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59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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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차범위 내 1위'는 금물…'깜깜이 선거' 막판 총력전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선거판은 숫자에서 현장으로 옮겨갔다. 새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할 수 없는 ‘깜깜이 기간’에 들어선 뒤 후보들은 지지율 대신 유세차에 올랐다. 오차범위 안의 수치를 두고 ‘1위’나 ‘우세’를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지막 승부는 후보가 어느 지역을 찾고, 어느 계층을 겨냥하며, 어떤 메시지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멈춘 ‘깜깜이 선거 기간’, ‘마지막 표밭’ 뛰어든 후보들 이에 여야 지도부는 접전지로 향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강원과 수도권에서 집중 유세에 들어갔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충청과 경기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도심과 청년 밀집 지역을 선거운동의 마지막 무대로 낙점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이날 새벽부터 강서·은평·서대문·영등포·동대문·종로·중·용산·마포·강남·강동·송파 등 서울 12개구를 돌고,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피날레 유세를 한 뒤 밤 11시 40분 송파구 복정역 환승센터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하는 일정을 잡았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신촌역 인근 스타광장에서 마지막 유세에 나서 2030세대를 겨냥한다. 서울의 마지막 구호는 선명하게 갈렸다. 정 후보는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싣는 선거”를 강조하며 민주당 구청장 후보들과의 원팀론을 앞세웠다. 반면, 오 후보는 신촌을 마지막 유세지로 택하며 젊은 유권자와 중도층을 향한 메시지를 부각했다. 수도 서울의 승부가 단순한 광역단체장 선거를 넘어 정권 지원론과 견제론의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구에서는 양당 후보가 모두 동성로를 피날레 무대로 골랐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아침 인사를 시작한 뒤 수성구와 동구 일대를 돌고, 오후 6시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앞에서 마지막 총력 유세를 하기로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북구 복현오거리에서 아침 인사를 한 뒤 북구·남구·동구·중구를 잇따라 돌고, 오후 7시 30분 동성로 CGV 한일극장 앞에서 총집결 유세에 나선다. 대구의 막판전은 변화론과 보수 결집론의 정면 충돌이다. 김 후보는 자신의 정치 이력을 걸고 대구의 변화를 호소하고, 추 후보는 보수의 중심지 대구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맞섰다. 두 후보가 같은 도심 번화가를 마지막 장소로 택한 것은 부동층과 청년층, 도심 생활권 유권자를 끝까지 붙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부산은 원도심과 서면, 북갑이 마지막 승부처가 됐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영도구·서구·사하구·중구·부산진구 등 원도심을 유세차로 돌고, 오후 7시 40분부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부산 북갑에서 표심을 공략한 뒤 도보 유세로 전환해 자정까지 유권자들을 만난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기장군·금정구·동래구·해운대구·연제구·서면역 등지를 돈 뒤 오후 7시 30분 서면 쥬디스 태화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고, 이후 전포동 카페 거리에서 막판 표심을 훑는다. 부산시장 선거는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방이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산시장 후보 간 의혹 제기와 맞고발,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들의 공방까지 겹치며 지역 정가에서 ‘역대 선거 가운데 네거티브가 가장 심한 선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막판 유세가 단순 지지 호소를 넘어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에게 다시 정책과 실행력을 설득해야 하는 무대가 된 이유다. 경남에서는 창원이 마지막 전장이 됐다.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2일 창원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일정을 택했다. 경남 18개 시군 유권자 약 277만5000명 가운데 창원 유권자는 약 85만8000명으로 30%를 넘는다. 김 후보는 진해 안민터널 입구 출근 인사와 김해 오일장을 거쳐 창원으로 돌아오고, 밤 8시 30분 창원시청 사거리 유세와 밤 11시 창원중앙역 인사로 선거운동을 끝낸다. 박 후보는 마산합포·마산회원·의창·성산을 돌고 오후 7시 30분 성산구 상남분수광장에서 피날레 유세를 한다. 경남의 창원 집중은 단순한 동선이 아니다. 창원은 제조업과 공공기관, 신도심과 구도심, 노동자와 자영업자가 함께 얽힌 경남 표심의 압축판이다. 김 후보는 여당 후보의 힘을 내세우고, 박 후보는 현직 도정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후보들이 마지막 시간을 창원에 쏟아붓는 것은 경남 전체 판세를 가를 수 있는 최대 표밭이기 때문이다. 충남에서는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공주에서 출발해 서산·당진·천안·아산으로 이동하고,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는 천안과 아산에 집중했다. 박 후보는 공주 옥룡교차로에서 출근길 인사를 한 뒤 서산동부전통시장, 당진 시내, 아산 온양온천시장, 천안 신불당을 찾는 일정을 잡았다. 김 후보는 충남도청 기자회견 이후 아산 집중 유세와 천안 피날레 유세로 마지막 선거운동을 이어간다. 충남의 막판 동선은 중원 표심의 성격을 보여준다. 박 후보는 고향이자 정치적 출발점인 공주에서 초심을 강조하고, 서해안 산업벨트와 천안·아산 생활권을 연결했다. 김 후보는 충남 인구와 경제 활동이 몰린 천안·아산에 화력을 집중했다. 충남지사 선거가 단순 정당 대결을 넘어 서북부 산업벨트와 내포 행정권, 원도심 민심이 맞물린 선거라는 점이 마지막 유세 일정에 그대로 반영됐다.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본투표층 동원이 마지막 변수 이번 선거의 막판 총력전의 배경은 높은 사전투표율이다. 6·3 지방선거 전국 사전투표율은 23.51%였고, 서울 23.84%, 부산 21.29%, 대구 18.65%, 광주 27.83%, 대전 22.53%, 울산 22.46% 등 지역별 온도차가 나타났다. 역대 지방선거 최고 사전투표율은 선거판에 두 가지 압박을 동시에 줬다. 이미 투표를 마친 유권자가 많아진 만큼 남은 본투표층의 규모는 줄었다. 하지만 접전지에서는 그 줄어든 표밭 안에서 어느 쪽이 지지층을 더 촘촘히 불러내느냐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 사전투표가 특정 정당의 우세 신호인지, 단순한 조기 투표 확산인지는 개표 전까지 단정하기 어렵다. 이에 각 캠프는 마지막 하루를 ‘판세 확인’이 아니라 ‘투표 독려’에 쏟아붓고 있다. 지역별 사전투표율 차이도 후보들의 막판 동선을 자극하고 있다. 호남권처럼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지역에서는 이미 결집한 표심을 본투표일까지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반대로 대구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는 전통 지지층의 본투표 참여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부동층과 중도층의 최종 선택이 남아 있다. 후보들이 서울 청계광장과 신촌, 대구 동성로, 부산 서면, 창원, 천안·아산으로 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곧바로 어느 한쪽의 우세를 뜻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미 투표한 유권자가 많아진 만큼 각 후보에게 남은 과제는 본투표층을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깜깜이 기간에는 여론조사 숫자를 새로 말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와 조직 점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마지막 유세지는 캠프가 보는 최대 승부처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2026-06-02 15: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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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떠받친 증시 호황, 가계부채 시한폭탄 키워선 안 된다
