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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유행이 만든 제품…CU·오리온·세븐일레븐, '소비자발 상품기획' 속도
[경제일보] 소비자가 형성한 먹거리 유행과 구매 데이터가 식품·편의점업계의 상품기획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새로운 조합과 섭취법이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동시에 실제 판매 과정에서 확인된 고객 반응도 후속 라인업 확대의 근거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피자설기'를 재해석한 '피자절편'을 오는 8일 상시 판매 상품으로 출시한다. 피자설기는 백설기를 피자 도우처럼 활용해 토마토소스·치즈·페퍼로니 등 토핑을 올려 먹는 디저트로 전통 떡과 피자를 결합한 이색적인 조합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피자설기 관련 SNS 언급량은 지난 4월 100건 미만에서 8월 2000여건, 9월에는 1만건 이상으로 늘었다. 일부 떡집에는 제품을 사기 위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떡집 오픈런', '떡지순례'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CU는 이 같은 반응을 확인한 뒤 기존 피자설기의 백설기 대신 절편을 적용해 자체 상품으로 변형했다. 절편 위에 토마토소스, 모차렐라 치즈, 페퍼로니, 옥수수, 올리브 등을 올려 피자의 풍미를 유지하면서 떡의 쫀득한 식감을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유행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편의점 판매에 맞는 상품으로 재설계한 것 이다. 이 같은 상품 기획 방식은 앞서 '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에서도 성과로 이어졌다. CU는 지난해 마시멜로를 활용한 두바이 쫀득 쿠키가 인기를 끌자 이를 찹쌀떡으로 재해석한 '두바이 쫀득 찹쌀떡'을 선보였고 출시 이후 지난해 4분기에만 약 110만개가 판매됐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280만개에 달한다. BGF 리테일 관계자는 "최근에는 익숙한 음식에 새로운 조합을 더해 색다른 맛과 식감을 즐기는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CU는 앞으로도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식품 트렌드를 면밀하게 살피고 여기에 CU만의 아이디어를 더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맛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SNS에서 형성된 소비자 취향이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제품도 새로운 섭취 방식이 확산되며 재조명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리온의 초코칩쿠키, 마이구미, 미쯔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맛꾸'와 '식감 리폼'이 확산되면서 기존과 다른 소비 방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초코칩쿠키를 우유에 말아 부드럽게 먹는 '말먹', 마이구미를 탄산음료에 불린 뒤 얼리는 '얼먹', 미쯔를 요거트나 아이스크림 위에 올리는 '뿌먹' 등으로 기존 제품의 맛과 식감을 바꾸고 있다. 제조사가 정한 섭취 방식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새로운 조합과 레시피를 만들고 이를 SNS에서 공유하면서 제품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실제 판매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코칩쿠키는 '말먹' 확산에 힘입어 올해 1~8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으며 마이구미를 탄산음료에 불려 얼려 먹는 소비자 영상은 조회수 400만회를 넘어섰다. 회사는 미쯔를 활용한 소비 방식에서 착안해 '오!그래놀라 미쯔 스모어'를 선보이는 등 소비자가 만든 레시피를 제품 확장에도 활용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우유에 말고, 디저트 위에 뿌리고, 얼리는 등 다양한 식감 리폼 트렌드가 젊은 층 사이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특히 맛을 꾸미기 좋은 제품들의 인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자 반응을 읽는 방식은 SNS뿐 아니라 실제 구매 데이터로도 확대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간편식 구매 고객의 성별과 상품별 판매 흐름을 분석해 마끼 상품군을 새로운 간편식 카테고리로 키우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8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 '올 뉴 마끼' 3종은 출시 약 6주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개를 넘어섰다. 기존 삼각김밥과 도시락 중심의 간편식에서 마끼로 상품군을 넓힌 가운데 고객 구성에서도 기존 상품과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올 뉴 마끼 구매 고객 가운데 여성 비중은 55%로 남성보다 높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용량이 큰 유부초밥은 올해 1~9월 남성 구매 비중이 54%를 차지했다. 초밥 카테고리 전체에서도 지난해 47%였던 여성 구매 비중이 올 뉴 시리즈 전환 이후 50%로 3%포인트 높아졌다.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판매 흐름에 맞춰 '올 뉴 바삭통소시지마끼'를 추가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기존 마끼 상품에 이어 한 손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형태와 식감을 강화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2030세대 간편식 수요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올 뉴 마끼는 데우지 않아도 촉촉하고 찰진 밥과 바삭한 김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상품"이라며 "세븐일레븐의 차별화된 품질과 우수한 상품기획력을 바탕으로 간편함과 맛을 모두를 추구하는 2030세대의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간편식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6-10-06 09: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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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 바뀐 롯데칠성…RTD 143% 뛰고 해외 매출 '절반' 눈앞
