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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리콘밸리서 6G 기술 공개…AI 기반 통신망 전환 가속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통신업계와 인공지능(AI) 기반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 개발 및 상용화 방향을 논의한다. 차세대 통신망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을 공개하고, 통신사 및 연구기관과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글로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협력 행사를 진행한다. 첫날인 14일에는 ‘파트너 데이’를 열었으며, 15일에는 ‘실리콘밸리 미래 통신 서밋 2026’을 개최한다. 행사에는 주요 이동통신사와 통신장비 제조사, 정부기관, 학계 관계자 등 통신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AI 기술 확산에 따른 통신 인프라의 변화와 6G 시대를 대비한 산업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의 발전 방향과 새로운 통신 서비스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14일 파트너 데이 기조연설에서 AI가 통신 서비스뿐 아니라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와 가상화 기술을 결합하면 통신망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고 다양한 서비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통신사업자들이 AI 기반 네트워크의 기술적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장비 제조사들은 가상화 네트워크 상용화 과정에서 확보한 경험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기존 통신망의 연결 기능을 넘어 신규 서비스와 수익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박정호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은 “AI 시대의 네트워크는 쏟아지는 신규 서비스의 다양한 요구를 읽고, 가상화를 기반으로 유연하게 변화하며 최적의 답을 제시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가상화 네트워크의 대규모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이뤄왔다”며 “여기에 앞선 AI 기술을 더해 통신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발전시키고, 업계가 함께 도약하는 길을 앞장서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15일 열리는 미래 통신 서밋에서는 6G 핵심 기술과 차세대 서비스 구현 방안이 다뤄진다. 행사는 AI 내재형 6G 네트워크, 위성통신 기반 통신 범위 확대, 현실과 가상 세계를 잇는 초연결 기술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AI 내재형 6G 네트워크 세션에서는 통신망 전반에 AI를 적용해 데이터 전송 성능과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기술을 논의한다. 위성통신 세션에서는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통신 서비스 확대 가능성과 기술적 과제를 살펴본다.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에서 추진 중인 위성통신 표준 규격과 개발 일정도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초연결 기술 세션에서는 통신·센싱 융합(ISAC)과 피지컬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 방향을 논의한다. ISAC는 동일한 주파수와 통신장비를 활용해 데이터 송수신과 주변 환경 감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기술로, 6G의 주요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협력사들과 공동 개발한 6G 핵심 기술의 검증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주요 기술은 AI와 무선접속망을 결합한 AI RAN을 비롯해 고밀도 다중입출력 통신 시스템(X-MIMO), 분산 다중입출력 통신 시스템(D-MIMO), 통신·센싱 융합 등이다. 특히 무선접속망 전 계층에 AI를 적용했을 때 나타나는 통신 성능 개선 효과와 6G 후보 주파수인 7GHz 대역의 데이터 전송 성능을 선보인다. 기지국 간 경계 지역에서 이용자가 체감하는 통신 품질과 기지국 장비를 활용한 주변 환경 감지 성능도 검증 결과에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주요 글로벌 통신사업자들과 공동 연구 및 실증 작업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LG유플러스와 통신·센싱 융합 기술 개발 협력을 시작했으며,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는 댈러스에서 열린 대형 스포츠 행사에서 관련 기술의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일본 소프트뱅크와 NTT도코모, KDDI리서치를 비롯해 국내 KT, SK텔레콤 등과도 차세대 통신 기술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통신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향후 6G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이다. 정진국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통신 업계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6G 실현을 구체화할 핵심 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며 “통신사와 사용자 모두를 위한 차세대 통신 기술 발전을 위해 선행연구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했다.
2026-10-15 08: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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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기업으로 진화"…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미래 기술 청사진 제시
