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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해킹에 민간기업도 비상…정부, 2만8000곳 보안점검 권고
[경제일보] 금융권에서 잇따른 해킹 사고에 정부가 민간기업의 보안점검까지 확대했다. 금융회사에서 확인된 공격정보를 다른 업종에도 전파하고,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악성 행위 차단을 요청했다. 개별 금융회사의 사고 조사와 함께 유사 공격이 다른 기업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신고기업 약 2만8000개사에 보안점검 권고 메일을 발송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금융권 사고 조사와 대응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이 중심을 맡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KISA는 민간 정보통신서비스로의 공격 확산과 추가 피해를 막는 데 대응 역량을 집중한다. 금융당국이 전문인력 지원을 요청하면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는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했다. 주요 기업 홈페이지의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하고 침해사고 대응인력을 보강했다. 긴급 현장 지원을 위한 비상출동조도 상시 대기한다. 공격정보 공유 범위도 넓혔다. 보호나라와 사이버위협정보 분석·공유 체계(C-TAS)를 통해 기관과 기업에 위협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해 자체 보안 조치를 강화하도록 안내했다. C-TAS는 금융·전자상거래·호스팅·보안기업 등 여러 업종이 공격정보를 공유하는 체계다. 기업은 공격에 사용된 IP주소와 악성코드 정보를 받아 방화벽, 침입탐지·방지시스템, 백신 등에 적용할 수 있다. 한 기업에서 발견한 공격 흔적을 다른 기업의 탐지와 차단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KISA는 중소기업도 위협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C-TAS 누리집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가입과 관리자 승인 후 정보를 받을 수 있으며, 긴급 상황에서는 문자와 이메일 등으로 안내한다. 자체 분석인력이 부족한 기업도 공통 위협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통로다. 해외 사업자와의 협력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금융보안원이 확인한 해외 공격자 IP주소와 관련 위협정보를 해당 클라우드 사업자에게 전달하고 악성 행위 차단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 피해 기업의 접속 차단에 더해 인프라 사업자 측의 대응도 요청한 것이다. 이번 대응의 배경에는 금융권에서 확인된 외부 접점 시스템의 허점이 있다. 신한은행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 KB국민은행의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등 고객이 직접 이용하는 금융거래 서비스 밖에서도 정보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2일 대고객 서비스 여부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전체를 점검하도록 했다. 개인정보 조회 과정에서 인증이 누락되는 경로, 불필요한 정보 노출, 접근권한 관리 등을 확인하고 공격수법을 신속히 공유하라는 주문이다. 민간기업도 홈페이지와 업무지원 시스템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부 접속이 가능한 시스템에서 고객이나 직원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면, 해당 경로의 인증과 접근통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 정부가 CISO 신고기업에 일괄 점검을 권고한 조치는 금융권에서 드러난 공격정보를 기업 내부의 점검과 보완으로 연결하려는 대응이다. 예방 훈련에도 AI를 활용한다. KISA는 지난 9월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사이버 위기 대응 모의훈련’에 AI 에이전트를 이용한 홈페이지 모의침투를 시범 도입한다. AI가 홈페이지별 특성을 반영해 공격 시나리오를 만들고 다양한 침투 가능성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모의훈련은 오는 1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홈페이지 침투뿐 아니라 해킹 메일 대응, 디도스 공격 탐지·대응, 서버 취약점 점검도 포함한다. 참여 기업에는 훈련 종료 후 대응체계 개선에 활용할 분야별 가이드와 최근 침해사고 동향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2026-10-05 1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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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 1239억 쓰고도 뚫렸다…고객정보 새나간 '업무 쪽문'
