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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과 민생법안, 말이 아닌 속도전이 필요한 시점
경기가 얼어붙을 때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허울 좋은 선언이 아니라 당장 눈앞의 불을 끄는 속도전이다.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한 서민과 자영업자를 살리려면 추가경정예산과 민생법안의 신속한 집행뿐이다. 여의도 정치권은 늘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지만 정작 행동은 기약 없이 미루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시장의 시계는 정치권의 시간표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살인적인 물가는 서민의 밥상을 엎어버렸고 고금리 폭탄은 가계와 소상공인의 목을 조르고 있다. 바닥 경기는 처참하게 무너졌고 소비를 살릴 불씨는 꺼진 지 오래다. 이런 참담한 현실에서 추경은 단순한 숫자 놀음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심정지를 막아야 할 최후의 심폐소생술이다. 여야가 명분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그 뼈아픈 대가는 오롯이 국민의 피눈물로 치러진다. 국가 돈을 푸는 일은 언제나 논쟁을 부른다.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타당하다. 하지만 지금 핵심은 재정을 아끼느냐가 아니라 사선에 선 국민을 위해 제때 쓰느냐에 있다.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하강 국면에서 집행이 하루 늦어지면 정책의 효과는 절반으로 떨어진다. 병상이 없어 환자가 길거리에서 숨을 거두기 직전인데 진단서만 들여다보는 꼴이다. 국가 재정의 신중함은 지켜야 할 원칙이지만 그것이 정치적 직무 유기의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수도 없이 발의된 민생법안의 처지도 참담하기는 매한가지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 구제와 청년 고용 지원 그리고 취약계층의 생명줄을 잇는 법안들은 이미 수백 번 그 시급성이 입증되었다. 그럼에도 국회 문턱은 한없이 높기만 하다. 여야는 당리당략에 매몰되어 이 중차대한 법안들을 한낱 정치적 거래표로 전락시켰다. 정쟁의 전리품을 챙기기 위해 국민의 목숨줄을 볼모로 잡는 작태다. 관료들의 복지부동 역시 이 사태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국회만 바라보며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현장의 고통은 배가된다. 비상한 시국에는 비상한 수단이 동원되어야 마땅하다. 제도의 맹점을 찾아내고 행정부 차원에서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예산과 정책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야 한다. 책상머리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시간에 거리에 나가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의 한숨 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 정치권의 태만과 관료의 안일함이 결탁한 결과는 결국 국가 경제의 회복 불능 상태를 초래할 뿐이다. 지금 우리 경제의 체력을 보라. 속도는 단순히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국가 생존을 좌우하는 절대적 기준이다. 기업은 다가올 한파에 겁을 먹고 투자를 멈췄고 가계는 지갑을 굳게 닫아버렸다. 청년들은 좁아진 취업 문 앞에서 기약 없는 절망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 위중한 시기에 국가의 지도자들과 국회가 보여주어야 할 덕목은 끝없는 토론이 아니라 즉각적인 실행력이다. 추경과 민생법안이 적기를 놓치면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 우리는 역사에서 수없이 목격했다. 그 피해는 정부 문서의 건조한 통계 숫자로 끝나지 않는다. 셔터를 내리는 식당과 늘어나는 파산 신청서 그리고 구직을 포기한 청년들의 차가운 방안에 짙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정치가 제때 응답하지 못한 대가는 국민의 일상을 철저하게 파괴하는 비극으로 되돌아온다. 언제나 입바른 원칙은 넘쳐난다. 그러나 국민의 비참한 현실을 구제하지 못하는 원칙은 정치인의 비겁한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다. 국민이 국회에 위임한 권력은 복잡한 정치 공학을 풀라는 것이 아니라 굶주린 배를 채우고 추위를 막아달라는 처절한 요구다. 추경은 무너지는 둑을 막는 모래주머니고 민생법안은 급류에 휩쓸린 국민에게 던지는 구명조끼다. 현란한 말잔치를 당장 멈추고 속도감 있는 집행으로 증명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점이다.
2026-05-01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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