[경제일보]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사장)가 현대차를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미래 기술 전략을 제시했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HMG 테크 탤런트 포럼’이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맥에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경계를 넘어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북미 지역 기술 인재와 초청 인사, 그룹 임직원 등 약 380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현대차 미국법인, 기아 미국법인, 현대차그룹 미국기술연구소(HATCI),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보스턴다이나믹스, 모셔널, 포티투닷(42dot) 등 9개사가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소프트웨어·IT, 수소·에너지·배터리 등 6개 핵심 기술 분야의 개발 방향과 실제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기술 리더들이 개발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 적용 과정에서의 과제도 함께 소개됐다. 개막 기조연설에는 호세 무뇨스 사장을 비롯해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R&D본부장(사장), 박민우 현대차그룹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 김혜인 현대차그룹 인사실장(부사장)이 나섰다. 무뇨스 사장은 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에너지 등 미래 기술을 실제 제품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을 소개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차,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탄탄한 핵심 사업과 현대차그룹의 규모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인재들과 미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만프레드 하러 사장은 수백만 대 규모의 차량에 품질과 안전, 성능을 구현해 온 엔지니어링 역량에 AI와 가상 개발 기술을 결합해 개발 과정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는 방향을 설명했다. 하러 사장은 “기본에 충실한 엔지니어링 위에 혁신을 더하는 것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십 년간 축적한 실제 환경의 엔지니어링 경험에 가상 개발과 AI의 속도를 결합해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우 사장은 차량과 공장, 로봇 등 실제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피지컬 AI 비전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아직 해결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다는 점이 지금 이 순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며 “실제 환경에서 축적한 경험과 실제 적용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피지컬 AI 조직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인 부사장은 전 세계 75개 이상의 그룹사와 33만6000여명의 임직원, R&D 센터로 구성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소개했다. 글로벌 기술 인재들이 그룹의 다양한 사업과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미래의 중요한 과제에 도전할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실제 변화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 규모,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갖추고 있다”며 “글로벌 인재들이 의미 있는 일을 수행하고 더 큰 도전에 나서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핵심 테크 인재와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차세대 모빌리티 시대를 이끌 기술 경쟁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9-29 1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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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셋톱박스 칩 공급망 묶고 중소기업 수출길 연다
[경제일보] KT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미디어 단말용 칩셋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섰다. 칩 수급 불확실성을 줄여 자사 미디어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고 협력사의 수출 성과까지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KT는 11일부터 14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RAI에서 열리는 국제방송박람회 ‘IBC 2026’에서 앰로직(Amlogic)과 미디어 단말용 핵심 칩셋의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IBC는 방송사와 콘텐츠 사업자, 기술·솔루션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급 미디어 전시회다. 올해 행사에는 170여개국에서 1300여개 전시기업과 4만5000여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여한다. 