[경제일보] 한 해 정보보호에 1200억원 넘게 투입한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업무지원 시스템을 통한 고객정보 유출을 막지 못했다. 상시 보안관제와 전문조직, 국내외 인증을 갖췄지만 고객정보를 조회하는 경로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 공격 가능성을 조사하면서 외부에 노출된 업무 시스템의 관리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5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보호 집행액은 하나은행 530억200만원, KB국민은행 392억9700만원, 신한은행 316억7500만원이었다. 세 은행을 합하면 1239억7400만원이다. 은행들이 공개한 보안 체계도 촘촘했다. 연합뉴스가 각 금융지주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금융위원회 주관 ‘개인신용정보 관리 및 보호 실태 점검’에서 6년 연속 S등급인 100점을 받았다. 국내외 정보보호 인증과 내부 해킹 대응조직을 갖추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이버방위센터 주관 훈련에도 참여했다. KB금융은 올해 1월 그룹사이버보안센터를 출범시켰다. 공격자 관점에서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과 침입을 탐지·차단하는 ‘블루팀’을 함께 운영하는 체계다. 하나은행도 그룹 통합 보안관제센터를 연중 가동하고,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만 개인정보에 접근하도록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격은 대출모집인과 직원들이 사용하는 업무지원 경로를 파고들었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용 간편조회 서비스, 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하나은행에서는 영업지원시스템이 공격 대상이 됐다. 피해 규모는 신한은행 고객 약 2만5000명, 국민은행 고객·임직원 119명, 하나은행 고객 89명이다. 고객이 직접 이용하는 금융거래 서비스 밖에서도 개인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경로가 공격 통로로 악용된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4일 긴급 점검회의에서 본인확인 없는 정보조회, 접근통제 누락, 알려진 취약점의 미조치 등을 사고 유형별 취약점으로 제시했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대량 자동화 공격을 추정하고 있으며, 개별 사고의 원인과 공격수법은 조사하고 있다. 이런 위협은 사고 전에도 예고됐다. 금융위는 지난 9월 3일 AI 보안 테스트 중간점검 결과를 공개하면서, 첨단 AI가 수백만~수천만 줄의 소스코드를 수시간 내 분석하는 취약점 탐색 능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기존 취약점을 넓은 범위에서 일관되게 찾아내는 능력도 확인했다. 당시 금융위는 외부에 노출된 전산자산의 식별·관리, 신속한 보안패치, AI를 활용한 방어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공격자가 약한 지점을 찾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금융회사도 점검과 보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경고였다. 이번 사고가 드러낸 문제는 보안조직이나 장비의 유무와 함께 실제 통제가 적용되는 범위다. 직원용·모집인용이라는 시스템의 명칭과 관계없이, 외부에서 접근해 고객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면 인증과 접근권한을 같은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금융위가 지난 2일 내린 점검 지시도 이 부분에 집중됐다. 대고객 서비스 여부와 서비스 종류를 가리지 않고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 전체를 파악하도록 했다. 개인정보 조회 과정에서 인증이 누락되는 경로와 불필요한 정보 노출도 점검 대상에 포함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4일 “아무리 견고한 보안 체계를 갖추고 있더라도 관리되지 않는 하나의 빈틈이 전체 보안 체계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며 “AI 공격은 AI로 방어하는”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접근할 때마다 신원과 권한을 검증하는 제로트러스트 원칙에 기반한 보안체계 전환도 강조했다. 중소 금융회사의 대응 여력은 별도의 과제다. AI 도구를 도입하더라도 탐지 결과를 분석하고 취약점을 보완할 전문인력과 운영비가 필요하다. 금융위는 한 회사에서 확인된 공격수법이 다른 회사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공격 IP주소와 침해시도 내역을 공유하는 공동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AI 보안 테스트 참여 기회도 확대한다. 금융위가 9월 발표한 2차 망분리 규제 긴급완화 방안은 신청 대상에 중소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업자를 포함해 대상 기관을 49개사에서 75개사로 늘렸다. 선정 규모는 10개사에서 최대 15개사로 확대했다. 선정된 회사는 망분리를 대신할 통제수단을 마련한 뒤 AI와 보안 서비스를 활용해 취약점을 탐지·개선하게 된다. 금융위는 이달 중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할 계획이며, 테스트에서 축적한 대응 요령은 참여하지 않은 금융회사에도 전파한다는 방침이다.