[경제일보] 국내 가계부채에 또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이 한 달 만에 2조6000억 원 넘게 증가하며 107조 원에 육박했다. 특히 증가분 대부분이 마이너스통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단순한 생활자금 수요가 아니라 투자 목적의 차입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억제되자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신용대출 급증의 배경에 ‘빚투’ 열풍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증시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상당수가 자기 자본이 아닌 빚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카드론까지 동원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은 과열 신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투자는 미래의 수익을 기대하는 경제활동이지만, 과도한 레버리지는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가 동시에 지속되는 이른바 ‘3고 현상’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 역시 지정학적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산업의 호조가 경제 전체의 체력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만약 금리 인상과 증시 조정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그 충격은 개인 투자자와 금융시장 전반에 고스란히 전이될 수 있다.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이는 다시 시장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개인회생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계의 재무 건전성이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칫 가계부채 부실이 금융권의 건전성 문제로 확산될 경우 우리 경제는 소비 위축과 성장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금의 상황을 단순한 시장 활황의 부산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신용대출과 카드론의 용도와 증가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고위험 차입 투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회사 역시 단기 실적에만 매몰되지 말고 대출 건전성 관리에 더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상승장에서는 누구나 수익을 기대하지만, 시장은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빚을 내 투자하는 행위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손실도 배가시킨다. 투자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포모(FOMO) 심리에 휩쓸려 무리한 차입에 나선다면 결국 그 대가는 개인과 가계, 나아가 경제 전체가 떠안게 된다. 빚으로 만든 호황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투기적 낙관론이 아니라 냉정한 위험 관리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의 초침은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정부와 금융권, 그리고 투자자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다.
2026-06-01 09: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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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정권 심판보다 생활정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 여야는 총력전에 들어갔다. 여당은 국정 안정을, 야당은 정권 견제를 내세우고 있다. 중앙정치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민심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본령은 따로 있다. 주민의 삶을 누가 더 잘 돌볼 것인가, 지역의 살림을 누가 더 책임 있게 운영할 것인가, 낡은 행정과 무능한 의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묻는 선거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가 아니다.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도 아니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이들이 결정하는 것은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생활의 조건이다. 버스 노선 하나, 학교 주변 안전 하나, 노후 주택 정비 하나, 보육과 돌봄 예산 하나가 주민의 하루를 바꾼다. 지역 산업단지 규제 완화와 청년 창업 공간, 전통시장 주차장, 병원 접근성, 하천 정비, 쓰레기 처리, 재난 대응 역시 지방정부의 실력과 직결된다.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승패표로만 소비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물론 이번 선거에 중앙정치의 의미가 없을 수는 없다. 정권 출범 이후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투표장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가와 집값, 고용과 세금, 복지와 재정, 외교와 안보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도 선거에 담긴다. 그러나 모든 지방 의제를 정권 심판론 하나로 덮어버리면 정작 지역은 사라진다. 서울의 교통과 주거, 부산의 산업 재편, 대구·경북의 청년 유출, 호남의 인구 감소, 충청의 행정수도와 산업벨트, 강원의 접경지 경제, 제주 관광과 환경 문제는 모두 다른 해법을 요구한다. 하나의 정치 구호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후보의 간판이 아니라 실력이다. 어느 당 소속인가보다 무엇을 해왔는지 누구와 가까운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중요하다. 지방정부는 이제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다. 지역 경제의 기획자이자 복지의 집행자이며 재난과 안전의 최전선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생존 전략을 짜야 하고 수도권에서는 과밀과 주거비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인공지능(AI) 산업과 디지털 전환, 기후 대응과 에너지 전환도 중앙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둘 것인지, 전력망과 산업단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지역 대학과 기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지방의 미래를 좌우한다. 그런데 선거 현장은 여전히 낡은 정치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물 검증보다 진영 동원이 앞서고 정책 경쟁보다 상대 흠집 내기가 더 쉽게 소비된다.