앰로직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본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로 스마트TV와 셋톱박스 등에 들어가는 시스템온칩(SoC)을 공급한다. KT와는 세계 최초 8K 안드로이드TV 셋톱박스를 공동 개발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두 회사는 KT그룹 미디어 단말에 필요한 칩셋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재고·조달 등 공급망 운영 효율을 높일 방안을 공동으로 찾는다. 향후 셋톱박스의 인공지능(AI) 기능과 미디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 특정 칩의 공급 차질이 셋톱박스 생산과 서비스 일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다. KT는 행사장에서 국내 협력사 8곳과 ‘KT글로벌상생성장관’도 운영한다. 마르시스는 8K 안드로이드TV 셋톱박스를, 오성전자는 음성인식 리모컨을 선보인다. 에너자이의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비롯해 캐스트이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TV(FAST) 플랫폼, 루나르트의 AI 영상 편집, 파일러의 미디어 분석·제어 솔루션도 전시한다. 스틸컷과 엑스엘에이트AI는 각각 딥페이크 탐지와 미디어 자막 생성·편집 기술을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협력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시작됐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진출 지원사업’과 연계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전시관 구축을 지원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암스테르담무역관은 현지 바이어 발굴과 상담 연결을 맡는다. KT는 21일부터 23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리는 유럽광통신학술대회·전시회 ‘ECOC 2026’에도 협력사 5곳과 참가한다. 엔더블유씨와 제씨콤, 우리로, 휘라포토닉스, 솔텍인포넷이 AI 데이터센터용 광통신 부품과 화재감시 시스템, 양자암호통신용 부품 등을 해외 바이어에게 선보인다. KT는 지난해 IBC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ECOC에 협력사 18곳과 참가해 1800억원 이상의 수출계약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는 실제 수출액이 아닌 계약 체결액으로, 계약 이행과 매출 인식 규모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권혜진 KT SCM실장 전무는 “글로벌 칩셋사와의 협약으로 미디어 단말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하고 협력사의 안정적인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우수 기술과 제품이 바이어 발굴과 수출 성과로 이어지도록 민관협력 모델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2026-09-13 13: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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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한 봉지에서 식탁 전체로…3분으로 바꾼 한 끼, 오뚜기의 57년 '간편화'
[경제일보] 1969년 5월 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작은 공장에서 오뚜기 분말카레가 첫선을 보였다.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설립한 풍림상사의 첫 제품이었다. 당시 국내 소비자에게 카레는 낯선 음식에 가까웠다. 오뚜기는 강황·고추·후추 등 원료를 배합하고 한국인이 즐기는 매콤한 맛을 더해 밥과 어울리는 가정식으로 만들었다. 5인분짜리 분말카레로 시작한 회사는 57년이 지난 지금 라면과 즉석밥, 케첩·마요네스·소스, 냉동식품과 가정간편식(HMR)까지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오뚜기의 57년을 관통하는 DNA는 '간편화와 대중화'다. 낯설거나 손이 많이 가던 음식을 누구나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고, 이미 익숙해진 음식은 조리 시간과 과정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낯선 카레를 집밥으로…'3분'에 담긴 간편화 DNA 오뚜기의 출발점인 카레는 회사의 간편화 전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카레는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었다. 오뚜기는 1969년 분말 즉석카레를 선보이며 이국적인 메뉴를 한국식 집밥으로 끌어들였다. 쌀과 함께 먹기 좋도록 맛을 조정하고 매운맛을 살린 데 이어 TV 광고를 통해 조리법과 먹는 방식을 알렸다. 일부가 즐기던 카레를 누구나 집에서 만들어 먹는 한 끼로 대중화한 것이다. 제품은 조리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1981년에는 국내 최초 레토르트 형태의 '3분카레'를 선보였다. 직접 재료를 볶고 카레가루를 풀어 끓이던 음식이 봉지째 데우기만 하면 완성되는 한 끼로 바뀌었다. 오뚜기는 3분요리를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의 시작점으로 설명한다. '3분'이라는 이름은 오뚜기의 경쟁력을 압축한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의 재료 구성보다 한 끼를 빠르게 완성하는 편의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식품과 함께 소비자의 시간을 상품화한 셈이다. 카레는 시대별 식생활 변화도 흡수했다. 2003년에는 강황 함량을 높인 백세카레를 내놨고 2009년에는 물에 잘 풀리는 과립형 카레를 도입했다. 이후 렌틸콩카레와 3일 숙성카레 등으로 제품을 세분화하며 건강과 맛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했다. 오뚜기의 간편화는 카레에 머물지 않았다. 1971년 국내 최초 토마토케첩을, 이듬해에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마요네스를 선보였다. 요리할 때 직접 맛을 내거나 소스를 만들어야 했던 과정을 완제품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카레가 메뉴를 간편하게 했다면 케첩과 마요네스는 맛내기의 수고를 덜어준 제품이었다. 식초와 참기름, 각종 양념과 소스로 제품군이 넓어지면서 오뚜기는 완성된 음식뿐 아니라 조리 과정 곳곳으로 들어갔다. 