창신제'를 개최한다. 2004년 시작한 창신제는 전통음악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온 문화행사다. 올해 공연은 전통음악 '수제천'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서울국악관현악단 연주와 크라운해태 임직원 100명의 합창을 시작으로 종묘제례악과 정가구음, 처용무·일무·춘앵전을 엮은 창작무용 '오방정재', 사물놀이 등이 이어진다. 한음영재들도 별도 특별공연에 참여해 전통음악을 매개로 세대 간 접점을 넓힌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고객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 덕분에 올해도 깊고 장엄한 수제천의 울림을 국내 최대 국악공연 무대에서 선 보일 계획"이라며 "아름다운 전통음악의 원형을 보존하고 발전시켜 더 많은 국민들께서 즐길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을 활용한 장기 공연에 이어 지역축제를 도심 유통공간으로 옮겨 새로운 방문 수요를 만드는 사례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2일부터 8일까지 잠실점 지하 1층 메인 행사장에서 '2026 김천김밥축제' 팝업스토어를 열고 같은 달 23일부터 김천에서 열리는 본축제를 서울 고객에게 먼저 소개한다. '김천김밥축제: 꼬달이 서울출장'을 주제로 꾸민 행사장은 포토존과 여행 상품을 소개하는 트래블존, 김밥 판매존, 베이커리존, 분식존 등 5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김천을 비롯한 각 지역의 김밥을 판매하는 데 더해 서울과 김천을 오가는 버스 티켓, 굿즈, 먹거리를 묶은 여행상품도 마련해 잠실점 방문을 실제 지역축제 참여로 연결한다. 이번 팝업은 롯데백화점과 김천시가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난 2024년 처음 열린 김천김밥축제 방문객이 약 10만명에서 지난해 약 15만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수도권에서 축제 콘텐츠를 미리 선보여 본행사 방문을 유도하고 지역 먹거리와 관광 콘텐츠를 함께 알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이 지역축제를 서울 도심으로 가져왔다면 NS홈쇼핑은 지역 현장에서 식품기업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축제를 운영한다. NS홈쇼핑과 익산시는 다음 달 16일부터 17일까지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NS푸드페스타 2026 익산'을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요리경연대회, 지역 먹거리 전시·판매, 시식, 쿠킹클래스, 미식투어, 문화공연 등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익산 대물림 맛집'과 지역 먹거리를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 상품과 중소 협력사를 위한 현장 라이브 방송도 진행해 축제 방문객 대상 체험을 실제 판매 기회로 연결한다. 청년 창업기업의 판로 확대도 행사에 포함됐다. '2026 익산 대전환, 청년 창업 페스타'에는 제품 전시·판매와 체험, 창업 상담 등을 위한 28개 부스가 마련되며 NS홈쇼핑 MD가 현장에서 입점 상담을 진행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는 '삼삼한 요리경연대회'도 함께 열어 저염·저당 식문화 콘텐츠를 추가한다. 지역 먹거리 소비와 기업 판로 지원, 소비자 체험을 하나의 행사 안에서 연결하는 구조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각 점포의 특성을 살린 체험형 행사로 가을 나들이 수요를 겨냥한다. 10월 스타필드 하남·수원·고양·안성에서 게임 지식재산권(IP), 지역축제, 반려동물, 생태 체험 등을 활용한 행사를 잇달아 열고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게임 이용자와 반려인까지 고객층별 수요를 공략한다. 스타필드 하남은 다음 달 3일부터 11일까지 네오위즈 모바일 게임 '고양이와 스프'와 협업한 '스타필드 10주년 축하 파티 X 고양이와 스프'를 개최한다. 게임 속 캐릭터와 세계관을 행사장에 구현하고 게임 체험과 키링 제작, XR 포토존 등을 마련하며 9일부터 11일까지 야외광장에서는 먹거리, 공연, 에어바운스 등 야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스타필드 수원은 다음 달 2일부터 18일까지 춘천의 감자 콘텐츠를 도심으로 옮긴 '도심 속 밭캉스'를 연다. 행사장에는 미니 감자밭과 체험 게임을 비롯해 춘천 여행 콘텐츠와 지역 먹거리, 관련 상품 등을 한데 구성해 지역축제 분위기를 구현한다. 점포별 특화 콘텐츠도 이어져 스타필드 고양은 케이펫페어와 함께 반려동물 상품과 체험을 결합한 'MEGA ZOO in 스타필드 고양'을 진행하고 스타필드 안성은 아쿠아리움 생태 체험전을 마련해 가족 단위 방문객 유치에 나선다.