2026-10-05 1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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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보 못 지키는 정부가 디지털 혁신을 말할 수 있나
[경제일보] 정부가 운영하는 창업 지원 정보 플랫폼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창업자와 예비 창업자가 정부를 믿고 맡긴 정보가 외부로 새어 나갔다. 이름과 연락처, 사업 정보, 신청 이력은 단순한 숫자와 문자가 아니다. 한 사람의 경제활동 기록이고 한 기업의 출발점이며 때로는 사업 아이디어와 생계의 근거다. 그런 정보가 뚫렸다. 정부는 국민에게 무엇을 설명할 것인가. 공공 플랫폼의 정보 유출은 민간 기업의 사고와 다르다. 국민은 정부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정부가 운영하고 정부가 요구하고 정부 명의로 정보를 수집했기 때문에 제출한 것이다. 정부 이름이 곧 신뢰의 근거였다. 그 신뢰가 무너졌다면 이는 단순한 기술 사고가 아니다. 공공 행정의 기본이 흔들린 일이다. 정부는 오랫동안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말해왔다. 행정은 더 빨라지고 서비스는 더 편리해지고 데이터는 더 많이 연결된다고 했다. 그러나 디지털 정부의 첫 조건은 속도가 아니다. 안전이다. 개인정보를 지키지 못하는 디지털화는 혁신이 아니라 위험의 확대다. 정부가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수록 국민이 져야 할 위험도 커진다. 그 위험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행정은 국민 편의가 아니라 국가가 만든 취약점이 된다. 이번 사고에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누가 이 정보를 수집했는가. 누가 접근할 수 있었는가. 누가 시스템을 관리했는가. 사고 징후는 언제 처음 확인됐는가. 국민에게는 언제 알렸는가. 피해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최종 책임자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사과가 아니라 책임 회피다. 공공기관의 보안 사고가 날 때마다 익숙한 장면이 되풀이된다. 담당자는 바뀌고 위탁 업체 이야기가 나오고 기관은 사과문을 낸다. 시간이 지나면 사건은 잊힌다. 책임은 흐려지고 피해자는 스스로 조심하라는 말만 듣는다. 민간 기업이었다면 과징금과 손해배상, 평판 추락이라는 대가를 치렀을 일이다. 그런데 공공기관은 왜 늘 책임의 무게가 가벼운가. 정부 사업은 외주와 위탁 구조가 복잡하다. 시스템 구축은 민간 업체가 맡고 운영은 산하기관이 하고 감독은 중앙부처가 한다. 사고가 나면 모두가 조금씩 책임이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누구도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된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계약서의 구조가 아니다. 국민은 정부를 믿고 정보를 냈다. 그렇다면 최종 책임도 정부가 져야 한다. 위탁 업체의 과실이 있다면 정부가 먼저 피해자를 구제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이 상식이다. 개인정보는 행정 편의를 위한 부속물이 아니다. 오늘날 개인정보는 한 사람의 신분증이고 경제적 자산이며 때로는 사업의 출발점이다. 유출된 정보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금융 사기, 신원 도용, 영업 정보 악용, 창업 아이디어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피해는 개인에게 남고 책임은 제도 속에서 사라진다면 국민은 다시는 정부 플랫폼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공공 데이터 보안에도 책임의 실명제가 필요하다. 어느 기관이 어떤 정보를 모았는지 누가 접근 권한을 가졌는지 보안 점검은 언제 했는지 사고 당시 관리 감독 책임자는 누구였는지 공개해야 한다.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책임이 완화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엄격해야 한다. 국민 정보를 더 많이, 더 오래, 더 넓은 권한으로 보유하는 곳이 정부다. 권한이 크면 책임도 커야 한다.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종합대책 발표가 아니다. 정기적 보안 감사, 접근 권한 최소화, 민감정보 암호화, 외주 업체 보안 검증, 실시간 침입 탐지, 사고 발생 시 즉각 통지와 피해 구제 절차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기관장과 감독 부처의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 유출에도 실질적 배상과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책임 없는 보안은 구호에 그친다. 정부가 민간에는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요구하면서 스스로에게 관대한 잣대를 적용한다면 그것은 이중 기준이다. 국민은 정부가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안전한 서비스를 원한다. 행정이 빨라지는 것보다 내 정보가 지켜지는 것이 먼저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홍보 문구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이 안심하고 자신의 정보를 맡길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정부가 국민 정보를 지키지 못한다면 디지털 혁신을 말할 자격도 없다. 이번 사고를 또 하나의 일회성 해프닝으로 넘긴다면 더 큰 유출과 더 깊은 불신이 뒤따를 것이다. 정부는 지금 답해야 한다. 국민의 정보를 맡을 자격이 있는가. 그리고 그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26-06-23 09:0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