냉장고와 찬장을 열었을 때 서로 다른 용도의 오뚜기 제품 여러 개가 동시에 나올 수 있는 사업구조가 만들어졌다. 카레서 라면·밥·소스로…한 끼 식탁 곳곳에 자리 잡다 두 번째 변곡점은 라면이었다. 오뚜기는 1988년 진라면을 선보이며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순한맛과 매운맛을 동시에 출시해 소비자의 매운맛 선호를 나눠 공략했다. 이후 참깨라면과 열라면, 진짬뽕, 컵누들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2026년에는 기존 순한맛과 매운맛 사이의 수요를 겨냥한 '진라면 약간매운맛'을 봉지면에 이어 컵·용기면으로 확대했다. 라면까지 더해지면서 오뚜기는 반찬과 조미료를 공급하는 기업에서 소비자의 한 끼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즉석밥과 컵밥, 냉동식품, 국·탕·찌개류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밥을 짓고 국을 끓이는 등 한 끼 준비에 필요한 조리 과정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오뚜기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하나의 초대형 브랜드보다 식탁 곳곳에 제품을 배치하는 구조에 가깝다. 카레를 만들 때도, 라면을 끓일 때도, 볶음밥에 케첩을 넣을 때도, 샐러드에 마요네스를 곁들일 때도 소비자와 만난다. 특정 제품 하나의 흥행에 의존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오뚜기는 카레·케첩·마요네스 등 여러 품목에서 장기간 시장 선두를 유지해왔다. 국내 분말카레 시장에서는 2024년 기준 80%대 중반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이어갔다. 간편화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직접 만들던 음식을 제품으로 대신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같은 간편식 안에서도 맛과 영양, 용량 등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세분화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간소화된 집밥 문화 속에서 한 끼를 완전히 대신하는 간편식뿐 아니라 요리의 일부를 쉽게 만들어주는 소스와 반조리 제품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조리 전 과정을 직접 하기보다 원하는 단계만 맡고 나머지는 제품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오뚜기는 카레와 소스, 면, 밥, 냉동식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이런 식생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정 유행을 한 제품에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사 준비 과정 전반에 걸쳐 새로운 소비 흐름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는 관리 효율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품목이 늘어날수록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재고, 유통까지 운영 복잡성이 커지고 유사 제품 간 수요가 겹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신제품 확대와 함께 경쟁력이 낮은 제품을 정리하고 브랜드별 역할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 생산·일본 판매·울산 물류…해외사업 기반 넓힌다 오뚜기의 가장 큰 숙제는 해외다. 국내에서는 카레·라면·조미식품·소스·즉석식품 등으로 촘촘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전체 사업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다. 오뚜기의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8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2.0% 늘었다. 해외 매출은 2205억원으로 12.3%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6%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여전히 전체 매출의 약 88%를 국내에서 올리는 구조다. 최근 오뚜기가 해외 생산과 판매, 물류망을 동시에 손보는 이유다. 오뚜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에 북미 첫 현지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미국 생산법인 오뚜기푸드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공장을 2027년 하반기 완공하고 2028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수출 중심의 해외사업에서 나아가 현지에서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려는 전략이다. 일본에도 새로운 해외 거점을 마련했다. 오뚜기는 지난 5월 15일 도쿄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으며 오는 9월 이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면류를 주력으로 K-소스와 참기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종합식품 포트폴리오를 일본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수출을 뒷받침할 물류 인프라도 확충했다. 오뚜기는 지난 6월 울산 삼남에 최대 9980팔레트를 보관할 수 있는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를 완공했다. 입출고와 피킹 등 물류 전 과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하고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창고제어시스템(WCS) 등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증가하는 수출 물량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OTOKI'로 세계 식탁 공략…다품목 경쟁력 글로벌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는 2024년부터 기존 영문 표기 'OTTOGI' 대신 'OTOKI'를 사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영문 상호를 'OTOKI CORPORATION'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해외 소비자가 오뚜기라는 이름을 보다 쉽게 인지하고 발음할 수 있도록 표기를 직관적으로 바꾼 것이다. 