2026-09-30 11: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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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맛만 보는 시대 지났다…문화 콘텐츠로 소비자 접점 확대
[경제일보] 식품업계가 제품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음식의 문화적 가치와 체험 요소를 함께 전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요리경연은 가족이 참여하는 식품문화축제로 키우고 김치와 김장문화는 박물관 전시·체험으로 축적하며 장수 브랜드는 전통문화 행사 속 이야기와 놀이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21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풀무원·오뚜기는 각각 축제, 박물관, 문화행사를 통해 소비자가 식품과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NS홈쇼핑은 19년간 이어온 요리경연대회를 온 가족이 참여하는 식품문화축제로 확장하고, 다음 달 16~17일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익산시와 함께 'NS푸드페스타 2026 익산'을 개최한다. 지난해 약 2만명이 행사장을 찾은 가운데 올해는 기존 요리경연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가족 단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리·체험·공연·먹거리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했다. 축제 중심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요리경연이 자리한다. 참가자들이 선보인 메뉴는 맛·편의성·상업성·창의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실제 상품이나 신메뉴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살핀다. 올해는 여기에 가족이 한 팀으로 직접 요리하는 가족부문 경연을 새롭게 마련해 참여 범위도 넓혔다. 음식 맛과 함께 생산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하림 퍼스트키친 생산시설 견학을 비롯해 쿠킹클래스와 '도전! 푸드 골든벨', 쿠킹쇼, 시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식품을 보고 만들고 맛보는 체험을 한 공간에 담았다. 식품산업과 지역 관광을 잇는 구성도 강화했다. 익산의 대물림 맛집과 식품기업, 청년 창업기업을 한데 소개하고 유관기관까지 참여시켜 지역 식품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한편 익산역과 버스터미널에서 행사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해 축제 관람이 지역 관광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요리경연을 중심으로 식품 생산·창업·지역 먹거리·관광을 한데 묶어 K-푸드를 직접 보고 즐기는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한 것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NS푸드페스타는 요리경연을 중심으로 식품산업과 지역 먹거리, 청년창업, 가족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식품문화축제로 준비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K-푸드의 저력을 직접 보고 맛보며 축제와 익산 여행을 즐기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NS홈쇼핑이 식품을 대규모 축제로 풀어낸다면 풀무원은 김치와 김장문화를 박물관이라는 상설 공간에 축적하고 있다.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은 오는 29일 김치박물관 설립 40주년을 맞아 'Since 1986, 김치박물관: 기억을 모아, 새로운 유산으로' 행사를 개최한다. 1986년 서울 중구 필동에서 문을 연 김치박물관은 이듬해 풀무원이 인수한 뒤 사회공헌 사업으로 운영돼왔다. 2015년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뮤지엄김치간'으로 재개관해 김치의 유래와 종류, 김장 도구와 공간에 관한 유물에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설립 40주년을 맞아 지난 시간을 보여주는 특별 전시도 마련한다. 5층 김치공부방에는 과거 신문 기사와 사진 등을 전시해 김치박물관의 40년 변천사를 보여주고 4~5층에서는 28가지 김치 영상과 100종의 김치 사진을 선보인다. 전시 중심의 관람에 직접 김치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더했다. 어린이 대상 '어린이 김치학교 AWARDS'에서는 기존 참가자 투표에서 다시 만들고 싶은 김치 1위로 선정된 '토마토 배추김치'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체험도 별도로 마련했다. 성인 외국인 대상 'DIY Kimchi 101'에서는 참가자가 맵기 단계와 양념 베이스를 직접 선택해 취향에 맞는 통배추 김치를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영어로 진행해 외국인도 김치 담그기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의 김장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뮤지엄김치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김치와 김장문화를 전파하는 데서 더 나아가 우리 식문화의 가치를 알리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전통문화 행사와 제품을 결합해 장수 브랜드의 새로운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다. 회사는 열라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문화유산을 분장과 의상, 퍼포먼스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행사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에 참여해 체험형 부스 '오뚜기 열라면 궁중잔치'를 운영했다. 오뚜기는 국립춘천·공주·대구·전주박물관에서 열린 본선부터 지난 19일 국립중앙박물관 결선까지 전 일정에 참여했으며 체험 부스 누적 방문객은 1만명을 넘어섰다. 부스 역시 일반적인 제품 시식 공간 대신 행사 세계관을 활용했다. 관람객에게 궁중잔치에 초대받은 신하라는 역할을 부여하고 전통놀이와 열라면 체험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참가자는 '열' 과녁을 향해 장난감 활을 쏘거나 제한시간 안에 '열' 글자를 찾는 놀이에 참여하고 이후 왕이 하사한 잔치 음식이라는 설정의 신제품 '로열라면'을 시식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 이후에는 오뚜기 캐릭터 '뚜기'와 촬영한 사진을 SNS에 인증하면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까지 연계해 현장 참여를 온라인 확산으로 이어갔다. 오뚜기 관계자는 "우리 문화유산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즐기는 행사의 취지에 맞춰 열라면 역시 궁중잔치라는 콘셉트로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선보이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체험 기회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9-21 16: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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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서울대, 창업 고정비 2년 덜어준다…스타트업 7곳 키운다