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도 적지 않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무투표 당선자가 500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규모로 지방자치 경쟁이 얼마나 약화됐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선택지가 없는 선거는 유권자의 권리를 반쪽으로 만든다. 지방의원 선거가 생활정치의 입구가 아니라 정당 조직의 하부 구조로 굳어지면 지방자치는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교육감 선거 역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교육은 한 세대의 미래를 결정하는 영역이다. 학력 저하와 사교육비 부담, 학교폭력, 교권 회복, 디지털 교육, 지역 간 교육 격차는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상당수 유권자는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충분히 알지 못한 채 투표장에 들어선다. 정당 표시가 없다는 이유로 정보는 부족하고 후보들은 이념 구호 뒤에 숨는다. 교육감은 아이들의 학교와 교사의 일터, 학부모의 삶을 바꾸는 자리다. 모른 채 찍는 투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유권자에게도 책임은 있다.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투표하지 않는 시민의 몫은 언제나 더 조직된 세력이 가져간다.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생활정치의 질을 떨어뜨린다. 주민이 묻지 않으면 후보는 답하지 않는다. 공약을 따지지 않으면 선거 이후 책임도 물을 수 없다. 누가 우리 지역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지, 빚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개발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 복지는 지속 가능한지, 청년과 노인은 어디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 꼼꼼히 물어야 한다. 정당들도 달라져야 한다.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전초전으로만 여기는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좋은 후보를 키우지 않고 지역 정책을 준비하지 않고, 선거 때마다 심판론과 방어론만 반복하는 정당은 지방자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 공천은 정당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부실한 후보를 내놓고 당만 보고 찍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무책임이다. 지방의회 역시 거수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행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의회, 예산을 읽지 못하는 의원, 주민보다 정당의 눈치를 보는 지방정치는 결국 지역을 병들게 한다. 이번 6.3 지방선거의 기준은 단순해야 한다. 내 삶을 더 나아지게 할 사람인가. 지역의 돈을 제대로 쓸 사람인가. 갈등을 키우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사람인가. 중앙정치의 바람에 기대는 후보보다 현장을 아는 후보를, 구호만 외치는 후보보다 숫자와 예산을 설명할 수 있는 후보를, 당색보다 책임을 아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의 축적이다. 지방선거는 그중에서도 가장 생활에 가까운 민주주의다. 이번 선거를 정권 심판의 함성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심판도 필요하고 견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는 것은 주민의 삶이다. 정치가 다시 주민의 삶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 지방정부가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기능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와 정치권 모두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2026-05-30 12: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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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전직 대통령의 법정, 체통과 책임의 마지막 시험대
[경제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재판은 1심을 지나 항소심으로 넘어왔지만 사건의 무게는 줄지 않았다. 1심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사실관계와 법리, 형량이 다시 다퉈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재판이 묻는 것은 유무죄와 형량만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 행사로 발생한 결과를 법정에서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도 함께 놓여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의 내란 사건 항소심은 재판부 기피신청과 재항고 절차가 이어지면서 본격 심리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김 전 장관과 일부 피고인들도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법원은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피고인 측은 이에 불복했다. 피고인에게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법관 기피신청 역시 형사소송 절차 안에 있는 제도다. 다만 내란 사건처럼 헌정질서와 군 지휘 체계가 함께 다뤄지는 사건에서는 절차적 다툼의 방식과 시점도 공적 평가의 대상이 된다. 전직 대통령의 법정은 일반 피고인의 법정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혐의를 다투고 증거를 반박하며 법률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였고 계엄 선포권자였다. 그 권한은 개인에게 주어진 권력이 아니라 헌법이 맡긴 공적 권한이다. 그 권한 행사로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군과 경찰, 행정부가 영향을 받았다면 법정에서의 태도 역시 개인 방어권의 차원을 넘어선다. 방어권은 보장돼야 한다.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불리하게 평가돼서는 안 된다. 재판부 기피신청이나 증거 다툼도 법이 인정한 절차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과 전직 국방부 장관처럼 국가권력의 정점 또는 그에 가까운 위치에 있던 인물들의 절차적 대응은 그 자체로 별도의 메시지를 남긴다. 특히 그 재판이 군과 경찰, 헌법기관을 움직인 계엄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전직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체통은 침묵을 뜻하지 않는다. 혐의를 다투지 말라는 뜻도 아니다. 자신의 결정을 둘러싼 법적 책임을 다투더라도 그 결정이 국가기관과 하급 공직자에게 남긴 부담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부하와 실무자들이 수사와 재판의 부담을 나누어 지는 상황에서 최고 결정권자가 절차적 대응만을 앞세우는 모습으로 비치면 책임의 방향은 다시 아래로 흘러갈 수 있다. 법정 태도도 공적 평가의 대상 윤 전 대통령 측은 계엄이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이 아니라 경고성 조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왔다. 항소심에서도 이 주장은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법원이 살필 부분은 계엄을 어떻게 불렀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이 움직였느냐이다. 군 병력이 국회와 선관위 등 헌법기관을 향해 이동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명령이 내려갔는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군·경 수뇌부가 어떤 인식을 공유했는지가 판단의 중심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전직 대통령의 법정 태도는 바로 이 대목에서 중요해진다. 