제품과 패키지에도 'OTOKI'를 적용하며 진라면뿐 아니라 소스·참기름·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 아래 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는 2030년 글로벌 매출 1조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구축한 다품목 경쟁력을 해외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는 중요한 변수다. 국내 소비자에게 오뚜기는 카레와 라면, 케첩, 마요네스, 참기름 등 여러 제품을 함께 떠올리게 하는 종합식품 브랜드다. 반면 해외에서는 진라면을 비롯한 개별 제품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다. 국내에서 수십 년에 걸쳐 쌓은 브랜드 경험을 해외 소비자에게도 확장하려면 국가별 식문화와 유통환경에 맞춘 현지화가 필요하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해외사업 확대의 필요성은 더욱 뚜렷하다. K라면 열풍을 타고 해외사업을 빠르게 키운 식품기업들과 달리 오뚜기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11.6%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3% 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매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내수 성장 둔화에 더해 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담이 이어지는 만큼 해외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울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카레와 3분요리로 시작된 오뚜기의 '간편화'는 이제 국내 식탁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여러 제품군을 통해 '쉽고 빠른 한 끼'의 공식을 만들어냈다면 앞으로는 이를 해외 소비자의 식문화와 취향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OTOKI'라는 하나의 브랜드 경쟁력으로 연결해 국내 식탁에서 쌓아온 존재감을 세계 식탁으로 넓혀가는 것이 향후 성장의 방향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57년간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며 쉽고 편리한 한 끼를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며 "앞으로는 국내에서 쌓아온 '쉽고 빠르게 맛있는 한 끼' 경쟁력을 각국의 식문화와 소비자 수요에 맞게 현지화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2026-08-24 15: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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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서 입점'에서 '입점해서 유명'으로…올리브영이 키운 K-뷰티 '발견의 힘'
[경제일보] 1999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작은 화장품 매장은 2026년 한국인의 뷰티 소비 지도를 뒤집었다. 특정 브랜드와 제품을 정해 구매하던 소비자는 이곳에서 여러 브랜드를 한눈에 비교하고 이름조차 낯선 제품을 직접 써본 뒤 선택하기 시작했다. 국내 첫 헬스앤뷰티(H&B) 스토어로 출발한 CJ올리브영은 해외 드럭스토어를 그대로 옮기는 대신 뷰티를 중심에 둔 한국형 모델을 만들었다. 27년이 지난 지금은 단순한 화장품 유통점을 넘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접하고 신생 브랜드는 고객과 만남의 기회를 얻는 K뷰티 '발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의 성장사를 관통하는 DNA도 이 '발견'에 있다. 이미 검증된 인기 상품에만 의존하기보다 가능성 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발굴하고 매대와 랭킹·행사·체험 등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구매로 연결해왔다. 구매할 제품을 정한 뒤 매장을 찾던 소비 방식을 매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올리브영은 단순한 화장품 판매점을 넘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주는 큐레이터이자 신생 브랜드가 시장 반응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변했다. 과거 해외 브랜드와 국내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에 가까웠다면 현재는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를 발굴해 한국은 물론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K뷰티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낯선 브랜드를 '발견'으로…올리브영이 만든 K뷰티 성장 공식 올리브영은 신사점 이후 수도권과 지방으로 점포망을 넓혔다. 2008년 부산에 첫 지방 매장을 열며 전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닥터자르트와 메디힐 등 중소 브랜드의 판로 역할을 하며 상품군을 넓혔다. 2017년에는 전국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섰다. 경쟁자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를 운영했고 이마트도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부츠는 2020년 국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랄라블라도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롭스 역시 가두점에서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 중심의 시장 구도가 굳어졌다. 