[경제일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손잡고 초기 스타트업의 사무공간과 경영 인프라를 지원한다. 단순 공간 제공을 넘어 창업 선배와 전문가의 경험을 연결해 청년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돕는 산학협력 모델이다. 두나무는 서울대 경영대학과 청년 창업 지원 공간 ‘SNU x UPbit Startup Studio’를 출범하고 지난 10일 입주 환영 행사인 ‘웰컴 데이’를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선정 기업들은 지난 1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 기업은 브레드크럼, 스틸컷, 이루리랩스, Beli Labs, 세타원코리아, PION, LeadAxis 등 7개사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딥페이크 탐지, 의료, 불면증 개선, 교육 분야 AI 전환(AX) 등 기술 기반 사업을 추진하는 초기 기업들이다. 두나무는 입주사에 최대 2년간 전용 사무실과 공유공간, 업무기기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법무·재무·회계·보안·마케팅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담 프로그램 ‘오피스 아워’와 최고경영자(CEO) 라운드테이블도 운영한다. 공개된 지원 내용에는 직접 투자나 지분 취득 조건이 포함되지 않았다. 초기 스타트업에는 임대료와 장비 구매비 같은 고정비 절감이 사업 지속 기간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울대의 연구·창업 인프라와 두나무가 보유한 보안·금융·플랫폼 운영 경험을 연결하면 기술 검증과 사업화 과정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스튜디오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참석해 입주 기업들의 사업 구상을 듣고 창업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경영 경험을 공유했다. 송 회장은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견뎌내고 결실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초기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이라며 “대한민국 혁신을 이끌 스타트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든든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두나무의 청년 지원 활동이 교육에서 창업 보육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두나무는 올해 서울대를 포함한 서울 지역 6개 대학에서 디지털자산 교육 프로그램 ‘업클래스’를 진행했다. 서울대도 창업지원단과 산학협력단 등을 중심으로 교내 기술과 청년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지원해 왔다. 박소정 서울대 경영대학 벤처경영 연합전공 주임교수는 “대학의 연구 역량과 청년의 잠재력이 기업의 실질적인 지원과 결합한 모범적 협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프로그램의 성과는 입주 기업 수보다 후속 투자 유치와 매출, 고객 확보, 사업 생존율 등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두나무와 서울대가 공간 지원 이후에도 투자자·고객사 연결과 기술 사업화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느냐가 스타트업 스튜디오의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26-09-14 09: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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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상반기 사회적 가치 1조6626억원 창출
[경제일보] KB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포용금융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1조6000억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청년과 중소기업, 지역사회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취약계층 지원과 사회안전망 강화에 집중한 결과로 평가된다. 22 KB금융은 올해 2분기 834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상반기 누적 기준 사회적 가치 창출 규모는 1조6626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금융·비금융 부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활동이 사회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화폐가치로 산출한 사회적 가치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고객과 주주·투자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려는 목적이다. 이번 측정 결과에는 청년과 중소기업,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과 금융취약계층 지원, 사회안전망 강화 활동 등이 반영됐다. KB금융은 단순 투입 비용이 아니라 사회에 만들어낸 변화를 확인하고 사회적 수요가 높은 분야에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포용금융 분야에서는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지원과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채무조정과 신용상담, 금리 부담 완화 등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고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세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예방과 피해자 지원 활동도 병행 중이다. 금융범죄 피해자 금융상담과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경찰청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예방 콘텐츠를 제작·배포했다. 농촌과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예방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청년 지원은 자산 형성과 취업, 교육, 창업 등으로 확대했다. KB금융은 KB청년미래적금을 통해 중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 KB굿잡 취업박람회 등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으로 청년과 우수 중소기업의 연결을 돕고 있다. AI 핵심인재 양성과 청년 창업 지원,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청년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산업안전 개선과 인공지능(AI) 전환, 녹색전환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KB착한푸드트럭 사업을 통해서는 노후 푸드트럭 개보수와 맞춤형 컨설팅, 행사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사업 역량 강화와 판로 확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매출 기회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안전기술 보유 기업을 육성하고 해당 기술과 제품을 안전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기업 현장에 적용하는 성과기반 사회공헌 모델을 추진한다. 