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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아연 넘어 핵심광물로…52년 키운 '끝까지 뽑아내는 기술'
[경제일보] 고려아연의 52년은 아연을 많이 만든 역사가 아니다. 같은 원료에서 얼마나 다양한 금속을 효율적으로 뽑아내느냐를 끊임없이 고민해온 역사에 가깝다. 아연과 연, 동에서 출발해 금·은 같은 귀금속과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 희소금속까지 회수했고, 최근에는 게르마늄과 갈륨처럼 첨단산업과 경제안보에서 중요성이 커진 핵심광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1974년 설립된 고려아연은 1978년 온산제련소를 준공하며 본격적으로 제련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고도화하고 한 공정에서 나온 부산물과 잔재를 다른 공정의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쌓아왔다. 지난달 31일 창립 52주년을 맞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꺼낸 화두도 ‘도가니(Crucible)’였다. 뜨거운 열을 견디며 불순물을 걷어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도구처럼 위기와 도전을 기술과 조직을 단련하는 과정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많이 만드는 회사’보다 ‘끝까지 뽑아내는 회사’ 고려아연의 경쟁력은 단순 생산 규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통해 한 공정의 부산물과 잔재를 다른 공정에 다시 투입하고, 그 과정에서 금·은 등 가치 있는 금속과 핵심광물을 추가로 회수한다. 제련 잔재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TSL 공법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DSR 연 제련 공법,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등 기술과 운전 노하우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구조의 핵심은 한정된 원료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특정 금속 가격이 흔들리더라도 금·은과 희소금속 등 다양한 제품을 함께 생산하면서 수익원을 넓힐 수 있다. 안티모니와 인듐, 비스무트도 대표적인 사례다. 고려아연은 안티모니와 인듐을 국내에서 사실상 독보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비스무트 역시 주요 생산품목으로 키웠다. 최근에는 게르마늄과 갈륨 등으로 회수 영역을 확대 중이다. 중국이 주요 전략광물의 생산·정제에서 높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런 역량의 전략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광물을 보유하는 것만큼 복잡한 원료에서 필요한 금속을 분리·정제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해진 것이다. 제련을 중심으로 넓히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역시 본업인 제련과 동떨어진 사업 확장이 아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를 세 축으로 한다. 회사는 이를 제련을 중심으로 원료와 에너지, 최종 제품의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자원순환은 제련소로 들어오는 원료를 넓히는 사업이다. 미국 페달포인트를 통해 전자폐기물과 IT 폐기자산, 금속 스크랩 등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고순도 금속으로 재생산한다. 천연 광석뿐 아니라 폐자원까지 제련 원료로 활용하는 구조다.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는 제련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바꾼다. 호주 SMC가 자체 태양광발전으로 필요한 전력 일부를 조달하고 있으며, 아크에너지를 중심으로 풍력·태양광·BESS·그린수소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사업 자체의 수익과 함께 장기적으로 제련 과정의 탄소 부담을 낮춰 ‘그린메탈’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차전지 소재는 제련으로 확보한 금속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인다. 황산니켈과 전구체, 전해동박은 기존 비철금속 제련·정제 기술과 맞닿아 있다. 고려아연은 켐코와 KPC, 케이잼 등을 통해 이를 사업화하고 있다. 결국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폐자원으로 원료 확보를 하고 친환경 에너지로 제련한 뒤 금속 회수해 고부가 소재 생산’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이다. ‘도가니 DNA’로 핵심광물 플랫폼 도전 고려아연 관계자는 “도가니는 뜨거운 열을 견디며 불순물을 걷어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도구”라며 “크고 작은 위기와 도전을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기술과 조직, 사람을 끊임없이 단련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세계 최대 단일 제련소라는 점도 경쟁력이지만, 한정적인 원료에서 얼마나 다양한 금속을 효율적으로 회수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드느냐가 고려아연의 경쟁력”이며 “특정 광물 하나보다 공급망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핵심광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통해 제련을 중심으로 원료와 에너지, 최종 제품의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전략의 다음 무대는 미국이다. 