[경제일보] 롯데칠성음료의 성장 지도가 즉석음용주류(RTD)·스포츠음료·해외 수출을 중심으로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내수 소비 부진으로 기존 음료·주류 시장의 확장성이 제한되자 소비자 음용 방식 변화와 해외 수요를 겨냥한 영역에서 새로운 실적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품목별로는 흐름이 뚜렷하게 갈렸다. RTD 매출이 143.3% 급증한 가운데 스포츠음료와 음료 수출도 각각 8.5%, 9.8% 증가했고 탄산음료와 커피음료 역시 각각 3.1%, 4.1%의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주스와 생수 등 일부 기존 음료군은 매출이 줄면서 롯데칠성의 음료·주류 포트폴리오 전반이 고르게 확대되기보다 RTD와 스포츠음료, 수출 등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영역이 전체 실적을 뒷받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로·휴대형 제품으로 세분화 올해 들어서는 품목별 온도차가 음료와 주류 실적 전반에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분기 음료 부문 별도 매출은 5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주류 부문도 1951억원으로 3.2% 늘었다. 전체 증가율은 크지 않았지만 세부 카테고리별 흐름은 엇갈렸다. 스포츠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 내수 음료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커피음료와 탄산음료도 각각 4.1%, 3.1% 증가했다. 반면 주스는 8.5%, 니어워터는 7.6%, 생수는 3.1%, 에너지음료는 1.8% 감소했다. 이처럼 품목별 성장세가 갈리면서 롯데칠성은 기존 대형 브랜드의 판매 확대에만 기대기보다 소비 목적과 취향을 세분화한 제품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탄산음료에서는 제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스포츠음료에서는 운동과 야외활동 등 구체적인 음용 상황을 겨냥한 제품을 추가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칠성사이다다. 롯데칠성은 지난 4월 '칠성사이다 제로 유자'를 출시하며 기본 제품과 제로, 제로 오렌지·라임·유자 등 5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제로 칼로리 탄산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맛과 선택지를 넓힌 것으로, 2분기 탄산음료 매출도 제로 트렌드 확산과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스포츠음료에서는 지난 6월 '게토레이 파우더 레몬라임향'을 추가해 운동과 야외활동 시 휴대성을 높였다. 이른 무더위와 야외활동 증가, 수분 보충 수요가 맞물리면서 2분기 스포츠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내수 밖에서 찾은 성장 동력 이와 같은 흐름은 주류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주류 부문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156.6% 늘며 수익성 개선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소주와 와인 매출이 각각 1.9%, 8.8% 증가했고 RTD는 143.3% 급증하며 지난해 44억원에서 올해 106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RTD 성장의 중심에는 과실탄산주 '순하리진'이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7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162억원을 6개월 만에 넘어섰다. 롯데칠성은 올해 기존 레몬·자몽 제품을 '순하리진'으로 통합하고 유자와 상그리아를 추가하는 등 맛과 도수를 세분화해 다양한 음용 취향에 대응하고 있다. 주력 소주 '새로' 역시 변화한 소비자 음주 취향을 반영해 지난 1월 출시 3년여 만에 리뉴얼을 단행했다. 알코올 도수를 15.7도로 낮추고 기존 보리쌀증류주를 100% 국산 쌀증류주로 변경하는 한편 제로슈거라는 기존 특징은 유지했다. 최근 주류 실적에서는 소주의 완만한 증가세보다 RTD의 가파른 성장세가 눈에 띈다. 아직 전체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순하리진을 중심으로 신규 수요를 확보하며 롯데칠성 주류 포트폴리오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 성장 품목을 키우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음료 수출 매출은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으며 밀키스와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현재 이들 음료 제품은 미국·러시아·유럽·동남아 등 5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표 수출 브랜드인 밀키스는 2024년 해외 매출 5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롯데칠성은 해외 판매 확대에 맞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규 바이어 발굴 시스템도 도입하는 등 현지 거래처 확보와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 확대에 필리핀·파키스탄·미얀마 등 해외 자회사 실적까지 더해지면서 롯데칠성의 글로벌 사업 비중도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였으며 수출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매출 비중은 약 47%에 달했다. 