지역사회 지원은 교육·돌봄, 문화, 에너지 등 분야에서 진행된다. KB금융은 KB작은도서관과 온동네 교육·돌봄센터 등을 통해 지역 교육·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연계 문화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문화예술 접근성을 높이는 활동도 병행한다. 농촌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을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측정은 얼마나 많은 비용을 투입했는지가 아니라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과 중소기업, 지역사회는 물론 금융취약계층과 국민의 안전을 위한 지원을 지속 확대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금융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23 09: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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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전북 금융타운 개소…국민연금 연계 자산운용 거점 조성
[경제일보] KB금융그룹이 전북혁신도시에 자산운용 특화 금융거점을 마련했다. 국민연금공단과 연계한 자산운용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 주민과 기업을 위한 종합금융서비스, 창업 지원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전북 KB금융타운'에서 개소식을 열었다고 8일 밝혔다. 개소식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조지훈 전주시장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북 KB금융타운은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를 구축하고 청년과 중소기업,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지역 금융거점으로 조성됐다. KB금융타운에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한다. 이들 계열사는 국민연금공단과 연계한 자산운용 업무를 지원하고 지역 내 금융서비스 확대와 기업 성장 지원을 추진한다. 이번 개소로 전북혁신도시에는 현지 채용 인력 약 150명을 포함해 약 350명의 KB금융그룹 직원이 상주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자산운용 중심 금융생태계 조성을 위해 KB자산운용 전주사무소와 KB증권 전주 CIB센터를 운영한다. 지역 주민과 기업을 위한 은행·증권 복합점포, 시니어 특화 금융 상담을 제공하는 KB골든라이프센터도 마련했다. 서민·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KB희망금융센터와 인공지능(AI) 기반 비대면 자산관리 상담센터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과 기업이 자산관리, 투자, 채무조정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소기업과 청년 창업 지원도 강화한다. KB금융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KB 이노베이션 HUB'를 중심으로 계열사 협업과 투자 연계를 확대하고, 혁신기업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북의 강점인 기후·에너지·농생명 분야와 연계한 기후테크 벤처기업 육성 펀드에도 신규 투자한다. 탄소저감과 재생에너지, 스마트농업 등 유망 기업의 지역 내 창업과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지원 △컨설팅 △금융교육 △문화 프로그램 등 사회공헌 사업도 이어간다. 국민은행은 오는 9일까지 현대백화점, 국민연금공단과 함께 'NPS X KB금융타운 오픈스토어'를 운영하고 지역 소상공인 판로 확대와 경영 컨설팅을 지원한다. 미래 금융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기반도 확대한다. KB금융공익재단 전문강사와 국민연금공단 강사진이 함께 초·중·고 경제금융교육을 운영하고 'NPS 오픈캠퍼스' 연계 우수 학생 장학금 지원도 추진한다. 양 회장은 "전북 KB금융타운은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금융과 산업,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의 출발점"이라며 "청년과 중소기업, 혁신기업이 지역에서도 충분한 기회를 얻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금융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08 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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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돛' 가동…4대 과기원과 '10대 AI 창업가' 키운다
[경제일보] 카카오가 지역 AI 인재 육성을 위해 출범시킨 '카카오 AI 돛'이 첫 번째 실행 사업에 나선다. AI 경쟁력이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생을 넘어 초·중·고 학생까지 AI 창업 인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하며 지역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 기반 미래 창업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AI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카카오는 지역 AI 인재 및 기업 육성 추진 기구 '카카오 AI 돛'의 창업 지원 사업 일환으로 청소년 창업가 발굴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날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미래 AI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가 지난 3월 출범시킨 '카카오 AI 돛'의 첫 번째 실행 사업이다. 