고려아연은 미국에서 아연·연·동뿐 아니라 안티모니와 게르마늄, 갈륨 등 전략광물을 생산하는 통합제련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의미는 단순한 해외 생산능력 확대에 있지 않다. 온산제련소에서 축적한 다금속 회수와 통합공정 기술을 미국의 비중국 핵심광물 공급망에 적용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현지에서 발생하는 전자폐기물과 금속 스크랩까지 원료로 활용한다면 자원순환 사업과도 직접 연결된다. 고려아연이 목표로 하는 ‘글로벌 핵심광물 플랫폼’의 형태가 미국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52년을 관통하는 성장 공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원료에서 하나의 금속만 뽑아내지 않는다. 남은 것을 다시 원료로 쓰고, 부산물에서 또 다른 금속을 찾아내며, 폐기물까지 자원으로 되돌린다. 사업은 넓어졌지만 중심은 여전히 제련이다. 과거에는 아연과 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생산하느냐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안티모니와 인듐, 게르마늄과 갈륨까지 공급망이 필요로 하는 금속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회수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른다. 결국 고려아연의 DNA는 아연 그 자체가 아니다. 한정된 원료에서 끝까지 가치를 찾아내고, 그 가치를 다시 새로운 원료와 소재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52년 전 온산의 도가니에서 시작된 제련은 이제 폐전자제품과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에너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고려아연은 제련업을 떠나는 회사가 아니다. 제련의 범위를 계속 넓히는 회사다.
2026-08-11 15: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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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한-칠레, 글로벌 격변기 위기를 공동번영의 기회로"
칠레를 공식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한국과 칠레가 글로벌 경제 질서의 격변기라는 위기 상황을 공동 번영이라는 새로운 기회로 전환해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산티아고 시내 한 호텔에서 한국과 칠레의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지금은 세계 경제의 대전환기이며, 아시아와 칠레를 포함한 국가 간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칠레에 대해 "대한민국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 파트너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중남미를 연결하는 핵심 관문"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칠레는 세계적인 리튬과 구리 생산국으로 글로벌 친환경 산업의 핵심 공급 기지이며, 한국은 배터리와 첨단 소재, 자동차,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양국은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심 광물 분야에서 양국은 이미 성공적 협력 사례를 갖추고 있다. 한국의 LS와 칠레 국영 기업 코델코의 합작 사업 같은 모델이 더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 "양국이 힘을 합친다면 핵심 광물의 보급과 가치화와 공급망뿐만 아니라 첨단 제조업과 방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2004년 FTA 협정 체결 당시에는 농산물과 광산물 교역 확대가 주요 관심사였으나 20여 년이 지난 지금 양국이 미래 협력의 새로운 측면을 더 넓혀가면 좋겠다"며 협정의 현대화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동시에 "우리 정부도 양국 기업들이 함께, 그리고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에서 장인화 포스코 회장, 구자은 LS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기업인 11명이 참석했고, 칠레 측에서도 경제계 인사 11명이 자리했다. 파트리시오 토레스 칠레 외교부 차관은 환영사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오늘날의 국제 환경 속에서 신뢰와 제도적 안정성, 그리고 명확한 규범을 갖춘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칠레와 대한민국은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양한 협의체에서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도 추진해 양국이 공유하는 경제 통합의 기반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로사리오 나바로 칠레 산업협회장은 "양국의 협력 기반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새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양국 FTA의 현대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 정부가 협정 현대화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상의 한-칠레 민간 경협위원장인 이우현 OCI 홀딩스 회장은 "이제 양국 협력은 핵심 광물에서 공급망, AI와 디지털,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산업으로 더 확대되고 있다"며 "양국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깊어지는 든든한 동반자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07-31 08: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