국내 소비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해외 판매와 현지 사업을 함께 키우며 추가 매출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AI로 바이어 발굴… 거래처 확대 매출 증가세와 달리 수익성은 약화됐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10.4% 감소했고 음료 부문 영업이익 역시 205억원으로 13.2% 줄었다. 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이 겹치며 매출 증가 효과를 상쇄한 탓이다. 해외 사업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분기 글로벌 부문 매출은 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27% 감소했다. 필리핀·파키스탄·미얀마 등 주요 해외 법인이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 영향을 받은 만큼 글로벌 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환율과 현지 비용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국내 사업에도 이어졌다. 롯데칠성은 지난 6월 주요 음료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으며 알루미늄과 페트(PET) 등 포장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액 비용, 물류비 증가 등을 가격 조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칠성은 연간 실적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올해 연결 기준 매출 4조1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상반기 매출은 2조654억원, 영업이익은 1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8.6% 증가했다. 결국 관건은 RTD와 스포츠음료, 제로 제품, 수출 등에서 나타난 성장세를 전체 실적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RTD는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 주류 전체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지 않고 해외 사업 역시 외형 확대와 함께 비용 관리가 요구된다. 내수와 해외에서 확보한 새로운 수요를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롯데칠성의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로 음료 시장 확대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주류를 보다 가볍고 다양하게 즐기는 음용 방식 변화에 맞춰 제로 음료와 RTD 등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에서도 밀키스와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 현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 기반을 넓히고 급성장하는 신흥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중심의 경영과 경영효율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고 영업망 확대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해외 자회사 수익성 개선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3 08: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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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별로 시작해 세계로…롯데칠성의 76년 확장사
[경제일보] 1950년 5월 9일 서울 용산의 작은 공장에서 '칠성사이다'가 세상에 나왔다. 롯데칠성음료의 전신인 동방청량음료가 내놓은 첫 제품이었다. 탄산음료 한 병으로 출발한 회사는 76년이 지난 현재 사이다와 콜라, 커피, 생수, 주스는 물론 소주·맥주·청주·와인·RTD(즉석음용주류)까지 아우르는 국내 대표 종합음료기업으로 성장했다. 음료 넘어 주류까지…76년간 넓힌 사업영역 롯데칠성의 역사는 단순히 제품 수를 늘린 과정이 아니다. 소비자의 음용 습관 변화에 맞춰 사업영역을 넓히고, 시장이 성숙하면 새로운 카테고리와 해외 시장으로 무대를 옮겨온 역사다. 하나의 브랜드를 오래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 롯데칠성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칠성'이라는 이름에도 이런 철학이 담겨 있다. 창립 당시 주주 7명의 성씨가 모두 달랐지만 단순히 '칠성(七姓)'이 아닌 북두칠성처럼 오래 빛나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를 담아 '칠성(七星)'을 선택했다. 이후 회사는 하나의 제품이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가 무언가를 마시는 거의 모든 순간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국내 음료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인구 감소와 내수 둔화로 성장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주요 식음료기업들은 제품 다변화와 해외시장 확대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러한 흐름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행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칠성사이다는 지금도 롯데칠성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칠성사이다는 2024년 10월 기준 250㎖ 캔 환산 누적 판매량 375억캔을 돌파했다. 레몬·라임 향과 청량감이라는 제품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용기와 용량을 다양화하고 제로슈거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층을 꾸준히 넓혔다. 하지만 롯데칠성의 경쟁력은 장수 브랜드 하나에 머물지 않았다. 회사는 소비자가 무엇을 마시는지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넓혀왔다. 1976년 미국 펩시콜라와 생산·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1982년에는 미국 델몬트와 기술 제휴를 맺어 주스 사업에 진출했다. 