카카오는 당시 500억원 규모의 AI 육성 기금을 기반으로 4대 과기원과 함께 지역 AI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100개의 AI 창업팀을 발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카카오 AI 돛은 AI 투자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AI 인재 양성과 창업 지원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과기원의 연구 역량과 카카오의 기술, 사업화 경험을 결합해 지역에서도 글로벌 AI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시작점으로 청소년 단계부터 AI 창업 인재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글로벌 AI 산업에서는 기술 경쟁력이 창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AI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대학 이후가 아닌 초·중·고 단계부터 문제 해결 능력과 창업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카카오는 각 과기원이 보유한 영재교육과 AI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지역 과학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카카오가 보유한 AI 기술과 현장 경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 실질적인 창업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단순 교육에 그치지 않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까지 연결되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신아 카카오그룹 의장은 "AI 시대의 도래로 1인 기업도 글로벌 유니콘으로 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지역에서도 세계로 뻗어가는 AI 혁신 기업들이 잇따라 탄생할 수 있도록 카카오그룹이 든든한 돛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AI 교육과 창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AI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청소년 창업가 육성을 시작으로 대학생과 연구원, 스타트업까지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는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을 비롯해 이성혜 KAIST 영재교육센터장, 김종원 GIST 꿈꾸는아이 AX교육훈련센터장, 석창원 DGIST 융합인재교육원장, 백충기 UNIST 슈퍼컴퓨팅센터장 등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영덕 센터장은 G마켓 창업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 롯데벤처스 대표 등을 역임한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전문가로 평가된다. IT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 개발을 넘어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대학뿐 아니라 청소년 단계까지 교육과 창업 지원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역 균형 발전과 AI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 인재 양성과 창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앞으로 AI 돛을 중심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지역 대학생과 연구원, 예비 창업자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 특화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지원하는 창업 모델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AI 기반 지역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온 4대 과기원과 함께 지역 영재들에게 AI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뜻깊다"며 "10대 AI 창업가들을 조기 발굴,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26 16: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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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 65년 역사…농업은행 뿌리서 600조 종합금융그룹으로
NH농협금융그룹의 역사는 한국 농업금융과 지역금융의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법인으로서의 NH농협금융지주는 2012년 3월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분리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뿌리는 1961년 8월 농업은행과 구 농업협동조합이 통합되며 만들어진 종합농협 체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 한국 경제에서 농업은 국민 생계와 식량안보를 떠받치는 기반이었다. 그러나 제도권 금융은 도시와 기업에 가까웠고, 농민의 금융 접근성은 제한적이었다. 농협 신용사업은 이 빈틈에서 시작됐다. 영농자금과 생활자금을 공급하고, 농민의 저축을 모으고, 농산물 유통과 구매사업을 금융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초기 농협 금융의 역할이었다. 농협금융의 DNA는 그래서 일반 금융그룹과 다르다. 수익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공공성, 대도시보다 농촌과 지역에 먼저 뿌리내린 현장성, 고객을 단순한 예금자나 차주가 아니라 조합원과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는 협동조합 정신이 출발점이었다. ◆농업금융에서 생활금융으로…전국망이 만든 기초체력 1961년 농업은행과 구 농협이 통합되면서 농협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농업 생산, 유통, 구매, 지도, 공제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 시기 농협 금융의 핵심은 접근성이었다. 도시의 대형 은행 점포가 닿지 않는 곳에서도 농협은 예금, 대출, 송금, 공제 업무를 맡았다. 봄에는 영농자금, 가을에는 수확과 출하대금, 겨울에는 생활자금과 다음 해 준비자금이 농협 창구를 거쳐 갔다. 2000년 통합농협 출범은 또 하나의 변곡점이었다. 농협중앙회, 축협중앙회, 인삼협중앙회가 통합되면서 농업·축산·인삼 부문을 아우르는 통합 조직이 만들어졌다. 이는 농협 금융의 고객 기반과 사업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농업금융이라는 뿌리는 유지하되 축산, 식품, 유통, 지역경제와 연결된 종합 금융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2012년 금융지주 출범…순익 4514억에서 시작한 그룹화 결정적 전환점은 2012년이었다.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분리되면서 NH농협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했다. 협동조합 금융이 본격적인 금융그룹 체제로 들어선 사건이었다. 과거 종합농협 체제에서 금융은 농업·경제사업을 뒷받침하는 축이었다면, 2012년 이후 농협금융은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을 아우르는 독립 금융그룹으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했다. 출범 당시 체급은 지금과 달랐다. 2012년 농협금융의 총자산은 약 240조원, 연결 당기순이익은 4514억원 수준이었다. 농협은행과 보험 계열이 중심이었고, 자본시장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지금처럼 두텁지 않았다. 이후 NH농협금융은 NH농협은행을 중심으로 NH투자증권,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Amundi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 NH벤처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특히 2014년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체질을 바꾼 사건이었다. 