계엄을 경고성 조치로 설명하더라도 실제 병력 이동과 기관 장악 시도 의혹이 있었다면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문제다. 법정에서는 혐의를 다툴 수 있다. 그러나 군과 경찰, 행정부 공직자들이 그 결과로 수사와 재판에 서게 된 현실까지 외면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의 권한은 결과가 발생한 뒤에도 책임을 동반한다. 김용현 전 장관의 위치도 이와 맞물려 있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의 판단이 군 지휘 계통으로 전달되는 자리였다. 1심 법원은 김 전 장관의 책임을 중대하게 판단했다. 항소심에서는 김 전 장관이 단순 전달자였는지, 아니면 군사적 실행을 구체화한 인물이었는지가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책임은 서로를 지우는 관계가 아니다. 대통령의 권한과 장관의 실행 관여는 각자의 지위에 따라 함께 평가돼야 한다. 충암고 출신 핵심 인맥 논란도 마지막까지 남는 대목이다. 학연 자체가 형사책임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다만 같은 인맥에 속한 인물들이 계엄 국면에서 핵심 직책을 맡았고 실제 지시와 실행 과정에 관여했다면 그 역할은 재판에서 검토될 수밖에 없다. 전직 대통령 주변의 사적 신뢰 관계가 공식 절차를 대신했는지, 국방부와 군 지휘 체계가 어떤 경로로 움직였는지도 항소심의 주요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 군에 남은 부담 이 시리즈가 반복해 짚은 대목은 군 전체를 계엄의 책임 주체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다수 군인은 계엄을 설계하지 않았다. 현장의 장병과 실무 간부 상당수는 명령 체계 안에서 움직였다. 이들이 위법성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그러나 계엄을 기획하고 지시한 사람들과 같은 선상에서 평가할 수는 없다. 계엄은 군에 오래 남을 부담을 남겼다. 일부 지휘관은 피고인석에 앉았고 일부는 증언대에 섰다. 수많은 장병은 자신이 수행한 명령의 의미를 뒤늦게 평가받는 위치에 놓였다. 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민 신뢰도 흔들렸다. 이 부담은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 아니다. 국가 최고 권한자의 판단과 국방부 장관, 핵심 지휘 라인의 결정이 군 조직을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 결과다. 전직 대통령의 책임 문제는 이 지점에서 다시 제기된다. 대통령은 군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가졌지만 그 권한이 군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방식으로 행사됐다면 그 결과도 감당해야 한다. 전직 대통령의 체통은 법정 밖 의전의 문제가 아니다. 군과 국가기관에 남긴 부담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하는지에서 드러난다. 군인들에게 남은 억울함은 감정적 표현으로 소비할 문제가 아니다. 계엄에 동원된 군인 상당수는 정치적 판단의 주체가 아니었다. 그들은 명령을 받았고 조직 안에서 움직였으며 이후 수사와 재판의 그림자 속에 놓였다. 이 차이를 인정해야 책임의 경계가 바로 선다. 명령받은 사람과 명령한 사람, 실행을 지시받은 사람과 실행을 설계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남은 재판의 출발점이다. 헌정질서와 형사책임의 접점 내란 재판은 일반 형사사건보다 무거운 헌정적 의미를 갖는다.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행위와 책임을 판단하는 절차다. 그러나 내란 사건에서는 그 판단이 헌법기관의 권한, 군 통수권의 한계, 비상권한 행사 요건과 맞물린다. 윤 전 대통령 재판이 단지 한 개인의 형량 문제에 그치지 않는 이유다. 항소심에서 법원은 공모관계와 지시 경로, 실행 관여 정도, 국헌문란 목적 인정 여부를 다시 살피게 된다. 형량 판단에서는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라는 지위, 군·경 수뇌부의 권한 행사, 계엄이 헌법기관과 군 조직에 남긴 결과가 함께 고려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는 자동 감경 사유가 되기 어렵다. 권한이 컸던 만큼 그 권한의 사용 방식도 엄격하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 다만 항소심이 정치적 심판의 장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법정은 여론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거와 법리에 따라 책임을 가리는 곳이다. 윤 전 대통령에게도 방어권은 보장돼야 하고 김 전 장관 등 다른 피고인들도 각자의 혐의와 증거에 따라 판단받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책임의 범위를 넓게 흐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권한과 행위에 맞게 정확히 나누는 일이다. 그 점에서 전직 대통령의 재판 태도는 법정 안팎에서 계속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방어권 행사는 권리다. 그러나 대통령의 권한 행사로 군과 국가기관이 움직였고 그 결과 수많은 공직자가 수사와 재판의 부담을 지게 됐다면 최고 결정권자의 태도도 함께 기록된다.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서 보여야 할 최소한의 체통은 절차를 포기하는 데 있지 않고 책임의 방향을 흐리지 않는 데 있다. 남은 재판이 남길 것 윤 전 대통령 재판의 마지막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항소심과 이후 절차에서 유무죄와 형량은 다시 다퉈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법정 쟁점만으로도 이 사건이 남긴 숙제는 적지 않다. 대통령의 비상권한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국방부 장관과 군 지휘부는 위법한 지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명령을 받은 군인과 명령을 내린 권력의 책임은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가 그것이다. 이 사건은 군 전체를 비난하는 방식으로 정리돼서는 안 된다. 군은 국가의 명령 체계 안에서 움직이는 조직이다. 그 조직이 정치적 판단의 실행 수단으로 불려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대상은 현장에 투입된 장병이 아니라 그 병력을 움직이도록 만든 의사결정 과정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핵심 지휘 라인의 책임 문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전직 대통령의 법정은 개인의 방어권과 공적 책임이 동시에 드러나는 자리다. 법률상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했던 사람에게는 그 권한이 남긴 결과를 감당하는 태도도 요구된다. 군과 국가기관에 남은 부담을 외면하지 않고 책임의 경계를 흐리지 않는 것, 그것이 전직 대통령의 법정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기준이다. 남은 재판은 계엄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넘어 공식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판단을 했고 그 판단이 군과 헌법기관에 어떤 결과를 남겼는지를 가려내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군인에게 남은 부담과 억울함도 함께 정리돼야 한다. 명령받은 사람과 명령한 사람의 책임을 구분하는 일은 윤석열 재판의 중간 결산을 넘어 한국 헌정질서가 다시 확인해야 할 기준이다.