자체 브랜드만 고집하기보다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탄산과 과즙음료 시장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후 레쓰비와 칸타타로 커피 시장을, 아이시스로 생수를, 핫식스와 게토레이로 기능성 음료 시장을 공략했다. 특정 품목의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다른 제품군이 이를 보완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사업 안정성을 높였다. 이와 같은 전략은 경쟁사와도 차별화된다. 코카콜라음료가 탄산 중심, 동아오츠카가 기능성 음료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면 롯데칠성은 탄산·커피·생수·주스·기능성 음료를 모두 아우르는 국내 최대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사이다 회사'에서 소비자의 갈증과 휴식,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음료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 제품보다 강한 유통망…음료 넘어 주류로 사업 확장의 또 다른 축은 유통망이었다. 롯데칠성은 1974년 롯데그룹 편입 이후 생산시설과 물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다만 성장의 배경을 그룹 유통망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세븐일레븐뿐 아니라 음식점, 슈퍼마켓, 자판기, 온라인몰 등 판매 채널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채널별 소비 특성에 맞춘 제품과 용량을 공급한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는 아침에는 커피를, 점심에는 탄산음료를, 운동 후에는 스포츠음료를, 저녁에는 주류를 찾는다. 롯데칠성은 이러한 서로 다른 소비 순간을 하나의 사업영역으로 연결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결국 롯데칠성의 경쟁력은 히트상품 하나보다 다양한 제품군과 이를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유통망에 있다. '마시는 모든 순간'을 사업영역으로 만든 전략이 76년 동안 이어진 성장의 기반이었다. 롯데칠성의 두 번째 변곡점은 주류사업 진출이었다. 회사는 2009년 두산주류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처음처럼과 청하, 백화수복 등을 확보했고, 2011년 롯데주류를 합병하면서 음료와 주류를 하나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통합했다. 칠성사이다에서 출발한 기업이 소주와 맥주, 청주, 와인, 위스키, RTD까지 아우르는 종합 주류·음료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순간이었다. 주류사업에서도 전략은 같았다. 특정 브랜드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시장을 세분화해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했다. 처음처럼과 새로로 소주 시장을, 클라우드로 맥주를, 청하와 백화수복으로 청주를, 마주앙으로 와인을 공략하며 카테고리별 브랜드를 구축했다. 국내 음료기업 가운데 음료와 주류를 모두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는 곳은 사실상 롯데칠성이 유일하다. 경기 변동이나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특정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사업군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소비 트렌드를 가장 먼저 상품으로 최근 롯데칠성의 성장 전략은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보다 '소비자가 어떻게 마시는가'에 맞춰져 있다. 대표 사례가 '새로'다. 2022년 출시한 새로는 설탕을 넣지 않은 제로슈거 소주와 투명병, 구미호 캐릭터를 앞세워 기존 소주 브랜드와 차별화했다. 회사와 경향신문에 따르면 새로는 출시 약 3년 만인 2025년 말 누적 판매량 8억병을 돌파했다. 올해에는 알코올 도수를 15.7도로 낮추고 국산 쌀 증류주를 적용하는 리뉴얼도 단행했다. 음료에서는 제로슈거가 새로운 성장축이 됐다. 칠성사이다 제로를 시작으로 펩시 제로슈거, 밀키스 제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건강과 저당 소비 트렌드에 대응했다. 최근에는 RTD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과실탄산주 '순하리 진'은 올해 상반기 매출 1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매출(16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레몬과 자몽, 유자, 상그리아 등 맛을 다양화하고 알코올 도수도 4.5도부터 9도까지 세분화하면서 소비자의 취향을 공략했다. 과거 회식 중심이던 음주문화가 홈술과 혼술, 가벼운 모임 중심으로 바뀌면서 술을 고르는 기준도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칠성은 소비량 증가보다 소비 방식 변화에 맞춰 제품을 세분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다만 사업영역 확대가 항상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품군이 늘어날수록 생산과 재고, 물류 운영은 복잡해지고 브랜드 간 판매 잠식 가능성도 커진다.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는 것보다 어떤 브랜드를 오래 키울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실제로 제로슈거 제품군 확대 이후 브랜드 간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새로와 처음처럼의 시장 포지셔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도 향후 과제로 꼽힌다. 