은행·보험 중심이던 포트폴리오에 대형 증권사가 더해지면서 농협금융은 자본시장 역량을 확보했다. ◆순익 5.6배·자산 2.5배 성장…숫자로 드러난 변화 농협금융의 성장은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하다. 2012년 출범 직후 4514억원이던 연결 당기순이익은 2025년 2조5112억원으로 늘었다. 단순 비교하면 13년 만에 약 5.6배 성장한 셈이다. 총자산도 출범 당시 약 240조원에서 2025년 말 602조8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규모는 약 2.5배 커졌다. 이는 단순한 외형 성장만은 아니다. 출범 초기 농협금융은 은행과 보험 의존도가 컸다. 현재는 은행이 중심을 잡되 증권, 보험, 캐피탈, 자산운용이 그룹 실적을 함께 떠받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2025년 실적은 이 변화를 잘 보여준다. NH농협금융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5112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NH농협은행이 1조814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여전히 그룹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NH투자증권은 1조31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연간 순이익 1조원대에 올라섰다. 은행이 기초체력을 맡고, 증권이 성장성을 보태는 구조가 강화된 것이다. 수익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2025년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26.4%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과 순이자마진 압박 속에서 유가증권 운용손익, 인수자문, 위탁중개수수료 등 비은행·비이자 부문이 실적을 방어했다. 농협금융을 다른 금융지주와 구별하는 대목은 농업·농촌에 대한 환원 구조다. NH농협금융은 2025년 농업지원사업비 6503억원을 부담했고, 사회공헌금액도 2762억원을 집행했다. 일반 금융지주의 사회공헌이 선택적 활동에 가깝다면, 농협금융의 농업지원은 정체성의 문제다. 농협금융의 이익은 주주와 고객만이 아니라 농업·농촌과도 연결돼 있다. ◆생산적 금융·AI·지역금융이 다음 성장판 농협금융의 다음 성장전략은 세 갈래로 압축된다. 먼저 생산적 금융이다. 농협금융은 농업·농식품 산업, 지역 중소기업, 신성장 산업, 청년 창업, 지역 인프라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둘째는 디지털·AI 전환이다. 금융 경쟁은 점포망의 싸움에서 데이터와 플랫폼의 싸움으로 이동했다. 농협금융도 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증권의 디지털 자산관리, 보험의 비대면 보장분석, 캐피탈의 자동심사, 자산운용의 투자 솔루션을 하나의 고객 경험으로 묶어야 한다. 셋째는 지역금융의 재정의다. 지방소멸과 농촌 고령화는 농협금융에 위기이자 기회다. 전통적 고객 기반은 약해질 수 있지만 지역 재생, 스마트농업, 농식품 수출, 귀농·귀촌, 로컬 창업, 에너지 전환과 결합한 금융 수요는 새롭게 생긴다. 농협금융이 지역을 단순한 영업권역이 아니라 성장 생태계로 바라본다면 지방금융의 새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농업과 지역, 협동조합의 DNA를 갖고 있다”며 “과거 농촌의 금융 울타리였던 농협금융이 앞으로 대한민국 지역경제와 미래 산업의 성장판을 여는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느냐가 NH농협금융 앞에 놓인 과제다”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16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6 08: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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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포용금융 15조+α 확대…'농업금융 DNA'로 이재명 정부 금융기조 화답
[경제일보] 농협이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생산적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선다. 올해 총 8876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감면하고, 향후 5년간 15조원 이상을 서민·농업인·취약계층에 공급하기로 했다. 단순한 일회성 채무조정이 아니라 은행,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전국 농축협, 농협자산관리까지 참여하는 ‘범농협 포용금융’ 체제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농협중앙회가 이번에 내놓은 방안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오랜 기간 채무 부담에 묶여 있던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장기연체채권 소각·감면이다. 다른 하나는 앞으로 5년간 서민금융과 농업인 금융지원을 대폭 늘리는 포용금융 공급 확대다. 농협은 이를 통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농협금융의 다음 성장동력으로 포용금융과 생산적금융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15일 “장기연체채권 소각과 감면을 통해 오랜 기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취약계층에게 재기의 희망을 전하는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며 “앞으로도 범농협 차원의 포용금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농협의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8876억 연체채권 정리…취약계층 9만명 재기 지원 이날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올해 총 8876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하거나 감면한다. 이를 통해 약 9만명의 취약계층이 추심 부담을 덜고 정상적인 금융 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장기연체채권 6870억원을 소각한다. 대상자는 약 6만4000명이다. 채권 소각은 단순한 회계상 정리가 아니다. 장기간 상환 능력을 잃은 차주에게 계속 추심이 이어질 경우 경제적 재기는 더 어려워진다. 농협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장기연체채권을 정리해 취약계층의 추심 부담을 면제하고 신용회복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계열별 소각 규모도 구체화했다. NH농협은행이 2870억원, 농축협 상호금융이 1500억원, 농협자산관리가 25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소각한다. 중앙회와 금융지주 계열사, 지역 농축협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농협 특유의 조직망을 활용한 포용금융 모델로 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고령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보유한 3년 경과 연체채권에 대해서는 2006억원 규모의 원금과 이자를 감면한다. 