경쟁자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를 운영했고 이마트도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부츠는 2020년 국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랄라블라도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롭스 역시 가두점에서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 중심의 시장 구도가 굳어졌다. 다만 H&B 전문점 중심의 경쟁이 약화된 것과 달리 최근 경쟁 구도는 오히려 다변화되고 있다. 다이소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화장품 시장을 확대하고 무신사와 컬리 등 패션·커머스 플랫폼도 각자의 고객층과 큐레이션 역량을 기반으로 뷰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접하는 유통채널도 올리브영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이 매장 수를 늘리는 동안 함께 축적한 경쟁력은 새로운 상품과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선별 역량이었다. 유명 화장품 회사의 베스트셀러만 채우기보다 새로운 제형과 콘셉트,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카테고리를 발굴해 매대에 선보였다. 이후 올영세일과 올리브영 어워즈, 페스타, 온라인 랭킹과 리뷰 등 다양한 마케팅 장치를 더해 소비자의 관심을 한 데 모았다. 성과는 입점 브랜드의 성장에서도 나타난다. 2025년 올리브영 온·오프라인에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입점 브랜드는 116개로 2020년 36개에서 5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닥터지와 달바, 라운드랩, 메디힐, 클리오, 토리든 등 6개 브랜드는 올리브영 내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메디힐은 입점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장 줄이고 경험 키웠다…온라인과 연결된 옴니채널 진화 두 번째 변곡점은 온라인이었다. 화장품 구매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자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는 매장이 비용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올리브영은 반대로 매장을 온라인 경쟁력을 만드는 자산으로 활용했다. 2014년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2017년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이듬해에는 화장품업계 최초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선보였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면서 매장은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온라인 주문을 뒷받침하는 옴니채널 거점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이는 '발견'과 '구매' 사이의 시간을 단축했다. 매장에서 테스트한 제품을 앱으로 주문하고 온라인 랭킹이나 리뷰에서 처음 본 제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고객에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별개의 채널이 아니라 하나의 쇼핑 과정으로 묶인 셈이다. 최근에는 점포 전략도 양적 확대에서 매장 대형화와 기능 강화로 옮겨가고 있다. 올리브영 국내 매장은 지난해 2분기 1393개에서 올해 2분기 1367개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1394개를 정점으로 4분기 1381개, 올해 1분기 1369개, 2분기 1367개로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대신 기존 소형 점포를 통합하거나 더 넓은 공간으로 확장 이전하고 체험·특화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점포망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센트럴 명동 타운'이 대표적이다. 3개 층 약 950평 규모에 1000여개 브랜드와 약 1만5000개 상품을 갖춰 올리브영 매장 중 최다 상품을 선보인다. '마스크 라이브러리'에는 마스크팩 800여개를 모아 피부 타입과 기능별로 구분하며 소비자가 다양한 제품을 쉽게 비교·탐색할 수 있도록 진열을 세분화했다. 방한 쇼핑 명소에서 미국 현지로…해외 유통망 확장 올리브영의 발견 기능은 K뷰티의 해외 확산과 맞물리며 새로운 성장축이 됐다. 과거 올리브영이 해외 화장품과 새로운 뷰티 트렌드를 한국 소비자에게 소개했다면 이제는 반대로 세계 소비자가 한국의 새로운 브랜드를 찾기 위해 올리브영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025년 1~11월 전국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금액은 1조원을 달성했다. 2022년 연간 실적과 비교하면 약 26배 커진 규모다. 전체 오프라인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약 2%에서 2025년 25% 이상으로 뛰었다. 외국인 고객의 58%는 6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했고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한 고객도 33%에 달했다. 이는 특정 K뷰티 히트상품 몇 개만 구매해가는 현상과는 차이가 있다. 올리브영 매장 자체가 여러 국내 브랜드를 비교하고 새 제품을 찾는 쇼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 브랜드 입장에서 올리브영은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관문인 동시에 세계 각국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글로벌 쇼케이스가 됐다. 올리브영은 이제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해외 소비자 곁으로 가고 있다. 지난 5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미국 1호점을 열었고 6월 13일에는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2호점을 냈다. 패서디나점은 개점 당시 약 400개 뷰티·웰니스 브랜드의 상품 5000여종을 구성했으며 현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짧게는 2주 단위로 매대 상품 큐레이션을 업데이트한다는 운영 방침도 세웠다. 