2026-05-3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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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승세에 지수연동예금 눈길…원금 보장에 추가 수익 기대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수형 예금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진 가운데 만기까지 유지하면 원금과 최소 약정 이자를 보장받으면서 코스피200 지수 흐름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수연동예금(ELD)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수연동예금은 예금의 안정성과 지수형 상품의 수익 구조를 결합한 상품이다. 일반 투자상품과 달리 만기 유지 시 원금이 보장되지만 지수 상승률과 낙아웃 조건 등에 따라 최종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어 상품별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KB국민은행은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4호'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1년 만기 상품으로 상승추구형, 상승낙아웃형, 범위수익추구형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상승추구형은 기초자산 상승률에 따라 최저 연 2.98%부터 최고 연 3.13%의 만기 이율을 제공한다. 범위수익추구형은 최저 연 2.98%부터 최고 연 3.08%의 만기 이율을 제공하는 구조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승낙아웃형은 최저 연 2.00%부터 최고 연 10.75%의 만기 이율을 제공한다. 다만 관찰기간 중 코스피200 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25%를 초과해 상승하면 최저이율로 만기 이율이 확정된다. 해당 상품은 KB스타뱅킹이나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모집 한도는 상승추구형과 범위수익추구형이 각각 1000억원, 상승낙아웃형이 500억원이다. IBK기업은행도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IBK지수연동예금 26-1차'를 출시했다. 만기 유지 시 원금과 최소 이자를 보장받으면서 지수 변동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예금상품이다. 이 상품은 안정상승낙아웃형 6개월과 안정상승낙아웃형 1년 두 가지 유형으로 구성됐다. 안정상승낙아웃형 6개월은 비교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20% 이하 상승할 경우 연 0.5%에서 최고 연 6.3%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안정상승낙아웃형 1년은 기준지수 대비 30% 이하 상승 구간까지 수익률이 연동된다. 수익률은 연 1.5%에서 최고 연 6.0% 수준이다. 다만 두 상품 모두 지수연동기간 중 코스피200 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정해진 상승률을 한 번이라도 넘으면 낙아웃이 발생한다. 이 경우 안정상승낙아웃형 6개월은 연 0.5%, 안정상승낙아웃형 1년은 연 2.5%로 수익률이 확정된다. 가입 대상은 개인고객이며 가입 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상품별 중복 가입이 가능하고 총 판매 한도 500억원이 소진되면 판매가 종료된다. NH농협은행은 '지수연동예금 26-3호'를 선보였다. 이 상품도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만기 유지 시 원금과 최소 약정 이자를 보장받을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이다. 상품 유형은 안정Ⅰ형, 수익Ⅰ형, 수익Ⅱ형 등 3종이다. 안정Ⅰ형은 낙아웃 조건이 적용되지 않으며 만기지수가 최초지수 대비 0% 이상 5% 이하 상승하는 구간에 따라 개인 기준 연 2.80%에서 연 3.0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수익Ⅰ형은 만기지수가 최초지수 대비 0% 이상 30% 이하 상승하는 구간에 따라 개인 기준 연 2.65%에서 연 5.0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수익Ⅱ형은 0% 이상 45% 이하 상승 구간에서 개인 기준 연 2.3%에서 최고 연 7.25%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수익형 상품에는 낙아웃 조건이 적용된다. 수익Ⅰ형은 코스피200 지수가 30%를 초과해 상승하면, 수익Ⅱ형은 45%를 초과해 상승하면 각각 최저금리로 만기 수익률이 확정된다. ELD는 원금 보장 구조를 갖췄지만 일반 정기예금처럼 금리가 확정된 상품은 아니다. 원금 보장은 만기 해지 시에만 적용되며 중도해지 때는 수수료 발생으로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지수 상승률과 관찰기간 중 낙아웃 발생 여부에 따라 실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어 최고 수익률만 보기보다 최저 수익률, 낙아웃 조건, 만기 유지 가능성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6-05-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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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형량은 어디에서 갈리나
[경제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재판은 항소심에서 형량 판단을 다시 다투게 됐다. 1심 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에게도 유죄 판단과 중형이 선고됐다. 항소심은 유무죄 판단뿐 아니라 각 피고인의 지위와 관여 정도에 따른 형량의 무게를 다시 따지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특검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무기징역 선고 등에 항소했다. 항소심 첫 국면에서는 재판부 기피신청과 재항고 절차까지 이어지면서 본격 심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형량 판단의 큰 틀은 이미 1심에서 상당 부분 제시됐다. 계엄을 누가 구상했는지, 누가 군 지휘 체계로 옮겼는지, 누가 실제 병력 이동과 기관 장악 시도에 관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내란죄의 법정형은 무겁다. 형법은 내란의 우두머리에 대해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규정한다.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사람도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한다. 단순 가담자와 달리 우두머리와 중요임무 종사자는 국가권력 배제 또는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서 핵심 역할을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형량 판단에서도 지위와 역할, 실행 관여 정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 가장 먼저 따져질 부분은 우두머리 지위다.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이고 계엄 선포권자였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그 결정 이후 군과 경찰, 행정부가 움직였다면 법원은 그 권한이 어떤 목적과 절차에 따라 행사됐는지를 살피게 된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는 형량 판단에서 단순한 감경 요소로만 작용하기 어렵다. 국가 최고 권한을 가진 사람이 헌정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렸다면 그 지위는 책임의 무게를 키우는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다. 반면 김 전 장관 등은 대통령과 다른 층위에서 판단된다. 김 전 장관은 국방부 장관으로서 대통령의 판단을 군 지휘 체계로 연결하는 위치에 있었다. 1심 법원이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것은 그가 계엄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수행한 역할을 중대하게 본 결과로 읽힌다. 항소심에서는 김 전 장관이 단순 전달자였는지, 아니면 군사적 실행을 구체화한 인물이었는지가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법정형보다 중요한 것은 역할의 차이 내란 사건의 형량은 법정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사건 안에서도 피고인의 지위와 관여 정도, 지시의 구체성, 실행 결과, 범행 후 태도에 따라 형량은 달라진다. 우두머리인지, 중요임무 종사자인지, 단순 가담자인지에 따라 법률상 출발점부터 다르다. 같은 중요임무 종사 혐의라도 실제로 계획을 세운 사람과 명령을 전달한 사람,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인 사람의 책임은 같을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대다수 군인은 형량 분석의 중심에 놓여서는 안 된다. 계엄에 동원된 장병과 실무 간부 상당수는 명령 체계 안에서 움직였다. 