원금은 최대 90%까지 감면하고, 미수이자는 전액 면제한다. 감면 프로그램은 오는 7월부터 1년간 운영된다. 농협은 약 2만6000명의 취약계층이 금융 부담을 덜 것으로 보고 있다. ◆5년간 15조3000억 공급…서민·농업인 금융지원 확대 이와 함께 농협은 향후 5년간 15조3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지원계획도 추진한다.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등 농협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8조5000억원, 서민금융·취약계층 대출 6조8000억원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 대목은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포용금융 기조와 맞닿아 있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 자영업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서민과 취약차주의 금융 부담은 커졌다. 특히 제2금융권과 대부업권으로 밀려난 차주, 코로나19 이후 매출 회복이 더딘 자영업자, 고령층과 저신용자에게 금융 안전망은 생계의 문제다. 금융회사가 건전성만 앞세워 문턱을 높이면 취약차주는 더 비싼 금리의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 농협의 포용금융 확대는 이런 악순환을 끊는 데 목적이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필요한 운영자금과 재기자금을 공급하고, 저신용·취약계층에는 정책서민금융과 연계한 금융 접근성을 넓히는 방식이다. 농업인과 농촌 지역 차주에게는 농협이 가진 현장 정보와 지역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협금융 입장에서도 포용금융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농협의 뿌리인 농업금융과 지역금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략이다. 과거 농협이 영농자금과 생활자금을 통해 농촌 경제를 지탱했다면, 앞으로는 서민·자영업자·농업인·지역기업의 재기를 돕는 금융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포용금융 넘어 생산적금융으로…농협금융 새 성장판 주목할 부분은 농협의 전략이 포용금융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협금융은 최근 금융권 전반의 생산적금융 확대 흐름 속에서 농업·농식품 산업, 지역 중소기업, 신성장 산업, 청년 창업, 지역 인프라 투자를 새로운 성장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생산적금융은 단순히 대출을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담보와 가계대출에 쏠렸던 금융 자금을 산업, 기술, 지역, 일자리로 돌리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가 금융권에 요구하는 방향도 여기에 있다. 금융이 이자 장사에 머물지 말고 기업의 투자와 산업 전환, 서민의 재기와 지역경제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협금융은 이 분야에서 다른 금융그룹과 다른 위치에 있다. 전국 농축협과 농협은행 점포망, 농협경제지주와 연결된 농식품 밸류체인, 농업인과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현장 접근성은 농협만의 자산이다. 스마트팜, 푸드테크, 농식품 수출, 농촌 관광, 로컬 브랜드, 지역 에너지 전환 등은 농협금융이 생산적금융을 접목할 수 있는 대표 영역이다. NH투자증권과 NH-Amundi자산운용, NH벤처투자 등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은행이 대출과 보증, 정책자금 연계를 맡는다면 증권과 운용사는 펀드, 채권, 프로젝트금융, 벤처투자를 통해 자본시장 방식의 생산적금융을 설계할 수 있다. 캐피탈과 저축은행은 은행권 문턱을 넘기 어려운 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 금융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공익성과 수익성의 균형이 관건 다만 포용금융과 생산적금융 확대가 성공하려면 두 가지 균형이 필요하다. 먼저 공익성과 건전성의 균형이다. 취약계층 지원은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대출 확대는 금융회사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 장기연체채권 소각·감면 역시 도덕적 해이 논란을 피하려면 대상 선정, 상환 능력 평가, 성실상환 유도 장치가 정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또 하나는 정책 호응과 독자 전략의 균형이다. 이재명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것은 필요하지만, 농협금융의 포용·생산금융은 정부 방침에 대한 단순한 ‘화답’에 그쳐서는 안 된다. 농협이 가장 잘 아는 농업, 농촌, 지역경제, 서민금융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포용금융이 비용이 아니라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농협금융은 이미 2012년 금융지주 출범 이후 은행·증권·보험·캐피탈·자산운용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제 다음 과제는 외형 확장이 아니라 금융의 방향 전환이다. 고령화와 지방소멸, 자영업 위기, 농업의 산업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농협금융이 어디에 자금을 공급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농협의 이번 포용금융 확대는 그래서 단순한 취약계층 지원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장기연체채권 8876억원 소각·감면은 과거의 부실을 정리하는 일이다. 5년간 15조3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공급은 현재의 금융 안전망을 넓히는 일이다. 여기에 생산적금융을 결합하는 것은 미래의 성장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농협금융의 역사는 농업과 지역에서 시작됐다. 앞으로의 경쟁력도 그곳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생산적금융 기조는 농협금융에 부담이면서 동시에 기회다. 금융의 공공성을 요구받는 압박이지만, 농협의 정체성을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의 채무조정은 재기로 이어져야 하고 서민금융은 자립으로 연결돼야 하며, 생산적금융은 산업과 일자리로 증명돼야 한다”며 “농협이 농업금융의 DNA를 바탕으로 포용과 생산의 두 축을 제대로 세운다면 농협금융은 단순한 5대 금융그룹의 한 축을 넘어 지역경제와 미래 산업을 잇는 독자적 금융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6-15 13: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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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정권 심판보다 생활정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여야는 총력전에 들어갔다. 여당은 국정 안정을, 야당은 정권 견제를 내세우고 있다. 중앙정치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민심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본령은 따로 있다. 