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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전력 슈퍼사이클… LS·HD현대 '제품믹스' 승부
[경제일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노후 전력망 교체가 만든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이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을 함께 끌어올렸다. 다만 성적표의 모양은 달랐다. LS일렉트릭은 넓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외형에서 앞섰고,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매출의 4분의 1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23일과 28일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5770억원, 영업이익 17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2%, 64.4% 증가한 분기 최대 실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 1조1418억원, 영업이익 287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LS일렉트릭이 4352억원 많았지만 영업이익은 HD현대일렉트릭이 1085억원 더 컸다. 영업이익률은 LS일렉트릭 11.3%, HD현대일렉트릭 25.1%다. 같은 AI·전력망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고도 수익성은 두 배 이상 벌어졌다. 어떤 제품을 어느 시장에 공급했는지를 보여주는 ‘제품믹스’의 차이가 먼저 드러난 대목이다. LS, 배전·초고압으로 데이터센터 공략 LS일렉트릭의 강점은 초고압부터 저압까지 이어지는 제품군이다. 데이터센터 내부에는 배전반과 배전기기를 직접 공급하고, 전력 사용 증가로 함께 확충되는 외부 송·변전 인프라에는 초고압변압기와 개폐장치로 대응한다. LS일렉트릭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설비투자가 배전사업을 끌어올렸고,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는 초고압변압기 성장을 뒷받침했다. 초고압변압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1.2% 늘었고, 북미 매출은 약 4000억원으로 지역 기준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신규 수주는 약 2조1000억원, 수주잔고는 7조원으로 집계됐다. 생산시설 확대도 수주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준공한 부산 초고압변압기 2생산동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고, 미국 유타와 텍사스 생산거점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생산 효율의 문제라기보다 공장 신·증설로 생산능력이 확대돼 수주에 더 폭넓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전 제품은 데이터센터에 직접 납품되고 초고압 제품은 송·변전 인프라에 공급된다”며 “초고압부터 배전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만큼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폭넓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LS일렉트릭의 과제는 넓은 사업 영역을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초고압변압기와 데이터센터 배전 수주가 늘더라도 자동화와 자회사 등 서로 다른 사업이 연결 실적에 함께 반영된다.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고 쌓인 수주를 납기 지연 없이 실적으로 전환해야 HD현대일렉트릭과의 이익률 격차를 좁힐 수 있다. HD현대, 북미 변압기 기반에서 패키지로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전력기기가 실적을 이끌었다. 회사는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전력변압기 수익성이 높아졌고, 국내 반도체 프로젝트용 배전반을 중심으로 배전기기 채산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전력기기 사업은 고압차단기 해외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0.7% 성장했다. 배전기기 매출은 2312억원으로 20.2% 늘었다. 2분기 수주는 14억4000만달러, 상반기 누적 수주는 32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8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6%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에서 축적한 납품 실적과 고객 관계, 현지 생산 기반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거점 운영 경험과 대규모 전력변압기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신속한 납기 대응과 고객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초고압변압기 중심의 사업구조도 배전기기와 회전기기를 묶는 패키지형 공급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의 요구가 개별 제품 공급에서 통합솔루션 제공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력기기와 배전기기, 회전기기 등 다양한 제품군을 연계한 패키지 공급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앨라배마와 울산에서 진행하는 생산능력 확충은 다음 성장을 위한 기반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설비 확대와 함께 공정 표준화·자동화, 데이터 기반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인력 확보와 공급망 관리도 강화해 증설 과정에서도 품질과 납기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음 승부는 ‘통합 공급’ 두 회사는 같은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시장을 겨냥하지만 출발점은 다르다. LS일렉트릭은 배전반과 배전기기를 데이터센터 내부에 공급하면서 초고압 제품으로 외부 송·변전 인프라까지 공략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쌓은 납품 실적과 현지 생산 기반을 토대로 배전기기와 회전기기를 결합한 패키지 공급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결국 LS일렉트릭은 배전에서 초고압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에서 배전으로 서로의 영역에 들어가는 구도다. LS일렉트릭에는 제품의 폭을 높은 이익률로 바꾸는 능력이, HD현대일렉트릭에는 변압기 경쟁력을 지키면서 통합솔루션으로 확장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시장 환경은 당분간 양사에 우호적이다. 로이터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변압기와 차단기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일부 대형 변압기의 납기가 수년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우드맥킨지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용량이 현재 약 24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10GW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설은 기회인 동시에 위험이다. 공급 부족기에 늘린 생산능력이 수요 둔화 이후 부담이 될 수 있고, 신규 공장의 품질 안정화와 숙련인력 확보가 계획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현재 점수판은 외형에서 LS일렉트릭, 수익성에서 HD현대일렉트릭이 앞선다. 다음 승부는 누가 더 많은 장비를 파느냐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이 요구하는 설비를 제때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급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2026-08-01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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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 호주 송전망 3100억 장기 계약…전력기기 수주 확대