맥주사업 역시 브랜드 경쟁력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음료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는 신제품 출시 자체보다 브랜드 운영 효율과 수익성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칠성 역시 '많이 만드는 기업'보다 '잘 운영하는 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76년간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했다면 앞으로는 그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46% 시대…필리핀에서 증명할 다음 성장 롯데칠성의 세 번째 성장축은 해외사업이다. 과거 해외사업이 국내에서 생산한 밀키스와 레쓰비, 소주 등을 수출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현지 기업을 인수해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구조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단순 수출기업에서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갖춘 글로벌 음료기업으로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대표 사례가 필리핀펩시다. 롯데칠성은 2010년 필리핀펩시 지분을 처음 취득한 뒤 추가 매수와 공개매수를 거쳐 2023년 지분율을 73.6%까지 높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필리핀 전역의 생산시설과 영업망을 갖춘 현지 보틀링 기업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해외사업의 외형도 크게 확대됐다. 미얀마와 파키스탄에서도 현지 생산·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공장과 원료, 인력, 유통망을 기반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국내 음료업계가 수출 확대에 집중해온 것과 달리 롯데칠성은 현지 기업 인수와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해외사업의 무게중심이 '수출'에서 '현지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9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91% 늘었다. 해외 자회사와 수출을 포함한 글로벌 매출은 3783억원으로 11.1%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약 46%를 차지했다. 필리핀 법인은 매출 2589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미얀마 법인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음료와 주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해외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전체 수익성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해외사업의 성패는 외형보다 수익성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해외 법인은 환율과 원재료 가격, 현지 경쟁, 정치·경제 환경 변화에 직접 노출된다. 특히 필리핀은 수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지리적 특성상 물류와 재고 관리가 쉽지 않은 시장이다. 롯데칠성은 디지털 영업관리와 자동화 설비, 물류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 분기 실적만으로 구조적인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사업 역시 과제를 안고 있다. 제로슈거 음료와 RTD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 소비 둔화와 고환율, 원부자재 가격 부담은 여전히 변수다. 새로의 성장세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처음처럼과의 브랜드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맥주사업 역시 브랜드 경쟁력과 수익성 회복이 요구된다. 해외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본사와 현지 법인의 품질관리와 재무관리, 공급망 운영 역시 한층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수록 관리해야 할 영역도 함께 넓어지는 셈이다. 확장의 시대를 넘어 '운영의 시대' 롯데칠성의 76년은 하나의 제품에 머물지 않고 소비 변화에 맞춰 사업영역을 넓혀온 역사였다. 칠성사이다에서 시작해 탄산과 커피, 생수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고, 이후 주류를 더했다.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다시 해외시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지금까지의 성장을 이끈 키워드가 '확장'이었다면 앞으로의 경쟁력은 '운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품을 추가하고 회사를 인수하면 외형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은 넓어진 사업영역을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롯데칠성은 이미 국내 소비자의 '마시는 대부분의 순간'에 자리 잡았다. 앞으로의 과제는 더 많은 제품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구축한 포트폴리오와 해외사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다. 일곱 개 별에서 시작한 76년의 역사는 이제 '얼마나 더 넓힐 것인가'보다 '넓어진 영토를 얼마나 수익성 있게 관리할 것인가'를 증명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필리핀과 미얀마 법인의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밀키스', '레쓰비', '새로', '순하리' 등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제로 음료와 에너지·스포츠음료, 리뉴얼한 '새로'와 RTD 브랜드 '순하리진'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하는 제품 혁신을 지속하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07-29 15: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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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편의점으로 넘어갔다…광동제약, 생활 속으로 스며든 제약사의 변화