이들이 위법한 명령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현장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필요하면 개별적으로 따질 문제다. 그러나 계엄을 기획하고 명령을 내리거나 실행 방향을 정한 사람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형량 분석의 출발점은 현장 병력이 아니라 그 병력을 움직인 의사결정권자들이다. 김 전 장관의 형량 판단에서도 이 구분은 중요하다.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의 명을 받는 자리이지만 동시에 군이 정치적 판단의 실행 수단이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 자리다. 장관이 대통령의 결심을 군 지휘 체계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떤 법적 검토를 했는지, 반대 의견을 냈는지, 오히려 실행 방향을 구체화했는지는 양형에서 주요 요소가 된다. 권한이 컸던 만큼 그 권한이 어떻게 행사됐는지가 형량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군 정보·방첩 라인의 역할도 별도로 검토될 부분이다. 이들은 계엄 국면에서 특정 기관 장악이나 정치인 체포 의혹,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조치와 맞물려 거론돼 왔다. 항소심에서는 이들이 어떤 지시를 받았고 무엇을 실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내란의 고의와 국헌문란 목적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가 다뤄질 수 있다. 군 정보기관의 특성상 상부 지시와 독자적 판단의 경계도 쟁점이 된다. 공모관계와 지시 경로가 형량을 가른다 항소심에서 형량을 좌우할 첫 번째 요소는 공모관계다. 내란 사건에서 공모가 인정되려면 단순한 동석이나 의견 교환을 넘어 범행의 기본적 내용에 대한 의사 결합이 있었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군·경 수뇌부 사이에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사전에 어떤 준비가 진행됐는지, 각자가 계엄의 목적과 실행 방식을 어떻게 인식했는지가 중요하다. 두 번째 요소는 지시 경로다. 계엄 선포 이후 군과 경찰이 실제로 움직였다면 그 명령이 어느 경로로 전달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통령의 발언이 장관을 거쳐 군 지휘부에 전달됐는지, 장관이나 군 지휘관이 이를 어떻게 구체화했는지, 현장 부대에는 어떤 내용으로 하달됐는지가 형량 판단의 기초가 된다. 같은 명령 체계 안에서도 상층부에서 명령을 설계한 사람과 하층부에서 이를 받은 사람의 책임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세 번째 요소는 실행 관여 정도다. 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피고인의 책임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국회와 선관위 등 헌법기관을 대상으로 한 병력 이동, 주요 인사 체포·구금 의혹, 계엄 문건 작성이나 사후 보완 과정에 누가 얼마나 관여했는지가 각각 따져져야 한다. 실행 단계에서 역할이 구체적일수록 형량은 무거워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지시를 받았으나 실제 실행에 제한적으로 관여했거나 위법성을 인식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인정되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네 번째 요소는 범행 후 태도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혐의를 다투는 것 자체는 불리한 사정으로 볼 수 없다. 방어권은 보장돼야 한다. 다만 책임 있는 지위에 있던 사람이 하급자나 기관 실무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상황을 외면하거나 재판 절차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비칠 경우 공적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전직 대통령과 전직 국방부 장관의 법정 태도가 일반 피고인보다 더 엄격하게 주목받는 이유다. 전직 대통령 지위는 어떻게 평가될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 판단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는 핵심 변수다. 대통령은 헌법기관의 수반이고 군 통수권자다. 계엄 선포권은 국가비상권한 가운데서도 가장 강한 권한에 속한다. 그 권한을 행사한 결과 국회와 선관위, 군과 경찰, 행정부가 동시에 흔들렸다면 법원은 권한의 크기와 책임의 크기를 함께 볼 수밖에 없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정은 두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국가 최고 책임자였다는 점에서 더 높은 법적·정치적 책임이 요구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피고인이 재판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도 함께 평가될 수 있다. 법원이 중하게 볼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대통령의 권한이 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는지,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제한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군과 경찰 조직이 어떤 부담을 떠안았는지다. 이 대목에서 군 전체의 피해는 형량 판단의 배경 사정이 될 수 있다. 계엄에 동원된 군인들이 모두 피해자라는 식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다수 장병과 실무 간부가 정치적 결정을 만든 주체가 아니라 명령 체계 안에서 움직인 사람이라는 점은 고려돼야 한다. 국가 최고 권한자의 판단이 군 조직 전체를 수사와 재판, 사회적 불신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면 그 결과는 양형에서 가볍게 볼 수 없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전직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체통 문제도 이와 맞닿아 있다. 형사재판에서 체통이라는 말은 법률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책임 있는 태도는 양형과 공적 평가에서 완전히 분리되기 어렵다. 혐의를 다투더라도 자신의 결정이 불러온 결과를 어떻게 대하는지, 군과 경찰의 하급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법정 밖 평가에 남는다.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했던 사람에게는 방어권 행사와 별개로 그 권한의 결과를 감당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군 피해와 양형의 연결점 12·3 비상계엄 재판에서 군 피해 문제는 감정적 호소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 형량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계엄이 군 조직에 남긴 구체적 결과다. 지휘관들은 피고인 또는 증인으로 법정에 섰고 일선 장병들은 자신이 수행한 명령의 의미를 뒤늦게 평가받는 위치에 놓였다. 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민 신뢰도 흔들렸다. 이 결과가 누구의 판단에서 비롯됐는지를 따지는 일은 형량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대다수 군인은 계엄을 설계하지 않았다. 국회와 선관위로 이동한 병력 상당수는 상급자의 명령을 받은 위치에 있었다. 이들이 위법성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계엄의 목적과 실행 방향을 결정한 사람들과 같은 수준에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양형은 책임의 크기를 구분하는 절차다. 군 전체를 묶어 비난하는 방식은 그 구분을 어렵게 만든다. 김 전 장관과 군 지휘부의 형량은 바로 이 구분 위에서 다뤄져야 한다. 장관과 고위 지휘관은 하급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고 더 큰 권한을 행사했다. 그만큼 위법성을 판단하고 제동을 걸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계엄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판단을 했고 그 판단이 하급자에게 어떤 부담을 남겼는지는 항소심에서도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다. 