[경제일보] 효성중공업이 호주 전력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 주요 송전망 운영사와 향후 5년간 3100억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을 확대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세계 각국이 전력망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2일 효성중공업은 호주 빅토리아주 송전망 운영사인 오스넷(AusNet)과 초고압변압기와 리액터 등을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향후 5년간 누적 기준 약 3100억원이다. 이번 계약으로 효성중공업은 빅토리아주 송전망 구축에 필요한 주요 전력기기를 공급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지난 3월 호주 퀸즐랜드주에서 수주한 1425억원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이은 대형 계약이다. 전력기기 공급을 기반으로 ESS와 전력계통 안정화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호주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호주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송전망 확충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대도시 수요처가 멀리 떨어져 있어 장거리 송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며, 계통 안정화를 위한 초고압변압기와 HVDC(초고압직류송전),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등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약 200억 호주달러(약 20조원)를 투입하는 'Rewiring the Nation'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 등을 연결하는 송전망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구역의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0여 년간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영업과 유지보수 서비스를 확대하며 호주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호주 송전용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으로 빅토리아주를 비롯해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 남호주 등 주요 지역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 전력기기 업계는 AI 데이터센터와 전기화, 노후 전력망 교체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세계 전력 인프라 시장이 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호주를 중심으로 송전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초고압변압기와 차단기, HVDC 등 전력기기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효성중공업은 호주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북미에서만 약 7870억원 규모의 전력기기를 수주했으며, 상반기 누적 수주액은 약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자회사 효성HICO와 미국 인프라 솔루션 기업 콴타(Quanta) 자회사 간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북미 초고압차단기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효성 관계자는 "이번 계약 규모는 단일 수주가 아니라 향후 5년간 장기 공급계약의 누적 예상 금액"이라며 "공급 제품의 구체적인 사양과 수량은 향후 논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HVDC와 STATCOM 등 차세대 전력망 솔루션까지 협력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미국과 창원 등 글로벌 생산사이트 증설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공급 대응에는 차질이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호주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넓은 국토를 바탕으로 장거리 송전망과 전력계통 안정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전략적 시장"이라며 “단순 전력설비 공급업체가 아니라, 호주의 에너지정책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7-02 13: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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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이제 SKT 방식이 글로벌 표준"… 2년 노력의 결실
[경제일보] SK텔레콤(CEO 정재헌)이 제안한 'AI 데이터센터(AIDC) 시스템 연동 구조 및 신호 체계'가 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T)에서 최종 국제 표준으로 승인받았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하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설계도와 운영 방식을 한국 기업이 주도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열린 ITU-T 산하 정보통신기술 국제 표준화 기구 SG11 회의에서 자사가 제안한 AI 데이터센터 연동 구조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18일 밝혔다. 2024년 5월 신규 표준화 과제로 승인받은 지 약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복잡성을 지닌다. 대규모 연산 처리를 위한 수만 개의 GPU 클러스터뿐만 아니라, 이를 식히기 위한 특수 냉각 시스템, 전력 관리, 보안, 데이터 저장 장치(스토리지) 등 수많은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해야 한다. 과거 데이터센터가 단순히 서버를 저장하는 '창고'였다면, 현대의 AI 데이터센터는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실시간으로 상태를 교환하는 '유기적 복합체'가 됐다. 문제는 이들 시스템 간의 연동 방식이 제조사마다 달라 운영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SK텔레콤이 이번에 표준화한 기술은 데이터센터를 △서비스 계층 △관리 계층 △인프라 계층이라는 3단계 구조로 명확히 정의했다. 이를 통해 각 계층이 어떤 신호(Signalling)를 주고받으며 상태를 제어해야 하는지 글로벌 기준을 세웠다. 공항 관제 시스템이 항공기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듯, 데이터센터 내부의 다양한 설비들이 서로의 상태를 즉각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왜 SK텔레콤인가… 2년의 연구와 '해인(Haein)'의 노하우 이번 표준 채택의 배경에는 SK텔레콤이 그간 쌓아온 AI 인프라 구축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SK텔레콤은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이끌어냈고, 고성능 GPU 클러스터인 '해인(海印)'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국제 표준화 기구인 ITU-T에서 SK텔레콤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이들이 실제 상업용 데이터센터 운영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목 현상을 정확히 짚어내고 이를 '신호 체계'로 규격화했기 때문이다. 최동희 SK텔레콤 AI전략기획실장은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로부터 기술 역량과 운영 노하우를 동시에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제 표준 승인이 국내 기업들의 'AIDC(AI 데이터센터) 해외 진출'에 결정적인 마중물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글로벌 기업이나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한국의 표준화된 기술 규격을 따르면 설계와 운영의 시행착오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유럽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추진하는 하이퍼스케일 규모의 AIDC 프로젝트에서, SK텔레콤이 정립한 이 표준 규격이 기술적 베이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추격자'를 넘어 '룰 메이커(Rule Maker)'로 거듭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또한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SK그룹 계열사와 함께 AIDC의 밸류체인(냉각, 전력, 서버,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표준 확정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 'SK형 AIDC 토털 패키지'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운영 표준을 선점했다는 것은 전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의 설계 지침을 우리가 쓴다는 의미와 같다"며 "6G 통신과 AI 기술이 융합되는 미래 네트워크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위상이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희 SKT AI전략기획실장은 “표준 승인은 SKT가 그동안 축적해온 AI DC 기술 역량과 운영 노하우를 공신력 있는 국제 기구로부터 인정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AI 분야 국제 표준화 및 글로벌 AI 생태계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3-18 08:5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