한국 매장을 그대로 복사하지도 않았다. 센추리시티점은 미국에서 수요가 높은 스킨케어 매대를 국내 표준점보다 약 1.5배 크게 구성하고 피부 상태 진단과 제품 추천을 결합한 체험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미국 전용 온라인몰과 멤버십도 함께 운영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기반을 구축했다. 현지 운영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블루밍턴에는 약 3600㎡ 규모의 미국 서부 물류센터를 구축해 통관과 보관·재고 관리·배송 등을 지원한다. 올리브영이 발굴·큐레이션한 브랜드가 세포라 등 현지 유통채널에 공급될 경우 해당 물류센터를 활용해 현지 물류도 지원할 계획이다. 자체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사를 넘어 국내 브랜드가 다른 해외 채널에 진입하는 과정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품 아닌 생활방식 제안…올리브영, 웰니스까지 영역 확대 올리브영은 올해 1월 웰니스 전문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출범시키고 서울 광화문에 첫 매장을 열었다. 약 130평 규모의 공간에 500여개 브랜드와 3000여종의 상품을 구성하고 영양제와 건강식품을 비롯해 운동·휴식·셀프케어 등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관련된 상품을 한데 모았다. 상품을 단순히 품목별로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건강관리 목적에 따라 다양한 웰니스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의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에서도 기존 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전략을 접목했다. 올리브영 앱 내 별도 서비스를 통해 웰니스 상품을 탐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섭취 알림 기능과 오늘드림·매장 픽업 등 기존 배송 서비스를 연계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직접 살펴보고 온라인에서는 관련 정보를 확인한 뒤 구매와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접근 방식은 1999년 H&B 시장에 진입했던 당시와 닮아 있다. 당시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H&B라는 범주를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 체험을 통해 하나의 소비 영역으로 구체화했다면 이번에는 건강기능식품과 운동, 휴식, 셀프케어 등 여러 산업에 분산된 상품을 '웰니스'라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재구성하고 있다. 기존 시장에 상품을 추가하는 방식보다 새로운 소비 범주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브랜드와 제품의 발견을 유도해 온 올리브영의 성장 공식을 재적용하는 시도다. 커진 영향력만큼 무거워진 책임 올리브영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입점·납품 브랜드와의 관계도 숙제다. 플랫폼에서의 노출이 브랜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행사 참여와 판매 조건, 수수료 등 거래관계에 대한 책임도 갑과 을 관계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올리브영과 납품업체 간 거래관계는 이미 공정당국과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의 경쟁사 행사 참여를 제한하고 판촉행사 종료 후 정상 납품가격을 환원하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를 받은 행위 등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고발했다. 이후 행정소송에서 경쟁사 행사 참여 제한과 관련한 처분은 취소됐고 대법원도 2025년 9월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과징금은 약 14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법원은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가진다는 점 자체는 인정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는 이와 별개의 문제다. 공정위는 2023년 올리브영의 일부 거래정책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화장품 유통시장의 범위와 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해당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무혐의가 아닌 심의절차종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 역시 올리브영의 화장품 소매유통 채널 내 위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거래행위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999년 낯선 브랜드와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며 시작된 올리브영의 '발견' 스토리는 이제 브랜드와 시장의 연결 방식 자체를 재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신제품을 발굴하는 선별 역량을 넘어 입점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 및 유망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량에 달려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과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내에서 축적한 카테고리 육성과 큐레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K뷰티의 글로벌 확산과 K웰니스 생태계 육성을 함께 추진하고 지역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K뷰티·웰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13 17:4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