형량 분석은 결국 책임의 방향을 정하는 작업이다. 현장에서 움직인 병력에게 모든 부담을 돌릴 것인지, 아니면 병력을 움직이도록 만든 권한 행사와 지시 경로를 추적할 것인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진다. 이번 재판에서 법원이 살필 부분은 후자에 가깝다. 계엄이라는 비상권한을 누가 어떤 목적과 방식으로 사용했는지, 그 권한 행사가 군과 헌법기관에 어떤 결과를 남겼는지를 따지는 절차다. 항소심 형량 판단의 기준 항소심에서 형량은 여러 요소가 함께 검토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의 경우 우두머리 지위 인정 여부와 국헌문란 목적, 계엄 선포 전후 지시 내용, 군·경 수뇌부와의 공모관계,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가 핵심이다. 김 전 장관의 경우 대통령의 결심을 군 지휘 체계로 옮기는 과정에서의 역할, 각 부대와 지휘관에게 전달한 지시 내용, 실행 관여 정도가 주요 판단 대상이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다른 피고인들의 형량은 각자의 위치와 실행 정도에 따라 다시 검토될 수 있다. 특히 군·경 수뇌부는 상급자의 지시를 받는 위치였다는 사정과 동시에 자신이 지휘권을 행사하는 위치였다는 사정이 함께 있다. 어느 쪽이 더 크게 평가되는지는 각 피고인의 구체적 행위와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는 항소심에서도 중심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은 계엄 선포권자이자 군 통수권자였다. 그 권한의 행사로 군 조직이 움직였고 헌법기관이 영향을 받았다면 책임의 출발점은 위에서부터 살펴야 한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형량이 자동으로 낮아질 수는 없다. 오히려 권한의 크기와 헌정질서에 미친 영향은 법원이 무겁게 볼 수 있는 요소다. 계엄 재판의 형량 분석은 숫자를 예측하는 문제가 아니다. 법원이 어떤 책임을 더 무겁게 보고 어떤 역할을 구분할 것인지를 살피는 일이다. 항소심은 계엄을 기획·지휘한 인물과 명령 체계 안에서 움직인 사람을 나누고, 각자의 권한과 행위에 맞게 책임을 정리하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군 전체를 향한 비난보다 의사결정권자의 권한 행사와 지시 경로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2026-05-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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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정비사업 '빅데이'…압구정·신반포·상대원 운명 갈린다
[경제일보] 압구정과 반포, 성남까지 수도권 핵심 정비사업지들이 같은 날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역시 같은 날 시공사 교체 여부와 조합 집행부 문제를 둘러싼 임시총회를 예고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릴 압구정5구역과 신반포19·25차, 상대원2구역 총회에서는 강남권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과 장기 갈등 사업장의 정상화 여부가 동시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압구정과 반포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설계와 금융 조건,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맞붙고 있으며 상대원2구역에서는 시공사 교체와 조합 운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1·2차 아파트를 최고 68층 규모 주거단지로 재편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약 1조496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도 상징성이 큰 사업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압구정2구역과 지난 25일 압구정3구역 시공권을 확보한 데 이어 5구역까지 수주해 ‘압구정 벨트’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단지명으로는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내걸었다. 반면 DL이앤씨는 압구정5구역에만 집중하며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한 ‘아크로 압구정’을 앞세워 승부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글로벌 설계 협업과 미래형 커뮤니티, 한강 조망 특화 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DL이앤씨는 3.3㎡당 공사비 1139만원과 확정 공사비 방식을 내세우며 가격 경쟁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공사기간 역시 57개월을 제시하며 조합 원안과 경쟁사보다 짧은 공기를 강조했다. 같은 날 총회를 여는 신반포19·25차 재건축 역시 반포권 핵심 사업지 가운데 하나다. 신반포19차와 25차, 한신진일빌라트, 잠원CJ빌리지를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7개동, 614가구 규모로 추진된다. 공사비는 약 4434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일루체라’를 단지명으로 내세웠다. 래미안 원베일리 설계를 맡았던 글로벌 설계사 SMDP와 협업해 한강 조망 특화 설계와 외관 디자인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사업비 전액 책임 조달과 안정적인 금융 조건도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한 ‘더 반포 오티에르’를 앞세웠다.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Studio)와 협업한 설계를 강조했고 금융 조건 경쟁에서도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포 한강변 사업지 경쟁이 단순 수익성보다 상징성 확보 성격이 강하다. 래미안과 오티에르 모두 향후 강남권 하이엔드 브랜드 확장에 중요한 사업지인 만큼 양사 모두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경쟁이기 때문이다. 성남 상대원2구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곳은 브랜드 경쟁보다 시공사 교체와 조합 운영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며 사업 자체가 흔들려 왔다. 조합은 지난 2015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이후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문제와 사업 조건 등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다. 이후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를 시도했고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번 임시총회 안건에도 기존 시공사 해임 및 공사도급계약 해지 승인, GS건설 시공사 선정 및 계약 체결 위임, 조합장·임원 해임 및 재신임 등이 포함됐다. 총회를 조합원들이 직접 발의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조합원 발의에는 3일 만에 802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하고 시공사와 조합 집행부를 둘러싼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사업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총회 주최 측은 사업 지연과 내부 갈등을 마무리하고 조속한 착공과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총회 결과가 단순 시공사 선정 여부를 넘어 하반기 강남권 정비사업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구정과 반포는 강남권 브랜드 경쟁의 상징성이 크고 상대원2구역은 장기 갈등 사업장의 정상화 여부가 걸린 곳이다”라며 “특히 상대원2구역은 시공사 문제와 조합 운영 갈등이 장기간 이어져 온 만큼 이번 총회 결과에 따라 향후 사업 추진 속도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26-05-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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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의 삼성 vs 생활의 LG…차세대 가전 승부처는 '생활 데이터'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홈 패권을 놓고 맞붙고 있다. 