주민의 삶을 누가 더 잘 돌볼 것인가, 지역의 살림을 누가 더 책임 있게 운영할 것인가, 낡은 행정과 무능한 의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묻는 선거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가 아니다.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도 아니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이들이 결정하는 것은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생활의 조건이다. 버스 노선 하나, 학교 주변 안전 하나, 노후 주택 정비 하나, 보육과 돌봄 예산 하나가 주민의 하루를 바꾼다. 지역 산업단지 규제 완화와 청년 창업 공간, 전통시장 주차장, 병원 접근성, 하천 정비, 쓰레기 처리, 재난 대응 역시 지방정부의 실력과 직결된다.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승패표로만 소비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물론 이번 선거에 중앙정치의 의미가 없을 수는 없다. 정권 출범 이후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투표장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가와 집값, 고용과 세금, 복지와 재정, 외교와 안보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도 선거에 담긴다. 그러나 모든 지방 의제를 정권 심판론 하나로 덮어버리면 정작 지역은 사라진다. 서울의 교통과 주거, 부산의 산업 재편, 대구·경북의 청년 유출, 호남의 인구 감소, 충청의 행정수도와 산업벨트, 강원의 접경지 경제, 제주 관광과 환경 문제는 모두 다른 해법을 요구한다. 하나의 정치 구호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후보의 간판이 아니라 실력이다. 어느 당 소속인가보다 무엇을 해왔는지 누구와 가까운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중요하다. 지방정부는 이제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다. 지역 경제의 기획자이자 복지의 집행자이며 재난과 안전의 최전선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생존 전략을 짜야 하고 수도권에서는 과밀과 주거비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인공지능(AI) 산업과 디지털 전환, 기후 대응과 에너지 전환도 중앙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둘 것인지, 전력망과 산업단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역 대학과 기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지방의 미래를 좌우한다. 그런데 선거 현장은 여전히 낡은 정치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물 검증보다 진영 동원이 앞서고 정책 경쟁보다 상대 흠집 내기가 더 쉽게 소비된다.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도 적지 않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자가 500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규모로 지방자치 경쟁이 얼마나 약화됐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선택지가 없는 선거는 유권자의 권리를 반쪽으로 만든다. 지방의원 선거가 생활정치의 입구가 아니라 정당 조직의 하부 구조로 굳어지면 지방자치는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교육감 선거 역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교육은 한 세대의 미래를 결정하는 영역이다. 학력 저하와 사교육비 부담, 학교폭력, 교권 회복, 디지털 교육, 지역 간 교육 격차는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상당수 유권자는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충분히 알지 못한 채 투표장에 들어선다. 정당 표시가 없다는 이유로 정보는 부족하고 후보들은 이념 구호 뒤에 숨는다. 교육감은 아이들의 학교와 교사의 일터, 학부모의 삶을 바꾸는 자리다. 모른 채 찍는 투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유권자에게도 책임은 있다.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투표하지 않는 시민의 몫은 언제나 더 조직된 세력이 가져간다.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생활정치의 질을 떨어뜨린다. 주민이 묻지 않으면 후보는 답하지 않는다. 공약을 따지지 않으면 선거 이후 책임도 물을 수 없다. 누가 우리 지역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 빚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개발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 복지는 지속 가능한지, 청년과 노인은 어디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꼼꼼히 물어야 한다. 정당들도 달라져야 한다.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전초전으로만 여기는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좋은 후보를 키우지 않고 지역 정책을 준비하지 않고, 선거 때마다 심판론과 방어론만 반복하는 정당은 지방자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 공천은 정당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부실한 후보를 내놓고 당만 보고 찍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무책임이다. 지방의회 역시 거수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행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의회, 예산을 읽지 못하는 의원, 주민보다 정당의 눈치를 보는 지방정치는 결국 지역을 병들게 한다. 이번 6.3 지방선거의 기준은 단순해야 한다.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사람인가. 지역의 돈을 제대로 쓸 사람인가. 갈등을 키우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사람인가. 중앙정치의 바람에 기대는 후보보다 현장을 아는 후보를, 구호만 외치는 후보보다 숫자와 예산을 설명할 수 있는 후보를, 당색보다 책임을 아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의 축적이다. 지방선거는 그중에서도 가장 생활에 가까운 민주주의다.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의 함성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심판도 필요하고 견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는 것은 주민의 삶이다. 정치가 다시 주민의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 지방정부가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기능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와 정치권 모두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2026-05-30 12: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