[경제일보] 한때 제약회사 제품은 약국 안에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감기약과 영양제, 소화제처럼 필요할 때 찾는 물건에 가까웠다. 광동제약은 이 흐름 사이에서 조금 다른 길을 걸어온 회사다. 약국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순간 편의점과 마트, 사무실 냉장고 안까지 영역을 넓혀 갔다. 제약회사 이름보다 음료 브랜드가 더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드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출발은 한방 의약품과 드링크 시장이었다. 광동제약을 오랫동안 설명해 온 제품은 ‘광동쌍화탕’이다. 피로 회복과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찾는 한방 드링크 이미지가 강했다. 오랜 시간 약국 진열대를 지키며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광동제약을 설명할 때 우황청심원을 빼놓기 어렵다. 시험과 면접, 중요한 계약이나 발표를 앞두고 찾는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오랫동안 자리 잡았다. 긴장과 불안을 다스리는 한방 의약품이라는 인식 속에서 생활 깊숙이 들어갔다. 특히 명절과 수능 시즌이면 판매 흐름이 크게 움직이는 모습도 반복됐다. 단순 약효를 넘어 한국 사회 특유의 긴장 문화와 함께 소비된 제품에 가까웠다. 광동 우황청심원은 한방 의약품이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 광동쌍화탕과 우황청심원은 광동제약 초창기 정체성을 보여주는 제품들이다. 당시 제약업계에서 한방 드링크와 한방 의약품 시장은 중요한 소비 영역 가운데 하나였다. 광동제약은 이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만들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회사의 흐름을 크게 바꾼 장면은 비타500 출시다. 당시 국내 음료 시장은 탄산음료와 커피 중심 흐름이 강했다. 비타민 음료 개념 자체는 있었지만 대중 소비 시장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비타500은 분위기를 바꿨다. ‘마시는 비타민’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건강 음료 시장을 빠르게 넓혔다.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과 마트, 자판기까지 유통망이 확대됐다. 제약회사 제품이 생활 소비재처럼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였다. 광동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옥수수수염차는 또 다른 흐름을 만들었다. 당시 차 음료 시장은 녹차와 혼합차 중심이었다. 옥수수수염차는 다이어트와 가벼운 이미지, 깔끔한 맛을 앞세워 새로운 소비층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특히 여성 소비층과 젊은 층 반응을 끌어냈다. 단순 갈증 해소보다 건강과 생활 습관 이미지를 함께 소비하는 흐름과 맞물렸다. 이후 국내 음료 시장에서 기능성과 건강 이미지를 강조한 차 음료가 빠르게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광동제약을 설명할 때 빼놓기 어려운 또 하나의 장면은 제주삼다수다.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 유통을 맡으며 전국 유통망 경쟁력을 다시 보여줬다. 생수 시장은 단순 물류 경쟁처럼 보이지만 브랜드와 유통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고 광동제약은 이를 전국 소비 채널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제약회사이면서 동시에 생활 소비 유통 경험까지 축적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흐름은 건강기능식품과 헬스케어 영역 확대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화와 건강 관리 관심 증가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 역시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전문의약품을 함께 가져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문의약품 영역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대중 소비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전문의약품 존재감은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과 전문의약품 비중 확대 움직임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광동제약의 특징은 제약과 소비재 경계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일반 제약사처럼 병원과 약국 중심 흐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동시에 단순 음료회사와도 결이 다르다. 건강 이미지를 기반으로 생활 소비 영역까지 넓혀 온 흐름에 가깝다. 이 회사의 강점은 브랜드 친숙함에 있다. 비타500과 광동쌍화탕, 우황청심원, 옥수수수염차는 세대를 넘어 익숙한 이름이 됐다. 약이 아니라 생활 속 습관처럼 소비되는 제품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반면 시장 환경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 건강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경쟁이 치열해졌고 소비자 취향 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온라인 유통과 플랫폼 경쟁도 더 강해지고 있다. 최근 광동제약 흐름을 보면 방향은 비교적 일정하다. 단순 드링크 판매보다 생활밀착형 헬스케어 기업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건강과 음료, 유통과 헬스케어 흐름이 함께 연결되는 모습이다. 광동제약은 오랫동안 한국 소비자 생활 가까이에서 움직여 온 회사다. 약국 냉장고에서 시작된 제품들은 어느새 편의점과 사무실, 가정 냉장고 안까지 들어갔다. 제약회사 이름보다 음료 브랜드가 먼저 떠오르는 기업은 흔치 않다. 광동제약은 그 드문 사례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그 흐름 안에는 한국 소비 시장 변화의 시간이 함께 쌓여 있다.
2026-05-08 07:33:58