과거 가전시장이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개별 제품 경쟁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집 전체를 연결하는 '생활 플랫폼' 경쟁으로 전장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가전의 정의가 바뀐다…승부처는 '홈 운영체제' 가전의 정의도 바뀌고 있다. 냉장고는 음식을 보관하고 세탁기는 빨래를 하며 에어컨은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가전은 집 안 곳곳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공간 전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생성형 AI 확산은 가전산업의 경쟁 방정식도 바꾸고 있다. 제품 성능과 가격 경쟁이 중심이던 시장이 생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기업들의 AI홈 전략 역시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가전업계가 말하는 AI홈 역시 결국 같은 질문으로 귀결된다. "누가 집의 운영체제(OS)를 차지할 것인가." 이 거대한 전환의 중심에는 한국 가전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 있다. 두 회사 모두 AI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가전, 웨어러블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 밀착형 가전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일상을 이해하는 '공감지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연결의 삼성" vs "생활의 LG" 같은 AI홈을 이야기하지만 삼성은 연결의 확장을, LG는 생활 경험의 심화를 선택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꺼내든 승부수는 '초연결'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TV, 가전, 웨어러블 기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집 안 기기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집 밖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까지 연결해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갤럭시 생태계다. 냉장고와 세탁기만으로는 알 수 없는 사용자의 이동 패턴과 건강 정보, 콘텐츠 소비 습관까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서 확보할 수 있다. AI홈이 집 안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일상 전체로 확장될 수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최근 TV를 AI홈 허브로 진화시키고 보안·에너지·헬스케어 기능을 통합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LG전자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에어컨 등 고객이 매일 사용하는 생활가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AI홈을 구축하는 전략이다. LG전자가 강조하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역시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객이 언제 잠드는지, 어떤 시간대에 세탁기를 사용하는지, 실내 공기질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학습해 공간 전체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삼성이 '더 많은 기기를 연결하는 기업'이라면 LG는 '더 깊게 생활을 이해하는 기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AI홈 경쟁의 본질은 결국 데이터 흥미로운 점은 양사의 경쟁이 결국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수렴된다는 점이다. 과거 가전 시장에서는 제품을 판매하면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가 사실상 종료됐다. 하지만 AI홈 시대에는 제품 판매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제품이 집 안에 설치되는 순간부터 고객의 생활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구독 모델, 에너지 관리 서비스 등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가전업체의 기업가치 역시 하드웨어 판매량보다 데이터 기반 플랫폼 경쟁력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홈이 단순한 가전 기능 경쟁이 아니라 플랫폼 비즈니스로 평가받는 이유다. 개인정보와 수익화…넘어야 할 과제도 AI홈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또 다른 변수는 데이터다. AI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기업들은 보다 정교한 생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 역시 커질 수 있다. 가전이 단순 제품에서 플랫폼으로 진화할수록 수집되는 데이터 범위도 확대된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사용 정보는 물론 에너지 소비 패턴, 재실 여부, 생활 루틴 등 개인 일상과 직결된 정보가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홈 경쟁이 고도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AI 서비스 경쟁력이 결국 데이터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만큼 소비자 신뢰 확보 여부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유료화 여부도 향후 시장 확대 과정에서 주목되는 변수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대부분의 AI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생성형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수익화 모델 구축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AI홈 시장이 단순 가전 판매를 넘어 구독형 서비스 중심으로 진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하거나 가전 유지보수, 건강관리, 홈 모니터링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가전업계가 하드웨어 판매 중심 사업 구조에서 플랫폼·서비스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AI 서비스 역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익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활 데이터를 잡아라…AI홈 전쟁의 본질 승자의 윤곽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과거처럼 냉장고 판매량이나 TV 점유율만으로 시장 우위를 판단할 수 있는 시대도 지났다. AI홈 시장의 경쟁력은 결국 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는 능력과 플랫폼 체류 시간을 확대하는 역량에 달려 있다. 연결의 삼성과 생활의 LG. 과거 가전의 기준이 모터와 압축기, 디스플레이였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AI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누가 집 안의 기기를 더 많이 연결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고객의 일상을 더 깊게 이해하고 움직이느냐의 싸움이다. AI 시대 가전 패권의 최종 승부처가 냉장고나 세탁기가 아닌 '집의 운영체제'가 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6-05-29 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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